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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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Androgyne(형용사꼴 : Androgynous)

안드로진의 프라이드 플래그

Q: 안드로진에게 가장 편한 화장실은?

A1: 자기 집 화장실[1]
A2: 둘 다 별로 불편하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 그냥 X자 화장실을 쓰지만. [2]

네가 그렇게 나고 살아서 잃는것도 있고, 얻는것도 있을게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불쌍한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남자도 여자도 되는 대단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단다. 나는 네가 누구든지간에, 심지어 네가 살인자라 할 지라도 너를 사랑한다. 그러니 너도 이제 그만 네 자신을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과 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했으면 좋겠구나. - 한 어머니가 젠더퀴어 자식에게 진심을 담아 해준 간청

1 개요

그리스어 단어에서 유래한, 남성을 의미하는 접두사 Andro-와 여성을 의미하는 Gyne이 합쳐진 용어. 남성과 여성이 합쳐진 성별로서의 성별 정체성, 또는 그러한 성별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남성과 여성이 섞인 제3의 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양성이나 중성으로 본다.

안드로진은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으로는 명백히 들어맞지 않는 개념이다. 인터섹스과는 전혀 다른 개념. 인터섹스이 생물학적 개념인 것에 비해 안드로진은 심리적인 개념이다. 즉, 인터섹스이면서 안드로진일 수도 있고, 인터섹스이지만 안드로진은 아니라든가 안드로진이지만 인터섹스은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이 무엇이든 간에 안드로진일 수 있다.

성별 정체성 외에도, 패션, 성생활, 혹은 식물의 생물학적 간성, 심지어 우주선 도킹(!)[3]에 대해서 언급하는 용도로 안드로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퀴어인 안드로진과는 전혀 다른 용법이라 볼 수 있다.

간혹 젠더퀴어와 안드로진을 혼동하는 이들도 있는데, 젠더퀴어는 안드로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외에 바이젠더, 트라이젠더, 에이젠더젠더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종류의 성별 정체성 모두를 포괄하는 단어이며, 안드로진은 젠더퀴어의 하위개념 중 하나이다.[4]

2 안드로진과 다른 젠더퀴어와의 차이

안드로진과 바이젠더는 확실히 다르다.

바이젠더각각 분리되어 있는 완전한 남성 젠더와 완전한 여성 젠더를 가지고 있다. 즉, 안드로진은 때론 여성성이 더 드러나거나 남성성이 더 드러날 때가 있다 하더라도 일관되게 남성과 여성이 섞인 듯한 하나의 젠더를 가지고 있지만, 바이젠더는 안드로진처럼 섞여있는 것이 아니며, 명확하게 구분되는 남성젠더와 여성젠더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남성 젠더여성 젠더 둘 중 하나만 드러나는데, 이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전환'된다. 다만 성별의식이 전환된다고 인격까지 통째로 바뀌는 것은 아니며,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는 전혀 별개의 성질이다.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성별 정체성, 성별의식이 '남성' 혹은 '여성'으로 전환될 뿐이며, 남성일 때와 여성일 때 각각 성별에 따른 특성을 보인다. 성별 전환에 따른 성격 차이의 정도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진의 경우, 남성성과 여성성이 섞인 형태의 양성적 젠더를 가지고 있다. 안드로진은 자신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을 양성이 섞인 젠더를 가진 양성적인 사람으로 여기지만(즉 젠더의 전환이 없다), 바이젠더는 어떨 땐 완전한 남성의 의식을, 어떨 땐 완전한 여성의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뉴트로이스는 안드로진과 달리 자신이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여긴다.

3 정체성 찾기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한 이들 중, 자신이 일반적인 트랜스젠더들과는 뭔가 다름을 느끼며 고민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경우 바이젠더나 안드로진인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안드로진들 가운데서는, 안드로진이란 단어를 잘 모르던 시기에 자신의 여성성이나 남성성을 자각한 뒤, 처음엔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한 사람이 적지 않다. 자신에게 여성성과 남성성이 있으니 트랜스젠더가 아닐까 생각하며, 안드로진일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

그렇지만 그들에겐 남성성과 여성성도 있다보니 대부분은 전형적인 트랜스젠더처럼 보이지 않으며 트랜스젠더 진단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겉돌거나 병원에서 오진을 받거나, 자신을 의심하고 받느라 심적 갈등을 겪으며 나는 누구일까 하는 문제로 고민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안드로진이란 단어를 알게 되거나, 인터넷이나 위키 검색, 지인의 언질 등을 통해 젠더퀴어 세계를 알게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트랜스젠더라 생각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에 시달리거나, 자신이 지향하는 성별의 마음이 확고하게 없는 것 같거나, 다른 트랜스젠더들과 자신이 어딘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의학적 조치를 받기 전에 안드로진이나 바이젠더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좋다. 신체의 성전환에 관한 고민에 있어서는 바이젠더와 유사하다. 안드로진이거나 바이젠더이면서 약한 성전환증을 갖는 사례도 있는만큼 자신이 성전환증까지 진단받았다 하여 무조건 트랜스젠더라 단정지으면 곤란하다. 병원에서도 이런 젠더퀴어들을 감안하여, 호르몬과 수술을 원하는 트랜스젠더들에게도 일단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말을 하며, 상담이나 심리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환자의 갈등을 해결해보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므로 당사자 입장에선 당장 의학적인 조치를 해주지 않는다고 의료진을 원망하지 말고 그들을 믿자.

4 의학적 조치 문제

안드로진인데도 자신의 이름, 몸에 불만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 남성 또는 여성적인 이름에 불만이 있고, 자신과 다른 생물학적 성별의 신체를 갖길 원하거나 중성적인 신체를 갖길 원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개명을 하거나 호르몬을 맞거나 수술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자신의 성전환을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안드로진에겐 전적으로 다른 성별의 몸으로 자신의 몸을 바꾸는 수술이 권장되지 않는다. 마음이 여자도 남자도 아닌 만큼, 한 쪽 성별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신체를 갖는다면 생활하면서 온갖 현실적, 심리적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드로진 가운데 반대 성별의 성향이 더 강하거나 성전환증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큰 고통을 겪는 경우엔, 정신과비뇨기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 부분적인 성전환이나 약간의 의학적 조치를 취하긴 한다.

5 성 지향성 관련 가설들

다른 성별 정체성들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진에게서도 역시 다양한 성 지향성이 나타난다. 양성애, 남성애, 여성애[5], 다성애, 범성애, 무성애 등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안드로진이 무조건 양성애자라는 선입견을 가지며, 거기서 많은 문제들이 생긴다. 디씨에서는 한 갤러가, 괴상한 남자와 예쁜 여자 사진을 각각 1장씩 올려놓고, 이 2장에 다 끌리면 안드로진이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 글 역시 이러한 선입견에서 비롯되었다.

안드로진이 생겨나는 생물학, 뇌과학, 사회 환경 및 가정적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있으며, 그들의 어린 시절에 이미 안드로진 성향이 드러났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앞으로 일어날 후속 연구에 주목해보자.

6 커밍아웃 시 문제점들

우선 적잖은 사람들이 트랜스젠더동성애자를 구분하지 못하듯이 안드로진과 양성애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안드로진의 간단한 개념까지 들어가며 커밍아웃을 하면, "그럼 너 양성애자야? 남자 여자 다 좋아해?" 라는 식으로 반문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게, 그들 입장에서 안드로진이란 새로운 개념이고, 다른 성소수자들 사이에서도 성별이 남자이면서 여자라는 것, 마음이 남자이면서 여자라는것은 이해하기 힘든 낯선 개념이다. 흔히 사람들은 안드로진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설령 어렵게 어렵게 이해하더라도 안드로진 당사자가 양성애자일 것이라 지레짐작하는데, '마음이 여자이면서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와 남자 모두를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별 정체성성 지향성은 별개이다. 안드로진이라 하여 반드시 양성애자인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남자와 여자를 다 좋아하지 않는다 하여, 안드로진이 아니란 법은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사람 앞에서 애써 자신이 안드로진이라 증명할 필요는 없다. 너 양성애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고, 되도록 참을성있게 자신의 모든 언어능력을 동원하여 둘의 차이점을 설명해주는게 좋다.

또한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여 낙심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듯, 통상적인 헤테로섹슈얼/시스젠더로서 교육받으며 일반 사람들과 부대끼며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 입장에선, 안드로진이란 개념을 바로 쉽게 이해하는 게 어려운 것이다.

안드로진들은 잘 풀려야 '그냥' 남자나 '그냥' 여자, 특이한 인간으로 취급받는것이 현 상황이다. 트랜스젠더로 취급받는 일도 있고, 안드로진의 정체성을 드러내려다가 젠더 이분법적 사회의 한계에 부딪히며 이분법의 틀을 벗어났다가 겪는 수모를 견디지 못해서 '그냥' 트랜스젠더라고 포기하면 편해 페이크 커밍아웃(...)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트랜스젠더를 포용할만큼 넓은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도 이분법에서 탈피하는 것은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젠더 이분법의 틀은 확고하며, 거기서 벗어난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냥' 동성애자나 특이한 이성애자, '그냥' 트랜스젠더로 취급받기 일쑤다. 안드로진의 경우 자신의 신체가 어느 한 쪽만을 드러내는 상태에 불충분함을 느끼며 우울해하고, 그 문제로 정신과를 찾거나 권유받는 일이 있다. 안드로진에게 이상적인 삶은 중성적인 사람으로 대해지며 양성의 삶을 두루두루,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인데, 사회에선 한쪽 성별의 탈만을 씌우는 일이 많은 것이다.

안드로진은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몸)에 어느정도 불편감을 갖거나,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여기서 운동이나 좋은 식사등으로 몸을 좋게 관리하고 아끼는 감정은 제외한다. 정확히는 '남성'이나 '여성'이나 '인터섹스'로서의 몸에 애써 신경쓰거나 그걸 강조하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드로진이 특권이나 떡고물을 바라며 자신의 생물학적 및 정신적 성별을 이용할 일은 대체로 없다.

7 한국 상황

한국에서 안드로진을 다룬 역사적 사료나 매체, 기사, 문학작품 등은 그리 보이지 않고 있다. 하리수, 궁금한 이야기 Y등을 통해 트랜스젠더가 알려지고, 한때 네이트 메인에 무성애자를 다룬 기사가 떴고 앤서니 보개트 교수의 '무성애자를 말하다'라는 책이 나왔지만, 안드로진의 경우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검색하다 보면 안드로진들이 남긴 글이나 댓글을 찾아볼 수 있다. 2014년 4월 14일 기준으로 네이버에 안드로진이란 키워드를 넣으면 검색결과에 퀴어로서의 안드로진을 다룬 글들이 꽤 보인다.

안드로진들은 한국에선 편견이나 욕설보다 몰이해로 더 힘들어한다. 그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단 소리. LGBTAIQ는 다 알고 이해하는 사람에게 안드로진을 설명했더니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빈번하다. 앞서 말했지만, 심한 몰이해로 커밍아웃조차 포기하는 안드로진이 있는 실정이다.

무성애처럼 있을 수 없다는 소리를 듣거나, 환상종이나 정신병으로 취급되거나, 오해받기도 한다.[6] 어딘지 이상한 사람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양성성이 강하며 특히 남성 안드로진인 경우 트랜스여성들보다도 더한 경멸적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퀴어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시스젠더, 더욱이 안드로진이란 개념이 생소한 사람이라면 남자도 여자도 아니면서 남자와 여자가 섞여있는 양성이란 개념을 섣불리 여길 수 있으며, 자신이 그러하거나 타인이 그러하단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며 안드로진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다면, 오히려 개념이 왜곡되어 받아들여져 안드로진들이 편견과 욕설, 폭력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한국 사회 속에서 안드로진이 느끼는 불편, 고통 등이 얼마인지 설명해주는 통일된 글이나 이론은 아직 없다. 안드로진 개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정도의 고통과 불편을 느끼며 살아가는데다 각자 침묵한 채 서로 간의 연대없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에도 벅찬 터라, 정보의 교환이나 통합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평균적인 안드로진들은 겉으론 그저 그렇게 참고 살아가며 가까스로 큰 사고없이 산다. 불편이 있긴 하나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수준까진 아닌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 불편이 결코 사소하지만은 않기에 힘들어하며 속을 썩는다. 쉽게 호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 상대가 당사자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기도 힘들다. 사회와 마주치면서 타인들이 겪지 못하는 일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자신의 고충을 들어주고 이해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가 없어 외로워하는 안드로진들이 많다. 사실 안드로진이 가족, 지인, 사회와 소통하며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 퍼지지 않다보니, 가족과 타협은 잘 되는지, 실제 그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를 정확히는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네이버 유저 카루목의 블로그에 가면 안드로진과 에이젠더들을 위시한 젠더퀴어들의 인터뷰가 많다.

단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자신이 트랜스젠더라 잘못 알아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일도 있고[7], 자신의 남성성이나 여성성을 아는 순간, 자신이 소수자란 딱지가 붙여진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충격을 받아 잠적하여 틀어박히고, 방황하며 남성혐오여성혐오가 되거나 가벼운 비행을 저지르는[8] 일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부모나 사회가 망쳤다며 원망하는 것은 덤.[9]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양성성을 제대로 인식했다 쳐도 문제는 또 있다. 그 양성성을 표현하고 타인에게 이해받는 문제다. 안드로진들을 다시 정리하자면, 한쪽 성별의 몸만을 갖고 살아도 문제가 생기고, 한쪽 성별로만 대해져도 문제가 생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양성성을 동시에, 또는 마음대로 한 쪽을 표현하는 것, 남자이자 여자로서 사는 것인데 자신의 욕구와 사회의 요구를 조율하는 가운데 엄한 정신병을 얻을 수도 있다. 할 수 없이 한쪽 성별의 삶을 포기하는 안드로진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심한 좌절과 비참함을 느끼게 된다. 트랜스젠더와 마찬가지로, 젠더퀴어 가운데서도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사람들이 보이지만, 정신과와 관련한 인식도 안 좋고, 자신이 병원에 가야된다는 생각도 없기 때문에 아픔과 정신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참고로 현대 의학계에선, 남다른 성별 정체성을 가졌다 하여 무조건 병이라 보진 않는다. 트랜스젠더들이 정신을 고쳐 마땅한 병자로 취급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설령 환자가 괴로움 속에서 나 고쳐주세요 하고 읍소한다 해도, 환자의 정신상태와 각종 데이터, 인권을 고려하여 무작정 정신을 고치지는 않으며, 그런 것도 금지되어 있다. 정신과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굳이 바꾸지 않고도 개인과 사회인으로 원활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젠더퀴어들 가운데서 정신과 내원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걱정말고 상담을 받자. 그런 사람들을 위한 기준이나 관련 진단명도 있으며, 상담을 받고 수반된 정신병 등을 고치는 가운데서 갈등이나 문제가 해결될수도 있다. 다만 정신과를 고를 땐 신중해야 한다. 무지한 의사가 오진을 내리거나 환자를 다그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의학 수련과 여러 신체, 심리검사가 안전장치를 쳐준다 해도, 가급적이면 성별 정체성 문제에 정통한 정신과를 찾는것이 훨씬 낫다. 일반적인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추천하는 병원을 알아보면 논-바이너리 젠더퀴어에게도 추천해줄 수 있는 편이니 안그래도 정보 공유할 사람조차 적은 젠더퀴어 커뮤니티만 들락거리지 말고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찾는 것이 좋다.

안드로진 중에는 신경증이나 주요 우울증, 강박장애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꾸지람이나 정신공격도 받고 사회에서 남다른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마음이 완전히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보니 자신과 사람들 모두 혼란스럽고 어찌 살아야 할지 갈피를 못잡기도 한다. 심한 혼란으로 횡설수설하기도 한다...

호칭 문제도 골칫거리. 불편해하면서도 그러려니 견디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중성적인 호칭(선배님, x대리 등)을 쓰거나 그렇게 불리며[10] 갈등을 최소화하기도 하지만, 커밍아웃 유무와는 상관없이 친척들이 모이는 공식적인 자리나, 자신의 Gender가 아닌 Sex에 따라 대해지는 직장에선 한 마디로 답이 없다. 만약 안드로진에게 "당신을 어떻게 불러줄까요?"라는 식의 질문을 한다면 안드로진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 이런 작은 배려와 정성에도 안드로진은 크게 감동하며, 이를 계기로 호칭 문제를 별 어려움없이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어도 조직사회에서 사는 게 익숙하지 않거나, 관련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면 알바나 직장을 신중히 구하거나, 생활비를 줄일지 언정 당분간은 아예 구하지 않는 게 좋다.

경제적인 문제의 경우, 당장의 돈이 욕심나서 트라우마로 남을지도 모를 일을 겪을 위험에 자신을 노출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안드로진들은 미래 직장 생활이 잘될까 하는 불안을 느낀다. 당장 면접부터 문제다. 왜 그렇게 꾸미냐는 질문도 나오고, 최악의 경우엔 면접관들이 저래서야 뽑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자기관리가 덜 됐다고 떨구는 일도 있다. 면접시 특정 복장을 요구하게 된다면, 일부 안드로진들로선 그저 한숨만 나온다. 운 좋게 그 문제를 넘긴다 쳐도 조직인 직장생활에서 안드로진은 일코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도 있고, 젠더 이분법이 심한 곳이 1~2군데가 아닌 터라 호칭, 복장, 규율, 동료들과의 알력으로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사실 젠더 이분법 의식이 옅은 직장은 거의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견디며 일하거나, 아니면 직업 선택에서 제약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를 언젠간 마주하게 된다.

만약 안드로진으로 생각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이 명백히 피해를 주지 않는 한[11] 주관적인 편견이나 성급한 판단만으로 그 사람의 취향, 생활 방식 등에 간섭하지 말자. 섣부른 정의감이나 동정심 때문에 멀쩡한 사람을 망칠 수도 있다. 또한 그러한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위치에 있다면, 당사자의 능력이나 선호까지 고려해서 두 성별의 일을 골고루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다. 그럼 감사해하며 의욕적으로 일을 해내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12]

안드로진 가운데선 양성 어디에도 속할 수 없다며 고독을 느끼고, 일반적인 사람들과 쉽사리 친해지지 못하거나 거리를 두는 안드로진도 있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고독을 느끼고 고통을 겪기도 하는 것이다. 원래 그 사람 성격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거나 정말 내성적인 성격일 수도 있지만, 젠더퀴어 가운데선 사람과 소통하길 원하면서도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다. 다만 그 사람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체성이 다르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힘든 것이다.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상당 부분 이질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스스로 고립될 위험도 있다. 물론 이는 개인이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안드로진이면서 누구하고도 잘 어울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는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해 끝내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떼어놓거나 불편감과 이질감을 꾹 안고 긴장된 삶을 살아간다.

무성애자나 "그레이" 안드로진은 이 문제에서 어느정도 자유롭지만, 결혼출산을 원하는 안드로진도 있는 만큼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안드로진은 여성이나 남성으로서 타인을 사랑하지 않고, 연애에서 한 성별의 역할만을 수행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여자 또는 남자로서 여자 또는 남자를 사랑한다는 개념이 안드로진에겐 낯선 개념이다. 문제는 이러한 안드로진의 마음을 이해할 연인이나 배우자가 한국에 별로 없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사랑을 잘 키워나갈수 있을 테고, 강운을 타고나 결혼까지 성공할 수 있겠으나[13], 전통적인 성역할을 강조하거나 남자나 여자라는 틀에 생사람을 우겨넣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안드로진들은 연애 상대를 고를 때 매우 신중해야 하며, 차라리 상대와 깔끔하게 헤어져야 한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참아서 누가 바뀌거나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배우자에게 못할 짓을 하느니, 차라리 어느 시점에서 결단력을 발휘하여 각자에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여지를 남겨야 한다.

안드로진에게 중요한 문제 중에는 군대 문제도 있다. 안드로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도 없고, 현재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맞아 몸이 확연히 변해야 4급 공익으로 보내주는 수준인데 굳이 호르몬을 맞을 일이 없는 안드로진이 어찌될지는 뻔하다. 허나 안드로진은 엄연히 성별 정체성이 시스메일과는 다르기 때문에, 시스메일이 절대 다수인 군대에서 그들과 부대끼며 불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남자다운 것과 군인다운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조금이나마 무난하게 군생활을 마칠 수도 있겠다.

아직 한국의 사회 구성원들은 사람들에게 생물학적 성별의 성 역할을 부과하거나 강요한다. 아직도 남성은 이런 일 여성은 저런 일 식으로 성별에 따라 부과되는 일이 있으며, 남자는 이래야, 여자는 이래야 한다 식으로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들도 개개인을 짓누르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드로진들은 부담감을 느끼거나 적응에 어려워하기도 한다. 특히 남성과 여성 식의 젠더 이분법 앞에서 안드로진은 혼란을 겪고 분노하기도 한다.

8 관련 사이트

  • 안드로진 Androgyne - 안드로진의 블로그. 블로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드로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설한 블로그다.
  • 안드로진에 대하여 - 영어로 되어 있다. 안드로진의 개념이나 혼동되기 쉬운 것들을 비교하는 등, 안드로진에 대해 알찬 설명을 해준다. 대략적인 내용은, 안드로진은 마음의 상태이며, 취향이나 외모가 중성적인 사람이 모두 안드로진은 아니고 일부 트랜스젠더는 사실 안드로진이라는 것이다. 안드로진이란 개념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안드로진이라 보는 실수를 하나, 사실 안드로진은 자신을 남자나 여자라는 젠더 이분법에 넣지 않고, 양성이라 생각한다. 즉, 성별 정체성, 자신이 '남성이자 여성'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안드로진을 설명할 때 쓰는 남성성, 여성성이란 말의 정의가 확실하지 않다보니 일어나는 해프닝.
  • 젠더오션 - 한국에서 제일 큰 젠더퀴어 사이트. 기존 젠더오션이 운영자 부재로 인해 관리가 엉망이 되면서 새로 옮겨진 카페.

9 심리 테스트

이런저런 자가 테스트에 대한 소개지만, 어디까지나 간단한 자가 테스트이므로 이런 테스트에 너무 목 매지 말자. 이런 류의 자가 테스트는 호르몬 대체 요법 등을 위한 테스트, 즉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사가 관장하는 수십만원이 깨지는 크고 아름다운 검사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아래는 정체화가 거의 마무리된 트랜스젠더보다는 아직 고민을 하는 퀘스처너리지나가던 시스젠더들이 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용어의 혼동이나 일부 특성이 겹치는 문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관련 테스트도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하자.

  1. 적지 않은 수의 젠더퀴어들이 화장실 문제로도 고민한다. 작게는 화장실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겪는 불편함에서, 크게는 젠더퀴어로서 공공장소 등에 간다는 사실이 부담스럽다는데까지 이른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큰 문제나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일부러 물이나 음료수 등을 피하기도 하고, 심하게는 자기 집 화장실 외에는 아무데도 가지 않으려고까지 한다. 대안으로, 서양에선 트랜스젠더젠더퀴어들을 위한 화장실을 만들기도 했고 많은 트랜스젠더젠더퀴어들이 이에 만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도 좋지만은 않아서, 성소수자 외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의견도 있으며, 이렇게 화장실을 분리하면 그 분리된 논-바이너리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아웃팅(...)일 수 있기 때문에 논-바이너리 화장실이라는 발상에 동의하지 않는 소수자도 많다.
  2. 다소, 삶에 능숙해진 안드로진의 경우이다. 받아들이는 관점은 제각각이지만 자신을 양성 모두로 인식하는 개념은 양날의 검이다. 상반된 성별에 온전히 귀속되는게 불가능해서 불편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서로 섞이기 힘든 성별적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기에 양쪽 모두 적응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는 전천후로 발전하기도 한다.
  3. 우주공학 공부를 하거나 우주덕질을 하다보면 도킹 쪽 슬랭에서 섹드립이 상당히 많다. 이 용어도 아폴로-소유즈 테스트 프로젝트 당시 자본주의가 박느냐 공산주의가 박느냐(...) 하다가 그냥 새로운 모듈을 따로 만든 것에서 출발했다.
  4. 트랜스젠더. 즉, MTFFTM젠더퀴어에 포함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트랜스젠더MTFFTM 뿐 아니라 신체와 정신의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이 모두를 말한다. '젠더퀴어'란 젠더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 제3의 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히려 대부분의 젠더퀴어트랜스젠더에 포함된다.
  5. 안드로진의 경우 성별 정체성젠더 이분법을 벗어나 있으며, 특히 인터섹스 안드로진의 경우는 생물학적 성별마저 모호한 만큼 동성애이성애란 용어를 쓸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안드로진들은 편의상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을 기준으로 동성애, 이성애란 단어를 쓰기도 한다.
  6. 극단적인 시각을 가진 한 네이버 블로거는, 몸이 남자나 여자면 마음도 남자나 여자 아니겠냐면서 여러 과학적 증거들을 무시하기도 했다. 한 안드로진이 정기 상담 시간에 자신의 정신과 전문의에게 이러한 견해를 말하며 자신은 '고쳐져야' 하냐는 질문을 하자,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굳이 상대할 필요도 없으며, 자신들의 굳어진 사고방식을 고집하며 상처를 주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가까이 하지 말란 소리를 들었다. 그 전문의는 그런 이들을 미친 인간들이라고 했다.
  7. 안드로진과 트랜스젠더들은 같은 증상을 공유하는 일이 있다. 즉, 원인이 다른데 결과가 같은 상황. 예를 들어 남성성이나 여성성을 추구하는 현상은 두 집단 모두 드러나지만, 원인이나 자세한 양상을 파고들면 결국 다르다.
  8. 한쪽 성별의 삶을 반 강제로 살아왔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은 컴플렉스혐오증을 앓는 것. 일부 비행 행동도 이로 설명된다.
  9. 자라나는 인터섹스 아기들과 비슷한 고통을 겪는다. 한쪽 성별로만 자라다가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과거를 원망하고 부모를 탓하고, 결국 개명하거나 사회적으로 1번 이상 죽음에 준하는 상황을 맞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보상심리나 격한 분노, 박탈감이나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고치려 들거나 한 성별의 삶을 강요하는 사람들 때문에 고생하기도 한다.
  10. 심지어 어떤 안드로진은 친근감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신이 욕설로써 호칭되는 상황이 때론 낫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적어도 일부 욕설은 특정 성별을 겨냥한 게 아니기 때문.
  11. 여기서의 피해는, 더 설명하자면 명시적인 피해다(Harm). 불편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상황에 따라 피해로 칠 수도 있지만, 불편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 하여 무조건 피해라 하는 것은 비약이며, 생사람을 잡는 것이다.
  12. 실제로, 트랜스젠더들의 예이긴 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그들의 삶을 살게 하고, 그들 정신적 성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한 결과, 전보다 훨씬 활기차고 여유롭게 살며 훨씬 의욕적으로 직장에서 일을 수행하여 증가하는 생산성에 기여함이 밝혀졌다.
  13. 물론 결혼 전후에도 여러 문제가 따른다. 상견례(아무리 진보적인 시부모라도)나 결혼식 의상을 입는데서, 생물학적 여성의 경우 시가(媤家)에 가는데 까지 문제가 생긴다. 아이를 배거나 배게 하는데서도 심리적인 갈등이 생길 것이고, 간혹 아이를 키우거나 일을 하여 돈을 벌 때도 성 역할 문제로 싸울 수도 있다.
  14. dailymail.co.uk 관련기사
  15. 이 외에도 [1]에는 Evaluations of Attractiveness Scales 등 다양한 테스트들이 있다.
  16. 다만 이 테스트는 만들어진 목적이 자폐 스펙트럼 테스트이므로 성 주체성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수는 없다. 시스젠더 여성 자폐인들이 모두 남성향 뇌를 가진 것은 아니듯이(다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발견되기는 한다) 자폐인 또한 성 주체성 불쾌감을 겪을 수 있다. 다만 정신과에 진단서를 끊으러 갔을 때 자폐 치료 경력 등이 있고 그 증상이 성 주체성 검사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면, 결과지에 일반 뉴로티피컬 트랜스젠더들에게는 안 어울리는 뜬금없는 내용이 적히더니 그로 인해 호르몬 치료에 필요한 진단서를 거절당하기까지 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마이너리티와 다른 마이너리티의 교집합에 속하여 아무에게 하소연조차 못한채 겪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17. 점수가 높을수록 남성향의 뇌라고 한다. 이 또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 테스트에 가깝다.
  18. 양 측 모두 결과 설명이 꽤나 저렴(..)하게 나온다..
  19. 탭 음소거하고 테스트 추천. 그리고 여자 것은 굉장히 쉽고 남자 것은 굉장히 어렵게 나왔다..
  20. 다른 링크(같은 테스트)
  2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