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언어순화 운동에 대한 여러가지 논쟁과 주장들을 모아놓은 항목.
2 찬성
2.1 입말 우선 주의
언어순화 운동의 갈래중에 제일 무난한 갈래인데 "할 수 있는 한 많은 문장을 전부 입에서 나온 말로 쓰자."라 할 수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특징으로는 입으로 읽었을 때 잘 읽히면 문장을 읽기 좋다.
2.2 잊힌 우리말 다시 찾기
일본식 한자어나 영어(혹은 기타 서양) 단어가 무분별하게 쓰이면서 잘 쓰이던 한국어 단어가 오히려 묻히는 경우가 있다. 리얼, 레알 등이 '진짜'라는 우리말 단어를 먹어가는 인터넷을 보면 생각하기 쉽다. [1]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한국말에 있는 단어는 서양/한자어로 쓰지 말고 빼자는 것. 선착장→ 나루/나루터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딱히 부정하는 쪽도 적다.
이런 운동은 설레발 등의 순 우리말 표현이 다시 써져 생명을 얻은 걸 생각하면 편하다. 또한 잊힌 말을 다시 찾는 건 우리말의 좋은 연구자료가 된다.
2.3 어려운 외래어 표현을 줄이자 하는 이유
일부러 어려운 단어만 골라 쓰고 "너희가 무식해서 모르는 거지."라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주위에 실제로 많으니 발생하는 주장.
많은 언어순화 운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말 사용을 늘리자."라는 것과 "한자식 표현을 줄이자."가 대세다. 유명 우리말 주의자인 故 이오덕 선생은 쓸데없는 한자식 표현, 중복되는 표현 등을 없애자 했지 "모든 한자를 없애자."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진 않았다. [2] 결코 모든 한자를 없애자거나 모든 수입 단어를 없애자 주장하지는 않는다. 대체어가 있어도 일부러 외국어나 외국 문법, 어려운 한자어를 적용하는 글을 줄이자는 등 언어순화 운동도 수준과 방식이 다양하다.
많은 지식인들이나 정치인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한자가 많이 쓰인 말이나 외국어가 많이 쓰인 문서로 중요한 점을 흐지부지 넘어가려 하는 것. 이러한 활용 때문에 언어 순화 운동의 표적이 된다. '문자의 벽'이라 하면 적절하겠다.[3] 평생 쓰거나 듣지 않을 듣도 보도 못한 한자를 이용해 문제의 본질을 살짝 넘기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넘어가는 '정치적인 활용' 때문에 '쓸데없는 외래어(혹은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한자)를 사용하지 말자'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
교육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예로 '즐목문토기(櫛目紋土器)', '환상 석부(環狀 石斧)'보다 '빗살무늬 토기', '바퀴날 도끼'가 이해도 잘 되고, 외우기도 쉽다. 고고학자 故 손보기 선생은 이런 식으로 너무 어렵고 불필요한 한자식 고고학 용어를 순화해 고고학의 대중화와 이해에 기여한 바가 있으며, 실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2.4 외국어 때문에 생기는 문법 파괴
소위 오덕체라 불리는 일본어 번역체 문장을 보면 알것이다. 문장이 엉망진창이 되어 독해능력이 오히려 떨어진다. 예를 들면 너무 많은 피동형 때문에 주어를 찾기 힘든 문제 등이 생기고, 일본어에서만 쓰는 한자를 그대로 쓰기 위해 국어 문법이 무너지는 등의 문법 파괴. 물론 현실에서 저딴 말투를 쓰다간 순식간에 이상한 놈 취급을 받을 것이다 물론 이는 말하는 이의 어휘력 탓이 더 크다
다른 나라 말과 접촉하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접촉을 넘어 흡수와 가까워지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 번역체/일본어 문제는 기성세대에 의해 한국 서브컬처가 궤멸하고 대신 일본 대중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젊은 층부터 일제의 교육/일본과 유사한 방식의 교육을 그대로 이어온 고질적인 문제다. 1900년대 초부터 100년 정도. 거기다 지식인들이라고 할 만한 계보가 일제시대의 지식인들로부터 이어지다 보니 일본식 학술용어나 문체가 그대로 이어지는 문제도 존재한다.
더군다나 조기 영어 교육 열풍이 한국을 휩쓸면서, 모국어를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영어를 가르치는 풍조가 심해져 제대로 된 국어 문법은 알지도 못하고 영문식 문법이나 표현으로 말하는 상황도 세대 단위로 벌어지는 중이라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져가고 있다. 국어의 '피동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영어의 '수동태'를 알려주니 바로 이해하더라는 아이러니가 그 예다. [4]
더불어 대량으로 수입된 영문학이나 학술, 교양서적 등을 원가 절감을 위해 일본어 번역을 중역해서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원어의 문법과 중역된 전문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고찰 없이 그대로 번역하는 번역체가 교수나 대중에게 영향을 끼친다던가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던 일이고, 거기다 위의 일본 중역 번역체 문장은 문제점으로 지적당하고 있기라도 하지만 이쪽은 대놓고 교육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더욱 심각하다.
3 반대
반대 항목이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면 착각이 아니다
3.1 표준어 규정에 근거가 없는 활동
표준어의 정의는 교양있는 현대 서울 사람들이 널리 쓰는 말이며, 국립국어원을 중심으로 하여 언어순화를 주도하는 소수인원이 임의로 만들어낸 말이 아니다.
표준어는 그 정의상 현재 서울에 거주중인 일반 대중이 쓰는 말 그 자체이기 때문에 표준어 등재 등을 결정 할 때는 당연하지만 이 정의에 따라 일반 대중이 쓰는 말을 표준어로 인정해야지 절대로 국가와 결탁한 일부 소수 집단이 임의로 표준어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이런 소수집단이 만들어낸 말을 가칭 '순화어'라 할 수 있으며 사실 유행어, 외계어 등과 같이 특정 집단에서만 쓰는 은어와 별 다를게 없다. 문제는 이런 순화어를 만드는 '국립국어원'이라는 집단 자체가 표준어를 등재하는 국가기관, 즉 '권력집단'이라는 점이라는 것과 그 권력을 이용, 순화어를 별다른 근거 규정도 이론도 없이 기존에 일반 대중들이 쓰는 단어를 무시하고 '표준어'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오히려 일시적으로 한번 흥했다가 바로 시들어서 사라져서 극히 일부만 남게되는 유행어보다 권력을 이용해서 대중매체 등에 사용을 강제하는 순화어 쪽이 더 문제가 많다. 그야말로 권력/권위의 오/남용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표준어의 정의와 표준어의 규정, 표준어를 지정한 이념에 크게 어긋나고, 더 나아가서 언어의 의미-형태 조합을 개인/소수집단이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언어의 사회성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언어순화 운동은 법적, 이론적으로 그 근거가 없으며, 효용성도 지극히 떨어지는 활동이다.
심지어 '순화어'는 언론 등에서 별다른 비판도 없이 '표준어보다 올바른 말'로 취급당하고 있다.
- 편향성 : '신조어'를 창작하고 있는 국립국어원과 그 추종 집단의 의견은 순우리말을 과도하게 추종하고, 영어와 일본어 등 몇몇 언어에 대해서 편견에 가까운 배척 성향을 보이고 있어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 효용성 : 국립국어원이 만들어낸 단어들은 효용성이 지극히 떨어지는데 수많은 단어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99%의 단어는 안 쓰이고 버려진다. 국가의 예산을 지원받는 기관에서 이 같이 효용성이 없는 작업을 상설적으로 하면서도 비판을 받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
3.2 언어 순혈주의
외래어와 외국어를 증오하고, 중국어나 일본어, 영어 문법의 잔재와 번역투를 한국어 안에서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순혈주의적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어려운 한자어/외래어 등을 알기 쉬운 고유어로 바꾼다면서 각선미/복용/십분[5]/미팅 등 거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어있는 기본표현조차 '틀린 표현'이며 '언어순화해야 할 말'로 몰아간다. 대체할 언어를 만들때 어감의 좋고 나쁨을 거의 무시하고 만드는지라 대체적으로 어감이 나쁜다는 건 덤. 하지만 그렇게 차, 포 다 떼고 난 한국어의 표현력이란 한심한 수준이 될 것이다. 이것은 한국어뿐 아니라 다른 모든 언어에서도 일어날 현상으로, 모든 언어는 타 문화의 접촉에 의해서 계속 발달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70년대이다. 민족주의자라서 또한 한글전용론자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으로 모든 영어식 표현을 한글화(한국어화도 아니다!) 시도한 것이었고, 여기에는 스포츠 용어에 가수들 이름까지 총망라되었다. 이 때문에 토끼소녀, 양파소녀, 미묘한 이름의 은방울자매가 등장하고, 때리는 이가 작대기를 들어 공을 바깥 벌판으로 날려보낸 다음 열심히 달려서 두번째방석을 붙잡고 쓰러지면 판단하는 이가 안전해라고 외치는 상황도 실제로 연출되었다. 이뭐병. 축구의 골키퍼를 수문장 또는 문지기라고 하는 것이 그 잔재.[6]
북한의 경우 김일성이 건국 직후 외래어 및 한자어를 고유어로 대체하려 했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고 흐지부지되었다. 일례로 얼음보숭이라고 순화되었던 아이스크림은 당시 북한에서는 별로 볼 일도 없는 물건이었고 결국 쓰이지도 않은 채 다시 아이스크림으로 돌아왔다. 참고로 60년대부터 "한자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다만 중국, 일본, 남조선 등에서는 한자를 쓰니 학습할 필요는 있다."라며 중등 교육부터 한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순혈주의는 사실상 언어학적 접근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접근에 가깝기 때문에 때로 제대로된 잣대가 없고 공정하지 못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언어순화 운동은 반 한자 또는 반 일본어 경향이 강한데 이는 한자는 중국의 것, 일본어는 일본의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 잡탕 언어는 누구의 것인가. 동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주고받았던 문화적 교류를 싸그리 무시하고 국수주의적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X들이 쓰던 사자성어도 없애자! 어째 조지 오웰의 그 소설이 생각난다.
언어순화 운동에서도 언어학적 근거가 간혹 인용되긴 하나 그 활용은 결국 "정치적 스탠스"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겠다. 특정 국가에 대한 반감이 해당 국가의 언어에 대한 반감으로 드러나는 것이다.그러다보니 언어순화 운동에서 일본어식 표현은 특히나 배척되는 경향이 있고, 영어는 한국어와 오히려 언어학적으로 더더욱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간섭받지 않는다. 일본어 잔재론 항목도 참조.
언어순화에 대한 이런 정치적으로 불공정한 이중잣대는 사회 곳곳에서 논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 예로, KBS는 크레용팝의 신곡 어이(Uh-ee)가 가사에서 "삐까뻔쩍"이라는 일본어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문제가 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삐까뻔쩍 나도 한번 잘 살아 보자. 블링블링 나도 한번 잘 살아 보자.> 황당한 건 마찬가지로 외래어인 "블링블링"은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 솔직히 말해서 삐까뻔쩍은 블링블링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용된 표현이다. 결국 삐까뻔쩍을 번쩍번쩍으로 바꿔야 했다고.
잣대가 이러다 보니 같은 외래어인데도 불구하고 K-Pop에서 영어는 줄창 사용되는데, 일본어식 표현은 사용하면 반매장저렇게 제재를 받게 된다.
3.3 탁상공론 성향
게다가 몇몇 언어순화 운동 내에서는 같은 한국어 발음 중에서도 되도록이면 예사소리를 사용해야 한다며 일개 음운에 규범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병맛나는 행위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아래는 예시.
-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자장면면만 표준어로 인정했던 것. 다만 이쪽은 예사소리냐 된소리냐의 문제라기보다 현행 중국어 표기법에 맞추려는 의도가 더 크다.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짜장면이라고!우돈 찬퐁 - 효과의 발음을 '효과'는 맞고 '효꽈'는 틀리게 하여 발음을 어렵게 하였다. (ㄱ,ㄷ,ㅂ)으로 발음되는 ㄱ(ㄲ,ㅋ,ㄳ,ㄺ), ㄷ(ㅅ,ㅆ,ㅈ,ㅊ,ㅌ), ㅂ(ㅍ,ㄼ,ㄿ,ㅄ) 뒤에 `ㄱ,ㄷ,ㅂ,ㅅ,ㅈ`이 올 때만 된소리로 발음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 김밥도 '김빱'으로 발음해선 안 된다고 한다. 합성어의 어근들이 병렬적결합관계에 놓여있을 때는 된소리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기 때문이다.
이대로 발음하려하면 자꾸 김바합이라고 발음돼서 사람들을 웃긴다결국 일상생활에서 이렇게 쓰는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런 주제에 비빔밥은 '비빔빱'으로 발음이 허용된다
이런 '예사소리화'는 특히 언어학계의 높으신 분들이 자주 주장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자주 사용되면 사용될수록 예사소리-거센소리-된소리의 3단 변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언어는 변하기 마련이라서 3단변화도 영원한 국어의 특징일 수는 없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옛날 고대국어의 없어진 발음들을 붙들고 아쉬워 해봐야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어순화 운동이 타파해야 할 경향으로 잡고 있는 외래 단어·문법, 된소리화 현상, 인터넷 신조어, 채팅언어 등은 국어의 발전선상에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하다. 국어원 또한 비슷한 이유로 '신조어 사전'도 펴내고 있다.[7]. 그런데 여기에 대고 오염된 표현이라느니 국어파괴라느니 하는 검열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언어의 발달을 가로막는 반동적인 행위 이상은 아니다. 언어 순화 운동가들이 추구하는 이상향의 언어는 표준어와 맞춤법이 제정되던 80년대의 국어의 풍경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다. 시대와 사람은 변하고 언어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창이다.
3.4 반 한자 성향
"한자 단어를 완벽히 없애자!"는 의견은 해방 이후부터 있었고, 그에 따라 한자 교육을 아예 안 하고 교육부 지정 한자도 다 폐기해 버리는 병크를 터트린 적이 있었는데,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나서 오히려 지정 한자 갯수를 더 늘려서 재지정한 흑역사도 있다. 현재 한국어 단어의 절반 이상이 한자가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최악의 삽질. 잘 생각해보면 애초에 반 한자 성향을 보일 이유도 없었다. 그러면서 한국어와 정말로 관련이 없는 영어엔 목매단다 이러한 반 한자 성향을 물려 받은 일부 세대는 단어가 한자를 기반으로 한다고 그냥 거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모자란 어휘력을 영어로 대체하는 괴이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한자 교육을 조금도 안받은 세대는 한국 한자음을 잘 모르다 보니 학술적 단어를 보았을 때의 이해도가 한자음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세대보다 더 떨어진다.
정말로 언어순화(?)를 하고 싶었다면 이런 식으로 무작정 한자를 바로 빼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서 어감이나 미묘한 의미를 해치지 않는 단어들부터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서 순 우리말로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데도 한자어로 쓰고 있는 단어(수정(修正)->고침이라든지)부터 바꾸면서 서서히 한자 비중을 줄이는게 나았을 것이다. 그럼 최소한 부작용은 없거나 덜할테고, 성과도 이런 바보짓에 비하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물론 이게 긍정적이란건 아니다.
그리고 한국어가 일본어보다 한자 의존도가 낮다고는 해도 한자 단어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가 없고,[8][9] 한국어는 한자 단어를 쓴다고 해도 한국 한자음은 한글의 모아쓰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옆나라 일본과는 달리 표음 문자인 한글을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고 사실상 더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옳다. 또한 옆나라 중국이나 일본 역시 학술적 용어에는 한자 단어를 쓰기 때문에 원활한 학술적인 교류를 위해서라도 한자 단어는 사실상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반 한자 성향에 입각한 지금까지의 정책들은 그냥 어설픈 민족주의를 내세운 뻘짓이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참고로 영어 사용자 중에서도 외래어 기반 단어에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앙글리시 참조. 마찬가지로 신경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또 다른 언어순화 방법으로는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일본에서 많이 쓰는 방법인 훈독을 다시 도입시켜 고유어도 한자로 쓰거나 고유어를 보조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한자어 체계에서 순 우리말 체계로 옮겨가기 위한 중간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神'이라고 쓰고 '고마'[10]라고 읽고, '山'이라고 쓰고 '뫼', '메'[11]라고 읽고, '船着場'(선착장)라고 쓰고 '나루', '나루터'라고 읽고, '入다'라고 쓰고 '들다'[12]라고 읽고, '出다'라고 쓰고 '나다'[13], '내다'[14]라고 읽고, '取고 扱다'라고 쓰고 '갖고 다루다'라고 읽는 등이 있다. 이런 방식을 순 우리말 연구와 함께 십수년(...) 이상(...) 써서 완전한 순화가 이루어지면 비로소 한자와 한자어를 완벽히 폐기할 수 있다. 근데 한국어가 지금 일본어처럼 한자 혼용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둘러갈 필요가 있나
전기공학용어 중에 "역률"이라고 있는데 이걸 한자로 표기해놓지 않으면 전기공학 문외한들은 십중팔구 力率이 아닌 逆率로 오해할 것이다. 이것이 용어는 반드시 한자로 써야하는 이유다. 다만 이런 단어는 다른 대중적인 한자어 혹은 고유어로 쉽게 풀어 쓰는 것이 낫다. 굳이 병기 혹은 혼용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를 써 놓고 이게 한자가 필요한 이유다! 라고 주장하는 건 주객전도. 요즘은 그냥 영어를 쓰니 상관없지만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존재한다. 물론 잘 정착되고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되고 있는 한자어까지 순화하자는 주장은 지나친 것이 맞지만, 한자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뿐만이 아니라 고전 한문, 심지어는 일본어를 알아야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남용되었던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 것임도 고려한다면 단순히 철지난 민족주의로 치부하는 것도 지나치다. 당시 지식인들부터 시작해서 좀 배웠다 하는 사람들은 한자를 그대로 적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조사 빼고 모든 단어를 다 한자로 적었을 정도. 당시 책들이나 신문을 보면 이는 극명히 드러난다. 심지어 순 한글로만 글을 적으면 무식하다라고 면박을 줄 정도로 지나친 한자 사용이 문제가 되는 시점이었고 개정을 하긴 했어야 했다. 다만 그것을 지나치게 빠르게 했다는 것이 문제.
3.5 외계어 등으로 주장하는 언어 순화 운동
외계어 등의 예를 들어 언어순화운동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것은 한시적인 유행어정말 그럴까일 뿐이며, 오히려 외계어는 언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신조어가 급속하게 사라지는 단적인 예일 뿐이다.하나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외계어들을 일시적으로 쓴다고 해도 그동안 쓰는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본래의 말이 묻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언중의 이러한 자정능력과 지지도의 여부를 무시하고, 된소리나 외국어 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깔아뭉개려는 태도는 언어학에 대한 일종의 엘리트주의의 발로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1, 2년 사용된 신조어라고 해서 바로 사전에 올리자는 주장도 어이없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언어순화 운동으로 만들어지는 신조어들 역시 근본적으로는 극히 일부 집단에서 편의와 취향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므로 외계어와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언어순화 운동을 진행하는 국립국어원은 자신들이 만든 외계어는 방송 통신 언론기관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올바른 말'이라면서 쓰기를 강요하고 있다. 언어는 현재진행형이지 과거에 머물러 있는것이 아니다.그래서 인터넷 은어를 통한 외계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미래:일시적인 유행어로 치부하던 외계어로 점철되다
3.6 과학, 기술용어에 대한 무원칙적, 맹목적 순화
과학, 기술용어에 대한 무지와 언어 순수주의의 결합이 만들어 내고 있는 병크.
예를 들어 '근거리 무선망' 같이 추상적 상위 개념으로 사용돼야할 용어를 Wi-Fi의 순화어로 할당한다던가,[15] 와이브로, 블루투스와 같은 '고유명사'마저 순화한다던가 하는 문제가 있다. 맹목적인 순화는 결국 본말전도되는 것밖에 답이 없다.
순화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기술 용어의 경우에는 동일한 용어로 순화해서 일관성을 부여해야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기술 분야에서도 막힘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브로는 휴대누리망, 블루투스는 쌈지무선망으로 다르게 순화하고, 관련없는 SNS는 누리소통망으로 순화해서 혼동을 주고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색하게 홈페이지(웹사이트)를 누리집으로, 블로그를누리사랑방으로 스크린도어는 안전문으로 어색하게 바꾸고 있다. 그래놓고 초등학교 교과서에 무조건 등장시켜서 아이들에게 주입시킨다.
관련 전문가가 모여서 순화어를 지정하는게 아니라 공모와 투표로 선정하다보니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외래어는 안되고 공모와 투표로 선정된 신조어는 된다? 이거랑 외계어랑 뭐가 다른지 의문이다.
블루투스, 와이브로 등은 임의의 집단에서 만들어낸 단어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 자체로 하나의 '상표'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더 나아가서 오역을 올바른 말이랍시고 내미는, 병크로밖에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트랜스지방→변이지방의 예가 그것으로, 트랜스지방의 트랜스는 화학구조를 의미하는 것이지 뭐가 변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게 다 비전문가가 자세한 토의없이 대충 공모와 투표해서 만들어진, 조잡한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런데 맹목적 언어 순혈주의만 앞세운다고 과연 문제가 해결될까?
3.7 의료계 및 과학계에서의 시선
현대 의학은 한의학과는 달리 서양의 근대 의학을 그대로 전파받아 이어온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래어로 된 의학 용어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이 그리스어나 라틴어 유래가 많기 때문에 [16] 많은 의대에서는 이렇게 외래어로 된 의학용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 영어와 별개로 의학영어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친다. [17] 어느 곳보다 병원에서 종사하는 의료 및 의학계에서는 주로 병원에서 쓰는 도구 및 기구들을 외래어식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고(예 : 메스(수술용 칼) 등) 의학 용어 역시 대부분 외래어로 되어 있는 것이 전부인지라 언어 순화에 대한 반발도 심한 편이다. 아니, 심한 정도가 아니라 저게 대체 무슨 잉여짓이냐며 까는 게 보통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부터 몇몇 의대 중심으로 언어순화 운동이 일어난 덕분에 의대생들은 공부량이 늘어났다.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는 대부분 영어로 된 용어를 배우는데 의사 면허를 위해 국가고시를 칠 때는 우리말로 번역한 용어들이 나오기 때문. 심지어 한자어 순화운동 때문에 한 단어를 영어-한자어-순우리말 식으로 3번이나 외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의학도들에게도 쉽지 않은데 일반인이나 환자들에게는 더욱 더 이해하기도 어려운 의학용어 때문에 그게 무슨 뜻이냐며 의사에게 묻는 경우가 흔한 일. 문제는 위와 같이 주먹구구식 방식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언어순화 같은 방식으로는 납득할만한 의학/과학 대체용어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위의 사례들 처럼 어거지로 만든다면야 당연히 가능하겠지만, 과연 이 언어들이 제대로 쓰일수나 있을까? 'Wi-Fi', 'NFC'같이 외래어로 쓰면 단번에 구별 가능한 단어인데 '근거리 무선망' '근거리 무선통신'처럼 어설픈 언어순화를 하면 오히려 더욱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사례가 많다. 안 그래도 정확한 정보교환이 생명인 의료계 같은 곳에서 이런식으로 '언어순화'를 하면 대형사고가 날 것은 자명한 일. 순화 운동이 펼쳐지고 10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의료계 내부에서는 당연히 외래어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자어가 사용되는 경우는 각종 시험이나 법적인 문서[18], 일부 국문으로 쓰인 국내 논문 정도가 고작이며 순우리말 용어는 위에 언급된 고시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의료계 외에도 과학계 역시 과학용어가 주로 영어 및 외래어로 된 물질들의 영향으로 인해 이쪽에서도 영어 및 외래어를 자주 쓴다. 특히 물질을 표시하는 기호 역시 대부분 영어나 숫자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기호마저 한글로 표시하는 것도 그럴 뿐 아니라 이미 A, B, C순에 익숙해져 있는 과학자들의 성향으로도 보면 이쪽 분야에서는 언어순화가 사실상 힘들어 보이는 편.- ↑ 다만 이건 한시적인 유행일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레알 같은 단어를 쓰는 경우는 일부러 웃음이나 공감을 유도하려고 하는 경우 외에는 거의 없다. 실제로 인터넷 용어 상당수는 소리내서 읽으면 어색하다.
문제는 현실에서도 무분별하게 스런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있다 - ↑ 故 이오덕 선생의 글을 읽어보면 이미 외래어의 경우에도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냥 놔두고, 오히려 '먹거리'같이 억지로 만들어낸 순화어가 오히려 우리 말을 망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국립국어원이 하는 짓 보면 기겁하실 듯 (…)
- ↑ 이 부분에선 사실 일본이 너무 압도적.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든지.
- ↑ 근데 엄밀히 말하면 수동태와 피동형은 완벽하게 같은 개념은 아니다. 비슷한 예로 '관형사'와 '형용사'가 있는데, 둘 다 영어에서는 adjective이다. 문제는 국어 문법에서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는 것. 예를 들자면 '새 신발'에서 '새'는 관형사, '그 모습이 새롭다'에서 '새롭다'는 형용사이다. 참고로 영어의 determiner 은 굳이 번역하자면 '한정사'로, 영어의 the, some, my 같은 걸 표현하는 경우인데 기본 품사는 아니다.
- ↑ 참고로 十分, 실록에도 나오는 표현이다!
- ↑ 그런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사시절에 골키퍼 출신이어서 '문지기 출신'이라고 놀려댔다는 카더라도 있다.
근데 그건 전두환인데 - ↑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은 이미 ;-)이나 LOL 같은 인터넷 신조어까지 사전에 등재하고 있다. 원래 영어가 신조어나 다른 나라 말을 받아들이는 데 관대하기는 하지만.
- ↑ 이 문서에 들어간 한자 단어만 봐도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골수 순혈주의자들 조차도 자신들이 한자 단어를 쓰는지 안쓰는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한자 단어에 대한 의존도는 크다. 일부 기발한 유행어 중에서도 한자를 기반으로 한 단어가 많다. 한 예로 안습. 이런걸 그냥 없애자고 했으니….
- ↑ 그리고 한자인지도 모른 채 사용하는 한자어도 무지막지하게 많다. 사과(沙果), 포도(葡萄), 장미(薔薇), 미안(未安), 귤(橘), 도대체(都大體) 등등...
- ↑ '고마워', '고맙습니다'의 '고마'인데 '신'의 순 우리말이다. 결국 '고마워',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단순한 말이 아니다.
- ↑ '산'의 순 우리말이며, '메'는 '메아리'의 '메'가 맞다.
- ↑ '들어가다', '줄어들다', '파고들다', '돈이 들다', '힘들다' 등의 '들다'가 맞다.
- ↑ '나가다', '늘어나다', '불이 나다', '눈물이 나다' 등의 '나다'가 맞다.
- ↑ '~을 내다', '내놓다' 등의 '내다'이다.
- ↑ 이렇게 해 버리면 NFC는 어떻게 순화할것인지 의문이다. 직역하면 근거리 무선 통신인데…
- ↑ 미드/영드에서 영어권 주인공들조차 의학 용어에 대해서는 speak English라고 (응?) 할 정도니...
- ↑ 일본 의학의 상당부분이 독일 의학계를 원류로 하고 있는 관계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이전에는 독일어나 일본어에서 유래한 용어도 많았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의예과 과목에 독일어를 포함시킨 의대가 있을 정도... 하지만 이런 용어들은 90년대를 기점으로 거의 사장되었다. 물론 소수나마 아직 그 잔재가 남아 있긴 하지만...
- ↑ 진단서, 관공서 제출용 문서 등. 그나마 의료기관끼리 송수신하는 전원소견서는 당연히 영어 그대로 쓴다. 한자어나 순우리말로 쓰면 장난하냐며 욕먹는 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