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

1 개요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전투. 외전 2권 <별을 부수는 자>의 후반부에 묘사되는 대규모 전투로, 제3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처럼 재위 30년차에 접어든 은하제국황제 프리드리히 4세에게 군사방면 치적이라도 올려드리기 위해 벌어진 제국군의 군사행동 중에 하나이다.

우주력 795년, 제국력 486년 9월 13일부터 9월 16일까지 전투가 이루어졌다.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황제에게서 수여받은 전용 기함 브륀힐트에 처음으로 탑승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인사권을 행사하여 참모장에 에르네스트 메크링거, 분함대 사령관에 볼프강 미터마이어, 오스카 폰 로이엔탈[1]를 배치할 수 있었던 전투였……다면 좋겠지만, 사실 라인하르트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주는 대신에 자유행성동맹군의 손에 죽게 만들기 위하여 문벌대귀족들이 뒷수작을 부린 전투였다. 그 때문에 라인하르트에게는 가장 큰 난관이었다.

더불어 소설과 애니메이션에서의 묘사가 많이 차이난다.

2 진행

라인하르트의 원정함대는 7월에 수도 오딘을 출발하여 8월 22일에 이제르론 요새에 도착하였다. 이후 9월 4일에 전초적 성격으로 행성 레그니처 조우전이 벌어졌고 라인하르트가 파에타의 제2함대를 대파하는 공적을 세웠다. 자세한 묘사는 행성 레그니처 조우전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동맹군과의 메인 매치를 앞두고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는 라인하르트를 좌익부대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뮈켄베르거가 동맹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기함 빌헬미나 함상에서 열린 작전 회의에서 이 결정을 내린 것이고 플레겔이 "왜 그 애송이 놈한테 요직을 주나요?" 라고 따지고 들었다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고 물러가는 형식이었다. 이에 메크링거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진언을 올리지만 라인하르트는 그냥 그 찌질이 새퀴들이 뒷수작을 부려봤자란 식으로 무시했다. 그리고 뮈켄베르거의 속셈은 이후 벌어지는 제4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에서 밝혀진다.

9월 9일 제국군은 이제르론 요새를 출발하였고 11일에 동맹군가 맞닥뜨린다. 13일에 뮈켄베르거는 라인하르트가 이끄는 좌익부대에게 진격명령을 내렸다. 동시에 본대와 우익부대는 대기명령을 내렸는데, 라인하르트의 부대를 동맹군 정면에 노출시켜 간단하게 라인하르트를 조져버릴 생각이었던 것. 그렇게 라인하르트 부대와 동맹군이 서로 치고받다가 전력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나머지 부대들도 전투에 투입할 생각이었다. 메크링거가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우려의 의사를 표시할 때 애니판에서는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좋은 방책이 있다"는 식으로 넘어가지만, 소설판에서는 라인하르트가 불같이 화를 내면서 뮈켄베르거를 엿먹일 계책을 부하들에게 미리 설명해주었다.
라인하르트가 내놓은 계책은 자신의 부대의 측면을 보여서 그대로 지나간다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이었고 이에 따라 13시 40분경에 병력을 기동시키기 시작하였다. 동맹군은 갑자기 좌익부대가 돌출해서 나오자 "뭐야 이거? 뭐하자는 거야?"란 식의 반응을 보였고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상황에 당황하여 그저 멍 때리고 있었다. 이때 동맹군이 공격을 가하였다면 라인하르트의 계책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동맹군은 공격하지 않았다.

소설판에서는 양 웬리가 적 지휘관 사이의 불화로 생겨난 상황 같다면서 한 번 때려보자는 의견을 냈지만 파에타는 "이건 함정이다!"라며 무시했다. 양 자신도 억측 끝에 얻어낸 결론이어서 확신이 없었기에 그 이상 의견을 내놓지 않고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반대로 극장판에서는 파에타가 함정이라면서 냅두라는 명령을 내리자 양이 나서서 "아닙니다! 지금 공격해야 합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진언했다. 그리고 둘은 옥신각신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그 때문에 뮈켄베르거 함대와 정면으로 격전을 벌이던 동맹군이 피해가 커서 철수를 하려 했다. 하지만 적군에 피해가 전혀 없는 함대가 남아서 그 함대가 전투에 끼어들면 아군이 불리하다는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의 보고에 라자르 로보스 원수는 회의장 탁자를 내리치면서 "그 함대가 지나갈 때 누구도 왜 공격 안 했나!?"라면서 화를 냈고 파에타가 후회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결국 라인하르트가 동맹군 배후에 포진하는 상황이 됐고 동맹군은 그제서야 깜짝 놀라 대응하려 했지만, 그 시점에는 이미 뮈켄베르거가 이끄는 제국군 본대와 맞닥뜨린 상황이었다. 결국 라인하르트를 제물로 바쳐 무훈을 세우려던 뮈켄베르거는 오히려 자신의 계획을 역이용당한 셈이었다. 이에 소설판에서는 속으로 구성진 욕 장단을 펼치면서 '혹시 그 애송이 놈, 전쟁천재 아냐?'란 식의 생각을 한다. 어찌 됐든 라인하르트는 기발한 계책으로 무사하게 됐고 뮈켄베르거와 그 휘하의 장병들이 개고생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더불어 소설판에서는 뮈켄베르거가 개고생하는 상황을 낄낄대면서 지켜보던 라인하르트가 이제 끼어들까 말까 의견을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때 키르히아이스는 아직 동맹군의 여력이 남아있으니 좀 더 힘을 빼야 된다고 진언하였고 라인하르트도 이에 동의하였다.

상황 타개를 노리던 동맹군에선 드와이트 그린힐아직은 노망이 안 난 라자르 로보스에게 부탁해서 이제르론 요새로 가는 퇴로를 차단하는 척하는 위장전술을 펼쳤다.

이 부분부터 애니와 원작의 서술이 상당히 다른데, 애니판에서는 전함 율리시즈와 11척의 무인함[2]이 투입되어 율리시즈가 무사 탈출하면서 동맹군은 단 한 명의 인명도 잃지 않는다. 라인하르트 휘하의 제국군 역시 이를 간파하고 볼프강 미터마이어의 제안에 따라 고속전함 단 12척을 투입하여 11척의 무인함 전부를 파괴한다.

소설판에서는 15일 2시쯤 기해 동맹군의 사기와 보급품 소모가 심해졌고 양은 파에타에게 교대로 탱크 베드를 사용할 것을 건의하였으나 묵살되었다. 그리고 8시 30분경에는 라인하르트가 동맹군의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파악하자 바로 병력을 투입하여 동맹군을 공격하였다. 하지만 동맹군은 라인하르트의 뒷치기를 제국군 본대를 뒷치기하는 식으로 응전하였고, 이로 인해 라인하르트가 동맹군에게 타격을 입히는 만큼 제국군 본대도 마찬가지로 당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에 라인하르트가 공격 방향을 바꿔 동맹군의 측면을 두들기기 시작했고, 동맹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렸지만 번번히 막히면서 결국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결국 16일 14시 50분에 동맹군은 전투속행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타격을 입자 참모들 모두 입을 모아 퇴각을 주장하였고 결국 사령부에서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때 양 웬리도 "군인이 도망가는 걸 수치로 여겨야 할 때도 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비전투원인 민간인을 버리고 후퇴할 때입니다. 그러나 훗날을 위해 작전상 후퇴를 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진 것을 지지 않았다고 우기거나, 또는 패배를 감추고 패인(敗因)을 분석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수치스러운 일이지요."라는 대사밖에 할 말이 없었으니…….

그리고 제국군도 16일 20시 20분에 뮈켄베르거의 철수명을 받았고 명에 따라 30분에 전장을 이탈한다.

반대로 극장판 애니에서는 묘사가 극적으로 달라진다. 키르히아이스가 "백 명의 장군들이 밉다고 해서, 100만의 장병들을 저대로 죽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속히 결단을 내리십시오."[3]란 말로 라인하르트를 움직이고 공세가 시작되자 동맹군은 위기에 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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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양 웬리가 탑승한 율리시즈가 갑툭튀하여 브륀힐트를 인질로 잡는 기염(!)을 토한다. 그 결과 양측은 너 죽고 나 죽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포격을 중지했다. 이때 파에타는 눈치 없이 지금이 공격기회라고 말했는데 로보스 원수는 지금 공격해서 적의 사령관을 죽일 수 있어도 숫적으로 앞선 적군이 우릴 가만히 둘 거 같냐고 면박을 주곤 곧 철수를 명령해 동맹군과 제국군이 자연스럽게 서로 교차하여 전선에서 이탈하는 상황으로 마무리되었다.

3 극장판 애니메이션 「우리가 정벌하는 것은 별의 대해」

88년 개봉된 극장판 「우리가 정벌하는 것은 별의 대해」 는 은하영웅전설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OVA 시리즈의 선행 홍보용의 성격이 강했다. 여기서 시작된 작은 설정이 본편에도 여러군데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자면 양이 암릿처 성역 회전에서 이전에 로엔그람 백작에게 받은 빚을 돌려주겠다(소설에서는 이런 언급이 없다)고 하는데, 이 극장판과 관련된 행성 레그니처 조우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소설에서는 라인하르트를 띄워주기 위한 서술이 많은 반면, 극장판에서는 양을 띄워주기 위한 묘사가 많다. 양이 미친 듯이 활약하는 것도 모자라 브륀힐트를 인질로 잡기까지 하니…….

또한 소설판에서 적절하게 그려지던 동맹군의 명장 우란푸보로딘의 활약상이 애니메이션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라인하르트 및 훗날의 신 제국군 장수들의 유능함과 그런 그들을 간단히 뛰어넘는 양 웬리의 기발함을 묘사하는 데서 비롯된 부작용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소설에서 양 웬리의 입장에서는 "저 좌익부대의 사령관은 누구인가?" 정도로 끝이 나고 라인하르트도 양 웬리에 대하여 인식할 만한 건이 없으니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로 끝난다. 하지만 애니판에서는 서로 미친 듯이 활약한 까닭에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가 서로의 존재를 더 일찍 알게 된다. 그리고 원작과 달리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까지 보정받아 엄청 적절한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물론 라인하르트를 죽이려는 건 변함이 없다.

더불어 라인하르트가 함장의 지휘권을 침해하자 브륀힐트의 함장인 칼 로베르트 슈타인메츠가 함장의 권한을 침범하지 말아달라고 조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설판과 애니판에서 등장하는 시점이 각각 다르다. 소설판에서는 눈에 튀는 브륀힐트가 보로딘의 동맹군 12함대의 집중포화에 휩쓸리자 "아, 앙대, 나의 소중한 브륀힐트 쨩이 위기야!" 라면서 라인하르트가 기함을 조함하려 들자 슈타인메츠가 이를 제지하는 역할로 나왔다. 반면 애니판에서는 양이 브륀힐트를 인질로 잡았던 시점에 라인하르트가 멋대로 포격을 강행하려 하자 제지하는 역으로 나왔다. 어느 쪽이든 라인하르트는 이때의 행동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슈타인메츠의 권한을 존중해주었다.

4 그 외의 이야기

이 전투의 공적으로 라인하르트는 상급대장으로 진급하였고 제국군 원정함대를 지휘하여 아스타테 성역 회전에 참전하였다. 그리고 소설판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이 전투가 끝나고 라인하르트가 로엔그람 백작가를 계승하기 전에 라인하르트를 제거하고자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와 플레겔이 자유행성동맹에 고의로 정보를 노출시키는 음험한 공작을 펼친다.
  1. 미터마이어는 클롭슈톡 사건에 대한 처분 성격으로 강제 배속된 쪽에 가깝다.
  2. 그나마 율리시즈에는 양 웬리더스티 아텐보로, 닐슨 함장 3명이 탔을 뿐이다.
  3. 소설판에도 이 말이 나오지만 묘사되는 시점의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