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녀(1960)
1.1 개요
장르 | 스릴러 |
러닝 타임 | 111분 |
개봉일시 | 1960.11.03개봉), 2010.06.03(재개봉) |
감독 | 김기영 |
출연 | 김진규, 이은심, 엄앵란, 안성기 |
국내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1960년 개봉한 스릴러 영화. 한국의 알프레드 히치콕이라 불리는 김기영 감독의 명작.
매력적인 남자 음악 선생인 동식을 두고 벌어지는 복잡한 애정관계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포스터에도 나오듯 개봉한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봐도 놀라운 수준의 연출력을 가진 영화. 게다가 관객이나 평단의 평가 모두 오래된 영화임에도 상위권.
1.2 줄거리
주인공 동식(김진규)은 성실한 아내, 다리가 불편한 딸 그리고 장난꾸러기 아들(안성기)과 함께 살면서 방직공장에서 여공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식은 그를 흠모하던 여공인 선영에게 연애 편지를 받고 이를 기숙사 사감에게 알린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유부남에게 연정을 품었단 이유로 선영은 정직 처분을 받게 되고, 그녀는 수치심에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가게 된다. 한편 이 사건 이후 선영의 기숙사 친구였던 경희(엄앵란)는 동식에게 피아노 개인 레슨을 부탁하며 찾아오게 되고, 동식은 마침 새 집을 짓느라 생활비가 부족한 터라 그녀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집이 완공되고 동식의 가족은 2층 양옥집으로 이사하게 된다. 그리고 이사와 동시에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동식은 경희로부터 아내를 대신해 집안일을 맡길 하녀 하나를 소개 받게 된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동식은 아내가 친정에 간 날 밤, 자신의 제자 경희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게 되지만 그녀의 마음을 완강히 거절한다. 한편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던 하녀는 경희가 집을 떠나자 동식에게 접근해 그를 유혹해 하룻 밤을 보내게 되는데...
줄거리가 다소 복잡하다. 일단 필름 소실분이 있고 내용들이 다소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아서 영화를 보다보면 두 가지 이야기가 약간 따로 노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게 시나리오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서인지 필름 소실로 인해 완벽한 영상이 존재하지 않아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1.3 영화 평가
줄거리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영화 내내 등장하는 여러 여자는 주인공 동식을 두고 사랑 싸움을 한다. 얼핏 줄거리만 보면 하렘물의 냄새가 나기도하고 사랑과 전쟁의 싸구려 플릇이 생각날 법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당시 산업화와 이촌향도에 따라 시골 출신의 (여성) 노동자들이 중산층 가정에서 식모나 하녀로 일하는 당시의 세태를 반영했고(리얼리즘), 그러한 (여성)노동자들의 가정 내 "침투"에 대한 중산층의 경계심(정신분석학적인 면)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5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영화 속 연출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섬세하며 세트나 의상 등의 디자인도 50년이 넘은 영화라곤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세련미가 넘친다. 음악 또한 적재적소에 사용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고조시켜준다. 영화를 보면 2010년 재개봉 판의 포스터가 허튼 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혹시나 오래전 영화라 별로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보자.
한편 평단의 평과 관객의 평가 또한 굉장히 후하다. 2015년 9월 네이버 기준으로 전문가 평점 8.8점, 관객 평점 8.8점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2010년 작이 전체적으로 전문가에게 괜찮은 평가와 관객에게 박한 평가를 받은 것에 반해 1960 하녀는 관객과 전문가 모두를 사로 잡은 것이 특징. 여기서 조금 흥미로운 사실은 2010년 판의 경우 평론가 평이 관객평보다 높은 편인데 이는 일부 평론가들이 애초에 1960년 작과 비교를 거부했기 때문이다...물론 임상수 감독이 1960년 판과 다른 스타일로 만든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문가 평을 보면 원작은 어차피 뛰어넘질 못하니 비교하지 말잔 식의 평가도 꽤 있다.
50여 년이 지났음에도 명작은 명작이란 것을 입증하는 셈. 참고로 평점 짜기 주기로 유명한 소금 평론가 박평식에게 평점 8점을 받았다. 꽤 높은 편.[1]
1.4 복원
1960년 개봉되었던 하녀가 지금의 온전한 모습을 찾게 된 데는 굉장한 우역곡절이 있었다. 하녀가 개봉한 1960년대만해도 영화란 것이 예술이라기보단 대중 문화, 오락 거리의 일부로서 취급되던 시절이고 당연히 필름의 보존과 관리 문제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 나라의 많은 고전 영화 필름들이 소실되었고, 하녀 또한 그 과정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러다가 1982년 국내에서 총 8개의 릴 중 5번째와 8번째 릴이 사라진 상태로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이 발견되었고, 1990년 우여곡절 끝에 구한 필름은 남은 부분을 채워넣을 순 있었지만 해외 영화제 출품용으로 만든 것이고 네거티브 필름이 아닌데다가 오역된 부분이 많고 필름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저 완성된 필름을 만들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하녀가 다시 부활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해외에서였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영화 프로듀서 겸 교수인 김경현씨는 우연한 기회에 디파티드, 갱스 오브 뉴욕 등으로 유명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영화 하녀를 보여주게 되었고, 마틴 스코세이지는 자신이 이끄는 제 3세계 영화를 복원하는 WCF재단(World Cinema Foundation)의 첫 복원작품으로 하녀를 선정했다. 당시 마틴 스코세이지는 불완전한 하녀의 필름을 보고도 꽤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WCF는 이 영화의 복원 비용 1억 7600만원 중 1억 2천 여만원을 지원했으며 2008년 복원을 목표로 국내에서 복원 작업이 시작되었다.
국내에서 복원 작업은 꽤 힘들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복원 업체와 [2] 경쟁 끝에 겨우 국내 복원을 추진하게 되었지만 필름의 상태가 만만치 않았던 것. 해외 출품용으로 만들어졌던 필름은 영상의 3분의 1을 자막이 채우기도 했고, 음성도 불완전하고 보관 상태도 영 좋지 못했다. 게다가 자막은 오역 투성이에 손으로 갈겨 쓴 것이라 어디 하나 쓸 만한 구석이 없었다. 결국 국내에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괜찮은 상태로 필름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2008년 칸 영화제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되어 큰 호평을 받았고, 2010년 임상수감독의 하녀 개봉 시기에 맞춰 국내에서도 완전 복원판이 재개봉 되었다. 이후 2010년 DVD 발매, 2013년엔 고전 영화를 복원하는 것으로 유명한 크라이테리온에서 블루레이로 발매 [3], 2014년 말에는 국내에서도 블루레이로 발매되었다. 한국영상자료원 첫 블루레이 출시작이기도 하다.
참고로 2010년 DVD판에선 영화 평론가 김영진씨와 영화 감독 봉준호씨의 음성해설이 들어있으며, 2014년 블루레이 판에선 평론가 이동진씨와 영화 감독 박찬욱씨의 음성 해설이 들어있다.
1.5 트리비아
- 지금도 유명한 엄앵란씨가 주인공을 사모하는 여공 경희 역으로, 국민배우 안성기씨는 맹랑한 아들 역할로 출연한다.[4]
- 2013년 한국 영상 자료원이 선정한 한국 영화 100선 중 영광의 공동 1위를 차지하였다. 나머지 두 작품은 오발탄, 바보들의 행진.
- 김기영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 당시 중산층을 모델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층집에 외제 물건 가득한 찬장을 보면 꼭 그렇진 않은 듯...
- 60년대 해외 문물이 한국에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흑백TV, 인스턴트 커피, 피아노 등이 등장한다.
- 하녀로 출연한 이은심씨는 사실 배우에 그다지 꿈이 있진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하녀 촬영 이후 얼마 안있어 결혼하고 해외로 이민을 떠났다. 현재는 브라질 거주중이라고 한다. 기사보기
- 복도와 계단에서 여주인공 하녀가 동식의 다리에 매달려 질질 끌려가는 장면은 한 명장면이다. 이 장면은 2010년 리메이크판에서는 리바이벌되지 않았고, 오히려 같은 해에 나온 손가인의 '돌이킬 수 없는...' 뮤직 비디오에서 오마쥬되었다.
- 엔딩이 다소 기괴한데[5] 사전 검열이 존재했던 60년대에 검열을 통과하기 위한 조치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허지웅 평론가가 진중권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저 기괴한 결말은 검열이고 반발이고 때문이 아니라 김기영 감독이 의도적으로 삽입한 내용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감독은 진심으로 이렇게 가정이 개판 나니까 그냥 불륜하지들 마시고 가정을 지키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독백을 삽입한 것이다.
- 2015년 11월17일 CGV 명동 씨네라이브러리 점에서 이동진 평론가의 GV와 함께 재상영되었다. 이동진 평론가가 엔딩을 두고 어떤 검열은 아니라고 설명할 때, 김기영 감독의 아들인 김경호씨[6]가 직접 현장에서 이를 설명했다. 당시 영화의 판권을 판매할 때 지방의 극장에는 따로 팔아야 했다. 지방의 극장주들을 모아놓고 상영을 했는데 하녀와 주인공이 죽는 엔딩이 너무 끔찍하니 흥행이 우려된다며 항의가 거셌다고 한다. 그대로 영화를 판다면 원래 값의 절반밖에 쳐줄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극장주들을 달래기 위해 주인공이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엔딩을 급조할 수 밖에 없었고, 고 김기영 감독은 늘 이를 후회했다고 한다. 만일 완전판으로 복원해서 한국 영상 자료원에 기증할 때는 해당 장면을 잘라내는 방향을 고려중이라고 김경호씨가 밝혔다. 간단히 말해 상업적 검열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
2 하녀(2010)
2.1 개요
블랙 코미디 전문 감독인 임상수의 리메이크작. 2010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2.2 줄거리
전도연이 이정재와 바람나고 버림받음 정말 이게 끝이야??
2.3 영화 평가
전작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았다.(네이버 영화 네티즌 평점 5.59) 영상미나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으나 스토리는 영 아니다라는 평이 대다수. 물론 그럭저럭 재밌게 본 사람들도 있지만 정말 재미없는것도 아니고 정말 재미있는것도 아닌 그냥 밍숭맹숭했다며 아쉬워한 평도 있다.
아마도 결말에 의해 평이 갈리는것같다고 추정되는데, 전도연이 통쾌하게 복수하는 결말도 아닌 그냥 허망하게 불타죽는 결말이라 다른의미로 충격적인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 박평식 항목을 들어가보면 알갰지만 꽤 높은 편이 아니라 만점에 가까운 호평이다.
- ↑ 시네마테크 볼로냐로 영화 복원업계에서는 부동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버스터 키튼 복원작업에도 참여했을 정도.
- ↑ WCF재단 복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다른 영화들 (지브럴 좁 맘베티의 투키 부키, 아흐메드 엘 마안누니의 트랑스, 프레드 진네만과 에밀리오 고메즈 뮤리엘의 더 웨이브, 리트웍 가탁의 티타샤라는 이름의 강, 이롤 타스와 울비 도간의 메마른 여름)과 함께 박스셋으로 발매되었다.
- ↑ 국민학생 안성기 군의 아주 제대로 된 개초딩 연기를 볼 수 있다
영화 보면 정말 디테일하다 - ↑ 주인공 역의 배우가 스크린 밖의 관객을 향해 '남자들은 여자를 조심해라'라는 투의 말을 건네며 줌아웃. 영화의 내용을 그대로 담은 신문 기사를 읊으며 시작되는 도입부에서 이어지는 엔딩이다. 일종의 액자식 구성인 셈.
- ↑ 임상수 감독의 하녀를 제작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