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주목 받는 전쟁을 할 때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 전쟁을 펼친다.
1 의미
매복 마케팅이라고도 불린다. 용어 자체는 생소한 전문 용어여서 일상에서 거의 쓰이지는 않지만 스폰서십 계약이 이뤄지는 대형 스포츠 행사들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교묘히 규제를 피해 가는 마케팅 기법이며 공식 스폰서 기업이 아님에도 공식 스폰서 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말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기업들이 이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은 1984 LA 올림픽때 부터. 스폰서십 제도를 도입한 이후에 이 전략도 함께 활성화된 것이다.
올림픽, 월드컵 같은 영향력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회는 물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F1, 심지어 아시안컵 같은 대회도 로고와 그 명칭까지 각 위원회에서 상표권으로 등록해 놓았기에 무단으로 이용하게 되면 법적으로 커다란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아무래도 스폰서가 아닌 기업들에게는 불리한게 사실이다. 예를 들면 IOC나 FIFA 같은 각 스포츠 행사의 상부나 조직위들은 업종별로 한 회사와 독점 스폰서십 계약을 맺어 위원회는 기업으로부터 수익금을 가져가고 돈을 낸 기업들은 각 행사의 명칭, 마크, 로고 등 상표권을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독점 계약을 맺은 그 회사는 마케팅을 벌여 대회도 홍보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윈윈 전략인 셈. 올림픽을 예로 들면 식음료 부문은 코카콜라와 맥도날드만이, 스포츠 용품 관련해서는 아디다스만이, 전자제품 중에서도 영상, 음향 제품은 파나소닉, 무선 전자 제품은 삼성전자 그것도 무선사업부만이 독점으로 광고할 수 있다. 월드컵의 경우 자동차 및 선수 수송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만 독점 계약을 맺어 해당 회사의 차량만 지원되었다.[1] 그러나 저 외의 기업이라면 상표권을 이용할 수 없어 홍보에 큰 애로사항이 있으므로 그 대회의 명칭, 로고, 엠블럼 등을 사용하지 못하고 우회적으로 홍보를 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광고를 가끔 보다보면 월드컵, 올림픽 명칭 자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저런 이유이기 때문이다.
2 예시
2000년대에 들어선 후 스포츠 관련 행사가 치러질 때마다 기업들이 이 전략을 활발히 구사하고 있다. 해당 대회 상표들을 붙이지 못하니 '16강 진출!'이나 '금메달이 보인다' 따위의 문구나 경기를 개최할 도시, 개최 국가의 이름을 들먹이며 출전 국가대표 선수 혹은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등 상표권에 저촉되지 않을 문구를 넣는 것. 붉은 악마처럼 빨간 옷을 입고 나와 응원하는 모습 또한 월드컵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좋다. 제일 대표적인 방법이 해당 대회에 출전하는 스포츠 스타를 기용하는 방법인데 국내외 어딜 가나 이런 광고는 많이 볼 수 있다. 사실 피파 로고나 오륜 마크 등을 붙이지 않아도 대회 때가 다가오면 각 언론사[2]의 보도를 통해 소비자들도 웬만큼 다 알고 있어서 광고 전략이나 콘셉트가 좋아 흡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스폰서 비용 덜 들이고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이렇게 모든 기업들이 얌체같이 간접적으로 광고를 하게 되자 해당 단체에서는 규정에 의한 제동을 걸 때가 많다. 실제 올림픽 헌장과 FIFA 규정에도 영리 목적의 명칭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그래서 올림픽이 열리면 경기장 내부와 그 주변, 그리고 선수촌 내에 있는 모든 물품들이 해당 조직위와 스폰서십이 체결된 관련 물품들만 있다고 한다.[3] 또 출전한 선수들이나 심지어 관중들이 입은 옷부터 시작하여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는 해당 선수들이 출연한 광고까지 일일이 단속, 올림픽과 스폰서 체결된 물품이 아니면 안 되도록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4]
2.1 한국의 경우
-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조직위원회의 무선 통신 분야 공식 스폰서는 KTF였다. 따라서 경쟁기업인 SK텔레콤은 FIFA의 로고는 물론 월드컵이라는 세 글자 조차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KTF는 당시 회사 풀네임까지 Korea Team Fighing[5]이라고 까지 알리는 등 사활을 건 홍보전을 펼쳤다. 또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장나라를 출연시켜 오빠~ 한 골만!을 외치게 한 광고도 유명하긴 하나, 간결하고 임팩트있는 이 광고를 따라가지 못했다. 실제로 대회가 끝나고 여론조사에 의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에 SKT를 꼽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KTF는 공식 스폰서의 뒷백만 믿고 마케팅 면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보인 SKT에게 그야말로 일격을 당한 셈. SKT는 전속 모델이었던 한석규를 데리고 붉은 악마를 출연시켜 빨간 티셔츠를 입힌 채 구호나 노래만을 외치는 컨셉으로 진행되었고 광고 방영 이후 온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순식간에 화제가 되어 오 필승 코리아나 대~한민국을 국민 응원가로 자리잡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김성주 : "자 숨막히는 순간입니다. 원빈씨 금메달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세요?"원빈 : "전 3D로 봅니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전파를 탄 LG전자 스마트 TV 광고
- 월드컵, 올림픽 때가 되면 삼성전자, LG전자는 대형 텔레비전 수요가 높아질 것을 겨냥해 각자 출시한 TV 광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가전 분야에서 한국 전자 회사가 직접적으로 마케팅을 벌일 수는 없었다. IOC가 상표권을 준 회사는 파나소닉, FIFA가 지정한 회사는 소니 뿐이었기 때문. 삼성전자가 내놓은 3D 스마트 TV의 경우, 자사 제품 중에서는 오직 스마트폰 광고만 직접 마케팅을 할 수 있었던 관계로 2012 런던 올림픽을 맞아 상표권과 관련된 단어 사용을 하지 않고 다앙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2006 독일 월드컵이나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삼성전자에서 아드보카트 감독, 박지성, 박주영을 내세웠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LG전자가 손흥민 등을 각각 섭외했는데 이들을 캐스팅하는 것만으로도 지금이 월드컵 시즌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나름대로 효과적인 광고전략이 되었다.
- 박태환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햇반, 센스 노트북 등 여러 개의 광고를 찍었으나 IOC의 요청으로 광고 방영을 중단했다. 상술한 대로 해당 올림픽 출전 선수는 광고를 찍을 때 스폰서십으로 체결된 물품의 광고만 하게끔 규제했었기 때문.
그럴거면 갤럭시 광고 섭외하지손연재, 이용대의 경우에도 많은 광고에 출연했지만 생활용품 부문 공식 스폰서인 P&G 계열 광고는 제재하지 않았다.
- 대기업이 각 스포츠 협회를 후원하는 방법도 있다. 군사정권 전부터
명목상문화공헌실제로는 국가선전의 일환으로 서포트해왔는데 SK그룹은 펜싱이나 대한핸드볼협회를, 현대자동차그룹은 양궁협회, 포스코는 기계체조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다.[6]이럴 경우 이른바 비인기 종목을 후원하여 기업의 대외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후원해온 종목이 메달을 획득하면 광고 효과도 더 커질 수 있다.
2.2 국외의 경우
- 1980년대 코닥과 후지필름은 필름 업계 최대 경쟁관계였다. 1984 LA 올림픽 당시 필름 부문 공식 스폰서는 후지필름이었는데 코닥이 광고시간에 난데없이 끼어들어 Summer's Official Flim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많은 양의 광고를 내보내 마치 자기네들이 공식 후원사인양 홍보했다. 결국 광고 효과를 코닥이 더 많이 보게 되었고 그 다음 올림픽에선 스폰서 자리마저 코닥에게 내준다. 사실상 이 사례가 매복 마케팅의 시초로 보고 있다.
- 그 다음 1988 서울 올림픽에서는 반대로 코닥이 후지필름에게 당했다. 후지는 "공식 스폰서"란 표현은 쓰지 못했지만 "'서울의 성공을 기원 합니다"'라는 카피 따위와 함께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쳐 시청자들은 누가 스폰서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이 방법은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먹혀들어 공식 스폰서로서 얻는 홍보 효과를 후지에 대부분 넘겨줘야 했다.
상대편 마케팅 담당자들은 대체 뭐했는지그냥 IOC에 돈을 기부한거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공식 명칭과 로고를 넣은 코카콜라의 모습. | 반면 펩시콜라는 월드컵의 W자도 쓰지 않는 대신 세계적 축구 스타들을 등장시켰다. |
- 청량음료 업계 사상 최대 맞수인 코카콜라와 펩시는 이런 마케팅면에서 상당히 능한데 인지도나 금전적인 면이나 모든 면에서 앞선 코카콜라가 올림픽, 월드컵 양대 대회 모두 공식 파트너를 꿰찬 상황에서
2인자펩시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마케팅에 나섰다. 그 중 대표적인 방법이 유명 스타를 광고에 대거 기용하는 스타 마케팅이다. 대회의 상표권을 얻지 못했지만 해당 대회에 출전하는 세계적 스포츠 스타를 연이어 캐스팅해 전세계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어내는 방식. 베컴과 앙리, 프랭크 램파드 등이 등장한 광고의 동영상이 인터넷으로도 퍼져 이미 유명해졌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에도 메시, 드록바, 반 페르시 등을 기용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을 이끌어 냈다.
- 나이키 역시 이런 마케팅으로는 굉장히 유명하다. 미국 올림픽 대표팀 후원을 비롯한 전세계 각국 축구 국가대표의 유니폼과 유명 스포츠스타들을 후원해왔지만 올림픽, FIFA 월드컵 등 특정 단일 국제대회에 스폰서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특한 광고 컨셉을 보여주며 월드컵 명칭을 굳이 쓰지 않고도 경쟁기업이자 올림픽, 월드컵 파트너인 아디다스를 제대로 압도한다. 그 계기가 되었던 사례는 지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마이클 조던 등이 총출동한 농구 드림팀의 스폰서는 리복이었는데 금메달을 딴 후 시상식에서 리복이 만든 유니폼을 입고 올라가야 했지만 마이클 조던과 찰스 버클리는 개인 스폰서가 나이키였던 관계로 리복의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다고 반발하였다. 결국 조정 끝에 리복의 로고를 가리는 선에서 마무리 되었다. 리복의 로고를 보이는건 당연한 권리였지만 로고를 보이지 못해 손해를 봤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나이키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 우사인 볼트도 푸마와 개인적으로 스폰서십 계약을 맺어 그 회사 제품만 입고 나온다. IOC에서는 스포츠 용품의 경우 아디다스와 독점 스폰서 계약을 맺었지만 올림픽 종목 중 가장 꽃이 남자 육상, 그것도 100M 결승이기에 아디다스 보다는 볼트가 입고 나온 푸마에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 Beats 역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 국기가 그려진 스페셜 에디션 헤드폰을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등 마케팅을 펼쳤고, 영국 선수들은 트위터에 헤드폰 사진을 올리며 상당한 홍보 효과를 얻었다. 이에 헤드폰을 생산하는 공식 스폰서인 파나소닉이 뒷목잡는 상황이 발생하자 공짜 마케팅 논란이 일었고 영국은 자국 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닥터드레 브랜드 헤드폰을 압수했다.
- ↑ 다만 대한민국에 한정한다면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등은 로컬 스폰서를 추가로 받아들여 상표권을 100% 다 이용할 수는 없어도 제한적으로 쓸 수는 있다. 한국에서 올림픽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대한체육회는 FILA, 노스페이스 등이 있으며 축협의 경우 Daum, KEB하나은행 등이 참여해왔다.
- ↑ TV, 신문 등을 운영하는 언론사도 대부분이 사기업이지만 영리 목적으로 상표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기에 상표권 제한과는 상관이 없다.
- ↑ 만일 그게 불가능할 경우에는 상표를 가린다. 예를 들면 공식 전자제품 스폰서가 특정회사인 상태에서 경기관련자가 묵은 호텔 객실에 타사 TV가 비품으로 있으면 검은 테이프 등으로 상표를 가린다.
물론 가능한 한 대회 기간중 비품을 바꾼다.이는 대회는 물론 대회와 관련된 행사도 마찬가지인데 2001년 12월에 있었던 2002년 월드컵 조추첨 행사에서도 행사 기간중 행사장인 BEXCO 내 모든 타사 음료수 자판기를 치우고 FIFA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의 자판기만을 들여놓았다. - ↑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박지성이 출연한 삼성전자, 롯데백화점, LG전자 등 스폰서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 광고에 대해서는 피파나 대한축구협회에서 딱히 태클을 걸지 않았다.
- ↑ 원래 KTF의 풀네임은 Korea Telecom Freetel으로, 약칭인 KTF에서 역 두문자어로 만든 문구.
- ↑ 자금은 물론, 시설지원도 많이 해주었다. 대기업 회장이나 고위 임원들이 감투자리인 협회 회장직을 번갈아 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