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항모전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쉽게 말해서 항공모함+전함으로, 전함의 포격전 능력과 항공모함의 함재기 운용능력을 겸비한 군함.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과는 달리 실제 함선이 비행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실제로 함선이 비행하는 전함은 공중전함으로, 우주를 날아다니는 전함은 우주전함으로 따로 지칭한다. 그리고 공중전함이나 우주전함이 항공전함의 특성이나 역할을 수행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항공전함이나 항공모함, 전함은 배, 공중전함이나 공중항공모함은 비행기나 비행선, 우주전함은 우주선으로 분류가 갈리기 때문에 역할이 비슷하다고 해서 동일하게 보면 안된다.
2 특징
2.1 장점
항공모함과 전함의 기능을 합쳤기 때문에 양자의 능력을 모두 쓸 수 있다. 함재기를 출격시켜 적을 공격할 수 있고, 가까운 거리에서는 포격전으로 적을 상대할 수 있으므로 그만큼 범용성이 높아진다.
2.2 단점
비행기도 날리지 포격도 하지 만능군함입니다 항공모함과 전함의 기능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은 양쪽 기능 모두 어정쩡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슷한 크기의 전함과 비교하면 포격전 능력이 떨어지고, 항공모함과 비교하면 함재기 운용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항공모함과 전함의 기능을 모두 가지려면 배의 절반은 항공모함으로, 나머지 반은 전함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크기의 전함이 주포탑 3개를 달고 있다면, 항공전함은 주포탑 하나나 둘밖에 못달며, 위치도 함의 전방이나 후방으로 크게 제한된다. 그 이유는 나머지 1개의 주포탑을 달 공간에는 비행갑판을 깔기 때문이며, 함체의 전방이나 후방중 하나는 비행갑판이 차지하게 될 정도로 비행갑판의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이것은 항공모함으로 쓸 때도 마찬가지여서, 비슷한 크기의 항공모함에 비해 비행갑판의 면적이 크게 줄어든다. 애초에 항공모함은 아일랜드같은 시설을 제외하고는 함체의 상면 전체를 비행갑판으로 삼는 것도 모자라서 일부 항공모함은 함체의 길이와 폭을 약간 초과할 정도로 비행갑판의 크기와 면적이 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모함의 비행갑판도 좁아서 난리인게 현실인데, 그보다 더 비좁은 비행갑판을 가진 항공전함에서 함재기를 운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좁은 곳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함재기를 탑재하면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그런 함재기는 해리어와 같은 VTOL기나 물위에 내릴 수 있는 수상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 정도이다. 당연히 본격적인 함재기를 상대로는 버틸 수가 없다!이거라면 또 모르겠다 게다가 아이오와급을 제외한 전함이 있던 시기엔 제대로 된 VTOL기나 헬리콥터같은것은 없었다.
덤으로 격납고도 크게 좁아진다. 함재기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항공모함의 함재기에 비해 질적으로도 열세인데, 수적 열세까지 더해지면 항공전함의 함재기들이 살아날 길은 없다.
항공모함과 전함의 기능이 서로를 방해한다는 것도 문제다. 일본군의 이세급 항공전함의 경우 전함의 함교가 함재기의 이착륙에 방해가 되었고, 함재기 격납고와 비행갑판은 적의 포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두 가지 다른 기능을 붙여놨더니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한 것. 공돌이를 갈아넣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그럴 바엔 전함과 항공모함을 따로 만들고, 그들을 1개 함대에 같이 넣어서 운용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운용하기 쉽다.
마스트의 높이가 높아지게 되면서 일명 파고다 마스트가 된다. 이건 후소급이라든지, 나가토급 같은 당대 일본군 전함들을 통틀어봐도 알 수 있는 일인데, 당장 일본군 해군의 항공 전함을 제외한 일반 전함만 해도 주포탑 문제로 파고다 마스트라고 레이테 만 해전 등에서 미 해군에게도 까인 바 있을 정도다. 이런 판국에 함재기 운용을 위한 장비를 덕지덕지 추가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떻게 되겠는가?(...)
건조비용과 유지보수비용도 올라간다. 전함과 항공모함의 기능을 한 척의 군함에 집어넣는 것 자체가 설계부터 고난이도를 요하며, 전함으로 쓰기 위해 대구경 주포 및 정밀한 사격통제장치와 강력한 장갑을, 항공모함으로 쓰기 위해 함재기 및 항공관련설비와 강력한 동력기관이 요구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곳이 없다. 그리고 이렇게 합쳐진 결과물이 완성되더라도 앞서 언급한 엄청난 단점이 있으므로 비용대 효과면에서 크게 떨어진다.
3 항공순양함
이 항공순양함은 함포도 쏘고 어뢰도 쏩니다. 아, 잠시만요! 또 있습니다.
항공전함과 유사한 함종으로는 항공순양함이 있다. 순양함을 개조해서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항공전함과의 차이점은 항공모함+순양함이라는 것. 또한 항공전함이 전함의 역할을 맡음과 동시에 항공모함의 역할도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는 달리, 항공순양함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순양함으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는 편인 경우도 많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항공순양함들은 함재기를 이용한 정찰능력의 향상에 중점을 둔 경우가 많았지만 그다지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고, 한편 현대의 항공순양함들은 함재기를 통한 정찰 이외에도 잠수함을 상대하기 위한 대잠전을 염두에 두어 다수의 대잠헬기를 운용하기 편리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둔 경우가 많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항공순양함은 실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판을 들으며 사장되었는데, 당연하지만 이는 전함조차도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순양함에 함재기를 운용할 공간이 충분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1] 또한 실제로 운용하는 함재기도 플로트가 달린 수상기 위주였었으나, 그나마도 없어서 충분한 수의 함재기를 갖추지 못 하거나 아예 함재기를 싣지 못한 채로 그냥 순양함으로 굴린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정찰활동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전과를 올리지 못 했다.
예를 들어 일본 해군에서는 항공전함인 이세급 전함 이외에도 모가미급 중순양함·토네급 중순양함·오요도급 경순양함등 다수의 항공순양함을 운용한 바 있었는데, 이것은 항공모함에서 운용되는 함상정찰기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 하고 있었다는 문제를 수상기를 이용한 순양함의 정찰능력 향상을 통해 메우려 했었기 때문이며, 정찰을 항모의 함재기들이 아닌 순양함들의 수상기들에게만 전적으로 맡기려 했던 일본 해군의 구조적 문제점에도 기인하고 있었다.[2] 당연히 느리고 둔해 요격에 취약한 수상기로 본격적인 정찰을 하는 것은 무리였고, 전쟁 초반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전쟁 후반으로 갈수록 기존의 수상기로는 연합군의 항공전력 앞에서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정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결국 일본 스스로도 이러한 문제점을 알아차리고 제대로 된 함상정찰기인 C6N 사이운을 만들게 된다.
현대의 순양함이나 구축함도 함재 헬리콥터를 탑재하기는 하지만, 그 수가 보통 1~2대에 불과하므로 항공순양함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군함이 소수의 함재기나 함재 헬리콥터를 탑재하는 경우는 그냥 그런 기체도 운용한다고 살짝 언급하고 넘어갈 뿐, 항공모함같은 부류로 보지 않았으므로 과거부터 해당 군함의 명칭 자체에는 영향이 없었다. 애초에 레이더가 상용화되기 전에는 순양함이나 전함 등의 주력함선에 정찰용 수상기나 비행정 하나 정도는 다들 싣고 다녔다.[3]
현대의 군함들 중 항공순양함으로 칭해지는 것들은 보통 동급의 일반적인 순양함이나 구축함에 비해 함재 헬리콥터의 탑재수가 미묘하게 많은 함선들이나, 순양함 혹은 구축함이면서 간이적인 헬리콥터 모함으로서의 기능을 가진 함선들, 또는 일단 헬리콥터 모함 내지는 항공모함이면서 뭔가 어정쩡하게 과무장을 갖추었고 구조적으로도 헬리콥터 모함이나 항공모함으로서는 좀 부적절한 구조를 취한 함선들인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런 함선들에게 공식적으로 항공순양함이란 이름이 붙은 건 아니고, 그 어정쩡한 컨셉이 항공순양함으로서의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비유적으로 그렇게 칭하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키예프급 항공 중순양함는 실제 공식 명칭이 항공순양함으로 되어 있다.
4 평가
4.1 제2차 세계대전
원래 개념부터 어정쩡한데다가, 위에 언급한 주옥같은 단점으로 인해 항공전함이나 항공순양함을 처음부터 계획해서 건조한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매우 드물었다. 당장 설계단계에서 나가리 되는 일이 흔했다.
그래서 이 당시 사용되었던 실전에서의 항공전함과 항공순양함은 전시의 급박한 상황에서 함재기를 1대라도 더 날리기 위해 기존 전함이나 순양함을 개조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물론 전시개조기 때문에 안그래도 능력이 떨어지는 항공전함이나 항공순양함의 능력이 더 떨어지므로 실전에서 항공전함이나 항공순양함으로서의 전과는 없고, 그냥 전함이나 순양함으로 사용되다가 끝났다.
그런 와중에 쓸데없는 근성의 일본군은 처음부터 항공순양함으로 설계한 군함을 2종류나 내놓았다! 토네급 중순양함과 오요도급 경순양함이 그것으로, 토네급의 경우에는 모가미급 중순양함으로부터 발전한 것이기에 좀 애매하긴 하지만 오요도급의 경우에는 확실히 설계 단계에서부터 항공순양함으로서의 운용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토네급 역시 실제로 건조될 무렵에는 이미 항공순양함으로 설계가 바뀌었으므로, 역시 처음부터 항공순양함으로 만들어진 군함으로 치고 있다.
이들 중 적절한 때를 맞추지 못한 오요도급은 당연히 제대로 활약한 바가 없었지만, 토네급은 전쟁 초반부터 이미 운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기간 내내 정찰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런데 미드웨이 해전에서는 캐터펄트 고장으로 토네급에서의 정찰기 발진이 늦어졌고, 그 이후 어떤 상황이 터젔는 지는 항목 참조.
4.2 전후
전후의 러시아군에서는 전통적으로 항공모함들이나 일부 헬리콥터 모함 등을 항공순양함 또는 항공중순양함으로 호칭하곤 했다. 다만 이런 명칭이 붙은 것은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터키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할 때, 국제조약에 의해 전함이나 항공모함은 출입 자체가 금지[4]되기 때문에 순양함으로 이름이 붙은 것이라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의 항공모함들은 실질적으로도 항공모함이나 헬리콥터 모함의 능력을 다수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고, 초기에는 전형적인 항공순양함으로서의 특성을 강하게 지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항공모함이나 헬리콥터 모함으로서의 특성을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바꾸는 것을 모색하게 되었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강력한 미사일 공격능력도 보유한 항공모함이나 헬리콥터 모함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도 좁은 의미에서의 항공순양함의 정의에 부합되는 특성을 가졌다고 보여지는 것은 키예프급 항공 중순양함이나 모스크바급 헬기 항공모함처럼 생긴 것부터가 뭔가 어정쩡한 함선들 정도뿐이며, 항모치고는 과무장이긴 하지만 어쨌든 생긴 것부터가 멀쩡한 항모인 어드미럴 쿠즈네초프급은 굳이 애매하게 항공순양함으로 분류할 것도 없이 그냥 평범하게 정규 항공모함 취급이다. 단지 위에서 말한 어른의 사정 때문에 이름만 항공순양함이라 붙어 있을 뿐.
한편 러시아 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항공순양함이라 칭할 만한 컨셉을 지닌 함선들은 종종 나온 편이었는데, 주로 유럽 국가들이나 일본에서 많이 만들어졌던 이러한 함선들은 본격적인 헬리콥터 모함이나 항공모함을 획득하기 이전의 과도기적인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또한 이러한 함선들은 앞서 언급한 러시아군의 경우와는 좀 다른 부분이 있는데, 멀쩡하게 항공모함을 만들어 놓고 이름만 항공순양함이라 붙이는 사례도 있는 러시아군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전형적인 항공순양함의 컨셉을 지니면서도 이름은 그냥 순양함이나 구축함 또는 헬리콥터 모함 등으로 붙이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러한 함선들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동급의 일반적인 순양함이나 구축함에 비해 함재 헬리콥터의 탑재수가 미묘하게 많다거나, 순양함 혹은 구축함이면서 간이적인 헬리콥터 모함으로서의 기능을 가졌거나, 또는 일단 헬리콥터 모함 내지는 항공모함이면서 뭔가 어정쩡하게 과무장을 갖추었고 구조적으로도 헬리콥터 모함이나 항공모함으로서는 좀 부적절한 구조를 취한 그런 함선들인 경우가 많았다.
5 실제로 존재한 항공전함 및 항공순양함
5.1 제2차 세계대전
5.1.1 영국
세계최초로 항공전함을 만든 나라다. 퓨리어스급 순양전함의 전면포탑을 제거하고 비행갑판을 설치해 항공전함으로 개장했다. 문제는 비행갑판이 너무 짧아 이륙은 되는데 착륙이 안됐다. 비행대 대장이 착륙시도 하다 사고로 사망하자 결국 항공전함을 포기하고 항모로 재개장한다.
5.1.2 일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은 기존의 전함과 순양함을 개조해서 항공전함과 항공순양함을 제조했다. 심지어 일본군은 항공순양함을 처음부터 계획해서 건조하기도 했다. 토네급 중순양함과 오요도급 정찰순양함이 그것으로, 토네급의 경우에는 모가미급 중순양함으로부터 발전한 것이기에 좀 애매하긴 하지만 오요도급의 경우에는 확실히 설계 단계에서부터 항공순양함으로서의 운용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토네급 역시 실제로 건조될 무렵에는 이미 항공순양함으로 설계가 바뀌었으므로, 역시 처음부터 항공순양함으로 만들어진 군함으로 치고 있다.
- 항공순양함으로 개조되어 수상기 11대를 탑재했다. 다만 항공순양함으로 개조되기 이전부터 본래 여러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는 데다가, 항공순양함으로서는 거의 실패작 취급을 받는다.
- 장거리 정찰능력이 부족한 항공모함 부대[5]의 눈 역할을 맡기 위해 건조되었다. 설계로는 그 이상도 가능했지만 여건 상 수상기 6대만을 탑재했다. 원래는 모가미급 5, 6번함이었고 대부분의 설계도 공통적이지만 주포를 전부 전방으로만 배치하고 후방에는 수상기를 위한 레일과 캐터펄트를 설치한 특징적인 구조를 채용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이 토네급을 현대 해상자위대가 운용했던 항공구축함(항공순양함의 소형화 버전)인 하루나급과 시라네급의 선조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듯.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가장 대표적인 항공순양함이라 할 수 있는데, 앞서 말한대로 모가미급은 항공순양함으로서는 거의 실패작이었고 한편 요오도급은 처음부터 항공순양함으로서 설계되었음에도 정작 항공순양함으로는 그다지 운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오요도급 정찰순양함
- 오요도 1척만 건조되었다. 기함설비가 충실한 대신 대함공격력이 최소한으로 억제되었다는 특성이나 주포 포탑 2기→함교 연돌→격납고→항공갑판의 편성으로 이루어진 레이아웃 등 주요 특징들이 모가미급이나 토네급 이상으로 현대의 하루나급이나 시라네급에 상당히 가까웠었다고 한다. 다만 모가미급이나 토네급과는 달리 항공순양함으로서의 운용은 그다지 행해지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조.
- 일본 해군이 운용했던 항공전함. 다수의 항공순양함을 운용했던 일본 해군에서도 항공전함은 이세급 한 종류만이 있었다.
5.1.3 스웨덴
일본이 항공전함의 원조라면 이쪽은 항공순양함의 원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스웨덴군이 보유하고 있었던 순양함 고틀란트는 세계 최초의 항공순양함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 함선은 처음에는 항공모함으로 계획되었다가 이후 계획이 변경되어 수상기 6대를 탑재하는 항공순양함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5.2 전후
일단 전함 자체가 쇠락한 시대이다 보니 항공전함을 계획한 사례는 역시나 거의 없다시피 하다. 다만, 항공순양함의 컨셉을 지니는 함선을 계획한 사례는 의외로 적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편으로, 항공순양함을 처음부터 계획해서 건조하는 사례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거의 없다시피 했었던 사례가 오히려 전후에 들어서 다수 나타나게 된 것이나, 물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항공순양함으로서의 성격을 지닌 함선들에 공식적으로 항공순양함이라는 이름이 붙는 일은 거의 없다.
5.2.1 러시아
러시아군은 이 배들을 항공순양함 또는 항공중순양함이라고 분류했고, 대함미사일로 중무장했으므로 이 부류에 넣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분류하는 것은 러시아만 그렇게 한다. 함선들의 특성을 기준으로 보아도 실제로 항공순양함이란 이름에 부합되는 특성을 가진 건 키예프급이나 모스크바급 정도 뿐이며, 어드미럴 쿠즈네초프급은 앞서 언급한 어른의 사정 때문에 이름만 항공순양함이라 붙어 있을 뿐 그 실체는 그냥 자체무장을 좀 지나치게 많이 실은 항공모함이다(…).
- 앞서 말한 대로 이름만 항공순양함일 뿐 실제로는 그냥 항공모함에 불과한 사례. 자체무장을 항모치고는 좀 지나치게 많이 실은 탓에 항모로서는 뭔가 좀 어정쩡하지만, 일단 항모로서의 근본적인 기능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까진 아니므로 항공순양함으로 취급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 좁은 의미에서의 항공순양함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 함선 1. 항공순양함이라는 개념의 어정쩡함을 쿠즈네초프급 이상으로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아무튼 쿠즈네초프급이 그저 이름만 항공순양함일 뿐이라면, 반대로 키예프급은 이름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항공순양함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항공순양함을 대표하는 존재…일까?
- 특이하게도 비행갑판을 함의 전방에는 달지 않고 함의 측면과 후방으로만 달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후방에 비행갑판을 마련하고 측면에도 현대의 통상적인 정규 항공모함들처럼 경사갑판(앵글드 데크) 형태의 길쭉한 비행갑판을 추가하기는 했으나 정작 전방으로는 비행갑판을 설치하지 않고 대신 아래에서 설명할 모스크바급처럼 무장들을 달아 놓은 형태.[6]
- 이러한 구조를 통해 비행갑판의 활주로 길이 문제를 해결하여 회전익기만을 운용할 수 있던 모스크바급과는 달리 고정익기의 운용을 가능하게 했지만, 거대한 함교 구조물 때문에 이착함시 난기류가 발생해서 함재기들을 애먹였다고 한다.
- 좁은 의미에서의 항공순양함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 함선 2. 사실 위의 쿠즈네초프급이나 키예프급보다 이쪽이 먼저 나왔다. 프랑스군의 잔 다르크급 헬기순양함이나 이탈리아군의 비토리오 베네토급 헬기순양함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함선으로, 무장을 전방으로 몰아서 배치하고 후방에는 비행갑판을 마련하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항공순양함의 전형적인 구조를 채용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구조가 이렇다 보니 고정익기는 운용할 수 없었고 회전익기만을 운용할 수 있었다.
5.2.2 미국
미군은 아이오와급 전함에 근대화 개장을 가하면서 여러 계획안을 세웠는데, 그 중에는 해리어를 탑재해서 항공전함으로 쓰자는 방안도 있었다. 당연히 이 방안은 돈이 너무 든다는 이유로 취소. 아마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계획된 거의 유일한 항공전함 계획안이 아니었을까 싶다.
5.2.3 영국
영국군의 인빈시블급 경항공모함은 처음에는 지휘통제함으로 연구되다가 도중에 계획이 바뀌어 해리어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으로 건조되게 되면서 주변국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대잠순양함으로 발표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러시아군의 어드미럴 쿠즈네초프급처럼 어른의 사정 때문에 멀쩡한 항모면서도 이름만 순양함으로 달고 있었던 사례. 그나마 다행히도(?) 이쪽은 후일 대잠순양함에서 대잠항모로 분류가 바뀌게 되었고, 덕분에 쿠즈네초프급과는 달리 어느 새부터인가 공식적으로도 순양함이 아닌 항모의 명칭을 달게 되었다.
5.2.4 프랑스
프랑스군이 2010년까지 운용했던 잔 다르크급 헬기순양함은 순양함이면서 간이적인 헬리콥터 모함으로서의 기능을 가졌다는 점에서 항공순양함의 이름에 부합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외형상으로는 무장을 전방으로 몰아서 배치하고 후방에는 비행갑판을 마련하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항공순양함의 전형적인 구조를 채용하고 있었던 것이 특징이다.
5.2.5 이탈리아
이탈리아군이 운용했던 안드레아 도리아급 헬기순양함과 비토리오 베네토급 헬기순양함은 비슷한 시기에 건조된 헬기순양함들인 소련의 모스크바급 헬기 항공모함이나 프랑스의 잔 다르크급 헬기순양함과 마찬가지로 항공순양함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2003년까지 운용되었던 비토리오 베네토급은 소련의 모스크바급이나 프랑스의 잔 다르크급에 비해 좀 더 균형잡힌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는 모양. 외형상으로는 역시 무장을 전방으로 몰아서 배치하고 후방에는 비행갑판을 마련하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항공순양함의 전형적인 구조를 채용하고 있었다.
5.2.6 일본
일본 해상자위대의 하루나급 헬기구축함과 시라네급 헬기구축함은 안드레아 도리아급이나 비토리오 베네토급과 같은 이탈리아제 헬기순양함의 운영 방식을 참조해서 만들어졌다. 또한 이러한 하루나급이나 시라네급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는 구 일본군이 운용한 항공순양함(그 중에서도 특히 토네급)의 컨셉을 계승했다고 평가하는 모양. 말하자면 항공순양함을 축소한 항공구축함이라 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항공구축함이라는 특이한 컨셉의 함선들은 해자대가 본격적인 헬리콥터 모함인 휴우가급과 이즈모급을 획득하게 되면서 그 명맥이 끊어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어정쩡하다는 건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지라… 아무튼 항공전함의 원조인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그 컨셉을 버릴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항공구축함이란 컨셉을 버리는 변화 과정도 단번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단계를 거쳐 가면서 이루어졌는데, 해자대 최초의 본격적인 헬리콥터 모함이었지만 아직 항공구축함으로부터 이어진 어정쩡함이 남아 있었던 휴우가급의 시점에서는 하루나급과 시라네급의 컨셉을 부분적으로 이어 받아 대잠전 능력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자체적인 전투능력을 갖추는 등 과도기적인 면모도 적지 않았으며, 그런 자체적인 전투능력 자체가 빠져 완전하게 헬리콥터 모함으로서 특화된 것은 이즈모급의 시점에서부터였다. 정리하자면 하루나급→시라네급→휴우가급→이즈모급 순으로 이어진 테크 트리를 거쳤다 할 수 있다.
6 대중매체에서의 항공전함 및 항공순양함
- 네이비필드라는 게임에서 실존했던 일본군의 항공전함과 항공순양함을 직접 운용할 수 있다.
- 조이드에 등장하는 울트라 사우루스는 항공전함+육상전함 두가지 능력을 다 갖추고 있다. 무장에 따라 한쪽을 특화시킬 수도 있는데다 공룡을 베이스로 한 디자인 등 여러모로 남자의 로망 덩어리.
- 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항공순양함 트리가 아예 일본 테크 트리 중 하나의 갈래로 예정되어 있다. 실존했던 항공순양함 뿐만 아니라 계획만 되고 실행되지 않았던 함선들도 나올 예정. 이세 또한 항공전함으로의 개장이 가능하다고.(이쪽은 자체 트리는 없으며 전함 트리에서 항공모함 트리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하는 듯 하다.) 그리고 최초로 항공순양함인 토네급 중순양함이 프리미엄 8티어 함선으로 등장 예정이다.
- 문명: 비욘드 어스의 우월 지향의 최종 순양함 "옹호자"의 선택 특성 중 하나로 항공모함처럼 함재기를 수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애초에 우월 지향이 기계 한정으로 고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지향인데다 전투기가 작은 편이라 순양함으로서의 기능에 영향을 안 주는 모양. 그래서인지 순양함으로서의 성능도 오히려 전 티어보다 올라 있는 미친 성능을 보여준다.
- 웹게임 함대 컬렉션에서도 항공전함과 항공순양함이 나온다. 일정레벨이 되면 이세급과 후소급을 개장하면 항공전함이 되며 모가미급과 토네급을 개장하면 항공순양함이 된다. 항공전함이 되면 전함이였던 때보다 화력이 줄어드는 대신 수상폭격기를 장비할 수 있다.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함포를 추가해 전함급 화력까지 갖춘 양산형 헬리캐리어가 등장한다.
근데 이건 해상 병기가 아니잖아
- ↑ 현대의 항공순양함들은 고정익기의 운용을 포기하고 대신 회전익기의 운용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부분이 그렇게까지 크게 문제로 작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지금처럼 회전익기를 함재기로서 활용할 수 없었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시점에서는 당연히 이런 부분이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고 당시의 항공순양함들이 정찰활동 이외에는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 하며 사장되게 된 큰 원인이 되었다.
- ↑ C6N 사이운 항목에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타국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함상정찰기를 만들지 못 했던 시점에서도 함상전투기나 함상폭격기 등을 색적이나 정찰에 대신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함재기 탑재수가 한정된 항모에 굳이 전문적인 함상정찰기를 실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어디나 비슷했었지만,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 ↑ 또한 함재기가 포격전에 돌입하거나 공중폭격을 당할 때 피탄당하면 화재나 유폭의 원인이 되는 등 약점이 되기도 하였기에 일부 함선들의 경우에는 함재기를 아예 싣지 않게 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영국 해군의 전함 뱅가드 등이 이러한 이유로 함재기를 탑재하지 않은 사례에 해당된다. 또한 이렇게 당초에는 함재기 탑재를 포기하다 전후 함재 헬리콥터가 실용화되자 비로소 함재기를 탑재하게 된 경우도 있는데, 미국 해군의 디모인급 중순양함 등이 그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 ↑ 잠수함은 반드시 부상하여 수상항행으로 통과해야 한다.
- ↑ 일본군의 함재기들은 장대한 항속거리로 유명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일본 해군은 정찰을 순양함들의 수상기들에게 맡기고 항모의 함재기들은 공격에 일임했다. C6N 사이운이 개발된 것도 기존의 수상기로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정찰이 불가능했기 때문.
- ↑ 이런 구조였던 덕분인지, 키예프급의 4번함인 바쿠는 인도에 매각된 이후 비크라마디티야함이 되면서 전방에도 무장 대신 스키점프대를 갖춘 비행갑판을 설치하여 항공순양함이 아닌 본격적인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에 대해선 묻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