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포탑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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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하게 격파당한 7TPT-35)
"자네들은 왜 전차에다 백화점[1]을 차리려고 하나?"
- 이오시프 스탈린 신형 다포탑 전차의 목업모델을 보고

(출처-Armored Champion: The Top Tanks of World War II)

1 개요

말 그대로 전차의 포탑이 2기 이상인 전차를 말한다. 하위 항목으로는 진짜로 포탑이 2개 이상인 다포탑 전차와 포탑은 하나지만 대포를 2기 이상 탑재한 다주포 전차가 있다. 양자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다주포 전차라는 말이 제대로 통용되지 않는 말이라 보통은 다포탑 전차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곳에 병기한다. 다보탑 전차?[2]

엄밀히 말하자면, 다포탑 전차는 객관적인 기계 디자인적 용어라기보다는 밀덕적인 용어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전차는 다양한 무장을 갖추고 있으므로 단어의 원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다포탑 전차와 현용 전차의 구분마저도 모호하다. 기관총 정도는 현용 전차도 다 다는 것인데 그걸 굳이 포탑 형태로 다느냐 구경에 차이가 있느냐를 가지고 따지는 것은 원론적으로는 의미가 없다.[3]

그렇다고 다양한 형태의 다포탑 전차들을 모두 하나로 묶을 만한 어떤 기술적 공감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포탑 전차로 묶이는 전차들 역시 따지고 보면 각각의 디자인은 그 구조와 발상이 매우 다양하다. 즉, 다포탑 전차라는 부류가 실제로 있다기보다는 그냥 '무기를 여러 개 달아야 하니까 달아 봤는데, 밸런스가 나빠서 망해 버린 디자인'(...)을 한데 묶어서 부르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다포탑 전차는 단지 현대전주력전차로 이어지지 못하고 실패한 형태전차 디자인 중 일부를 밀덕적인 관점에서 싸잡아서 부르는 분류에 가깝다.

2 개발 사유

원래 최초의 전차인 Mk 시리즈부터 주포를 2문 이상 탑재하는 다주포 전차였으며, 이런 전차를 보고 만든 프랑스독일의 전차들도 대부분 다주포 전차였다. 이렇게 다주포가 된 이유는 당시의 무한궤도나 현가 장치의 수준이 상당히 낮아서 선회가 어려웠기 때문에 "선회가 안 된다면 주포를 여러 곳에 박으면 되지!" 식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이탈리아의 전차 중에는 차체의 모든 방향에 포와 기관총이 달린 괴악한 물건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초기의 전차가 더욱 둔중해지고 전차 승무원도 더 많이 필요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데다가, 이미 전차란 물건이 나오기 전인 1914년에 롤스로이드 장갑차는 당당하게 선회 포탑을 장비하고 있었으므로 그냥 삽질만 한 셈이 되었다(...). 영어 위키백과 롤스로이스 장갑차 항목 따라서 프랑스의 명작 르노 FT-17 이 등장하여 전차의 기본 개념을 잡아 준 이후에는 대부분의 전차들이 주포 1문을 선회포탑에 장착한 일반적인 형태로 제작된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제2차 세계대전사이의 전간기에는 아직 전차가 발달 단계에 있었던지라 단순 무식한 생각인 "주포가 많으니까 탱크도 세지겠지?" 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으며, 이에 따라 다포탑 전차와 다주포 전차가 소량이나마 계속 개발되게 되었다. 이 시기의 개발의 유행은 다포탑 전차에 치중했는데, 그 이유는 적어도 포탑 안에 무기가 장착되어야 차체를 돌리지 않고도 적에게 사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주포 전차는 상대적으로 개발된 사례도 드물고, 종류도 몇 개 안 된다.

이런 결과로 탄생한 다포탑 전차와 다주포 전차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 실제로 전장에 투입되자마자 들인 비용이나 노력에 비해 매우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주고 바로 도태된다. 기술력이 부족하다던지 혹은 대구경 주포를 선회 포탑에 장착한 경험이 없다던지 하는 이유로 인해 땜빵하려고 대충 주포를 붙인 M3 리 같은 전차도 대전 기간중에 생산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땜빵이라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곧 퇴물이 된다. 다만, M3 리는 원래 개발 목적이 신형 전차가 올 때까지 전선을 지키는 소방수 역할이었고 다포탑 전차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지만 그래도 셔먼이 올 때까지 북아프리카 전선을 지탱해 줬다. 덕분에 프랑스의 샤르 B1 bis와 함께 역사상 단 둘뿐인 실패하지 않은 다포탑 전차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현실에서의 실적은 매우 안습하고 군사적으로도 별로 실용성이 없지만 비슷한 처지인 이족보행병기초중전차처럼 외형적으로는 굉장히 멋있고 세보이기 때문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같은 곳에선 곧잘 나오곤 한다.

3 종류

3.1 다포탑 전차


  • 주포탑 1기와 부포탑 다수형 - 가장 일반적인 다포탑 전차. 부포탑에는 소형 대전차포기관총이 장착된다. T-35가 대표적인 형태다. 이 형태로는 SMK, T-28, T-100등이 있다.

  • 동일포탑 2기 이상 장착형 - 대전 전간기에 생산된 경전차 중 일부에 채택된 형태. 보통 기관총이나 기관포가 달린 동일한 포탑 2기를 장착한다. 7TP의 초기형인 2포탑형이 대표적 형태다.

3.2 다주포 전차


랜드 레이더[4]

  • 무포탑형 - 차체에 모든 주포가 장착되는 형태. 1차 대전을 끝으로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일단 차체에 고정된 전투실이 있는 구축전차보다 효율이 안 좋기 때문이다. Mk 시리즈가 대표적인 형태다. 예외로 냉전 시기 서독에서는 동독소련에 비해 절대 열세에 놓여있는 기갑전력의 극복을 위해 현용 전차의 주포 2문을 고정 전투실에 달은 VT 전차를 만들었다.[5]

  • 차체 주포와 부포탑형 - 말 그대로 차체에 주포가 달리고, 부포는 포탑 형태로 운용하는 형태. 보통 기술력이 낮거나 대구경 주포를 선회 포탑에 장착한 선례가 없을 때 땜빵으로 만들어진다. 당연히 땜빵이므로 제대로 된 전차가 만들어지면 퇴역이나 2선급 무기가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진 형태다. M3 리, 샤르 B1 bis가 대표적인 형태다.

  • 주포탑과 차체 부포형 - 포탑에 주포가 있고, 별도로 차체에 부포가 달리는 형태. 일반적인 전차에 차체용 부포가 달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이 경우 부포는 근접하는 보병이나 주포를 사용하기 뭣한 경장갑 목표를 공격한다. 하지만 차체 기관총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량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주로 영국의 처칠 같은 보병전차 중 특수형이나 일본군의 미완성 전차인 치리가 대표적인 형태다.

  • 단일 포탑에 주포와 부포를 병행 탑재형 - 말 그대로 포탑에 주포와 부포가 동시에 장착되는 형태. 부포는 주포를 사용하기 뭣한 목표용으로 사용한다. 차체에 따로 부포가 달린 형태에 비해 전투 효율이 높지만 좁은 포탑 내부 상황을 감안한다면 전투 효율이 크게 떨어지므로 차라리 부포를 제거하는 편이 더 낫기 때문에 제식으로 대량 생산되지는 않고 초기형에 한해서 한번 부포를 달아 보는 형태로 나오는 것이 압도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마우스가 있다.

  • 단일 포탑에 동일한 주포를 2기 이상 장착형 - 보통 다주포 전차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형태다. 그래서 특별하게도 쌍포전차라는 별명도 붙는다. 하지만 좁은 전차 포탑에 2기 이상의 주포를 동시 장착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데다가 조작원도 많이 필요해서 실질적으로 이 방식을 채택한 전차는 없다시피 하다.[6] 그래서 대표적인 사례는 시제품조차 안만들어진 란트크로이쳐 라테뿐. 대신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61식 전차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의 초중전차 계열의 유닛등에서 볼 수 있다. 이렇게 포탑에 주포를 2기 이상 장착한 경우는 과거에는 전함에서 자주 볼 수 있었고 현재는 자주대공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자주대공포의 경우 상대인 헬기나 항공기가 튼튼하다 한들 전차에 비하면 훨신 경장갑이므로[7] 한발 한발의 화력보다 연사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2~4문 정도의 기관포를 포탑에 달아서 사용한다.

4 성공사례

사실 전차에 보조 무장이나 특수 장비가 붙는 사례는 적지 않다. 구세대의 다포탑 전차 / 다주포 전차와 이런 사례가 다른 점은 이러한 보조 무장을 어디까지나 '보조'로 한정하고, '주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장착한다'는 점에 충실한 것이다. 즉 전차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인 적 전차와의 교전이라는 목표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보조 무장을 고려하는 것이다.

  • 박격포 등의 보조 무장 탑재형 - 이스라엘군메르카바 전차는 60mm 박격포를 달았는데, 이는 보병이나 게릴라 대응용이다. 이런 식으로 근접하는 보병이나 경장갑 목표를 공격할 셈으로 대인 지뢰를 투척하는 장비가 독일군의 전차에도 장착된 적이 있다. 이런 종류의 무기는 보조 무장이며, 주포의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다.
  • 동축 기관포 탑재형 : AMX-30처럼 전차의 포탑에 장착되는 동축 기관총 대신 동축 기관포를 장착하는 경우가 있다. 동축 기관총의 확대형으로 간주된다.
  • 대공 기관포 탑재형 : 슬로바키아의 T-72 모데르나[8]MBT-70처럼 전차장 큐폴라에 장착되는 대공 기관총 대신 대공 기관포를 단 전차가 있다. 대공 기관총의 확대형으로 간주된다.
  • 큐폴라 겸용 총탑 탑재형 : M60 패튼처럼 전차장 큐폴라 대신 큐폴라를 겸하는 총탑을 주포탑 위에 장비한 전차가 있다. 큐폴라와 대공기관총을 일체화한 형태로 간주된다.
  • 대전차 미사일 탑재형 - 구 소련제 전차처럼 전차의 공격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주포로 발사하거나 포탑 외부에 대전차 미사일을 추가로 장착하는 전차가 있다. 특별한 전차 포탄이거나 보조 무장으로 간주된다.
  • 대공 미사일 탑재형 - 전차의 천적인 공격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포로 발사하거나 포탑 외부에 대공 미사일을 추가로 장착하는 전차가 있다. 보조 무장으로 간주된다.
  • 탱크 데산트 - 보병을 전차 위에 탑승시킨 후 함께 적 진지로 돌입해서 탑재한 보병을 적을 제압하는 기관총탑 대용으로 사용하는 전술이다. 보조 무장(?)으로 간주된다. 덤으로 훌륭한 방어막도 갖추고 있다.

5 장점

  • 화력이 강하다. 일단 주포가 2기 이상이므로 단순한 계산으로는 화력이 2배가 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관통력 등의 문제로 인해 화력이 2배가 되지는 않지만, 최소한 어느 정도 화력이 늘어나긴 한다.
  • 동시에 여러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일부 다주포 전차를 제외한 나머지는 동시에 다른 목표를 조준하고 동시 공격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점을 이용해서 단일 목표에 화력을 집중하는 방식도 사용이 가능하다.
  • 멋있다(...). 사실상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이런 이유로 인해 군사 퍼레이드에 참여해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보면 멋있기보단 괴상하기만 하다
  • 시가지와 같은 곳에서 대응력이 높아진다. 문서 상단에도 표기가 되어 있기는 한데, 전차의 선회에 제한이 걸릴 수 있는 시가지에서는 특히 전차의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그걸 대비하여 포가 설치되어 있다면 주포 방향을 돌릴 때까지 시간을 벌 수도 있다.[9]

6 단점

  • 다량의 화기를 탑재하고,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의 장갑이 추가되기 때문에 크기가 커지고 무게가 무거워져 험지 주행이 어려워지고 속도가 느려진다.
  • 장갑을 두를 곳이 너무 많은데 반해서 엔진 출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충분한 장갑을 두르기 어렵다. 때문에 간혹 체급이 작은 경전차에게 당하기도 한다.
  • 탑승 인원이 지나치게 많아진다. 주포 1기마다 최소한 포수 1명은 배치해야 하고 제대로 사용하려면 주포 1기당 포수 1명, 탄약수 1명은 붙어야 하므로 일반적인 전차의 인원 구성인 5명을 훌쩍 넘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른 일반형 전차 2-3대를 운용할 인원이 단 1대의 다포탑 전차에 배속되므로 인원이 부족해지는 데다가, 다포탑 전차가 격파당하면 인명 손실도 크게 증가한다.
  • 포탄 탑재량이 크게 줄어든다. 안그래도 좁은 전차 내부에 다량의 화기까지 들어차고 이를 사용할 승무원까지 늘어나니 여유 공간이 좁아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다포탑 전차와 다주포 전차는 주포와 부포로 전차포를 세분화해서 서로 다른 탄약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각각의 포탄을 다 구비해야 하므로 포탄이 더 부족하게 된다.
  • 2개 이상의 포탑 상호간의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 때문에 포를 한 번 쏘려 해도 포탑끼리 번거롭게 방향 조절을 해야 한다. 그냥 마구 쏘아대면 발사시 후폭풍 때문에 다른 포탑의 조준을 방해하고 시야를 가리며, 경우에 따라서는 포탑끼리 간섭 현상이 발생해서 포탑 회전이 안되는 등 악영향을 끼친다. 도대체 어쩌라고
  • 지휘 계통이 심각하게 복잡해진다. 제대로 된 무전 설비와 내부 통화 시스템이 없으면 전차장 1명이 전차 전체를 지휘하기 힘들어진다. 게다가 소련 같은 경우에는 10인 이상의 승무원이 필요한 병기에는 무조건 정치장교를 배속하는데, 이렇게 되면 명령 체계가 2개가 되어 버리므로 말 그대로 전차가 산으로 간다.
  • 이동하는 목표에 대한 화력 집중이 어렵다. 고정된 목표라면 거리를 잘 잡고 차체를 잘 회전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화력을 제대로 집중할 수 있지만, 상대가 움직인다면 둔중한 다포탑 전차나 다주포 전차가 제대로 움직이기도 전에 사각지대로 피한 후 미처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다포탑 전차나 다주포 전차에게 손쉽게 일격을 먹는 꼴이 난다. 게다가 다포탑 전차는 포탑간의 간섭 현상으로 인해 하방 사격이 안되며, 근접한 적을 사격 가능한 물건이 부포탑의 부포 1문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서 더욱 심각해진다.
  • 단일한 선회 포탑에 2기 이상의 주포를 장착할 경우, 같은 무게의 일반 전차보다 주포의 구경이 줄어들고 약한 주포를 사용해야 한다. 안 그래도 좁은 포탑 내부에 2기 넘게 장착하는 것이니 당연히 포탑의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 동급의 일반 전차와 같은 종류의 강력한 주포를 달면 포탑이 무지막지하게 커져야 한다.[10] 전자의 경우 위력이 약해서 적 전차를 격파할 수 없는 전차포는 사실상 존재 의미가 사라지므로 전자와 같은 형태로 만들면 안 된다. 후자의 경우에는 피탄 확률이 크게 높아지고 대폭적인 중량 증가 및 발사 속도 저하, 승무원의 혹사 등으로 인해 투자한 것에 비해 실질적인 전투력 상승은 낮다.
  • 일부 다주포 전차 한정으로 명중률이 크게 떨어진다. 예를 들면 주포 2기를 너무 가깝게 붙인 상태에서 동시에 발사하면 포탄들이 날아가면서 서로에게 간섭 현상을 일으켜 엉뚱한 쪽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주포를 차체의 한쪽 측면에 치우치게 달아 놓으면 발포시 차체에 충격이 불균등하게 퍼지기 때문에 명중률이 떨어지고 차체에 무리가 간다. 이런 문제는 이미 전함이나 순양함이 3연장 주포탑을 도입할 때도 겪은 문제이며, 동시 발사시 각각의 주포를 몇 분의 1초정도 지연 발사를 하거나 포탑을 크게 늘려서 각 주포 간의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전차는 함선과는 달리 그렇게 할 여유 공간도 없고 발사 속도를 조정할 부가 장치를 달기 힘들기 때문에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했다.

7 평가

결국 다포탑 전차나 다주포 전차는 '적 장갑 차량을 격파하면서 자신은 격파당하지 않고 버틴다'는 현대 전차전의 기본 원칙이 확립되기 이전인 전차라는 게 쓸모 있어 보여서 만들어 놓긴 했지만 용도가 확실하지 않던 시절에 등장한 과도기적 실패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포탑 전차의 효용성을 찾아본다면 적의 보병 부대처럼 장갑이 약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데는 편리하다는 정도인데, 이미 2차 대전 초기에 벌써 총류탄대전차 소총이 보병들에게 지급되었으며 중기를 넘어가면 바주카 같은 제대로 된 대전차 병기가 대량으로 생산 및 보급되었으므로 이런 무기 앞에서는 다포탑 전차건 다주포 전차건 밥으로 전락한다. 애초에 다포탑 전차의 주포나 부포가 구경이 커지고 수량이 많아진 이유도 기관총만으로는 알보병 잡기도 힘들어서 제대로 된 대포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보병이 참호은엄폐한 상태거나 벙커에 들어간 상태라면 상당히 강력한 대포가 아니면 이빨도 안 박히므로 이런 목적에서도 다포탑 전차는 불리하다.

게다가 다포탑 전차나 다주포 전차는 앞서 언급한 단점인 중량 증가와 장갑 부실로 인해 동등한 중량을 가진다는 전제를 걸면 일반적인 전차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일반적인 전차는 방어에 충분할 수준의 두꺼운 장갑을 가질 수 있으며 주포도 강력한 것을 달면서 동시에 기동력을 갉아먹지 않는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 덕분에 정비 편의성이나 신뢰성도 더 높아진다.

스탈린 같은 군인이 아닌 사람조차 다포탑 전차에 대해 '전차에 백화점이라도 차릴 거냐'라고 비웃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간지는 나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굳이 다포탑 전차가 실용성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본다면 포의 관통력이 구경 및 질량에 구애받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무기가 개발되어 일반적인 전차에도 얼마든지 달아 줄 수 있게 되는 경우 정도이다. 그런 기술이 나오면 전차의 존재 의의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도 잊으면 안 된다[11][12]

8 효율적인 경우

ZSU-23-4 쉴카게파트, 퉁구스카, 비호 등의 대부분의 자주대공포는 다주포 전차처럼 포탑에 주포를 2개 이상 달아서 사용한다.

위에 설명한 막대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적이 전차가 아니라 비행기이기 때문이다. 방어력의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비행기를 상대로 23mm~30mm급 기관포를 맞추기만 하면 웬만한 항공기는 최소한 전투 지속이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가할 수 있는데[13] 고속으로 움직이는 비행기를 일단 맞추려면 순간적으로 대량의 포탄을 퍼부어야 한다. 당연히 기관포 하나로는 발사속도가 모자라므로 2개 이상의 기관포를 달아 놓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전차가 아니다. 간혹 차체가 전차의 것이기 때문에 대공전차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나, 적 전차와 직접 교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차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다주포 전차가 쓸모가 있기는 한데 '대공용으로만' 쓸모가 있었다는 것이다.

자주포인 Koalitsiya-SV에도 쌍열 주포가 장착된다. 그러나 이쪽도 역시 전방에서 전차처럼 싸우는게 아니라 후방에서 화력 지원을 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일단 연사 속도를 높이는게 유리해서 쌍열 컨셉을 갖게 된 것이다. 그나마도 양산은 단일포 모델인 Koalitsiya-SV-O만 할 예정이다.

9 전차 목록

9.1 다포탑 전차

  • 차르 탱크
  • 비커스 Mk. E - A형 한정. B형은 47mm 포를 장착한 단일 포탑형이다.
  • 7TP - 7TPdw 한정. 주력인 7TPjw 형은 37mm 보포스 대전차포를 단일 포탑에 장착했다.
  • T-26 - 초기형(T-26 obr.31 시리즈) 한정. 초기에는 2포탑 형태에 기관총 2정 또는 37mm 포와 기관총 1정을 장착했다. 이후 개량형들(T-26 obr.33/39)에서는 45mm 대전차포를 장착한 단일 포탑 형태로 통일.
  • T-28
  • SMK - KV-1 항목 참조.
  • T-100 - KV-1 항목 참조. 참고로 이 전차는 훗날 SU-100Y라는 이름의 자주포로 개조되었다.
  • T-35
  • M6 중전차 - T1시절 초기형 한정으로 75mm와 37mm가 따로 구동되는 포탑을 탑재.
  • Neubaufahrzeug (NbFz PzKpfw VI,NbFz PzKpfw V)
  • 95식 중전차
  • 100식 전차
  • M2 경전차 - M2A2, M2A3 한정.
  • 2C - FCM 2C라고도 불리는 프랑스 초중전차

9.2 다주포 전차

10 매체

  • 건쉽 배틀 - 중간보스급 전차들의 대부분이 포탑을 4~5대씩 달고 있으며, 보스의 경우에는 아예 전함 이상의 갯수의 포탑이 달려있다.
  • 메탈 맥스 시리즈 - 초기부터, 또는 개조에 따라 대포를 여럿 달 수 있는 전차가 다수 나온다.
  • 배틀테크 - 각종 전차들. 시대가 23세기서부터 32세기까지의 먼 미래여서 기술력이 크게 발전했기에 다포탑 전차를 만들어도 충분한 전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작 중 설정. 왠만한 전차들은 주포 말고도 미사일이나 레이저포 같은 다른 무장들은 꼭 가지고 있으며 2연장, 3연장, 4연장 주포도 흔한 편이다.
상대 국가인 갈리아 공국이 쓰는 전차가 대부분 고기동 소형화에 집중한 경전차인 데 비해 제국은 고기동 고화력 중전차가 대부분이라 전차를 전쟁 초기엔 갈리아군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 세계관의 국가들이 제국군에 대항해 매복 기습을 위한 소형 전차에 집중하는 반면 제국군은 또 이것에 대항해서 전차의 장갑을 강화하는 바람에 사실상 전차전으론 주위 국가들보다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플래닛사이드 2 - 테란 공화국의 MBT인 프라우러가 단일 포탑에 주포를 두개 탑재한 다주포 전차의 형태다. 덕분에 발당 데미지는 가장 낮지만 두발 모두 명중시켰을 때의 데미지는 MBT 중 최강.
3국 공용 경전차인 라이트닝은 스카이가드라는 대공포를 장착할 경우 4연장 주포를 사용하지만 사실상 기관포에 가까운 물건이다.
  • Earth Universe 시리즈 - 유라시아 왕조(Eurasian Dynasty; ED)의 기갑 전력에서 쌍포를 장착한 전차들이 주력을 이루고 있다. 현실과 달리 단일포탑 전차에 비해 페널티 같은 건 전혀 없고 오로지 화력이 업그레이드될 뿐(...). 2140 확장팩 한정으로 아예 포신 3개(!)를 장착한 초중전차도 등장한다.
이 동네에서는 외계인들의 전차를 빼면 오히려 다포탑 전차가 아닌 것을 찾기가 어렵다. 설정상 온갖 괴상한 존재들이 사방팔방에서 불쑥불쑥 떼거지(...)로 몰려와서 주포 하나와 기관총 하나 정도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력 기관이 포와 장갑을 전부 감당할 만큼 받쳐 주기에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허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2연장 주포 포탑 2개와 부포들이 빼곡히 달린 40k판 백화점 진정한 다포탑 전차인 스톰해머는 이 세계관을 기준으로도 설계가 비효율적이라고(...) 평가되면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1. 백화점은 지금도 그렇듯, 그 당시에도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통했다. 스탈린이 얼마나 싫어했는지 알 만하다. 스탈린은 다포탑 전차인 T-28이나 T-35를 매우 싫어했다. 그리고 그러한 다포탑 전차들이 실전에서 완벽한 실패작으로 판명된 걸 보면 비록 스탈린이 전술, 전략적으로 문제 있을지라도히틀러의 문제에 비하면 장난 무기를 보는 눈 하나는 있던 모양이다.
  2. <밀리터리 실패열전> 1권에서 실제로 이 드립을 써먹었다.
  3. 이렇게 따지면 초기형에 기관총탑이 붙어있던 M48 패튼역시 다포탑 전차가 된다!
  4. 농담으로 밑줄쳤지만 실제로 랜드 레이더의 모티브다.
  5. VT 1-1은 105mm 2문, VT 1-2는 120mm 2문. 구축전차처럼 매복에 치중하는 게 아니라 유사시 독일 평원을 돌격하며 포를 쏠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본격 현대에 재림한 돌격포(...).
  6. 2기의 주포를 장착할 바에야 더 크고 강력한 주포 1기를 다는 게 훨씬 더 낫다. 현실의 전차전은 게임처럼 여러 번 때린다고 데미지가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한발 한발이 관통(=격파)이거나 아니거나. 그리고 주포 구경이 늘어나면 관통력뿐만 아니라 사거리도 늘어난다. 같은 체급의 중전차일 경우 다주포 전차가 일반 전차한테 100% 진다. 이러니 현실에선 시도조차 되지 않은 게 당연하다.
  7. 일반적인 전투기는 물론이고 방어력이 뛰어나다는 A-10이나 아파치 헬기라 할지라도 전차에 비해 한참 경장갑이다. 저런 기체의 방어력이 높다 높다 하지만 그 높다는 방어력은 기것해야 대공 기관포에 몇발 맞아도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전차처럼 그 방어력을 믿고 대공포를 맞아주면서 작전을 지속 할 수 있는게 아니다.
  8. 20mm 오리콘 기관포 두문 또는 30mm 기관포 한문을 장비한 버전이 있다.
  9. 시가지에서는 포신이 건물과 같은 갖은 장애물에 선회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황이 잦고, 기껏 돌렸더니 장애물 때문에 포신이 망가져서 쏠 수 없게 된다던가 하는 경우도 많다.
  10. 복수의 포탑을 설치하더라도, 엔진이 감당할 수 있는 총 중량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각각의 포탑 및 주포의 구경(=위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11. 저런 조건을 다 만족시키는 경우라면 소형 경량화된 빔 병기 정도가 된다. 무엇보다 저 조건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중량 증가의 부담이 없이 공격력이 수직 상승한다는 이야기인데 이쯤 되면 전차 장갑 같은 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크고 무거운 전차를 쓸 이유가 없다. 양쪽이 모두 주포로 야마토 포를 장착 및 연사할 수 있다면 시체매를 쓸까, 아크라이트 공성 전차를 쓸까
  12. (게임적 상상력이기는 하지만) 문명: 비욘드 어스에 등장하는 다포탑 전차를 보면 전략 자원인 부양석(동력 공급 없이 스스로 둥둥 떠다니는 돌)을 요구한다. 즉, 중량이 현수 장치나 동력에 가하는 부담이 크게 경감된 상태라는 것. 이를 통해 다포탑 전차에 효용성이 생기는 상황을 굳이 찾아보자면 무기의 위력(관통력)과 장갑 강도의 관계는 현재와 비슷하면서도 동력이나 추진, 구동 분야의 기술에 신개념이 탄생하여 중량 증가로 인한 운용 부담은 해결된 상황 정도일 것이라고 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13. A-10이나 아파치 헬기가 중장갑이라느니 하늘의 전차니 하지만 이 중장갑이라는 것의 실상은 다른 날틀과 달리 기관포에 몇발 피격당해도 생존할 확률이 존재하여 중장갑이라는 것이지 무슨 적진의 포화를 씹으며 돌격하는 전차마냥 자주대공포의 화력을 장갑으로 받아내면서 싸울 수 있는게 아니다. 저고도에서 미리 인지하지 못한 자주대공포에게 걸리면 중장갑이고 나발이고 일단 튀어서 귀환을 하든 아니면 다시 돌아와서 매버릭을 쏘든 해야한다.
  14. 메탈슬러그도 여기 들어가지 않겠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진짜 다포탑 전차라기보다는 그냥 발칸포 두 개 더 달린 탱켓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