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 본 문서는 북괴라는 용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을 찾아오셨다면 북한 문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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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당시의 선전물)

1 개요

한자 : 北傀
영어 : the North Korea Puppet (Regime)

북한 괴뢰의 준말.

괴뢰국(傀儡國)이란 정권, 정부, 국가가 독립국 형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타국에 종속되는 반(半)식민지 국가나, 실질적으로 지배국의 인사 또는 군대가 다스리는 국가라는 뜻이다. 만주국, 프랑스 비시정부 등이 대표적인 괴뢰정부이다.

북괴란 단어는 1970년대 이전까지 남한에서 북한을 부르던 명칭이다. 1972년의 7.4 공동성명 이후, 북한이라는 표현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그 이전에는 정부 및 언론에서 공식용어로 사용했다. 북괴라는 표현에는 매우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일상용어로는 좀 더 중립적인 '이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7.4 공동성명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북진통일론이 폐기되고 평화통일론이 자리잡으면서 점점 북괴란 표현의 사용빈도는 줄어들게 되었다. 1980년대 이래로는 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부기관이나 언론에서는 북괴란 명칭은 사용하지 않고, 군에서도 공식발표에서는 대체로 북한이라는 표현을 쓰며, 북괴라는 표현은 북한의 도발시에나 가끔 쓰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일부 혐북 네티즌들이 북한을 혐오한다는 의미에서 북괴라는 명칭을 굳이 찾아 쓰기도 한다.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이 정권에 대해서는 주로 북한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전두환,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1970년대에 언론에서 조금씩 사용하기 시작한 "북한 공산집단"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기도 했다. 1990년대 김영삼의 문민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는 잘 사용되지 않고, 지금은 '북한'이라고 칭한다. 공식적으로 국방문서에서 사라진건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1년이다.

그러나 다른 공공부문과는 달리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예전부터 계속 사용되고 있는 용어로, 훈련소에서부터 지겹도록 듣게되며 공식 행사에서도 쉽게 듣을 수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만 그렇고, 실제로 공식 발표는 북한이라는 용어를 훨씬 더 많이 쓴다. 공개된 문서나 발표에서 "북괴"라는 표현은 북한의 도발시에나 가끔 쓰는 수준이다.

다만 군대에서도 보고서나 작계 등 공문서를 작성할 때는 북괴라는 표현 대신 빨간색 폰트의 "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아예 색깔까지 포함해서 이 공식표기인듯,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빨간색으로 꼭 써준다. 잉크가 떨어지면 어떨까? "중대장님! 대대장님께 보고 올려야 하는데 새 프린터가 흑백이지 말입니다!" 네 피로 써 새X야[1]

형법상 간첩죄는 '적국을 위하여 간첩행위를 한 자'를 처벌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을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북한을 '적국'으로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과거 대법원은 북한은 중공(중화인민공화국)계열에 속한다고 보아, 북한을 위한 간첩행위는 당시 적대국인 중공을 위한 간첩행위로 간주하여 처벌하였다. 즉, 이러한 논리구성은 북한을 단순한 꼭두각시 정권으로 봄으로써 북한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이나 소련을 적국으로 보아 간첩죄의 적용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한편 UN이 북한을 가입시켜준건 북한의 자주성이나 정통성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북한과 남한은 서로 미승인국의 지위에 놓여 있고, 유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북한을 결코 국가로 승인하지 않았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용어 자체가 법적,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개별 국가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상으로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이나 실질적으로 휴전선 이북으로는 통치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정한다고 해서 북한의 인권유린, 대남도발 등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정상'이라는 용어 자체가 한 국가의 수장에게 붙는 호칭이다. 법률상 북한은 반국가단체이나 반국가단체의 수장에게 '정상'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지는 않는다.

2 시대별 변천사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줄곧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정권을 가리켜 소련, 중공의 꼭두각시 정권이라는 의미에서 "북괴"라고 비난하고 호칭했다. 여기서 북한 괴뢰, 북한 괴뢰 집단, 북한 공산 괴뢰, 공산 괴뢰, 괴뢰 도당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이에 북한 또한 한국을 가리켜 미 제국주의의 남조선 괴뢰라고 불렀다. 그래서 군대도 괴뢰군대라고 부른다. 다만 어감이 이상해서 그런지 줄여서 '남괴'라고는 안 부른 모양. 대신 괴뢰패당(傀儡狽黨), 역적도당(逆敵盜黨)이라는 말을 즐겨쓴다. 대체로 북측의 선전매체에서 대한민국 국군남조선 괴뢰군이라고 불렸다. 둘 다 6자이다. 또한 조선인민군북한 괴뢰군이라하면 다섯글자다.

남한은 1990년대 이후로 반공주의가 약화되고, 북한과 대화를 할 필요성을 느낀 인사들이 정치권에 많이 입성하면서 대북 비방을 하지 않게 되었으나 북한은 관영 매체인 로동신문, 조선신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라디오), 평양방송 등에서 줄곧 '남조선 괴뢰'라고 불러 왔다. 바리에이션은 괴뢰 도당, 괴뢰 OOO 정권 등등. 이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엔 사용빈도가 줄었다. 심지어 그때는 대통령이란 호칭까지 붙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시 사용 빈도를 높였다. 그래서 요즘은 '남조선 괴뢰 쥐새끼리명박 역도', 심지어는 대한민국 국군을 괴뢰군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응하여 남한에서도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은 여전히 북한을 북괴라고 부른다.

2010년 11월에는 연평도 포격 사태의 여파로 디시인사이드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가 생겼다. 또한 북괴상스라 하여 되도않은 망언이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망언을 내뱉은 북한 군인들은 합필갤에서 새로운 필수요소 겸 음원 소스가 되었다. 이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는 2014년 현재 국가안보 갤러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013년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최윤희 합참의장(해군 대장)은 “군인 입장에선 (북한을) ‘북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앞으로 우리 군도) 필요한 경우 그렇게 표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관련기사 이는 군인이 북괴란 표현을 쓰는 건 적절하다고 답한 것이며, 필요한 경우엔 북괴란 표현도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2014년 현재 보수적인 인사들, 인터넷 언론들, 사이트들 및 일부 진보계열 사이트[2]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북괴라는 표현 자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3 괴뢰의 의미

괴뢰정권(Puppet State)이란 말은 그 정권의 권력자가 일종의 '바지사장'이고 진짜 권력자는 외국에 따로 있다고 할 때 쓰는 학문적 용어이다. 따라서 북한을 비판하기 위한 용도로 쓰기에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북한 수뇌부는 타국에게 종속되어 움직이는 집단이 아니라 자신들 마음대로 행동하며 악행을 저지르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라고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의 영향이 크다)

즉, 작금의 북한이 저지르는 대내외적 온갖 악행과 도발은 과거의 소련이나 중국 등, 남이 시켜서 하는 꼭두각시 놀음이 아니라 제 스스로 미쳐 날뛰는 짓거리라는 이야기. "괴뢰"에서 괴의 의미는 꼭두각시 괴(傀)이다. 따라서 '북괴'란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은 용어의 잘못된 사용을 비판하는 것이지, 북한을 변호하는 발언이 결코 아니다.

극단적으로는 반란군[3]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나오는 판이지만 이건 주류가 아니라서...

'괴뢰국'이라는 단어 자체가 자주성이 없으며 다른 나라의 지배하에 있는 정권을 명시하는 단어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가 지배하는 정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남한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직접 개입 등의 영역에서는 대단히 제한적이었기에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보고 괴뢰라고 하는 표현은 이와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

이런 주장에 대해 주민의 주체성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 정권이 독재자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로 주민들이 그 독재자의 꼭두각시란 의미로 괴뢰라는 표현도 쓴다는 것이다. 사실상 억지로 갖다 붙이기 식 그러나 그건 옳지 않다. 괴뢰정권인가 아닌가를 따질 때 주민의 주체성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반(反)민주/독재 정권, 국가에 대해 괴뢰정권이라는 표현을 써야 맞지만, 그렇지 않다. 당장 '필리핀 괴뢰(마르코스 정권 시절)' '이집트 괴뢰(무바라크 정권 시절)', '짐바브웨 괴뢰', '이라크 괴뢰(후세인 정권 시절)', '리비아 괴뢰(카다피 정권 시절)' 등등을 사용했다면 모를까. 실상은 아니지 않는가? 실제로는 오히려 민주적이고 자유롭다고 평가받지만 일반적으로 터키의 괴뢰 정권으로 분류되는 북키프로스 같은 정반대의 사례가 나타난다.

위에서 말했듯 괴뢰를 따지는 유일한 조건은 그 정권이 내세우는 권력자가 진짜 권력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그건 명목이고 진짜 권력자는 나라 밖에 따로 있는지이다. 그러니 "북한정권이 왜 괴뢰냐?"라는 물음에 "독재니까!", "대한민국에 도발하니까!", "주민 인권이 유린되니까!"와 같은 이 따위 대답을 한다면 그게 바로 동문서답, 논점 일탈의 오류다.

"북한정권은 00국이 시키는 대로만 하니까!"라고 해야 적어도 개인의 가치관은 들어갔을지언정, 일단 괴뢰라는 용어에 대한 올바른 답이다. 그럼에도 그 사례로 대남도발 사례만 실컷 적어두고 "이래도 괴뢰가 아니란 말이냐?" 운운하는 인간들이 있다. 이에 "그 대남도발, 어느 나라가 시켜서 한 짓인지를 말해 달라니까?" 라고 반문하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아니 어째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정확히는 괴뢰라는 의미를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한자교육이 시급합니다 북한이 괴뢰정권이냐 아니냐는 북한의 지도층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가 하는 문제와는 별개다. 북한 정권이 특정 국가에 종속된 괴뢰정부의 정의에 들어가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실제로 북한은 1950년대부터 정치적으로 대외 의존도가 일부 인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거의 없는 나라다. 북한의 건국에 소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1950년대 중반부터는 거의 중국과 소련 모두에게 말 안듣는 놈들, 싸가지 없는 놈들이라는 욕을 먹으면서 두 나라를 오락가락하며 독자노선을 걸었다. 차라리 정말 소련이나 중국의 괴뢰국이었으면, 소련이 망했을 때, 동유럽 공산체제처럼 붕괴했거나 중국이 개방할때 주인을 따라서 같이 했을 것이다.

실제 역사를 살펴보면 북한은 소련이나 중국의 꼭두각시국가가 아니라, 자뻑똘끼에 충만한 독고다이 국가였다. 그리고 북한은 공산진영에 속해있다기보다는 제3세계 국가의 하나로 간주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4 북괴란 표현이 맞는 말인가?

이하는 북괴라는 단어 사용을 지지하는 주장과 그에 대한 반박이다.

  • 북한은 태생이 소련의 괴뢰국이니 북괴다?

북괴라는 단어 사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비칭'이라는 것이 굳이 현재의 상황과 꼭 들어맞으라는 법은 없다고 한다. '북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북쪽 괴뢰집단'의 출발은 분명히 '소련'의 '괴뢰국'에서 출발한 것이고, 소련이 사라진 지금에 와서는 그 상황이 변했다고 해도 북한이 '괴뢰국'에서 출발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히, 초기 한반도 북부에서 북한정권이 수립될 수 있었던 것은 소련의 후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이에 기반하여 '북괴'를 '북괴'라고 지칭하는 것이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적어도 1950년대 후반 8월 종파 사건 이전 까지는 북한을 북괴라 지칭하는 것은 맞을지도 모른다. 김일성은 8월 종파사건당시 친소파와 친중파를 숙청하면서 중국, 소련과의 관계가 안 좋아지자 자주성,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해볼 게 바로 한국전쟁. 그동안 소련이 김일성을 사주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뒤에 밝혀진 사료에 의하면 남한을 공격하기로 결정한 건 결국 김일성이었다. 1990년대 소련이 무너지면서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김일성은 일관되게 스탈린을 설득했고, 스탈린은 미국과의 대결을 우려해 소극적이었지만, 김일성이 "형님, 미국이 참전하기 전에 끝낼 수 있다니까요..."라고 설득하자 스탈린은 그제서야 허락을 했다고 한다.

스탈린박헌영을 물리치고 김일성을 지도자로 낙점해 준 사실을 고려해 볼 때,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어쨌거나 태생은 괴뢰였고, 그 상태로 몇 십년 동안 그렇게 불러온 것이 관행이 되어서라고 하는 편이, 현실과는 맞지 않으나 북괴라는 단어를 지금도 쓰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데 더 어울릴 것 같다. 물론 관행이 있다는 이유로는 잘못된 용어 사용이 정당화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는 전통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볼 수 있다. 북괴라는 단어 사용을 비판하는 입장이 취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는 "현재의 북한은 괴뢰국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이기 때문이다.

  • 북괴를 대체할 폄칭이 없으니 북괴다?

한편 북한에 대해 '북괴'라는 단어 이외에 다르게 통용되는 비칭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한다. 예전에야 북한에 대한 다양한 비칭이 있었지만 2014년대까지 살아남은 단어는 '북괴'외에는 존재하지 않다고 보고, 애초에 '북괴'라는 단어 자체가 북한을 비하할 수 있는 단어를 찾다가 과거에 쓰던 단어를 끌어와서 쓰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소련이 붕괴하고, 중국과 러시아와 수교한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북한 정권을 자주성, 정통성이 없는 정권으로 격하시키기 위한 단어의 수요는 있되, 아직 "북괴"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폄칭이 없기 때문에 이 단어는 폄칭으로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사실, 그냥 김씨조선이라는 말을 쓰면 되는데...

그러나 북한에 대한 폄칭은 의외로 남한에서 늘상 사용하는 북한이라는 단어 그 자체가 폄칭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중립으로 옳은 표현은 '조선'이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왜냐하면 북한이 이러한 표현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어떤 느낌인지는 비슷한 분단을 겪고 있는 대만과 중국의 관계인 양안관계 문서를 참조해보자.

"북한"이라는 단어가 매일 쓰고 있는 단어라서 별로 성에 차지 않는다면, 반국가단체라는 아주 깔끔한 폄칭도 있다. 이는 2014년 현재도 대법원에서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참조

이 반국가단체라는 단어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한 단체로 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입장에서 이런 폄칭은 북괴라는 단어에 비해 강도는 다소 약할 수는 있지만, 폄칭으로서의 조건은 훌륭히 갖추고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 정부 입장에서는 논리적으로 옳은 표현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5-6공시기의 "북한공산집단"도 괜찮다. 그런데 이미 공산주의를 내다 버린지라 '공산' 집단도 정확한 말은 아니다.

혹은 북한주체사상과 연관지어 "주체사상 집단" 이라고 칭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제로 주체사상은 김씨 3대 부자의 독재를 정당화하여 오늘날의 북한이 형성될 수 있었던 근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 외에 다른 나라나 집단 중 공식적으로 주체사상을 표방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반국가단체" 보다도 대상을 정확하게 지칭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北怪?

북괴의 뜻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그냥 어른들이 북괴라는 말을 쓰니까 따라서 북괴라고 하는데, 간혹 북괴라는 단어를 북한 괴물(怪物)의 줄임말인 북괴(北怪)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北傀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북한에 대한 멸시와 반감 때문에 일부러 北怪라는 뜻으로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멸시나 반감이 있다는 이유나 관행이 있다는 사실이 용어의 잘못된 사용이라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건 그저 화풀이에 불과하다. 게다가 北怪라는 단어는 역 두문자어처럼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며, 그런 용법은 北傀와 달리 아예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도 않다.

  • 북괴라는 폄칭은 현재도 상당수 사용되고 있으니 북괴다?

앞서 소개된 최윤희 합참의장의 발언을 근거로 히여, 이런 주장이 정부 전체의 의견이 아닌, 군부 단독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북괴'라는 용어가 폐기되지 않고 아직 존속한다는 근거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단어 사용이 올바른 단어 사용인 것처럼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한 국가의 군대와 그 관계자들은 그 국가 내에서도 대부분 매우 보수적인 집단에 속하고, 특히 이념과 관련되는 부분은 논리를 따지기 보다 명분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최윤희 합참의장은 같은 자리에서 곧바로 이어진 다른 의원의 질문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 없이 충분히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이 말은 이미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괴뢰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는 말이다.

결국 합참의장은 단순히 북괴라는 단어 사용의 관행이 존재하므로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하겠다고 대답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앞서 질문한 한기호 의원은 다른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평소에도 북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문 기사를 살펴보면, 동 의원이 합참의장에게 북괴라는 단어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다소간의 유도신문을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공식석상이 아닌 곳에서도 북괴라는 단어 사용이 있다는 이유로 정당화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북괴상스라는 조어가 있고, 북괴라는 단어는 인터넷 검색어에도 상당수 잡히고 있는 만큼, 북괴라는 폄칭에 대해 '사어'라고 판정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근거를 대는 것은 군중에 호소하는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틀린 것이 옳은 것이 되지는 않는다. 설령 북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비율적으로 더 많다손 치더라도, 애초에 다수결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 결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단어의 올바른 사용에 관한 문제다.

괴뢰정부란 만주국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단순히 빌붙어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비칭일지언정 제한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의미를 확장하는 건 국어의 잘못된 사용이다. 비슷한 사례로 공인이 있다

혹시라도 북괴라는 단어가 원래 의미에서 멀어져 일반적 비칭으로 굳어진 Fuck이나 씨발처럼 확장된 의미가 앞으로 널리 그리고 오래 사용된다면, 앞서 말한 '북한은 괴뢰정권'으로서의 원래 정의는 단순히 이 단어의 어원 정도로 퇴색되고, 일반적인 비칭으로 굳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13년 현재의 상황은 그 반대로, 오히려 이 단어를 사용할 경우 강한 우익적 뉘앙스로 읽히는 것이 현실. 즉, 여전히 아무런 반대의견 없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비칭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점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북괴라는 단어 사용을 정당화 하는데 가장 큰 장벽이며, 적어도 논리적인 측면에서는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북한과 관련된 건에 대해서는 나무위키를 포함하여 많은 곳에서 코렁탕이 두려워서 자진검열을 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종북으로 몰리는 게 두려워서인지 북한을 강박적으로 거칠게 까려는 심리가 있는데, 그 발현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종북이든 반북이든 용어에 관한 문제는 개인의 성향과 별개로 명확히 따져야 하는 부분이다.

그냥 북한수괴나 북한괴수의 줄임말이라고 하면 안되나?

5 중국의 사례

우리와 유사한 오용 사례는 아니지만, 중화민국중화인민공화국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비칭이 존재한다.

국공내전대만으로 퇴각한 장제스의 중화민국 국민정부는 대륙에 성립한 마오쩌둥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공비(共匪)라고 불렀다. 공산당 도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우리가 아는 그 공비와 같은 한자로, 지칭하는 대상의 급수는 엄청나게 다르지만 비하의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대해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측은 대만의 중화민국 국민정부를 장비(蔣匪)로 불렀다. 의미는 장개석 도적이라는 뜻.

중국어에서는 어떤 사람을 그렇게 심하게 깔 때 성과 이름 사이에 匪자를 끼워넣는 표현도 있다. 毛匪澤東, 鄧匪小平, 江匪澤民, 胡匪錦濤, 習匪近平, 蒋匪介石, 蒋匪经国, 李匪登辉, 陈匪水扁, 马匪英九 전부 구글에서 검색된다.

번외로, 존재감이 없어서인지 딱 한 군데(바로 여기!) 빼고, 严匪家淦은 검색이 안 된다. 華匪國鋒은? 孙匪中山도 매우 드물긴 하지만 검색이 되긴 된다. 터키 였으면 즉시 구속

1980년대 초반부터는 이러한 대립은 약화되어, 대만측은 대륙측을 중공(中共), 대륙측은 대만측을 대만이라는 다소 완화된 표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한편 양측 모두 만주국을 위만(僞滿)이라는 표현으로 불렀다. 뜻은 "가짜 만주국"이다. 비슷하게 현재의 중화민국이나 중화인민공화국 반대자들도 伪中华民国, 偽中華人民共和國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대만 정부측에서는 대륙측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중국의 정통 정부라고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대만 독립주의자들은 대륙측을 중국으로 호칭하며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 이 뜻은 자신들은 중국이 아니라고 주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독립주의자들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독립의 명분이 사실 없을 뿐더러 중국 대륙의 소유자가 누군가를(또는 당위성으로 누가 되어야 옳은가) 설명할 수도 없다.

그리고 대만도 한동안 중화인민공화국의 정치인들을 소련의 앞잡이라고 많이 깠다(결국 괴뢰 취급). 물론 지금은 소련도 없고, 소련이 있었을 때도 중화인민공화국 초기를 제외하면 양국이 대립했던 걸 생각해 보면 지금은 그런 말 못 한다. 굳이 표현의 격을 따져 순위를 매기자면 북괴(괴뢰정권) > 위만(가짜정권) > 공비, 장비(산적 취급) 정도일까.

우리도 차라리 북괴 대신 김비(金匪: 도적)라고 부르면? 그런데 사실 크게 무리는 없는게 무장공비라고, 이미 이런 용법은 존재한다
  1. 여담이지만 피로 쓰여진 문서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갈색으로 변한다. 피속의 철분이 산화하기 때문..킁킁. 어디서 이과냄새 나지 않냐
  2. 북한이 인권신장, 자유와 평등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북괴라고 쓰는 진보세력들도 있다. 즉, 보수계열과는 다른 이유로 북괴라는 말을 쓰는 편. 그러나 '용어의 잘못된 사용'에 대해서는 매한가지다.
  3. 북한을 나라조차도 아닌 정통성 없는 군벌로 폄하하는 한편 남한이야말로 정통성을 지닌 진짜 정부라는 뜻을 담은, 의외로(?) 깊은뜻이 담긴 명칭
  4. 냉전시기의 소련에서 자란 드미트리 란코프 국민대 교수나 박노자 교수의 회고를 들어보면, 북한의 지도자 우상화나 이해할 수 없는 정치 행태는 소련에서조차 웃음거리였다고 한다. 북한이 "위대한 지도자"를 선전하기 위해 소련에 대거 배포한 자국 홍보 찌라지 불쏘시개는 소련인들에게 커다란 웃음을 선사해주는 개그잡지로 쓰였다고.. 1970~80년대 북한이 그나마 제대로 돌아갈때조차 저런식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