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軌條集電式 Third-Rail
철도 운행에서도 특히 전기와 관련된 방식.
Third rail.
1 개요
전차선이 공중에 있는 가공전차선 방식과 달리 철로와 철로 사이, 혹은 철로 옆에 있는 방식을 말한다. 그래서 위에서 보면 3가닥의 철로가 있기 때문에 3개의 궤도로 구성된 집전방식이다 해서 제3궤조집전식이라고 부른다. 사진처럼 팬터그래프 대신 집전 슈(shoe)를 이용하며, 집전 슈가 위에 닿는 방식 외에 옆에 닿는 방식, 아래쪽에 닿는 방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2 장단점
이런 방식으로 건설되는 노선은 전동차의 지붕에 팬터그래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지하철을 지을 때 터널을 크게 뚫을 필요가 없어서 공사비가 싸게 먹힌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상으로 달리는 경우에도 일반적인 가공전차선 방식보다 더 저렴하며, 위로 치렁치렁 전선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미관상 보기가 좋다는 장점도 있다.
위와 같이 차량 위에 전차선 구조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터널을 차량 크기 만큼만 작게 뚫어도 된다.
하지만 좋은 점은 여기까지.
고압 전기가 흐르는 통로가 지면과 가까운 바닥에 있다는 특징은 양날의 검이다. 가공전차선 방식에 비해서 급전궤도와 지면 간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높은 전압을 공급했을 때 감전의 위험 없이 지면이나 승강장과 안전하게 절연시키기 어렵다. 이 때문에 대개 직류 600 ~ 800V 정도의 낮은 전압을 급전하며, 직류 1000V를 넘기는 사례는 함부르크 S반(1200V), 광저우 지하철 4, 5호선(1500V)밖에 없다. 만약 대한민국 광역철도에 사용되는 교류 25,000V를 제3궤조로 흘려 보낸다면? 접근은 말할 것도 없고 승강장에서 발만 잘못 뻗어도 감전되는 수가 있다. 전철 타는데 발 잘못 짚어도 으앙 쥬금[1]
선로 위로 무언가를 던져 올리기보다는, 선로 아래로 무언가가 떨어질 확률이 더 높다. 선로 아래에 운행 궤도밖에 없다면 작은 장애물 정도는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지만, 급전 궤도에 이물질이 떨어지거나 동물이 실수로 밟으면 합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급전 궤도 위에 덮개를 씌우고 집전 장치를 궤도 아래쪽으로 붙도록 만들기도 하지만, 작정하고 덮개 아래로 들어가는 물체를 막을 수는 없다.
땅 위로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건널목과는 최악의 궁합을 자랑한다. 제3궤조 구간 내에 건널목이 있다면 건널목 자체를 절연구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아래 링크는 베를린 S반에 있는 철도 건널목 중 하나로, 건널목 전후로는 흰 덮개가 있는 급전 궤도가 있으나 건널목에는 아무 것도 없음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작정하고 급전 궤도로 들어갈 사람은 들어가지만….
물과 전기는 최악의 궁합을 자랑하기 때문에, 방수 대책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비가 오면 누전을 피할 수 없다. 침수라도 발생하면 그대로 헬. 덤으로 보수나 점검 작업도 힘들어진다. 그런 관계로 위험해서 지상 철도나 간선 철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기행의 나라에서는 사용한다
21세기 이후로는 도시철도의 경우 스크린도어가 보편화 되어 있는 관계로 전기 사고 관련 문제는 어느 정도 보완된다. 그러나 침수 문제는 어쩔 수 없다. 2014 동남권 폭우 사태 때는 제3궤조를 쓰는 부산 지하철 4호선이 금사역 침수로 전 구간의 전기가 끊겼다. 선로 물 뺄 때까지 기다리고 안전 점검 하느라 운행 재개도 다른 노선에 비해 상당히 늦었다. 하여튼 이런 문제로 인해 비가 많이 내리는 나라에서는 영 쓰기 어려운 방식. 영국: ? 오사카 시영 지하철 의문의 패배 나고야 시영 지하철 돌연패 사실 제3궤조방식을 쓰는 국가들 자체가,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기후의 국가들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도 있다.
또한 고속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 일단 안전 문제로 높은 전압의 전기를 급전하기 어려우니 출력을 크게 내기가 어려울 뿐더러, 급전 궤도의 끝에서 집전 장치에 가해지는 기계적인 충격 때문에 속도를 높이기가 어렵다. 시험운전까지 고려해도 시속 170km 정도가 한계. 영국에서는 한때 유로스타가 제3궤조 구간을 통과해서 기어 다닌 적이 있다. High Speed 1 완공 이후에는 고속선에서 날아다니고 있다.
3 쓰는 곳
뉴욕 지하철이라든가 시카고 전철 및 그 외 유럽 및 영미권의 많은 지하철 노선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파리 지하철 등 운영 역사가 오래된 지하철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도쿄 메트로의 긴자선, 마루노우치선과 나고야 시영 지하철의 히가시야마선, 메이죠선, 메이코선을 비롯해 오사카 시영 지하철의 많은 노선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긴자선 같은 경우에는 1900년대 초반에 영국에서 기술을 들여와서 지은 노선으로, 영국식 제3궤조를 사용 중이다. 또한, 마루노우치선의 경우도 패전 이후에 지어졌지만 긴자선과의 호환성을 위해 일부러 영국식으로 지어졌다. 이외에도 베를린 S반, 함부르크 S반같은 오래된 광역 철도 노선에도 가끔 쓰인다. 특이하게도 20세기 말에 지어진 타이베이 첩운도 표준궤 + 제3궤조의 조합이다.
런던 지하철이 흔히 제3궤조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제4궤조(4th rail)다. 런던 지하철의 궤도 사진을 잘 보면 두 개의 주행 궤도에 두 개의 급전 궤도가 평행으로 깔려있다. 레일 자체가 제3궤조 급전용에 비해서 작은 편이라(주행용 궤도에 가까움) 한쪽엔 +, 한쪽엔 -를 걸어서 공급 전압을 거의 맥시멈에 가깝게 땡겨서 쓴다고... 하지만 유럽 대륙에서는 이것보다 더 높은 전압도 레일 한 줄로 잘 공급한다는 게 함정
멕시코시티 도시철도에서도 A호선과 12호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에서 제3궤조집전식을 사용하고 있다.
위에 기행의 나라에서 간선에서도 쓴다고 우스개소리로 기술했는데 실제로 인구밀도가 높은 영국 동남부 지역의 철도는 간선까지 제3궤조로 되어있다. 쉽게 생각하면 새마을, 무궁화 열차가 제3궤조를 사용하는 전동차로 운행된다는 이야기이다.
모스크바 지하철과 베이징 지하철도 제3궤조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경량전철에서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과 부산 도시철도 4호선[2], 인천지하철 2호선, 의정부 경전철, 용인경전철이 제3궤조집전식으로 전원을 공급받아 운행 중.
베를린 U반 차량을 수입해서 쓰는 북한의 평양 지하철도 역시 제3궤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평양 지하철이 한반도 내의 유일한 제3궤조 중전철이다.
KBS 뉴스에서 "선진국들이 이 방식을 쓴다, 그러니까 이 방식은 선진적인 방식이고 가공전차선 방식은 후진적인 방식이다."라는 투로 보도를 냈다. 북한 의문의 1승 물론 실제로는 그런 거 없다. 별로 선진국으로 보이지 않는 멕시코나 러시아, 인도 등지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일단 대한민국부터가 선진국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다만 아무래도 선진국에 역사가 오랜 지하철이 많고 역사가 오랜 지하철이 제3궤조집전식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4 여담
영미권에서 많은 지하철이 3궤조를 써서 "Touching the third rail"(3번째 철로 만지기)라는 숙어도 흔히 쓰인다. 뜻은 한마디로 온전히 살아남지 못할 짓이라는 이야기. 정치인들이 건들지 말아야 할 이슈를 건들때 많이 쓰인다. 한국 속담의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들기'와 그 의미가 비슷하다.
해외에서 철로에 떨어졌을 경우 잘 모른다면 무작정 올라오지 말고 차라리 역직원이 오기를 기다리자, 3궤조가 밟고 올라오기 아주 좋은 위치에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밟는 순간 저승행이다.
2006년 10월 22일 당시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진념 전 경제부총리 아들이 런던 인근 뉴몰든 역에서 선로에 떨어져 그대로 감전되어 사망한 사례가 있다. 운 좋아서 살아남는거 없다.
서울시의 2기 지하철 계획에서 건설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기존 1기 지하철의 연장 구간을 제외하고 새로 건설되는 노선에 제3궤조집전식을 도입하려고 검토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건설비용은 줄일 수 있어도 이후 유지비용과 안전사고 대비 비용(당시엔 스크린도어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시대이다)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제3궤조집전식이 더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이유로 기존 가공전차선 방식을 채택했다.
보르도에서는 이 방식을 노면전차에 활용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전기를 흘려보내는 건 아니고,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유도전류를 발생시켜 지표면에 몇m 간격으로 설치된 코일을 돌려 차량 아래에 있는 부분만 전기가 흐르도록 하는 방식으로 급전하고 있다. 보르도 일부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전선줄로 인한 경관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돈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활용되지는 않는 방식이다.
레고 기차의 2세대인 12V 시리즈도 이 방식을 사용해 급전하며 동차 하단에 동그란 집전슈가 앞뒤로 두쌍 붙어있다. 후에 출시된 9V 시리즈는 레일에서 직접 전력을 받는 구조로 변경된다.
폴아웃 4의 지역인 굿네이버에 있는 술집 이름이 제3궤조인데, 이는 대전쟁 이전에 원래 지하철 역이었던 것을 개조한 것에 기인한다.
게임 GTA2에 등장하는 열차가 바로 이 방식으로 전류를 공급 받는 열차라는 설정이 있다. 때문에 경찰이나 적 세력 NPC를 피해 달아나다 선로 쪽으로 진입하면 무작위로 감전당해 죽기도 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구조 자체를 몰랐던 국내 플레이어들은 선로 위로 도망가는데 왜 감전사 하느냐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모스크바 지하철이 배경인 영화 '메트로 : 마지막 탈출'에서는 터널이 침수되는데, 다른 전동차를 안전하게 역으로 보내기 위해 사고 후 계속 전기를 넣다가 아주 간발의 차이로 단전이 늦어져 사고 지역에서 대피하던 수백명이 감전으로 끔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