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원정대 | |||||
골목쟁이네 프로도 | 감지네 샘와이즈 | 강노루 집안 메리아독 | |||
툭 집안 페레그린 | 간달프 | 아라고른 | |||
보로미르 | 레골라스 | 김리 |
Frodo Bag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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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물 소개
하지만 난 너무나 깊은 상처를 입었어, 샘.난 샤이어를 구하기 위해 애썼고, 이제 이곳은 무사해. 그런데 나는 아니야.
종종 그럴 수밖에 없는 거야, 샘.
무언가 위험에 처했을 때, 누군가는 포기하고 잃어야만 해.
다른 이들이 그것을 지킬 수 있도록 말야.
너는 나의 상속자야.
내가 가진 것과 가졌을지도 모르는 모든 것들을 네게 남길게.But I have been too deeply hurt, Sam.
I tried to save the Shire, and it has been saved, but not for me.
It must often be so, Sam, when things are in danger:
some one has to give them up, lose them,
so that others may keep them.
But you are my heir:
all that I had and I might have had I leave to you.
— <왕의 귀환>, 가운데땅을 떠나며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골목쟁이네 드로고와 강노루 집안 프리물라의 외아들로 <호빗>의 주인공 골목쟁이네 빌보의 조카다. 친구이자 정원사로 감지네 샘와이즈를 두었고, 조카뻘인 강노루 집안 메리아독하고 툭 집안 페레그린과 함께 반지 원정대의 대원으로 참가하였다. 영화 내내 프로도 외에는 다들 외모가 좀 달려 보이지만 왕의 귀환 마지막 부분을 보면 이들은 샤이어의 F4다.
영화의 담당 배우는 일라이저 우드, 더빙판 성우는 한국에서 강수진(1)/김영선(2~3).
부유하지만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으나 자신을 거두어준 빌보 배긴스가 남긴 반지에 얽히고,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 먼 여정을 떠나게 되는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가운데땅의 그 누구보다 위대한 인내력으로 절대반지의 유혹을 견뎌냈으며, 스스로 반지 운반자가 되어 반지를 파괴하는 큰 공을 세운다. 마지막에 반지와 함께 자폭한 것은 골룸이지만 골룸을 수 차례 죽이려는 샘을 말리고 모르도르까지 살려서 데려온 것은 프로도의 결정이었다. 따라서 그는 절대반지를 성공적으로 운반하였고, 궁극적으로 파괴하여 악의 몰락의 일등 공신이 되어 서쪽 세계의 영웅이 되었다. 모든 여행이 끝난 후, 삼촌인 빌보의 모험기인 <다시 다녀온 이야기>[1]를 정리하고, 자신의 모험담을 정리하게 된다. 이 책이 바로 붉은 책(레드북) 혹은 <반지의 제왕>이다. 이 붉은책을 번역한 게 호빗과 반지의 제왕이라는 것이 톨킨의 설정주장이다.
그러나 그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으며 많은 상처를 남겼다. 반지와의 끊임없는 사투와 그 결과 얻게 된 정신적 후유증, 마술사왕에게 찔린 상처,[2] 쉴로브에게 물린 상처, 절대반지가 파괴된 것 자체에서 온 정신적인 고통 등을 모두 떠안아야 했던 것.[3] 그리하여 프로도의 공덕을 높이 산 요정들은 절대반지의 악을 완전히 씻고, 후유증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발리노르로 떠날 수 있게 허락해 준다. 발리노르는 세상을 창조한 신적 존재(발라)들이 사는 불멸의 땅이며, 2시대에 누메노르인의 몰락과 함께 이 세상에서 분리되어 함부로 갈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절대반지를 가진 적이 있는 빌보와 샘 역시 악의 정화 및 격리 차원에서 발리노르로 떠나게 되며, 역시 반지 원정대 멤버였던 레골라스와 김리 또한 아라고른 사후에 4시대에 함께 발리노르로 향했다. 참고로 김리는 난쟁이 종족 중에서 유일하게 발리노르에 들어선 인물이다.
제작자인 사우론 본인을 제외하면, 절대반지가 거쳐간 여러 인물들 중에 정당한 절차를 밟아 반지를 취득한 유일한 인물. 이실두르는 사우론의 손가락을 잘라 반지를 빼앗았고, 골룸은 무주물 선점자인 데아골을 살해하고 갈취했으며, 빌보는 속임수를 써 골룸에게서 훔쳤고, 샘은 프로도가 죽었다고 판단하고 그의 목에서 임의로 벗겨냈다. 이들이 반지를 취득한 과정은 어딘가 깔끔하지 못하고 그늘이 드리워져 있지만, 프로도는 간달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빌보로부터 정식으로 상속받았다. 이후 이것이 절대반지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깊은골의 엘론드가 주관한 회의를 거쳐 반지 운반자로 공식 임명된다.
1.1 나이
영화에서 얼굴이 매우 젊게 나와 어린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원작에서 여행 당시 나이는 50세로, 청년층의 말기에서 중년층의 시작에 해당하는 나이였다. 호빗들은 33세부터 성년으로 치기 때문에 현대의 인간으로 따지면 30대 중반,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정도의 나이이다. 덧붙이자면 샘은 사회 초년생, 메리와 피핀은 청소년과 어른의 중간, 즉 대학생에서 민증나온 고등학생 정도가 된다. 원정대의 네 호빗 중 가장 연장자였기 때문에 다른 호빗들은 그를 윗줄의 어르신으로 모셨다. 피핀과 메리는 그와 먼 친척 관계로 세대로 따지면 조카뻘이다. 영화에서 설정이 일부 바뀐 부분이 이것인데, 원작은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받고 나서 17년 후에 모험을 떠나지만 영화는 몇 달 후에 곧바로 떠나는 것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영화 속 프로도 나이는 다른 멤버들과 동년배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덕분에 프로도는 몇 달 만에 반지에게 지배당한 호빗이 되었는데, 영화판에선 이를 고려해 반지의 유혹을 더 강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빌보의 탐욕스러운 모습이 그것.
1.2 외모
원작에서 프로도는 동안에다 요정의 분위기를 지닌 예쁜 호빗으로 종종 언급된다. 성년이 되는 날 반지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청소년기를 갓 벗어난 듯한 앳된 외모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으며, 먼저 반지를 60년간 간직했던 빌보 역시 나이에 비해 동안이었기 때문에 별난 것을 싫어하는 고향 마을 호빗들 사이에서 항상 이야깃거리로 회자되곤 하였다. 특히 수백년 동안 호빗을 연구하고 관찰한 호빗성애자 간달프의 구체적인 증언에 따르면, 발그레한 뺨에 작고 포동포동한 점은 여느 호빗과 다름 없지만 "키는 중간 이상 미모는 최상급, 섹시한 엉덩이턱 턱 가운데가 옴폭 들어가고, 눈이 초롱초롱 색기생기 넘치는 녀석(But this one is taller than some and fairer than most, and he has a cleft in his chin: perky chap with a bright eye)"이라 딱 보면 눈에 띈다고. 영화 개봉 당시 배우가 지나치게 어리고 예쁘장한 것이 아니냐며 일부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 얼핏 머리카락 짧고 중성적인 여성으로 모습이 보일 때도 있고, 톨키니스트가 아닌 일반 관객들 중에선 프로도의 성별을 헷갈려 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작을 꼼꼼히 살펴보면 오히려 고증에 걸맞는 탁월한 캐스팅이다. 반지를 갖게 되는 순간부터 소유자는 노화를 멈춘다. 그런데 프로도는 성년이 되던 33세에 반지를 얻었으니 비록 여행은 50세에 떠났어도 인간으로 따지면 갓 성인이 된 청년의 외모를 유지한 것이다. 이는 어린 청년이나 소년의 외모를 그리는 듯한 소설의 묘사와도 일치한다. 프로도 역을 맡은 일라이자 우드는 촬영 당시 만 19세였으니 딱 설정에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원로 배우 이언 홀름이 열연한 늙은 빌보 역이 고증에 안 맞는데, 빌보는 이 반지를 50세에 얻었으니 인간으로 치면 30대 초중반 외모(영화 호빗에서 빌보 역을 맡은 마틴 프리먼 정도의 외모)를 유지해야 정상이다. 실제 영화판에서도 간달프가 빌보를 보고 반가워하다가 얼굴을 자세히 보고, "...자네, 하나도 늙지 않았군"이라고 놀라는 장면이 나온다. 근데 홀름이 연기한 빌보는 실제 배우의 나이도 간달프 역의 이언 맥켈렌보다 많은 데다가, 비록 정정해보이고 나이에 비해 늙은 건 아니더라도 누가 봐도 노인이다(…). 대사와도 설정과도 맞지 않는다.
위 설명의 포인트는 프로도와 빌보를 동일선상에 놓는 게 아니라 반지를 얻은 이후 노화가 멈춘 설정에 대한 것이다. 즉, 영화상으로 여행을 시작한 시점이 빌보는 호빗 나이로 50세, 프로도는 이보다 훨씬 빨라서 외모가 차이나는 건 당연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원작 기준에서 호빗의 빌보와 반지의 제왕의 빌보의 외모는 거의 동일한데 실제 배우의 외모상 엄청 늙었으니 설정 오류가 났다는 것이다. 반지를 가진 시점에서는 노화가 중지하기 때문에 111세건 1111세건(...) 반지를 얻은 시점의 외모와 동일해야 정상이며, 실제로 간달프가 놀란 것도 빌보가 (설정상) 말도 안 되게 젊은 외모를 유지하고 있어서였다. 그런데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 입장에선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111세 생일이에욤"하면 혼란을 느낄 수 있으니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정을 희생한 케이스라고 봐야 할 듯하다. 피터 잭슨의 신들린 캐스팅. 여캐가 없는 반지 원정대의 히로인의 자리를 담당했다.[4]
근데 영화판 프로도의 미모에 대한 명성은 레골라스나 갈라드리엘의 미모에 좀 가려진 감이 있었다(…). <반지의 제왕> 영화판이 개봉했을 때는 대부분이 관객들이 레골라스와 갈라드리엘의 미모에 하악하악하기 바빴고, 레골라스의 경우 등장할 때마다 여성 관객들의 탄성이 나왔던 건 이미 레전설. 갈리드리엘은 미모에 까다로운 다른 여성들도 인정한 미녀이다. 단, 세월이 꽤 흐르고 나서 오랜만에 재탕하다가 '프로도가 이렇게 예쁘고 색기가 넘쳤나?'라며 뒤늦게 깨닫는 팬들도 종종 있다. 그리고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 프로도의 배우 일라이저 우드가 <반지의 제왕> 때와 외모 차이가 거의 없어서 뒤늦게서야 프로도의 우월한 미모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 망할 반지를 아직 가지고 있는 거다!
2 인물 평
간달프와 더불어 몇 안 되는 직접적인 기독교 속성을 지닌 인물로서, 프로도의 행적을 사순시기나 기도문에 직접 대입시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여캐였으면 여성향 역하렘물 여주인공이 되었을 거라는 평가가 있다. 특히 영화판 프로도의 이미지를 두고 남캐임에도 그저 보호받기만 하고 본의 아니게 민폐끼치는 수동적인 쌍팔년도 청순가련형 히로인상이라며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하필 <반지의 제왕>이 막 개봉했을 때는 이런 유형의 히로인상이 한물 간 유형으로 취급받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던 탓도 있었다. 하지만 원작의 프로도를 단순히 보호받기만 하고 민폐끼치는 캐릭터로 보면 심히 곤란하다.
영화에서 샘의 활약이 워낙 큰 데다가 나즈굴이나 쉴로브에게 저항하던 원작의 모습이 대폭 삭제되고, 대신 샘에게 집으로 꺼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추가되는 등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기에 페이크 주인공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반지의 정신적 압박을 이겨내고 모르도르를 가로질러 운명의 산 중심에 도달한 것 하나만으로도 주인공 자격이 있다. 샘도 죽을 고생을 하며 거기에 프로도까지 챙기려고 많은 고생을 했지만, 프로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지를 지고 사우론에게 저항하면서 그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견디며 걷지 않았는가. 반지가 주는 중압감은 보통이 아니라, 반지의 힘이 강해지는 모르도르 부근에 이르러선 반지가 걸려 있는 목걸이가 목 주변부를 파고 들어 성한 곳을 찾기 힘들 정도. 물리적인 중압감이 이 정도일진데, 반지의 속성 상 정신적으로 주는 압박감은 차원이 다를 것이다. 샘은 말 그대로 잠깐 가졌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프로도에 비해선 많이 부족하고 빌보가 60년 정도를 소유하고 있기는 했지만 빌보가 소유할 때 반지의 주인인 사우론은 이제 막 재기를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에 반해 프로도가 반지를 소유했을 때는 사우론이 마각을 드러내며 가운데 땅에 자신의 힘을 본격적으로 투사하던 시기였고 그 만큼 반지와의 동조도 강해졌다. 이런 시기에 사우론의 영혼이 있는 운명의 산까지 반지를 운반하면서 자연스럽게 반지와 사우론의 동조는 더더욱 강해져 반지의 영향력이 그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다. 소설판이나 영화판이나 둘다 운명의 산에 가까워 질수록 반지의 힘과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묘사가 있다. 비록 소유한 세월에서는 빌보에 밀리지만 질적으로 따지면 프로도가 빌보 이상으로 반지의 영향력과 유혹에 짓눌렸다.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반지에 저항하며 운명의 산의 용암까지 반지를 운반한 것 자체에서 프로도는 가운데 땅에서 가장 위대한 의지를 가졌다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톨킨 본인이 편지에 "프로도는 실패했고 영웅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 그는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다."라고 썼다는 설이 돌았으나 이는 더러운 모함 명백한 오역이다. 문제의 편지는 1963년 9월 톨킨이 에일린 엘가라는 이름의 한 독자에게 쓴 답신으로, "프로도는 운명의 산에서 반지를 포기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독자의 코멘트에 대해 톨킨은 오히려 프로도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장문의 반론을 펼쳤다.
운명의 산에 가까스로 도착한 프로도는 순간 변심하여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돌아서다 골룸에게 손가락과 반지를 뺏기게 되고, 반지를 빼앗은 골룸이 저 혼자 신나서 날뛰다가 서로 반지를 차지하려고 몸싸움을 버린끝에 골룸이 용암에 떨어져 반지를 파괴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의 변심, 반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손가락에 낀 행위는 프로도가 패배자 혹은 페이크 주인공이라고 자주 공격받는 이유들 중 하나다. 즉, 어차피 프로도는 반지를 운명의 산까지 운반하는 게 그의 의지의 한계였고, 그것을 마침내 자신으로부터 떼어내 파괴할 초인적이고 영웅적인 마지막 결단을 내릴 수는 없었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골룸 때문에 결국 파괴는 했으므로 반지 운반자로서 업적을 인정받을 뿐, 실질적인 영웅의 면모는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도의 행적을 실패로 치부하는 이와 같은 견해들에 대해 톨킨 본인은 한 마디로 '단세포적(simple minds)'이라며 일갈했다. 운명의 산에서 반지를 버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프로도가 아닌 그 어떤 다른 인물을 그 자리에 놓았어도 똑같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예정된 결말이었기 때문에 프로도 개인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없고, 오히려 프로도의 자비와 인내, 자기희생적인 행적은 가장 높은 명예로써 보상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톨킨의 주장이다. 비록 마지막에 스스로 반지를 파괴할 결단력은 없었지만 어쩌면 그때 골룸이 날뛰다 반지가 파괴된 것도 단순한 행운이 아닌 프로도 스스로 일구어낸 운명이라는 것. 톨킨의 편지 중 일부를 발췌하여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편협한 시각으로 보자면, 프로도는 과연 영웅으로서 '실패'한 셈이겠군요. 그는 마지막 순간을 견뎌내지 못했으니까요. 굴복했으며, 타락했지요. …하지만 그런 식의 평가를 내리는 이들에게는 두 가지 결함이 있습니다. 그들은 시대 안에 주어진 어떤 상황의 복잡성을 결코 꿰뚫어 보지 못합니다. 그들은 연민(Pity) 혹은 자비(Mercy)라 불리우는 세상의 오묘한 이치를 쉬이 간과해 버립니다. 연민과 자비는 (신의 본성이자) 도덕적 판단의 절대적 지표입니다. 연민과 자비의 베품이 궁극의 경지에 달했을 때 이는 곧 신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나는 프로도가 도덕적으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말해 두겠는데, 반지의 힘이 절정에 이른 마지막 순간에 그것에 저항한다는 것은 그 어떤 존재라도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프로도는 반지를 오랫동한 소유하고 있었고, 수 개월에 걸쳐 점점 더 심한 고통에 시달렸으며, 굶주리고 탈진한 상태였습니다. 프로도는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고 (신의 섭리를 표명하기 위한 도구로서) 자신을 완전히 소진했으며, 결국 주어진 목적을 이룰 수 있게끔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의 초심을 잃지 않은 겸허함과 그가 받은 고통들은 가장 높은 명예로써 보상받아 마땅합니다. 또한 골룸에게 베푼 그의 인내와 자비는 후에 더 큰 자비로 그 자신에게 돌아왔습니다. 즉, 그의 실패는 만회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Frodo indeed 'failed' as a hero, as conceived by simple minds: he did not endure to the end; he gave in, ratted. …Their weakness, however, is twofold. They do not perceive the complexity of any given situation in Time, in which an absolute ideal is enmeshed. They tend to forget that strange element in the World that we call Pity or Mercy, which is also an absolute requirement in moral judgement (since it is present in the Divine nature). In its highest exercise it belongs to God. …I do not think that Frodo’s was a moral failure. At the last moment the pressure of the Ring would reach its maximum – impossible, I should have said, for any one to resist, certainly after long possession , months of increasing torment, and when starved and exhausted. Frodo had done what he could and spent himself completely (as an instrument of Providence) and had produced a situation in which the object of his quest could be achieved. His humility (with which he began) and his sufferings were justly rewarded by the highest honour; and his exercise of patience and mercy towards Gollum gained him Mercy: his failure was redressed.
마지막 결단을 못 내렸다고 프로도가 평가절하당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이실두르는 영웅이 아닌가? 게다가 마지막에 반지를 파괴한 골룸이 살아남은 것은 프로도가(그리고 이전에 빌보도) 베푼 자비 때문이었다. 만약 샘 의견대로 골룸을 죽였다면, 가운데땅은 그때 정말로 암흑에 잠겼을 것이다. 결국 프로도가 베푼 자비가 돌고 돌아 가운데땅을 구해낸 셈이다. 거기다 절대반지는 현존하는 요정 중 가장 위대했던 갈라드리엘조차 힘겹게 거부하였고, 마이아인 간달프는 아예 손조차 대길 거부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물건이다. 그런 물건을 겨우 둘이서 들고 수백만 오크 군대와 거대 거미 쉴로브에게 죽임을 당할 뻔하면서까지 성공적으로 운반했고, 이는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 도망 안 친 것이 용할 정도. 거기다 운명의 산은 사우론의 본진인 만큼 반지와 사우론의 영혼이 강하게 공명했을 것이다. ━━ 절대반지 때문은 아니지만 ━━ 사루만도 타락한 마당에, 프로도가 아니라 간달프라도 타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거나 요정도 마이아도 아닌 필멸자의 몸으로 샤이어 촌구석부터 운명의 산 불구덩이까지 반지를 운반해냈다는 것만 봐도 멘탈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일단 멘탈 하나는 마이아 이상인 다이아몬드 멘탈의 소유자.
수십 년이나 반지를 소유했던 빌보와 비교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술했듯 이 둘은 명백하게 경우가 다르다. 빌보가 반지를 취득했을 당시 사우론은 백색회의의 눈을 피해 돌 굴두르에서 여기저기 숨어다니다가 결국 모르도르에 짱박혔고, 이후 수십 년간 조용히 세를 불리고 있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이미 사우론이 자신의 권능을 조금씩 되찾아가며 세력을 넓히는 시기였다. 이 시점에서 사우론은 이미 오스길리아스를 초토화시키고 사루만의 정신을 잠식했으며, 남부의 인간들을 규합하여 함대를 꾸리고 있었다. 프로도가 반지를 상속받고 반지 운반자가 되었을 무렵에는 반지를 끼는 순간 사우론과 다이렉트 링크가 연결될 정도로 사우론의 힘이 강해져 있었으며, 함부로 반지를 끼다가 나즈굴에게 추적당해 칼에 찔려 죽을 뻔하기까지 했다. 즉, 빌보가 가지고 있을 때의 절대반지가 그냥 투명해지는 마법 반지였다면, 프로도가 가지고 있을 때의 절대반지는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다녔다간 나즈굴의 척살 1순위가 되는 위험천만한 물건이었다.
3 여담
원래 이름이 프로도가 아닌 빙고가 될 뻔 했다. 그리고 80년대 해적판 소설책에선 플로드라는 이름으로 나오던 적도 있다. Frodo가 플로드라니? 이는 일본어 표기 フロド(후로도)를 보고 영어 발음을 지레짐작, 플로드(…)라고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판 중역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이 아닌가 싶다.
90년대 초반에 유행하던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해보니 내부에 Frodo라는 텍스트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이를 발견한 안철수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기고한 기사에서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이 때는 <반지의 제왕>이 한국에 번역되기 전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 ↑ 이것이 나중에 번역되어 책 <호빗>이 되었다는 설정.
- ↑ 전쟁이 끝나고 안식을 얻어도 나을 수 없는 상처라고 한다. 그는 전쟁이 끝난 수 년 뒤에도 상처 때문에 힘들어 했다.
- ↑ 톨킨이 직접 전쟁에 참여했고, 지독한 열병에 시달려 전쟁 후방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이는 그냥 나온 설정이 아니다. 그는 전쟁이 남기는 영원한 상처를 잘 알고 있었고 프로도를 통해 이를 전해주고자 했다.
- ↑ <반지의 제왕>에 여캐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딱히 '히로인'으로 인식될 만한 여캐가 없는 것도 한몫했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여캐인 갈라드리엘조차 히로인으로 보는 팬들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