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쿡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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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기의 영국 해군 군함
구축함A급, B급, C. D급, E, F급, G, H급, I급, 트라이벌급, J, K, N급, 헌트급, L, M급, O, P급, Q, R급, S, T급, U, V급, W, Z급, C급, 배틀급, 웨폰급A, 데어링급A
잠수함U급 잠수함, V급 잠수함, X급 잠수함, HMS X1, P611급, S급 잠수함, T급 잠수함, 그램퍼스급, 암피온급, 리버급, 레인보우급, 파르티안급, 오딘급, L급 잠수함, A급 잠수함, B급 잠수함, C급 잠수함, D급 잠수함, E급 잠수함, M급 잠수함
경순양함C급, D급, E급, 리앤더급, 엠피온급, 아레투사급, 사우스햄튼급, 글로스터급, 에든버러급, 다이도급, 드라군급, 크라운 콜로니급, 실론급,미노타우르스급
중순양함호킨스급, 카운티급(켄트급, 런던급, 노포크급), 요크급
순양전함리나운급, 어드미럴급, J3급, G3급, K3급
전함아이언 듀크급, 퀸 엘리자베스급, 리벤지급, N3급, L3급, 넬슨급, 킹 조지 5세급, 라이온급, 뱅가드A
호위항공모함오더시티, 액티비티, 나이라너급, 아처, 어벤저급, 어태커급, 룰러급, 프레토리아 캐슬
경항공모함유니콘급, 1942년 설계 경량 함대 항공모함
정규항공모함허미스, 이글급, 커레이저스급, 아크로열, 일러스트리어스급, 임플래커블급, 오데이셔급A, 하버쿡, 몰타급
취소선: 실제로 건조되지 못한 함선, 윗첨자A: 전후 완공된 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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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프로젝트 하버쿡(Project Habakkuk 혹은 Habbakuk)이라고 불리는, 퍼니전차에 이어 홍차아편을 가득 섞어 마시고 생각해낸 듯한 페이퍼 플랜 얼음 항공모함. 역시 기행의 나라!

이 프로젝트에 하버쿡(하박국)이라는 이름이 쓰인 이유는, 완성될 시 성서의 하박국서 1장 5절: "너희는 여러 나라를 보고 또 보고, 놀라고 또 놀랄지어다! 너희 생전에 내가 한 가지 일을 행하리니, 누가 너희에게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리라."라는 구절처럼, 믿어지지 않는 결과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을 표현한 것이었다고 한다. 확실히 믿을 수 없는 스펙을 뽑아내긴 했다 저 구절이 원래 '니들 조만간 믿기지 않을 레벨로 홀라당 털릴거임'이라는 선언이라는 건 제쳐두자

2 유보트 때문에 항공모함이 필요한데 재료도 시설도 없다! 어쩌지?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영국독일 해군유보트에 의한 '영국 봉쇄 작전'으로 상선단이 거의 고사 직전인 상태였다. 상선단이 유보트에 공격받아 침몰하면 다시 찍어내고, 다시 찍어낸 게 유보트에게 또 다시 침몰당하고, 그 와중에 싣고있던 귀중한 자원들도 물 속으로… 이게 무한반복되고 있던 것. 물론 그렇다고 상선을 안 만들면 영국은 그야말로 고립될 것이고, 이는 곧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당시의 잠수함은 기술적으로 디젤을 사용해서 평상시에는 부상해있다가 목표에 은밀히 접근하거나 적의 공격을 피할 때만 잠수를 하였기에, 미리 항공기로 대잠공중초계를 한다면 먼저 발견해 대책을 취할 수 있었다. 즉,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항공모함이 필요했다.

문제는 "당장 상선 만드는데도 정신없는데 항공모함을 언제, 어떻게 뽑나요?"였다.

그 때 영국 내 대부분의 조선소들은 상선들을 만드는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상선을 만드느라 군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강과 알루미늄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당시 영국은 처음부터 항공모함을 해전의 주전력으로 생각하지 않아, 숫자가 처음부터 모자랐고, 미국이 렌드리스를 통해 구축함을 빌려주거나 새로운 항공모함 건조를 시작했지만 언제 완성하여 취역할지 모를 상태였다.[1]

이렇듯 필요는 했으나, 손가락만 빨고 있었는데…

3 제프리 파이크의 약빤 구상: 얼음으로 항공모함을 만들자!

여기서 영국의 합동작전본부(Combined Operations Headquarters, COHQ)에 근무하던 발명가이자 민간인인 제프리 파이크(Geoffrey Nathaniel Joseph Pyke, 1893. 11. 9~1948. 2. 22)가 아주 황당해보이는홍차아편 가득 타고 마신것 같은 아이디어를 생각 해냈다.

강철 가공에 비하면 1%밖에 되지 않는 에너지로 가공 가능한 얼음으로 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1942년, 제프리 파이크와, 오랜 친구 존 데스몬드 버널은 막스 페루츠를 불러, 얼음배를 대서양 환경에서 상용화 가능하겠냐고 질문하자, 얼음의 녹는점은 섭씨 0도,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녹으니 빙하로 배 모양을 만든다 해도 결국은 녹고, 거기다가 북극의 빙산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빙하의 특성상 물 위로 드러난 부분은 물속에 잠긴 부분에 비해 턱없이 작은데다 산 모양을 쓰고 있어 비행장으로는 쓸 수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듣는다.

그래서 제프리 파이크는 '파이크리트(Pykrete)'라는 신소재 발명품을 꺼내들었다. 이누이트가 얼음 썰매에 이끼를 집어넣어서 강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발명한 물질로서, 물에 목재 펄프를 4~14% 정도를 혼합 해 과 같은 반유동체로 만든 뒤 얼려서 만드는 특수한 얼음이었다.

그리고 이 특수재질은 섭씨 20도에서도 2달 동안이나 녹지 않고, 물에도 뜨며, 몇몇 기록에 따르면 루이스 마운트배튼 [2]제독이 1943년 퀘벡 회의에서 가로세로 50cm 크기의 얼음에 권총으로 직접 시험사격을 해보았을때 박살나지 않았을 정도로, 당시에는 경이적인 신소재였다. 즉,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4 높으신 분들3의 지원, 그리고 어마어마한 설계도상 스펙

본디 파이크의 고안은 3개였는데, 하나는 나무로 만드는 하버쿡 1(곧 파기되었다), 2번째는 COHQ에서 최종적으로 고안해낸 것과 비슷한 하버쿡 2, 마지막으로 하박국 2의 축소 및 고속기동판인 하버쿡 3였다. 최종적으로는 하박국 2의 고안을 COHQ와 구체적으로 설계하였는데, 이 스펙이 그야말로 정신 나갔다고 할 정도로 이론상 최강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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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이 니미츠급 항공모함, 가운데가 하버쿡, 맨 오른쪽이 아이오와급 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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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속거리: 11,000km
배수량: 220만 톤[3]
전장: 610m
전폭: 90m
동력기관: 25,000 킬로와트를 생산하는 증기발전기가 26개의 독립설치된 외부 엔진에 전력을 공급.
외벽: 어뢰에 견디기 위해 12m의 파이크리트 벽과 외벽을 단열재와 목재로 덮음
외부무장: 4.5인치 양용포 40기, 수많은 경대공포
함재기: 최대 150기의 쌍발 폭격기/전투기[4]
승무원: 1,600명
가장 충격적인 것은 자체 냉각 시스템을 갖추어 선체 파손시에도 외부 물과 펄프를 섞어 복구한다. 말 그대로 불침함
그야말로 세계 최대의 항공모함+자력복구 가능한 항공모함인 셈.

그냥 들으면 이 말도 안 될 법한 발상이니만큼, 1940년에 네빌 슈트에 의해 제1해군경에게 가기 전에 반려되었으나, 이 구상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이 얼음항모의 유용성은 너무나도 명백하여 고려할 필요도 없다." "나는 2년 안에 100척을 건조하길 원합니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던 윈스턴 처칠이 실제 제작에 기대를 걸고 지원에 들어갔으며, 루이스 마운트배튼도 이 계획에 대해 위에 언급한 권총사격까지 언급될 정도로 꽤 지원을 해주었다.[5] 본디 루이스 마운트배튼에게 존 데스몬드 버널이 제프리 파이크를 천재라고 하며 추천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1942년, 결국 영국, 캐나다, 미국 3개국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하버쿡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실행되었다.

5 결국엔 페이퍼 플랜으로 남다

그러나 처칠은 "100척은 커녕 2년 안에 한 척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하는 실망스러운 보고서를 받게 된다. 그 원인은 당시 책정된 예산과 예상외의 설계적 난항이었다.

처음 계획시에 책정된 재료는 펄프 30만 톤, 2만 5천 톤의 섬유판, 3만 5천 톤의 목재, 1만 톤의 강철이었고, 비용은 대략 70만 파운드로 책정되었다. 문제는 기술실증을 위해 실제 크기의 35분의 1크기의, 1천 톤 짜리의 실험용 축소모형을 만들었으나,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파이크리트 블록 상태에서는 떴는데, 배를 만드니 갑판 높이가 수면 높이와 별 차이가 없던 것. 거기다가 파이크리트 소재가 항해 중 변형되는 문제도 뜻밖의 문제로 떠올랐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 보강용 철근과, 외부 단열재를 늘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지지부진해져 시간이 끌어졌고, 1944년까지는 결과를 내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물론 이는 건조예산이 더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했고, 250만 파운드라는, 당시로선 정신 나간 비용이 필요해졌다. 미국, 캐나다, 영국간 협조관계가 불투명해진 것도 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메마른 극지에서는 얼음이 녹지 않는 대신에 드라이아이스처럼 기화되어 버린다는 사실[6]이 뒤늦게 알려진 것도 치명타로 작용했다.

거기다 제일 지원을 해주던 루이스 마운트배튼도 연합군 동남아시아 방면군 사령관으로 전출 및, 자신이 보기에도 몇 가지 이유로 그리 필요를 느끼지 못하여 취소를 했는데, 그 이유는 대략 이렇다.

거기다 1943년에 그 악명높은 유보트들에 대한 대처법들이 속속들이 만들어져 대서양의 주도권이 연합군으로 넘어가, 아무리 초월적인 무기라도 예산과 기한, 경제성에서 밀려버리면 끝이라는 또 다른 선례를 남기고 끝나고 말았다. 이것은 2차대전시절 모든 국가들이 슈퍼무기를 만들어 보려다가 실패한 공통적인 이유지만.

6 사족

사실 얼음으로 항공모함을 만들자는 구상 자체는 1930년에 독일에서 Gerke 박사가 취리히 호수에서 실험한 바가 있었다고 한다.

이 외에, 사실 하버쿡의 올바른 표기는 Habakkuk이었으나, 파이크가 Habbakuk이라고 오자를 낸 것이 공식 문서에서도 통용되었다고 한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유명 프로그램 Mythbusters에서는 목재 펄프 대신 신문지를 첨가한 파이크리트를 써서 배를 만들어 알래스카에서 항해하기도 했고, BBC의 'Bang Goes The Theory'에서도 5톤급 파이크리트 배를 만들어서 포츠마우스 항에서 출발해, 솔런트 해협을 거쳐 카우스까지 횡단하려 했으나 빠르게 녹아버리더니 결국 침몰해 버렸다고 한다.

후지코 F. 후지오의 SF 단편 '우주선 제조법(宇宙船製造法)'에서는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해서 겉이 파괴된 우주선을 주인공이 극지방의 얼음으로 감싸 지구로 귀환하게 하였다. 이 이야기가 모티브 인지는 불명. 본 작품은 OVA로 '후지코 F 후니오의 약간 신기한 단편 시어터 (藤子・F・不二雄の Sukoshi Fushigi 短編シアター)'에도 수록.

은하영웅전설자유행성동맹의 건국기에 국부인 알레 하이네센이 유배행성의 드라이아이스로 우주선을 만들어 은하제국탈출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가 모티브인지는 불명.

개구리 중사 케로로 274화에서는 하박국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기동요새 캐론'이 등장한다.[8] 또한 크레베이스는 기본 설정과 컨셉 아트 모두 이 하박국을 모티브로 한 것이 확실한 포켓몬스터이다.

마스터 키튼의 20년 뒤를 다룬 후속작 <마스터 키튼 Re마스터>에서도 소재로 언급된다.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하박국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div></div>
  1. 당시 영국은 임플레이커블급 정규 항공모함과 콜로서스급 경항공모함 등 여러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었지만, 전쟁 말기 혹은 종전 후에야 취역할 수 있었다.
  2.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인 필립 공의 외삼촌이다.
  3.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인 시나노가 배수량 7만 3,000톤이었고, 2014년 현재 가장 큰 항공모함 니미츠급이 배수량 10만 8,000톤이다. 니미츠 급의 20배!
  4. 인용정보에 따라 모스키토 폭격기 100대, 스핏파이어 전투기 200대라고 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3자리 숫자를 아무렇지 않게 운용 가능하다는게 충격과 공포. 시나노도 139대까지 실을 수는 있었다지만 말 그대로 '실을 수만' 있었다. 에식스급 항공모함 CV-16 렉싱턴은 100대 가까이를 우겨넣어서 운용했다.
  5. 루이스 마운트배튼은 영국군 코만도, SAS 창설에도 큰 도움을 주는 등, 군사기술상의 창의적인 사고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6. 이 부분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보여줬다.
  7. 특히 보그급 호위항공모함. 덕분에 보그급은 미국 해군 명칭에다 영국 해군 명칭까지 붙어서 수많은 밀덕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8. 다만 이 경우는 케로로의 언급이나 기동요새 캐론의 용도가 항공모함이 아닌 잠수함인 점으로 볼 때 침묵의 함대에서 더 많이 따오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