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무문

1 고사성어

고사성어
큰 대길 도없을 무문 문

1.1 겉 뜻

큰 길에는 문이 없다

1.2 속 뜻

원래 유래를 따르면 '도에는 별다른 조건이 없다[1]' 이나 김영삼 전대통령의 좌우명으로 알려지면서 뉘앙스가 조금 달라졌다. 자세한건 후술.

1.3 출전

송나라 선승 혜개가 수행의 이치를 담은 화두를 모은 책 ‘무문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석 1.

大道無門 千差有路(대도무문 천차유로)
대도에는 문이 없으나 갈래길이 천이로다
透得此關 乾坤獨步(투득차관 건곤독보)
이 빗장을 뚫고 나가면 하늘과 땅에 홀로 걸으리

해석 2.

大道無門 千差有路(대도무문 천차유로)
큰 길에 들어가는 문은 없으나, 그 길은 어떤 길로도 통한다.
透得此關 乾坤獨步(투득차관 건곤독보)
이 길을 잘 지나면, 홀로 천하를 걸으리라.

1.4 김영삼 전대통령의 좌우명

고사성어라고 보기도 힘들 만큼 쓰이지 않는 말이었으나, 한국에서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좌우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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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휘호. '갑자'라고 적혀 있으므로 1984년에 쓴 작품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쓴 뜻은 "큰 길엔 아무런 막힘이 없다" 라는 의미, 즉 자신이 운을 타고 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 하지만 이것은 원래 혜개가 쓴 뜻과는 안드로메다로 멀어졌는데, 혜개는 "도를 닦는 것은 쉽게 보이지만 옳은 길을 찾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앞의 대도무문만 쓰면 원래 혜개가 의도한 뜻과는 의미가 정 반대가 된다. 그래서 IMF를 불러왔다.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에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을 때, 김영삼 대통령이 대도무문을 쓴 휘호를 선물하기도 했다. 클린턴이 뜻을 묻자, 통역을 담당하던 박진 의원이 '정의로움은 모든 장애물을 극복한다(Righteousness overcomes all obstacles)'라고 적당히 의역해서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래도 의미가 막연했는지 클린턴이 의아해 하자 '대도에는 문이 없다(A high street has no main gate)'라고 먼저 직역한 뒤, 미국 스타일로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A freeway has no tollgate)'라는 얘기라고 설명을 덧붙이자, 클린턴이 그제야 알았다는 듯이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터지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좌우명을 大無門이라는 말로 비꼬게 된다.

1.5 기타

  • 온갖 고사성어가 다 나와있는 중국의 바이두 백과에서도 "대도무문(大道无门)"은 그저 무협소설 제목으로만 나와 있다. 항목 현대 중국어는 물론, 한문에서도 거의 안쓰이는 말이라는 의미. 물론 이 소설은 아래 설명할 한국의 무협소설과는 다른 것이다.

2 무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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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무문》(大道無門)은 대한민국무협소설이다. 작가는 사마달·유청림 공저.

책의 앞표지에도 쓰여있듯이 한국현대정치사를 무협소설화한 사상 초유의 가상정치무협소설이다. 해방 후 50여 년의 격동의 한반도 역사를 주도했던 김영삼, 김대중, 김일성,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의 인물들을 무협이라는 틀 속에서 새롭게 구성하여 각색, 풍자했다. 사마달의 무협소설 '대도무문'에서는 8.15 광복에서부터 남북전쟁, 4.19 혁명, 유신군사독재, 5,6공화국, 김일성 사망, 그리고 미래의 남북통일까지를 무림계의 패권다툼에 빗대어 치밀하게 전개시켜 놓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암시하는 인물 곡운성이다. 여기에 김대중, 전두환(주청산), 노태우를 비롯하여 김일성, 이승만, 백범 김구, 박정희, 김종필(정풍)[3], 김정일(천세명) 등 한국현대사를 장식한 주연급 인물들과 이회창(고죽 선생), 이후락(후량), 차지철, 박헌영, 함석헌, 장세동(장웅), 김재규, 김동영(군사 비영), 최형우[4], 이기택(만위풍), 박철언(추완), 박찬종(백천준), 조순[5] 등의 인물이 중국식 이름으로 소설 속에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 곡운성이 주인공인 이유는 아주 심플한데, 이 책이 출시될 떄가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어서 인기 상종가를 찍고 있던 1994년이었다. 그리고 제목인 대도무문은 김영삼의 휘호였다. 그래서 IMF를 거치고 초판 출판 5년 후에 E-Book으로 재판되었을 때에는 평가가 상당히 바뀌었으며, 2010년대 들어 작중 등장인물 대부분이 작고하거나 정계를 떠난 시점에서 보면, 작가의 날카로운 안목이 새삼 돋보이는 작품.

작중에서는 1995년의 1차 전국지방동시선거 시점까지 실제 역사를 다루고, 그 후는 북룡맹이 2번째 남침을 시도한다는 가상역사로 넘어간다. 결국엔 북룡맹이 멸망하고 전 무림이 대동단결을 이룬다는 해피엔딩.

소설이 완결된 시점에서 20년이 지난 2015년 시점에는, 등장인물들의 원 모델들 대부분이 고인이 되거나 정계를 떠났다. 한 가지 이채로운 점은 작중 독고무적의 장례식 때, 딸 독고혜 가 한 장면 등장한다는 것.

2.1 등장인물

2.1.1 곡운성 (김영삼)

남해의 작은 섬인 금사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청운의 꿈올 불태운다. 삼 년의 대혈란이 계속되던 난세의 시기에 중원무림으로 나가 대활약을 펄치고 자신의 명성을 천하에 떨친다. 야심가인 독고무적을 만나 그의 회유를 받지만 거절하고 고난의 길을 택한다. 그날 해남검파의 장문인이 되어 무림의 대권에 도전한다.

.. 나는 진정한 백도무림의 완성에 내 혼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이순긴부터 내가 나아갈 길은 투쟁으로 점첨될 것이로되, 혼돈으로 어지러운 무림계가 진정한 평화를 쟁취함 매까지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것이며, 필요하디면 지옥의 유황불 속에라도 들어가겠다. ..무림계는 환골탈태로 거듭나야 한다. 썩은 껍질을 벗겨내고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거기엔 엄청난 희생과 고통이 수반될 것이지만 위대한 보상이 따를것이다.

초반 특기는 금사도의 어떤 고대 유적을 보고 몸에 익히게 된 일명 '불마신공'이라는 무공(막강한 내공이 제공되며 위기 상황에서 폭주도 가능하다)이며 중반 이후로는 검강을 특기로 한다. 무림 출사후 만난 구금성수 백수범을 필두로 기연을 만나 하나씩 배워나가며 불마신공의 완전판을 이루는등 주인공 보정으로 도배되어 있다. 심지어 성격마저 호기심 강하고 혈기 왕성한 열혈 청년.

2.1.2 담정 (김대중)

천재적인 상술로 바다를 오가며 해상무역에 종사하다[6] 무림에 뛰어든다[7]. 구대문파청성파의 신임 장문인으로 추대되면서 눈부신 속도로 입지를 강화한다. 북룡문과의 싸움에서 놀라운 능력을 보이며 무림의 영도자로 부각된다. 그날 무림맹을 장악한 독고무적의 철권통치에 맞서 싸운다.

.. 내 인생에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이 땅의 무림동도들과 내 양심 앞에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리라. 죽는 순간까지 대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특기는 이기어검술로 한 번 발검하면 상대의 어디 한 군데쯤은 떨어져나간다. 담정의 목표는 노을을 베는 수준에 이르는 것[8]. 비록 종반에 이르러야 겨우 경지에 도달하지만, 이 미완의 이기어검술로 원나라 잔존 세력을 일소하고 북원 제일의 맹장이라는 오마합까지 쓰러뜨린다. 열혈 청년 이미지의 곡운성의 라이벌답게 차분하고 사려 깊은 이미지.

2.1.3 천일비 (김일성)

장강 이북의 북무림을 흑도의 깃발 아래 장악한 후 무림맹을 침공하는 대혈란의 주역. 사상초유의 불가사의한 마공을 익혀 무림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다. 주화입마가 의심되는 상태에서도 일종의 무력시위로 건재를 과시하는 괴물.

.. 위대한 흑도인들이여! 우리는 단 한순간도 투쟁을 멈추어선 안된다. 우리의 삶은 투쟁으로 시작하여 투쟁으로 끝나야 하며. 그것만이 흑도천하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 전쟁에서 우리가 잃을 것은 남무림의 경계선이고, 얻은 것은 무림통치의 일이다! 만약 무림의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내 몸이 차갑게 식어 시신으로 변하는 순간이 온다면, 내 전능한 힘과 영혼이 후계자를 키울 것이며 기필코 대를 이은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아들 천세명(김정일)과 함께 무림 통일을 노리지만...

2.1.4 하후승 (이승만)

무림을 떠나 반원활동을 벌이다 에 의해 멸망하자 무림맹의 초대 맹주로 등극한다.

.. 본 맹주는 멀어진 백도무림의 단결과 번영을 위해 한 평생을 바쳐왔소. 만약 내게 독선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무림을 위한것이오.. 이제 전 무림인들이 맹주의 자리에서 믈러나라 요구한다고 하니.. 나는 비탄의 심정으로 그 요구를 받아들이노라. 바라건대.. 호시탐탐 흑도통일을 노리는 무리들을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9]

물러나고 난 후에는 왜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물론 그의 제자인 제갈생은 독고무적에게 잡혀서 오체분시를 당하고 만다.

2.1.5 백수범 (김구)

평생을 반원흥한의 활동에 몸바친 인물로 하후승과 함께 무림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거목. 원이 북막으로 물러난 후 남북으로 갈려 서로를 상잔하는 무림의 상황을 애통히 여기고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 나는 장강을 건너오며 마음속으로 이 땅의 무림동도들에게 맹세했소. 천일비 그와의 담판에서 무림통일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장강을 무덤삼아 자결하겠다고 말이오.[10]

2.1.6 독고무적 (박정희)

무림맹의 지시하에만 움직이게 되어 있는 남창지부의 지부장. 북룡문과의 싸움에서 가장 혁혁한 공로를 세운다. 북룡문과의 전쟁이 끝난 후 강력한 친위세력인 철갑기마대를 이끌고 무림맹을 장악, 대권을 손에 넣는다. 생전의 천일비와 일전을 치를 기회가 한 번 있었고[11], 당시 절정의 무위를 과시하는 천일비를 감당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고수였다.

.. 내가 죽은 후 내 무덤에 침을 뱉어도 좋다.[12] 그러나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누구도 무림을 다스리는 내 방법을 거역할 수 없다. 전 무림인들이 내 뜻을 몰라준다해도 나의 신념과 의지를 비꿀 수는 없다!

2.2 평가

대도무문을 소설 그 자체로만 평가한다면, 상당히 잘 쓰여진 무협소설이라 할 것이다. 실존 인물에 대한 패러디가 무협소설의 요소에 적절하게 잘 녹아들어가 있는 수작. 내용 자체도 전형적인 영웅의 일대기로 주인공이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라이벌들과 경쟁하며, 기연을 얻어 성장하는 과정이 비교적 무난하게 서술되어 있다. 또 80~90년의 무협소설답게 기정소설적인 요소도 적절히 섞여 있다.

하지만 정치풍자라는 면에서 본다면,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우리나라 근대사에 빗대어 저술된 소설치고는 거의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발간된 작품답게 주인공 곡운성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13], 다른 인물들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 역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부분 미화로 점철되어 있다[14]. 즉, 실존 인물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는 상술하였듯이 IMF사태 이후로 이 소설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바뀌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물론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의 지지율은 80~90%라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고, 김영삼은 언론/풍자 탄압과는 거리도 먼 민주주의 투사 출신 대통령이었다. 당시에 쏟아져나온 김영삼 찬양 만화/소설/유머들은 국민들이 진심으로 YS를 긍정적으로 보았던 그 시절의 결과물이었다.

요컨데, 무협소설 자체로는 상당한 수작이라 할 수 있으나, 실제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나 비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냥 재미로 읽기에 적당한 패러디 무협소설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997년 중앙일보 이재정 기자가 비슷한 컨셉으로 "대권무림"이라는 패러디 무협소설을 지상에 연재한 바 있다.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여기서는 당시 김대중-이회창의 대통령 선거를 패러디했다. 김대중의 작중 이름은 대중검자, 이회창의 작중 이름은 회창객. 이인제의 작중명은 인제거사.

2.3 관련 항목

  1. 뒤에 천차유로(千差有路)가 붙으면 '도를 닦는데는 쉬워보이나 길이 여러갈래이다'가 된다.
  2. 정확히는 뭐뭐뭐뭐 대도무문 8자라고 하지만 나머지 4 글자는 안 보인다. 그러나 병사들이 출정할 때 또 2개의 군기가 등장하는데, 바로 疾如風徐如林侵掠如火不動如山로서 풍림화산의 손자병법 원문의 일부를 적었다.
  3. 김종필이 젊었을 적 추진한 정풍운동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추정)
  4. 좌동영 우형우라 불렸을만큼 YS의 최측근이었다.
  5. 1995년 지방선거에서 DJ의 지원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상황을 가져와 묘사. 무공과 지략을 모두 갖췄지만, 고죽 선생보다는 비중이 적다.
  6. 실제로 김대중은 젊은 시절에 해운 회사를 운영한 적이 있다.
  7. 본래 청성파 쪽 사람이었으나 무림을 떠나 무역업을 한 것.
  8. 저녁놀이 때때로 대기만성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일례로 JP는 2016년에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 태양이 되고 싶었다.”며 마지막까지 정치적 포부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9. 4.19 혁명 직후 하야 성명을 패러디한 것이다.
  10. 남북회담을 앞둔 김구의 유명한 '삼팔선을 베고 누울지언정 남북 분단은 있어선 안된다'이다.
  11. 원나라 통치 시절 실력을 인정받아 절세의 무공을 사사받았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자 오히려 자신을 해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 되었다는 걸 인지, 천일비와의 1 : 1 승부를 미룬다. 두 사람의 대결은 훗날 독고무적이 아꼈던 신임맹주 주청산(전두환)이 천일비, 천세명의 총애를 받는 맹장 장천린(창작 인물)과 일전을 벌이는 대리전으로 이어진다.
  12. 박정희가 생전에 가끔 한 말이라는 일설이 있다. 조갑제의 박정희 전기인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의 제목도 이와 관련이 있다.
  13. 라이벌 캐릭터인 담정만 해도 적의 미약에 중독되어 이성을 잃었다지만, 지나가던 여자를 겁탈하는 흑역사를 갖는다. 그나마 그 지나가던 여자가 사실 썸녀(?)였고 담정이 중독상태임을 알자 저항을 그만둔것으로 무마하려는 시도는 했다.
  14. 이승만을 모델로한 하후승은 옆에서 눈과 귀를 흐린것이라며 실드를 쳐준다. 애초에 작가가 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니 좋게 써주려했다고 대놓고 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