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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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遺物, Relic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턱뼈 성유물

1 그리스도교 용어

가톨릭정교회 등의 그리스도교에서 예수나 성가정(예수, 성모 마리아, 성 요셉), 사도 등의 성인과 관련이 있는 물품을 가리키는 말.

신성한 것으로 여겨져서 공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순례자나 일반 신자들이 성유물을 한 번 보고 축복을 얻으려고 몰려들기 때문에, 중세 시대에는 성유물 하나 없는 성당은 빈곤하기 그지 없었다고.

예전 교회법에서는 모든 성당 제대 밑에 성인의 유품이나 유해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바티칸에서 성인의 유해를 조금씩 세계 각지의 성당으로 보내주기도 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은 해당 교회법 조항이 폐지됐기 때문. 진품이라고 신뢰할 만한 성인의 유해와 유품은 한정되어 있는데 성당은 계속 늘어나니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유명한 성인인 경우 이미 유해를 간직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넘기려고 하지 않는다.

가톨릭 성당 내에서는 성유물을 3등급으로 나누는데, 1등급은 위의 사진과 같이 성인의 유해, 2등급은 성인의 유품, 3등급은 살아생전 성인의 몸에 닿았거나 성인의 시신에 닿은 물건이다. 유럽의 성지에서는 성유물이라며 천조각이나 십자가 목걸이를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보통 3등급 성유물, 즉 성인의 유해를 닦기 위해 사용된 천이나 이 때 어떻게든 유해에 접촉된 성물들이다. 하지만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가끔씩 2등급이나 1등급(!) 성유물이 규모가 큰 경매시장에 나오기도 한다. 어느 기묘한 만화에서는 이거 때문에 레이스도 하는 모양

콘스탄티누스 1세의 어머니인 성녀 헬레나가 열성적으로 성유물을 수집했던 것이 전통으로 이어진 덕분에 어지간한 성유물들은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었으나, 제4차 십자군 원정 때 제대로 털려버려 유럽 각국으로 흩어졌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바우돌리노〉에서는 성유물이 어떻게 털려서 어떻게 분배됐는지까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주인공 바우돌리노와 친구들은 이 혼란한 시기를 틈타 가짜 성유물을 만든 뒤 팔아서 한 몫 챙겼다(…).

교회가 타락하던 시절에는 성인의 유골이라는 것을 매매하기도 했는데, 대부분 닭뼈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세바스티아노나 크리스토포로처럼 화살에 맞고도 죽지 않은 성인들도 있었는데, 중세 민간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성인들의 성유물을 가지면 화살에는 죽지 않는다는 미신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예수성모 마리아, 사도들과 관계된 성유물은 등급 같은 것을 매기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예수 관련 물품,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성유물 중 하나는 예수가 매달렸다는 십자가의 조각이다. 성 십자가 또는 보목(寶木)이라고 부르는데,[1] 십자가 조각 진품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도 보존 중이며, 대한민국에는 약 3개의 십자가 조각이 있는데 그 중에 유일하게 교황청의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진품은 천주교 청주교구 김웅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의 조각으로 약 3cm 정도이다.

십자가 조각들을 가지고 있다는 교회들이 어찌나 많은지, 각지에 보관 중인 성 십자가 조각을 전부 다 합치면 엄청 나온다는 비아냥도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는 주인공 윌리엄 수사가 "우리 주님은 각목 2개로 만든 십자가가 아니라 널찍한 숲 위에서 돌아가신 모양이다."라고 탄식하는 대목이 있다. 오오 오병이어의 기적. 미국의 작가인 마크 트웨인도 "예수가 못박힌 십자가의 조각을 모두 모으면 배 1척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깐 적이 있다. 다만 실제로 성 십자가 조각이라고 알려진 나뭇조각의 양을 합쳐보면 대략 통나무 반 개 정도 분량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짜 성유물이 넘쳐나는 상황을 과장해서 비아냥거린 정도 이야기로 생각함이 좋겠다.

이 밖에도 유명한 성유물로는 성녀 베로니카십자가의 길을 걷는 예수의 얼굴을 닦은 천조각,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다는 롱기누스의 창, 예수를 못 박는데 사용했다는 엘레나의 성정(聖釘), 예수의 수의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 등이 있다. 최후의 만찬에서 썼다는 성배도 성유물의 하나. 그리고 예수가 머리에 썼다는 가시나무관의 가시 조각, 예수가 태어났을 때 담았다는 말구유의 조각 등등 별 게 다 있다.

그 다음으로는 성모 마리아에 관계된 성유물이 유명하고, 12사도들에 관계된 성유물도 권위가 높다. 베네치아이집트에서 성 마르코의 유골을 가져와서 모셨는데, 이슬람교를 믿던 당시 이집트 왕조에 들키지 않으려고 이슬람 교도들이 싫어하는 돼지고기 안에 숨겨서 가져왔다. 복음사가들 중 한 명인 성 마르코를 수호 성인으로 모셨기 때문에 베네치아 교회는 상당히 높은 독립성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베네치아의 상징은 성 마르코의 사자로 국기에도 새겨져 있었다.

그 외에 여러 성인유해나 소유품도 성유물로 여겨진다. 너무 귀하게 여겨지는 나머지 성인이 죽자마자 시체를 토막내서 냄비에 넣고 팔팔 끓여서 뼈만 발라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유명한 성인의 유해가 있다고 알려지면 순례객들이 몰려오느라 마을의 경제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몇몇 성인의 유해는 방부처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부패하지 않고 보존된 경우가 있다. 성인의 유해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같은 경우, 고향 아시시에서 숨졌는데, 죽어가는 몸으로 아시시까지 가는 동안 아시시에서 호위병을 보내왔다. 외지에서 죽으면 해당 마을에서 '이젠 우리 마을 성인이심'하고 차지할까 봐. 아시시에서 성 프란치스코가 선종하자 시신을 땅 속 깊숙히 파서 안치하고, 그 위에 회를 부어 굳힌 뒤, 다시 그 터 위에 성당을 세워 아예 도굴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너무 잘 숨긴 나머지 몇백 년간 성 프란치스코의 무덤이 정확히 성당 어느 지점에 있는지 잊혀졌을 정도. 또한 유명한 신학자였던 토마스 아퀴나스는 사망 이후 말 그대로 시체가 갈갈이 찢기는(…) 일을 겪었다.

죽은 성인뿐만 아니라 살아서 이미 성인으로 이름이 높았던 사람도 고생이 많았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달라고 사정하는 사람이 매일같이 개미처럼 달라붙으면 곤욕일 수밖에…. 대표적인 예로 사제들의 수호성인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가 있는데, 성인이 병자성사를 주러 갔다오는 길에 머리카락을 뽑아가거나 가위나 이빨(!) 등으로 옷을 찢어 갔다고. 또한 성인은 아니었지만 당대에는 성자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던, 십자군 전쟁 시절의 은자 피에르의 경우에는 그가 타고 다니던 나귀의 털마저도 성유물이라는 말이 돌았다.

시오노 나나미는 그의 저서에서 피렌체 공화국 사람들이 베네치아 공화국 사람들이 어디서 들어온지도 모르는 성유물들을 공경하는 것을 보고 비웃는 태도를 보인 반면 피렌체에서는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을 성인으로 공경하는 것을 비교하면서 과연 어느 쪽이 더 해악을 끼치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2 대중문화 속의 성유물

2.1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본 게임에서는 유물로 나온다. 하지만 유래는 당연히 이쪽이다. 살라딘 시나리오 오프닝에서 성 십자가 유물 그림을 볼 수 있는데 게임상의 유물의 확대판이다. 수도원에 안치 시킬시 일정 시간 만큼 금을 주는 보물로 설정되었다. 따라서 많이 모으면 모을 수록 좋다. 게임 방식에 따라 맵상의 유물을 모두 모으고 일정 시간 이상을 버티면 승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설정은 확장팩에서도 유효한데, 정복자에 이르러서는 이 유물을 수집하고 방어 하는 형식의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수도사만이 이 유물을 수집하고 이동하며 배치 시킬 수 있다.

2.2 Dies irae의 용어

에비히카이트 문서 참고.

2.3 TYPE-MOON/세계관의 설정

본래 의미대로 성자와 연이 있는 성유물. 성해포성궤, 성배(홀리 그레일)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성당교회에는 성유물 회수부대로 '제8비적회'가 존재한다.

성배(헤븐즈 필)은 내부적으로는 성유물이 아닌 것으로 결정났지만 감독역을 위해 공식적으로는 미확정 상태라 해두고 있다.

성배전쟁에서 소환용으로 쓰이는 촉매는 성유물(Fate 시리즈) 문서 참고.

2.4 전희절창 심포기어의 설정

성유물(전희절창 심포기어)

2.5 죠죠의 기묘한 모험 7부 스틸 볼 런에 등장하는 물건

성인의 유해 참조
  1. 가끔 둘 다 합쳐서 '성 십자가 보목'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