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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Fondue[1]
1 개요
라클렛(Raclette)과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2] 기원은 알프스를 넘나들던 스위스인들이 장기보관으로 딱딱해진 빵을 좀 더 부드럽게 먹어보기 위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설도 다양하다(조난설, 겨우살이설 등). 이들로 교집합을 만들어보면 대략 눈으로 뒤덮인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먹었다는 이야기.
정립된 조리법은 1699년 발행된 취리히의 요리책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 이름은 '치즈와 와인탕(Käss mit Wein zu kochen)'이었다. 하지만 명칭인 '퐁뒤'[3]가 정착된 것은 1875년으로 한참 후의 일이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퐁뒤라고 하면 아래 설명할 치즈 퐁뒤를 가리킨다.
2 종류
2.1 퐁뒤 뇌샤텔루아즈 (치즈 퐁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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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due Neuchâteloise. 굳은 치즈에 와인을 섞고 중탕시켜 만든 것.
정식 명칭은 위와 같으나, 말이 기니까 대개 카스퐁뒤(독일어, Kasfondue), 퐁뒤 드 프로마주(프랑스어, Fondue de Fromage)라고 부르는 편이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그뤼에르 치즈와 에멘탈 치즈를 혼합한 상아색의 점성 액체에 빵과 같은 가벼운 음식을 찍어먹는다. 익힌다는 개념보다는 수분을 공급한다는 개념에 가까우므로, 날로 먹어도 좋을 재료(주로 빵, 감자, 햄 정도)만 찍어다 먹는다.
들어가는 치즈의 종류는 녹일 수 있는 치즈[4]라면 어떠한 종류를 써도 무방한데, 이를 노려 양산형 가공 치즈를 써서 단가를 낮추는 방법도 있으니 주의할 것. 그리고 푸른 곰팡이계 치즈 등 풍미가 센 치즈를 잘못 배합해서 쓰면 마계의 음식이 탄생할 수도 있다. 정작 미국에선 고르곤졸라도 잘 배합해서 믹스로 판다
치즈 퐁뒤를 먹다가 빵을 빠뜨리면 벌칙이 주어지는 전통이 있다고 하는데, 여자가 빠트리면 양쪽의 옆사람에게 키스를[5], 반대로 남자가 빠뜨리면 일행에게 와인을 한 잔씩 돌린다[6]... 라는 이야기가 대다수이다. 퐁뒤의 고향 스위스에서는 남자로 태어나는 게 낫다 다만 이게 실제로 있는 규칙 같은 건 아니고, 옛날부터 퐁뒤를 먹다 재료를 빠트린 사람에게 일종의 벌칙을 주는 게임을 하곤 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일 뿐이다. 유럽 음식 중에서 퐁뒤처럼 냄비 하나 주위로 모여앉아 포크를 난무하며(한국으로 치면 숟가락이 오가는) 먹는 음식이 드물기 때문.
치즈 퐁뒤를 다 먹으면 바닥에 누룽지마냥 눌러붙은 치즈가 있는데, 아는 사람은 이게 진국이라며 극찬한다. 위와 같은 벌칙 게임 중이라면 한 번도 안 빠뜨린 사람에게 상으로 준다고 한다. 다만 설거지할 때는 단단히 눌러붙은 치즈 찌꺼기 때문에 헬게이트 확정.
북한의 김정일이 좋아했던 음식이라는 루머가 있지만 사실 김정일이 좋아했던 건 비슷한 계열인 라클렛이다.
2.2 퐁뒤 부르기뇽 (오일 퐁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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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due Bourguignonne. 뜨거운 기름에 고기를 튀겨 먹는 것. 좀 더 그럴싸한 식사스러운 퐁뒤의 이형(異型)이다. 고기 퐁듀라고도 한다.
치즈 퐁뒤와는 유래가 조금 다르게, 일손이 바쁜 포도 농장에서 식사 시간을 따로 갖지 않고 내키는 대로 와서 먹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 시초라 전해진다. 그 지역이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일 것이라 하여 이러한 이름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부르고뉴에서의 인지도는 한없이 낮다(...)
깍둑썰기 한 쇠고기(외 다른 고기류를 쓰기도 하지만 기본은 쇠고기)를 튀겨 각종 소스에 찍어먹는데, 먹는 모습이 샤브샤브와 비슷하지만 식감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오히려 쿠시아게(串揚げ)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평범한 냄비를 쓰는 치즈 퐁뒤와는 달리 무쇠솥 혹은 강화 스테인리스 재질의 냄비를 쓰고, 밑에 받치는 불도 화력이 강한 것을 사용한다. 그리고 너무나 크고 아름다운 스위스의 물가 보정에 힘입어 최고가를 자랑하는 퐁뒤이기도 하다.
데굴데굴 세계여행이라는 학습만화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스위스에서 이 퐁뒤를 양껏 먹다가 탈탈 털리는 장면이 나온다. 4명치를 합해봐야 우리나라 1인분에 못 미칠 정도로 적게 나와서 14인분어치 고기를 시켜먹었다고. 이 때문에 밥값으로 수십만원을 날렸다. 이게 작중 기준으로 90년대 초반이다. 90년대 초반에 한화로 수십 만원이면...
2.3 퐁뒤 시누아즈 (수프 퐁뒤)
Fondue Chinoise. 직역하면 중국식 퐁듀라는 뜻인데 원래는 훠궈(火鍋, Hot Pot)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이것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다 샤브샤브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일반적인 훠궈나 샤브샤브와는 달리 프랑스식 국물인 뷔용(Bouillon) 혹은 콩소메(Consomme)에 담갔다 먹는다. 나머지는 오일 퐁뒤와 동일한 형태.
2.4 퐁뒤 쇼콜라 (초콜릿 퐁뒤)
초콜릿을 우유와 생크림으로 녹여 만든 퐁뒤의 바리에이션. 초콜릿의 특성상 음식을 익히는 것도,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재료 코팅 수준에 지나지 않아 과일이나 빵과 같은 그냥 먹어도 탈이 없는 재료를 찍어 디저트처럼 먹는다.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퐁듀라는 이것의 변형 메뉴를 팔고 있고[7], 규모가 좀 되는 뷔페에서는 크고 아름다운 초콜릿 분수 형태로 먹어볼 수 있다. 사진에 있는 것은 가정용으로 개발된 미니 초콜릿 분수.
이것에서 착안한 상품이 다름아닌 토블론이다. 대체 어디가?
3 과장된 퐁뒤의 이미지
잔반처리에 가까운 기원과는 달리[8], 굉장히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평균적인 치즈 퐁뒤 판매가는... 그냥 모르고 있는 게 낫다. 심은하가 출연한 냉장고 광고에서 치즈 퐁뒤를 먹는 장면이 나온 후 갑작스레 사람들이 퐁뒤를 찾자 음식점들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연출하면서 발생된 현상.
그런 유명세 및 이미지와는 달리 사실 본고장의 치즈 퐁뒤는 강렬한 치즈 냄새 때문에 일반적인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패키지여행으로 스위스를 들르게 되면 가이드가 "치즈 퐁뒤는 못 먹는 사람이 많다" 며 오일 퐁뒤를 주문하는 것이 보통.
4 대중매체 속 퐁뒤
영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에서는 연애 경험이 제대로 없는 스티브 로저스가 페기 카터에게 일 끝나고 퐁뒤를 권하는 하워드 스타크를 보고 연인 사이로 착각한다. 정확히는 프랑스 음식 이름인 걸 몰랐다(...)[9] 이 때문에 해외 웹에서는 캡틴 아메리카를 장난으로 놀리거나 부를 때 퐁뒤라고 부른다.
만화 은혼의 가츠라 고타로는 왠지 퐁뒤를 먹는 걸 부자들이 하는 난잡한 짓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노래에서도 꽤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데, 즐거운 일(Fun do)을 이 퐁뒤로 말하는 등 라임을 살리기도 한다.- ↑ 흔히 퐁듀라고 하는데 이것은 영어식 발음. 프랑스어에서의 /y/ 발음이 영어에서 /juː/ 발음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일단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퐁듀로 훨씬 잘 알려져 있다.
- ↑ 일반적으로 스위스 요리로만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마찬가지로 알프스와 접해 있는 프랑스 사보이 지방의 전통 요리이기도 하다.
- ↑ 프랑스어로 "녹였다(Fondue, 여성형 명사)"라는 뜻이다.
- ↑ 아무리 열을 가해도 녹지 않는 페타 치즈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녹기는 하되 액화되지 않는 모차렐라 치즈는 되도록이면 쓰지 말 것. 다만 미리 익힌 고기를 모차렐라 치즈에다가 퐁뒤 식으로 해먹는 식당이 있긴 하다.
- ↑ 당연하지만 프렌치 키스 같은 것이 아닌 그냥 인사 수준으로 쪽. 근데 이야기가 퍼지면서 여-여 키스라는 개념이 심히 부담스러웠는지 남자에게 키스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는 경우가 많다.
- ↑ 2번 빠뜨리면 아예 퐁뒤를 대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추가되기도 한다.
- ↑ 작게 자른 과일과 카스텔라, 동그랗게 뭉친 아이스크림을 중앙의 따뜻하게 데운 초콜렛에 찍어먹는다. 다만 지금은 취급하지 않는 점포도 좀 많은 듯.
- ↑ 스위스-프랑스권에서는 실제로 잔반처리용으로 해먹기도 한다.
- ↑ 부르클린 토박이라 뭔가 있어뵈는 이름을 듣고 색드립이라고 넘겨짚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