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비즘

(지적허영에서 넘어옴)

snobbism; snobbery

"나는 내가 (그 대상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그 대상을) 잘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자들보다는 현명하다."

- 소크라테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곧 앎이다."

- 공자

1 개요

지적 허세를 부리는 눈꼴사나운 태도를 한 단어로 일컫는 영어 단어다. 관련된 순우리말좆문가 '안다니'가 있는데, 무엇이든 잘 아는 척 뻐기는 사람[1]을 의미한다. 그러나 흔히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보니 이 개념도 번역하기 쉽지 않다. 알랭 드 보통이 쓴 ≪불안≫ 한국어판에서는 '속물'이라고 번역했다.(다만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스노브'의 정의는 이 문서의 내용과는 좀 다르다.) 이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인터넷 속어(은어)가 바로 좆문가이다. 쿨게이 중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한자어로는 현학자라고도 한다.

2 구체적 의미와 용법

이 스노비즘이라는 단어가 특정한 한국어 단어 하나로는 콕 찝어내지 못하는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항목을 작성한다. 좆문가로도 통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지식의 우위"와 "깔보는 태도"가 혼합된 형태다. 여기서 좆문가는 "지식의 우위(라는 믿음)"과 "깔보는 태도(가 1차목표)"라는게 일반적인 스노브와 다른점이다.

주로 겉핥기식 지식에 현란한 어휘를 조합하여 지적 곡예[2]를 펼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상 웹 중독자, 니트족(NEET)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무위키나 대형 입시 사이트, 인터넷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에 가면 이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문외한이 보기에는 전문가와 구별하기가 힘들다는 점도 특징이다. 예전에 학력과 상관없이 보편적인 구직이 가능한 분야 종사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적지 않게 보인다. 요식 업계 등을 예로 들수 있겠다. 정말 그 분야에 대해 능통한 사람들은 아무나와 자기 지식을 함부로 공유하지 않고 자기 지식을 뽐내지도 않는다. 전교 1~2등 하는 애들이 자신의 수학적 지식과 입시 요결을 친구들에게 뽐내진 않잖은가. 꼭 성적 어중간한 애들이 그것도 틀리냨ㅋㅋ 이러면서 놀지 몸에 자연스레 밴 지식은 뽐내지 않게 되는 법이다.

단, 인터넷 상에서는 스노비즘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렇게 굳어졌지만, 원래 '스놉/스노브'라는 단어는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에 간단히 정의내리기 힘들다. 스노비즘, 또는 '스노브'의 의미가 좆문가의 의미와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다. 좆문가는 어떤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다. 이때 그 동기는 보통 허영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스노비즘이라는 용어의 경우 동기가 허영심이라는 데에 보다 주목한 용어이고 해당 분야에 있어 무능하다는 의미는 없거나 있더라도 좆문가에 비해 훨씬 약하다. 예술가들이 스노비즘을 비판할 때 그것이 단순히 무능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일까?

혹자는 스노비즘이 반드시 무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면 왜 문제가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지도 모른다. 스노비즘의 문제는 상업주의의 문제와 유사하다. 학문이나 예술을 함에 있어 돈벌이만을 지나치게 추구한다면 정작 그것들의 내재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는 소홀하게 될 위험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노비즘은 설사 그가 유능하다고 할지라도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그의 지식들의 내재적인 가치를 소홀히 여기게 될 위험이 있다.

삶의 태도라는 측면에서 스노비즘은 미학 용어 키치와 맥이 닿아있는 점이 있다. 논문 검색 사이트 등에서 검색하면 이러한 의미에 관한 글만 쭉 나온다. 관심이 있다면 찾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3 스노비즘의 발생원인

3.1 정보의 비대칭성

근본적인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경제학 용어로 경제적 거래당사자가 가진 서로의 정보량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보험'이 있는데, 보험가입희망자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결국 보험가입희망자다. 보험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자보다 희망자의 몸 상태를 더 잘 알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은 시장의 효율을 깨뜨린다. 사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며 이런 불량거래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거래 요구 조건을 높여버리며 그 때문에 비용이 들어가고(이를테면 높은 조건 때문에 건실한 거래 대상자가 탈락하는 등)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또 비용이 드는 등(스펙) 쓸데 없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지적 수준을 완전히 평가하는 것은 어떤 수단을 써도 불가능하다. 과장이 아니라 '평가론'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깔고 들어가는 전제다. 때문에 타당도, 신뢰도, 변별력, 난이도 등을 신경쓰게 되는데 이것도 최대한 '근사치'에 이르려는 노력일 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를테면 '선다형' 문항의 경우 찍신이라도 강림하면 공부를 안 해도 점수가 상당히 나오며, '논술, 서술형' 문항이라도 내가 어쩌다 잘 아는 것이 출제되면 평균보다 점수를 높게 받는다. 당장 수능만 해도 '공부한 부분에서 잘 나왔다.', '내가 잘 하는 부분에서 3점짜리 문제가 나와 점수가 나온 편이었다.' 하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위니 논문이니 하는 공신력을 가진 이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이력을 통해 '나는 이런 이력에 충족하니 이 분야의 전문가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어떤 정보를 가졌다는 것을 정확히 이야기 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가진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거한 의심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즉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아도 상대를 속여 먹기는 쉽다. 대충 세법을 청강한 사람도 유창하게 말만 잘 하면 아예 잘 알지도 못하는 일반인 앞에선 충분히 세법 전문가처럼 속여 보일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과 연관되는 것으로, 해당 정보에 대한 번역/통역이 빈약할 때 스노비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어로 구성된 정보를 제대로 번역/통역하지 않으면 그 정보에 대해 접근하기 힘들어지게 된다. 스노비즘은 이를 이용해 약간의 정보를 얻은 뒤 이를 부풀려서 자신이 해당 정보에 능통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매우 과격한 주장이지만, 번역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점을 악용해서 정식 학계에도 일부 학자들이 소수의 원서만 읽은 뒤 해당 학문의 능통한 전문가인양 행세한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한다.

잡지 프리미어 98년 4월호에 한 영화 '스노브'가 이러한 현상을 언급하면서 얼떨결에 본인이 '스노브'라는 것을 인증해버린 내용이 담겨 있다. 한번 읽어보자.

"이젠 영화에 있어서는 전문가나 매니아가 없어진 것 같지 않소? 왜, 예전에는 누가 영화에 대한 정보를 빨리 얻는가에 따라 그런 층이 존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보 공유 시대가 되었잖우. 인터넷에 들어가면 지금 촬영중인 세계 영화가 한눈에 쫙 들어오지, 게다가 이리저리 얽어서 부대정보까지 주지--이젠 누구나 영화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소 그려, 특히나 매니아라고 자처하던 층에서는 이런 현상에 당혹감마저 느끼는 것 같소, 참."[3]

결국 개나 소나 아는 척하는 바람에 내가 잘난 척을 못한다고 투정부리는 뭐 그런 내용이다. 정말 자신있는 전문가라면 인터넷에서 어중이떠중이가 떠든다고 당혹감을 느낄 경우는 적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실컷 잘난 척을 하면서 정작 머리 속에는 들어있는 것이 없어서 제대로 된 전문가인 자신의 눈에는 어줍잖게 보이는 이들의 허세를 비웃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사실 진짜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통해 정보가 확산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다.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판이 커지고, 판이 커져야 을 벌 수 있으니까. 정보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사용할 기회 자체가 드물다. 이는 학자들이 대중적인 학술서적을 쓰거나 각종 대중매체에 자기 분야를 소개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3.2 정신승리

자의식과잉적 심리를 가진 경우가 많으나, 종종 자아존중감이 상당히 바닥을 치기에 그것을 보상받기 위해 남들을 깔아보는 경우도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지속되는 경제 불황에서 고개를 드는 넷 우익 사이에서 발견되는 스노비즘을 예로 들 수 있다. 넷 우익의 구성원을 보면 2ch에 거의 하루 대부분을 투자하는 인터넷 중독자, 프리터, 백수 등 일반적인 사람들이 '실패자'로 생각할 사람들이 제법 많은 수를 차지하는데,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에 염증과 환멸을 느끼고 재일일본부정부패, 당면한 사회문제의 흑막이라 주장하며 이에 동조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다수를 '너희는 재일의 음모도 모르는 멍청이들' 식으로 비하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일련의 과정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즉 '내 자존감의 회복을 위해 재일을 공격해야지!'하며 인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 자신의 현실은 백안시하고 교묘하게 '애국'으로 포장한다. 한국으로 치면, 종북세력이 대한민국에 몇만 이상씩 주요 기관에 침투해서 북한을 이롭게하는 행동을 하고(하려고하고)있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모 집단 이라거나 이런 주장을 함으로써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자신들이 재일의 위협에 대항할 수 있는 깨어있고 영향력있는 시민으로 자신의 인식 속에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정신승리라 할 수 있겠다.

3.3 그 밖의 원인

스노비즘에 빠진 사람들이 난립하는 이유는 지식 자체를 배우는 것보다 전문가처럼 보이게 노력하는데 드는 수고와 비용이 훨씬 싸게 먹히고, 잘 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예전에는 어떤 분야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에 뛰어 들어야 하거나, 최소한 도서관에서 관련 도서를 찾아 보거나 신문, 잡지 등을 일일히 뒤적이는 수고를 해가며 겨우 얻어내야 했던 지식들이, 이제는 클릭 한번, 검색 한번이면 쉽게 알수 있게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지식에 접근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즉 해당 분야가 대중화될수록) 스노비즘은 사라져간다. 일례로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전의 한국은 스노비즘 천국이었다. 그 당시에는 애니메이션 스노비즘도 있었다.

스노비즘은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선상에서 누군가는 '깊은 지식은 미덕이지만 얕은 지식은 생존전략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에는 지인이나 측근이 아닌 이상 주로 자서전, 자기계발서 같은 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팔거나 강연에 나서거나 해서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4 우리 주변의 스노비즘

스노비즘이라는 용어는 생소할 지 몰라도 사실 개념 자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리즈시절이라는 유행어의 어원도 유럽축구 뉴비들에게 잘난척 하기 위해서 과거의 앨런 스미스를 신격화 하는 꼴을 조롱하다가 생긴 단어다. 또 한동안 인터넷을 떠돌았던 '당신을 xx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시리즈는 스노비즘에 취한 자들이 전략적으로 폭로하는 유머이다.

"당신을 일렉트로니카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당신을 락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당신을 식도락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당신을 맥주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당신을 프로그래머로 만들어 주겠다."
"당신을 축구 전문가로 만들어 주겠다"
"당신을 물리 전문가로 만들어 주겠다."
"당신을 명품 전문가로 만들어 주겠다.""
"당신을 클래식 전문가로 만들어 주겠다."
"당신을 철학 전문가로 만들어 주겠다."
"당신을 문학 전문가로 만들어 주겠다."

스노비즘은 중2병의 한가지 특징이기도 하다. 이렇게 스노비즘적 중2병 부류는 보통 두 가지인데, 하나는 폼나니까 자기가 하는 말이 뭔지도 모르면서 허세성으로 쓰는 이들이고, 다른 하나는 혹시 자기가 늘어놓은 소리가 헛소리고 학계나 해당 매니아층의 관점에선 헛소리를 늘어놓는다고 해도 '일개 개인 의견일 뿐임.' 이라고 면피를 늘어놓는 부류이다.

5 전문가와의 비교

말빨과 현학은 있지만 전문가만큼의 조예는 없는 것이 스노비즘이다. 따라서 그들은 전문가만큼의 인기와 선망을 얻기 위해서 선정성 위주의 정보 습득을 하는 경우가 잦다. 몇몇 예외 사례들을 어디 먼 해외 웹 구석에서 긁어와서 침소봉대[4]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든 끌어오되, 반면에 조금씩 조금씩 사용함으로써 정보를 권력화하고, 일반인들보다 우위를 차지하려는 이들의 모순적인 전략을 듀나는 스트립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서는 일반인들과 자신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뭔가를 자꾸 괜히 고평가/저평가하면서 관계를 끊임없이 재구성하여 지식을 권력화한다. 대체로 No.1을 마구 까면서 반면에 No.3이나 4쯤을 매우 추켜세우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반면, 전문가의 경우 여러 이유로 No.2~4정도를 높게 평가하는 경우는 많지만, No.1을 함부로 까지는 않는다. 특히 취미 분야에서 대중성을 위해 장르 고유의 특성을 희석시키는 경우가 많은 No.1보다 고유의 특징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대중성이 낮은 다른 대상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와는 별개로 높은 대중성 역시 존중받을만한 덕목으로 여긴다는 것.

따라서 실제로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 이들을 보면 '뭐 저런 사기꾼이 다 있지?' 하며 분노하게 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양자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둘 사이의 구분을 없어보이게 하는 것이 스노비즘의 본질이다!) '어휴 저새끼를 그냥...' 하면서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진짜 전문가들이 이들의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에 대한) 말빨에 홀라당 넘어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전문가들이란 자신의 전문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지, 스노브들의 교묘한 말 트릭과 인간관계 스킬(쉽게말해 어장관리)들에 정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사기당하지 않는건 아니지 않지 않은가?

6 스노비즘과 마니아

마니아와 스노비즘은 구분되는 용어이다. 오페라클래식, 와인 등 사회적으로 고급 취향이라고 인정받는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는 많은 경우에 순수한 마니아와 순수한 스노비즘 사이에 서 있다. 이들을 비웃는 단어가 바로 자부심에서 '자(自)'를 뺀 부심.

사회적으로 푸대접받기 일쑤인 오타쿠들 사이에서는 없을것 같지만, 오히려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같이 방대하고, 자료가 많고, 사람들이 잘 안 보는, 이런 어둡고 습한 구석에서 곰팡이처럼 자라난다. 전체적으로 매니악한 지식을 파고들고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퍼져있다보니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측면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며 흔히 말하는 뉴비를 배척하고 서로 싸우는 성향이 상당히 심하다.[5] 어떤 작품에 심취한 정도를 경쟁하는 풍조가 퍼지면서 자기 지식을 자랑하고, 잘 모르는 사람을 깔보는 모습은 어떤 장르, 어떤 취미, 어떤 팬덤에서나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7 스노비즘에서 보이는 태도

이들 중에서는 자신의 지식이 얕다는 것을 모르고, 스스로를 굉장히 지적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각종 사회적 차별과 부패에 비판적인 포지션을 취하나, 자신이 약자거나 제3자일 때 받는 차별과 부패에 비판적일 뿐, 자신이 강자 포지션에 있을 때 타인에게 행하는 차별과 부패에는 아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사회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은 하나, 정작 이것도 하지마라 저것도 하지마라 이야기만 할 뿐 해결책 자체는 전혀 제시하지 않는 소모적이고 비건설적인 비판만을 하거나 비판이 항상 생산적일 필요는 없는데 해결책을 제시하더라도 탁상공론적이며 실제 현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실천 가능성이 없는 것만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앞에 취소선이 그어지긴 했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비판은 나쁜것이 아니다. 비판에 무조건적으로 해결책이 들어갈 이유는 전혀 없다. 문제의식 없이 해결책이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니까. 현대 사회의 정치에선 공직자도 아닌 사회 비판자가 대안을 명백히 제시할 의무는 없다. 그냥 문제점의 언급만 해도 충분하며 이 문제점을 공무원 등의 실무진과 전문가가 해결하는 것이 현대 정치의 주가 된다. 즉 '대의민주주의'가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사회 문제를 비판할 거면 대안을 제시하라는 말은 네가 한번 만들어봐라 식의 오류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달걀을 낳지는 않지만, 그 달걀이 썩었는지 멀쩡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윈스턴 처칠). 정치도 본질적으로는 다를 바 없다.

8 스노비즘을 위한 변명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무조건 까기만 하는 것은, 소위 좆문가들을 신처럼 추앙하는 것만큼이나 한심하다. 듀나가 스노비즘에 대해 분석한 것처럼, 이들의 존재가 해악이기만 한 것은 아니기 때문.물론 해악하지 않다는게 아니다. 순기능과 악기능이 공존한다는 이야기. 위에서 나온 것처럼 이들이 끊임없이 중간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 판을 키우지 않으면 애초에 비판할 구석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과연 '전문가'라는 이들이 스노비들 처럼 열정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스스로 판을 키우는데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은지, 설령 노력한다고 해도 이러한 다수의 활발한 움직임 없이 소수의 목소리만으로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떤 사물에 대한 지식을 접하거나, 거기에 관심이 생겨서 뭔가 아는게 쌓여나갈 때, 그걸 자랑하고싶은 마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만약에 이런 이들을 아예 배제하거나, 배격해버린다면, 그리고 모두가 그걸 당연시 여긴다면 새로운 사물에 대한 정보의 확산이 지금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역으로 우리가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관심을 가질 기회조차 빼앗겨버리는 셈이 된다.

위에 대한 것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위키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위키의 글을 올리고, 수정하는 모든 이들이 다 전문가는 아니다. 개중에는 맞는 것이나 합리적인 것도 있지만[6] 아닌 것도 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헛웃음이 나올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나 항목 자체가 없이는 여기에 대한 수정도, 비판도 있을 수가 없으며, 마찬가지로 그러한 것들을 수정하면서 얻는 배움이나 지식자체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무수한 사람들이 이러한 단편적인 것들에서 시작해서 더 큰 배움으로 나아간다. 위키가 진짜 공신력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작성된 위키나 문서가 아닌 한 배움의 종착지는 절대 될 수 없겠지만, 출발점이 될 수는 있다.

9 스노비즘이 유해해지는 경우

이 항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스노비즘이나 스노비들 자체는 기껏해야 자기자랑이나 허세로 시작해서 보통 거기서 끝나기 때문에, 고작해야 눈살이나 찌푸리게 만드는 수준에서 그치는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위에 적힌 변명들처럼 순기능도 있으므로 무작정 까이기만 할것도 아니다. 그러나 역시 이러한 스노비즘을 가진 인물이 특정 집단내에서 힘 있는 사람들이나, 권위, 그리고 이해와 맞물리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으로 신정아같은 인물이 이러한 스노비즘이 좋지 못한 결과로 치달은 경우이다. 물론 신정아 본인 스스로가 여기에 대해 얼만큼 자각하고 있었는지는 의문이긴 하다. 그러나 얼마 되지도 않는 얄팍한 지식과 허세가, 권력과, 권위, 그리고 이해득실과 금전까지 맞물리기 시작하자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리고 힘 있는 이에 대해서 알면서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사회와 집단의 구조가 이런 문제를 더 크게 키웠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밑에 걸려있는 심형래 또한 당시 정부의 신지식인 선정과 쇼비니즘과 얽히지 않았으면 기껏해야, 자기자랑 심한 과거 최고의 코미디언, 실패한 영화제작자 정도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스스로 지닌 알맹이랄 것도 없는지라 결국 힘 있는 개인이나, 세력에 기생하여 살아남고자 한다는 것, 본인 스스로의 실력이나 작업에 매진하기 보다는 요란해보이는 외향이나 명예에 집착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이 얻게 된 유리한 고지를 이용하여 타인을 착취하거나, 자신의 이익에 매달리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들이다. 만약 이런 사람들을 본다면 반드시 경계하는게 좋다.

착한 위키러들은 이런 경우, 앞장서서 비판하지는 않더라도 따라하지는 말자. 그리고 우리 몸의 기생충이 구충제 한방에 속절없이 털리는 것처럼, 저런 이들의 인생은 겉은 화려해보일 지언정 언제 자기들이 털릴지 모른다는 불안과 욕망뿐인 허망한 존재에 불과하다.

10 스노비즘 인물

10.1 실존 인물

  • 김구라 : 팝 장르에서는 상당히 조예가 있어서 김태원이 인정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선 전반적으로 얕고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근데 김구라의 경우 자세히 보면 객관적인 사실관계만을 이야기하지, 자신의 견해나 추측을 덧붙이는 경우는 없고 덧붙이더라도 "~~한 소문이/이야기가 있어요." 하며 타인의 견해를 덧붙이는 식이며 전문가와 같이 있을 경우는 전문가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기에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다. 아는체로 주변 사람 혈압을 올릴 뿐이지
  • 듀나 : 이쪽은 자칭, 타칭 공인된 스노비즘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칼럼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듀나가 영화에 대한 지식이나 교양이 상당하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이를 "아는 체"에 이용하는 등 스노비즘의 기질도 꽤 잦았다. 그나마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많이 줄어들었기는 했지만, 가끔 논란이 될만한 발언을 던지곤 한다.
  • 심형래 : 본인은 자각이 없을 뿐이지, 스노비즘의 대표격인 인물. 영화를 한창 제작하던 당시는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되기까지 했으며, 영화관련 발언을 사람들이 대부분 별 의심없이 넘어갔고, 투자자들은 투자했다. 하지만 심형래의 한계가 드러난 지금 그저 허세 이상의 의미가 없다.
  • 위키러 : 위키에 글을 작성하는 사람들 중에 그 분야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또한 부지기수. 위키백과나 대놓고 재미를 추구하는 디시위키보다는 이곳 나무위키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이는 소위 '나무위키 꺼라'로 대표되는 비판을 낳았다.
  • 이원복 : 의외일 것 같지만, 본인의 학벌(서울대학교 건축학과)만 제외하면 정식으로 해당 전문가와 동등 이상의 지식이 있는것이 아님에도 세계 각국의 역사는 물론, 경제학, 종교학, 신화에다 심지어 와인에 이르기까지 온갖 분야를 건드리는데 오류가 꽤 있다.
  • 진중권 : 토론을 가장한 말싸움에서의 능력이야 발군이지만, 때때로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에서도 정확하지 않은 지식으로 설전을 벌이다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대표적인 사건이 전원책 진중권 인공기 사건이나, 진중권 트위터 블록 사건
  • 책사풍후 : 디시인사이드 역사 갤러리에서 네임드급 인물이자 자칭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환생)인 일빠로 임진왜란의 탄금대 전투 조선군 8만명설을 주장하였고 아기 공룡 둘리의 괴수 야다몽 표절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 타니가와 나가루 : 작중 고등학교 1학년에 불과한 화자를 통해 작가 개인의 덕력 지식을 자랑하는 듯한 현학적인 문체를 즐겨쓰고, 장기 연재 중단 이후 내놓은 신작에서 점점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 허지웅 : 종종 다른 대상들을 스노비즘이라 까고 있지만 그 자신이 이미 빼도박도 못할 이 분야의 대표적 인물이다. 평론가를 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일천한 지식과 개념으로 오히려 지적 허세와 현학적 수사 사용을 즐긴다(...). 이런 점으로 인해 종종 많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하는데 그 대응 역시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오죽하면 믿고 거르는 허지웅이란 말이 나오는가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전공이 경영학임에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의 뜻을 '악화가 쌓여서 양화로 인정받는다.'로 잘못 알고 있었다. 사실 여기서 '구축'은 몰아낸다(驅逐)는 의미이지 쌓는다(構築)는 의미가 아니다.
  • 해축빠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힙부심에 찌든 힙찔이락부심, 메탈부심에 찌든 락덕후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그 어떤 장르나 부심을 부리는 리스너는 있기 마련이지만 그 수준이 지나치므로 문제가 된다.
  • 힙스터 : 힙스터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주류와 거리를 두려 하는 스노비즘이다.
  • 하연수 SNS에 사람들이 질문을 하면 질문자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투의 답글을 달다가 잘못된 정보로 인해 탈탈 털린적이 있었으며 그 논란으로 인해 비공개로 전환하였다. [1]

10.2 가상인물

  • 네모바지 스폰지밥 - 징징이: 아무도 자신의 천재적인 예술성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 어찌보면 서브컬쳐 속 스노비즘형 캐릭터의 본좌. 일부 에피소드를 보면 나름 예술적인 재능은 있는 듯하나, 주변 인물들의 대부분이 예술 따윈 신경도 안 쓰는 바보들(...)이거나 아니면 징징이보다 더 재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 앞으로 크게 인정받고 성공할 일은 없을 듯. 다행스럽게도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재능을 인정받고 대박을 치기도 하지만, 만화 특성 상 다음화에서 원래대로 되기에... 지못미.
  •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 타마나와: 알아듣기 힘든 외래어외국어를 쓸데없이 많이 쓰는 말투를 구사하며, 소부고교 학생회와 카이힌고교 학생회의 합동행사 회의에서 허울 좋은 추상적인 의견을 내세우면서 판단을 유보하기만 하는 답답한 진행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히키가야 하치만이 말하기를, 남들과는 다른 스마트한 나를 연출하고 싶어하는 이른바 '의식 수준 높은' 타입이라고. 게다가 다른 카이힌고교 학생회의 멤버들도 하나같이 타마나와와 비슷한 언행을 해대기 때문에 소부고교 학생회측은 주눅이 들어 제대로 의견을 말하지도 못하고, 그럴싸한 말이 오고가지만 정작 실속은 없는 회의가 이어지는 모습이 나온다.
  • Homestuck - 칸크리 반타스: 얕은 지식을 바탕으로 타인을 비웃으며 툭하면 설교를 늘어놓으나, 내놓는 해결책이라고는 공상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들뿐이다. 전형적인 탁상공론가 + 자의식과잉 + 고2병.

11 관련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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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어)snob. '스노브', '스놉'
  2. 이런 모습을 현학적(衒學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3. DJUNA의 영화낙서판, <시네 스노비즘>, 1999년 10월 25일출처
  4. 침소봉대(針小棒大) :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 만하다고 말하다. 작은 일을 크게 부풀려 말함을 일컫는 말.
  5. 특히나 마치 오랫동안 팬질을 해온것이 벼슬인 마냥 행동하며 자신들만이 진정 팬이라고 간주하거나, 새로운 팬들을 배척하거나, 유행만 쫓아다니는 인간 취급하는 행동을 '게이트키핑(Gatekeeping)'이라고 한다.
  6. 이를테면 집단연구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