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계, 설비, 토지 및 건물 등 고정자산을 금융관련 계열사, 리스 회사를 비롯한 다른 기업에 매각 (sale) 하고 이를 다시 빌려 (lease) 이용하는 방법. 쉽게 말하면 본인 명의의 살던 집을 팔되 이사가지 않고 세입자로서 계속 거주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신분이 바뀐다는 뜻 한국어로 하면 매각 후 재임대와 같은 말이며 이 용어로도 들어올 수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각국 기업에서 부동산을 운용할 때 애용하고 있는 방식.
1.1 장점
해당 건물을 계속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매각 후 회사를 이전할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임대’를 조건으로 ‘매각’을 하겠다는 계약 내용에 따른 것이다.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때 주로 쓰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대체로 덩치가 크고 딱히 쓸데가 없는 고정 자산들이 많은데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성이 없는 상황에서 필요 없는 자산들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 보겠다는 것.
또 매매 계약서에 임대 기간이 지난 후 우선매수권을 명시해 주는데 팔 때 가격 그대로 다시 살 수 있게끔 추가 조건을 맺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임대 기간은 단기일 때도 있고, 10년 이상 장기간으로 정해놓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케바케.
매각하는 법인 등의 입장에서는 전술한 대로 유동성 위기를 줄일 수 있어서 좋고, 매입하는 법인(특히 리스회사나 부동산 펀드) 등의 입장에서는 굳이 세입자를 모집하려는 과정 없이 전 소유주를 임차인으로 할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대체로 여러개의 부동산을 거느리고 운영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업계에서 많이 쓰는 전략이다. #
1.2 단점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 제일 큰 문제가 된다. 현금을 확보하려고 쓸데없는 것들을 팔아치웠 세입자 신세가 됐건만 새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갖다 바치면 별 쓸모가 없는 셈. 동국제강의 경우 본사 사옥인 중구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하여 계속 쓰며 매년 140억원 이상의 비용을 내고 있다.
부동산의 가치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수시로 변동하기 때문에, 매도 시점과 매수 시점의 가격 차이로 인한 리스크가 따른다. 타이밍 못 잡고 결정 제대로 못하면 나중에 되살 때 가격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아래 나와있는 한화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 사례
- 중앙일보는 중구 순화동 사옥을 1999년 삼성생명에 매각하였지만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 빌딩 이름은 삼성생명일보빌딩.[1]
- 동국제강의 경우 고위 경영진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4년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지은지 불과 4년만에 삼성생명에 팔아버리고 세입자 신분이 되어 계속 쓰고는 있다. 당시 매각 대금은 약 4200억원으로 서울에 지은 대형 오피스 건물 중 가장 비싼 금액에 속했다고 한다.#
-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리기 전 서울 영등포점과 경기 영통점 등 대형 점포 8곳을 1조 2000억원에 매각 후 재임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M&A 입찰 당시 부동산을 너무 많이 팔아대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었다.#
- 종로 일대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인 그랑서울의 경우 GS건설이 시공사 겸 건물주였으나 국민연금에 팔고 건물 일부를 임차하여 본사로 쓰고 있다.
- 2000년대 초반 왕자의 난 당시 현대그룹의 경우는 보유중이던 계동 사옥을 한 사모펀드에 팔고 재임차해서 쓰는 대신 5년간 임대하다 다시 현대그룹 측이 환매(다시 되사는)하는 조건으로 이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당시 재무사정이 일시적으로 너무 안 좋아져서 고육책을 썼던 것.
- 두산건설 본사 사옥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을 2013년 1440억원을 받고 하나자산운용에 매각했지만 사옥은 이전 안 하고 15년간 세입자로 계속 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두산그룹의 새 사옥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짓고 있어 임대기간 도중인 2020년에 옮겨야 하는 것으로 각 계열사 및 성남시와 이미 협약을 맺었기 때문. 하나자산운용은 두산건설 이전과 관계없이 2028년까지 임대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며 임차료는 두산건설이 어떤 방식으로든 2028년까지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
- 한화그룹의 경우 역시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하려는 목적으로
총알을 모으는 과정에서 중구에 있는 본사 사옥과 여의도 한화증권 건물을 팔고 5년간 세입자로 지내다 다시 사기로 계약했었으나 본사, 여의도 사옥 각각 1860억원, 1363억원(합쳐서 약 3200억원)에 팔았던 걸 계약 기간 끝난 5년 뒤 2배 이상인 총 7000억원에 되샀다(...).판 돈 모아서 대한생명 샀기 망정이지 아니었으면미리 계약서에서 정한 가격이 아니라 시장 가격을 옵션으로 넣다 보니 손해를 본 것.# -
소맥 기업으로 유명한하이트진로 역시 서초동 사옥을 자산운용사인 엠플러스자산운용에 팔고, 20년 간 세입자로 계속 있은 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매도자인 하이트진로 측이 다시 살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 KT가 자회사를 통한 세일 앤 리스백으로 유명하다. 자회사를 통한 세일 앤 리스백은 실제 부동산은 그룹 내부에 남지만 모회사의 장부에는 수익으로 기록된다는 특징이 있다. 일단 알짜배기 땅의 어지간한 KT 지사는 이런 식으로 세입자가 된 상태. 기사1 기사2
- 한참 경영난이 심각했던 2013년도의 소니도 도쿄 오사키 테크놀리지 센터와 소니 아메리카의 본사 건물을 매각했다.
-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5월, 경영 개선을 위한 구제책으로 서울 청계천 앞 본사 건물을 코람코자산신탁에 1800억원에 매각하는 대신 재무, 영업부만 계속 쓰기로 결정했다. 기타 부서는 거제 조선소로 옮기고 남은 부분은 임대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기사
- 유사한 예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후 보유, 이용하고 있는 기존의 건물 등을 그 유령 회사에 매각하여 월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내부 자금을 세탁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