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1 개요

파일:베르베르.jpg

언어명칭
베르베르어ⴰⵎⴰⵣⵉⵖ[1]
ⵉⵎⴰⵣⵉⵖⵏ[2]
영어Berbers

지금의 알제리튀니지, 모로코 리비아 등 주로 마그레브에 사는 유목민이며 이집트 서부 일부 지역에도 거주한다. 사용 언어는 베르베르어인데 소속 어족은 아프리카아시아어족으로 아랍어와 같지만 소속 어파는 다르다.[3][4] 유전적으로는 이탈리아인 스페인인[5]과 매우 가깝다고 한다. 고대에 북아프리카 지역이 로마 제국식민지였고 남이탈리아아랍인들이 지배한 적도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이민이 성행했다. 고대 서구 세계에서 뛰어난 경기병대로 명성을 떨쳤던 누미디아인의 후손이라는 설이 있다.

사막 유목민이라서 , 낙타동물을 잘 키우며, 전체적으로 사납고 용맹한 면이 있다. 서기 7세기 중엽, 아랍인들이 쳐 들어 왔을 때도 70년 동안 약 35번에 걸쳐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그 후 우마이야 왕조압바스 왕조의 교체기에 동방 칼리파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이베리아후우마이야 왕조가 완전히 무너진 11세기 이후, 모로코 일대의 베르베르계 세력이 세운 무라비트 왕조, 무와히드 왕조, 마린 왕조가 북서아프리카의 패권을 잡았다. 이후 베르베르인들의 주도 하에 아랍인과 아랍 문화에 조금씩 동화되어 현재 북서아프리카 인구로 이어진다.

아랍인의 치열한 공세 끝에 결국 기존의 토착 신앙을 버리고 이슬람으로 개종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이들은 자신들이 무슬림이기는 하지만 아랍인은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높다. 베두인아라비아 반도 출신의 아랍어를 쓰면서 유목 생활을 하는, 민족 집단이라기 보다는 문화적, 사회적 집단에 가까운 반면 같은 사막 유목민이라 해도 이 쪽은 언어 자체가 아랍어가 아닌, 독자적인 민족 집단이다. 그것도 이슬람7세기~8세기마그레브 일대를 평정한 이후 몰려 온 아랍인들과 현지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반목해 오며 끝까지 정체성을 지켜온 자존심 강한 전투민족이니 혹시라도 이들을 접하게 되면 결코 '아랍인 아님?' 같은 식으로 대하지 말자. 농담이 아니라 지금도 모로코, 알제리 등에서 아랍인 우대 정책을 펴는 중앙 정부와 사이가 안 좋은 베르베르족이 많아 칼 맞을 수도 있다.

이베리아 반도이슬람 왕조의 지배를 받던 시절, 북서아프리카 지역의 이들과 아랍인들, 그리고 흑인들을 무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금도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800년간 받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는 이들의 후손이 많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도 단일 정치 세력으로는 자잘했고, 문화적으로는 비교도 안되게 후졌던 기독교 세력에게 알안달루스멸망한 것도 이베리아 이슬람 세력의 내분이 가장 큰 요인인데, 이 내분의 성격이란 게 대체적으로 아랍계 타이파[6]들과 베르베르계 타이파들의 대립이다. 기독교 국가인 카스티야 출신의 엘 시드무슬림 타이파였던 사라고사 타이파와 손 잡고 같은 무슬림인 무라비트 왕조에 대항해 싸운 것도 이런 이유가 있었다. 무라비트 왕조는 베르베르인들이 주도하여 창설했던 반면 사라고사는 아랍 타이파였기 때문. 안달루시아 내에서도 후우마이야 왕조수도이자 무어인들의 첫 중심지였던 코르도바는 아랍계가 장악한 도시였던 반면 당시 '잇-시비야'라고 불렸던 세비야는 베르베르인 위주 도시여서 서로 알력이 많았고, 지금도 안달루시아 지방의 문화적 수도 자리를 두고 양 도시 주민 간에는 일종의 상호 디스가 벌여진다. 둘 다 카톨릭 카스티야에게 넘어 갔고 세비야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대도시인 반면 코르도바유적을 활용한 관광업으로 연명하는 지방 소도시이다.

리비아를 쳐들어간 베니토 무솔리니가 경악할 정도로 베르베르인들은 이탈리아군을 엄청나게 두들겨팼다. 덕분에 리비아 주둔군 사령관이 7명이나 교체될 정도였다.[7] 마지막으로 교체된 루돌포 그라치아니 대장은 엄청난 물량공세로 결국 베르베르인들을 이끌고 20년이 넘게 이탈리아에 맞서던 지도자 무크타르 오마르(1862~1931)를 잡아 처형시켰다. 무아마르 알 카다피가 이 종족 출신이라 그런지 막대한 자본을 들인 영화 사막의 라이온(1981)를 제작한 바 있는데 이 영화가 바로 무크타르 오마르를 그려낸 영화이다(안소니 퀸, 올리버 리드,존 길거드같은 호화 캐스팅을 보여줬다).

2 관련 인물

어머니가 베르베르인이다.[8]
전혀 상관 없다.
  1. Amazigh. 단수.
  2. Imazighen. 복수.
  3. 아랍어는 셈어파에 속한다.
  4. 아랍 문자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고대 리비아 문자에서 파생된 티피나그 (Tifinagh)라는 문자가 보편적이었다. 지금도 알제리 등지에 가보면 아랍 문자와 티피나그가 같이 쓰인 표지판을 볼 수 있다.
  5. 베르베르계 프랑스인 대학생의 증언. 아무래도 스페인과 거의 붙어 있다 보니 당연할지도.
  6.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계 도시 국가.
  7. 근데 이 당시의 이탈리아군은 군기가 개판이라서 졸전으로 악명이 높았다.
  8. 정확히는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란 알제리프랑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