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王母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도교 전설에서는 여선(女仙)들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는 가장 높은 여신이다. 요지금모(瑶池金母), 왕모낭랑(王母娘娘), 구령태묘귀산금모(九靈太妙龜山金母)라고도 불린다. 옛날 한국에서는 명칭을 줄여 왕모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잦았다. 수하로 파랑새[1]와 구미호를 부린다.
1 개요
도교 전설에 따르면 서왕모는 곤륜산 정상에 있는 궁전에 기거한다. 궁전 왼편에는 요지(瑶池)라 불리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취수(翠水), 산밑에는 약수(弱水)라는 강이 있다. 약수는 용이 아닌 자가 건너려했다가는 빠져죽고 말아 삿된 출입을 막고 있다.[2] 서왕모는 뭇 신선들의 존경을 받으며 반도원(蟠桃園)이라는, 먹으면 불로장생을 가져다준다는 신비한 복숭아 반도(蟠桃)[3]가 열리는 과수원을 갖고 있어서, 반도가 열릴 때쯤이 되면 요지에 모여 반도회를 열어 복숭아를 나눠준다고 한다. 이렇듯 서왕모는 불로장생, 불사를 관장하는 여신으로서 불로장생을 꿈꾸는 이들과 신선도 수행자들에게 깊은 숭배를 받아왔다.
2 유래
《산해경》에서 서왕모가 언급되었을 때 이 여신은 옥산(玉山)에 기거하며 사람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산발한 머리카락에 비녀를 올리고 표범 꼬리와 호랑이 이빨을 가진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형상이었다. 동굴 속에서 세 마리 새들이 가져오는 음식을 먹고 살며 「역병과 다섯 가지 형벌(天厲五残)」을 관장하는, 죽음의 신으로서의 신성(神性)을 띠고 있었다.[4]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서왕모는 불로장생을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부인, 선녀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장자》에서 이미 서왕모는 도를 터득한 진인(眞人)이라 칭하며, 《포박자》에서도 서왕모가 불사의 약을 갖고 있다고 거론하는 것을 보면 서왕모가 불로장생의 술법을 비장한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인식은 춘추시대 때 벌써 자리 잡혔다 봐도 될 듯하다. 여선으로서의 서왕모를 모시는 청조들은 이전까지의 맹금류가 아닌, 그 주인을 따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때때로 봉황을 타고 다니며 청조가 화한 시녀들에게 생황을 연주시키곤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여선이 된 서왕모는 이윽고 한나라(전한) 무제 시대를 거쳐 옥산이 아니라 서쪽 곤륜[5]의 주인이자 여선들을 총괄하는 최고위 여신의 자리에 올라, 민간의 숭배를 바탕으로 도교 최고신의 자리에 오른 옥황상제의 배우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였다. 송나라 태종 때 편찬된 《태평광기》에서 서왕모를 설명할 때 "동방의 지극한 기가 모여 목공(동왕부)을 이루었고, 서방의 지극한 기가 모여 서왕모가 되었다"고 서술하는 것을 보면, 중국 민간 신앙에서 서왕모가 태고의 여신이자 삼황오제로도 꼽히곤 하는 여와를 제치고 가장 높은 지위의 여신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3 전설
- 상고 시대 황제와 치우가 싸울 때 황제에게 구천현녀를 보내 치우를 물리칠 병법을 전수하도록 지시한 것이 서왕모라 한다.
- 《목천자전》을 보면 주나라 목왕이 서쪽으로 외유했다가 서왕모를 만나 세월 가는 줄 몰랐다고 전해진다.
- 《포박자》에서는 태양을 사살한 영웅 예와 그 처 항아에게 불사의 약을 준 것이 서왕모라 한다. 궁선 예가 하늘로 오를 수 없게 되자 서왕모를 찾아가 불사약을 받아왔다. 이 때 서왕모는 예가 쌓은 공훈과, 질투로 인해 버려진 그의 처지를 가여이 여겨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불사약을 내어주었다. 근데 그건 항아가 날름...
- 전한의 무제 때는 서왕모가 직접 무제의 궁성을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이 때 동방삭이 서왕모의 반도를 훔쳐먹었음이 탄로난다.
3.1 서왕모의 딸들
서왕모에게는 다수의 딸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왕모의 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새들의 여신'으로도 알려진 태진왕부인(太眞王夫人)이다. 한편 고전소설 《봉신연의》에서는 호천상제(천제)와의 사이에서 용길공주를 두었다고 하는데, 용길공주는 다른 전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는 《봉신연의》 고유의 인물이다.
4 대중문화 속의 서왕모
4.1 한백무림서
무협소설 시리즈 《한백무림서》의 등장인물.
상기의 대략적인 신화, 전설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재해석된 존재. 작가의 말로는 술법 세계에서 본다면 사패급의 인물이라고 한다. 뭐야 이거 무서워 오랜 세월을 살아와서 자신의 근원에 대해서도 흐릿해한다. 그렇다고 이지적인 부분이 쇠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최고위의 신선쯤의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작중 뱀파이어와의 연관을 언급하기도 하고[6] 동방삭과도 조우한 적이 있다 서왕모의 말에 의하면 동방삭은 근본적으로 인간이고, 온 천하에 동방삭과 같은 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서왕모 본인이 아는 경우는 딱 한 명. 아마도 방랑하는 유대인 아하스 페르쯔라고 한다.
한백무림서 작중 서왕모는 근본적으로 도력이 높은 인간이 신선이 되는 그런 경우는 아닌 듯하다. 어쨋든 속세의 인간들이 쉽게 볼 수 없고 자신도 쉽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만나기만 하면 기연을 쏴주는 분이다. 강설영 일행 전체의 내력을 정순하고 깊어지게 하였으며 천잠보의를 만들 수 있는 결정적 재료를 제공하였다. 본문에 묘사는 되지 않지만 화산질풍검 청풍과도 인연이 있어 십단금의 전반 오초를 파훼할 깨달음을 선사하였다고 한다. 내력 증진이야 무협물에서 단골로 쓰이는 소재이지만, 청풍의 성장기를 그린 《화산질풍검》에서도 청풍과 서왕모의 조우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화산질풍검》의 작중에서 이른 경지 이상의 성취를 제공했다는 점에 있어서 아마도 《한백무림서》에서 만날 수 있는 기연 중에서 최고급 기연을 제공할 수 있는 인물로 생각된다.
일단 오래 산 만큼 동방혈족과 관계 된 사방신검과 관련 된 기연을 제공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다. 후일에 창안했다고 언급되는 사신검공에 도움이 되는거라든가 말이다.
그리고 한백무림서의 후일이 언급 된 내용중에 사교를 퍼뜨리며 자신을 서왕모라고 하는 여성이 혼란을 일으키는데, 그걸 청풍이 해결한다고 한다. 어쨋든 이 일을 해결한 덕분에 청풍은 서왕모에게 기연을 얻는다.
4.2 날아라 슈퍼보드-환상 서유기-
환상서유기에서 나타나지 않은 최후의 배후세력. 옥황상제의 부인으로 현재는 별거 중이다. 그 이유는… 서주에서는 성과 절 등으로 이루어진 4개의 방어벽으로 호위하고 있는데, 이는 그녀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준다. 고대의 전쟁에서도 소나타와 서왕모가 참전해서 옥황상제가 이길 수 있었고, 게임의 후반부에서 디트리히의 조언에 의해 북주로 가지 않고 서주의 서왕모에게 지원을 요청하러 간다. 그리고 거기에 마탑이 있었다. 게임이 제대로 완성되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등장했을 인물.
5 관련 항목
-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예쁜 파랑새가 아니다. 청동빛 색을 띈 거대하고 사나운 맹금류의 모습에 가깝다. 파랑새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파랑새와
나름대로구분하기 위해 '청조'라고 읽기도 한다. - ↑ 기러기 깃털도 가라앉는다고 한다. 때문에 고전 문학에서는 장애물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 ↑ 선도 복숭아라고도 불리는 전설 속의 과일.
- ↑ 고대 중국에서 해가 지는 서쪽은 본래 죽음을 상징하는 방위였다.
- ↑ 옥산을 곤륜산의 한 봉우리, 혹은 요지 주변을 둘러싼 산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 과거 뱀파이어였는데 극복하고 신선같은 존재가 됐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 때 다른 뱀파이어들을 불쌍히 여기는 어투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