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춘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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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통일되면 최고의 개그맨

1 개요

북한 독재정권과 주체사상의 입

李春姬 1943년 7월 8일[1]

북한 조선중앙방송아나운서. 오랫동안 조선중앙텔레비죤 메인뉴스인 "20시 보도"의 진행을 담당했다. 굉장히 인상적인 말투의 소유자로, 우리가 '북한방송' 하면 떠올릴 바로 그 원조 할매 사람. 심영과 함께 자동 음성지원이 되는 얼마 되지 않는 북한인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대한민국 표준어 표기대로 하면 춘희. 남한에서 '희'로 끝나는 인명을 북한에서는 '히'로 바꿔서 적는다. 다만 예외도 있는듯. 남한도 한글 표기법을 개정하기 이전에는 희를 히로 바꿔적었다. 대표적인 예로 신익희를 신익히로 적은 것을 볼 수 있다.[2] 그럼 박정희도 박정히?[3]

우리나라로 따지면 하는 일만 놓고 보면 청와대 대변인 정도 된다.

2 배우에서 아나운서로

조군실고급학교,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과를 졸업하고 국립연극단에서 배우 생활을 하다 1971년 2월 방송원이 되어 동년 5월 18일부터 아나운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보통 김정일이 어디를 시찰할 때나 김정일 생일, 명절 등의 때에 주로 모습을 드러낸다. 2016년 기준 방송경력 45년. 하지만 북한 밖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이미지는 대외 협박(...), 김정일 찬양방송.

전 조선중앙TV 작가 출신 탈북자가 말하기를 원래는 조선인민군협주단 화술조에 소속된 배우였다고 한다. 얼굴은 고왔지만 단신이고 다리가 짧다 보니 무대에서 빛나는 체질이 아니었다고 생각해 일찌감치 조선중앙TV로 넘어와 아나운서가 됐는데, 1980년대 중반에 김정일 당시 당 비서의 눈에 들어 '방송을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고 이후 승승장구했다고 한다. 90년대 초 바람 피우다 걸렸을 때 김정일은 리춘히 문건 다 지우라고 했을 정도로 감싸줬다고 한다.

북한 정부에서 고급 승용차(캐딜락)와 평양 창광거리의 호화 주택 등을 제공받으며, 군인/정치인을 제외하고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 칭호인 로력영웅과 인민방송원 칭호, 김일성상을 받았고, 김정일의 친필 축하 서한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광거리는 온수와 난방이 한겨울에도 끊기지 않는 북한의 유일한 지역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엄청난 최고급 대우를 받는 것이다.

3 기백 있는 음성

왜 리춘히가 영원불멸한 조선의 지도자급 스피커(...)인지 알 수 있는 영상.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시 공식 발표 모습이다. 체고조넘 기분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 한 흥이 넘치는 보도문 낭독 -성↗↗명↘↘-

억양이 심히 강렬하기 그지없다. 같이 뉴스를 진행하는 다른 아나운서들도 많지만 유독 리춘히의 억양이 훨씬 더 두드러진다. 마치 시청자들을 심하게 다그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협박 방송이 아닌 '북한 측'의 좋은 소식을 전할 때에는 부드러워지지만 여전히 억세다. 덕분에 외국인들은 이 아나운서가 나오는 방송만 보고 '한국어는 굉장히 딱딱한 느낌일 것이다'라는 편견을 가진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편견을 가진 외국인이 남한 사람과 만나보면, 한국인의 말투가 부드럽다고 놀란다고 한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방송을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고, 그나마 자주 접하는 게 북한의 대외 방송 정도이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해프닝. 그나마 한류 드라마들의 해외진출로 인식이 많이 변했다. 리춘히 본인은 중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백있는 음성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했는데 막 소리만 지른다고 되는게 아니라 감정을 섞어서 부드러움을 겸비할 줄 알아야 한다나...

탈북 기자로 유명한 주성하 기자의 블로그에 따르면 북한에선 이걸 기백 있는 음성이라고 하며,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배 아나운서가 없어 리춘희가 저리 오래 붙어 있다고 한다. 참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녀의 목소리를 '침투력이 좋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확실히 귀에 착착 달라붙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목소리긴 하다만…

사실 따지고 보면 실제 북한 사람들의 억양도 리춘히식 억양과는 백만광년이나 떨어져있다. 당장 탈북자들의 억양만 해도 리춘히와는 전혀 다른 억양이다. 그나마 탈북자들이야 대부분 서민 출신에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면서 점차 대한민국식 언어 습관에 길들여져서 그런 것 아니냐 할 수도 있을 텐데, 가끔 공개되는 김정은의 육성을 들어봐도 역시 리춘히처럼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다. 그러니까 북한식 억양은 높으신 분이든 서민이건 리춘히식이 아니라는 이야기.

즉 리춘히의 억양은 일부러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이다. 상술했듯 리춘히는 대사 전달력이 좋아야 하는 배우로서의 정식 교육을 받은 배우 출신이다보니 이게 가능했던 것. 예능데스크는 사실 북한에서 먼저 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만의 방송에서 한 인터뷰 영상 약 50초부터 리춘히의 평소 말투를 들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방송에 출연한 탈북자들보다도 북한 억양이 적게 느껴지고 목소리도 나긋나긋하다. 방송용 말투와 평소 말투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실제 리춘히의 평소 말투 아니 그냥 푸근한 이웃집 강원도 출신 할머니 같잖아!!

4 기타

하도 협박방송으로만 모습을 비추는 데다가 목소리까지 강렬해서 드센 성격일 것으로 추산되지만, 새터민 들의 말로는 후배 아나운서들을 잘 챙겨주고 손녀와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할머니 라고. 상기된 출생연도를 계산해 보면 2016년 현재 만 73세로 상당한 고령이다! 뽀그리우스와 겨우 1살 차이밖에 안 났다! 방송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을 보면 돌가면의 흡혈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은근 동안.

2011년 10월 이후로 2달간 방송에 나타나지 않아 숙청, 사망, 혹은 은퇴설 등이 돌기도 했지만, 12월 19일 정오에 검은 상복을 입고 중대 뉴스김정일의 사망을 보도하는 역할로 브라운관에 다시 나타났기 때문에 아직은 건재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정원에서는 리춘히의 잠적은 김정일의 사망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나이가 있는지라 아마 일시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조선중앙방송사 기자 출신 탈북자인 장해성은 "리춘히는 이미 연로보장(은퇴)을 한 상태이고, 북한 당국이 중요한 보도로 여기는 것에만 출연하는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울먹이면서도 특유의 기백 있는 음성을 내기에 은근히 큰 웃음을 유발했다.

2012년 1월에 중국 중앙 텔레비전의 취재진이 리춘히와 인터뷰를 한 사실이 남한 언론들을 통해 보도되었는데, 그녀에 대해 '북한의 입'이라고 했을 정도였다(OBS, KBS). 실제 중국의 취재 영상이다. 여기서도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흔히 연상되는 기백이 강한 말투는 방송용이며, 실제로는 남한 아줌마들과 차이가 없다는 것. 그보다도 취재한 중국 기자가 더 발음이 좋다[4]

2014년 4월대만 민간전민 텔레비전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위의 말투 문단에서 인용한 영상이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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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좋구나

2012년 3월 8일에는 세계 여성의 날[5] 기념으로 평양대극장에서 개최된 은하수관현악단 음악회 중 '그네 뛰는 처녀'의 연주 때 다른 관객들과 객석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아직 춤출 힘은 있는 것을 보니 일찍 은퇴하지는 않을 모양. 또 이 음악회에서는 조선로동당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룡하 부부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김원홍 부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오극렬 일가족 같은 고위층 인사들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리룡하는 결국… 웬만한 정치가들보다 훨씬 영향력이 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풀영상이 유튜브에 있는데, 링크 걸었다 코렁탕 흡입하면 안되므로 국제부녀절로 검색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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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대만의 유명한 남자 코미디언인 타이즈위안(邰智源)이 리춘히 코스프레를 하고 우스꽝스럽게 풍자했다. 참고로 중톈티비(참고로 케이블티비이다.)에서 하는 개그 프로그램인 첸민쭈이다당(全民最大黨)은 우리나라의 개그콘서트 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원래는 이벤트성으로 한 번 했다고 하는데, 너무 인기가 좋아서 2년 가까이 한 모양이다. 참고로 타이즈위안은 이러한 캐릭터를 밀고 광고까지 찍었다. 처음에는 리춘히 혼자 나와서 엉터리 한국어중국어를 적절히 섞어서 억양을 세게 말했고, 나중에는 통역이라고 1명이 나와서 중국어통역을 해줬으나 그다지 인기가 없어서 퇴출당하고 끝까지 리춘히 혼자 나와서 꽁트를 하였다. 이런거나 뭐래는거야. 일단 남자 목소리인 데서 에러. 저런거나 한국어가 늘었다! 이 사람, 소녀시대도 따라한다. 지지지지 베베베베 오오오빠를 사랑해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는 코레어. 또한 리춘히와 그를 따라한 타이즈위안이 인기가 너무나도 많아져서 김정일 사망시에 뉴스에서 뜬금없이 아나운서한복을 입고 리춘히를 따라했다가 뉴스 장난으로 하냐고 죽도록 욕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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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도 자주 패러디 되는 대상이다. 그 중 코미디빅리그에서 이국주가 패러디한 장면이 있는데, 직접 한번 보자.

다음의 웹툰 <스틸 레인>의 7화에 당연히 등장해 남한과 미국선전포고를 때린다. 그것도 예고편에서부터! 흠좀무. 댓글에서 "우왕ㅋ굳ㅋ 이 웹툰 음성지원 되네효"라는 반응이 압권.

여담으로 카우치 사건 보도했다던 아나운서가 이 사람이라고 잘못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이 아니라 류정옥이다.
  1. 공교롭게도 김일성이 사망한 날과 날짜가 같다.
  2. 좀 다른 경우지만 남한에서 '히'로 끝나는 이름으로는 2012년 JTBC에서 앵커를 맡았던 안착히가 있다. 안착히는 순우리말 이름.
  3. 1972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박정희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때, '朴正熙'나 '박정희'만 올바른 표기로 인정했는데 단 한 표만 '박정히'가 나와 무효표 처리 된 해프닝이 있었다.
  4. 저 영상에 나오는 중국인 기자는 CCTV 평양 주재 특파원 자오스광(赵曙光)인데, 일반 대학 입학 전국 통일 시험 수석으로 베이징대학 신문미디어학과에 입학하고 동 대학원에 추천입학으로 진학한 그야말로 엄친딸이다.
  5. 북한에서는 국제부녀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