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페이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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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Phaeton

1 개요

폭스바겐에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생산한 대형 세단. 전 모델에 AWD가 달리며, 작센드레스덴 공장[1]에서 수공으로 생산된다. 폭스바겐에서 투아렉과 함께 프리미엄 클래스를 시도했다가 쫄딱 망한 사례. 이름의 유래는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인 파에톤이다.[2] 신화에서 파에톤은 태양마차를 몰며 폭주하다가 제우스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현실의 파에톤도 영 처지가 안습하다 이 차도 이름 닉값대로 판매량이 영 좋지 않았다

폭스바겐 브랜드로 투아렉과 함께 럭셔리 시장에 진출해볼까 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의 지시로 개발된 차종이다. 여담으로 피에히 회장이 개발 당시 엔지니어들에게 주문한 것이 있는데 뭐랄까 상당히 비범하다. 일단 타겟을 S클래스로 잡았다. 300km/h 이상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할 것과 외부 온도가 50도일 때도 실내 온도를 22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 마지막은 누가 공돌이 아니랄까봐 차량의 뒤틀림 강성을 37,000N·m/degree까지 견딜 수 있도록 만들 것. 아마도 헬리오스와 파에톤, 그리고 헬리오스의 태양마차를 생각하며 언급한 것같다.

2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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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형 페이톤

폭스바겐의 D1 플랫폼을 사용하며, 이 플랫폼은 벤틀리의 컨티넨탈 GT, 플라잉 스퍼와 공유한다.[3] 쉽게 말해 저렴한 벤틀리. 폭스바겐작센드레스덴에 페이톤과 벤틀리 플라잉스퍼 1세대를 위한 수공 공장을 따로 신설했을 정도.[4] 더불어 폭스바겐의 승용차 중 가장 긴 휠베이스를 자랑하는 차종이기도 하다.(롱과 숏 휠베이스가 따로 있다.)

잘 팔리지 않는 차종이다 보니, 파워트레인 업데이트에 게으르다. 엔진은 상대적으로 구형을 이용하며, 가솔린은 V6 3.2리터, 335마력 V8 4.2리터, 420마력 W12 6.0리터 엔진이 장착됐다. 가솔린의 경우 FSI(직접분사)는 달리지 않는다.[5] 여담으로 2002년에 출시되어서 2016년까지 풀 체인지가 안 되었다. 사골이다 휠베이스가 제네시스보다도 짧다 뭐 전륜이니 인기가 없다 보니 중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3 망했어요

하지만 역시 가장 큰 특징은 안습의 판매량. 그나마 평타를 쳤던 SUV 투아렉에 비해 페이톤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처음 판매가 개시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북미 시장에서 달랑 2,500대 남짓의 판매량[6]을 기록하며 완벽히 말아먹었다. 결국 2007년에 남은 재고 16대를 헐값에 털어 버리고 북미에서 철수했다. 2011년에 페이톤의 북미 시장 재진입 떡밥이 있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페이톤의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총 판매 대수가 에쿠스미국 시장 한 해 평균 판매량보다도 작은 정도라고 한다면, 페이톤이 얼마나 망한 것인지 실감이 갈 것이다. 세계 시장으로 평가해도 답이 없는 게, 드레스덴에 있는 페이톤용 수제 공장의 연간 생산 캐파가 2만 대인데 4년 동안 생산, 판매한 페이톤은 25,000대에 불과하다. 즉, 채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페이톤 때문에 폭스바겐도 손해를 입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대당 2만 8,000유로(3,700만원)의 손실을 보면서 팔았다는 것. 창렬한 마이바흐와 달리 혜자로운 자동차 독일에서는 A8보다 더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고.

언론들의 평가도 냉혹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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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례적으로 페이톤이 잘 팔리는 시장이 세계에서 단 2군데 있었으니, 바로 대한민국중국. 이 두 국가가 페이톤 생산량의 절반씩을 가져가고 있다.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V8이나 W12같은 플래그쉽 모델 대신 거의 V6 3.0리터 TDI 커먼레일 디젤 엔트리 모델만 나가고 있다.[8] 특히 중국에서의 인기가 고무적인데, 그래서 2010년 마이너 체인지 페이톤을 중국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오피셜 사진도 중국을 배경으로 촬영하였다. 반짝이는 크롬 소재의 장식물을 과하다 싶게 바른 외형을 봐도 중국 취향에 맞췄음을 엿볼 수 있다.

BMW, 아우디, 렉서스, 재규어의 기함인 7시리즈, A8, LS, XJ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개발 당시 목표로 삼았던 벤츠S클래스를 털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중적 브랜드 이미지에 불과한 폭스바겐이 섣불리 럭셔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2014년 중으로 재고를 모두 소진시키고 수입을 중단했으나, 안 팔린 물량 때문인지 2015년에도 판매량이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 다른 시장에서 이미 그래 왔듯이 투아렉이 기함 역할을 맡게 된다. 파사트는 기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평범한 중형차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에 2018년경에 4세대 A8 기반의 2세대 모델을 출시한다는 떡밥이 터졌다. 하지만 이미 개발이 끝난 2세대에 대해, 폭스바겐 측에서는 낮은 생산성 및 생산 비용으로 인해 2세대의 출시를 당분간 연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디젤게이트 사건이 터지자 폭스바겐에서는 2015년 12월에 1세대 페이톤의 생산 중단을 선언했으며, 2016년 3월에 1세대의 단종이 확정됐다. 여기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년 간 드레스덴 공장이 폐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동이 멈추는 1년 동안 드레스덴 공장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게끔 개조할 계획이라는데, 그 덕에 2세대 페이톤은 순수 전기차 떡밥까지 나도는 등 혼돈의 카오스인 상황. 일단 드레스덴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포르쉐 공장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그리고 페이톤 중고가는 무지막지하게 하락했다. 원래 감가상각이 큰 차량이었지만 이제 팔기에는 뭔가 도둑맞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락했다. 그런데 디젤게이트에 페이톤 안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구닥다리 엔진이라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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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새 기함 피데온(Phideon)이 공개되면서 부활 떡밥은 그냥 떡밥으로 끝났다. 명색이 기함인데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만 팔릴 예정인데, 원체 페이톤부터가 중국에서 잘 팔렸던 차라 차라리 그냥 선택과 집중으로 밀고 나갈 심산인 듯. 시기상으로도 이런 짓을 한 회사가 만든 대형 세단을 사줄 나라가 중국 밖에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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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장 건설비용만 2007년 당시 기준으로 5억 유로를 쏟아부었다고 한다. 바닥은 모두 캐나다산 단풍나무로 도배했고, 외벽은 모두 유리벽으로 만들었으며, 새들이 부딪치지 않게 새들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발생장치를 깔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돈지랄 그 자체.
  2. 다만 신화 속 인물은 파에톤이라고 발음되는데 차량명은 영어식으로 페이톤으로 읽는다.
  3. 한때 아우디 A8도 이 플랫폼을 사용했으나 2009년 MLP 플랫폼인 D4로 갈아탔다.
  4. 2세대 플라잉스퍼부터는 영국 맨체스터 인근의 크루 공장에서 생산된다.
  5. 4.2리터와 6.0리터 가솔린 엔진은 D3형 A8에 달린 엔진이다. D4에서 4.2리터는 직분사가 추가됐다가 현재는 V8 4.0리터 트윈터보로 변경됐고 W12는 6.3리터로 배기량이 올랐다.
  6. 특히 폭삭 망한 2005년에는 1년간 고작 820대 정도만 판매되었다.
  7. 다만 차량 자체에 대한 평가는 꽤 좋은 편이다. 폭스바겐답게 가성비도 좋다고.
  8. 가장 작은 엔진이 잘 팔린다고 고급차가 고급차가 아니란 드립이 있었는데, 대한민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고급차들은 가장 큰 배기량의 엔진보다는 중간 사이즈나 혹은 가장 큰 엔진의 바로 아랫등급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제일 잘 팔린다. 에쿠스도 VL500이나 VS500보다는 VS380이 더 잘 팔리며 S클래스도 S600보다는 S500이나 S350의 판매량이 더 높고, 7시리즈도 760Li보다 750Li나 740Li의 판매량이 더 높다. 단순히 차량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과 중고가 감가상각 문제 때문. V8만 해도 유지가 쉽지 않은데 V12씩 가면 수리비가 폭탄이다. 참고로 조금 다른 차량이지만 쌍용 채어맨 W의 최고사양 모델인 V8 5000cc의 경우 수리시 공식 엔진 가격이 26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