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의 음식
어원은 '미시'였으나 예? 발음이 변하여 '미수'가 되었고, 미수를 만드는 가루라는 뜻으로 '미숫가루'란 말이 나왔다. 옛 어원의 영향으로 미싯가루라고 쓰는 경우도 있으나 미숫가루가 표준어다. 미식(糜食)에서 발음이 변하여 굳어진 형태라고 여기기도 한다. 즉, 미수와 가루를 합친 말이다. 왜 ㅅ이 추가되는지는 사이시옷 항목 참조.
대표적인 즉석식품이다. 찹쌀·멥쌀 또는 보리쌀을 쪄서 말린 다음 다시 볶아서 가루로 만든 식품. 현대에 들어서 영양분의 균형적인 섭취가 중요시되자 콩 등 여러 다른 잡곡의 가루를 추가하기도 한다. 선식(禪食)이라고도 하는데 스님들이 참선할 때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먹었기 때문.
대한민국에서는 옛날부터 여름철 가정용 음료이기도 했지만, 전란 때의 전투식량으로서 사용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 전투식량으로 배급되던 종이봉투 안에 든 건빵안에 별사탕과 함께 첨부되어 있던 부식이기도 했다. 다만 북한군은 '비상식량이라고 쓰고 기본 식량이라 읽는다. 주요 구성들이 전부 곡물이다보니 가능한 현상으로, 일반적인 생활속에서도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미숫가루는 또한 훌륭한 비상식량이기도 하다. 상술하였듯 미숫가루는 곡물을 쪄서 말리고 볶아 갈아내어 만드는데, 이 과정 자체가 충분한 살균과 건조가 되기 때문이다. 가정용 비닐봉지를 꽉 묶는 정도의 포장에 그늘진 곳에 보관하기만 하면 매우 오래 버틸 수 있는 훌륭한 보존식이다. 어머니가 집에서 반찬통에 담아 보내 주신 미숫가루를 옷장 위에 올려 놓고 완전히 까먹었다가 몇 년이 지나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발견하였는데, 열어서 먹어 보니 전혀 이상 없더라는 류의 경험담도 흔하다.[1]
보통은 액체에 타서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섭취 방법이다. 그냥 먹으면 매우 텁텁하고 목이 메이기 때문. 이를 미수라고 한다. 그런데 미수라는 말은 잘 안쓰게 되었다. 보통 "미숫가루 마시자" 혹은 "미숫가루 타먹자"라고 하지 "미수 마시자"라고는 잘 안 한다. 뭐 엄밀히 말해 미숫가루는 가루라서 마실 수가 없으니 타먹는다는 표현이 맞다.
가끔 시원함을 위해 얼음을 띄우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우유에 타서 마시는 경우도 있다. 물론 따뜻한 물에 풀어서 마시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따뜻한 물에 풀어놓는 것이 차가운 물에 풀어놓는 것보단 더 쉽다.
얼음 동동 띄운 미숫가루는 식혜, 수박화채와 더불어 여름철 대표적인 갈증해소 음료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시판음료들이 첨가된 인공감미료의 끈적한 뒷맛 탓에 오히려 갈증을 더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숫가루는 적당한 비율로 타 먹을 경우 뒷맛이 매우 깔끔하고 속이 편해서 갈증해소에 그만이다. 또한 술마신 다음날의 숙취해소에도 무척 좋다.
물 대신 우유나 두유를 쓰면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우윳값, 두윳값의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다.[2] 말 그대로 시리얼 우유. 아침햇살과 섞어먹기도 한다.
거기에 꿀을 약간 타면 맛이 좋아진다. 다만 꿀을 너무 조금만 넣으면 좀 시큼하고 너무 많이 넣으면 열량이 높아지고 너무 달아지니 주의. 또한 가루음식이므로 민감한 사람은 빈 속에 마실 경우 뱃속에 폭풍이 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이 역시 주의. 벌컥 벌컥 마시지 말고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우물우물 침과 섞어주며 마시면 좀 낫다. 아예 꿀과 섞어 반죽한 다음에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장고에서 굳혀 먹기도 한다. 미수캔디.
결정적으로 근본이 곡물이다보니 액체에 풀어놓으면 점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옷에 쏟기라도 한다면 정말 대책이 안 서니 섭취하는 도중에 엎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가공식품으로 나오는 미숫가루는 대개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달달한게 많기 때문에 과거의 미숫가루와 똑같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또한 그냥 먹으면 그렇게까지 맛있는 편은 아니기에 꿀이나 설탕을 넣어 먹는 경우도 있다.
1.1 미숫게이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을 -특히 핼갤러들 사이에서는- 미숫게이너 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마른 체형에 몸집을 불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 시판되고 있는 체중증가제(게이너)가 미숫가루와 큰 차이가 없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체중증가제라고 해봐야 탄수화물 + 단백질이 전부로 만약 미숫가루에 콩이 들어갔거나 따로 단백질을 보충해준다거나하면 큰 차이가 없다. 특히 귀리 등의 곡물은 단백질 함량도 꽤 높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미숫게이너와 일반 게이너는 차이가 있는데, 일반 게이너 제품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대부분 저렴한 말토덱스트린으로 되어 있다. 단당류라서 소화흡수가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에 따라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단점이 있다. 장기간 집중적으로 복용하면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미숫게이너는 곡류를 갈아 만든 것이기에 저런 우려가 적고, 심지어 현미 같은 통곡물을 사용한 미숫가루의 경우 오히려 섬유질, 무기질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훨씬 좋다. 더군다나 미숫가루는 탄수화물/단백질이 게이너 못지않게 많으며 상품에 따라 나트륨, 지방도 적은 편이다. 물론 영양적인건 둘째치더라고 해도 5천원 안에서 1kg는 살 수 있는 미숫가루와 수만원이 나가는 게이너와의 가성비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딱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게 아니라도 미숫가루를 타먹는다면 천원짜리 보충제 쉐이커 하나가 있으면 정말 편하게 섞을 수 있다. 다이소 등지에서 간편하게 구매 가능.
1.2 그 외
곡물이 주성분이다보니 어떤 재료를 썼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중국산 곡물을 쓴 경우가 아무래도 가장 저렴하고, 그 다음이 국산재료, 마지막으로 제일 비싼 제품은 국산 유기농을 쓴 제품이다. 최저/최고 가격 차이가 두 배가 넘으니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고르도록.
괴이하게도, 코코아를 섞으면 죠리퐁 맛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죠리퐁에는 초콜릿은 없고, 초콜릿맛의 조미료도 안들어가있다.(...)
신생아들에게 가끔 자연식, 건강식이라면서 모유나 분유 대신 신생아에게 모유 이상의 자연식이라니 이게 무슨... 미숫가루[3]를 물에 타서 먹이는 미친 짓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신생아에게 미숫가루를 먹이면 안 된다! 신생아들은 소화 기관이 아직 발달하지 못해서 미숫가루를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화가 안 되어서 다 토하고 탈수 증세 때문에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을 수도 있으니 절대 하지 말자. 제발 이상한 정보좀 인터넷에서 찾지 말자 곡류 섞어서 마시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 모유나 분유 대신 먹이겠다고 다른 걸 먹이는 미친 짓은 자칫하면, 5~6살 시기에 홍역 같은 잔병치레를 하거나 키가 안 크는 등, 면역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진짜다. 6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낮은 이유는 유전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그 나이 때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팥빙수에 넣어서 먹기도 하며 의외로 맛이 좋다.
찐감자와 곁들여 먹으면 맛이 좋다. 물론 탄수화물의 압박은 안좋다.
스펀지 343회 방송분에 따르면, 밀과 설탕을 볶아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곡물가루를 볶은 것이니...
여름철 폭염 날씨에 차 안에 미숫가루를 넣어두면 뻥 터져서 차 안이 개판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꼭 액체에 타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설탕을 뿌리고 한 숟가락씩 퍼먹으면 고소하다. 단 입에 들러붙어서 많이는 못 먹는다.
보통 끓인 물이나, 보리차, 따뜻한 우유나 두유에 똑같이 넣고 설탕을 조금 퍼넣은 뒤에 얼음 2~4개 정도 띄워서 약간 기다려서 마시면 맛이 매우 좋다. 이때 많이 먹을려면 그냥 그릇에 퍼넣어서 먹자. 다만 가루들이 다시 가라앉을수 있는지라 마시고 딴짓좀 하다 다시 바로 마시면 안되고 휘휘 저어서 마셔야 한다. 안 휘젓고 마시면 아래에 가루가 뭉쳐서 가라앉아서 먹기 좀 그렇다.(...)
일부 괴악한 이들은 한 숟가락 입에 넣고 물 한모금 머금어 입 안에서 섞어먹기도 한다. 사실 과거 전투식량으로 먹을땐 보통 이렇게 먹었다고... 이렇게 먹을 때는 사레들리기 쉬우므로 조심해야한다.
인절미 고물로도 쓸 수 있다.
이걸 가지고 해외로 출국한 경우 마약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물넣고 반죽해서 떡만들어 먹어도 별미다.
실제로 '선식' 이라는 이름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스타 영어 강사인 경선식이 있다.성씨도 희성이다
2 외국의 경우
외국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다.
몽골에는 미스가라가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려시절에 미숫가루가 전파되어서 생겨났으며, 이름이 몽골식으로 바뀌었다. 그쪽에서는 콩가루를 우유나 물에 타서 일종의 떡처럼 뭉쳐서 먹는다고 한다.[4]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온 몽골인 교수들이 미숫가루를 보자, "오, 미스가라!"하면서 놀라워했다고 전해진다. 몽골에서도 한국 영향을 받은 음식으로 아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한국 남성과 결혼한 몽골 여성이 말하기론 과거에 일부 군대식량으로 쓰이기도 하고 비상식으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티베트 지방에 비슷한 음식으로 참빠[5]라는 것이 있다. 이쪽은 보리를 가루로 내어 볶아 만든 식품. 역시 가루로는 먹지 못하고 버터를 곁들인 차를 두고 즉석에서 이를 반죽해 먹는다.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중 히말라야 카라반 편에서 이 참빠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반죽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가루를 손으로 주물럭 거려서 조금씩 덩어리를 만들어 먹는다. 참고로 이 음식은 로마자로 표기하면 rtsam-pa라서 그런지 '릇샘파'라고 와전되어 쿵쿵따에서 공격 회피단어로 쓰이곤 했다.(...)
일본에서는 '핫타이코'(はったい粉)라고 부른다. 다만 위의 참빠처럼 보리로만 만드는 편이며 액체 형태로 타먹는 것 외에 '핫타이 아메'라고 해서 엿이나 떡처럼 굳혀서 먹기도 한다. 다만 한국의 미숫가루와 달리 젊은 세대들은 생소해 하는 듯 하다. 혹 이대로 가다가는 참외처럼 추억의 음식으로 도태될듯. 한 예로 일본에 머물던 사람이 미숫가루를 이웃들에게 나눠줘서 다들 마셔보곤 이게 뭔 맛이냐는 얼굴이 확 드러났고 그 뒤로 두번 다시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다는 일화를 블로그에서 쓴 바 있다. 일본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다들 처음 본다며 일본에는 없는 거 같다고 하는 반응만 보였다고 한다.
중동 지역에도 사위크라는 밀이나 보리 등의 곡물을 물에 불려 볶아 빻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같은 형태의 음식이 있다. 메카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모래를 손에 쥐어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나눠주고 그것을 이 음식으로 바꾸어 먹었다는 전승이 있는 같은 이름의 모래 길이 북쪽에 있어 순례자들이 매년 여기를 찾아와 이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보통 이 음식은 물에 타 먹었으며 설탕은 물론이고 고급스럽게 먹자면 밀가루와 말린 석류씨, 아몬드 간것과 기타 향신료들을 섞어 먹거나 물이 없다면 그냥 한줌 손에 올려 핥아 먹거나 정제버터와 양 꼬리 기름에 섞어 먹기도 했다.[6]
다만 이 사위크라는 명칭이 곡물가루에만 붙는게 아니고 보리와 꿀을 섞어 발효시킨 음료에 붙기도 한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것으로 사탕수수를 발효시킨 사위크 무깐나드라는 것도 있다.[7]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스웨덴에도 비슷한 가루가 있다. 각각 'Kama', 'Talkkuna', 'skrädmjöl'이라고 부르는데 물이나 우유에 타먹기도 하지만 이 동네에서 주로 먹는 방법은 요구르트에 딸기, 블루베리등과 섞어서 먹는 것이다. 얼려서 아이스크림처럼 먹기도 하며 이외에는 베이컨을 구울때 같이 넣고 부침개처럼 부쳐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