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포크 음악

(아일랜드 음악에서 넘어옴)

1 개요

아일랜드 공화국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온 포크 음악. 흔히 '아일랜드 민요' 라 하고 음악 교과서에서도 그렇게 다루는데, '민요' 라는 명칭이 너무나도 촌티나므로 지나치게 현재와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주므로 포크 음악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다. 두 단어의 차이점은 '민요' 가 현재는 더 이상 극소수의 오타쿠들을 제외하고는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하는, 다시 말해 전통문화로 취급되는 느낌을 주는 반면, '포크 음악' 이란 현대에 들어와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보태어 현대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만약 한국 '민요' 를 공식적인 대중음악 장르로 연주하는 한국 음악가가 나온다면 그것을 '한국 포크 음악' 이라고 하면 된다. 없으니까 문제지.

간단히 말하자면 아일랜드 '민요' 는 아일랜드 대중음악계에서 엄연히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아일랜드 포크 음악' 이라 하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포크 음악이 이렇듯 대중음악계에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대충 다음과 같다.

  1. 아일랜드 포크 음악 자체가 엄청나게 풍부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 예술성 또한 다른 유럽 국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2. 현대 대중음악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많은 성악가들이 아일랜드 포크 음악을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 예를 들어 <The Last Rose of Summer>의 경우 수많은 성악가들로부터 사랑받았다.
3. 이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인데, 1950년대 후반부터 아일랜드 대중음악계에서 포크 리바이벌, 곧 아일랜드 포크 음악을 현대 대중음악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운동이 벌어졌다. 이 운동은 바다 건너 미국에서 아일랜드 출신 영화배우 3형제와 막내의 친구 토미 메이컴(Tommy Makem)으로 구성된 4인조 그룹 클랜시 브라더스(The Clancy Brother)가 최초로 터트렸고, 아일랜드 본토에서는 더블린에 있는 한 술집을 드나들던 동년배 청년들 넷이서 얼떨결에 결성한 더블리너스(The Dubliners)가 배턴을 넘겨받아, 이후로 정말 아일랜드 본토에서든, 아니면 미국이나 캐나다에 건너간 이민자들 사이에서든, 1960년대와 1970년대 들어 우후죽순으로 엄청나게 많은 포크음악 그룹들이 탄생하게 된다. 그로 인해 아일랜드 포크음악은 아일랜드의 대중 음악계에서 명실상부한 한 장르로 자리잡았고, '현대 포크송' 이라 하여 포크의 느낌을 살린 대중가요들도 쏟아져 나오게 된다.

2 특징

5음음계를 사용한다. 실제로 연주해 보면 7음음계이고 F코드나 B코드도 버젓이 등장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중세말~근대에 악보 없이 민간에 떠도는 선율을 영국인이 악보로 기록할 때 잘못 옮겨 발생한 것이다.[1] 이렇게 만들어진 악보를 사용하다보니 7음음계로 연주하면서도 5음음계 느낌이 강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5음음계를 사용하는 대한민국 민요와 비슷한 느낌의 곡도 제법 많다. 여기에 더해 아일랜드와 한국의 역사가 놀랍도록 닮아 있고, 영국과 일본이라는 외세로부터 핍박받고 착취당한 눈물의 역사까지 고려한다면, 아일랜드 포크 음악이 대한민국 전통 음악과 유사한 것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래에 설명했지만 레벨 송(rebel song)은 완전 독립군가 느낌. 흠좀무.

3 악기

전통 아일랜드 음악에 사용된 4대 악기는 아이리시 하프, 일리언 파이프, 보란(바우란), 피들이다. 아이리시 하프는 오케스트라에서 사용되는 하프보다 약간 작고 휴대하기 편한 구조. 아일랜드의 국장 자체가 하프이다. 클래식 하프 자체가 아이리시 하프를 계승하였다. 일리언 파이프는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와 유사하지만 크기가 더 작고, 바람도 입이 아닌 손(정확히 말하면 팔)으로 넣는다는 것이 다르다. 보란(미국식 발음) 또는 바우란(아일랜드식 발음)은 프레임 드럼의 일종인데, 한쪽에만 막을 씌우고 다른 쪽에는 막이 없이 손잡이만 붙여서 한 손으로 들고 두드리는 타악기. 아일랜드어로 bodhran이라고 쓰기 때문에 악기 사이트에서 '보드란' 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많고, 이원복 교수의 '세상만사 유럽만사' 라는 책에서도 '보드란' 으로 표기했는데, 정확한 발음은 보란 또는 바우란이다. 아일랜드 포크 음악의 리듬을 잡아 주는 가장 중요한 타악기. 피들은 바이올린과 거의 같은 악기인데, 포크 음악에 쓰이는 바이올린은 주법도 약간 다르고 뭐라고 표현을 할 수가 없는 정말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피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일랜드 포크음악을 논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악기가 있는데, 바로 틴 휘슬이다.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만든 마우스피스에 금속판으로 만든 관을 끼우고, 여섯 개의 구멍을 뚫은, 리코더보다 더 단순한 하지만 리코더 배우다 이거 시작하면 운지법 은근 헷갈리는 목관악기. 타이타닉의 OST가 이 곡으로 반주되어 졸지에 유명세를 타게 된 악기이다. 아일랜드에선 정말 환상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흔히 알려진 사실과는 달리 틴 휘슬은 1843년 영국에서 로버트 클라크라는 사람이 발명했다. 틴 휘슬이 아일랜드 포크음악에 쓰이게 된 것은 그러니 채 200년도 안 되는 셈. 그러나 틴 휘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아일랜드 포크음악 그룹 치고 틴 휘슬 연주자 1명 없는 그룹이 없을 정도. 멤버의 탈퇴로 틴 휘슬 포지션이 비면 세션맨, 세션걸을 불러다 연주할 정도이니, 아일랜드 포크음악계에서 틴 휘슬의 중요성에 대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물론 현대의 아일랜드 포크 음악이 이러한 악기들을 다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여기에서 열거된 악기들도 자주 사용되긴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아일랜드 포크음악에서 (틴 휘슬은 빼고) 가장 중요한 악기는 당연히 기타. 흠좀무. 하기야 기타 안 쓰이는 대중음악 장르가 있기는 한가? 클래식 기타도 정말 이따금씩 쓰이긴 하지만 당연히 이 기타는 통기타, 어쿠스틱 기타이다. 일렉기타가 쓰이는 것은 포크라 하지 않고, 포크 이라고 한다. 이는 미국이나 영국 포크음악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기타 자체가 워낙 민중적인 악기다 보니 아이리시 포크 음악에서도 기타가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

기타 다음으로 널리 쓰이는 악기는 놀랍게도 미국 악기인 밴조이다. 밴조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밴조 종류별로 역할이 다르다. 5현 밴조는 코드 반주에 쓰이고, 4현 밴조 가운데 넥이 짧은 테너 밴조는 멜로디 연주에 쓰인다. 4현 밴조 가운데에서도 5현 밴조에서 짧은 현 하나만 제거한 플렉트럼 밴조는 둘 다 쓰인다. 밴조가 아일랜드 음악에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밴조 특유의 쾌활한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테너 밴조의 경우에는 아예 '아이리시 테너 밴조' 라는 아일랜드식 밴조가 따로 있을 정도.

하모니카도 굉장히 널리 쓰인다. 코드를 잡는 데 쓰기도 하고, 멜로디 연주에 쓰기도 하는데, 대체로 트레몰로나 크로매틱보다는 10홀짜리 벤딩 더럽게 어려운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를 주로 쓴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다이아토닉을 주로 쓰는 경향이 있는 듯. 하모니카와 마찬가지로 리드를 사용하는 아코디언 계통의 악기들도 널리 쓰이는데, 진짜 건반식 아코디언은 물론이고 버튼식 아코디언들도 널리 쓰인다. 이 가운데 멜로디언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이름만 멜로디언이고, 우리가 흔히 멜로디언이라 부르는 멜로디카와는 완전히 다른 악기이다. 하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아코디언형 악기는 육각형 또는 팔각형의 판에 버튼이 달린 악기인 콘서티나인 듯. 콘서티나에는 독일식(저먼)과 영국식(앵글로) 두 가지가 있는데 아일랜드 포크 음악에서는 영국식 콘서티나가 쓰인다.

이탈리아 악기인 만돌린도 굉장히 널리 쓰인다. 만돌린으로 코드를 잡기도 하고 멜로디를 연주하기도 하는데, 만돌린의 특성상 바이올린과 운지법이 같아서 투쿠션 바이올린을 맡은 멤버가 만돌린도 같이 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테너 밴조까지 스리쿠션 세 가지 악기를 같은 방법으로 조율하여 한 운지법으로 세 악기를 다루는 경우도 있는데, 원래 테너 밴조 튜닝은 바이올린이 아닌 비올라와 같이 맞추는 것이다. 이 조율법을 개발한 사람은 더블리너스의 멤버 바니 매케너로 알려져 있다. 물론 만돌린 계통의 악기인 만돌라와 만도첼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쓰인다. 이들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튜닝은 완전히 다른 그리스 악기인 부주키가 아일랜드 음악에도 쓰이는데, 이 부주키는 아이리시 부주키라 하여 울림통 뒤쪽이 튀어나오지 않고 평탄한 악기이다.

베이스의 경우 일렉트릭 베이스가 많이 쓰인다. 콘트라베이스는 크기가 메가톤급 엄청나게 큰 관계로 자주 쓰이지는 않는다. 어쿠스틱 베이스 같은 경우 그 자체가 다른 장르에서도 별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일렉트릭 베이스만큼 인기는 없는 듯. 하지만 포크 음악 자체가 일렉트릭보다는 어쿠스틱에 어울리는 관계로, 어쿠스틱 베이스 쓰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틴 휘슬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플루트도 자주 쓰인다. 아이리시 플루트라 하여 틴 휘슬과 같은 방법으로 운지하는 아일랜드식 플루트가 있지만, 클래식 플루트가 의외로 널리 쓰이는 듯하다. 바우란이 퍼큐션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하지만, 바우란 외에 아주 기상천외한 타악기 두 가지가 아일랜드 포크음악에 쓰이니, 바로 숟가락 두 개를 겹쳐 두드리는 스푼과 휘어진 나무토막 또는 짐승의 갈비뼈를 한 쌍씩 겹쳐 두드리는 본(bones)이다. 그 외의 악기들은 포크 음악계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것이라기보다는 아티스트 개인의 취향이라 볼 수 있다.

4 레퍼토리

아일랜드 포크 음악은 크게 7가지 장르로 나눠 볼 수 있다.

4.1 레벨 송(rebel song)

아일랜드가 겪었던 800년간의 핍박과 착취의 쓰라린 역사 속에서 태동된 음악. 문자 그대로 독립군가이다. 비단 진짜 아일랜드 독립운동 기간에 불린 노래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북아일랜드에서 벌어진 IRA의 무장 투쟁과 같은 아일랜드 독립 이후의 일련의 양국 간 충돌과도 관련이 있다. 아일랜드 독립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볼 수도 있는데 주제는 동일하다. 그것은 바로 잉글랜드 개새끼 잉글랜드 제국의 핍박과 착취에 저항하며 밝은 미래, 곧 광복에 대한 희망을 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곡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Broad Black Brimmer: IRA 멤버들이 잘 쓰던 이 모자를, 한 소년이 돌아가신 아버지 방에서 이를 발견하고 나서의 이야기를 전한다. 참고 : http://koreanbard.tumblr.com/post/66564400888/broad-black-brimmer
  • Sean South of Gerryowen: 1957년 북아일랜드 퍼마낙 주(County Fermanagh) 브룩보로(Brookeborough)에 있는 영국 얼스터군 파트 타임병(RUC - B Specials)를 공격하다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현장에서 사망한 션 사우스를 기리는 노래. 참고 : http://koreanbard.tumblr.com/post/72279083166/sean-south-of-gerryowen
  • The Rising of the Moon(월출): 1798년 아일랜드 독립군은 영국 제국에 맞서 대대적인 독립 전쟁을 일으켰다. 당시 집결 신호는 월출이었다. 달이 떠오를 때 모두 강변에 모여 영국군을 개발살내러 가자는 내용이다.
  • The Wearing of the Green(초록색 옷 입기): 아일랜드에서 초록색은 가톨릭을 뜻한다. 그런데 아일랜드에서 가톨릭은 아일랜드인으로써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영국 제국은 아일랜드인들이 가톨릭 믿는 것을 금하고, 심지어 초록색 옷을 입는 것까지도 금지했다. 그것과 관련하여 영국 제국에 대한 저항 의식을 불태우는 노래이다.
  • Kelly the Boy from Killane(킬란의 소년 켈리): 패트릭 조지프 매콜 작사. 1798년 독립 전쟁 때 지휘관이었던 킬란(Killane) 출신 존 켈리의 공적을 기리며 죽음을 추모하는 노래이다. 독립군은 비록 영국군에게 참패했지만, 언젠가 아일랜드가 독립할 것이라는 희망이 은연중에 나타나 있다.
  • The Boys of Wexford(웩스퍼드의 소년들): 패트릭 조지프 매콜 작사. 1798년 독립 전쟁 때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웩스퍼드 청년들을 기리며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는 노래이다
  • Follow me up to Carlow(칼로까지 나를 따라오라): 패트릭 조지프 매콜 작사.
  • Boolavogue(불라보그): 패트릭 조지프 매콜 작사. 1798년 독립 전쟁 때 독립군을 이끌었던 존 머피 신부의 공적을 기리며 죽음을 추모하는 노래이다. 비록 영국군에게 아일랜드 독립군이 참패했지만 하느님께서 존 머피 신부와 독립군들에게 영광을 허락하셨고, 언젠가 아일랜드를 광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 O’Donnell, Aboo(오도넬, 앞으로): 아일랜드 독립 직후 국가 투표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해서 떨어진 곡이다. 들어 보면 독립군가라는 느낌이 정말 제대로 드는 곡이다. 아래 유튜브 클립 참조.

  • Croppy Boy(단발당원 소년)
  • Foggy Dew(안개 이슬): 1916년 영국의 식민 통치에 대항하여 들고 일어난 Easter Rising을 기념하는 노래.
  • God Save Ireland(하느님 아일랜드를 구하소서): 아일랜드 독립 직후 임시 국가였다. 영국 왕을 직접 만나러 갔다가 교수형에 처해진 3명의 애국지사를 기념하는 노래로, 역시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
  • A Nation Once Again(광복): 광복에 대한 열망을 아주 직접적으로 담아 낸 노래. 3절에 'freedom comes from God's right hand'(해방은 하느님의 정의로운 손으로부터 오는 거야)라는 종교적 메시지가 나온다. 참고 : http://magpiesdownunder.blogspot.com.au/2013/01/a-nation-once-again.html
  • The Minstrel Boy(악사 소년): 시인 토머스 무어 작사. 1798년 독립 전쟁에 참가한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아일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하프와 칼을 들고 전투에 뛰어들었다가 죽었지만, 하프로 상징되는 아일랜드인의 저항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는 내용. 블랙 호크 다운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배경 음악으로도 사용되었다.
  • Let Erin Remember(아일랜드가 기억케 하자): 시인 토머스 무어 작사. 에린이란 아일랜드를 의인화한 것이다.
  • Legion of the Rearguard(후위 부대의 많은 사람들)
  • Johnston’s Motor Car(존스턴의 자동차): 1916~1922년도 아일랜드 독립 전쟁 때 집결 명령을 받고도 군용 트럭이 없어 집결하지 못하던 독립군에게 군용 트럭을 내어 준 영국인 존스턴 박사 이야기.
  • Patriot Game(애국자 경기): 1957년 1월 영국군의 집중 공격으로 온 몸에 총알을 맞고 전사한 IRA 독립군 퍼걸 오핸른(1936~1957)을 화자로 하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지지하는 노래이다.
  • Come Ye out Black and Tans(블랙 앤 탠스 나와라): 블랙 앤 탠스란 아일랜드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한 영국군 퇴역자들을 모집한 부대이다. 블랙 앤 탠스 다 튀어나와라, 제대로 맞짱 뜨자! 이런 성격의 노래이다. 참고 : http://koreanbard.tumblr.com/post/40597121084/come-out-ye-black-and-tans-irish-descnedants
  • Rifles of the IRA(IRA의 소총):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The Bold Fenian Men(용감한 피니언 당원들): <Down by the Glenside>(골짜기 가장자리 아래로)라고도 한다. 피니언이란 아일랜드 독립운동 단체 이름이다.
  • God Bless England(하느님 잉글랜드를 축복하소서: 반어법이다. 처음에는 잉글랜드 덕택에 미개했던 아일랜드가 문명화가 되었다는 뉴또라이뉴라이트식민지 근대화론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하다가 막판에 페이크다 이 병신들아를 시전해 주는 곡.
  • Off to Dublin in the Green(초록색 옷을 입고 더블린으로): 1916~1922년의 아일랜드 독립 전쟁 때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있어 독립군에 가담한 한 시골 청년의 이야기. 평범한 목축업자였다가 갑자기 예언 활동에 뛰어든 예언자 아모스가 집필한 구약성경 아모스서에서 모티프를 따온 듯하다. <Green in the Green>, <Merry Ploughboy>라고도 한다.


클랜시 브라더스 버전. <Green in the Green>이라는 제목으로 불렀다.

  • Roddy McCorley(로디 매컬리): 1798년 독립 전쟁 때 독립군에 가담한 독립운동가 로디 매컬리를 기리는 노래이다.
  • Kevin Barry(케빈 배리): 아일랜드 독립 전쟁 도중인 1920년 18세의 나이에 처형된 대학생 독립운동가 케빈 배리룰 추모하는 노래이다.
  • The Boys from County Cork(코크 주 출신 소년들): 1916~1922년도 아일랜드 독립 전쟁 때 맹활약한 코크 주 출신 청년들의 공적을 기리는 노래이다.
  • Soldier’s Song(군인의 노래): 이 노래는 원래 영어로 작사되었는데, 뒤에 아일랜드어로 번역되었다. 아일랜드어 판의 후렴구가 현재 아일랜드 국가이다.
  • On the One Road(한 길로): 울프 톤스(The Wolfe Tones) 멤버 브라이언 워필드(Brian Warfield)가 지은 곡으로 한 길로 전진하여 아일랜드의 완전한 광복(북아일랜드까지 독립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자는 내용의 노래이다.
  • Let the People Sing(사람들이 노래하게 하자): 역시 브라이언 워필드가 지은 곡. 아일랜드의 정체성과 같은 것이 바로 아일랜드 포크 음악이니, 그 노래를 통해서 전 아일랜드인들이 단결하자는 내용이다. 참고 : http://pegasusdownunder.blogspot.com.au/2013/01/let-people-sing.html
  • The Valley of Knockanure(노커누어의 골짜기)
  • Tipperary So Far Away(저 멀리 티퍼레리)
  • Wrap the Green Flag round me, Boys(내 주위로 초록색 깃발을 둘러 줘, 소년들아)
  • Freedom’s Sons(자유의 아들들): 토미 메이컴 작사 및 작곡. 토미 메이컴 곡들 가운데 아래 곡과 함께 처음으로(1966) 발표된 노래이다.
  • Lord Nelson(넬슨 경): 토미 메이컴 작사 및 작곡.
  • Four Green Fields(네 푸른 벌판)
  • The Winds are Singing Freedom(바람은 자유를 노래한다): 토미 메이컴 부인인 메리 메이컴 작사 및 작곡. 정치적 메시지가 아주 강력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 The Fields of Athenry(아덴라이의 벌판): 피트 세인트존 작사 및 작곡. 셀틱 응원가이며, 아일랜드 축구 대표팀 응원가이기도 하다. 아일랜드 대기근 때 옥수수를 훔쳤다가 호주로 유배되게 된 아일랜드인 마이클과 부인 메리가 유배되기 하루 전날 밤에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거의 애국가 수준으로 불린다. 참고 : http://koreanbard.tumblr.com/post/40168949952/field-of-athenry-gary-og


패디 라일리 버전 <The Fields of Athenry>.


2012년 6월 14일. 아일랜드 vs 스페인 유로 2012 1라운드 경기에서 <The Fields of Athenry>를 부르고 있는 아일랜드 팬들.

  • Only Our Rivers Run Free(오직 우리 강만이 자유롭게 흐른다): 미키 매코넬 작사. 아일랜드 공화국은 독립했지만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 통치 하에 있는 암울한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 The Boys of the Old Brigade(옛 여단의 소년들)
  • Irish Soldier Laddie(아일랜드 군인 청년)
  • The Men behind the Wire(철사 뒤의 사람들)
  • Grace(그레이스)
  • The Town I Loved So Well(내가 너무도 사랑했던 마을): 북아일랜드 출신 피아니스트, PD인 필 쿨터가 작사 및 작곡했다. 1~3절은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보냈던 평화로운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고 있고, 4절에서는 IRA와 영국군의 첨예한 대립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데리의 암울한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5절에서는 언젠가 영국이 물러가고 북아일랜드가 독립하여 밝은 새 날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부르짖고 있다.


<The Town I Loved So Well>을 부르고 있는 필 쿨터. 원래 필 쿨터는 피아니스트이지만 이 곡에서는 특이하게 보컬을 불렀다.

4.2 드링킹 송(drinking song)

문자 그대로 퍼브(pub)에서 퍼먹으며 부르는 노래들. 당연히 술 그 자체를 소재로 하는 노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술 좋아하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당연히 부를 수밖에 없는 노래. 제목에 술이 들어가면 대부분 드링킹 송이다. 대표적인 곡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Whiskey in the Jar(항아리 속의 위스키)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Whiskey in the Jar>를 부르고 있는 더블리너스.

  • A Jug of Punch(펀치 한 잔)
  • The Wild Rover(거친 떠돌이)
  • The Juice of the Barley(보리즙)
  • Real Old Mountain Dew(정말 오래 된 산 이슬)
  • Finnegan's Wake(피네건의 경야):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피네건의 경야' 가 여기에서 제목을 따 왔다. 팀 피네건이라는 초특급 주당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사람들이 죽은 줄 알고 장례를 치르려고 했다. 그런데 위스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얼굴에 위스키를 들이붓자 깨어나서 자기가 죽은 줄 알았냐며 욕을 퍼붓는다는 이야기.
  • Beer, Beer, Beer(맥주, 맥주, 맥주)
  • The Hills of Connemara(커네마라의 언덕)
  • The Moonshiner(밀수업자)
  • The Pub with no Beer(맥주가 없는 술집)
  • Port Lairge(워터퍼드(Waterford)의 아일랜드 이름)
  • The Parting Glass(작별의 잔)
  • Whiskey is the Life of Man(위스키는 남자의 삶이다)
  • Courting in the Kitchen(주방에서 연애하기)
  • Whiskey on Sunday(일요일의 위스키)

4.3 러브 송(love song)

이거 싫어하는 사람은 호모도 아니고 고자다. 만국 공통의 노래 주제인 사랑을 다룬 노래들. 아일랜드라고 이게 없을 리가 없다. 하기야 요즘 대중가요는 거의 100% 러브 송들 아닌가? 아일랜드 러브 송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아일랜드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곡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Holy Ground>(거룩한 땅)
<Red is the Rose(장미꽃은 빨갛구나)


토미 메이컴리엄 클랜시 버전의 <Red is the Rose>. 1979년도 아일랜드 차트 3위를 기록한 곡이다.

  • Carrickfergus(캐릭퍼거스)
  • Wild Mountain Thyme(야생 산 백리향)
  • Let No Man Steal Your Thyme(아무도 네 백리향 못 훔치게 해)
  • Lark in the Clear Air(맑은 하늘의 종달새)


북아일랜드 팝 가수 카라딜런(Cara Dillon)이 부른 <Lark in the Clear Air>.

  • Gentle Annie>(온화한 애니)
  • Star Of The County Down(다운 주의 별)
  • My Lagan Love(내 래건 사랑)
  • The Rose of Tralee(트랄리의 장미꽃)
  • Down by the Sally Gardens(버드나무 정원 아래에서)


1977년 <Sally Gardens>를 부르고 있는 토미 메이컴리엄 클랜시. 토미 메이컴이 기타를 치고 있는 아주 희귀한 유튜브 클립이다. (원래 토미 메이컴의 반주 악기는 밴조이다.)

4.4 발라드(ballad)

흔히 알고 있는 대중음악 장르로서의 발라드가 아닌 이야기체로 된 노래를 말한다. 노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 물론 레벨 송이나 드링킹 송 가운데에도 발라드체의 곡들이 많이 있으나, 좁은 의미에서는 순수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곡들. 한국으로 따지자면 딱 판소리다. 물론 12시간씩 부르고 이러지는 않고 짧게 부르지만.
클랜시 브라더스의 히트곡인 <Brennan on the Moor>와 <The Wild Colonial Boy> 라는 두 곡은 각각 아일랜드 본토와 호주에서 활동한 의적 이야기를 다루는 발라드인데 놀랍게도 한국의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 이야기와 싱크로율이 100%. 심지어 잡혀서 처형당하는 것까지 임꺽정과 똑같다. 흠좀무.
소설처럼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곡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Brennan on the Moor(황야의 브레넌): 전지적 작가 시점. 19세기 초 아일랜드의 의적이었던 윌리 브레넌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1984년, <Brennan on the Moor>를 부르고 있는 클랜시 브라더스.

  • The Wild Colonial Boy(거친 식민지 소년): 전지적 작가 시점.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활동했던 의적 잭 도나휴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 Irish Rover(아이리시 로버 호): 1인칭 관찰자 시점. 아일랜드 남부의 항구 도시인 코크를 떠나 뉴욕 시청을 지으러 뉴욕으로 향하다가 난파된 아이리시 로버 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The Galway Races(골웨이 레이스): 1인칭 관찰자 시점. 매년 7월 마지막 주에 골웨이에서 개최되는 경마 대회 이름이다. 골웨이 레이스를 보러 간 화자의 눈에 들어온 여러 풍경들을 묘사하고 있다.


클랜시 브라더스 버전 <Galway Races>.

  • Johnny, I hardly knew ya(조니, 너를 못 알아 봤어): 1인칭 관찰자 시점. '빙빙 돌아라',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 의 원곡이다. 영국군에 징집되어 전쟁에 참여했다가 팔, 다리, 그리고 검열삭제가 잘려서 돌아온 조니를 만난 화자의 감정을 노래하며 반영 감정을 드러낸 곡이다.
  • The Old Orange Flute(낡은 개신교인의 플루트): 전지적 작가 시점. 아일랜드에서 Green(초록색)은 가톨릭을, Orange(주황색)은 개신교를 뜻한다. 그런데 아일랜드 개신교는 정상적인 기독교가 아니고, 온갖 기득권을 누리며 영국 제국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친영파 집단이었다. 가톨릭을 믿는 아일랜드인들에게는 공공의 적이자 괴신교(怪神敎)였던 것. 그러한 괴신교인들을 풍자하는 곡이다.
  • William Bloat(윌리엄 블로트): 전지적 작가 시점. 레이몬드 캘버트 작사. 역시 친영파 기득권층 개신교괴신교인들을 풍자하는 곡이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샹킬 로드(Shankil Road)에 윌리엄 블로트라는 괴신교인이 살았는데 마누라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는 부부싸움 끝에 마누라 목을 면도칼로 그어 버리고 자기는 리넨으로 된 침대 시트로 목을 매어 자살했다. 그런데 본인은 죽어서 지옥에 갔지만 마누라는 죽지 않았다. 그 이유는 면도칼은 수입산이었지만(가수에 따라 독일산, 영국산, 심지어 일본산도 있다.) 침대 시트는 강하기로 유명한 벨파스트산 리넨으로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 The Banks of the Roses(장미꽃 핀 강둑): 1인칭 주인공 시점. 아래 유튜브 클립에 나오는 더블리너스 멤버 숀 캐넌의 설명에 따르면 '남자-여자-술' 사이의 'Irish love triangle'(아일랜드식 삼각관계)에 관한 곡이라고 한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기냐 술이냐를 택하라고 한다는 것.


2002년에 열린 4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The Banks of the Roses>를 부르고 있는 더블리너스.

  • The Black Velvet Band(검은 벨벳 머리끈): 1인칭 주인공 시점. 검은 벨벳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은 금발 미녀에게 사기를 당해 장물 취득죄로 7년 유배형에 처해진 흠좀무한 상황을 다루고 있는 노래이다.
  • Spancil Hill(스팬실 언덕): 1인칭 주인공 시점. 흔히 아일랜드 포크 음악이 슬프고 암울한 분위기가 많다고 하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거기에 해당되는 곡이다.
  • Molly Malone(몰리 말론): 전지적 작가 시점.
  • Reilly's Daughter(라일리의 딸): 1인칭 주인공 시점.
  • Seven Drunken Nights(술 취한 일곱 밤): 1인칭 주인공 시점. 불륜을 풍자하는 노래. 화자가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술 취해서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올 때마다 마누라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가 갈수록 명백해져서 마침내 일요일 밤에는 검열삭제 현장을 발각하고 만다는 이야기. 너무 직설적인 관계로 토요일과 일요일 부분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들통날 때마다 마누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지만 화자는 그런 거짓말에 안 속아 넘어간다.
  • Rocky road to Dublin(더블린 가는 바위투성이 길): 1인칭 주인공 시점. 리버풀에서 더블린으로 가는 길에 벌어진 각종 에피소드를 풀어놓고 있는 노래이다.


클랜시 브라더스 버전 <Rocky Road to Dublin>.

  • The Dawning of the Day(새벽): 1인칭 주인공 시점. 새벽에 시골길을 거닐다가 만난 한 시골 미녀에게 고백했다가 아주 제대로 차인(...) 나, 너, 그리고 우리 이런 상황에 처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노래이다.
  • Old Maid in the Garret(다락방의 노처녀): 1인칭 주인공 시점. 40이 넘도록 결혼을 하고 있는 아주 안습하고 꿈이고 희망이고 없는 상황에 놓인 노처녀의 이야기이다.
  • Whistling Gypsy Rover(휘파람 부는 집시 떠돌이): 3인칭 관찰자 시점. 한 집시 떠돌이가 휘파람으로 지역 귀족의 딸을(그것도 남친이 있었다) 스틸하여 결혼에 골인했다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급의 이야기.
  • The Bard of Armagh(아마의 음유시인): 전지적 작가 시점.
  • The Verdant Braes of Screen(스크린의 파릇파릇한 산비탈): 1인칭 관찰자 시점. 스크린의 파릇파릇한 산비탈에서 한 커플을 만난 이야기이다. 여자가 남자를 향해 다른 여자 좋아한다는데 어떻게 된 거냐며 따지고, 남자는 해명을 하다 하다 안 되어서 나무에 올라 새 둥지에 있는 알을 꺼내 온다는(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임) 내용.
  • McAlpine's Fusiliers(매칼파인의 사수): 전지적 작가 시점. 도미니크 비언 작사 및 작곡. 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으로 노가다를 하러 떠났던 아일랜드 사람들 이야기이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1970년대 독일에 일하러 갔던 간호사와 광부들을 생각하면 된다.
  • Filght of Earls(얼 집안의 탈출): 리엄 라일리 작사 및 작곡. 3인칭 관찰자 시점. 원래는 17세기 말에 있었던, 얼 집안이 아일랜드를 떠나 스페인으로 이주한 역사적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1980년대에 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이나 미국으로 고학력 실업자들이 단체로 빠져 나가면서잠깐 이거 그 어느 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이러한 현상을 얼 집안의 탈출에 비유하여 노래로 만든 것이다.
  • The Ferryman>(연락선 책임자): 피트 세인트존 작사 및 작곡. 전지적 작가 시점. 개발로 인해 더 이상 연락선이 다니지 않게 되어 졸지에 실업자가 되어 버린 리피 강(더블린 시내를 흐르는 강)의 연락선 책임자 이야기이다.
  • The Rare Old Times(희귀하고 오래 된 시간들): 피트 세인트존 작사 및 작곡. 1인칭 주인공 시점. 더블린의 옛 풍경과 거기에 얽힌 추억에 관한 노래이다.
  • The Bricklayer's Song(벽돌공의 노래): 팻 쿡시 작사. 1인칭 주인공 시점. 공사판에서 일하는 화자의 이야기이다. 벽돌을 하나씩 아래로 던지기 귀찮아 통으로 나르다가 통이 잘못 기울어져서 문자 그대로 날벼락을 맞고, 도르래에 머리를 부딪히고, 바닥에 떨어지는 등 온갖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사고를 당한 아주 안습한 이야기를 전혀 안습하지 않고 오히려 웃기는 말투로 풀어 낸 노래이다.
  • Farewell to Carlingford(칼링퍼드를 향한 작별 인사): 토미 메이컴 작사 및 작곡. 1인칭 주인공 시점. 칼링퍼드 마을에 사는 한 선원이 바다를 향한 젊은 날의 열정과 여자친구 메리 도일과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다. 여친은 위험하다며 항해에 나서지 말라고 말리고, 화자는 항해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마음을 먹지만, 바다를 향한 열정은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라서 결코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항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 The Town of Rostrevor(로스트레버 마을): 토미 메이컴 작사 및 작곡. 1인칭 주인공 시점. 아일랜드판 이등병의 편지. 입대를 앞둔 청년이 화자로 나와서 로스트레버 마을의 아름다운 봄날 정경을 뒤로 하고 입대해야 하는 아쉬운 감정을 표현하였다.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공화국, 북아일랜드 모두 모병제라는 것이 함정.
  • Rambles of Spring(봄날의 방랑): 토미 메이컴 작사 및 작곡. 1인칭 주인공 시점. 바이올린을 들고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봄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 Whatever You Say, Say Nothing(무엇을 말하든, 말하지 마세요)
  • When the Boys came rolling Home(청년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 Follow on(계속해서 따라와요): 폴 브래디 작사 및 작곡.
  • The Broad Majestic Shannon(넓고 장엄한 섀넌 강): 아이리시 펑크 밴드인 포그스(The Pogues) 리더 셰인 맥고원(Shane McGowan) 작사 및 작곡. 1인칭 주인공 시점. 일반 팝송으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아일랜드적인 색채가 강하고 애초에 작곡할 때 클랜시 브라더스를 위해 작곡을 했으며 실제로 2008년 가을에 나온 리엄 클랜시 앨범에도 수록된 곡이기 때문에 여기 포함시켰다.

4.5 동요

세상에 이게 없는 나라가 있을까? 문자 그대로 유딩, 초딩 어린애들이 부르는 노래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른인 포크 가수들이 아주 좋아한다. <I'll Tell me Ma>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어른들이 동요를 부른다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 [2]



2006년 7월 23일. 더블린의 바이커 스트리트(The Vicar Street)에서 동요 <I'll Tell me Ma>를 열창하고 있는 더블리너스. 이 유튜브 클립이 촬영된 때를 기준으로 바니 매케너는 66세, 존 시헌은 67세, 숀 캐넌은 65세, 패치 워천은 61세, 에이몬 캠벨은 59세다!

4.6 샨티(shant(e)y, chant(e)y)

선원들이 바다에서 일할 때 부르는 노래들 또는 항해, 뱃일과 관련된 노래들. 아일랜드 고유의 곡들이라기보다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하여 영어권에서 대체로 널리 불리는 노래들이다. 아일랜드만의 고유한 샨티도 물론 있지만, 대체로 샨티는 국적 안 따진다.

4.7 인스트루멘털(instrumental)

가사는 없고 멜로디만 있는 곡들. 지그(jig), 릴(reel), 혼파이프(hornpipe), 폴카(polka)와 같은 춤곡들이다. 원래는 춤 추는 배경음악이었지만 현대 포크 음악가들이 인스트루멘털 공연할 때는 생긴 것 자체가 춤과는 거리가 있어서 춤 추는 경우는 드물다.

4.8 기타

1970년대 후반 펑크 록의 급부상 이후, 이러한 방식과 융합한 음악들이 등장했다. 더 포그스(The Pogues)가 이 분야의 시초격이며, 현재에는 플로깅 몰리드롭킥 머피스등이 유명하다. 아이리시 펑크라고 불리우기도 하나, 셀틱 펑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아일랜드 포크 음악을 기반으로 했으나, 켈트 전반(아일랜드 및 스코틀랜드)의 영향을 받았다.

5 오해

아일랜드 음악에 대해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이라면 위 리스트를 보고서 "Danny Boy가 없네?"라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없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은 <Danny Boy>는 아일랜드 노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Danny Boy>는 가락만 <Londonderry Air>라는 북아일랜드 전통 가락이고, 가사는 아일랜드와 철전지 원수인 잉글랜드 사람 프레드릭 웨덜리(Frederic Weatherly, 1848~1929)가 1913년에 작사했기 때문에 결코 아일랜드 노래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진짜 아일랜드 포크 가수들은 <Danny Boy>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쩌다가 부른다 하더라도 앨범 트랙 수 채워넣기용으로나 부르지 결코 중요한 곡이라고 생각하고 부르지는 않는다. 아일랜드 본토 사람들에게 <Danny Boy>는 자기네들을 800년 동안이나 철권통치한 철전지 원수 잉글랜드 노래인데 좋아할 리가 없는 것.

그런데 어쩌다가 <Danny Boy>가 대표적인 아일랜드 노래인 것처럼 한국, 미국, 일본에서 오해를 받고 있느냐 하면, 단순히 가락이 북아일랜드 가락이기 때문이다(...) 미국 가수들 가운데 엘비스 프레슬리에릭 클랩튼을 비롯한 많은 스타 가수들이 이 곡을 불렀고, 심지어 한국의 아이돌 가수인 아이유소녀시대도 이 곡을 불렀다! 때문에 이 곡이 미국인, 일본인,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아일랜드' 노래로, 굉장히 잘 알려진 곡이다. 그렇지만 결코 이 곡은 아일랜드 노래가 될 수도 없고,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곡은 더더욱 아니다. 이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홍대거리 신생 인디밴드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일본인이 무단으로 표절해 가서 패러디를 해 가지고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곡을 외국인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노래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흠좀무. 그러므로 <Danny Boy>에 절대로 '아일랜드 노래'라는 설명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더욱 흠좀무한 사실은 아일랜드 노래라고는 <Danny Boy>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Danny Boy>의 분위기가 음울하고 감상적(센티멘털)이라는 것을 근거로 아일랜드 노래들은 전부 다 그렇다고 주장한다는 것. 그것을 아일랜드가 800년 동안 잉글랜드로부터 철권통치를 받으면서 그렇게 되었다느니 어쨌다느니 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 물론 아일랜드 노래들 가운데 감상적이고 음울한 곡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아일랜드 곡들은 쾌활하고 발랄하다. 암울한 현실 가운데에서도 희망을 품고 주어진 현실에 맞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을 꿈꾸는 아일랜드인들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것. [3] 차분하고 잔잔한 곡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감상적이고 음울한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 안에 희망을 담아내고 있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Danny Boy>는 잉글랜드 노래로서, 절대로 아일랜드 노래가 아니며, 아일랜드 노래일 수도 없고, 이것이 아일랜드 노래라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6 주요 아티스트

6.1 그룹

  • 클랜시 브라더스(The Clancy Brothers): 1956년 결성, 1998년 해체
  • 더블리너스(The Dubliners): 1962년 결성, 2012년 해체 [4]
  • 아이리시 로버스(The Irish Rovers): 1964년 결성, 현재까지 활동 중
  • 더블린 시티 램블러스(Dublin City Ramblers): 1963년 결성, 현재까지 활동 중
  • 울프 톤스(The Wolfe Tones): 1963년 결성, 현재까지 활동 중
  • 퓨리스(The Fureys): 1978년 결성, 현재까지 활동 중[5]
  • 발리콘(The Barleycorn): 1971년 결성, 1996년 해체
  • 라이언스 팬시(Ryan's Fancy): 1971년 결성, 1983년 해체
  • 플랭스티(Planxty): 1972년 결성, 1983년 해체
  • 알탄(Altan): 1987년 결성
  • 찰리 앤 더 보이스(Charlie and The Bhoys): 1989년 결성
  • 디 대넌(De Dannan): 1975년 결성, 2003년 해체, 2009년 재결성
  • 코어스(The Corrs): 1990년 결성, 2006년 해체, 2015년 재결성
  • 솔라스(Solas): 1994년 결성
  • 하이 킹스(The High Kings): 2008년 결성
  • 루나사(Lúnasa): 1997년 결성, 현재까지 활동 중

가톨릭 신앙 때문에 피임을 하지 않고, 워낙에 출산율이 높은 아일랜드 환경상, 형제 그룹이 굉장히 많다.

6.2 솔로

  • 토미 메이컴(전 클랜시 브라더스 멤버, 1956~1969): 1932~2007
  • 리엄 클랜시(전 클랜시 브라더스 멤버, 1956~1974, 1990~1996): 1935~2009
  • 로비 오코넬(전 클랜시 브라더스 멤버, 1977~1996): 1952~
  • 로니 드루(전 더블리너스 멤버, 1962~1974, 1979~1995): 1934~2008
  • 짐 매캔(전 더블리너스 멤버, 1974~1979): 1944~
  • 패디 라일리(전 더블리너스 멤버, 1995~2005): 1939~
  • 윌 밀라(전 아이리시 로버스 멤버, 1964~1995): 1939~
  • 패디 스위니(전 발리콘 및 더블린 시티 램블러스 멤버, 각각 1981~1988, 1989~2002)
  • 데릭 워필드(전 울프 톤스 멤버, 1963~2001): 1943~
  • 핀바 퓨리(전 퓨리스 멤버, 1978~1994): 1946~
  • 크리스티 무어(전 플랭스티 멤버): 1945~
  • 도널 루니(전 플랭스티 멤버, 그 외에도 온갖 그룹을 거침): 1947~
  • 앤디 어빈(전 플랭스티 멤버, 그 외에도 온갖 그룹을 거침): 1942~
  • 리엄 오플린(전 플랭스티 멤버): 1945~
  • 폴 브래디(전 플랭스티 멤버): 1947~
  • 대니 도일
  • 셰이머스 케네디
  • 메리 블랙
  • 데이미언 뎀프시
  • 메리 오하라
  • 돌로레스 킨
  • 모라 오코넬
  • 대니얼 오도넬

7 기타

이상하게도 같은 영국인데다 개신교 국가이지만 스코틀랜드는 의외로 좋아한다. 아일랜드 가수들이 스코틀랜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닐 정도.[6] 잉글랜드에 대한 아일랜드 특유의 엄청난 원한과 저항 의식 속에서도, 잉글랜드 포크 송들은 많이 부른다. 하지만 확실히 세계 모든 나라 대중음악 장르 가운데 가장 정치적인 내용이 강한 건 사실인데, 아일랜드 포크 음악 부르는 가수들치고 레벨 송을 레퍼토리에 안 넣는 가수는 보기 드물다. 레벨 송은 다양하지만 그 주제는 하나로 수렴하는데 그것은 바로 나는 공산당영국이 싫어요! [7] 그런데 이것이 의외로 한국 사람들이 가진 반일 정서와 정확히 통한다. 아이리시 레벨 송에서 영국을 일본으로 바꾸면 딱 우리나라 사람들 이야기. 셀틱 FC 팬들이나 아일랜드 축구 대표팀 경기 보는 팬들은 응원가로 레벨 송을 정말 많이 부른다. [8]
  1. 최근에 들어서야 악보로 옮겨진 전통음악의 경우 5음음계를 철저히 지켜 기록한 곡도 많다.
  2. 클랜시 브라더스의 경우 1963년도에 나온 라이브 앨범(공연 장소는 카네기 홀)에서 동요 여러 곡을 무려 13분 동안 메들리로 불러서 트랙 하나를 만들었을 정도.
  3. 이러한 사고방식은 '비관주의적 낙관주의'(김회권 교수 용어)라 하는 기독교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아일랜드인들이 800년 동안 잉글랜드에 맞서 싸운 원동력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4. 단 이것은 멤버 존 시헌(John Sheahan)의 은퇴로 더 이상 이 이름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고, 나머지 멤버들은 세션맨 하나 불러서 계속 활동한다.
  5. 단 이것은 현재 이름을 쓰기 시작한 시점이고, 이 형제 그룹의 큰형인 에디 퓨리와 둘째인 핀바 퓨리는 아직 동생들이 어렸을 때인 1968년부터 이미 듀엣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6. 그야 스코틀랜드도 잉글랜드를 못잖게 싫어한다. 레벨송을 희희낙락하며 부르는 걸 보자면 지금이라도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것처럼 보인다. 하이랜더들의 포스 덕에 아일랜드처럼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았다지만 스코틀랜드에 있어 잉글랜드는 가장 오래 싸워온 적국이었고, 영연방에 소속된 것도 300년 정도 밖에 안 됐다. 민족적인 구성상으로도 일단은 스코틀랜드도 켈트인들의 땅이고. 실제로 <Wild Rover>나 <The Parting Glass> 같은 곡들은 아일랜드 곡인지 스코틀랜드 곡인지 불분명할 정도이다.
  7. 하기야 핍박과 억압을 싫어하니까 공산당도 싫어할 듯. (아일랜드가 그렇게 엄청나게 핍박, 착취를 당하고도 공산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8.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The Fields of Athenry>가 대표적인데, 유로 2012에서 아일랜드 팬들은 이 곡을 무려 83분 동안 불렀다고. 흠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