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창의 난

金憲昌의 亂

1 신라에 김헌창이 세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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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역대국왕과 연호

장안국의 역대 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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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국의 역대 연호

경운

3 영토

4 배경

신라 헌덕왕 14년(822년) 진골 귀족 김헌창이 일으킨 반란

4.1 혼돈 속의 신라 왕위쟁탈전

무열왕계 vs 내물왕계
신라판 왕좌의 게임

혜공왕 16년(780년) 2월, 이찬 김지정(金志貞)이 군사를 일으켜 궁궐을 포위하자(김지정의 난) 같은해 4월 상대등 김양상(金良相)과 이찬 김경신(金敬信)등이 힘을 합쳐 난을 진압하고 난중에 사망한 혜공왕을 이어 반란군 집압자 이자 내물왕 10대 손인 김양상이 선덕왕으로 즉위하였다. 이로써 혜공왕을 마지막으로 태종 무열왕계의 왕위 세습은 단절된다.

785년 삼국사기에 따르면 선덕왕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귀족회의에서 김헌창의 아버지인 김주원(金周元, 태종 무열왕 5대 손)을 차기 왕으로 추대하려 했으나 서라벌 북쪽에 살던 김주원은 왕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폭우로 갑자기 불어난 알천(오늘날의 북천)을 건너지 못해 궁궐에 당도하지 못하였고, 귀족들은 때마침 내린 비를 김주원을 왕으로 세우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라 여겨 선덕왕을 왕위에 올리는데 큰 공을 세운 당시 상대등 김경신(내물왕 12대 손)을 왕으로 추대하니 이가 바로 38대 원성왕이다.

임금이라는 큰 지위는 진실로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인데

오늘 폭우가 내리니 하늘이 혹여 주원을 임금으로 세우고 싶지 않음이 아닐까?
지금의 상대등 경신은 전 임금의 동생으로서 덕망이 높고 임금의 체통을 가졌다. - 삼국사기 신라본기 원성왕 원년

그러나 강물에 관련된 이야기는 왕위쟁탈전에서 김경신이 군사정변을 일으켜 왕위를 찬탈한 뒤 자신의 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꾸며 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김경신이 사람들을 위협하여 먼저 궁에 들어가 왕이 되었다고 기록하고있다. 훨씬 현실적이다.

왕위 계승 싸움에서 패배한 김주원은 원성왕에게 정치적 위협을 느꼈던지 서라벌 정계를 떠나 본인의 장원(莊園)과 친족 세력이 있는 명주(오늘날의 강릉)지방으로 물러나게 되고 원성왕 2년(786년)에는 원성왕이 그의 세력을 달래기 위해 김주원을 명주군왕(溟州郡王)으로 책봉하였다.

그 이후 원성왕이 죽고 손자인 김준옹(金俊邕)이 소성왕으로 즉위하였으나 1년 반만에 사망하였으며 그의 아들 김중희(金重熙)가 애장왕으로 뒤를 이었으나 왕의 섭정이자 숙부인 김언승(金彦昇)과 이찬 김제옹(혹은 아우 김수종)이 일으킨 반란으로 인해 살해당한 후 김언승 스스로 왕위에 오르니(809년) 이가 곧 신라 41대 헌덕왕이다. 신라판 수양대군

5 난을 일으키다

한편 김헌창은 아버지 김주원이 명주로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중앙 정계에 남아 활약하여 애장왕 8년(807년)에는 집사부 시중(오늘날의 국무총리급)으로 임명되는 등 당시 상대등이였던 김언승 다음가는 권력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809년, 김언승이 조카를 죽이고 헌덕왕으로 즉위하자 중앙 요직은 헌덕왕의 친인척에게 장악당했으며 정계에서 밀려난 김헌창은 무진주(광주광역시) 도독 , 청주(경상남도 진주) 도독, 웅천주(충청남도 공주) 도독 같은 지방직을 전전하게 되었으니 이에 반감을 느껴 822년 3월, 웅천주에서 난을 일으키게 된다.

웅천주 도독 헌창이 아버지 주원이 왕이 되지 못함을 이유로 반란을 일으켜...

- 삼국사기 신라본기 현덕왕 14년

삼국사기에는 김헌창이 아버지 김주원이 왕이 되지 못한 것을 이유로 반란을 일으켰다고 기록하였으나 김헌창이 난을 일으킨 것은 김주원이 왕위쟁탈전에서 밀려난지 무려 37년(!) 후로 원성왕 이후 3번이나 왕이 바뀐 뒤니 아버지의 왕위를 이유로 난을 일으켰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김헌창 본인 또한 김주원이 왕이 된다 하여도 장남이 아니였으므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을 가능성 또한 적다.

김헌창이 아버지 김주원을 난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내물왕계 왕위 계승의 비합법성을 강조하며 무열왕계 지지 귀족을 규합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헌창이 군사를 일으키면서 국호를 장안(長安), 연호를 경운(慶雲)이라 정하니, 신라 9주 5소경 중 5주(웅천,무진, 완산, 청주, 사벌)의 도독, 3경(국원경, 서원경, 금관경)의 사신들, 여러 군현의 수령들이 난에 호응했다. 이는 나중에 등장할 후백제가 가장 잘 나가던 시기와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넓은 판도였다.

당시 김헌창이 지방관을 부임하면서 백성들의 민심을 알았고 이를 역이용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특이점은 본인이 신라 왕족 계열의 인물임에도 신라의 국왕을 제거하고 신라 국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옛 백제 지역에 자신의 국가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실제로 건국을 하여 국호를 장안이라 하였다.

6 전개 과정

반란 초기에 청주도독 향영이 배신하여 한산주로 도망가 반란을 알리고, 한산주, 우두주, 삽량주, 패강진, 북원경 등 여러 성은 김헌창의 반란을 미리 알았기에 성을 지켰다.

헌덕왕이 최웅을 급찬 겸 속함군 태수, 영충을 급찬으로 임명하고 장군 8명을 뽑아 서라벌의 8방을 지키게 하면서 군사를 출동시켰으며, 일길찬 장웅, 잡찬 위공, 파진찬 제릉 등이 차례로 군사를 출발하면서 이찬 김균정, 잡찬 김웅원, 대야찬 김우징 등이 삼군을 이끌고 출정했다. 각간 충공, 잡찬 윤응이 문화를 지키고 화랑 명기, 안락 등이 여러 낭도를 이끌고 신라에서 파견한 토벌군에 종군을 요청해 명기는 황산, 안락은 시미지진으로 향했으며, 김헌창은 장수를 보내 요충지를 지키게 했다.

신라군은 장안국의 군사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둬 장웅이 도동 고개에서 격파한 것을 시작으로 위공, 제릉이 장웅과 연합해 삼년산성을 함락하자 속리산으로 진군해 격파했으며, 김균정이 성산에서 승리를 거두고 신라의 여러 군대과 웅진에 도착해 크게 싸우면서 장안국의 병사를 죽이거나 생포한 숫자를 헤아릴 수 없었다. 김헌창은 도망하여 웅진성에서 항거하다가 신라군이 성을 포위해 열흘 만에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 그 이후

그를 따르는 사람이 머리와 몸을 베어 각각 묻었는데

성이 함락되자 그의 몸을 옛 무덤에서 찾아내어 다시 베고
그의 친족과 도당 239명을 죽였다. - 삼국사기 신라본기 현덕왕 14년

웅진성을 함락한 신라군은 김헌창의 무덤에서 시체를 모아 부관참시하였고 김헌창의 친족과 도당 239명 또한 죽인뒤 머리와 몸을 베어 따로 묻었으며, 백성들은 풀어줬다.

한편 김헌창의 아버지 김주원과 동생 김신 등은 당시 반란과 멀리 떨어진 명주(강원도 강릉시)에 기거하고 있었고 반란에도 참여하지 않았기에 무사할 수 있었다. 김주원의 자손들은 명주를 기반으로 지방 귀족화하여 신라 하대에는 반독립적인 세력을 형성하면서 지방세력인 호족(豪族)으로 성장하게 된다. 후삼국시대의 명주장군 김순식이 김주원계의 후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김헌창의 아들 김범문은 도망하여 한산주의 산적 세력에 의탁해 3년뒤인 825년 고달산(오늘날의 북한산) 도적 등 백여명과 함께 재차 난을 일으켜 평양에 도읍하기 위해 북한산주를 쳤으나 이 또한 실패하여 도독 총명에게 잡혀 죽었다. 김헌창, 김범문 부자의 연이은 반란으로 인해 태종 무열왕계 후손들은 6두품으로 강등당하였고 그 후엔 왕위쟁탈전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되었다.

반란을 토벌한 귀족들에게는 전공을 논해 관직과 상을 차등있게 주었는데, 아찬 녹진이 대아찬에 임명되었지만, 녹진이 이를 사양했고 삽량주의 굴자군은 장안국과 가까이 있었음에도 반란에 동참하지 않았기에 7년 동안 조세가 면제되었다.

김헌창의 난 이후에도 신라는 사회 모순을 개혁하지 못하였고 진골 귀족 스스로 폐쇄적인 태도로 중앙 권력을 강화해 나갔으나 그에 대항하려는 지방 세력이 점차 성장하게 되어 후에 지방 호족인 견훤과 궁예의 등장으로 후삼국시대를 성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