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류 저그

조용호와 Soul팀(현 STX SouL)의 저그들이 2002~2003년에 걸쳐 만든 저그의 후반 운영체제. 목동저그의 대 프로토스전 버전이다.

1 빌드의 창시

강민수비형 프로토스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저그와 프로토스의 싸움은 프로토스의 앞마당을 조인 러커, 스커지, 저글링과 프로토스의 질럿, 드라군, 하이 템플러, 아콘, 옵저버 간의 줄다리기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잦았는데 확실히 프로토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기는 했지만 종종 병력 균형을 맞추지 못한 저그는 오히려 프로토스의 한방 병력에 돌파당하고 그대로 전 멀티를 프로토스의 병력에 유린당하며 무너지곤 했다. 이런 경기 양상은 박정석홍진호EVER 스타리그 2004 3,4위전 경기를 보면 알수 있는데 일단 저그의 모든 역량이 집결된 조이기 라인이기에 한번 돌파당하면 저그는 이미 전열을 갖춘 프로토스의 한방병력에 정면으로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소울류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저그는 장진남, 홍진호로 이어지는 최상급을 제외하면 프로토스를 압도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조용호를 비롯한 Soul의 저그들은 좀더 안정적이고 후반 지향적인 방법으로 프로토스를 압살하길 원했고 마침내 소울류 저그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시작은 이전의 저그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최대한 자원 위주로 가면서도 프로토스를 찌를 기회를 노리고 가능하다면 러커 스커지 조이기도 시도해본다. 하지만 그 이후가 달랐다.

프로토스가 실랑이를 벌이며 연탄 조이기를 뚫어내면 센터는 텅 비어있었고 어느새 4가스 이상의 멀티기지를 확보한 저그는 소위 소울 라인이라 불리는 성큰콜로니, 스포어콜로니, 러커, 스커지로 구성된 방어선을 구축하고 프로토스가 들이받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강한 공성유닛인 시즈탱크를 쉽게 활용할수 있어서 이런 방어라인 따위는 손쉽게 돌파하는 테란과는 달리[1] 대 저그전에서 질럿 템플러 드라군 위주의 게이트웨이 병력을 활용하는 프로토스는 직접 몸으로 공격을 받아내며 방어라인을 향한 공격을 감행할수 밖에 없었고 그것은 자살 행위였다.

그리고 엄청난 자원을 축적한 저그는 울트라리스크 테크까지 확보한 뒤 업그레이드된 대규모 울트라 저글링으로 센터에서 허둥대는 프로토스 병력을 급습했고 프로토스는 후반에서 저그를 절대 못이긴다는 트라우마에 수년간 시달리게 되었다.

테란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활용 되었지만 이윤열의 타이밍 러쉬에 쉽게 파해되어 중간 다리인 디파일러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레어 단계에서 거의 경기를 끝내놓은 상태에서 상대를 끝장내는 용도로만 활용되었지만 당시 프로토스의 유일한 강자였던 박정석조용호와 소울류 저그를 활용하는 다른 저그들에게 연패를 거듭, 저그전에 약하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히고 말았다.

2 이후의 활용, 파해

거의 몇달만에 저그의 후반 울트라리스크 집중을 파해한 테란과는 달리 프로토스는 강민의 수비형 프로토스 등장 이전까지 저그를 상대로 기나긴 암흑기를 보내야만 했다. 이전까지 극강의 저그는 프로토스에게 패하지 않는다는 말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같은 실력의 저그는 프로토스에게 패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경우 마침 이후 패러독스 시리즈의 섬맵이 등장하여 어느정도 프로토스의 숨통을 열어줘 강민, 박용욱, 박정석 세명이 공존하는 프로토스의 황금기가 도래하기도 했으나 무난한 자원 위주의 무난한 맵을 추구하던 MSL의 경우에는 강민을 제외한 프로토스는 모조리 전멸해 버리기에 이른다. 강민의 경우에도 외줄타기에 가까운 원게이트 플레이로 태크 우위만을 확보한채로 불안정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2005년 초. 강민의 반격이 시작된다. 네오 포르테 등의 입구가 좁아 포지 더블넥 심시티가 용이해진 맵이 등장한 이후 강민은 이 포지 더블넥과 기존의 원게이트 커세어 리버를 융합한 수비형 프로토스를 정립하기에 이른 것이다.

프로토스는 다수의 커세어와 셔틀리버로 저그의 소울라인을 무시하고 견제에 나섰고 저그는 이리저리 두들겨 맞다 결국 신나게 포톤캐논, 하이템플러, 리버로 조합된 프로토스의 멀티가 완성되는 것을 용인할수 밖에 없었고 종국적으로 최종 테크트리에서 세 종족중 가장 강한 프로토스에게 패배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계가 찾아왔다. 과거 삼성칸 소속의 프로게이머 박성준은 강민의 의도를 간파하고 히드라리스크위주 대부대로 병력을 구성했고 강민의 커세어 리버는 별효과를 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더블넥서스 이후 물량폭발을 노린 박지호오영종의 경우 저그의 방어라인이 형성되는 시간을 커세어다크템플러 견제로 늦추고 끊임없는 게이트 유닛 소모전을 감행하는 식으로 소울류 격파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A급 이상의 저그들은 레어 삼지창, 즉 GO류를 활용, 손쉽게 박살냈다.

하지만 강민, 박지호, 오영종 이후 드디어 압도적으로 밀리기만 하던 프로토스는 A급 밑에서는 저그와 비등비등한 승률을 올리기 시작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마재윤도 당시 최강의 대 저그전을 자랑하던 강민에게 연파당할 정도였다.

3 마재윤의 시대.

삼성 칸 박성준에 의해 커세어 리버가 파해된 뒤 프로토스는 오영종, 박지호식의 더블넥서스 이후 게이트 유닛 물량폭발에 집중했고 소울류 저그는 여전히 유효한 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06년 이후 S급 저그를 제외하고는 동급의 자원을 확보한 프로토스를 상대로 5:5에 가까운 싸움을 할수 밖에 없었다. 전통적인 대 프로토스전 강자였던 박성준도 몰락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프로토스를 막아선게 바로 마재윤이었다.

마재윤은 극단적인 레어 삼지창을 활용해서 프로토스를 소위 낚아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레어 삼지창이 막힌다 하더라도 중후반으로 끌려가는 게임에서 그에게 남은 카드가 하나 있었다. 당연하게도 소울류였다.

프로토스는 마재윤의 레어 삼지창을 가까스로 막아내더라도 종국에는 마재윤의 후반 물량에 당해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레어 삼지창을 막아내고 마재윤이 소울류를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마재윤은 프로토스를 상대로 불리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기에 마재윤은 항상 레어 삼지창으로 결정적인 피해를 주려 시도하곤 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가 마재윤이 레어 삼지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이전 강민과의 싸움에서 무난한 후반으로 끌고 갈려다 수없이 패배한 경기들이었다. 바야흐로 이때의 소울류는 마재윤 특유의 레어 삼지창과 결합이 되어야만 절대적인 강함을 유지할수 있었던 체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프로토스는 마재윤의 교묘한 찌르기에 항상 상처를 받고 시작할수 밖에 없었고 마재윤은 대 프로토스전 승률 80% 이상을 달성하며 프로토스의 대재앙으로 등극하게 된다.

마침내 마재윤은 양대리그 결승에 진출, 스타리그 결승에서 이윤열을 무찌르고 한 이름 없는 프로토스와 MSL 결승에서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4 김택용의 비수 더블넥과 이제동, 김명운의 신 소울류

비수 더블넥에 대한 드라마틱한 사연은 3.3 혁명을 참조하시고....

이제동이 구현한 네오 사우론 저그를 참조하면 알지만 이제동은 한때 토막 저그로 분류되었지만, 자신만의 파해법을 만들어서 돌파했다.

김명운의 경우는 신 소울류로 프로토스전 연승을 쌓고 저그 중 프로토스전 최강이라는 소리를 2009년에 듣기도 했지만... 결국 진영화, 박세정 등의 정파계통 프로토스에 의해 박살났다.
김명운을 파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한방 병력을 제대로 갖추어 프로토스 병력이 센터로 진출하여 저그의 병력을 알맞게 싸먹은 다음에 본진을 털어서 상대의 테크트리를 단숨에 무너트리는 방법이다. 진영화EVER 스타리그 2009 8강전 신 단장의 능선에서 한방 병력을 몰고 나가 뮤탈에 하이템플러가 저격당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대규모 교전에서 저그의 병력을 몰살시키고 그대로 기지까지 무너뜨렸다. 박세정 또한 이 방법으로 김명운의 토스전 연승을 끊었다. 이때 타이밍은 김명운이 울트라리스크 캐번을 완성시키고 울트라리스크가 나오기 직전이였고 박세정은 앞마당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을 때였다.
김명운이 한때 김택용을 잘 때려잡는 소위 코파는 기계 1호에 등극했음에도 진영화, 박세정에게 돌파당했다는 것은 과거 박정석이 저그의 연탄 조이기 라인을 돌파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SouL팀의 후계자인 STX SouL의 대표 저그 김윤환 이후 세대에서는 소울류 저그 스타일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우선, 김윤환은 본인이 브레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전략을 짜는 능력이 탁월한데다 운영으로 장기전을 가면 부족한 피지컬로 인하여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히드라러커 올인, 땡히드라, 드랍작전 등등 레어 단계에서 상대를 속여 허점을 찔러서 경기를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일장은 스타리그 4강을 찍은 이후 테막에서 스막으로 변신하여 제 경기력이 안 나오기 때문에 소울류 저그가 나오는 장기전이 별로 없는 편이며, 희대의 토막저그 김현우는 저프전에서도 날빌을 질러대거나, 운영으로는 레어 단계의 커지를 쓰지 소울류 저그와는 인연이 없다. 신대근은 이적생이라.. SouL팀의 후배들은 정작 소울류 저그를 쓰지 않고 대신 다른 팀 선수들이 쓰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추가바람

  1. 물론 바이오닉과 사이언스 베슬만을 활용하는 SK테란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성큰 러커로 버티는 방식이 사용되었던 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