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베이스

1 서양의 찰현악기

현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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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류드렐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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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몰라도엄청나게 크고 아름답다.[1]

영어: Contrabass(또는 Double Bass)
독일어: Kontrabass
프랑스어: Contrebasse
이탈리아어: Contrabbasso
에스페란토: Kontrabaso



▲ 드라고네티의 베이스 협주곡 사장조 1악장. 영상 소리가 다소 클 수 있으니 음량을 알맞게 조절하자.

바이올린족 찰현악기들 중 가장 크기가 크고 낮은 음역을 내는 악기. 한국에서는 영어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콘트라베이스와 더블베이스 두가지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재즈 등에서는 일렉트릭 베이스와 구별하기 위해 '어쿠스틱 베이스' 혹은 '업라이트 베이스'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 근데 '어쿠스틱 베이스 기타'는 따로 있다.(...) 그냥 콘베라고 부른다. 아니면 콘트라 (...) 울트라베이스라고 농담삼아 부르기도 한다

일단 같은 현악기들 뿐 아니라, 다른 '한 떡대 하는' 악기들과 비교해도 크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관현악에서는 저음역을 강하게 떠받쳐주는 역할로 빠질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취주악단 중에 실내 공연을 위주로 하는 콘서트 밴드에서도 튜바 등과 함께 저음역을 연주하는 보기 드문 현악기로서 자주 쓰인다. 하지만 그 크기에 비하면 의외로 음량은 크지 않은 편인데, 비올라와 마찬가지로 이 악기도 음량을 강화하려면 지금보다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흠좀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간이 연주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므로 무효.[2]

음량의 취약함과 함께, 저음역에서 주로 노는 악기인 만큼 소리를 구별하기가 오히려 힘들다는 문제점도 있다.[3] 특히 독주악기로 쓰이는 경우는 모든 바이올린족 악기들을 통틀어 가장 적을 정도. 어릴 때 배우기도 꽤 힘든 악기이고, 음을 짚는 지판도 첼로보다 훨씬 길어진 탓에 고음역을 짚으려면 다섯 손가락을 다 쓰고도 모자라 몸체 위를 덮치듯이 허리를 구부려야 한다.[4] 자세한 연주법은 바이올린족 악기들의 연주법 항목을 참조.

이런 탓에 바이올린족 악기들 중 사용에 가장 제약이 많은 악기라는 안습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독주곡이나 협주곡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 그나마 고전 시대에 디터스도르프판할, 호프마이스터, 드라고네티 같은 작곡가들이 몇 곡 쓰기는 했다. 특히 드라고네티는 당시 이 악기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던 베토벤을 직접 찾아가 그의 첼로 소나타를 자신의 베이스로 연주하는 진풍경을 펼쳐 이 악기의 역할을 확장시키도록 설득했다. 웬만한 첼로 연주자들도 못하는 것을...[5]

이후에도 보테시니 같은 거장 연주자들이 이 악기를 위한 독주곡과 협주곡을 썼고, 훗날 지휘자로 대성한 쿠세비츠키도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활동하던 초짜 시절에 협주곡을 하나 작곡한 바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이 투철한 작곡가들에 의해 솔로 레퍼토리들이 확장되고 있고, 간혹 연주할 곡이 너무 부족다고 투덜대는 콘트라베이시스트가 직접 곡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의자도 일반 연주자들이 앉는 것보다 더 높고 길쭉한 의자에 앉아 연주한다. 연주하는 활의 형태도 여러 종류다. 첼로와 비슷한 모양의 '프랑스식' 활과, 손을 활과 수평이 되게 움켜쥐듯 잡는 '독일식' 활로 크게 나뉘는데, 프랑스식은 주로 프랑스이탈리아 등 라틴 계통 국가에서 쓰고 독일식은 독일오스트리아 등 게르만 계통 국가에서 쓴다. 악단에 따라서는 둘 중 하나의 활만 쓰도록 통일한 곳도 있지만, 각자 자신에게 편하고 알맞은 활을 취사 선택하도록 자유롭게 하는 악단들도 있다. 한국의 경우는 독일식이 대세이나, 가끔 프랑스식을 사용하는 연주자들도 보인다. 참고로 독일식 활과 운궁법은 바로크 시대까지 쓰인 고악기 비올에서 사용하던 방식이 화석화된 것이다.

현은 보통 다른 바이올린족 현악기들과 마찬가지로 4현짜리를 쓰는데, 낮은 음역부터 E-A-D-G 순으로 조율한다. 바이올린부터 첼로까지가 5도 간격으로 조율하는데 비해 4도 간격으로 조율하는 것도 차이점. 악보에는 첼로와 마찬가지로 낮은음자리표로 기보하지만, 음역이 너무 낮은 관계로 아예 실음보다 한 옥타브 높게 기보한다.

악기의 크기에 맞춰 현도 굵고 두꺼워졌고, 장력도 대단하기 때문에 첼로처럼 나무 조율펙을 썼다가는 조율펙이 아작나 버린다. 그래서 이 악기만 금속제 톱니바퀴식으로 된 조율펙을 쓴다. 그리고 조율할 때 반드시 실음이 아닌 배음(하모닉스)으로 음을 맞춘다.[6]

이 악기에서 파생된 전자 악기인 베이스 기타처럼 현을 하나 늘려 5현으로 맞추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가장 낮은 B 또는 C현이 하나 더 추가된다. 하지만 5현짜리 콘트라베이스는 오스트리아 이외에서는 찾아보기 의외로 쉽지 않고, 있다고 해도 4현 악기를 개조해 현을 추가로 달 수 있도록 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고전 시대에는 3현으로 된 콘트라베이스도 있었다고 한다. 아주 드물지만 일렉트릭 바이올린처럼 전기 콘트라베이스도 있다. 전기의 힘으로 소리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커다란 울림통이 없어서 연주하기가 오히려 쉽다는 평도 있다.

재즈 공연 때는 드럼이나 피아노, 기타와 함께 리듬 섹션의 역할을 주로 맡는데, 듀크 엘링턴 빅 밴드의 지미 블랜튼이라는 본좌급 베이시스트가 나타나면서 솔로 악기로서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작은 음량을 증폭시키기 위해 흔히 마이크와 앰프를 사용하는데, 마이크는 현과 몸통을 떨어뜨려 공명을 강화하는 브리지 근처에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로 현을 손으로 뜯는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을 쓰지만, 찰스 밍거스마일즈 데이비스 1기 퀸텟의 베이시스트 폴 체임버스 등이 통상적인 아르코(arco. 활로 긋기) 솔로 연주를 선보인 이래로 활도 자주 쓰인다.[7] 특히 재즈 베이스의 피치카토 주법은 일렉트릭 베이스와 마찬가지로 태핑이나 슬랩 등의 주법을 섞거나 빠른 속도로 속주도 가능하기 때문에, 클래식 베이시스트들보다는 인지도 높은 이들이 여럿 있는 편이다.

1950년대 이후 베이스 기타의 대중화로 인해 팝 음악에서는 콘트라베이스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1950년대까지는 로큰롤, 로커빌리 음악의 경우 여전히 콘트라베이스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베이스 기타가 대중화 되면서 팝음악에서는 점점 영역이 줄어들었다. 물론 재즈의 경우 계속 콘트라베이스를 고수하는 구성이 많고, 일렉트릭 베이스와 혼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전 시대의 음악에 비하면 확실히 베이스 기타가 더 많이 쓰이는 편이다. 애초부터 베이스 기타는 콘트라베이스를 가지고 다니기 빡세다고 느낀 재즈 베이시스트들이 애용하면서 확산 된 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일렉베이스는 콘트라베이스의 특유의 푸쉬하는 느낌의 음색과 나무소리의 클래식한 느낌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스탠다드한 재즈를 하는 팀에서는 백이면 백 콘트라 베이스를 사용한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반부터, 로커빌리 리바이벌이라는 조류가 등장하면서 콘트라베이스가 화려하게 부활한다. 1970년대 펑크 록에 영향을 받은 로커빌리 연주자들이 등장하게 된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들은 50년대의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 해서 연주하였고, 이는 펑크록의 단순함과 로커빌리 특유의 멋이 잘 어우러진 음악이 되었다. 50년대의 "멋"을 살리기 위해 베이스 기타는 콘트라베이스로 대체되었고, 이것은 로커빌리 리바이벌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되었다. 대표적인 뮤지션은 브라이언 세쳐가 리더로 있던 스트레이 캣츠. 그 이후에도 하드코어 펑크의 영향이 더욱 가미된 싸이코빌리가 1980년대 중반 탄생하면서 로커빌리나 싸이코빌리 음악에는 당연히 콘트라베이스가 들어가야 하는것 처럼 여겨졌다.[8] 한국의 로커빌리밴드인 스트릿 건즈(前 더 락타이거즈)의 베이시스트 로이도 콘트라베이스를 이용한 화려한 무대메너를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신동으로 손꼽히는 성민제 같은 연주자들이 독주자로 공연하고 음반을 내는 등, 클래식 베이스도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하는 추세다. 다만 청취 영역의 대중화에 비해 교육과 악기 자체의 인지도에까지 그 여파가 확산될 지는 미지수. 실제로 이 악기는 배우고 싶어도 체격이 작으면 대단히 힘들고, 무엇보다 악기 자체가 다른 바이올린족 악기들보다 몇 배는 비싸고[9]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항상 발목을 잡는다. OTL


만화 하멜의 바이올린에서 주인공 하멜이 무진장 큰 바이올린을 들고 다닌다는 설정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그 만화적인 상상일 뿐이다. 작 중에서도 애초에 "저거 더블 베이스 아냐?" 라는 지적이 나오고 대놓고 씹어버린다. 그리고 다시는 언급 되지 않는다. 사실 크기를 같게 만든다고 해도, 결국 나오는 소리는 콘트라베이스의 묵직한 저음 뿐이라는 음향학 상의 법칙 때문에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 아니, 그 전에 나무 조율펙부터 개발살날 텐데.
정작 그러면서 적측의 실질적인 보스 이름은 바로 이 악기의 이름에서 따온 명법왕 베이스라는 것도 아이러니 중 하나(...).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콘트라베이스의 연주자는 카와시마 사파이어 1명 뿐이다. 작중에서는 나오지 않았으나, 울려라! 유포니엄 공식 팬 북 표지에서 사파이어가 콘트라베이스를 번쩍들어올리는데, 콘트라베이스의 무게는 대략 20kg이라고 한다.(...)

2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소설. 향수로 유명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처녀작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인 한 남성의 고뇌를 묘사했다.

모노드라마의 형식을 가진 각본형식이며 그 덕분에 국내에서도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배우는 명계남.

이 연극의 오마주로 《손님은 왕이다》라는 영화도 개봉했다. 흥행은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성지루페이크 주인공, 이선균이 악역을 맡았다. 평소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이선균의 팬이라면 볼 만할 듯.

  1. 그 크기 덕분에 노다메 칸타빌레에 등장하는 단신 콘트라 베이스 연주자 사쿠 사쿠라가 수레에 이걸 짊어지고 갈때 뒤에서만 보면 사람이 가려지는 개그포인트가 있었다. (참고로 사쿠 사쿠라의 키가 148cm다.)
  2. 다만 실제로 콘트라베이스보다 더 대형화된 찰현악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옥토베이스 항목 참조.
  3. 다만 베이스 기타 등 저음이 강조되는 현대 음악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오케스트라를 들으면 오히려 저음을 담당하는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뚜렷하게 들릴 수도 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여러 대가 내는 소리와 콘트라베이스 한 대가 내는 소리가 존재감이 비슷하다...
  4. 사실 첼로도 고음역을 짚을 때 다섯 손가락을 다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웬만한 연주자들은 팔의 길이로 다 커버되기 때문에, 특별히 상체를 굽힐 필요는 없다.
  5. 지금도 디터스도르프와 드라고네티의 협주곡들은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들 중 하나다.
  6. 음이 너무 낮기 때문에 취해지는 독특한 조율법이다. 첼로도 부분적으로 배음으로 조율할 수 있지만, 콘트라베이스는 모든 현을 맞출 때 배음을 써야 한다. 다만 세르주 첼리비다케 같이 조율을 무척 까탈스럽게 하는 지휘자 같은 경우 콘트라베이스 주자들에게 실음 조율을 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그저 지못미.
  7. 이 때문에 피치카토와 아르코 주법을 모두 쓰는 재즈 베이시스트들의 경우, 악기 밑동에 활을 빠르고 쉽게 집어넣고 뺄 수 있는 헝겊 주머니를 덧대어 놓는 경우가 많다.
  8. 물론 그렇지 않은 밴드들도 많다. 초기 싸이코빌리 밴드들은 상당수가 베이스 기타를 썼다. 예를들면 The Meteors, King Kurt같은 밴드들.
  9. 사실 초심자용 악기의 경우나 그렇지 고가군으로 가면 바이올린이 훨씬 비싸다. 즉 진입 장벽이 높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