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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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5년 11월 10일 첫 회부터 2000년 4월 28일까지 KBS에서 방송된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 성인코미디를 지향하여 금요일 밤 10시대에 방송되었는데[1], 이 때는 아직 주 5일 근무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 토요일에도 출근을 해야했기 때문에 해당 시간대가 반 심야시간대 취급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초기에는 김미화, 서세원이 진행하였다가, 서세원이 스케줄 문제로 잠시 서수남이 진행을 맡기도 했었다가 하차한 후 98년 초부터 최양락이 합류하였다.

프로그램의 모토가 성인코미디였기에, 검열삭제적 내용이 많이 포함되었다. 진행자인 김미화와 서세원, 최양락이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주연을 맡았으며, 그 외에 다른 찬조출연자들이 이를 보조했다. 유재석무명시절에 남편은 베짱이 코너를 통해 이름을 다소 알렸고 심현섭, 박준형, 박성호, 김영철, 김대희, 김준호, 임혁필 등도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했다. 그리고 이들은 아시다시피 이 프로에서 인지도를 높여 개그 콘서트의 초창기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사실상 개그콘서트라는 최고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이 만들어 지는데 큰 밑거름을 한 프로그램.

최양락이 개인사정으로 하차하면서 김미화도 타의로 그만둔 뒤 프로그램 자체가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하다가 99년 9월 최양락, 김미화의 복귀와 함께 정통 코미디로 포맷을 바꿨으나[2] 98년 10월 시작한 SBS <기분좋은 밤> 때문에 시청률이 갈수록 하락하자 2000년 4월 말 종영되었다.
이렇게 되자 KBS는 후속작으로 줄곧 MBC에서 활동해 온 이경규와 자사 개그 콘서트의 스타 심현섭을 공동 MC로 내세운 <이경규 심현섭의 행복남녀>를 신설했으나 일본 프로그램 표절 시비에 휘말려 결국 5개월 만에 조기종영되는 수모를 당했고 대체 프로그램으로 1TV에서 방영되어왔던 시사교양프로그램 VJ특공대를 이동 편성했다.

종영을 부른 요인으로는 지주였던 두 개그맨들의 긴 공백기도 있었지만, 또다른 큰 요인으로는 언급한대로 이 프로그램으로 인지도를 쌓은 젊은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에서 너무 커 버렸기 때문. 이 프로에서 젊은 개그맨들은 어디까지나 대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연' 이었고, 그 때문에 자신들이 짠 아이디어를 '처음' 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개그콘서트가 되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그들의 개그는 점점 상대적으로 이미 前 주에 했던 '뒷북 개그' 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데다가 개그콘서트의 대성공으로 '공개 코미디' 가 대세가 되면서 정통 코미디 프로였던 코미디 세상만사는 점점 '과거의 유물' 같은 느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호랑이 새끼들을 키웠어

사실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가치는 코미디 프로라는 점 그 자체. 90년대 후반 이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인기로 꽁트 코미디의 인기가 하락하자 다른 코미디프로들이 줄줄이 폐지되는 와중에 혼자 꿋꿋이 존속했다는 점으로 90년대 후반에는 방송 3사 유일의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덕분에 KBS는 우리는 코미디 프로 시작 이후 한번도 중단한 적 없음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게 됐다[3].

방청객들의 웃음소리를 들어보면 이들 대부분이 아줌마들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여담으로, 이 프로그램의 예고편에 나왔떤 '뚜 뚜 뚜뚜뚜뚜 뚜~ 뚜~' 하는 멜로디는 멕시코 민요 중 하나인 <라쿠카라차>.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라쿠카라차를 댄스 버전으로 리믹스한 <La Cucamarcha>라는 곡이다. 당시 예고편 영상 / La Cucamarcha

코미디 프로인만큼 대부분의 출연진이 개그맨들이었지만, 전원주, 최란, 천호진, 권은아 등 중견배우들도 출연했다. 개그맨들과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희극 연기도 꽤 볼 만 했던 프로그램.

2 주요 코너

  • 부부탐구 : 김미화가 무대에 비치된 더블침대 위에 이불을 덮고 앉아 관객들에게 현대의 가족사회에 대한 풍자를 들려주는 내용. 김미화 옆자리에는 항상 남편이 있지만 다 벗은 등짝만 보이고 엎드려 있어서 얼굴은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다만 애드립인지는 몰라도 한번은 김미화가 남편이 엎드린 채로 모처럼 옳은 소리를 하자 급흥분해서 "이 기회에 남편 얼굴 좀 보여드립시다!"라면서 남편을 일으키려다가 필사적인 거절로 실패한 적도 있다. 관객들에게 얘기하다말고 중간에 각종 통계실험의 결과를 얘기할 때마다 이 등짝 위에 꼭 립스틱으로 숫자를 쓰면서 강조하는 것이 포인트.
  • 열받는 사람들:찜질방을 배경으로 한 코너로 매주 게스트를 초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이경실,이성미,이경애,유재석 출연
  • 골목길 : 회사원 이용식이 술취해서 자기집 대문앞에서 특정 대상[4]을 비난하지만, 결국 밖으로 나온 부인에게 망신을 당한다는 내용. 노숙자로 출연한 이상태[5]의 특이한 걸음걸이가 인상적이었다.
  • 이 밤의 끝을 잡고 : 일종의 코믹 토크쇼로, 무릎팍도사의 원조이다. 김미화가 매주 다른 남자연예인들을 남편으로 맞아 안부 및 근황을 묻는 방식이다. 도중에 서세원이 옆집 새댁 등으로 벽을 뚫고 등장한다.
  • 순대국 형제 : 최양락과 유재석이 형제로 나오는 코너. 유재석이 항상 형의 순대국 비법을 훔쳐내려고 노력한다. 참고로 코너 중에 유재석의 부인으로 나오는 팽현숙은 실제로 최양락의 부인[6].
  • 남편은 베짱이 : 무명시절의 유재석을 나름대로 유명하게 만든 코너. 유재석은 이코너에서 둘리춤을 유행시켰다. 유재석이 게으름뱅이 백수 남편으로 등장하며,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히면서도 일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으로 꿋꿋히 버텨나가는 내용이다. 아내 역할은 개그우먼 이장숙이라는 신인 개그우먼이다. (유재석의 장인어른으로는 이상해씨가 나왔고 여기서 '쾌지나 칭칭나네' 노래로 드립아닌 드립으로 유행어 밀기에 힘쓰셨다.) 그리고 아내의 여동생은 당시 신인 개그우먼이었던 송은이다. 이후에 후속(?)격으로 '아내는 외출중'이라는 코너가 나왔다. 근데 유재석베짱이가 아니라 메뚜기다.
  • 귀농일기 : 유머 일번지 괜찮아유 코너의 후속격이다. 귀농을 위해 농부 김학래의 집에 세들어온 유재석 부부의 에피소드가 주 내용.
  • 어린왕자 : 심형래심현섭이 왕자로 출연하는 코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으며, 조정이 심형래파와 심현섭파로 나뉘어 당쟁을 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심형래는 바보컨셉을 하고 있다.
  • 사랑의 삼행시 : 엄용수, 함소원, 유재석이 진행한 코너이다. 일반인들을 섭외하여 거리인터뷰를 하며 부인 또는 애인에게 사랑을 담은 삼행시를 짓게 한다. 김영철,김대희가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나와 활약한 코너.
  • 수다맨 : 개콘의 수다맨은 아니다 토크박스와 비슷한 형식으로 개그맨들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토크배틀을 벌이며 메이저리그 팀과 마이너리그 팀으로 나뉜다. 이 코너에서는 김미화가 메인 MC로 활약했으며,당시 신인이었던 신영일 아나운서는 보조MC 역할을 했었다.
  1. 96년 10월 19일부터 토요일 오후 10시, 같은 해 12월 1일부터 일요일 오후 11시로 변경되었으며 97년 3월 7일부터 처음 시작할 시간대로 되돌아왔다가 같은 해 10월 26일부터 일요일 오후 11시, 11월 28일부터 금요일 오후 10시로 되돌아왔다
  2. 이 과정에서 곽재문 최형만 이옥주 등 SBS에서 활동해 온 코미디언들이 투입되었는데 이들 중 곽재문과 최형만은 91년 말 SBS 개국과 함께 KBS를 떠났다가 '코미디 세상만사'로 KBS 복귀를 했으며 김미화는 95년 9월 프리랜서를 선언했지만 99년 3월부터 SBS 개그맨 실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3. 개그콘서트는 1999년부터 시작했다.
  4. 세상만사, 부인, 직장 상사 등 주제는 다양하다.
  5.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의 양아들이다.
  6. 팽현숙은 최양락의 부인이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이 많지만 정작 부부로 나온 적은 거의 없다. 최양락, 팽현숙 부부와 김학래, 임미숙 부부가 같이 출연한 코너 '슈퍼차 부부'에서는 두 부부가 상대를 바꾸어서 부부로 출연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