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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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표기

대한민국 천안시를 원조로 하는 밀가루 과자. 호두한자식 표기인 '호도(胡桃)' 때문에 '호도과자' 라고도 한다.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말 범례를 보면 호두과자가 공식화된 표기인 듯. 과자가 아니라 빵인데 호두빵이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최불암 시리즈의 한 부분에서는 호두빵이라 나온다. 어?[1]하지만 이 과자를 만든 원조 점포에서는 표기를 '학화호도과자' 로 하으며 이는 맞춤법조차 씹는 상표로 취급해야 하기 때문에 미묘한 부분.[2] 현재는 학화 역시 호두과자로 표기하는 상태이다. 하지만 범례의 합당함을 떠나 두 표기 모두 비슷한 비율로 공존하고 있고 천안에 가도 호두과자와 호도과자 두 표기법을 쓴 간판을 자주 볼 수 있다.

영어로는 'Walnut Cake'라고 쓰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Walnut Cake은 말 그대로 케이크 중 호두가 들어간 것을 지칭하기 때문에, Hodo Kwaja[3]를 많이 사용한다, Hodu가 아니라 Hodo인 이유는, 영어권의 이민세대들에게 맞는 맞춤법은 호도였기 때문. gwaja가 아니라 kwaja인 것도 같은 이유 바리에이션으로 'Walnut cookie'(...)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Walnut snack
참고로 영어 위키백과에 치면 Hodugwaja라고 나온다. 현행 표기, 매큔-라이샤워 표기에 전부 부합하는 완벽한 표기다. 그냥 Walnut Pastry라고 하면 안되나...

어떤 고속도로 휴게소엔[4] Walnut Balls라고 쓰여 있는데, 알고 했는지 어쨌는지는 현재 불명이나 그저 충격과 공포다. 적절한 모양과 색깔에 주름까지... 진짜로 노렸나? 아무것도 모르고 먹다가 메뉴판 보고 뿜을 외국인에게 묵념을

2 역사

천안시의 자료에 의하면 일제강점기였던 1934년 무렵에 조귀금과 심복순 두 부부 제과업자가 고안했다고 되어있다. 이들의 가게는 '학화호도과자' 라는 이름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후손들이 천안역천안종합터미널, 천안소방서 인근 등지에 기업화된 점포를 운영하며 명맥을 잇는 중. 이중 천안소방서 인근 가게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기 때문에 천안에서 가까운 경기도 남부(수원시용인시 등)나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에도 점포가 있다. 가게 상호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학화' 를 쓰고 있어서 같은 계열임을 파악할 수 있다. 태극당 같은 점포도 원조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름값을 하는 듯. 그 외 천안 가까운 도시에는 '하회당', '천안당' 등 호두과자의 명맥을 잇는 가게들이 있는데 원조는 아니지만 휴게소 점포 따위보다는 훨씬 맛있다.
심지어 원조인 학화호두과자(동부천안역 앞)는 빵이 재료 중 국내산이 없고 당일 구운 것 같지 않게 빵이 말라붙어 있고, 고 심복순 여사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지라 포장 안에 예수님을 영접하라는 내용의 전단지도 있기도 하다. 그리하여 원조보다는 천안 내 타 점포가 나을 때도 있다.

재미있게도 한국에서 호두가 재배되기 시작한 곳이 천안이기도 하다.

3 재료

이름답게 동글동글한 호두 겉껍질 모양을 한 틀에 밀가루달걀, 설탕을 섞어 만든 반죽을 붓고 구우며 속에는 호두살 조각과 달게 졸인 앙금을 채워넣는다. 앙금은 을 졸여 만든 적앙금 혹은 강낭콩을 졸여 만들거나 팥을 거피, 즉 속껍질도 벗겨서 만든 백앙금을 쓴다.[5] 둘 중 거피한 팥으로 만든 백앙금이 학화 오리지널이라는 듯.

원조격인 학화호도과자는 여기에 추가로 연유가 눈에 보일정도로 잔뜩 들어가 있었다(2000~2004년). 한 입에 먹지 않고 반을 갈라보면 검은 팥앙금과 함께 흰색의 끈적거리는 연유가 보였는데 언젠가부터 사라져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섞거나 재료를 바꾼 듯.

앙금을 속재료로 쓰는 방법은 화과자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이는데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유입되었던 붕어빵(たい焼き)을 벤치마킹했을 거라는 추측도 있다. 사실, 맛이나 크기 모양을 보면 일본의 닝교야끼(人形焼き)에 더 가깝다. 다만 속재료 중 호두살은 과자 겉에 살짝 삐져나오도록 해서 굽는데 호두가 든 호두과자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인 듯. 그리고 한 알 한 알 한지에 싸서 포장하는 것도 전통적인 포장법이다.

그리고 호두살의 경우 초창기에는 천안 특산 호두를 주로 썼지만 지금은 물량이 과자 속재료로 쓰기에는 한참 후달리는 관계로 미국이나 중국, 북한(?!), 베트남 등지에서 수입한 호두살을 쓴다고 한다. 학화 계열 호두과자가게 에서도 국산 호두를 쓴다는 언급은 없고 천안산 호두를 쓴다고 하는 집은 구라일 가능성이 99.9%이니 주의. 예를 들면이런 것 정도?

다만 천안에서는 대략 한 해 60톤(2009년) 정도의 호두가 산출되기 때문에, 일단 천안 내의 수요로 한정한다면 꼭 천안산 호두를 쓴다고 하는 가게의 주장을 거짓말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물론 아무리 한 해에 60톤 정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천안산이랑 수입산 호두는 원가 자체가 넘사벽일 정도로 차이가 나므로 역시 천안산 호두를 쓰는 가게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았으나 13년 11월 4일부로 천안 지역 내의 모든 호두과자 업계는 국산 재료만 쓰기로 사용을 결의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산 호두, 중국산 팥, 수입산 콩 등을 쓰는 곳이 아직도 있긴 있다.

4 관련 상품

전국구급 지명도를 보유하고 있어서 천안 외에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6] 등지에서 김밥과 함께 여전한 간식거리로 팔리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상징적인 간식들 중 하나이다. 가게마다 편차가 의외로 커서 저런 휴게소 등지에서도 겉이 바싹 말라 전병 비슷한 괴악한 식감의 호두과자를 파는 곳이 있으니 주의.

국내에서 가장 맛대가리 없는 호두과자는 다름아닌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파는 호두과자이다. 기계로 찍어내는 호두과자가 덜 익어 있다.(...) 이것은 서울 방면 한정으로, 부산방면에 있는 천안휴게소는 제대로 나온다. 가장 맛있었던 것으로 소문났던 호두과자는 인삼랜드 휴게소의 특산품 인삼호두과자였는데, 어느 순간 매장이 사라졌다.

심지어 '붕어빵에 붕어 들어가는 거 봤어?' 하면서 호두를 넣지 않는 곳도 있다. 하긴 그래, 참치캔에도 참치 안 들어가는 세상에[7]최근 들어 호두과자에 호두가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이런 황당한 점포를 만난다면 계란빵계란 안 들어가는 거 봤냐고 역관광을 해주자 다시는 이용하지 말자. 호두과자에서 호두를 뺀다면 개당 1~200원에 팔아도 이윤이 남는다. 실제로 과거 일명 문방구 불량식품 중 100원짜리 호두과자(물론 호두는 없었다)를 팔았었다.호두 싫어하는 사람은 이게 더 좋을지도...? 그냥 호두 건져먹어라 지금도 불량식품으로 판다. 물론 호두는 없다. 그래선지, 이름이 호두과자가 아니라 호두형 스낵이다.

2000년대 들어 호두과자계에도 프랜차이즈 바람이 불면서 '코코호도' 라는 체인이 새로 생겼다. 놀랍게도 천안역에서 맛볼 수 있는 퀄리티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8]. 심지어 호두도 엄청 큰 조각이 들어가 있다!! 주로 선물용으로 잘 팔리는 듯하다. 사러 가면 덤도 많이 준다 이 외에 호밀호두[9]라는 체인도 있는데 이쪽은 별로 달지 않은 편이라 코코호도보다 좀 더 평이 좋은 편. 어느 점포든지 기본적으로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식감을 내면 상당히 양질이라고 보면 된다. 요즘은 그나마도 못해서 호두과자가 아니라 호두을 굽는 경우가 많아졌다. 겉이 구운 것 같지 않게 전체적으로 퍽퍽한 식감을 내는 곳들이 많다.[10] 그 외에 '파파호두' 라는 체인도 있다.

세 프랜차이즈 호두과자를 전부 먹어보면 전반적으로 파파호두가 단맛 대신 고소한 맛이 더 강해서 쉽게 질리지는 않는 편. 퀄리티는 파파호두와 코코호두 모두 호두 한 개가 통째로 들어가서 합격선. 갓 구워 나온 호두과자 맛은 코코호두가 조금 더 담백하고 맛있는 편인데 하루 정도 두고 나서 먹으면 파파호두가 조금 더 바삭한 질감이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

여담이지만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46번 국도 길목의 에덴휴게소서울양양고속도로에 있는 '가평휴게소' 에서는 호두 대신 을 넣은 잣과자가 유명(?)하다. 잣은 두세 알갱이가 들어가는데 잣의 풍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호두과자보다 잣과자를 좋아한다고... 이유는 가평 특산물이 잣이기 때문이다. 가평에서 생산되는 잣의 양이 국내 총 잣 생산량의 40% 정도 된다.

자매품으로는 중앙고속도로 안동 휴게소(구 낙동강휴게소)에서 팔고 있는 하회탈 병과가 있으며[11] 마늘과자도 있다고 카더라. 노점에서는 때때로 땅콩빵도 같이 팔기도 한다.

여담으로 미국로스엔젤레스의 한인 마켓에서도 자주 팔리고 있다. 천조국 스케일 아니랄까봐 호두과자 한쪽 면에 커다란 호두조각이 박혀있고 안에 있는 앙금도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꽉 차있다! LA로 여행 가면 심심할 때 호두과자를 사먹어보자. 물론 갓 구워서 파는 것은 드물지만.

튀김 소보로를 입혀 만든 호두과자도 천안에서 팔리고 있다. 비싼 편이지만 맛도 괜찮다.


2016년에 들어서는 프로배구 V-리그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에서 배구공(!!!) 모양의 호두과자를 선보여 배구팬들에게 화제가 되었는데 이는 지역 연고의 특색을 살린 구단의 의도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5 기타

여느 굽는 과자들과 마찬가지로 갓 구워낸 따뜻한 것을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실제 좋은 호두과자의 척도는 다름아닌 식어도 맛있는지의 여부이다. 원래 호두과자라는 게 장거리 여행길의 간식이나 선물용으로 포장되어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식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학화호도과자의 경우 여름에 먹는 방법이 1가지 더 있다. 미리 얼렸다가 상온에 조금 녹인 후 먹는 것이다. 앙금은 아이스크림처럼 언 상태에 겉부분의 빵만 녹아 부드러운 정도일 때가 최적. 우유와 먹으면 별미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호두과자의 경우엔 장담 못함(...)

내용물을 땅콩으로 바꾼 '땅콩과자'도 나름대로 유명하다. 사실 베이스와 조리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붕어빵이나 국화빵 등 풀빵류를 같이 취급하는 노점들도 종종 보인다.
  1. 이는 빵과 과자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한국 정서 때문으로 보인다. 첨언하자면 본디 빵이라 하는건 베이글, 바게트, 식빵 같은 별 맛 안나는(= 을 반찬이랑 먹듯 무언가 - , 버터, 로스트 비프, 컨트리 소시지 등등 - 를 곁들어먹는 식사용으로 사용 가능한) 종류가 빵이고 나머진 다 과자다. 즉 우리가 아는 빵의 절대다수는 실은 과자라는 이야기... 자세한건 항목 참고.
  2. 따라서 다른 곳은 몰라도 학화를 언급할 때만큼은 호도과자로 표기하는 것이 정발명 규칙에 맞았다.
  3. 참고로 토론토에서 호두과자를 많이 파는지, 토론토에서 호두과자를 처음 접했다는 외국인들이 많다. Hodo kwaja 또는 Korean walnutcake 라고 구글링해보면 많은 결과가 토론토라고 적혀있기도 하다.
  4. 정확한 위치를 아는 사람이 추가바람.
  5. 거피한 팥으로 만든 백앙금이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비싸며 촉촉하고 부드럽고 달다. 강낭콩으로 만든 경우는 다소 퍽퍽한 느낌이 강하다.
  6. 어째 정작 천안휴게소에서 팔고 있는 호두과자는 다른 휴게소 것보다 눅눅하고 맛도 별로인 경우가 많다. 뭐든 원조가 제일 좋은 법이니 전문 점포를 찾아가자!
  7. 사족을 달자면 한국 기준으로 참치 통조림에 들어가는 재료는 참다랑어가 아니라 다랑어의 친척뻘인 가다랑어나 날개다랑어다. 다만 이 때문에 중금속 문제나 참치 멸종위기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진짜 참치를 쓰는 타국 통조림보다 자유롭다(...)착한 가짜 인정합니다
  8. 물론 호도과자의 본점으로 여겨지는 학화호도과자보다는 많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학화에 비하면 지나치게 달고 몇 개 먹으면 금방 질린다는 평.
  9. 반죽에 호밀이 들어간다고 한다. 예전 이름은 '호밀밭의 호두꾼'(...)이라는 괴악한 네이밍 센스를 자랑했다. 홀든이 좋아하는 호두과자! 브라이언
  10. 사실 거의 대부분의 호두과자가 이 정도 수준이다.
  11. 커피와 팥을 섞은 듯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