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

1 중국 신화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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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姮娥)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여신이다. 다르게 상아(嫦娥)라고도 부른다.[1]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거의 '상아'로 부른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창어(Cháng'é). 중화인민공화국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 1·2·3호'가 여기에서 따온 것이다. 도교에서는 태음성군(太陰星君), 월궁황하소요원정성후태음원군(月宮黄華素曜元精聖後太陰元君), 월궁태음황군효도명왕(月宮太陰皇君孝道明王)이라 높여부르곤 하며, 달의 궁전에서 지낸다 하여 월궁항아(月宮姮娥)라고도 부른다.


중국 전설에 따르면 항아는 삼황오제의 한 사람으로도 꼽히는 고대의 제왕이자 인 제곡(帝嚳) 고신씨(高辛氏)의 딸이자 그 미모에 견줄 자 없다는 여신이다.[2] 도교 전설에서 항아는 월궁(月宮)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숭배받고 있어, 중추절에는 항아에게 제를 올린다.

1.1 항아분월의 고사

포박자》에 따르면 항아는 고대의 궁신(弓神)인 (羿)의 아내이자 선녀였지만 남편인 예가 천제(天帝)의 아들인 열 마리 태양의 정(精)[3] 중 아홉을 쏘아죽인 죄로 인해 남편과 함께 지상으로 쫓겨나 신에서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예가 태양들을 죽이지 않고 놔두었다면 인간세계는 멸망했을 것이라서, 태양들에게 무언가 설득하려다가 실패하여 어쩔 수 없이 죽였다, 그냥 예의 성격이 과격해서 죽였다 등 예가 태양을 쏜 이유에 대해서는 전승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렇게 인간으로 살아가던 어느날, 예는 곤륜산서왕모에게서 불사의 약을 받아왔고,[4] 예가 불사의 약을 얻어오자 둘은 함께 인간의 몸으로 지상에 남아 불로불사의 세월을 보낼까, 아니면 누군가 혼자 불사의 약을 마시고 선인이 되는 것이 나을까 고민하다가 아주 용하다고 소문난 한 점쟁이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점을 쳐달라고 했다.

점쟁이는 이들의 말을 듣고 혼자 마시는 쪽이 길할 것이라고 답했고 평소 자신이 저지른 죄로 함께 신의 직위를 박탈당한 아내의 처지를 슬퍼했던 예는 항아에게 불사의 약을 마시게 하고 지상에서 죽기 전까지 밤마다 그녀를 위해 제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점쟁이는 정말 백발백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긴 했지만 아주 낮은 확률로 틀린 점괘를 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들의 경우가 바로 그 경우였다.[5] 옥황상제는 남편을 두고 저 혼자 신선이 된 항아를 괴씸하게 여겨서[6] 달에 있는 광한궁(廣寒宮)으로 유배보내고 달에 도착한 항아는 펑펑 울다가 그 아름다운 모습이 전부 사라지고 두꺼비가 되어버렸다고 한다.[7]

한편 전한 시대에 저술된 《회남자》에서는 단순히 항아가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달의 정령이 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두꺼비로 변하는 내용이 추가되는 것은 동한 이후의 기술로 여겨진다.


雲母屛風燭影深  운모 병풍 앞 촛불 그림자 깊어만 가고
長河漸落曉星沈  은하수 너머 새벽별 기울어 갈 때
嫦娥應悔偸靈藥  항아는 영약 훔친 일 후회하고 있으리
碧海靑天夜夜心  푸른 하늘 밤마다 홀로 지새는 마음

- 대시인 이상은의 《상아》 (唐代詩人李商隱的《嫦娥》)

후일에 이 신화는 변용을 거치게 되는데, 또 다른 항아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항아는 불사의 약을 훔쳐 달로 도망쳤지만 남편을 배신한 죄에 대한 벌로서 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달에는 불사의 약을 찧는 토끼 한 마리와 계수나무 한 그루가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쓸쓸한 땅에서 영원히 달에서 지내게 된 처지가 되어서야 항아는 비로소 남편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나 때는 이미 늦었으니. 항아는 외롭게 달에서 토끼와 함께 떡방아를 찧으며 유배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8]

1.2 다른 전설

서유기》에서 항아는 서왕모가 연 반도회에서 천계의 천봉원수였던 시절의 저팔계에게 희롱 당하는 단역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도 항아는 월궁의 선녀로서 달의 여신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설에는 《산해경》에 나오는 달의 어머니 상희[9]가 항아 전설의 원본이라고 한다.[10]

또다른 일설로는 항아는 원래 모습을 잃지 않았지만 옥황상제가 남편을 냅두고 그녀 혼자 선인이 되려고 욕심을 부린 벌로 그녀에게 영원히 달 속에서 유배생활이나 하라는 명령을 내린 덕에 달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어 달 속에서 갇혀 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염제 밑에서 신선 수련을 하다가 염제의 조카들 중 행실이 나쁜 조카 한 명에게 자기 아내를 겁탈당해 분노한 나머지 염제의 조카를 살해하고, 그 벌로 염제에게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베어오라는 형벌을 받게 된 오강(吳剛)이 달로 오게 되었다.

그러나 오강이 배어야 하는 계수나무는 사실 아무리 배고 또 배어도 금방 되살아나는 나무였기에 오강은 영원히 계수나무를 배면서 달에 갇혀있어야 하는 운명을 지니게 되었다. 항아는 전부터 그 계수나무가 벨 수 없는 나무라는 걸 알았지만, 그걸 알려줘봤자 오강의 형벌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고 유배당하는 처지의 선인인 자신이 염제의 형벌로부터 오강을 해방시켜줄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그 남자를 안쓰러워하기만 했다고 한다.

한편 지상에 남겨진 오강의 아내는 자신을 겁탈한 염제의 조카 때문에 그의 피를 이은 남매를 낳게 되었고, 자기가 겁탈당한 것 때문에 화가 나서 그 겁탈범을 죽였다는 이유로 영원히 끝나지 않을 형벌을 받게 된 남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자신이 낳은 두 아이에게 너희가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를 외롭지 않게 해 드리라는 부탁을 했다.

아이들은 어머니의 부탁을 수긍해 아버지의 외로움을 달래드리기 위해 달로 가려고 했으나, 이대로 갔다간 자기 아내를 겁탈한 강간범의 자식들인 자신들을 본 아버지가 분노해서 자신들을 해칠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고 아버지가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도록 오빠 쪽은 두꺼비로, 여동생 쪽은 옥토끼로 모습을 바꾼 후 달로 갔다고 한다. 그리고 항아와 오강, 그리고 오강의 아이들은 달에서 함께 영원히 못 나가고 살게 되었다고 한다.[11]

옥토끼와 관한 얘기는 더 많은데 옛날에 신선들이 동물에게 도술을 가르치려고 했는데 어떤 동물이 자격이 있을까 하여 일부러 거지 차림을 하고 여우,원숭이,토끼를 찾아가 먹을것을 달라고 부탁했는데 여우와 원숭이는 시큰둥해했믄데 토끼는 고민하더니 불을 피우고 자신이 불에 타 죽으면그 고기를 먹으라고 한다. 이말에 신선은 토끼에게 도술을 가르치고 항아에게 보냈다는 얘기와 오래전 신선이 된 토끼 부부가 항아가 홀로 사는게 안쓰러워 막내딸을 내보내서 살게 했다는 얘기가 있다.

1.3 대중문화 속의 항아

1.4 관련 항목

2 궁중 호칭

궁중에서 상궁이 되지 않은 궁녀를 이르던 말. 보통 항아라 하면 나인을 지칭했다. 견습나인은 ‘애기항아’라 했고, 생각시(지밀, 수방, 침방의 애기나인)는 ‘생항아’라 했다.

  1. 이는 항아의 '항(姮)'자가 한나라 문제의 이름인 '항(恒)'자와 발음이 같아 피휘하게 되어 '상(嫦)'자로 고쳐 적었기 때문이다.
  2. 그래서 조선 시대의 하급 궁녀나인들은 서로를 '항아님'이라고 불렀다.
  3. 이들이 삼족오이다
  4. 서왕모가 말하기를 이 은 둘이 반씩 나누어 마시면 불로장생하고 혼자 모두 마시면 다시 신선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고 하였다.
  5. 즉 항아가 혼자 신선이 되기로 하는 편이 좋다는 점괘는 사실 틀린 점괘여서 불행을 불렀고, 예와 함께 그냥 불로불사를 얻는 선에서 만족하는 편이 좋다는 점괘가 사실은 올바른 점괘였다는 것(...) 점쟁이 이 놈이?
  6. 어떤 전승에서는 항아가 점쟁이에게 혼자 점을 봐달라고 요청했고 점쟁이가 '항아 혼자 신선이 되는 편이 좋다' 라는 틀린 점괘를 내놓자 그걸 믿은 항아가 혼자 약을 몰래 마셔버리고 혼자 신선이 되버린 탓에, 예는 지상에 그대로 남겨졌다. 그러나 항아가 홀로 신선이 되서 하늘로 승천한 걸 알게 된 옥황상제는 남편 버리고 혼자 신선이 된 죄로 달에 보내버렸다는 전승도 있다.
  7. 동양 설화에서 달에 살고 있는 동물은 전통적으로 토끼와 두꺼비였다. (섬토(蟾兎)라고 부른다.).
  8. 즉 이 전승에서 항아는 두꺼비로 변하지 않았다.
  9. 제곡의 아내들 중 한 명으로, 해의 어머니인 하희의 여동생이다. 상희는 달의 정기를 제 몸에 스스로 잉태시켜서(이유는 기존에 있던 달이 빛을 잃고 사라져갔기 때문에 그 달을 대처하기 위한 또다른 달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15개의 달(보름달~삭까지)을 낳았다는 전승이 있다. 덤으로 그녀의 딸들인 15개의 달들은 오라비인 10개의 해와 달리 사고치지 않고 얌전히 지냈는지 딱히 이렇다 할 전승이 없다.
  10. 어느 여자가 지금 달을 씻기고 있다. 제준의 아내 상희가 달을 열두 개 낳아 여기에서 처음으로 그것들을 씻겼다. (월신 상희 신화는 후대에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달로 도망간 상아의 신화로 탈바꿈하게 된다.(원가의 각주)민음사판 산해경 311쪽에서 발췌
  11. 즉 이 전승에서 달에 산다는 두 동물(두꺼비, 토끼)은 사실 오강의 아내가 겁탈당해 낳은 아이들이 변한 모습이며, 항아는 두꺼비로 변하지 않고 그냥 원래 모습으로 달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