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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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기의 일본군 기갑장비
장갑차차륜 장갑차93식 장갑차
궤도 장갑차98식 장갑운반차 소다, 1식 장갑병차 호키
경장갑차카식 기총차, 92식 중장갑차, 94식 경장갑차, 97식 경장갑차 테케
반궤도차량1식 양장궤장갑병차 호하
전차경전차갑형 전차, 을형 전차, 95식 경전차 하고, 98식 경전차 케니, 2식 경전차 케토, 4식 경전차 케누
수륙양용전차특 2식 내화정 카미, 특 3식 내화정 카치, 특 4식 내화정 카츠
중형전차89식 중전차 이고, 97식 중전차 치하, 1식 중전차 치헤, 3식 중전차 치누, 4식 중전차 치토, 5식 중전차 치리
중전차95식 중전차, 100식 초중전차 오이
노획전차M3 스튜어트, 1호 전차
공병전차장갑작업기
자주포1식 포전차 호니, 1식 포전차 호니2, 2식 포전차 호이, 3식 포전차 호니3, 4식 포전차 호로, 12리 자주포
차량95식 4륜 자동차, 94식 6륜 트럭
프로토타입 /
페이퍼 플랜
5식 경전차 케호, 특 3호 전차 쿠로, 97식 중전차 치니, 98식 중전차 치호, 특 5식 내화정 토쿠, 시제 5식 포전차 호리, 5식 포전차 나토, 시제 4식 중박격포 하토, 5식 구축전차 호루, 치세
그 외일본 기갑 병기/기타
기갑차량 둘러보기
대전기 (1914~1945)냉전기 (1945~1991)현대전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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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시지상 운용시

1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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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에 카미를 실험해보는 오스트레일리아군. 플로트는 있으나 전망탑과 환기탑이 없다.
항목초기형후기형
전체 전장7.42m (플로트 포함)
본체 전장4.80m (플로트 제외)
전폭2.8m
전고2.3m
중량12.5t (플로트 포함), 9.15t (플로트 제외)
속도37km/h (육상), 9.5km/h (해상)
항속거리320km (육상), 140km (해상)
주포94식 37mm 전차포 1문이나
98식 37mm 전차포 1문
1식 37mm 전차포 1문 (132발)
기관총97식 7.7mm 기관총 1정
(차체전면기관총)
97식 7.7 기관총 2정
(차체전면기관총 1정, 주포동축기관총 1정)
(3,500 - 3,900발)
어뢰45cm 어뢰 2발 (계획상으로만 존재)
장갑6 -12mm
엔진미쓰비시 A6120VDe 공냉식 인라인 6기통 디젤엔진 (110hp)
현가장치벨 크랭크
승무원6명
생산량180대

2 개요

特二式内火艇 カミ. 특2식 내화정 카미.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해군이 개발한 수륙양용전차. 1942년에 제식화했기에 2식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일본군 해군은 카미를 선박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내화정(内火艇)이라는 이름이 붙고, 척(隻)으로 숫자를 기록했다.

3 개발

일본 제국에서 수륙양용전차를 개발한 역사는 의외로 길다. 우선 일본군 육군은 1928년부터 92식 중장갑차를 개조해서 수륙양용장갑차인 아이고(A-I-Go)를 개발해서 2대 만들었으나, 차량을 선회시킬 때 무한궤도가 맛이 가고 현가장치에 무리가 가는 결함으로 인해 양산에 실패하였으며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삭신이야, SR-II, 1식 미샤같은 물건도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실험용 프로토타입에 불과하여 양산되지 않았다.

한편, 일본군 해군은 해병대인 해군육전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보유한 기갑장비는 89식 중전차나 95식 경전차 하고같은 물건으로 육상전투에서는 일본군 육군과 동일한 장비를 가지고 있기에 전투력에서 차이가 나지 않지만, 해병대 특유의 작전인 상륙작전에 사용하기에는 쓸만하지 않았다. 비록 이들 전차들이 가볍긴 하지만 제대로 사용하려면 항구를 장악한 후에 수송선에서 크레인으로 하역하거나, 최소한 해안선을 장악한 다음에 대발동정 같은 물건을 써서 1-2량씩 해안선에 내려놓아야 하는데, 이러면 정작 가장 어렵고, 동시에 많은 손해를 입는 상륙전 초반의 격전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일본군 해군은 95식 경전차 하고를 기반으로 한 수륙양용전차를 1940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서 1941년에는 프로토타입을 완성했으며, 1942년에 개발을 완료하고 특2식 내화정 카미라는 이름을 붙여서 제식화에 성공, 양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4 특징

4.1 부양장치 사용

일반적인 수륙양용전차와 달리 바다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었기에 해상에서도 어느 정도의 항속거리 및 속도를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카미는 차체 전면과 후면에 각각 플로트를 장착해서 전체 형상을 소형 보트처럼 만들었다. 이런 구조는 개발하다가 패전으로 중단된 수륙양용전차 최종형인 특5식 내화정 토쿠까지 이어진다.

플로트는 강철판으로 만들어졌으며, 부력 확보를 위해 내부를 텅 비게 만들었다. 그리고 전면 플로트의 경우에는 적의 공격등으로 인해 침수가 일어나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 내부를 8구획으로 나누어서 격벽을 설치했다. 그리고 일단 상륙한 후에는 지상전의 원할한 수행을 위해서 전차 내부에서 조작을 통해 플로트를 분리시키고 전투에 돌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수상항해중에 시야확보를 위해 포탑 위에 전망탑을 설치했으며, 엔진의 원할한 흡기와 배기를 위해 후부 차체에 환기탑을 설치했다. 전망탑과 환기탑도 육지에 상륙하면 분리시킨 후 전투에 돌입하는 것으로 설계했으나, 실전에서는 종종 전망탑이나 환기탑을 붙인 채 전투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육상에서는 일반적인 전차처럼 무한궤도로 주행하고, 원본 자체가 일본군 내부에서 속도가 빠른 95식 경전차 하고이므로 도로에서 45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해상에서는 엔진을 동력으로 차체 후부에 설치된 2개의 스크류 프로펠러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는데 최고 9.5km/h의 속력, 140km의 행동반경을 가지고 있었고 전차장이 다루는 케이블에 의해 움직이는 한 쌍의 방향키로 기동이 가능했다. 그래서 일본군 기준으로는 기동력에서 불만은 별로 없었다.

4.2 방수처리

카미는 잠수함으로 운반 및 발진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수처리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차체와 포탑은 당시의 일본군 기갑차량이 자주 사용하던 리벳식 접합대신 용접으로 접합했으며, 출입구등 개구부에는 고무로 실링을 했다.

이런 조치를 통해 잠시동안이지만 차량을 밀폐한 후, 수중에 있는 잠수함으로부터 발진이 가능했다. 그리고 후속작인 특3식 내화정 카치는 방수처리를 더 철저하게 하고 내압구조까지 적용해서 최대 수심 100m에서 발진이 가능했다.

4.3 무장강화

개발기반은 95식 경전차 하고지만, 하고의 단점중 하나인 좁아터진 1인용 포탑을 적용하지 않고, 후속작인 2식 경전차 케토가 사용하는 좀 더 넓은 포탑을 사용했으며, 주포도 관통력과 위력이 향상된 1식 37mm 전차포를 사용했으며, 97식 7.7mm 주포동축기관총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하고보다는 화력을 강화하면서 좀 더 화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계획상으로만 존재하지만 해군이 운용하는 45cm 경어뢰를 차체 양측에 1발씩 총 2발을 운용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간이식이지만 어뢰정의 역할을 일부 수행할 수 있었다.

5 한계점

5.1 애증의 플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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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탈식 플로트를 적용함으로서 수상항해능력을 높였지만, 반대급부 및 설계실수로 인해 플로트를 붙인 채로는 전투에서 불리해지고, 플로트를 분리하면 수륙양용기능을 잃어버리는 진퇴양난에 몰리게 된다.

우선, 플로트의 분리는 차량 내부에서 조작을 통해 손쉽게 가능하지만, 분리한 플로트를 다시 붙이려면 기본적으로 소형 크레인이 필요하며, 그런 것이 없는 곳에서는 인력을 동원해서 낑낑거리면서 다시 들어올린 후, 정확하게 제자리를 찾아서 붙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작업은 비전투시에도 제대로 된 장비가 없다면 승무원 전원이 달라붙어도 힘들고 시간이 오래 소모되는데, 총탄이 빗발치는 전투시에는 사실상 플로트 재결합 작업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투시에 플로트는 일단 분리하면 재결합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플로트를 분리해버리면 수륙양용기능을 상실한다. 플로트가 가진 부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플로트가 없는 상태에서 바다나 호수, 강등으로 진입하면 그냥 침몰해버리며, 특히 후부 플로트에 키가 붙어있으므로 간신히 물 위에 떴다고 해도 키가 없기 때문에 전진, 후퇴, 선회가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일단 카미가 육지에 상륙한 후에 플로트를 분리해버리면, 그 때부터는 전투가 어느 정도 끝날 때까지는 그냥 육상용 전차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플로트를 붙이고 전투할 수도 없는데, 일단 전투 자체는 가능하지만 전면 플로트가 차체 전면부를 상당부분 가리기 때문에 조종수의 시야를 크게 방해하고 차체전면기관총을 사용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서 전장이 크게 늘어나는 꼴이 되므로 차체를 선회하다가 장애물이 걸리기 딱 좋고, 플로트 자체는 방탄성능이 없기 때문에 기관총탄이라도 많이 맞게 되면 피탄으로 인한 손상 때문에 부력을 상실해버리므로 그냥 고철로 전락해버린다.

전망탑과 환기탑도 육상에 상륙할 경우에는 애물단지가 된다. 일단 전망탑은 육지에서는 전차의 높이나 올려서 피탄을 더 잘당하게 하는 표적에 불과하며, 환기탑도 육상에서는 포탑의 후방사격을 방해하는 장애물 겸 엔진의 냉각성능에 지장을 주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것들을 육지에 상륙했다고 바로 떼놓는 것도 어려운데, 다시 바다에 돌아가야 할 경우에는 설령 플로트를 모두 장착한 상태라고 해도 전망탑이 없으니 전차장이 항로를 제대로 파악할 높이를 확보하지 못하는데다가 수면과 포탑 높이가 그렇게까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조금만 파도가 쳐도 차량 내부에 물이 들어가서 그냥 침몰한다. 환기탑은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서 환기탑이 없다면 약간만 수면이 거칠어져도 엔진의 흡기구에 물이 밀려들어오므로 엔진정지로 표류하게 되며, 보통은 침수가 시작되므로 바로 침몰한다.

마지막으로 플로트나 전망탑, 환기탑은 방탄성능이 없는데다가 특수부품이라서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험악한 전장에서 분리한 후에 방치하고 가면 적의 사격이나 전투중 혼란으로 인해 박살나기 딱 좋다. 게다가 플로트는 차체 내부에서 조작으로 분리가 가능한데, 분리할 때 그 지역의 땅이 울퉁불퉁하거나 바위투성이면 플로트가 지면과 충돌해서 박살나기 딱 좋으며, 특히 후부 플로트 밑에 돌출된 키가 개발살나기 딱 좋다. 이런 식으로 플로트, 전망탑, 환기탑등이 파손되거나 없어지면 다시 보급할 때까지 카미는 사실상 육상전차로만 사용해야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일본군 해군은 카미는 상륙침공작전용이므로 일단 상륙하면 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병크까지 보였다. 이런 생각이 병크인 이유는 미군이 수행한 수많은 상륙작전에서 상륙장갑차는 함대 주력과 상륙함, 상륙함과 해안을 오가는 셔틀역할을 수행하면서 일단 상륙군 제1파가 해안선에서 상륙을 시작하더라도 전장에서 부상병이나 전리품을 운반해오고, 증원군과 탄약, 물자를 해안으로 운반해가는 등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바다와 육지를 오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미가 보여준 진퇴양난은 상륙용 기갑차량으로서는 중대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물론 연합군의 DD전차의 경우, 탈착식이 아닌 전개식 부양 스크린을 사용했기 때문에 방탄 면에선 DD전차는 피탄되면 물들어와서 가라앉고 해상 기동 중 포를 쓸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도 전개가 가능했기에 카미보다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했고, 특히 원한다면 즉각적으로 플로트를 어렵게 끼워맞출 필요 없이 다시 수중으로 기동 할 수 있었다. 다만 상륙작전중에 파편쪼가리 하나만 맞아도 물이 콸콸 들어와서 그대로 가라앉는 DD전차랑 비교하는거 자체가 잘못됐다. 애초에 상륙작전이란 대체로 어머어마한 기관총사격과 대전차포를 뚫고 들어가는데 퇴각할때 플로트가 멀쩡할리가.

5.2 빈약한 무장과 장갑

비록 개발토대인 95식 경전차 하고보다는 공격력과 방어력이 향상되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군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상대방인 미군 입장에서는 향상은 있었지만 거기서 거기였다는 점이 큰 문제였다. 애초에 하고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물건이었는데, 그 물건보다 약간 나아졌다고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잡았다고 보는 것은 큰 무리다.

그리고 초기형은 아직 1식 37mm 전차포가 준비가 안된 상태였으므로 기존의 하고나 다른 일본군의 전차가 사용하던 94식 37mm 전차포나 98식 37mm 전차포를 사용했는데, 이들 물건은 1식 37mm 전차포에 비해 관통력, 위력이 떨어지고, 동축기관총을 장비할 수 없으므로 플로트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사용가능한 기관총이 없다는 엽기적인 상황에 몰리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초기형은 전투능력이 더 떨어진다.

여기에 더해서 해상에서 대포를 사용할 예정이면서도, 주포안정화장치 따위는 적용하지 않았다. 원래 해상에서는 배가 파도등의 이유로 인해 항상 조금씩 흔들리므로 육상용 조준기만 사용하면 근거리가 아닌 이상 목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미국은 상륙장갑차에 스튜어트 전차의 포탑을 이식한 화력강화형을 만들 때 해당 전차포탑에 함포가 사용하는 주포안정화장치를 적용했다. 따라서 해상에서 사격전이 벌어질 경우 카미는 자기가 쏘는 포탄은 상당수가 빗나가는데, 적의 포탄은 정확하게 날아온다는 엿같은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그나마 공격력은 향상되었지만, 방어력은 전혀 올라가지 않았다. 애초에 6 - 12mm라는 장갑은 근거리에서 M1 개런드같은 제식 소총에게 전면장갑이 관통될 정도로 약한 장갑이므로 실전에서는 M2 중기관총에게 벌집이 되는 등의 안습한 사태가 나기 딱 좋다. 플로트는 방탄능력이 없으므로 증가장갑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덕분에 역시 장갑이 빈약하며, 중기관총 정도만 무장으로 사용하는 병력수송용 상륙장갑차에게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5.3 불필요한 특수장비

계획상으로 끝났지만, 카미는 해군용 45cm 경어뢰 2발을 장착할 수 있다. 게다가 어뢰 무장은 비록 계속 계획상으로만 남았지만 최후의 형태인 특5식 내화정 토쿠까지 이어지게 된다.

일단, 이론상으로는 어뢰 무장은 그럴듯해 보인다. 어뢰정과 잠수정 대용으로 어뢰를 탑재하고 적에게 접근해서 어뢰를 날리면 잘 하면 적의 수상함 1척 정도는 잡을 수 있으며, 설령 이 쪽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수륙양용전차 1대니 가성비면에서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서류상에서만 그럴 듯할 뿐이다.

  • 물 위를 고속으로 항진하는 어뢰정이나 잠수 상태에서 은밀하게 접근이 가능한 잠수정과는 달리 수상항해를 하면서도 9.5km/h라는 느린 속도로 항해하는 카미가 적에게 들키지 않고 어뢰의 유효사정거리까지 접근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실제로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들켜서 집중사격을 맞고 카미가 침몰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 어뢰정이나 잠수정도 구축함같은 호위세력에게 심심치 않게 들켜서 공격을 받으며, 어뢰정은 속도로, 잠수정은 잠항능력으로 빠져나가려고 해도 그렇지 못하는 안습한 처지에 몰리는 경우가 많은데, 앞서 언급했듯이 느려터진 속도로 접근하는 카미가 이런 공격을 빠져나간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렇다고 대응사격으로 돌파하자니, 37mm 전차포라는 빈약한 화력으로는 어뢰정이나 잠수정조차도 쓰러뜨릴 수 없으므로 무리다.
  • 그나마 어뢰정이나 잠수정도 빈약하나마 방어력이 있다. 그러나 카미는 제식 소총탄에 전면장갑이 관통될 수 있을 수준으로 장갑이 얇고, 수상항해도 파도가 조금만 거칠어져도 못할 정도로 불안하다. 이렇게 되면 굳이 대포나 폭뢰같은 것을 쓰지 않더라도 중기관총의 사격이라던가, 함재기에서 기총소사만 해도 카미는 순식간에 구멍투성이로 전락해서 바다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적의 정찰부대만 만나도 카미는 그냥 죽는다.
  • 천운으로 목표를 어뢰의 유효사정거리에 놓더라도, 이번에는 어뢰를 발사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안그래도 작은 선체에는 과잉한 크기의 무장인 어뢰를 달았기 때문에 어뢰를 발사하는 순간 선체가 크게 흔들리고 부력에 큰 변동이 발생하므로 조준선이 흐트러지는 것은 기본이며, 심하면 침몰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뢰의 명중률 따위는 저 멀리로 사라진다. 따라서 어뢰를 제대로 날리려면 목표에 초근접해서 2발을 동시에 사격해야 하며, 성공적으로 어뢰를 날리더라도 카미가 발사 충격으로 뒤집어진다던지 할 수 있으며, 적의 대응사격을 코 앞에서 정확하게 맞기 때문에 살아남기 힘들다.
  • 어뢰라는 무장 자체가 화약 + 연료 덩어리나 마찬가지며, 특히 일본의 산소어뢰는 순산소 + 화약 + 연료이므로 위험성이 더 높다. 이런 어뢰를 차체 측면에 어뢰 자체를 노출한 상태로 장착할 경우 유폭 위험성이 엄청나게 올라간다. 재수없다면 소총탄 1발이 어뢰에 명중했다는 사소한 이유만으로도 카미가 고철조각으로 분해될 정도의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어뢰라는 민감한 물건을 이렇게 불안정한 수상항해능력을 가진 물건에 노출식으로 장착할 경우 정작 어뢰를 사격할 위치까지 이동했는데 어뢰가 망가져서 발사버튼을 눌렀는데 불발, 지발, 유폭이 발생할 수 있다. 역시 이럴 경우에는 그냥 끝이라고 보면 된다.

덕분에 실제로 어뢰를 장착가능하지만 패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실전에서 일본군의 수륙양용전차가 어뢰를 탑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실전에는 사용하지도 않는 쓸데없는 기능을 넣느라고 개발계획이 지연되고 양산에도 지장을 주는 행동은 앞서 말했듯이 최종형까지 이어진다.

5.4 시기도 놓치고 수량도 안습

카미가 양산되기 시작한 1942년은 이미 일본군에게 좋은 시절은 다 끝나가고 있던 시기였고, 일본군 해군의 해군육전대도 공격적인 상륙작전보다는 각지의 섬을 지키는 방어작전에 투입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된 카미는 그냥 육상전차로서 남양군도나 네덜란드령 동인도 등 일본군이 점령한 지역의 방어용으로 배치되었는데, 이런 임무에서는 수륙양용기능은 그냥 쓸모없고, 육상전투에서는 약한 장갑이라는 문제점이 더 드러나는 등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카미는 수륙양용기능을 가지고 있고, 내부 구조가 복잡한데다가 방수처리까지 해야 했으므로 양산공정이 완전 수공업으로 이루어지므로 대량생산이 매우 어려웠다. 여기에 부품도 다른 전차와 호환되지 않는 특제가 필요하므로 일일히 다 만들어야 하는 부작용까지 겹치자, 가장 많이 기록된 생산수량이 184대라는 안습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런 수량으로서는 원래 목적인 상륙작전용으로 사용하기에도 모자란다.

따라서 특수제작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 녀석이 수량도 한줌인데 정작 필요한 시기까지 놓쳤다는 안습함이 강조된다.

6 실전

사이판 전투에서 10대가 배치된 것이 카미의 최초 전투로 기록된다. 이 때의 카미는 수륙양용성능을 발휘할 필요가 없으므로 플로트와 전망탑, 환기탑을 제거한 육상용 전차로 사용되었다. 보통 카미는 빈약한 장갑과 약한 화력으로 인해 땅 속에 반쯤 묻혀서 고정포대겸 토치카로 사용되었으면 다른 일본군 전차처럼 특별한 전과는 거두지 못하고 전투에서 파괴되었다.

레이테 만 해전이 미국 승리로 끝난 후에 필리핀 탈환전이 시작된 상황에서 랄프 줌브로 (Ralph Zumbro)가 쓴 책인 탱크 에이스 (Tank Aces)에서는 카미와 미국의 수륙양용장갑차인 LVT-1과의 교전이 발생해서 카미가 격파되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전투는 수륙양용기갑차량끼리 벌인 유일한 실전사례다. 그리고 LVT-1는 카미처럼 장갑이 빈약한 물건이었다.

7 잔존차량

러시아의 모스크바에 있는 쿠빈카 박물관에 카미 1대가 플로트 및 전망탑, 환기탑을 장착한 채 전시중인데, 이 차량은 쿠릴 열도에 배치된 일본군 수비대로부터 노획한 물건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과거 일본이 위임통치령으로 점령중이던 섬에 카미의 잔해가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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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25mm 기관포를 플로트안에 장비한 자주대공포형이 남아있다. 아마 야지에서 개조했을 확률이 높다.

8 후계자

카미의 뒤를 이어서 일본은 계속 수륙양용전차를 개발했다. 하지만 카미 이후에는 실전에 투입하지 못했으며, 어뢰무장같은 쓸데없는 무장을 고집하는데다가 프로토타입도 완성하지 못하거나 양산이라는 말이 무색할 수준의 소량만 양산되었다.

  • 특 3식 내화정 카치 - 1식 중(中)전차 치헤를 기반으로 카미를 대형화한 차량. 47mm 전차포탑을 탑재하고, 방어력도 일부 구획은 50mm까지 늘렸다. 그러나 여전히 플로트를 사용하는데다가 생산량이 19대에 불과해서 전력이 되지 못했다.
  • 특 4식 내화정 카츠 - 카미와는 달리 병력수송용 수륙양용장갑차로 개발되었다. 13mm 중기관총 2정의 무장에 전면만 10mm의 방어가 가능한 물건이지만, 플로트를 사용하지 않고 차체가 배 모양이므로 미국의 상륙장갑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던 물건이었다. 그러나 18대만 생산되었으며, 가장 많은 수량을 기록한 문헌도 50량이 고작이라 전력이 되지 못했다. 특이하게도 잠수함에서 띄울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예 상륙해서 지상전까지 하겠다고 98식 중박격포를 장착하려했다. 그러다가 전쟁 후기엔 450mm 어뢰 2기를 탑재할 수 있었는데, 이를 이용해서 잠수함에서 발진해서 적 함대를 공격한다는 말도 안되는 특공 작전이 기획되었다(...).
  • 특5식 내화정 토쿠 - 특3식 내화정 카치를 개량해서 무장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 차량. 선회포탑에는 25mm 기관포를 탑재하고, 차체에 47mm 주포를 탑재한 다포탑 전차같은 물건이다. 여전히 플로트를 사용하지만 차체전면주포를 사용하기 위해 전면 플로트의 높이가 낮아졌으므로 조종수의 시야가 개선되었다. 하지만 패전시까지 개발도 끝나지 않아서 프로토타입도 완성되지 못했다.

9 평가

착상은 좋았으나 주인도 잘못 만난데다가 시기를 맞추지 못했고, 수량도 적었다는 안습한 차량이다.

수륙양용전차를 다른 국가도 생각해보고 연구해서 만든 사례는 많다. 그러나 일본처럼 본격적으로 바다에서 사용할 용도로 만든 것이 아니라 하천, 늪지대, 호수등을 건널 용도로 만든 물건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착상 자체는 훌륭했다.

하지만 어뢰장착기능등 쓸데없는 기능을 연구 및 적용했고, 개발시작시기도 늦은데다가 양산시기는 더 늦어서 막상 카미가 양산후 배치될 시점에서는 일본군이 더 이상 이런 종류의 물건이 필요한 때가 아니었다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복잡한 내부구조와 특제 부품으로 인해 생산량도 제2차 세계대전 기준에서는 한 줌도 안되는 180여량이라는 악재의 연속이 발생했다. 게다가 플로트등의 설계약점이 발생했으며, 화력과 장갑도 미국의 장갑차량보다 약한 관계로 인해 실전에서는 제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한데다가 미군의 상륙장갑차에게 격파당하기까지 하는 등 카미는 안습한 길을 걸었다.

이런 점은 전시설계(戰時設計)의 한계점이 많이 작용했으므로 조금 더 시간과 비용을 주었다면 개선가능할 수도 있었으나변명은 죄악이라는걸 모르나!, 문제는 카미를 개발한 주인이 돈도없고 기술도 없고 야전에서 뭔가를 하려고 해도 신성한 덴노 헤이카의 물건에 손대지 말라고 막아버리던 일본군이었다는 점 때문에 실제로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카미는 많은 가능성을 가진 물건이었으나 안습하게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10 미디어 등장

10.1 게임

웹게임 함대 컬렉션에서 장비로 등장한다. 여기서 일본군 장비는 버프를 받고 있기에 이런 안습한 물건이라도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수능력으로 일부 육상기지 형태의 적에게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다.

10.2 모형화

드래곤 모델 제품. 35 스케일은 일본 해군 사양(플로트 없음)과 육군 후기형(플로트 동봉판) 두 제품, 72 스케일은 해군 사양 둘(플로트 없는 버전과 플로트 있는 버전), 육군 후기형(플로트 있는 버전)으로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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