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1989) | 15주년 기념 재판본(2004) |
ARKHAM ASYLUM : Serious House On Serious Earth
그랜트 모리슨이 콘티, 데이브 맥킨이 작화를 맡아 1989년 10월에 출간한 배트맨 시리즈의 아캄 수용소를 소재로 하는 그래픽노블. 국내에는 15주년 재판본이 세미콜론을 통해 정발되었다.
1 줄거리
1920년,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가 사망한 직후, 명석한 심리학자 아마데우스(아마데이어스) 아캄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자신의 저택을 정신질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으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악몽같은 사건의 연쇄와 그 결과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은 꿈에도 모른 채.그로부터 한세기 반이 더 지난 뒤, 정신질환 범죄자 전문 아캄 정신병원은 음울한 복도와 위압적인 어둠이 가득한 장소가 되었다. 악몽의 집이자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수수께끼이며,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이곳의 담장 안에는 이미 여러 해 동안 배트맨의 적들인 광적이고 기형적인 인물들이 줄줄이 수용되어 왔다. 탈출이 불가능한 독방이며, 조명조차도 없는 지하실에서, 이들은 생각을 거듭하고 계획을 세우며, 언젠가는 위로 치고 올라가서 이성의 세계를 전복시킬 꿈을 꾸고 있다.
4월 1일 만우절, 범죄자들이 마침내 이 정신병원을 장악한다. 조커의 지휘 하에 이들은 자신들을 이곳에 가두어 버린 한 사람을 향해 무시무시한 도전을 제기한다.바로 배트맨을 향해.
자신의 가장 큰 적들과 겨루면서, 배트맨은 반드시 암흑의 핵심 속으로 내려가서, 자신의 가장 큰 두려움과 맞서고, 자기 경험의 진실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그만 무너져 버리거나.
1.1 구성
코믹스라면 으례 있을법한 최소한의 등장인물 소개도 없이, 시작부터 불안한 분위기와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묘사되는 기존 캐릭터성과 비교해서 뭔가 음울하게 뒤틀린 인물들이 툭툭 던져지는 썩은 전개가 일품. 작품 내내 대사와 상황을 통한 묘사보다는 상징과 은유를 통한 메세지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여기에 맥킨의 추상적인 작화까지 버무려지니 기괴함의 정점을 찍는다.
과거 시점의 아캄 수용소의 아마데우스 아캄과, 현재 시점의 아캄 수용소의 배트맨과 죄수들의 장면이 수시로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같은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다는 공통점 외에 아마데우스 아캄, 배트맨, 정신병원의 죄수들을 꿰뚫는 상징적인 공통점은 광기로, 다른 시간대의 다른 사건을 겪고 있는 등장 인물들이 전술한 두 가지 공통점을 바탕으로 마구 엮인다. 그러다 보니 사건의 순차적인 흐름을 쫓아가다가도 갑자기 심리의 흐름을 쫓아가서 지금 이건 광기로 인한 환상인가 현실인가? 그러더니 시간대는 과거를 비췄다가 현재를 비췄다가... 나중에는 전개가 현실을 초월한다. 작화가 초현실주의라는 뜻이 아니라 진짜로 과거와 현재간에 초월하는 전개로 치닫아, 현재의 광기가 과거의 광기의 원인이 되고 그 광기의 유산이 아캄 수용소라는 장소를 매개로 이번에는 현재에 투사되는...
이런 혀를 내두를만한 난해함으로 인해 처음 읽는 독자들은 전체적인 기승전결의 얼개 외에는 대체 뭐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재판본이나 국내 정발본으로 접했다면 부록에 있는 모리슨의 원안과 달아놓은 주석들을 보면서 읽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듯.
2 등장인물 및 작품 내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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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주요 인물
배트맨 시리즈인만큼 당연히 주인공으로 등장. 다만 DC코믹스의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 배트맨을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면 상당히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우선 외양부터가 히어로 코스튬이 아니라 무슨 야수파 화가들이 그려놓은 유령마냥 시커멓고 기괴하며 가끔 클로즈업될때 입가가 보이는 것 외에는 아예 인간의 모습 자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아캄의 범죄자들의 공포의 화신 그 자체의 모습이자, 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배트맨 내면에 도사린 비인간적인 광기를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배트맨의 다른 측면이기도 한 백만장자 브루스 웨인은 이 작품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브루스가 언급되는 바는 그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살해된 사건과의 연관성 뿐으로, 이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그로 인해 배트맨이 가지게 된 심리적인 약점, 그리고 광기와 공포를 나타낼 뿐 그의 이중생활이나 사회적인 지위 따위는 이 작품의 내용 전개나, 주제와 전혀 무관하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이 작품의 배트맨은 엄청나게 음울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아캄 수용소에서 죄수들이 궐기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청에 도착한 배트맨에게 조커는 인질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배트맨이 수용소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한다. 염려하는 고든에게 배트맨은 저들이 두려운 게 아니라 내 자신이 두렵다며 여태까지 아캄 수용소에 갈 때마다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 느껴지거든."이라고 말하면서 아캄으로 떠나는데, 이쯤 되면 어떤 독자든 아캄에서 배트맨이 겪을 일들에 대해 감이 팍팍 오기 시작할 것이다.
과연 아캄에 도착한 직후부터 배트맨은 조커에 의해 계속적으로 허를 찔리며 정신적인 압박을 받다가, 강제로 술래가 되어 아캄 수용소 깊숙한 곳으로 내쫓기며 완전히 궁지에 몰린다. 이 와중에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억제하기 위해 유리조각으로 스스로 한쪽 손을 찔러버려서 부상까지 입은건 덤. 수용소를 돌며 죄수들을 피하고 쫓기는 일련의 과정에서 배트맨은 여타 코믹스에서처럼 육체 능력과 각종 도구들로 호쾌하게 쓰러트리는 장면 따위는 전혀 연출하지 못한다. 그가 수용소의 광기와 싸워나갈 수단은 오직 그 스스로의 정신력 뿐이며, 죄수들은 현실의 위협일 뿐만 아니라 배트맨 내면의 광기의 뒤틀린 표상으로써 배트맨이 직면해야 하는 시련으로써 다가온다. 악몽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배트맨은 자신이 아캄 수용소에 가둬온 것이 빌런이나 다른 무엇뿐만이 아닌 스스로의 광기임을 자각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최후의 시련이라 할 수 있는 킬러 크록(밑에도 나와 있지만, 단순한 돌연변이 갱스터의 이미지로 나오지 않는다.)의 습격을 받아 엄청난 고전 끝에 살아남는다. 그리하여 배트맨은 자신의 내면을 극복하고 짱짱쌘 슈퍼히어로가 되었습니다. 끝!
...으로 마무리 될 만한 작품이 아닌지라, 직후 배트맨은 이 사단을 일으킨 '진범'과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진범을 통해, 배트맨과 마찬가지로 아캄 수용소에 자신의 광기를 가둬왔던, 아마데우스 아캄의 광기를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마주하게 되고... 다시 한번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긴 배트맨은 이제 마음을 굳힌다.
"아캄이 옳았소. 때로는 광기만이 우리를 완전하게 만들 수 있소."("ARKHAM was RIGHT; Sometimes only MADNESS that make was what we are.")
부록에서 모리슨이 언급하는 바로는 이 일련의 과정은 융 심리학에 따라 묘사된 것으로, 배트맨이 일련의 자신의 광기를 극복하고 무의식을 정복하는 의례를 통과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벽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이라는데... 사실 이 직후의 배트맨의 태도나 조커의 반응은 광기의 극복이라기 보다는 되려 겪을거 다 겪고 달관한듯한 분위기가 팍팍 뿜어져 나오는지라, 재판본에 달려나온 이 주석은 독자들 사이에서도 다소 논란거리. 아무튼 각자 읽고 직접 판단해보자.
좌우지간 소방도끼를 챙겨 처음 출발했던 수용소 현관 홀로 돌아온 배트맨은 (모리슨의 표현에 따르면) 성전을 정화하는 예수 마냥 문짝을 깨고 들어와 죄수들에게 외친다. "너희는 자유다. 너희 모두 자유다." 그리고 배트맨을 기다리고 있던 조커는, 자신들은 원래부터 자유였다는걸 알고 있었다면서 구속복을 들어올리고 배트맨에게 아캄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고담으로 되돌아갈 것인지 물어본다. 그리고 배트맨의 선택은...
- 아마데우스 아캄
과거 시점의 화자. 아캄 가문의 후계자로 어린 시절 정신병에 걸린 어머니 엘리자베스 아캄을 모시며 성장해, 이후 그의 성격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버지는 묘사나 언급 자체가 없는데 편모 가정이었는지 아니면 아캄에게 별로 영향을 준 인물이 아니어서 생략되었는지는 불명. 성인이 되어서는 어머니의 정신병이나 자신의 심리적인 요인 등으로 심리학자라는 직업을 얻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캄 저택을 개수하고 영토를 활용하여 정신병원을 세우는 사업에 착수한다.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은 그럭저럭 극복하고 개인적으로는 결혼한 아내와 사이에서 딸도 얻어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과거 그가 상담했던 연쇄 여성살해범 마틴 "매드 도그" 호킨스가 경찰들로부터 도망쳤다는 연락을 받고, 그의 정신상태 소견을 묻는 경찰들에게 지극히 위험하다는 정도의 답변만 돌려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나,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훼손되고 강간당한 흔적이 가득한 아내의 신체와 인형의 집에 들어가 있는 딸의 머리를 본 아캄은 광기에 빠져들게 되고, 발작적으로 아내와 딸의 시체를 모두 먹어치우고 토한다. 이후 자세한 묘사는 나오지 않지만 아캄은 어찌저찌 정신줄은 잡은 듯 하고, 마틴 호킨스는 결국 다시 체포되었으며, 저택의 정신병원 개수는 계속되어 '엘리자베스 아캄 수용소'가 완공된다. 아캄의 운영 하에 정신병원은 정신상태가 불안정한 범죄자들을 치료 및 관리하는 치료감호소로 활용되기 시작하고, 그 중에는 마틴 호킨스도 끼어 있었으니... 아캄은 어느날 전기치료를 받던 마틴 호킨스에게 초고압의 전류를 흘려 산 채로 지져죽여 버린다. 그리고 이 사건은 전기치료중 흔히 발생하는 사고사 중 하나로 여겨져 곧 잊혀진다.
아내와 딸의 복수는 이루었지만, 아캄에게 자리잡은 광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살인을 계기로 더 커져가 환각 등의 정신분열증 증상을 앓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광대버섯을 복용한다던지, 죽은 어머니의 웨딩 드레스를 입고 저택(정신병원)을 몰래 돌아다니거나 하는 등 제정신이 아닌 모습을 보이는데, 그러면서 아캄 수용소 자체가 자신의 광기를 유폐하기 위한 공간으로 화하는 듯한(혹은 처음부터 그런 목적을 무의식의 기저에 깔고 진행했다는걸 깨닫거나) 착란을 겪기 시작하다가 돌연 병원을 세운 계기가 된 어머니의 죽음을 떠올린다. 그 때 엘리자베스 아캄은 무언가를 보고 겁에 질려 저게 자신을 잡아가게 두지 말라면서 발광하고 있었고, 아캄은 그런 어머니를 진정시키려 노력하던 순간 어머니가 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것은 엄청나게 거대한 박쥐의 형상이었다. 아캄은 어머니를 이해함과 동시에 돌연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그리고 면도칼을 꺼낸 뒤...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머니. 사랑해요."("Don`t be Afraid, Mother. I LOVE YOU.")
작품 후반부에 보면 위의 모든 것을 아캄이 자신의 일기에 적어 남겨놓았던 것으로 드러난다. 그 후 자세한 묘사는 나오지 않지만, 결국 광증이 너무 심해진 나머지 자신과 거래하던 주식 중개인을 살해하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세운 정신병원의 독방에 갇히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아캄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 방 바닥 전체에 빽빽하게, 박쥐를 쫓아내는 술식을 새겨넣는데, 그 도구가 다름아닌 자신의 손톱이다! 결국 작업을 완료한 뒤 모든 손톱이 닳고 부러진 채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같은 만족감을 느끼며 탈진으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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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등장하는 배트맨의 숙적. 기괴한 묘사가 난무하는 본 작품에서도 단연 돋보적인 작화빨을 받아 미친 존재감을 뽐낸다. 다른 인물들은 말풍선으로 대사를 말하는데 반해 조커의 대사는 효과음마냥 컷에 그대로 배치되어 나오기 때문에 눈에 더 띈다.
초반부 배트맨에게 인질들을 풀어주는 대신 아캄 수용소로 오라는 전화를 하는 등 수용소 궐기 사태의 주모자 격으로 보이고, 통화 중 곁에 있는 펄이라는 직원의 눈알에 연필을 확!... 하는 분위기로 이번 작에서도 성깔 어디 안 갔나 싶은 인상을 팍팍 풍긴다...
만, 수용소에 도착한 배트맨이 수용소 둘레에 뿌려진 가루들을 확인할 때 갑툭튀해서 날리는 "그건 소금이야. 나한테 좀 뿌리는 게 어때, 자기야(Honey)? 나 간이 딱 맞지 않아?"부터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배트맨에게 섹스어필(!)과 스킨쉽을 시도하고, 인질들도 순순히 내보내는 등[2] 악당이라기 보다는 배트맨과 놀려고 들이대는 무섭게 미친 놈의 이미지가 강하다.
작중 초반 배트맨은 고든에게 "나는 저들(죄수들)이 두려운 게 아니오"라고 말하면서도 조커는 상당히 경계하는데, 조커가 자신의 진면목 - 정신적인 취약점, 내재된 광기, 그로 인한 배트맨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 을 알고 있으며, 그 때문에 정신병원으로 자신을 불러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리고 조커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수용소에 들어온 배트맨에게 술래잡기 - 자정까지 배트맨은 수용소를 한바퀴 돌고 돌아오면서 그때까지 만나는 수감자들과, 배트맨을 쫓는 정신병자들에게서 살아남기 - 를 제안하고, 배트맨의 반응이 시원찮자 근처에 우두커니 서있던 경비원[3] 한 명을 총으로 쏴죽이면서 강요한다. 즉 배트맨을 정신적으로 궁지로 몰면서 놀려고 하는 것. 결국 배트맨은 아캄 수용소 깊숙한 곳까지 내몰리게 된다.
정작 그렇게 배트맨을 불러들여 놓고도 조커 본인은 배트맨을 뒤쫓거나 하지 않고 홀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작중 최후반부 도끼로 문짝을 부수고 들어온 배트맨을 반기면서 (구속복을 입고) 아캄에 남을 건지, (정신병원만큼이나 미친 놈들로 가득한) 고담으로 돌아갈지 묻는다. 그리고 배트맨이 그 결정을 투페이스에게 맡기자 "천재로군!"이라면서 동의한다.
결국 동전 던지기의 결과로 배트맨이 아캄 수용소를 떠나게 되자,
"작별은 늘 시원 섭섭하지, 자기야. 그래도 우리 덕분에 오늘 재미없었다고는 말 못할걸. 밖에서 재미있게 지내도록 해. 정신병원에서 말야. 다만 잊지 말라고, 혹 그쪽 생활이 너무 힘들 때면, 여기엔 항상 네 자리가 있다는 걸."("PARTING IS SUCH SWEET SORROW, DEAREST. STILL, YOU CAN`T SAY WE DIDN`T SHOW YOU A GOOD TIME. ENOUGH YOURSELF OUT THERE. IN THE ASYLUM. JUST DON`T FORGET -IF IT EVER GETS TOO TOUGH... THERE ALWAYS A PLACE FOR YOU HERE.")
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로 배웅인사를 해준다.
모리슨에 의하면 이 작품의 조커는 (뒤틀린)여성성, 모성애(??),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남성(배트맨)에게 치근거리는 동시에 빈틈을 희롱하는 캐릭터이다. 그래서인지 초기 콘티[4]에서는 아예 짙은 눈화장에, 몸에 딱 달라붙는 등 패인 스키니 원피스, 가터벨트에 스타킹, 하이힐 등등 완전히 《록키 호러 픽쳐 쇼》에 등장할만한 오카마... 였는데 맥킨이 그리면서 하이힐만 남기고 다 쳐냈다.
- 여담이지만 과거 이 작품이 미국 TV에도 언급됐는데 그때 조커에 포커스가 맞춰져서 방송 제대로 탔다고 한다. "애들도 보는 만화에 이런 섬뜩한게 나와도 되냐"는 식의 트집잡기였다고.
작중에서 용의 상징으로 나타나는 캐릭터. 용은 무의식 속에 잠재된 광기에 대한 불안감이자 넘어서야 할 시련 등의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데, 과거 아마데우스 아캄의 경우는 '용을 제압한 미카엘' 조각상을 수용소에 세우면서 이 의미에 대해 곱씹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 시점의 배트맨은 바닥에 이어진 핏자국을 쫓던 중 벽에서 흔적이 끊겨버리자 이를 살피다 크록의 습격을 받는데, 육체도 정신도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전하다가 창 밖으로 내쳐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직후, 밖의 미카엘 조각상에 들린 창을 빼내든 채 이번에는 배트맨이 크록에게 덤벼든다. 둘의 치열한 힘싸움 가운데 배트맨도 엄청난 부상을 입지만 결국 그 반동으로 크록도 나가떨어져 리타이어한다. 이 둘의 싸움은 엄청나게 추상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묘사[5]되는데 모리슨은 이를 통해 배트맨이 자신의 무의식과 내면의 광기를 극복하고 정복하는 장면을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전투중 배트맨의 광기와 격렬한 분노가 아캄 수용소라는 공간적인 동일성을 통하여 시공을 넘어 과거의 아캄 저택에 박쥐의 형상으로 현현하면서 아캄의 어머니가 공포에 질리고 아마데우스 아캄이 자신의 잠재적인 광기를 자각하는 계기가 되는 초현실적인 전개가 난무한다. 아니면 아캄 모자가 미래의 환상을 악몽으로 보는 건지... 애초에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전개이니 직접 책을 보는 게 나을 것이다.
좌우지간 이 작품의 크록은 일종의 괴수처럼 등장하며 제대로 된 대사하나 없는 등 인간적인 면모가 전무한, 무의식의 광기의 화신이자 시련 그 자체인 존재이다. 원래 킬러 크록은 돌연변이가 있을 뿐 엄연히 인간이건만 이미 80년대부터 취급이 이모양이었으니, 지못미.
아캄에 배트맨이 들어선 직후 목격한 광란의 난장판 한 구석에서 오줌을 지리고 있는 것으로 첫 등장. 수용소에서 치료의 일환으로 동전을 뺏은 뒤 주사위 등 다른 물건으로 대체시켜 점점 선택의 수를 늘려갔기 때문인데, 지금은 타로 카드를 사용하고 있어서 화장실을 가는 간단한 것조차 제대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던 것. 그 꼴을 본 배트맨도 황당해 할 정도로 한심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 후에는 카드들로 탑을 쌓고 있거나, 창문으로 달을 멍하니 올려다 보며 "달은 신이 던져올린 동전"이라느니 하면서 비중없이 잉여하게 있나 싶더니... 최후반부에 배트맨이 자신의 거취를 투페이스에게 맡기자 처음에는 머뭇거리면서 찌질거리다가, 동전을 받아들자 갑자기 눈에 똘기가 충만해지고 자세도 자신감있게 바뀌면서 "멀쩡한 면이 위로 오면, 그는 자유야. 긁힌 면이 나오면, 그는 여기서 죽어. 알겠어?"라며 패기를 내뿜는다. 실은 동전이 본체라 카더라 그리고 동전을 던진 뒤, 앞면이 나왔다면서 배트맨을 내보내기로 한다.
...헌데 사실 작품 마지막 장면을 보면, 동전 던지기의 결과는 뒷면이었다! 하비 덴트가 자신 스스로의 의지로 동전의 선택을 극복한 정말 드문 장면. 그리고 수용소를 나가는 배트맨의 뒷모습과 진입하는 경찰들을 뒤로한 채 동전을 만족스럽게 쳐다보다가 자신이 쌓은 카드탑을 바라보면서,
"누가 너 따위에게 신경이나 쓴대?" (카드탑을 부숴버리며) "너는 기껏해야 카드 한 벌일 뿐이야."("Who cares for you?" "You`re nothing but a pack of cards.")
[6]
라는 대사로 작품의 끝을 맺는다. 막판에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인상적인 행보와 대사들을 통해 초반의 잉여함을 한순간에 뒤집어 버리고 작품의 화룡정점을 찍는 캐릭터.
2.2 기타 인물
술래가 된 배트맨이 수용소 깊숙한 곳으로 향하던 중 처음 대면한 빌런. 흔히 알려진 클레이페이스와는 달리, 변형 능력 같은 건 없고 온 몸이 질병으로 썩어 들어가고 있으며 접촉한 모든 대상에게 자신의 병을 옮긴다...는 식으로 묘사되고 있다. 벽을 짚으니 벽에 칠한 페인트가 떨어져 나올 정도. 생긴 것도 무슨 피부병 걸린 골룸 같아서 기존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지라 독자도 처음엔 누군지도 모르고 지나쳤다가 나중에 부록을 보거나 술래잡기 시작할 때 조커가 읊은 빌런들에서 다른 빌런들 소거법으로 쳐낸 뒤에야 클레이페이스인 줄 알고 황당해한다고 한다. 이전 서술에선 설정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되어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잘못된 말이다. 본래 클레이페이스는 한 명이 아니며, 버질 카를로, 매튜 헤이건, 크레스턴 페인 등, 여러 명이 존재했으며, 그 능력도 조금씩 달랐는데, 이 중에서 크레스턴 페인 버전의 클레이페이스의 능력은 잘 알려진 변신능력이 아니라, 자신과 접촉한 대상을 흐물흐물 녹여버리는능력으로,[7] 여기서 나온 클레이페이스는 이 크레스턴 페인 버전 클레이페이스이다.[8] 여기서는 이 능력이 일종의 '질병'으로 해석된 것이다. 아무튼 배트맨과 마주친 뒤 자신의 질병을 나누고 싶다면서 만지려 들자 배트맨이 기겁을 하면서 다리를 걷어차 부러뜨려 버리고 황급히 자리를 뜬다. 모리슨 왈 클레이 페이스는 매독 등의 성병을 상징하는 동시에 배트맨 무의식 내에서 성교를 불결한 것으로 여기는 혐오감을 의미하는데, 작가 본인의 어릴 때 경험도 투사되어 있다고 한다.[9]
힘을 대부분 잃어버린 채 휠체어를 탄 상태로 등장. 빼빼마르다 못해 묘사가 완전히 해골이다. 하지만 원한다면 바라본 상대를 꿈으로 취급해 현실에서 지워버릴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은 남아있는 듯 하다. 휠체어를 끌어 줄 클레이페이스가 보이지 않아 짜증을 내며 돌아다니고 있다가, 눈에 띄지 않게 뒤로 접근한 배트맨이 계단에서 휠체어를 밀어버려서(!) 그대로 추락해 리타이어.
술래가 된 배트맨이 떠나자 조커에게 빨리 배트맨을 잡아 죽여야 한다고 닥달하는 장면과 작품 후반에 배트맨이 되돌아올 즈음 조커에게 역시 배트맨을 아캄에 불러들여선 안되었다고 투덜대는 장면 두 군데에서 나오는데..., 얼굴이 기존의 해골 모양이 아니라 무슨 볼링공마냥 눈코입도 없이 둥그렇게 생겨먹었다. 게다가 작중 이름도 나오지 않는지라 15주년 재판본 부록이 나오기 전까지 이 작품에 블랙 마스크가 나오는 걸 누구도 몰랐다고...
쇠스랑을 끌면서 휘적휘적 걸어가는 모습으로 등장.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엽기 연쇄살인마같은 인상을 풀풀 풍기면서 쇠스랑이 바닥을 긁으면서 일으키는 불꽃을 통해 겁나게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배트맨이 피해서 숨어버렸기 때문에 마주치지는 않았다.
죄수들이 쫓아오는 걸 피해 복도로 숨어들어간 배트맨 앞에 환상을 일으키며 등장. 원래도 앨리스라는 이름의 여성에게 집착하는 캐릭터지만 이 작품에서는 거기에 소녀에 집착한다는 설정까지 붙어서, 하는 대사를 보면...히익 페도 여성에 대한 뒤틀린 집착을 상징함으로써 배트맨과 대비되며, 배트맨 내면의 광기를 환기시키고는 사라진다.
"때로는... 때로는 말야, 난 이 정신병원이 하나의 머리라고 생각하곤 해.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꿈꾸는 어떤 커다란 머리 안에 들어있는 거지. 어쩌면 그건 자네 머리일지도 몰라, 배트맨. 아캄은 거울인 거야. 우리는 자네고."("SOMETIMES...sometimes I think the Asylum is A Head. WE`RE INSIDE A HUGE HEAD THAT DREAMS US ALL INTO BEING. perHAPS IT`S your HEAD. BATMAN. ARKHAM is A LOOKING GLASS. AND we ARE you.")[10]
- 밀로 교수(닥터 밀로)
풀네임은 Achilles Milo. 마일로라고 읽는 게 맞겠지만 정발판에서는 밀로로 번역됐다. 화학 전공자로, 등장하는 작품마다 다양한 약품으로 범죄를 저지르며, 첫 등장한 이슈에서는 자신의 약물로 배트맨에게 광기를 유발시켜 박쥐 공포증에 빠지게 해 한동안 배트카도 못 타고, 괴상한 코스튬으로 갈아입고 다니게도 했으나 얼마 뒤 정신차린 배트맨에게 발린 뒤, 자기 약물을 들이켜 정신이 나가 리타이어한다. 보면 알겠지만 조커나 스케어크로우와 역할이 많이 겹치는 놈이라 잘 안 나온다.
이번 작품에서는 정신이 나가서 아캄에 이송된 후의 시점으로 나오며, (본인 주장으로는) 완치되었다고 하지만 아무도 제정신인 걸 믿어주지 않아 여전히 정신병자 취급이다. 로젠한의 실험? 작품 중반까지 현관 홀에서 머물다가 난리를 벌이는 죄수들과,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투페이스를 보고는 "자네들 모두 정신이 나갔어!"라면서 짜증을 내고 퇴장. 당연하지 정신병원인데
- 맥시 제우스
원래 그리스 신화를 가르치는 교수였다가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정신이 나가 자신이 제우스의 화신이라고 주장하며 빌런이 된 인물로 역시 시리즈에서 드문드문하게 나오는 빌런.
일반적으로 전기를 방출하는 도구를 사용하는 캐릭터지만 이 작품에서는 신체 자체가 전류로 구성되어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에게 홀린 죄수 몇몇과 꼬여든 벌레 무리들이 수감실 내부를 채우고 있으며, "먹어라. 마셔라. 이것은 내 살이오, 이것은 내 피이니." 같은 대사에서 메시아 컴플렉스의 향기가 물씬 풍겨 나오지만, 수감실을 벗어날 수는 없는지 배트맨이 무시하고 지나가버리자 돌아오라고 애처롭게 절규하며 등장 끝.
- (닥터)캐번디시
초반부 인질들이 풀려날 때 나가지 않고 수용소 내에 남아있던 심리치료사 둘 중 한 명. 시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나. 처음에는 광대 분장을 당한 채로 등장해서 조커에게 "미친 짓은 이정도로 충분하지 않나!"고 항의하지만 조커가 비웃으며 일축해버린다. 그리고 이야기의 초점이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그런데 작품 후반 크록을 제치고 온 배트맨이 비밀 문을 찾아내어 들어온 아마데우스 아캄의 방에서 신부복(아캄 어머니의 것)으로 갈아입고 아담스를 면도칼(아캄이 어머니를 찌를 때 쓴 것)로 위협해 인질로 잡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배트맨에게 아캄의 일기를 보여주며 읽어보라고 강요하는데... 사실 아캄 수용소에서 죄수들이 풀려난 게 이 작자의 짓이었던 것.[11] 수용소에서 근무하던 캐번디시는 어느날 아캄의 일기를 발견하고 이를 읽은 뒤 아캄이 과거에 겪은 광기와 그것을 상징하는 박쥐의 형상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이 아캄의 뒤를 이어 박쥐를 해치워야 한다는 망상에 빠지게 되었고 수용소에서 궐기를 일으켜 배트맨을 불러들인 것. 수용소 둘레에 뿌려져 있던 소금도 이자가 뿌린 건데, 아캄이 독방에 새겨놓은 주문들과 합쳐서 무슨 결계를 만들려고 했던 모양이다.
(작품 내에서의 상징성과는 별개로) 배트맨은 어이가 없어서 자신은 그런 존재가 아닌 그저 인간일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이미 아캄에 홀린 캐번디시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결국 배트맨이 캐번디시에게 "당신 아프군. 도움이 필요하오."라고 말하자 눈이 돌아가서는 아담스와 면도칼을 모두 내던지고 배트맨의 목을 조른다. 배트맨이 크게 부상당한 상태이기도 하지만 이 순간 배트맨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살해당할 때의 브루스 웨인과 동일시되고, 캐번디시는 아캄에게 홀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배트맨이 무력하게 도움을 구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다. 결국 아담스가 나이프를 집어들고 캐번디시의 목을 그어버리면서 사망.
- (닥터)아담스
초반부 인질들이 풀려날 때 나가지 않고 수용소 내에 남아있던 심리치료사 둘 중 한 명. 풀네임은 Ruth Adams. 인질들은 다 내보낸 거 아니냐고 조커에게 쏘아붙이는 배트맨에게 자신들은 여기 스스로 남기로 했다고 말하면서 등장.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그 난장판에서 담배까지 꼬나물고 침착하게 있는 것이 어지간히 멘탈갑인듯 하다. 배트맨에게 자신이 투페이스의 동전을 뺏은 뒤 다른 물건들로 대체시켜 점점 선택의 수를 늘려가는 치료를 했다고 설명해주기도 하는데, 배트맨이 저 꼴이 치료된 것으로 보이냐며 성을 내자 "때로는 치료하기 위해서 파괴부터 해야 한다"는 투의 대답을 하는데 기묘하게도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저 말이 배트맨의 입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걸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조커는 어쩌면 정신이 나간(insanity)게 아니라 오히려 정신이 초 이성적(super-sanity)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일정한 자아를 유지할 수 없어 매일 매일 광기와 혼돈으로 스스로를 재구축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떡밥을 던지기도 한다. 이후 조커의 제안으로 배트맨과 단어 연상을 통한 심리검사를 하게 되는데 의도치 않게 그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일깨우게 된다.
그 후 배트맨이 조커의 강요로 술래잡기를 하러 떠나면서 비춰지지 않는가 싶더니, 후반부에 캐번디시에게 인질로 잡힌 채로 등장한다. 배트맨이 미친 캐번디시에게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목이 졸리는 모습을 보고 당황해하다 캐번디시가 자신을 위협할 때 썼던 면도칼을 들고 둘 사이로 난입하면서 의도치 않게 캐번디시를 죽이게 된다. 직후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는데 배트맨이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대충 달래주며 투페이스의 동전을 건네달라고 하자 죄수들에게로 돌아갈 거냐고, 그건 미친짓이라고 만류하면서도 동전을 꺼내 준다. 동전을 받은 배트맨은 죄수들에게 자신이 그들보다 (정신적으로)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녀를 두고 떠난다. 배트맨이 나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죄수들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되었으니 이후에는 무사했을 듯 싶다.
초반에 배트맨을 호출하여 조커에게 온 전화를 연결해준 뒤, 굳이 배트맨이 직접 수용소에 갈 필요 없이 경찰들을 투입하겠다고 제안하는 장면과 최후반부에 배트맨이 수용소에서 되돌아온 후 경찰들을 진입시키는 장면에서만 등장.
- 마틴 "매드 도그" 호킨스
과거에 존재한 여성 연쇄살인마. 여성을 강간한 뒤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하는데, 아마데우스 아캄과의 상담에서 자신이 성모 마리아의 계시를 받아 부정한 계집들을 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짜 미친 놈인건지, 아캄을 조롱하려고 일부러 컨셉질을 한 건지는 모르지만... 위에서 나왔듯이 아캄의 아내와 딸을 건드린 댓가로 전기 통구이가 되서 처참하게 사망.
3 트리비아
그랜트 모리슨이 맡은 최초의 배트맨 관련작. 프랭크 밀러가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 기존의 배트맨을 과감히 재해석한 것이 모리슨에게 인상이 깊었는지 이 작품을 집필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또한 故 히스 레저가 조커 연기를 위해 참고한 작품 중의 하나라고 한다.
콘티 초안을 제출했을 때에는 심오한 상징이나 심리적인 공포는 배트맨 시리즈에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여태까지의 배트맨 이야기에서 가장 멍청한 소재가 될 거라는 평을 들었다고 하는데... 출간되자 수많은 은유와 상징으로 재해석된 캐릭터들과 컷 구성, 기존 DC 코믹스의 만화적인 그림체가 아닌 강렬한 화풍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그래픽" 노블의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에 힘입어 15주년, 25주년 기념으로 재판되기도 했다.
이 작품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작화임에도, 아이러니하게 모리슨은 이 작품의 화풍에 비판적이라고 한다. 처음에 그림 작가로 킬링 조크를 그린 브라이언 볼란드를 섭외하려고 했던 것도 있고, 맥킨의 그림이 너무 개성적이라 작품 내의 상징성과 충돌한다나.[12] 사실 재판본에 부록으로 붙어 있는, 그림의 원안이 된 대본 및 컷 묘사와 실제 출간된 작품을 비교해보면 맥킨이 작화에 기괴함을 더하기 위해 임팩트를 주기 위해 간략화&생략한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띄는 걸 알 수 있다. 모리슨이 직접 그린 초기 콘티는 거의 80년대 후반 DC코믹스 화풍인지라 작화 담당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꽤 다른 작품이 나왔을 듯.
다만 기존 시리즈에서 정립된 캐릭터들의 특징을 거의 무시하고 이 작품에서만 통용되는 상징성으로 가득 채워넣은지라 배트맨 자신의 내적 갈등의 극복이라기 보다는 인간이라는 존재들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광기에 대해 다루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래서 시리즈의 팬들 중 일부는 '이건 배트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광기와 악몽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난무할 뿐이다'[13]는 식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인터뷰에서 그랜트 모리슨이 배트맨 시리즈를 정기적으로 읽지 않는 독자도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집필했다고 언급한 걸 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기존의 캐릭터성들을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즐기기엔 스토리가 너무 난해한데
- ↑ 출처 : 세미콜론 공식 블로그
- ↑ 그 중에 펄도 두 눈 멀쩡하게 나오는 걸 보고 배트맨이 놀라자 조커 왈 "아까 그거 만우절 농담이였지롱!"이라고 하면서
겁나 무섭게웃는다. - ↑ 부록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정신병자들의 난장판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나머지 넋이 나가서 인질들을 풀어줄 때도 남아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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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 크록을 상대하기 위해 '용'을 '제압'한 미카엘의 조각상에서 창을 가져온다던지, 전투 중 과거의 아캄의 장면과 교차되며 광기가 강조되는 등
-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후반부에 나오는 대사이다.
- ↑ 본인도 몸이 늘 흐물거리며, 이 때문에 자신의 몸을 담을 특수복을 입고 있다.
- ↑ 그 증거로, 책에 수록된 콘티 버전에서 클레이페이스의 모습을 보면, 크레스턴 페인의 특수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 ↑ 어렸을 때 유원지에서 호러 어트랙션에 들어갔는데 도중에 '사랑의 터널'이라는 곳을 앞에 두고 불륜, 매춘, 성병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 나머지 너무 겁에 질려 들어가지 못하고 아버지가 찾으러 들어올 때까지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체 저런 경험을 어떻게 겪은거지? - ↑ 오타가 아니고 원문 대사 자체의 대문자와 소문자 용례가 불규칙하다.
- ↑ 조커가 이런 사건을 일으킨 주모자치고는 인질들을 순순히 풀어준다던지, 정작 배트맨을 데려와놓고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던지, 캐번디시를 비웃는 것 등이 복선이었다. 조커가 원래 미친 놈이라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을 뿐.
- ↑ 원래 작품에 로빈(DC 코믹스)도 투입하려고 했는데, 맥킨의 그림체를 본 뒤에 로빈에게 트렌치 코트를 입혀보려는 헛된 시도를 한번 했다가 그냥 로빈을 빼버렸다고 한다. 대신 조커가 지나가는 대사로 제이슨 토드를 눈여겨보고 있음이 암시된다.
- ↑ 모 외국 리뷰어는 '미친놈이 지은 정신병원에 미친놈 잡는 미친놈이 들어가 더 미친놈들과 미친짓을 하고 나오는 작품'이라고
정확하게요약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