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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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軍紀

military discipline

병사를 자식처럼 부르면 어디든 따를 것이다. 병사를 사랑하는 자식 대하듯 하면 목숨을 바쳐 충성할 것이다.

- 손자

군기(軍紀)는 군대의 기율(紀律)이며 생명과 같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2조(기본정신)-

군대의 기강.[1]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뜻. 보통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2]하고, 군대의 기율을 지킨다."는 개념으로 쓰인다. 즉 민간인과는 다르게 군대의 일원으로써 항시 전투에 대비하여 군인정신을 다잡아 흐트러지지 않고 전투력을 보존하며 군대의 정해진 규칙을 지킨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군대라는 조직 특성상 필수 불가결한 개념이다.[3]

그러나 한국군의 경우 개념 자체가 묘하게 변질되었다. 위에서 군기란 '전투에 대비하여 규칙을 지키는 것'으로 쓰였지만, 한국에서 군기를 요구하는 놈들 앞에서 '전투/조직의 운영목적/돈벌이/소중한 생명의 안전' 등의 원론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규칙을 준수하자고 들면 큰일난다. 이놈들이 요구하는 군기라는 것은 똥군기로, 자기 앞에서 긴장한 모습으로 상명하복하면서 까라면 까라는 것을 지켜주어야 군기가 잡혔다는 소리를 듣는다. 즉, 맞추어 줘 봤자 국가나 조직의 목적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의 부당한 이익에 복종하는 것이요, 안 맞추어 주면 군기가 해이해졌다며 가혹행위를 당할 뿐이다. 한 마디로 충성과는 다른 개념.

군기를 요구한다는 상황을 외부인의 눈으로 살펴보면 상급자를 위한 비위맞추기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전투대비나 기강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단지 선임의 맘에 안든다는 이유만으로 군기 빠졌다는 말을 쓰는 것이다.

  • 후임의 말투가 마음에 안 든다면서 꼬투리를 잡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예절을 잘 지키더라도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갈굴 수 있다.
  • 청소가 더럽다면서 꼬투리를 잡지만, 실제로는 아무리 깨끗하게 해도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갈굴 수 있다.

또한 굳이 일선 부대들의 내무생활이 아니더라도 어떤 주제가 높은 사람의 눈에 거슬릴 때에도 등장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 전투복 상의끝 넣어 입기. 미군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는 한국군 내에서도 미군처럼 바깥으로 빼서 입자[4]고 수 차례 건의가 올라왔으나 그 때마다 폼이 안 난다는 이유[5]로 취소되었다. 걍 병들에게도 정복을 지급하라고!! 그러다가 다행히 신형 디지털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상의는 바깥으로 빼내어 입게 되었다.

한국군에서 말하는 군기란 '전투력 강화, 전쟁에서 승리, 안전 확보' 같은 개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졌고, 봉건제의 영향 탓에 병적으로 군기와 정신력에 집착하던 일본군에서 그대로 계승 것으로, 비합리적이고 온갖 웃기지도 않는 조치를 모조리 정당화시킬 수 있는 만능 개념이 되어버렸으며, 실제로도 인원부족, 장비부족 등으로 못하는 일을 가지고 "군기가 빠져서 안 한다"란 식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작 현재 일본에서는 군기라는 단어 자체를 사람들이 모른다. 쉽게 말해 사어(死語)가 된 것. 그런데 한국에서는 계속 쓴다.(...)[6]

또한 특수부대특전사사제장비 사용금지 등등. 병사들은 서로 차별감을 줄 수 있어 금지한다지만 특전사들은 필요물품이 여러가지고 양도 적은데다 수시로 바뀌는데 위에서 그걸 일일이 챙겨주기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다. 괜히 미국 특수부대에서 개인물품을 가져오는 것을 허락하는 게 아니다. 게다가 군에서 주는 특전조끼는 각종 파우치를 MOLLE로 달았다 뺐다 할 수 있는 대세와는 달리 아예 박음질을 해 버린 병맛임에도. 결국 한국의 신형 군장에도 모듈화 시스템이 채용되었지만, 문제는 규격이 사실상 전세계 공통 규격인 MOLLE가 아니라 독자 규격을 채용하는 병크를 터트렸다. 이 외의 군대의 더 많은 문제점에 대해선 병영부조리 항목 참조.

더군다나 징병제의 영향으로 군대만이 아니라 민간사회에서도 군기를 강요하는 막장행보가 심심찮게 보이기에여기가 아직도 군댄줄 압니까 더욱 문제다. 심지어 가장(家長) 또는 부모가 매우 엄한 집안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으며 이 곳에서 자란 자식들은 당연히 군기대상 0순위다. 특히 군대를 갔다왔던 아버지들의 경우가 더욱 그러할 정도였다. 군기가 센 해병대 출신은 더욱 말할 것도 없으니. 대학이나 직장 등에서도 예비군 남학생이나 군 장교 및 부사관 또는 사병 출신 남자 상사 등의 경우에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사회에서의 똥군기는 사회 전체를 병영 사회화 시키므로 강력하게 근절 되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군기는 전방이 세고, 후방이 그나마 전방보다 약한 것이 일반적 견해. 전방은 군인들이 너무 많아서 관리가 어렵지만 후방은 군인들이 적어서 관리가 쉽다나 뭐라나. 물론 최전방은 전방을 능가한다. 하지만 전방은 인원이 너무 많아서 관리할 때 엄청 빡세게 할 수밖에 없다고도 한다. 참고로 전방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오락시설을 많이 들여놓는다고 한다. 국방일보에 나오는 부대만 들여놓겠지? 그거보다 들여놓은 부대만 국방일보에 내는게 더 쌀거같다.

그러나 의미가 '왜곡된' 경우의 군기는 어딜가나 더럽다. 굳이 최전방, 전방이 아니더라도 후방에서도 똥군기가 가득찬 부대는 흔히 볼 수 있으며 대다수를 차지하는 육군이 아닌 해군, 공군의 경우도 보직과 자대를 막론하고 똥군기는 존재한다. 거기다가 해병대라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담으로, 2014년 11월 15일 YTN 22시 뉴스와이드에 "군기"에 대한 영상이 나오면서 자료의 출처로 엔하위키 미러가 등장했다. 어?

1.1 참고

2 軍旗

이 문단은 사시모노(으)로 검색해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 각 부대를 상징하는 깃발. 고대로부터 깃발을 각 부대가 모이는 위치로 삼았기에 부대를 상징하는 물품이 되었다.
부대를 상징하는 만큼 매우 중요한 것이다. 현대엔 그냥 대대 이상 지휘부가 지휘부에 모셔두다가 큰 곳 점령해서 사령부 세우면 꽂아두는 수준이지만, 현대 이전까지는 깃발을 정말 전장에도 가지고 나와서 중심으로 삼을 정도였다. 메가폰도 무전기도 없는 당시에 수 만 명이 뒤엉켜 싸우는데 어느 부대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잖은가? 그래서 대개 크고 아름답다. 군기 하나에 200명이 달라붙어서 들고 다녔다는 카더라도 있다.

삼국지에서 "적들의 숫자가 몇 기(旗)나 되었다"는 표현이 있는데, '깃발 = 부대'라고 여길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바람이 불어 대장기가 부러지니까 싸움에 졌더라클리셰도 있다. 가끔 이를 야습의 징조로 파악하고 역관광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병법에서도 이것의 중요성을 강요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대표적으로 오기오자병법에선 "키가 작은 자는 창을 쥐어 체력의 약점을 극복하고 키가 큰 자는 활을 들어 높이의 이점을 살리며, (…) 가장 용맹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에게는 군기를 쥐어주거나 군고(軍鼓)를 치게 하라"는 구절이 있다. 군고를 쳐서 부대에 지시를 내리고, 군기를 들어 부대의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이들이 제1목표가 되는 일이 잦기 때문.

로마군은 '아퀼라'(독수리를 뜻하는 라틴어)라는 금/은도금한 나무로 만든 독수리 모양 조각을 장대에 단 것을 군기로 썼는데, 군기를 잃어버리고 그냥 도망친 부대에게 10명 중 한 명을 무작위로 뽑아서 동료들이 직접 그들을 죽이게 하는 엄청난 형벌을 가한 사례도 있고, '군기 근방에서 전사한 시체를 발견'하면 명예롭게 싸웠다고 대우하기도 했다. 피드나 전투 때는 로마군 선봉이 팔랑크스의 도산검림(刀山劍林)에 겁을 먹고 나가지 않았는데, 지휘관이 팔랑크스 앞에 군기를 던져놓자 병사들이 (군기를 되찾기 위해) 빽빽한 창날에 닥돌을 개시했다고 한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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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파르티아와 국교를 회복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크라수스의 패전으로 뺏긴 로마군 독수리 군기를 반환하는 것'을 들기도 했을 정도로 군기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군기를 드는 기수를 "벡실라티오"라 불렀으며 표범, 곰, 늑대 등 맹수 머리가 달린 가죽을 투구 위에 덮어쓰는 장식을 했다. 또한 군단 예하 각 코호르스(대대/천인대)는 아퀼라 군기에서 독수리를 로마식 경례를 하는 오른손 모양 조각상으로 교체한 대대기를 사용하였다.
영국 해군은 바다에서 쓰는 국기를 Ensign이라 불렀는데, 장교 중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장교가 국기의 게양을 담당했기 때문에 나중에 해군 소위를 뜻하는 단어로 확대되었다. 이 소위를 지키는 군기 호위 하사관(Colour Sergeant)은 뚜렷한 전공을 세워 군에 기여한 이들에게 부여하는 영예로운 계급이자 직책이다.

전투 중에 지휘부까지 개발살나서 적 부대에게 군기를 탈취당하게 되면 똑같은 방법으로 아군기를 찾아오지 않는 이상 군기를 뺏긴 부대로 영원히 남게 된다. 때문에 일부 부대는 군기를 탈취당하기 직전의 상태에 도달할 경우 '뺏기느니 없애버리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군기를 불태워 버리기도 한다. 이 '군기 소각 행위'는 가상매체에서 완전히 포위당하거나 전멸 위기에 몰린 부대의 마지막 퍼포먼스라는 클리셰로도 남아 있다.
반대로 적군의 군기를 털어왔다면? 당연히 아싸 조쿠나~! 과거에 군인이나 장수들이 세운 공로 기록을 보면 '깃대 몇 개를 꺾었다'는 기록이 종종 나온다. 군기를 빼앗는 것(혹은 깃대를 꺾는 것)은 적장을 잡은 것에 준하는 큰 전공. 소련의 영상 중에는 2차대전 종전 후, 시민들 앞에서 참전 부대들이 탈취해 온 독일군 깃발들을 들고 사열하거나, 사열 후 한 곳에 던져 쌓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있다.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 수비대가 미군으로부터 수자기를 탈취당한 바 있다. 현재 대여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긴 하지만…….
한국 육군 제27보병사단은 특유의 부대명과 위치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사단기를 뺏긴 부대로 오해받기도 한다. 실제로 6·25 때 전멸하고 기를 빼앗긴 사단은 27사단이 아니라 7사단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다.[8]

군기는 부대 지휘관이 있느냐 없느냐를 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장성기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중대기를 든 한 무리의 군인들이 지나간다면, 그 대열에 중대장이 있다는 뜻이다. 실례로 모 해병 부대에서는 전투체육 시간에 어느 병장이 폼 나게 한 번 알통구보 해보자고 중대원을 이끌고 나온 뒤 중대기를 들고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 영내 구보를 했는데, 그 광경을 본 대대장이 중대장을 보러 나왔다가 없어서 혼란에 빠졌다고…결국 중대장이 부랴부랴 나와서 중대기를 회수했다고 한다.[9]

이런 군기를 잃어버리면 그 날로 헬게이트가 열렸다고. 어떤 부대가 전시에 군기를 잃어버려서 이후 군기 없이 계속 갔다는 카더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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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까지의 일본은 사시모노(指物)라고 해서 장수들이 군기를 등에 지고 다녔다. 물론 시종이 손에 들고 다니기도 했다.

3 軍氣

군대의 사기. 하지만 맨 위의 군기와 발음도 같고 의미도 아주 비슷해서인지 인지도가 낮다. 뭣보다 공식매체등에서 보통 군의 사기라고 부르는 게 크다.
  1. 이전에는 군대의 기강 또는 사기라고 적어놓았으나 군기와 사기는 별개의 개념으로 군기가 잘 잡힌 군대와 사기가 높은 군대는 다른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군기가 잘 잡혀 있는 군대가 사기 또한 잘 오른다. 아니 잘오른다기보다 높은 사기가 잘 무너지지 않다는다는게 정확하겠다. 그리고 군기는 잡혀있으나 사기는 낮은 경우는 있어도, 군기는 해이한데 사기는 충천한 군대란 없다. 전자의 예가 적벽대전 후 패퇴하여 무사히 도망치기까지의 조조군으로 지휘관의 명령에 제대로 따르는등 군기가 무너졌다 싶은 일은 없없건만, 사기가 바닥이었다. 그리고 후자의 예가 은하영웅전설에서의 문벌대귀족의 군대로 평상시에는 지나치게 호전적인데다 생각이라는 것이 없을 정도의 열혈이면서도, 실전에서 약간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모랄빵이 나며 무너졌다...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기강은 해이해도 사기가 충천한 군대의 예시는 게르만족이나 바이킹 등의 약탈부대가 있다.
  2. 국방부의 정훈교육 교재에도 절대복종이라고는 서술되어 있지만 이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부연설명 해놓았으며 병사 개개인의 능동적,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적어놓았다. 즉 위법적인 명령에는 불복종이 가능하다. 무조건적인 항명과는 다르다. 이 경우 정당한 사유에 따른 거부의사를 밝혀야 하며 계속 상관으로부터 위법한 명령, 지시가 강요되면 더 높은 직속 상관 혹은 행동강령책임관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 애초에 위법적인 명령을 그대로 따르면 따른 본인 역시 처벌된다.
  3.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평소에 군법에 의거하여 철저한 신상필벌을 통해 군기를 다져 놓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군대란 조직은 무기란 위험한 물건을 다루고 항상 적과 대치하는 집단인 만큼, 조금만 긴장이 풀어져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지휘체계와 원리원칙에 따른 군기확립은 군대로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4. 상의 안쪽에 적힌 취급주의사항 1번 항목이 '바지 바깥으로 빼서 입으시오(Wear outside of trousers)'다. 이게 간단해 보이지만 효과는 굉장히 좋다. 포복시나 군장으로 인한 허리의 피로를 10% 이상 감소시킨다는 미군의 보고서도 있다.
  5. 정확히는 상의를 빼입으면 장군들이 착용하는 가죽요대가 안 보인다는 이유였다 한다. 똥별들의 입장에선 장군들 뽀대가 병사들 목숨보다 중요하게 느껴졌나 보다.
  6. 영국 SAS와 이들에게서 강하게 영향을 받은 델타 포스DEVGRU 같은 1급 특수부대들의 평상시 군기는 말 그대로 개판 5분전이지만 이들에게 군기를 강요하지 않는 이유는 평상시에 체계적이고 난이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그만큼의 정치적/물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쪽이 유달리 심하긴 하지만 실제로도 지나친 군기잡이는 오히려 전투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에서도 나왔지만 구 일본군이 과연 제대로 된 군대로 보이는지?
  7. 그런데 이 땐 온갖 방법을 다 썼지만 처발렸다. 나중에 이기기는 했지만.
  8. 미군 부대 중에서도 이런 참사를 당한 부대가 있다.
  9. 그 병장은 평소에 군 생활도 잘 하고 후임들에게 인망도 두터울 정도로 성격 좋은 사람이라 중대장이 악의 없는 실수라 판단하고 별 일 없이 넘어간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