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응우옌잡

한자 : 武元甲(무원갑) 곽원갑과는 다르다!
베트남어 : Võ Nguyên Giáp(보 우웬 접)

출생	1911년 8월 25일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꽝빈 성
사망	2013년 10월 4일 베트남 하노이 (향년 만 102세 40일)
복무	베트남 인민군(1944-1991)
최종 계급	육군 대장
주요 보직	베트남 국방장관
주요 참전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 베트남 전쟁

250px	파일:Attachment/2009822113640 giap.jpg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의 보응우옌잡 장군. 미국, 프랑스쯤은 한 주먹에 날릴 수 있습니다. 빠세!	2009년의 사진. 힘을 너무 썼어..

1 개요

20세기 최고의 명장 중 한 명

베트남의 군인. 이름은 일부러 베트남에서 흔한 성인 응우옌을 사용해 지은 가명이다.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쟁(武)의 으뜸(元), 갑(甲)(...). 최종 계급은 대장. 흔히 인도차이나 전쟁이라고 하는 제1차 베트남 전쟁에서 프랑스군을, 뒤이은 베트남 전쟁에서는 미군을 물리친 베트남의 명장이다.

2 준비

부농 집안 출신이어서 어린 시절은 유복하게 보냈지만, 일찍부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을 해방하기 위한 독립운동에 눈을 떴다. 고향에서 초등 교육을 마치고 프랑스의 고등학교에 유학했기 때문에 프랑스어에 능통했고, 훗날 인도차이나 전쟁 시절 외신 기자들 앞에서 이때 익힌 유창한 프랑스어로 회견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유학 시절 학생 시위를 주도했다가 퇴학당해 고국으로 돌아왔고, 스물두 살에 하노이 대학에 들어갔다. 어렸을 때부터 군사 서적을 읽기 좋아하는 밀덕후였는데, 《손자병법》과 《전쟁론》을 여러 번 읽고 이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두 전설의 시작

젊은 시절 호찌민과 함께 찍은 사진

역사학과 경제학 학위를 받아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교사 생활을 하면서 생계를 꾸렸고, 여러 계파의 독립운동에 투신하다가 인도차이나 공산당에 가입했다. 하지만 이런 행동으로 인해 프랑스 당국의 눈밖에 나면서 체포되었고, 몇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다가 중국으로 도피했다.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 가족들이 연좌제로 체포되어 처형되는 수난도 겪었지만, 이 시기 호치민을 알게 되면서 한층 강경한 무장 투쟁을 통한 독립운동 노선을 택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시기 동안 장제스 지배 하의 윈난 성에 자리잡고 있던 윈난 군사학교(운남강무당)에서 미군의 군사 훈련을 받았는데, 당시 미군 교관들은 결과적으로 호랑이 새끼를 키운 셈이었다.

3 활약

1944년에 중국에서 귀국한 뒤, 같은 해 12월부터 일본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이끌었다. 일본 제국이 항복하자 장제스의 국부군이 일본군의 항복을 접수받으러 베트남 북부에 진입했고, 호치민은 "베트남 인민 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옛 주인이었던 프랑스는 베트남을 다시 식민지로 삼으려고 했고, 프랑스 정부는 장제스 측과 협상한 끝에 중국군이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결국 1946년부터 프랑스군과 호치민을 비롯한 베트남 인민군(약칭 베트민군) 사이에 인도차이나 전쟁이 벌어졌고, 잡은 당시 1만 명의 병력을 보유한 베트민군을 이끌었다.

전쟁이 격화되면서 잡의 병력은 점점 늘어났고, 전쟁의 분수령이 된 디엔비엔푸 전투에서는 4만 명의 병력으로 1만 6천 명의 프랑스 정예군을 포위해 섬멸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프랑스는 이 전투에 진 것을 끝으로 베트남에서 손을 떼고 물러갔지만, 이후 베트남이 남북으로 분단되면서 프랑스 대신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남베트남과 베트민 사이에 제2차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었다.

잡 장군은 베트민군의 총사령관 겸 베트남 인민공화국 국방장관을 맡아 베트민군과 빨치산인 베트콩 등 공산군 병력을 총지휘하였다.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붙은 그의 별명은 눈 덮인 활화산이었는데, OSS(CIA의 전신)에서 훈련을 받은 경력이 있었다. OSS는 대일본 무장 투쟁을 벌였던 호치민의 최대 후원자였는데,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도 미국에서 베트남 독립과 호치민 지원을 언급한 유일한 미국 기관도 CIA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적 재능은 그다지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이건 그가 전술적 재능이 없다기보다는, 민병대 수준인 베트콩과 빈약한 무장의 베트민 정규군의 작전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략적인 목표를 향해 줄기차게 밀어붙이는 배짱과 뚝심은 알아 주는 인물이었는데, 실제로 베트남군의 목표는 전술에는 패배해도 전쟁에는 지지 않는다였다. 남베트남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자 벌인 대규모 공세나 베트남 전쟁을 결정적으로 염전 분위기로 몰고간 구정 공세는 남베트남에 있던 북베트남 게릴라 세력을 거의 소멸시키는 등 전술적으로는 재앙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공세로 결국 미군의 사기는 결정적으로 떨어졌고, 미국 국민들의 반전 여론도 강화되면서 미군을 협상장으로 이끄는 정치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그의 '3불 전략'은 가장 기초적이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병법의 목적을 명확히 한 것으로, 이를 통해 베트남 전쟁에서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다.3불 전략은 아래와 같다.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말고(회피전략), 적이 유리한 장소에서 싸우지 말고(우회전략), 적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싸운다(혁파전략)

4 통일 이후

종전과 베트남 통일 후에도 계속 국방장관 직책을 맡았으나, 친중파였기 때문에 1978년에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었던 캄보디아 침공을 반대하기도 했다. 그래서 중월전쟁이 끝나자마자 실권이 별로 없는 부총리로 전임되었고, 국방장관 직책을 중월전쟁 지휘관이었던 반티엔 둥에게 넘겨주게 되면서 군권을 잃었다. 이후 친소파가 득세하자 1982년에 완전히 실각했고, 정치국원 자리도 잃었다. 이후 1991년까지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부총리로 있으면서 회고록이나 군사학 저작을 쓰는 등 저술 활동에 주력했다.

1992년 베트남 의회에서 모인 베트남 전쟁 당시의 베트남 인민군 3거두. 오른쪽부터 국방장관 겸 총사령관 보응우옌잡대장, 총참모장 반띠엔중 대장 , 총정치주임 쭈후이먼 대장. 맨 왼쪽은 하노이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철학자 응우옌주이꾸이 (Nguyễn Duy Quý )

절대 만나지 말아야할 두 사람이 만났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적장 미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와 함께

1995년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를 만나서 전쟁의 시발점이 된 통킹만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맥나마라는 "그때 정말 무슨 일 있었습니까?"고 물었고 잡 장군은 "아무 일도 없었는데요..."라고 대답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베트남전 당시 매설된 엄청난 수의 지뢰를 제거하는 계획의 자문을 맡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다 2013년 102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베트남 정부는 국장(國葬)을 거행하여 조국의 독립, 통일에 1등공신 역할을 한 불세출의 전쟁영웅을 추모했다. 유해는 고향인 쾅빈(Quang Binh) 성의 해안가에 마련된 묘지에 안치되었다.

여담으로 50여 일이 지난 2013년 11월 말에는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 사령관을 역임한 채명신 장군도 사망했다.

5 기타

원서는 커녕 영문판 책도 아니고, 일본판 서적을 번역해대었던 한국에서는 카타가나를 그대로 읽은 "보 구엔 지압 장군"으로 표기되었다. 정확한 표기는 물론 '보 응우엔 쟙'인데 베트남식 이름의 특징처럼 성이 아닌 끝자로 불러 지압 장군, 잡 장군(...)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2012년 그의 회고록 <잊을 수 없는 나날들>(원제: Những năm tháng không thể nào quên)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존 헤켓 장군의 가상 미소 전쟁 보고서 제3차 세계대전의 외전판에서 모종의 사고로 정치국원이 전멸한 상태에서 실제 베트남의 실권을 장악한 원로 장군의 모델이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1985년에 미/소간에 제한 핵전쟁이 벌어지고 이틈을 탄 화궈펑의 중국이 동남아시아에 대한 침략 진출을 시작할때 베트남에서 친중 정권이 들어서서 미국에 유리한 중립정책을 한다는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