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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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이 의사라면?

당신이 의느님 의사이고 적절한 도구들과 물건들도 가지고 있다면, 의학은 다른 그 어떤 학문들보다도 당신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서구에서 선교사들을 파견할때도 의술은 현지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는데 큰 효과를 발휘했을 정도이다. 어느 지역, 어느 사회, 어느 시대이건간에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데 좋은 일이며, 특히 권력자의 목숨을 구했을 경우는 그 누구도 당신을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다만 당신은 기존 의료계의 반발, 낯선 의술에 대한 현지인들의 두려움을 모두 극복하여야 한다. 특히 수술의 경우는 처음보는 주민들에게는 충격과 공포를 주는 일이니 만큼, 당신이 주민들에게서 신뢰를 받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모든 조건이 완료되더라도, 당신이 쓸 수 있는 도구들과 의약품은 한정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고, 특히 자칫하여 의료사고를 일으킬 경우 끔살될 각오를 하는게 좋다. 결국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이것도 당신을 보호해줄 권력자와 인맥이 필수이다.

만약 당신이 의사도 아니고, 그냥 약간의 의료 관련 지식을 아는게 전부라고? 그렇다면 아래를 참고해보자.하지만 환자라면, 그것도 판타지 세계에서 우리 세계의 것이 아닌 질병에 걸린 환자라면 어떨까? 그 세계 사람들이 우리와 신체구조가 같기를, 이미 치료법이 대중화되어 있기를 빌어라. 아니면 답이 없다.

2 적용 예

2.1 생물학 지식

당신이 알고 있는 극히 초보적인 해부학, 생리학 지식은 17세기 이전이라면 경이적인 내용에 가깝다. 동맥, 정맥, 근육의 운동, 내장기관의 위치와 그 대략적인 역할 등등은 해부가 일상화되기 전까지는 아예 모르던 내용들이다. 다만 각 동네마다 믿고 있는 의술들이 있으니, 영역싸움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용하자. 현대의학한의학 사이의 논쟁이나 파벌간에 싸움 등은 아직도 벌어지고 있다. 지금도 논쟁이 심한데, 과거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당신의 의학지식으로 썰을 푼다는 것은 그 시대에서 추앙받는 고금의 의학거성들에게 이의를 제기한다는 말이다. 자칫 잘못하면 당신은 시체 도굴 혐의, 돌팔이, 이단, 마술사로 고발되어 깔끔하게 화형당할 수 있다.

실제로 19세기 중반의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라는 의사가 당시 청결관념이 전혀 없던 의사들에게 "손을 씻어라"라고 강조하다가 사이비로 매도당했던 일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현대인 천재론 참조.

2.2 흑사병 퇴치

흑사병이 돌던 시대로 날아갔다면, 애꿎은 고양이나 학살하지 말고 청결에나 신경쓰라는 점을 널리 설파하고 감염자들을 격리시키자고 주장하자. 이것 만으로도 당신은 수많은 목숨을 구제한 영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를 함부로 옹호했다가는 종교재판으로 마녀로 몰려 끔살당할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주의. 게다가 본인이 병을 치료하겠다고 나서다 죽으면 죄다 도루묵이 되므로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흑사병 전파경로는 → 쥐벼룩 → 인간으로 추정되므로 전세계적인 쥐잡기 운동을 펼치는게 더 도움될지도 모른다. 쥐가 곡식을 갉아먹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므로 이 점을 강조해서 잡자고 하면 설득이 쉬워질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쥐는 사탄의 동물이다!라며 소문을 내면 된다(...). 잡지 말라고 해도 교회가 잡아 줄 것이다.하지만 별로 얻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단점이 있다일단 당신이 흑사병 걸릴 가능성은 없어진다

참고로 그 많은 사원이 있는 나라 인도에서 쥐를 숭배하는 사원은 단 한 군데 뿐인 것을 생각하면(반대로 은 가장 많은 편) 종교적인 이유로 쥐를 퇴치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2.3 소독

알콜을 이용한 소독법, 아니 하다못해 수술 전에 “손을 씻는 것”만 확실하게 지키도록 해도 세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왜 그런가 하면 19세기까지만 해도 수술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가 거의 9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수술받으러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죽으러 간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세기까지는 위생에 대한 관념이 희박했기 때문에, 의사가 수술한 손을 가지고 그대로 다른 환자를 수술했다. 심지어 피 묻은 수술도구도 안 씻고 그대로 다시 썼다! 때문에 군의관이 절단 수술을 자주 했던 나폴레옹 시절에는 수술 후에 세균 감염에 의한 합병증 없이 살아남는 것은 정말 에게 달린 일이었을 정도다. 처음 소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때는 당시 의사들에게 정신나간 이야기로 치부당했다. 오죽하면 손을 씻자고 주장한 제멜바이스는 동료 의사들에게 개갈굼을 당하다 병원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후에 파스퇴르에 의해서 세균의 존재까지 입증된 상황에서도 의사들이 소독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위생학이 시작된 19세기 말이고, 학회 차원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은 20세기가 지나서였다.[1]

희한한 건 고대 로마 시절의 의사들은 소독과 위생을 철저히 했다. 어찌보면 일종의 로스트 테크놀로지.

그리고 비누를 만들어 보급한다면 영아사망률을 낮추고 평균수명을 높이는데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다. 식생활에서는 분뇨를 이용한 퇴비로 키운 농작물을 소금물을 이용해 씻어준다면 식중독이나 기생충을 예방할 수도 있다. 물론 소금이 비싼 지역이라면 꽝이지만.

소금이 어렵다면 식초를 보급하자. 만들기 쉽다. 식초물에 야채를 담가두었다가 먹는 것만 보급되어도 기생충질환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2.4 파상풍 예방접종

근접 무기에 의한 자상은 파상풍이라는 2차 감염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접종을 쓰면 전장에서의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그 시대에는 파상풍을 일으키기 위해 칼날이나 화살촉에 거름이나 배설물을 바르는 것이 당연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파상풍 감염율 또한 높으니 예방접종의 수요 또한 클 것이다.

2.5 의학 지식

사소한 의학 지식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당장 16세기로 돌아가면 총상의 경우는 쐐기를 쑤셔박아 상처를 잔뜩 벌리고 끓는 기름을 상처에 가득 차오를 때까지 부었다! 으아악! 나름대로 소독을 한다고 하는 짓이지만, 오히려 화상과 2차 감염으로 환자가 끔살나는 건 당연한 결과. 현대에도 중화상을 입은 환자가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감염 때문에 생기는 패혈증 때문이다. 게다가 중세에는 (사실 근대까지) 불결한 의료환경으로 인해서 패혈증으로 죽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미국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 조차도 패혈증으로 죽었다.

약품의 경우도 기괴하기 그지없었는데, 고약의 경우는 강아지 두 마리와 지렁이 450그램, 기름, 소량의 알콜을 섞어서 만들기까지 하였다. 상처가 썩어들어가는걸 촉진시키는 셈. 심지어 독사에게 물리면, 상처를 꽁꽁 묶은 다음 독기를 몰아낸답시고 위스키 5병을 강제로 밀어넣기도 했을 정도. 위에서 설명한 소독의 개념이나 최소한의 진통제 제조법이나 약초학과 같은 지식은 알고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

농도 90% 이상의 알코올을 이용해 소독하는 것을 보급하자. 현대에는 알코올이 피부에서 흡수되는데다가 피부건조를 유발하므로 잘 쓰이지 않지만 과거에 아이오딘이나 과산화수소수 따위가 있을 리 없으니 할 수 없다.

2.6 비타민

대항해시대로 날아갔다면 선박에 과일을 무조건 적재하거나, 최소한 라임주스, 장아찌, 콩나물 등을 먹으라고 주장하라. 공포의 괴혈병을 말소한 공로로 귀족 작위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일을 적재하여 괴혈병을 예방했어도, 그 이유를 체계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실험결과를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사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괴혈병이 신선한 과일을 먹지 못해 걸리는 병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그 원인을 찾았다. 영양부족설을 채택하더라도 뭐가 부족한지 몰랐다. 예를 들면 감귤류가 효능을 보이자 신맛이면 다 되는 줄 알고 식초로 실험해보기도 했다. 당연히 효과는 없었다. 이는 각기병에도 적용되어 러일전쟁 당시 구 일본 육군(세균설 채택)이 해군(영양부족설 채택)과 달리 떼죽음당한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이런 영양결핍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도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한 사람이 있다! 과일을 먹이는 것보다 선원을 새로 고용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는 이유로 당시 선주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담이 아니라 신선한 과일을 선상에서 오래 보존하는 것은 난감한 문제다. 실제로 당시 쓰였던 라임주스를 이용한 방법은 영국 선원들이 집단 궐기를 통해 얻어낸 방법이었으며, 영국에 그 방법이 정착된 다음에는 다른 나라의 선원들이 영국 선원들을 라임주스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해서 '라이미'(Limey)라고 놀렸다. 그리고 괴혈병으로 고생하는 선원들을 영국인들은 비웃었겠지. 하지만 당시 네덜란드인에게는 독일식 양배추 절임인 자우어크라우츠가 있었다는거.

또한 콩나물의 경우 재배하는데 사용되는 물의 위생상태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정화의 원정함대는 배 안에 밭이 있는 초대형선이라 괴혈병은 피했지만, 수인성 전염병에 당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 식수로 쓸 물도 모자라서 콩나물 재배가 힘들지도 모른다. 그냥 장아찌로 가자. 김치의 경우에는 의외로 보관기간이 짧아서 써먹기 힘들다.

2.7 종두법

의 우두에서 짠 고름을 사람에게 접종함으로서 천연두를 막을 수 있다. 천연두가 근대 이전에는 엄청난 질병이었음을 감안하면, 당신은 구세주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천연두에서 나온 고름을 묵혀 병소를 약화시킨 뒤 사용하는 방법(인두법)도 있지만, 이 경우는 천연두에 제대로 걸려서 골로 가버릴 확율이 치솟아오르므로 위험하다. 1970년대 이후 태어난 현대인에게는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으므로 더욱 위험하다.

다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녀로 몰려 불에 태워질 각오는 하고 가자. 실제로 종두법을 발명한 에드워드 제너가 처음 종두법을 시행했을 때도 학자들과 성직자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우두법의 경우 우두를 접종하면 소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수두룩했으며 한국 또한 소처럼 둔해진다고 거부감이 있었다. 당장 현대에도 감정에 의한 호소에 휘말려 예방 접종이 아이에게 해롭다고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과거에 있었던 거부 반응이 상상이 갈 것이다.

2.8 콜레라

탈수 증상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설탕소금을 적정량 섞은 물, 혹은 희석한 바닷물을 공급해주는 치료가 유효하다. 좀 더 자세한 것은 경구수액 만드는 법을 참조하자.

다만, 이 방법은 탈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만 도움을 주지, 병의 치료를 하지 못하며, 병의 확산을 막는데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반드시 응급처방임을 강조하자. 재수없으면 희석한 소금물을 먹였는데도 불구하고 환자가 죽었다고 덤비는 유가족에게 밟혀버리기 딱 좋다.

2.9 마약

당연히 나쁜 짓이지만 저 당시 사람들은 이게 나쁜지도 모른다(...). 거기다 후유증을 무시한다면 가장 간단하고 확실하게 구할 수 있는 마취제이기도 하다. 유명한 마약 중에는 자연물에서 채취하는 마약류가 꽤 된다. 돈을 벌기 위해 팔아서 이득을 챙겨도 좋고, 마취약으로 써서 사람들을 구할 수도 있다.

다만, 과거의 국가들도 바보는 아니라서 정체불명의 약물이 돌아다니면서 세금을 낼 사람이 쇠약해지며 국력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면, 적당한 죄목을 붙여서 당신을 체포해서 처형해버릴 것이라는 점은 각오해야 한다. 사실 이런 경우에 붙일 죄목은 많다. 사탄의 약물이라든지...그러니까 적당히 해먹고 빨리 튀자 아니면 적국에 퍼트려서 전략병기로 쓰자고 하던지

여담으로 한국의 경우 대마초의 원료가 되는 이 널려있었지만 다들 삼베 만드는데 썼지 태우면 마약효과를 볼 수 있다는걸 몰랐다고 한다(...).[2]

2.10 비누

비누는 이 항목에 있는 것 중 가장 만들기 쉽고 안전한 것이다. 괜히 많은 대체역사물이나 영지물의 등장인물들이 시작할 때, 비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제조법은 식물을 태워 만든 재에 물을 내려 만든 잿물을 동물성 기름이나 식물성 기름과 혼합해 계속 저으면서 끓이면, 비누(지방산염)와 글리세롤이 나온다. 이것을 틀로 만들어 굳히면 완성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든 비누는 빨래용으로나 쓸 정도로 품질이 좋지 않은데다가 생산성이 나쁘다. 그 세계에서 기존에 비누 대용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비누 역할을 하는 천연 재료를 주로 사용했었다. 이나 , 녹두를 짓이겨 세수나 목욕에 쓰거나, 잿물, 오줌을 빨래에 사용하거나, 창포로 머리를 감고 비누풀이라고 불리는 사포나리아 계열 식물을 사용하는 등 천연 비누는 여러가지 있었다. 이런 천연재가 널리 퍼져서 이용되고 있는 세계라면, 당신이 생산한 신형 비누가 상당한 생산성과 품질, 향을 겸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기존 잿물 추출은 재가 포함하고 있는 탄산칼륨을 수산화칼륨으로 바꾸는 공정이지만 너무 비효율적이니 더 확실하게 수산화칼륨을 만들어야 한다. 재를 물 대신 석회유(수산화칼슘 과포화용액)와 반응시키는 것이다.

수산화칼슘은 탄산칼슘(석회석이나 조개껍질)을 섭씨 900도 이상 가열하여 생성된 산화칼슘에 물을 가하면 된다. 이것이 석회수인데, 그대로 재를 넣어 수산화칼륨을 만들 수도 있지만 이러면 생성물이 적다. 거름종이를 쓰던 천을 쓰던 여과시켜 물을 제거해 수산화칼슘을 추출한 뒤, 물이 뿌옇게 될 때까지 녹이면 이것이 석회유다.

참고로 칼륨으로 만든 비누는 세안이나 목욕용으로 쓰기엔 좀 그렇고, 세탁용이 어울린다.

세안이나 목욕으로 쓰기에 좋은 비누는 역시 소금물을 전기분해해서 나온 수산화나트륨을 사용하고, 꽃잎의 즙을 짜내어 향을 첨가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적인 의미의 비누는 수산화나트륨이 없으면 제조할 수 없다.

그리고 제조시 소금을 넣고 더 끓이면 글리세롤과 비누가 분리되는데 이는 니트로글리세린의 원료니 잘 모아두자.

2.11 치약

인류는 예로부터 충치로 고통 받았다. 치약을 만들면 어느정도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불소 치약은 개인이 만들 수도 없고, 위험하기도 하니 천연 치약을 만들자. 재료는 탄산수소나트륨, 소금(죽염이면 더 좋다.), 규조토 가루(없다면 석영이나 규석을 부숴서 만들자), 녹차가루, 박하 즙이 필요하다.

탄산수소나트륨은 세정제, 소금은 염증과 구취제거, 규조토는 연마제, 녹차 가루는 미백과 구취 제거, 박하는 구취제거용이다. 탄산수소나트륨 30g, 소금 20g, 규조토 3g, 녹차가루 2g에 미량의 물을 넣고 밀가루 반죽하듯이 잘섞는다. 그 다음에 박하 즙 4방울을 섞은 뒤,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유효기간은 약 1년 정도다.

치약을 만들었으니 칫솔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실 치약이 허접해도 칫솔을 만들 수 있다면 충치는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양치질이라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지, 치약은 미백 연마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소금을 손가락으로 찍어 입 안을 손끝으로 이리저리 닦아주었는데 이걸로도 효과가 있었을 정도니 칫솔이 등장하면 혁신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초기의 강모 칫솔은 멧돼지의 뻣뻣한 털이나 말의 털을 이용했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2.12 살리실산

버드나무히포크라테스는 물론이고 동양에서도 진통제로 사용했다. 2~3월의 버드나무 껍질을 벗겨 즙을 짜내 정제하면 살리실알데히드가 나오는데 이 살리실알데히드가 산화하면 살리실산이 된다. 살리실산은 Ph 2.5의 강산성이라 그대로 쓸 수 없으니 미량의 산(염산도 좋고 황산도 좋고 인산도 좋고)을 촉매로하여 아세트산과 섞어 중탕으로 가열하여 합성해야만 한다. 이것이 아세트살리신산인데 바로 아스피린이다. 또한 살리실산을 빙초산 대신 메탄올와 섞으면 살리실산메틸이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근육통에 사용하는 파스가 된다. 문제는 불순물의 처리와 수분과의 접촉으로 인해 가수분해가 잘 일어나니 조심해야한다.

만드는데 성공하면 현대의 바이엘사처럼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되니 도전해볼 가치는 있다. 물론 사용자에게 아스피린의 부작용을 반드시 숙지시켜야 한다. 높으신 분이 아프다고 출혈 중에 아스피린 먹으면 당신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2.13 아세트아닐리드

이나 산쪽풀을 물에 넣어 가수분해되면 인독실이 나오고 이것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인디고가 생성된다. 인디고는 염료로 쓰기도 한다. 이것을 건류하면 아닐린으로 변한다. 이것을 무수아세트산과 반응시키면 아세트아닐리드가 합성되는데 해열진통제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닐린독약이고 아세트아닐리드는 부작용으로 패혈증과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는 극약이므로 정제과정은 물론 복용시에도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아스피린과 달리 혈액응고를 방해하진 않으니 출혈 시 사용할 해열진통제가 필요할 땐 이거라도 써야 한다.아닐린차아염소산을 가하면 아미노페놀이 생성되고 이것을 무수아세트산과 섞어 중탕가열한 후 냉각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이 되는 게 함정

2.14 세균 병기

악행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방법 자체는 간단하다.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의 시신에서 혈액을 추출한 뒤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전염병으로 죽은 환자의 시신을 투석기등으로 투척하는 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블라드 가시공은 병에 걸린 병사를 오스만군 진지로 보내 돌림병을 유도하기도 했다. 다만 반드시 자신 및 아군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이나 방역 등의 조치를 미리 취해놓아야 한다. 또한 만약의 경우 당신이 적에게 잡혔다면, 절대로 곱게 죽지는 않을 것이다.

2.14.1 박테리아

수인성 전염병이 이용하기 쉽고 효과도 좋다. 대부분 환자의 몸에서 바로 추출한 피나 대변, 구토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으나 탄저병 같은 경우는 포자를 이용하여 분말 형태로 만들 수도 있다.

2.14.2 바이러스

환자의 혈액등을 채취하여 거름종이를 이용하여 하부액으로 걸러낸다. 그리고 달걀에 작은 구멍을 내어 하부액을 집어 넣은 뒤 밀봉하여 배양한다. 특히 천연두의 경우는 자신의 진영에 종두법을 완전히 보급했다면 시신에서 고름을 짜내어 얻은 천연두 바이러스를 배양해서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만든 뒤 살포하는 식으로 사용할수도 있다.

3 관련 문서

  1. 구한말 무렵 제중원을 통해 한반도에 근대 의학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서 불과 몇 년 앞선다. 제중원을 세운 의사 알렌은 의대 차원에서 근대 위생학의 기초개념을 배우기 시작한 거의 첫 세대에 속한다.
  2. 어차피 한국의 삼은 마약효과도 별로 없었다. 심지어 담배보다 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