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넘어옴)
항성 갈색왜성
주계열성
이후 단계
극대거성 (0)청색극대거성황색극대거성적색극대거성
초거성 (I)청색초거성황색초거성적색초거성
밝은 거성 (II)
거성 (III)청색거성황색거성적색거성
준거성 (IV)
주계열성 (V)청색
(O)
청백색
(B)
백색
(A)
황백색
(F)
황색
(G)
주황색
(K)
적색
(M)
준왜성 (VI)
주계열성
이후 단계
적색왜성
진화
청색왜성
항성의 탄생 과정원시별전주계열성
잔해밀집성블랙홀중성자별
(펄서 / 마그네타)
백색왜성 (D)흑색왜성
초신성성운초신성초신성 잔해행성상 성운
갈색왜성 / 준갈색왜성*(L)형(T)형(Y)형
기타볼프-레이에 별(W)
특이별탄소별 (C)지르코늄 별 (S)
괄호 안의 로마자 기호는 분광형*: 항성이 아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묘사한 가르강튀아[1]
width=100%
스페이스 엔진에서의 블랙홀. 실시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보니 그래픽 질은 떨어진다.
Consideration of black holes suggests, not only that God does play dice, but that he sometimes confuses us by throwing them where they can't be seen.

블랙홀에서 보이듯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못 보는 곳에 던짐으로써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 스티븐 호킹

쿠르츠게작트의 영상.

1 개요

블랙홀(Blackhole)은 질량이 매우 큰 항성초신성 혹은 극초신성이 된 후 껍데기를 날려버리고 남은 핵이 급속히 수축하다가 슈바르츠실트 반경보다 작아지면서 형성되는 천체다. 강한 중력으로 인해 탈출속도광속을 넘어, 어느 물체도 탈출할 수 없다. 블랙홀이라는 이름은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므로 검은 구멍만 보일 뿐이라서 붙은 것. 천문학자나 물리학자들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블랙홀은 공간에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할 테지만, 절대 아니다. 그냥 별의 잔해인데 그 잔해들이 물질이 뭉쳐질 수 있는 한계까지 압축된 잔해일 뿐, 공간에 구멍이 뚫린건 아니다. 현재 거의 모든 물리학 법칙들이 이 블랙홀 안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체라고 볼 수 있는 특이점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블랙홀의 본체는 중심의 특이점이지만, 흔히 탈출속도광속을 넘어서는 사건의 지평선 이내의 공간을 블랙홀이라 부른다.

2 블랙홀 발견과 연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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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정리한 그림. 질량, 각운동량, 전하 밖에 없던 블랙홀에 자기장, 전기장, 엔트로피, 전류등이 추가된다.

블랙홀의 존재는 아이작 뉴턴의 중력의 법칙이 발표되었을 때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상상력 대장인 이론 물리학자들은 중력이 극대화되었을 때 물리 법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일찍부터 토론해왔으며, 이는 뉴턴을 포함한 광입자설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에게 '빛조차 중력에 사로잡히는' 발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이 행성을 그 당시까지만 해도 '어두운 별'(Darkstar) 같은 이름으로 불렀었다. 하지만, 19세기에 맥스웰의 빛 파동설이 대세가 되자 어두운 별의 존재는 한동안 잊혀졌다.

1905년, 맥스웰의 빛 파동설은 자신의 중요 가정 중 하나인 '광속 불변의 원칙'으로 인해 블랙홀의 역습을 당하게 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의해 빛은 광양자의 특성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던 것. 그후 발표한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중력을 재해석함으로써 물리학계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고전적인 물리학[2]에 집착한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 속에서 태동하기 시작한 양자역학을 납득할 수 없었으며, 이에 따라 블랙홀의 특성을 밝혀내는 것은 다른 과학자에게 넘어가게 되었다.[3] 1930년대에는 영국에 유학을 하러 와 있던 인도 유학생 찬드라 세카르가 백색 왜성과 중성자 별을 예견하면서 'Darkstar'의 개념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때까지 '특이점'을 인정하지 않았던 물리학계는 그의 의견을 무시하였다. 1939년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중성자 별 다음 단계로 중력 붕괴 현상을 일으키는 미지의 행성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나 곧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잠시 잊혀지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제자 중 한 명은 아니지만 물리학계의 명사였던 존 휠러는 특이점을 가진 블랙홀의 특성을 나타내기엔 기존의 'Dark star'가 부적합하다고 여겨 'Blackhole'이라는 명칭을 붙이자고 1962년에 제안하게 된다.[4] 참고로 소련 과학자들은 'frozen star'라고 불렀으나 무시되었다.

지지부진하던 블랙홀 연구가 큰 진전이 있었던 것은 1960~70년대인데, 1963년 존 휠러가 계산한 커 블랙홀, 그리고 펜로즈가 마련한 강력한 수학적 도구가 된 기하학이 그것이다. 1972년에는 베켄스타인이 블랙홀에도 열역학 제2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였으며 더 나아가 블랙홀 열역학이 탄생하였다. 이것으로부터 새로운 결론을 도출한 것이 '블랙홀도 증발한다'는 내용을 담은 스티븐 호킹호킹 복사 이론이다.

천문 관측에서 처음 블랙홀이라고 증명된 최초의 대상은 고니자리 x-1 이다. 고니자리의 목 부분에 있는 에타 별 근처에 있다. 이 블랙홀을 두고 스티븐 호킹과 킵 손이 블랙홀의 여부를 두고 내기를 했다. 킵 손은 블랙홀이 맞다에, 호킹은 아니다에 걸었는데 결과는 킵 손의 승리. 내기 상품은 상대 국가의 '빨간 책'(...). 결국 호킹은 킵 손에게 '펜트하우스'를 사 줬다고 한다.

3 블랙홀의 일생

3.1 블랙홀의 형성

항성의 크기를 유지하는 에너지는 항성 내부의 핵융합에서 나온다. 핵융합으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중력을 이기고 항성을 구성하는 물질들을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에, 항성은 막대한 질량을 가지고도 스스로 붕괴하지 않는다. 하지만 항성의 연료가 전부 소모되어 더 이상 핵융합을 일으킬 수 없게 되면, 항성은 껍데기를 날려버리고 핵이 급격히 수축하게 된다. 더 이상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항성의 핵은 계속해서 수축하다가 첫 번째 장벽을 만나게 된다.

3.1.1 lI형 초신성 (항성 질량 블랙홀)

항성의 붕괴를 막는 첫 번째 장벽은 '전자 축퇴압'이다.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따르면, 두 개 이상의 페르미온은 같은 양자 상태에 있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전자도 페르미온이라는 점. 즉 강한 중력에 의해 원자가 압력을 받더라도 원자 내부의 전자 구름에 있는 전자들이 동시에 같은 양자 상태를 가질 수 없으므로 각자 서로 다른 양자 상태를 가지면서 겹쳐지지 않는다는 이야기. 이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 전자를 몰아 넣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공간을 줄이려면 필요한 에너지가 증가한다. 이때 공간이 줄어드는 데 저항하는 방향으로 힘이 작용하게 되며 이를 축퇴압이라 한다. 붕괴하는 천체가 그렇게 많이 무겁지 않다면, 붕괴 도중 전자 축퇴압과 중력이 균형을 이뤄 서서히 식어가게 된다. 이 상태가 된 천체를 백색왜성이라 한다.

하지만 전자 축퇴압보다 중력이 강할 정도로 천체의 질량이 크다면, 천체는 계속해서 수축하게 된다. 태양 질량의 1.44배가 그 한계점이며, 이 한계점을 '찬드라세카르 한계'라고 한다. 항성 질량이 이 한계점을 넘으면 파울리의 배타원리는 강력한 중력에 의해 의미가 없어지는데, 양성자와 전자가 합쳐져 중성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의 여파로 초신성 폭발이 발생한다. 그리고 '중성자 축퇴압'이라는 두 번째 장벽에 마주치게 된다.

고밀도, 고압력 상태에서 천체의 양성자는 전자를 포획하는 역베타 붕괴를 하면서 중성자로 변한다. 그리고 중성자와 중성자 사이의 축퇴압이 천체의 붕괴를 멈추게 된다.[5] 중성자 축퇴압에 더해서 가까운 거리에서는 척력으로 작용하는 강력에 의해서도 붕괴가 멈춘다. 중력이 중성자 축퇴압과 강력을 이길 정도로 강하지 않다면, 그러니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천체가 무겁지 않다면, 천체는 이 상태에서 안정되면서 중성자가 주요 구성 물질인 중성자별이라고 불리게 된다.

천체의 질량이 너무 무거워(태양 질량의 25배를 넘을 경우) 네 가지 근본적인 힘중력,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약력), 강한 상호작용(강력) 중에서 가장 약한 중력이 가장 강한 강력을 이겨내게 되면 더 이상 강력한 중력으로 인한 천체의 붕괴, 즉 중력 붕괴를 막아낼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천체의 모든 질량은 하나의 특이점으로 수렴하게 되며, 이 상태가 바로 블랙홀이다.

3.1.2 Ic형 초신성

Ic 초신성 폭발은 울프레이에 별의 초신성 폭발로 항성풍으로 자신의 외포층을 극도로 많이 날려 내부가 아주 많이 드러나서 탄소핵까지 드러난 상황이다. 따라서 헬륨선마저도 나타나지 않는다.

3.2 블랙홀의 종말

블랙홀도 결국엔 죽는다. 블랙홀은 호킹 복사에 의해 천천히 증발하며 질량이 줄어든다. 그와 동시에 블랙홀은 밝아지기 시작하며, 거의 마지막에 증발이 심해져서 창백하게 빛나며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을 방출한다.맞으면 이 분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에는 감마선 폭발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격렬하게 감마선을 방출하면서 증발하고는 소멸한다. 이 때의 폭발 에너지는 핵폭탄의 수십억 배 정도. 우주 기준에서는 턱없이 작은 폭발이지만 태양계 근처의 마이크로 블랙홀이 일으키는 감마선 폭발은 감지가 가능할 것이다. 에너지가 높은 감마선 외에도 다양한 소립자가 방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블랙홀들이 이 폭발까지 도달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며, 질량이 태양 정도인 블랙홀이 증발해서 소멸할 때까지는 약 3400불가사의(3.4E+67)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 정도 질량으로는 블랙홀이 될 수가 없으므로, 모든 블랙홀은 증발하는 데 그 이상이 걸린다.
은하단의 은하가 하나로 통합되어 생긴 블랙홀이라면, 질량이 태양의 10조 배나 될 것이다. 이 블랙홀이 소멸하기까지는 약 340만 구골(3.4E+106)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블랙홀 소멸의 자세한 메커니즘은 호킹 복사 참고.

4 블랙홀의 크기

특이점으로부터 사건의 지평면까지의 거리가 블랙홀의 크기다. 이 블랙홀의 크기를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한다.

5 블랙홀의 주요 특징

  • 퀘이사처럼 매우 거대한 블랙홀은 모든 파장에서 매우 밝게 빛나기 대문에 가시광선으로도 관측이 가능하지만, 그 외 일반적인 블랙홀들은 아직까지 X선 망원경을 제외하면 관측이 불가능하다.
  • 사건의 지평면을 넘어가면 절대 탈출할 수 없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계산해 보면 시간과 공간의 성질이 뒤바뀌어 빠져나가고 싶으면 5차원적 존재가 되세요 공간이 시간과 같은 방향성을 지니는 걸로 나타난다. 일단 넘어가면 무조건 특이점으로 향한다. 남은 건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의 차이.
  • 상대성 이론에 의해, 블랙홀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단, 외부에서 남이 본 내 시간이 느려지는 거지, 블랙홀에 가까이 간 당사자가 느끼는 시간 감각은 똑같다. 상대성 이론의 키워드 중 하나. 밖에서 보면 블랙홀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무한에 가깝게 확대되어 수천, 수만, 수억 년이 걸려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빨려 들어가는 입장에서 느끼는 감각은 그저 블랙홀에 휙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다만 주변에 가득찬 빛 때문에 지평선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고, 내부에서 외부를 볼 수 없겠지만.
  • 누군가가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것을 외부에서 보는 관찰자는 그 사람이 사건의 지평면을 넘는 것을 절대로 볼 수 없다. 강한 중력 때문에 시공간이 왜곡되어 시간이 바깥에 비해 느리게 가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에게서 반사된 빛이 관찰자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중력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건의 지평면을 넘는 순간, 빛이 관찰자에게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론적으로 무한대가 된다. 도플러 효과로 점점 빨갛게 변하다 적외선으로 변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덤.

5.1 중력으로 인해 생기는 시공간의 왜곡

질량과 중력의 관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천문학계에선 쇠구슬 비유로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은데, 가령 어느 2차원의 세계의 경우 공간이 넓다란 천의 형태가 되며, 그 천 위에 놓여있는 물질이(예: 쇠구슬) 무거울수록(즉 질량이 클수록) 이 천은 심하게 움푹 패이게 된다. 그렇다면 그 천 위를 이동하는 물질은 그 움푹한 곳을 향해 빨려들어가듯이 움직이게 될 것이며 이렇게 공간 왜곡으로 인해 빨려들어가는 것이 중력인 것이다.
이러한 움푹함은 쇠구슬의 질량이 크면 클수록 더 깊어지며, 그에 비례해 중력도 커진다. 만일 쇠구슬의 질량이 엄청나다면 마침내 그 천에는 구멍이 뚫리듯이 움푹 패임이 끝없이 지속되는 형태가 될 것이며, 그 결과 그 위를 지나가는 물체는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블랙홀인 것.

위의 2차원 예는 3차원에도 적용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인 4차원 시공간에도 적용된다. 4차원 시공간엔 시간 축이 존재하므로 저렇게 무거운 쇠구슬이 있다면 저 움푹 패임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에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블랙홀 주위엔 시간도 다르게 흐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시간과 공간의 일그러짐은 천체의 크기가 작을수록 심해진다. 이것은 무거운 대포알, 그리고 무게가 동일한 쇠구슬을 천 위에 올려놓으면 후자 쪽이 더 깊게 패인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질량이더라도 항성일 때는 블랙홀이 되지 않다가 이 항성이 초신성 폭발하면서 지구만한 크기로 압축되면 그때 블랙홀이 되어버린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위의 비유는 어디까지나 비유이며 실제 상황이나 모형이 아니다. 예를 들어 위 비유에서는 쇠구슬(질량체)을 아래로 잡아당기는 힘, 즉 중력이 있기 때문에 천(시공간)이 움푹 꺼지는 것이지만, 실제로 시공간 연속체를 왜곡시키는 것은 질량체에 작용하는 중력이나 기타 외부의 힘이 아니다. 질량체가 갖고 있는 질량 그 자체가 시공간 연속체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물체가 패인 쪽으로 끌려들어가는것은 패인 곳이 더 아래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판때기의 굴곡 그 자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위의 비유에서 공간 왜곡은 제3의 방향으로 공간이 휘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엄밀히 보자면 관측은 쇠구슬이 올라간 천을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보는 것에 한정되어야 한다. 제3의 방향으로 휘어지는 것은, 끊임없이 쇠구슬이 천을 잡아당기는 것을 그나마 비슷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5.2 무조건 모든 걸 빨아들인다?

여러 매체에서 블랙홀을 '무엇이든 빨아들이고 다른 차원 등으로 연결하는 구멍'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블랙홀이 된다고 해서 질량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즉 지구가 어느 날 갑자기 블랙홀이 된다고 해도 그 블랙홀 위에 지구 크기만한 껍데기를 씌우면 그 위에 사는 사람은 지금 지구에서 느끼는 것과 동일한 중력을 느끼게 된다.

지구의 모든 질량이 블랙홀로 전환되었고, 지표면이 있었던 자리에 무게가 없는 판때기가 공중에 떠 있어서 인간이 서 있다고 가정해보자. 주위가 왠지 허전하고 우주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중력은 이전처럼 1G이다. 지상은 이전과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공기만 있다면 헬리콥터도 날아다닐 수 있다. 달도 이전과 같이 지구(가 있었던 자리)를 공전하고, 지구도 태양을 이전과 같이 공전한다.[6] 물론 블랙홀에서 나온 제트에 맞으면 시망한다.

하지만 지하로 들어갈수록(혹은 종래의 지구 중심에 다가설수록) 이전과는 달라진다. 지하실 정도라면 별 차이 없지만, 지구 반지름의 절반인 3200km 지점까지 접근하면 중력이 4배 올라간다. 중력은 거리가 1/2 될수록 4배 강해지기 때문. 따라서 일반적인 사람은 4배가 된 몸무게(약 300kg)를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된다. 계속 파고 들어가서 지구 중심과의 거리가 지구 중심에서 지표면 거리의 1/4가 되면 무게는 16배. 약 25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하게 되면, 자신의 몸무게가 무려 65536배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라 죽은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블랙홀이 아니라면 땅속으로 파고든 만큼 발 아래의 지구의 질량도 작아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인 천체의 중력이 가장 강해지는 지점은 천체의 표면인 반면,[7] 블랙홀은 모든 질량이 특이점이라는 중심에 응축되어 있기에, 같은 질량의 천체 표면보다 가까운 곳으로 가면, 일반적인 천체에 다가갔을 때와 정반대로 한도 끝도 없이 중력이 강해진다.

하여튼, 블랙홀은 같은 질량의 천체 표면 바깥쪽에 한해서는 같은 질량의 천체와 중력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아무리 멀리 있는 것이라도 빨아당겨 삼켜버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IN 같은 데서 태양이 블랙홀로 변하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종종 올라오는데, 애당초 태양은 블랙홀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급이 모자란 데다가 사고 실험을 해본다 쳐도 블랙홀로 변화한 것만으로는 중력의 변화가 없으므로 지구의 공전 주기 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물론 빛과 열은 없어지기에 지구상의 생물권은 멸망한다.

5.3 블랙홀의 상보성

블랙홀에 직접 뛰어들어 자유낙하하면 죽지 않고 사건의 지평선을 건너갈 수 있다.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무중력' 상태가 된다. 만약 지구 질량 블랙홀에 100m 이내까지 다가가서 '서 있다면' 몸무게가 65,536배나 되기 때문에,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뼈와 살이 분리되어 바닥에 널부러질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로 '떨어지고 있다면' 몸무게는 0kgf 이다. 이 경우, 사람이 죽게 되는 원인은 블랙홀의 특이점에 지나치게 다가가서 조석력에 의해 분해되는 것일 뿐이다. 물론 현실에선 강착 원반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 한참 전에 죽는다

블랙홀에 다가가다 조석력으로 죽는 이유는 특이점에 다가갈수록 중력의 방향이 곡선을 띄기 때문이다. 촛불 하나를 놓고 1m 앞에 서 있는다면 빛을 가장 잘 받는 부분인 허리가 가장 밝고 머리와 발끝은 어둡게 된다. 마찬가지로 특이점에 다가갈수록 물체의 끝과 끝에서 받는 중력의 힘이 차이가 나므로, 허리 부분이 더욱 강하게 중력 가속도를 받다가 결국 끊어지게 된다.[8] 허나, 태양빛 같이 매우 먼 거리에 있는 특이점일 경우, 머리와 허리, 발끝에 받는 빛의 양은 차이가 없다. 따라서 물체의 크기에 따라 물체가 파괴될 수 있는 조석력은 약해지게 된다. 태양과 질량이 비슷한 블랙홀이라면 사건의 지평선을 건너기 전에 조석력의 영향으로 죽게 되며, 만약 사건의 지평선 바로 위로 텔레포트하더라도 1/100,000초란 시간 안에 조각나서 죽을 것이다. 허나 아메바만한 세포라면 사건의 지평선에서 특이점으로 떨어지는 동안 살아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게 된다. 만약 질량이 지구 정도인 작은 블랙홀이라면 세포도 금방 죽는다. 허나 놀랍게도, 은하계 중심에 있는 태양 10억 배 질량 블랙홀이라면 태양~지구 거리에 달하는 사건의 지평선을 '통과하고' 나서도 인류는 무려 1,000초, 즉 약 30분 동안 조석력이 강해지기 전에 살아남을 수 있다. 만약 태양 수천조 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라면 사건의 지평선을 건넌 후, 사람이 수십 세대를 이어갈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사건의 지평선(거리)은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하지만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블랙홀의 질량이 충분히 클 경우 시간의 지평선 안쪽으로 빠져들고 나서도 조석력의 영향으로 사물이 파괴될 때까지 한참을 더 떨어져야 하는 것. 물론 조석력으로 인한 비틀림이 충분히 강력해지는 지점까지 특이점 근처로 떨어지게 되면 죽게 된다. 결론은 오래 산다면 살지 어쨌든 죽는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직접 블랙홀로 떨어지지 않고 떨어지는 사람을 구경하는 입장이라면, 위에 기술된 대로 낙하하는 사람은 (초거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점점 접근하다가 어느 순간 갈가리 찢겨 파란색과 빨간색(도플러 효과 참조), 두개의 수프로 나뉘어 가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블랙홀 근처의 시간은 사건의 지평선에 다가갈수록 점점 느려지므로, 수프는 원자로 분해되었다가 더 작은 미립자로 분해되었다가 사건의 지평선에서 플랑크 거리만큼 떨어진 거리에서 영원토록 블랙홀을 맴돌게 될 것이다. 즉, 관찰자의 시점에 따라 떨어지는 사람은 사건의 지평선을 무사히 통과할 수도, 아니면 건너지도 못하고 끔살당할 수도 있다.

자세한 원리는 사건의 지평선 문서 참조.

5.4 특이점

로저 펜로즈는 1965년에 중력이 항상 인력으로 작용한다는 것과, 광원뿔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을 사용하여, 중력 붕괴하는 항성이 결국 표면이 0의 크기로 수축하여 특이점 속에 사로잡히게 됨을 입증했다. 특이점으로 수축한 천체의 표면이 0이기 때문에 부피 역시 0이다. 거기에 따라서 밀도와 시공의 곡률은 무한대가 된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가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관성 질량과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력 질량은 동일하며,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물체가 가속을 받으면 받을수록 시간 지연 현상이 일어난다. 고로, 블랙홀의 특이점에서는 시간이 멈춘다.

특이점에서는 적어도 인간에게 알려진 모든 물리 법칙들이 붕괴된다. 하지만 블랙홀 바깥의 관찰자는 물리 법칙 붕괴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 빛을 포함한 어떠한 것도 특이점에서 관찰자에게 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로저 펜로즈는 '우주 검열관' 가설을 제안했다. 누군가가 검열을 하는 것처럼, 특이점은 사건의 지평선에 의해서 항상 가려진다는 것이다. 검열삭제? 안에서 무엇이 이루어지는지는 상상에 맡길 뿐

계산상으로는 사건의 지평선에 가려지지 않은, 이른바 노출 특이점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출 특이점들은 매우 불안정하여 최소한의 교란으로도 사라지거나 사건의 지평선으로 가려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사상의 지평선에 가려지지 않은 특이점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크고 주변 물질을 많이 흡수하는 블랙홀은 중심의 특이점 말고도 다른 특이점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서는 시간 왜곡이 심해져서 시간이 상당히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 오랫동안 흡수한 물질들이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서는 단 몇 초 만에 흡수된 것처럼 압축되고, 이 질량들의 중력으로 특이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질량 인플레이션 특이점이라 한다. 이 특이점은 기존 블랙홀의 중심의 특이점에 비하면 기조력이 부드러운 편이기 때문에, 블랙홀에 빠진 사람은 살아서 질량 인플레이션 특이점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도 한다.[9]

다만 특이점은 실제로 부피는 0이 아니며, 입자의 가장 근본인 기본입자로 이루어졌다(고 추정된다). 그 기본입자의 밀도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론상으로 계산하면 4.283 * 10^20톤/cm^3~4.338*10^21톤/cm^3 사이로 나온다.
고로 태양의 10배의 질량의 블랙홀의 특이점의 지름은 1.7~3.5m의 원형이다.
즉 태양 질량의 10조배의 질량의 극초대질량블랙홀의 특이점의 지름도 17~35km로 도시 한개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10]

이 정도의 크기이니 사실상 블랙홀의 특이점의 부피는 사실상 0이라 해도 무방하다.

다만 이론적인 계산값이므로, 앞으로 밝혀질 기본입자의 정확한 밀도에 따라 밀도값이 변경될 수 있다.[11]

5.5 사건의 지평선

혹은 사상의 지평선, 영어로는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사상(事象), 즉 '관측 가능한 현상이 일어나는 경계'라는 의미이다.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는 블랙홀을 '그곳에서부터 탈출할 수 없는 사건들의 집합'으로 정의했다.[12][13]

첨언하여 상세히 설명하면, 사건의 지평선이란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점들의 집합이라고 설명할 수 있으며, 따라서 빨려들어가지 못하는 입자들에 의해 그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의 지평선에 있는 입자들은 작은 충격에도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물질이 어떤 방식으로든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은 계속 커지게 된다. 이는 감소하지는 않고 계속 증가만 하는 열역학 제2 법칙과 매우 흡사하다. 이에 프리스턴 대학의 제이콥 베켄스타인은 사건의 지평선의 넓이가 블랙홀의 엔트로피를 측정하는 척도라고 주장하였다. 다만 이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는데, 블랙홀이 엔트로피를 가지면 복사를 방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물체를 빨아들이며 방출하지 않는 천체라고 생각되었지만, 스티븐 호킹에 의해 블랙홀에서도 복사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자역학, 정확히 불확정성 원리에서는 진공조차도 완벽히 비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진공은 입자와 반입자의 쌍생성과 쌍소멸이 일어나는 공간이며, 이 증거로 캐시미어 효과가 있다.[14] 이러한 현상이 블랙홀의 표면, 즉 사건의 지평선 바깥에서도 작용하고 있으며, 이때 반입자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고, 입자는 사건의 지평선 바로 바깥에서 블랙홀로부터 빠져나온다. 다시 말해서 블랙홀로부터 입자가 방출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며, 실제로 이것은 사건의 지평선 바로 바깥에서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이는 블랙홀 증발 이론으로 발전되었으며, 블랙홀은 아무것도 빨아들이지 않을 때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다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블랙홀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블랙홀의 크기가 작을수록 증발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기 때문에, 소멸을 보여줄 블랙홀은 우주 초기에 이미 소멸되고 없다.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따라서 달라진다. 어떤 물체가 블랙홀이 되려면 그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는 일정한 크기 안의 공간에 그 물체의 모든 질량이 들어가야 한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의 반지름을 '슈바르츠실트 반경'이라고 하며, 그 값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math]r_s = \frac{2Gm}{c^2}[/math]
rs: 슈바르츠실트 반경
G: 중력상수 (6.67428×10-11 m3 kg-1 s-2 = 6.67428×10-11 N(m/kg)2 )
m: 질량
c: 진공 상태의 광속
비례상수 2G/c2 = 1.48×10-27 m/kg 혹은 2.95 km/M⊙

블랙홀이 되기 이전의 물체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된 이후의 물체의 사건의 지평선과 일치한다. 참고로 태양이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되려면 반경 2.95km 안에 모든 질량이 들어가야 하고, 지구는 0.9cm 안에 모든 질량이 들어가야 한다.

5.6 작용권(에르고스피어)

회전하는 블랙홀 외부에 위치하는 영역이다. 일, 작업을 뜻하는 그리스어 'ergon'이 어원으로,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이론적으로. 이를 '펜로즈 과정'이라 한다. [15]

작용권은 블랙홀의 자전으로 발생한다. 그로 인해 작용권의 단면은 타원형을 하고 있으며, 블랙홀의 자전축에서 사건의 지평선과 접한다. 작용권과 사상의 지평선 사이의 시공간은 블랙홀의 회전 방향으로 당겨진다. 작용권도 블랙홀의 영향권이므로 블랙홀을 향해 빨려들어가지만, 사건의 지평선 바깥이기 때문에 탈출은 가능하다.

작용권을 이용하여 블랙홀을 궁극의 소각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이 있다. 작용권에 쓰레기를 가득 실은 로켓을 떨어뜨린 뒤, 로켓에서 쓰레기를 블랙홀의 중심으로 투하한다. 그러면 블랙홀 안으로 떨어뜨린 무게만큼 반작용을 받아, 로켓은 연료 없이 탈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블랙홀의 에너지가 로켓의 속도로 바뀌게 된다. 동아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현대과학의 세계' 3권 블랙홀 여행에서 이 장면을 묘사하기도 했는데, 작중 타키온 일행은 우주 여행 중 발생한 쓰레기도 처분하고 에너지도 얻고 하는 일석이조를 누릴 생각에 좋아하지만 막상 다녀와 보니 헬게이트였다고.
다만 이것은 뉴턴 역학적 해석으로, 블랙홀은 상대성 이론이 적용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물리학적으로 엄밀한 해석은 여기에서 서술한 것과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꺼낼 수 있는 에너지는 블랙홀이 가진 에너지의 29%다. 여기에 상당하는 에너지를 추출했을 때, 블랙홀의 회전은 정지하고 작용권은 사라진다.

5.7 강착 원반

어떠한 천체가 블랙홀이라고 판정하는 증거들 중 가장 강력한 것은 '강착 원반(Accretion disc)'으로, 대량의 물질이 블랙홀을 중심으로 하는 원반 형태로 뭉쳐 소용돌이치며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동반성과 같이 있는 블랙홀은 강착 원반의 크기가 더욱 커지게 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대한 크기의 동반성을 빨아들이려면 그만큼 빨아들이는 물질이 넓게 퍼지게 되기 때문이다. 강착 원반 안에서는 블랙홀의 중력 에너지로 인해 물질이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되며, 때문에 강력한 X선을 복사한다. 강착 원반의 에너지 복사는 우주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메커니즘으로 꼽힌다. 수소 핵융합을 통해 전환되는 에너지는 고작 융합 이전과 이후의 질량 차에(수소 질량의 0.8%) 해당되는 양에 불과하지만, 강착 원반에서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들의 어마어마한 중력 포텐셜 에너지가 한꺼번에 전환되어 나오는 것이다. 강착 원반의 중심 부분은 엄청난 고압이 되기 때문에, 강착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고온, 고압 제트를 뿜어 압력을 줄이게 된다. 이 또한 X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다. 그 관측 결과 중 하나가 이 현상이 수만 광년 안의 별들을 초토화시켰다는 것.(…) 전자기파에서 감마선을 제외하면 에너지가 가장 큰 게 X선이다. X선의 파괴력이 이 정도인데, 감마선은...

우주는 사실상 진공이기 때문에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물질이 일반적으로는 없지만, 만일 이중성 중 한쪽 별이 블랙홀이 되고 다른 쪽 별이 팽창하여 거성이 되었다면 거성으로부터 블랙홀로 꾸준히 물질이 유입될 수 있으며, 이때 강착 원반을 형성하여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게 된다는 가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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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에서 초기 밀리미터 파장 관측 자료를 통해 추정한 궁수자리 A* 블랙홀.

2013년 1월 18일 미국 UC 버클리 연구진이 미국 천문 학회(AAS) 정기 학술 회의에서 공개하였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연구진은 5년 이내에 완전한 모습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흔히 알려진 모양과 달리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에서 빛을 내는 것은 블랙홀 주변의 물질이며 초승달 모양인 것은 강착 원반의 도플러 효과와 빛의 휘어짐 때문이다.논문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 과정에서 공개된 블랙홀의 모습. 참고로 영상에 등장하는 학자는 물리학자 킵 손.

5.8 블랙홀의 빛 구

빛이 블랙홀 주위를 지날 때 직진하지 않고 휘어지게 된다.(빛의 입자성) 이때 블랙홀에서 조금만 벗어난 빛은 몇 바퀴 돌고 빠져나오고, 상당히 근접하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 때, 그 중간 지점에서 거리를 잘 맞추면 특정한 경계에서는 빛이 빨려 들어가지도 않고, 완전히 빠져나오지도 않는다. 마치 지구와 달처럼 블랙홀 주변을 광자가 무한히 위성으로 회전하게 된다. 이 경계를 타게 된 빛은 원 궤도를 그리며 영영 블랙홀 주위를 돌게된다. 당연히 이렇게 갇힌 빛은 영영 밖으로 나올 일이 없으므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빛의 원 궤도를 빛 구라고 한다.

자세한 것은 빛 구 참조.

6 블랙홀의 종류

6.1 모델별

블랙홀의 특징은 오직 질량, 각운동량, 전하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블랙홀이 되기 이전 천체의 다른 성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3가지를 제외하면 블랙홀을 다른 블랙홀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마치 대머리를 다른 대머리와 구분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여 '블랙홀은 털을 가지지 않는다'털없음 정리가 나왔다.[16] 하지만 이후 연구에 의해 털이 있다는 반박(블랙홀에서 뭔가를 방출하기도 한다는 내용)을 받게 되었다.

6.1.1 슈바르츠실트 블랙홀

질량 값만을 가지며, 각운동과 전하가 0인 가장 단순한 블랙홀이다.

6.1.2 커 블랙홀

'회전 블랙홀'이라고도 한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질량만을 가진다면, 커 블랙홀은 거기에 더해 각운동량을 가진다. 블랙홀의 회전으로 인해 사건의 지평선 바깥임에도 탈출속도가 광속 이상인 지대인 '작용권'이 발생하며, 특이점은 고리 모양이다.

6.1.3 라이스너-노드스톰 블랙홀

'대전(帶電) 블랙홀'이라고도 한다. 커 블랙홀과는 달리 질량과 전하 값만을 가진다.

6.1.4 커-뉴먼 블랙홀

질량도 있고, 각운동량도 있고, 전하도 있는 블랙홀이다.

6.2 크기별

6.2.1 마이크로 블랙홀

크기가 기본입자 수준으로 작은 블랙홀들을 말한다. 이러한 크기의 블랙홀들은 호킹 복사에 의해 순식간에 증발해버릴 것이기 때문에 수명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다. 질량이 큰 마이크로 블랙홀들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 블랙홀이 호킹 복사에 의해 증발되는 속도는 질량이 작을수록 빨라지며 어느 정도 질량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블랙홀은 감마선을 방출하며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고 소멸한다. 질량이 100톤에 이르렀을 때 블랙홀이 완전히 소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초도 되지 않는다. 이 시간 사이에 100톤의 질량이 완전히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그 폭발력은 수소 폭탄 수십만개에 맞먹는다.

빅뱅이 일어났을 때 국소적으로 질량이 밀집되어 마이크로 블랙홀이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우주 탄생 이후 137억 년이 지난 현재까지 소멸하지 않은 블랙홀이 남아 있을지는[17] 미지수이다. 현재도 페르미 감마선 망원경 등등이 마이크로 블랙홀의 붕괴로 일어나는 감마선 방출을 검출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러한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정도 크기의 블랙홀들은 별, 행성과 같이 일반적인 물질로 이루어진 천체와 충돌할 경우 상대를 그냥 뚫고 지나갈 것이다. 반박되었지만 퉁구스카 대폭발의 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강력한 에너지를 입자 간의 충돌에서도 잠시나마 마이크로 블랙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에너지 우주선(宇宙線)이 지구 대기권의 입자와 충돌할 때나 LHC의 입자 충돌 실험이 그 예. LHC 실험의 경우 여기서 생겨난 블랙홀이 지구멸망(...)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일부 유사과학자들이 반대 운동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이정도 수준의 입자 충돌은 앞에서 말했듯이 지구 대기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며, 아직까지는 마이크로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발견된 바 없고, 실제로 생겨난다고 해도 물질을 흡수할 시간도 없이 10-27초 만에 소멸해 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

6.2.2 항성 블랙홀

흔히 말하는 블랙홀이 바로 항성 블랙홀이다. 질량이 큰 항성이 중력 붕괴하며 생성된다. 현재까지 관측된 블랙홀 중 가장 큰 것은 중력파 관측으로 발견된 GW150914로 질량은 태양의 36배..였지만 쌍성과 합쳐졌으므로 62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근접 쌍성을 동반한 상태로 발견되는데, 쌍성의 가스를 빨아먹어서 X선을 방출해야 발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실제로는 쌍성과 거리가 멀거나 단일성이라 관측이 불가능한 블랙홀이 더 많을 테니 실제 숫자는 발견된 숫자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6.2.3 중간 질량 블랙홀

'초대질량 블랙홀'보다 작고 '항성 블랙홀'보다 큰, 말 그대로 중간급 블랙홀이다. 항성 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에 비해 거의 발견이 되지 않아 그동안 천문학계의 미싱 링크 취급을 받아왔다. 몇몇 구상 성단들의 중심부에는 중간 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다. 이전에도 후보들은 존재했으나 2010년대에 들어서 중간 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지지하는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중.

중간 질량 블랙홀의 형성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매우 거대한 항성의 중력 붕괴에 의해 형성된 항성 블랙홀의 일종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은하 중심에서 형성되었으나 극단적인 조건에 처하지 않아 초대질량 블랙홀이 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항성 블랙홀과 기타 천체가 합쳐져서 생성되었다거나, 성단 내의 거대한 항성들이 충돌하고 붕괴하여 형성되었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6.2.4 초대질량 블랙홀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거대한 블랙홀 종류로, 질량이 태양의 10만~100억 배에 달한다. 우리 은하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은하가 중심부에 초대질량 블랙홀을 가지고 있으며, 은하의 생성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깊숙히 관계한 것 같은 상황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참고로 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431만 배에 달하는 괴물이 있다. 봉황자리 은하단 중심 은하의 중심 블랙홀이 태양 질량의 200억 배라는 사실은 일단 잊자. 그리고 2008년에 확인된, 게자리의 OJ 287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170~180억 배나 되며, 그 주위를 태양 질량의 1억 배나 되는 블랙홀이 공전하고 있다. 본격 블랙홀 쌍성계 가장 무거운 놈은 S5 0014+81인데 무려 태양의 400억 배다! 세페우스자리에 있고, 밝기는 +16.5.

이렇게 거대한 괴물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별의 죽음으로 탄생하는 항성 질량 블랙홀이 점진적으로 진화하여 만들어졌다면 그 중간 단계인 중간 질량 블랙홀이 많이 존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거대 블랙홀들이 우주 탄생 초기에 급격하게 성장하여 중간 단게의 블랙홀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이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이론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대질량 블랙홀이 방출하는 에너지는 블랙홀이 속한 은하 전체, 더 나아가서는 은하단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주로 주변의 가스를 뜨겁게 달궈서 날려버림으로써 별의 탄생을 억제한다. 거대한 은하일수록 새로운 별 탄생이 적은 이유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초대질량 블랙홀은 질량이 작은 블랙홀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밀도가 낮다는 것이다. 사건의 지평선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사건의 지평선 안에 들어가는 공간으로 블랙홀의 질량을 나누면 공기보다 밀도가 낮을 수도 있다. 이는 사건의 지평선이 블랙홀의 질량에 정비례해서 멀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질량이 2배로 커지면 사건의 지평선 내부 공간은 8배가 되고 이때 밀도는 오히려 4배 낮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블랙홀의 중심으로 향하는 우주 비행사는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상당히 깊이 들어갈 때까지 스파게티처럼 잡아 늘려지지 않는다. 물론 중심의 특이점 주변은 다른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밀도가 높다.
결과적으로 블랙홀의 질량이 클 수록 가스들이 그다지 큰 차등 중력을 받지 않아 온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항성 질량 블랙홀의 경우 강착 원반에서 주로 X선이 방출되지만, 초대질량 블랙홀에서는 주로 자외선이 방출된다.

여담이지만,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블랙홀 가르강튀아(Gargantua)는 이 종류에 속한다. 작중 등장하는 모습으로 볼 때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블랙홀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

7 기타

  • '블랙홀(검은 구멍)'이란 명칭을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은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란 사람으로, 기존의 '중력에 의해 완전하게 붕괴된 별(gravitationally completely collapsed star)'이라는 복잡해 보이는 용어를 좀 더 간결하고 직관적인 단어로 대체하고 싶어서였다. 덕분에 대중들이 천체물리학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나, 역으로 이 명칭 때문에 많은 오해를 낳았다.
  • 현재 최신 블랙홀 이론(끈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의 표면에서는 수많은 끈들이 요동치다가 매듭지어져 우주로 증발하게 된다. 이에 따르면 블랙홀의 표면은 수많은 털로 뒤덮여 있다. 즉, 블랙홀은 털로 잔뜩 뒤덮여 있다.
  • 현재 가장 유력한 블랙홀 후보는 지구에서 8천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의 오리온 팔에 있는 아이 오브 테러 백조자리 X-1에 있다, 실제로 이 블랙홀은 청색 거성 HDE 226868의 바로 옆에서 발견되었다.
  • 양자 역학에 따르면 블랙홀에서도 복사가 방출된다고 하며, 이를 스티븐 호킹이 이론화했기 때문에 호킹 복사라 부른다. 자세한 내용은 호킹 복사 문서 참고.
  • 퀘이사의 에너지원이라고도 한다.
  • 한 가설에 의하면 블랙홀의 질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즉 빨아들이는 물질들이 특이점 안에 계속 쌓이고 있다는 것.
  • 불과 100년 전쯤까지만 해도 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 여부조차 의심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학자들의 태도를 바꿔놓은 게 바로 중성자별 발견이다. 블랙홀의 생성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 있는 천체이기 때문. 중성자 축퇴압이 자체중력으로 인한 항성의 붕괴를 막아내느냐 못막아내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생성 과정은 전부 똑같다. 즉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밀집성의 생성과정이 증명되었으니 존재여부의 신빙성에 큰 힘이 된 셈
  1. 이론물리학자 킵 손이 중력렌즈 현상을 적용하기 위해 직접 일반 상대성 이론을 계산하여 얻어낸 3D 모델이며 현재까지 제안된 블랙홀 시각화 중에서는 가장 실제에 가까울 것이란 추측이 있다. 참고로 이때까지의 모델들은 대부분 2D모델들이다. 물론 블랙홀은 주위 물질, 빨아들이고 있는 천체나 블랙홀과 강착원반의 회전속도 등 다양한 요소에 인해 외형이 다를 수 있으며 또한 해당 시각화는 블랙홀 제트 분사와 도플러 효과 등을 생략한 묘사이다.
  2. 뉴턴 물리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로 대표되는, 불확정성 원리를 거부하는 가역 법칙을 말한다.
  3. 아인슈타인이 절대로 양자역학을 부정하거나 무시한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불확정성이 없고, 뉴턴의 우아한 고전 물리학과 같이 명확히 미래와 과거를 예측할 수 있는 법칙이 있다고 믿었으며, 양자역학까지 아우를 수 있는 대통합 법칙을 찾기 위해 죽는 날까지 연구하였다.
  4. 물론 사회 통념상 거시기한 이름이었기에(그당시 프랑스에서는 "Blackhole"이 그것을 뜻하는 은어였다.) 논문을 싣는 물리학 학술지는 이를 막기(?) 위해 그를 설득하려 했다고 한다. 허나 이후 휠러는 '블랙홀은 털이 없다'라는, 한층 더 뒤통수를 터는 발언을 했다. 그것도 프랑스에서! 휠러가 강연했을때의 방청객들의 표정이 상상된다
  5. 태양 질량의 약 8배가 한계점이다. 이를 넘어갈 경우 중성자 축퇴압도 무시된다.
  6. 물론 이는 크게 과장된 것이고, 애당초 자기장이 사라지므로 지상의 환경은 급변한다.
  7. 실제로는 내부 구성 물질의 밀도 차이 때문에 다르다. 지구를 예로 들면 맨틀 중간까지는 중력이 증가하다가 그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감소한다. 핵에서는 핵의 인력이 중력과 맞먹기 때문에, 중심에선 중력이 0이라 한다.
  8. 이 과정이 너무나 효과적인 나머지,단순히 늘어난다고 표현하지 않고 Spagettification(스파게티화)이라는 단어도 있을 정도다. 사람이 블랙홀에 들어간다면 원자 하나 굵기 정도의 길쭉한 플라즈마 가닥이 된다.
  9. 물론 그 전에 전제 조건이 많다. 특이점에 도달하기 전에 기조력으로 찢어지지 않기 위해 블랙홀이 충분히 커야 하고, 블랙홀의 제트에 맞아 죽지 않기 위해 블랙홀이 지속적으로 흡수하는 물질이 적어야 하고. 기타 등등.
  10. 10^13=10 x 10^12=10 x (10^4)^3
  11. 다만, 위 글이 개인의 단독연구결과일수도 있으니, 신중히 생각하고, 만약 특이점의 밀도에 대한 위의 내용을 추가한 위키러가 이 글을 본다면, 글의 출처(또는 계산에 대한 근거)를 링크 등의 형태로 추가바람
  12. 정의에 따르면 블랙홀의 경계는 블랙홀에서 빠져나가지도, 블랙홀에 빨려들어가지도 않고 영원히 맴돌고 있는 광자들에 의해, 그 지평선이 드러날 수 있다.
  13. 이 정의는 열역학 제2 법칙을 무시하지 않는다. 열역학 제2 법칙은 우주 전체의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14. 진공 상태에서 얇은 금속판을 가까이 접근시킨 상태에서 두 금속판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발생하는 효과. 금속판 사이의 거리의 정수배가 아닌 파장을 가진 입자는 그 사이에서 쌍생성과 소멸을 하지 못하므로 금속판 외부보다 입자의 소멸과 생성이 적고, 따라서 금속판 사이의 압력이 금속판 외부보다 작기 때문에 서로 인력이 작용하는 현상.
  15. 펜로즈 과정은 인터스텔라에서 사용되었다.
  16. 여담으로, 호킹이 프랑스에서 이에 대해 강의할 때 하필 블랙홀이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은어였던 탓에, 게다가 강의 주제가 블랙홀엔 이 없다였으니... 꽤나 난감했다고 한다.
  17. 질량이 1012kg 정도는 되어야 우주의 나이보다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
  18. 특히 2편엔 한국의 블랙홀 최고 권위자라고 봐도 무방한 우종학 교수가 나온다. 인터스텔라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으니 민감하신 분들은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