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수반

정부의 으뜸 직위자.

1 개요

국가원수(국가수반)와는 다르다. 국가원수가 대외에 국가를 대표하고 통치권의 상징인데 비해 정부수반은 정부 조직에서 가장 우위에 선 자를 말한다. 내각제 또는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에서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을 구분하는 경향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즉, 내각제에서는 국왕이나 대통령이 실권이 거의 없는 얼굴 마담 의전상의 국가원수가 되고, 간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총리가 실권자인 정부수반이 되는 경우가 많다.[3][4]

대체로 입헌군주제 국가들은 거의 다 내각제라 직선제로 정부수반을 뽑는 일이 드물다. 아무래도 내각제라는 제도 자체가 원래 영국에서 점진적으로 왕권을 줄이면서 의회와 최고 대신, 즉 수상(총리)에게 실권을 이양하는 형태로 발전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완전히 민주화가 됐어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군주제의 전통이 강한 유럽국가들이 입헌군주국과 공화국을 막론하고 내각제이거나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인 경우가 많다.[5] 뿐만 아니라 유럽인들이 내각제를 선호하는 것은 대통령제를 잘못 도입할 경우 임기 동안 '선거로 뽑힌 절대군주'처럼 될까 두려워하는 정서와도 맞물려 있다. 그래서 많은 유럽국가들은 내각제나 사실상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경우가 많고, 군주(입헌군주국일 경우)나 대통령(공화국일 경우)을 실권이 적은 상징적 국가원수로만 두는 경우가 많다.[6] 게다가 입헌군주제 국가일 경우 정부수반을 직선으로 뽑으면 그의 위상이 너무 강화되어[7] 의전상 국가원수인 군주의 역할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어서 아무래도 잘 도입되지 않고 있다. 물론 "세습 군주인 국가원수와 실제 정부를 이끄는 정부수반은 역할이 다르므로 정부수반을 직선제로 선출해도 양자가 충돌하지 않는다"는 반론을 제기하면서 정부수반을 직선제로 뽑자는 주장이 없는 건 아니지만...[8]

미국 같은 대통령제 국가의 경우 대통령이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의 역할을 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대통령제이면서 총리(국무총리)를 두고 있는 특이한 나라들 중 하나인데,[9] 국민직선으로 뽑힌 대통령이 정부수반도 겸하고, 국무총리는 정부 내 2인자이다. 국무총리를 정부수반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타국 총리의 경우를 끼워맞춘, 잘못된 시각이다. 국무총리는 행정부를 지휘하지만,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하는 것이고 독자적인 권한은 없다. 예외적인 것이 이해찬인데, 법률에 근거한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권한을 많이 위임받아 '책임 총리'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 경우 '사실상' 권한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의 의지에 반해 행정부를 통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정부수반이라고 부르긴 곤란하다.

프랑스의 경우 이원집정부제의 대표적인 케이스이고 의전상 국가원수는 대통령, 정부수반은 총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제처럼 국정이 운영돼 대통령이 정부수반을 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다만 가끔 동거정부[10]가 형성됐을 경우 부득이 대통령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의회 제1당의 유력 대권주자를 총리로 지명하게 되는데, 이 때 대통령은 명목상의 국가원수, 총리는 실권을 쥐게 돼 내각제와 비슷해진다고 분석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상황에 따라 실질적으로 대통령제와 내각제가 오가는 방식은 프랑스의 현행 헌정 체제(제5공화국)를 도입할 당시부터 의도적으로 이렇게 기획된 건 아니었다. 본래 내각제였던 것을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 샤를 드 골 시절에 대통령제에 가깝게 수정하되 기존의 총리직을 존치해 둬서 의회 다수당[11]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게 했다. 당시 프랑스는 사회당의 집권을 상상하기 어려웠으므로 이런 식으로 내각제의 일부 요소를 남겨놓되 사실상 대통령제로 동작되게 하려고 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12] 하지만 훗날 변화한 정치 지형과 헌법에 남아 있는 내각제적 특성이 결합하면서 동거정부라는 기묘한 집권 방식이 탄생하게 되었다.[13][14]

정부수반 대신 행정수반이란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의미가 조금 다르게 쓰일 수도 있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제2공화국 시절에는 내각수반이란 표현도 쓰였다.


2 주요국 정부수반 일람

모든 정부수반은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 목록 참조.
GDP 30위까지 표기한다.

대한민국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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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버락 오바마리커창아베 신조앙겔라 메르켈테레사 메이
프랑스브라질러시아이탈리아인도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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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뉘엘 발스미셰우 테메르드미트리 메드베데프마테오 렌치나렌드라 모디쥐스탱 트뤼도
호주스페인멕시코인도네시아터키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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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컴 턴불마리아노 라호이엔리케 니에토조코 위도도아흐메트 다부트오을루마르크 뤼터
사우디아라비아스위스이란스웨덴노르웨이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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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율리 마우러하산 로우하니[15]스테판 뢰벤에르나 솔베르그에바 코파치
벨기에아르헨티나오스트리아태국남아공아랍에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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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미셸마우리시오 마크리베르너 파이만쁘라윳 짠오차제이컵 주마무하마드 빈라시드 알막툼
  1. state 앞에 관사 a나 the를 붙이거나 governments로 쓰지 않는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관사를 붙이거나 복수형으로 만드는 게 원칙이겠으나 이렇게 관용화된 어휘에서는 안 쓴다(단, head는 일반적인 가산명사와 마찬가지로 a head of government, the head of government, heads of government, the heads of government 식으로 쓴다). 국가원수를 뜻하는 head of state도 마찬가지이며,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다'를 뜻하는 go to hospital, '(학습을 위해) 학교에 다니다'를 뜻하는 go to school도 유사하다.
  2. 한국어 한자음대로 읽으면 '정부수뇌'.
  3. 단, 내각제나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라고 해서 꼭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을 따로 나눠야 하는 건 아니다. 내각제 정치 구조를 가지고 있되 의회에서 뽑히는 정부수반이 곧 국가원수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식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수리남의 대통령이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4. 국가원수와 별개로 정부수반을 국민들의 직접 선거로 뽑는 것도 가능하다. 상징적인 국가원수를 두고, 그 밑에 직선 총리를 두는 식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실권자인 총리의 지도력이 너무 약하다고 판단돼서 1992년~2002년에 실험적으로 총리 직선제를 운용했었다(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이전과 동일하게 간접선거로 선출). 하지만 이렇게 운영해 본 결과 총리의 지도력이 오히려 더 약해져서 현재는 총리 직선제가 폐지됐다.
  5. 사실상 대통령제에 가깝다고 평가 받는 프랑스는 이례적 케이스.
  6. 참고로 내각제 또는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공화국의 경우, 대통령이 국민 직선으로 뽑히는 경우도 있고 간선으로 뽑히는 경우도 있다. 대통령제와 달리 대통령이 실권이 적고 상징적인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간접선거로 뽑아도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내각제 또는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 중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는 예로는 오스트리아, 간선으로 뽑는 예로는 독일 등이 있다. 직선인 경우가 간선인 경우보다 실권이 조금 더 많은 경향이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아일랜드 공화국의 경우 의회에서 대통령을 합의 추대하는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 직선으로 대통령을 뽑지만, 유럽의 대통령들 중에서 권한이 가장 약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이것은 아일랜드(영국의 일부로 남아 있는 북아일랜드는 제외)가 영국에서 점진적으로 독립하면서, 영국 국왕이 맡던 역할을 대통령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7. 정부수반을 직선으로 뽑을 경우, 온 국민이 한 사람을 뽑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그 위상과 정통성이 크게 강화될 개연성이 높다.
  8. 유럽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일본의 경우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워낙 강해 총리 직선제(수상공선제·首相公選制) 찬성 여론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그래서 찬·반 입장을 가진 정치인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 이런 논의가 구체적으로 오가는 편이다. 또, 다른 주석에서 밝혔듯이 이스라엘에서도 실권자인 총리를 직선제로 뽑았던 적이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공화국이기 때문에 사정이 조금 다르다.
  9. 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 헌법 초안을 작성할 때 내각제를 채택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유력했던 이승만은 스스로 실권을 쥐고 싶어했기 때문에 대통령제를 주장했다. 그래서 수정된 초안에서는 이전 초안에 있던 국무총리직을 유지하긴 하되 본래 총리의 권한으로 했던 것들 상당수를 대통령의 권한으로 수정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때의 흔적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이 탓에 국무총리는 사실상 실권이 거의 없는 유명무실한 직책이 됐다는 지적이 많고,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 대신 책임지고 해임되는 소위 '방탄 총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서 개헌을 통해 총리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크게 늘려주거나 반대로 아예 폐지하고 대신 부통령을 부활시키자는 주장들이 있다.
  10. 대통령 소속 정당과 의회 다수당이 불일치할 경우 대통령은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의회 다수당의 유력 대권주자나 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상황을 동거정부라고 부른다.
  11. 여소야대 현상이 잦은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대통령 소속 정당이 곧 의회 다수당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총리는 사실상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게 된다.
  12. 이런 탓에 저명한 헌법학자 겸 정치학자 카를 뢰벤슈타인은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을 두고 '드 골에 대한 맞춤 양복'(...)이라고 깠다고 한다.
  13. 프랑스는 2000년에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해서 대통령의 한 번 임기를 5년으로 단축시키고(이전에는 자그마치 7년이었다) 총선과 대선 시기를 거의 일치시켰다(대선 한 달 뒤에 총선 실시). 총·대선 시기를 일치시키면 대통령 소속당이 곧 의회 다수당이 되기 쉬운데, 이는 동거정부가 출현할 가능성을 일부러 줄인 것이다. 즉 이 개헌이 이뤄졌다는 것은 웬만하면 사실상 대통령제로만 국정을 운영했으면 한다는 컨센서스가 주요 정당과 국민들 사이에 형성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14. 프랑스의 동거정부는 내각제 국가의 연립정부와는 성격이 또 다르다. 내각제 국가의 실권 정부수반은 총리인데, 총리는 연립정부 하에서도 계속 실권자이다. 이는 상황에 따라 실권자가 대통령과 총리를 오가는 프랑스와 차이점을 보인다.
  15. 이 사람은 대통령인데, 이란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대통령과 달리 정부수반일 뿐 국가원수는 아니다. 이란 국가원수는 대통령 위에 있는 '최고지도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