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문화권 고유명사표기

1 들어가며

이 항목은 한자문화권(한국·중국·일본·베트남)에서 한자(어)로 구성된 타국의 고유명사를 자국에서 표기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문서이다. 문자는 어느 정도 공유하지만 언어는 나라마다 전혀 다른 이 지역의 특성에서 비롯된 현상.

2 한국에서

대부분 그냥 한국식으로 음독했다. 현지 발음을 존중하는 지금의 표기법이 정착한 건 길어야 반 세기 정도로, 생각보다 오래되진 않았다. 그래서 타국의 고유명사를 한국식 음독으로 검색하더라도 대부분 제대로 나온다.

2.1 중국어

신해혁명 이전의 고유명사는 한국식으로(한국 한자음대로) 표기하고, 이후의 고유명사는 중국어 발음대로 표기하는 방식이 1980년대 이래 공식화되어 있다. 그러나 표기법에 논란이 많아서인지 1990년대 중반까지도 대부분의 한국 매스컴에서는 그런 거 상관없이 한국식으로 표기했고, 21세기에 이르러서도 한국 한자음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언론에서 원음 기준 표기법이 정착했고, 중국어 학습의 증가, 그리고 한자 교육의 부재(…)가 겹쳐 원음 표기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당장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인 毛泽东, 邓小平을 각각 '모택동', '등소평'이라 읽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고 있다. 특히 덩샤오핑 이후의 정치인들의 경우 이제는 한국 한자음을 모르고 중국어 독음만 아는 경우가 많다. 당장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원자바오 등 현대 정치인의 이름을 한국 한자음으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만 수원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을 우위안춘이란 중국식 독음이 알려졌음에도 한국식 독음인 오원춘이라고 표기하는 등 의심의 여지는 있다.

기업명이나 브랜드명의 경우, 일반적으로 영문/로마자 표기를 따른다. 예를 들어 중국어 표기로 台电(Táidiàn)을, 영문 표기로 Teclast를 쓰는 기업의 경우, 중국어 독음인 "타이뎬"이나 한국식 한자 독음인 "태전"을 쓰는 대신, 로마자 독음인 "테클라스트"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예외도 있는데, 샤오미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红米(Hóngmǐ)의 영문명칭은 Redmi지만, 한국에서는 "레드미"보다 "홍미"라는 표기를 쓰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북한에서는 한국어식 독음 표기가 일반적이다('베이징'은 예외).[1] 2010년 8월경에 한국처럼 원음 표기로 바꾸었다가 주민 사이에서 혼란이 있던 모양인지 2012년 9월 1일 보도부터 한국어식 독음 표기로 회귀했다.

중국의 조선어 매체 역시 한국식 표기를 사용한다. 관영 매체도 마찬가지. 다만 한국인을 겨냥한 사이트에서는 원음 표기를 하기도 한다. '인민일보'의 조선어판과 한국어판 웹사이트를 비교해보자.

사실 중국에서는 한국어조선어 이렇게 두개로 갈라서 구분하는 경우가 있다. 바이두 백과에서도 한국어 항목과 조선어 항목이 따로 있다. 일단 같은 언어로 취급되긴 하지만, 중국어 중에서 표준중국어, 광둥어, 우어 등을 구분하는 시각이 한국어에 반영된 것이다.[2]

2.2 일본어

(일본에서) 훈독을 할 경우엔 대부분 원음에 맞춰준다. 음독은 원음 표기와 한국식 표기가 공존한다는 느낌이다. 지명이나 인명은 음독하더라도 원음 표기를 하는데(東京를 '동경'이라 읽는 사례는 많이 줄어들었다), 현대에 계속 유입되는 신조어의 대부분은 한국식으로 읽는 경향이 있다. 中2病(ちゅうにびょう)을 '주니뵤'라 표기하는 사람은 아마 못 봤을 것이다.

그런데 다소 혼란스러운 게, 동방프로젝트 같은 경우 환상향, 홍마관 등의 한국식 음독을 하다가도 하쿠레이 신사는 '박려신사'라고 쓰지는 않는 등 대단히 임의적이다. 이는 고유명사와 일반명사의 경계가 대단히 애매한 탓이다. 神戸空港(こうべくうこう)를 (神戸와 空港을 나누어) '고베 공항'으로 적을 것인가, 아니면 (神戸空港 자체를 하나의 고유명사로 취급하여) '고베쿠코'로 적을 것인가?[3] 그런데 북한에서는 정말로 도쿄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을 '도꾜신붕', '니홍게이자이신붕'으로 적는다.

일본어 역시 중국어의 경우와 비슷하게, 역사적 인물의 경우에는 한국식으로 읽는 경우가 이따금씩 있다.

  • 豊臣秀吉→ 풍신수길
  • 加藤清正→ 가등청정[4]

또한 광삼이식봉이, 다전 이의채 선생과 같이 한국 한자음을 별명이나 애칭으로 쓰는 경우도 간혹 존재한다.

2.3 베트남어

베트남에서 한자 표기를 더 이상 하지 않고, 베트남어에 정통한 사람이 드물어 해당 한자가 뭔지 알아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거의 다 원음 표기한다. 가끔 '월남(越南·Việt Nam)', '월맹(越盟·Việt Minh)', '호지명(胡志明·Hồ Chí Minh)' 등의 표기가 보일 뿐이다. 역사 관련 인명·지명에서 한국식 표기를 쓸 때도 있는데, 진흥도(陳興道)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오히려 발음. 베트남이 로마자를 차용해서 표기하고 있으나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영어식 표기와는 1만 광년쯤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정확히 적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에서 가장 흔한 성씨인 Nguyễn만 해도 별의별 표기가 속출한다.

3 중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나 중화민국이나 무조건 한자로 표기하고 중국식으로 읽는다. 애초에 표의문자인 한자로 표음성을 살린다는 게 참으로 전도다망한 일인 데다가, 일본처럼 한자에 외래 발음을 적용하는 개념조차 없기 때문. 해당 명사가 한자어가 확실하면 그나마 읽을 방법은 있는데, 한자에 기반한 명사가 아니거나 무슨 글자인지 모를 땐 음에 맞춰 대충 때려넣어야 한다(…). 다만 국제 행사나 인터넷 매체 등은 경우에 따라 고유 명사의 알파벳 표기를 병기하기도 한다.

사실 이는 외래어·외국어의 표기가 원어의 발음을 완전히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한 언어권에서 다른 언어권의 인명, 지명 등을 어떻게 부를지는 그 한 언어권의 사정이고, 그 한 언어권 화자들이 자기들의 언어로 소통할 때는 자기들에게 편한 표기나 발음을 선택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중화권은 고유명사를 현지화하는 동네인지라(…) 딱히 원음에 집착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하고(중금속음악 항목과 그 관련 항목들도 참고). 물론 서울의 경우처럼 당사자가 표기의 수정을 요청하면 고쳐 주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한국어도 언제나 현지 원음을 기반으로 외래어 표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나라 이름의 표기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리스, 이집트, 헝가리와 같이 영어식 명칭을 차용한 경우도 있고[5], 미국, 영국, 호주, 독일[6]과 같이 중국식·일본식 한자 표기를 차용한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크로아티아와 같이 영어 명칭을 철자대로[7] 옮긴 경우도 드물게 존재하고, 베트남처럼 원어나 영어 발음 어디에도 가깝지 않은 표기도 있다.[8]

3.1 한국어

한국 인물의 이름의 한자가 뭔지 모를 경우에는(특히 신문 같은 속보성 매체의 경우) 일단 그냥 대충 비슷한 걸로 때려맞추고 본다(…).[9] 예로 이세돌(李世乭) 바둑 기사의 경우 돌(乭) 자가 한국식 한자로 중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한자라 '돌' 자를 石(석)으로 바꾸어 이세석(李世石)으로 표기하는 경우와 李世乭로 쓰고 乭의 음은 '스' 혹은 '다오'로 읽는 경우를 병행하고 있다. 순우리말 이름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윤빛가람尹比加兰처럼 음차하거나 박한별朴韓星처럼 음차와 훈차를 병용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경우에 따라 표기법이 한국 측이 보기에 문제가 있어 수정하여 표기하도록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특별시로 서울을 조선 시대 시절 명칭인 한성(汉城)으로 불렀으나 서울대학교한성대학교를 혼동하고 한성(汉城)의 중국식 발음인 한청과 서울과 발음 상의 괴리로 혼란이 있어 2005년 서울의 공식 중국어 표기를 首尔(서우얼)로 변경했다. 중국 측에서 불평하긴 하지만 자리를 잡은 상태. 비슷한 경우로 김치도 한국식 파오차이라는 의미로 한궈 파오차이(韓國泡菜)나 라바이차이(辣白菜)로 표기하면서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와 혼동되는 문제가 있어서 2013년 신치(辛奇)로 표기법을 정하였다.

중국어의 입장에서는 지방이나 방언에 따라 여러 가지 한자음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중국의 언어 생활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며, 이들이 보기에는 한국 한자음 역시 여러 가지 다양한 한자음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한자로만 구성되었다면 발음만 다를 뿐이지 중국어의 방언과 다를 게 딱히 없지 않겠는가? 대표적인 예로, 중국에서 유학 온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의 출석부에 이름을 올릴 땐 대부분 자기 이름 철자의 한국식 독음으로 이름을 올린다(Zhao Changlong이란 이름을 가진 중국인이 출석부상에 올리는 이름 및 자기소개에서 알려주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한국식 발음인 조창용이다).

3.2 일본어

히라가나나 가타카나가 섞였으면 대충 들어맞는 한자로 읽거나, 아니면 원래 한자 어원을 찾아서 한자로 바꿔 읽는다.

  • 初音ミク→ 初音未來/初音未来(Chūyīn Wèilái): 하츠네 미쿠의 이름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서, 처음의 소리가 찾아오다(まだ見ぬ未来から、初めての音がやって来る)"에서 따 온 것이고, 이 중 "미쿠(ミク)"는 "미래(未来)"를 뜻하던 것에서 차용.
  • つぼみ→ 蕾(Lěi): 다만 구어적으로는 츠보미라고 읽기도 한다.
  • アサヒビール→ 朝日啤酒(Zhāorì píjiǔ): 아사히 맥주의 '아사히'는 가타카나로 표기하나, 중국에서는 원 한자 표기인 朝日을 찾아내어 중국식으로 발음한다. トヨタ自動車 역시 豐田汽車[10]/丰田汽车(Fēngtián qìchē)이라고 한다.
  • パナソニック→ 松下(Sōngxià): 파나소닉의 옛 이름인 마츠시타 전기(松下電器)에서.

다만 원어와 비슷하게 발음되는 한자를 써서 음차하는 경우도 있다.

  • カシオ→ 卡西歐/卡西欧(Kǎxī'ōu). 원래 창업자의 성씨 樫尾(카시오)에서 따 온 이름이지만, 樫尾(Jiānwěi)로 쓰지 않는다.

또, 중국 대륙에서 간체자로 통합되었지만 일본어에서는 별개의 한자로 취급되는 경우에도, 통합된 간체자를 사용해 표기한다.

  • 双葉 杏→ 双叶杏(Shuāngyè Xìng): 일본어에서는 葉(잎 엽)과 叶(맞을 협)은 완전히 다른 한자이지만, 간체자에선 통합되었다.

반대로 번체자를 쓰는 대만에서는, 일본어 신자체에서 간화된 한자도 번체자로 바꿔 쓴다.

  • 双葉 杏→ 雙葉杏(ㄕㄨㄤ ㄧㄝˋ ㄒㄧㄥˋ): 짝 쌍(雙)은 일본어 신자체와 중국어 간체자에서 모두 双으로 간화되었다. 괄호 안은 주음부호로 표기.

하하, 개판이네

3.3 베트남어

베트남은 이제 한자 표기를 아예 하지 않는데, 어떻게든(...) 한자 표기를 찾아내 읽는다. 다만 일부 지명의 경우 예외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柴棍, Sài Gòn은 '西貢'(Xīgòng)이라 부르고, 다낭(沱灢, Đà Nẵng)은 峴港(Xiàngǎng)이라고 부르는 식.

사람 이름 또한 한자 표기를 찾아내어 중국어 발음으로 무조건 부른다(과거 베트남인들은 한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역사서에 기록된 한자 이름을 찾아내어 중국식 발음을 한다). 그 예로는 몽골군을 막아낸 베트남 장수 쩐흥다오(Trần Hưng Đạo)를 陈兴道/陳興道라고 적고, Chén Xìngdào(천싱다오)라고 발음한다. 그리고 현대 베트남인들은 한자(즉 쯔놈)을 사용하지 않는데도 어떻게든 한자 표기를 찾아내어서 읽는다.

한자 표기 자체가 없는 소수민족 언어 지명 등은 그냥 음차한다. 가령 므농(M'Nông)어로 "호수의 땅"이라는 뜻인 닥락(Đắk Lắk) 성의 경우 그냥 多樂省이란 음차 표기를 쓴다.

4 일본에서

여러 면에서 한국과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아직까지 한자를 사용한다는 것이 크고, 한국과는 달리 각 한자에 수많은 음이 있으며 맥락에 따라 그것을 다르게 읽는 게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도 있다. 글자와 독음이 거의 다 일대일로 대응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 한자음은 훈독과 음독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며, 음독에도 오음과 한음, 그리고 비교적 다양한 다른 발음들이 공존하고 있다. 한자 한 자가 여러 개의 음가를 갖는 게 일본어에서는 딱히 이상한 것이 아니다. 결정적으로, 한자 표기가 정확하다면 독음은 그리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사실 표기만 놓고 보자면, 표기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시점에서 발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요약하자면 한국처럼 '한국식 표기냐, 원음 표기냐'를 딱 가르지 않으며, 원음이 또 다른 한자음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는 것이다. 月이라 쓰고 가타카나로 '유에'(ユエ, 月의 중국어 발음인 yuè를 말한다)라고 독음을 단다던지.
왕도의 개에서 한국인 이름이나 한국 지명에서도 똑같은 방식을 썼다. 원문 한자를 쓴 뒤 한국식 발음으로 독음을 달아놓는 식.

4.1 중국어

胡錦濤는 こ きんとう(고 긴토), 習近平은 しゅう きんぺい(슈 킨페)로 읽는 등, 중화권의 지명·인명은 ペキン(페킨)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전부 일본식으로 음독한다.[11] 일본 내에서도 음독과 훈독이 서로 난무하는 마당에 중국어 발음까지 따질 여지가 없으므로 자기식으로 음독하는 게 속이 편한 것(특히 컴퓨터로 입력할 때라면 더더욱). 하지만 영화배우나 연예인은 좀 다른 것 같다. 성룡은 영어 이름을 살려 ジャッキー・チェン(재키 찬)이라 쓰면 그만 주윤발은 チョウ・ユンファ(초 윤화)[12]라고 쓴다. 또 중화권 사료에서 음차된 중국어로 된 외국 지명의 경우도 한자 음차라고 해도 가끔 일본어화된 발음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Türk突厥→ とっけつ(돗케츠)' 같은 식으로.

글자는 일본에서 쓰는 걸로 바꿔적는다. 이를테면 朴槿惠는 朴槿恵로, 毛泽东은 毛沢東로…일본어 문장에서 쓰이는 표기는 중국어나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어'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다(朴槿惠, 毛泽东을 그대로 쓰면 대다수의 일본어 독자가 못 알아보거나, 알아봐도 십중팔구는 어색함을 느낄 것이다). 또한 상용한자가 아닌 경우에는 가나로 대체하기도 한다. (예: 深圳- 深セン) 일본에서 毛沢東라 적는 건 한국에서 한글로 '마오쩌둥'(혹은 '모택동')이라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원어를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써야 할 필요가 있다면 毛泽东이라고 쓸 수는 있겠지만…….[13]

4.2 한국어

1980년대 중반까지는 인명·지명 모두 한자에 일본식 독음이 주류였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언론이 원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 역사 인물의 성명은 한자에 일본식 독음으로 표기하지만 지명이나 정치인의 성명은 한자에 원음의 발음은 한자 위에 가타카나로 표기한다.[14] 그런데 연예인은 그냥 가타카나 표기를 하는 게 불문율인 것 같다. 역사 인물이나 정치인의 한자 이름은 알아내기가 쉽지만, 연예인의 한자 이름은 알아내기 어려워서 그럴 것이다. 연예인은 예명을 쓰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예명을 정할 때 한자 표기까지 생각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세돌처럼 일본에서 안 쓰는 한자가 있거나, 아예 한자를 쓰지 않을 때도 가타카나로 표기한다. 이승엽의 경우엔 'イ・スンヨプ'과 '李承ヨプ'가 혼재한다.[15]

4.3 베트남어

웬만하면 가타카나로 표기한다. 다만 역사상의 인명·지명은 한자와 일본식 독음을 쓸 때도 있다. 한국에서 예시로 들었던 쩐흥다오는 陳興道라고 쓰고, 발음은 ちん こうどう와 チャン・フン・ダオ 표기가 혼재한다.

5 베트남에서

베트남은 로마자를 기본 표기로 사용하기에 다른 로마자 사용 국가와 마찬가지로 그 나라의 로마자 표기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

ex)Mont Blanc, Istanbul, Samba, Búp bê Matryoshka[16], Ramesses II

5.1 중국어

베트남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한자를 폐기했는데도 특이하게도 한자의 베트남어식 음독으로 읽고 쓴다. 그래서 후진타오는 Hồ Cẩm Đào, 시진핑은 Tập Cận Bình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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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식 중국 지명. Bắc Kinh이라든가 Phúc Kiến처럼 은근히 한국식 독음과 비슷한 발음이 많다.

5.2 한국어

Triều Tiên Thế Tông, Lý Thuấn Thần이나, Tân La, Triều Tiên 같은 과거의 지명·인명은 베트남식으로 표기한다.

현대의 지명·인명 등의 고유명사는 Kim Yuna,Park Ji Sung 또는 Seoul처럼 대부분 영어 표기를 그대로 따른다. 그러나 간혹 Kim Chi처럼 음절마다 띄어쓰는 베트남어 관습대로 표기하는 예도 있다.

특히 지명의 경우 여러가지 방식이 혼재하는데 대부분 Pusan, Suwon 등 남한의 현행 개정 로마자 표기법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지만 Bình Nhưỡng, Sông Đại Đồng, Sông Hàn.등과 같이 관성 탓에 아직도 베트남식 한자독음표기를 따르는 단어들도 있으나 심지어 Kŭmgangsan과 같이 북한식 로마자표기법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백두산 같은 경우, 'Núi Trường Bạch'으로 표기하는 데, 장백산(長白山/长白山)의 베트남식 독음표기로, '뫼장백' 정도가 된다.[17]

흥미롭게도 -북도/남도는 함경북도(Hamgyong Bắc), 경상남도(Gyeongsang Nam)와 같이 Bắc(北), Nam(南)으로 표기한다.

5.3 일본어

웬만하면 로마자로 표기한다.
  1. '댜오위타이(釣魚臺, 조어대)'를 '낚시터 국빈관'(…)으로 훈독하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2. 차이점이라면 전자는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후자는 불가능 하다는 것.
  3. 대부분의 사람들은 '神戸'는 고유명사, '空港'은 일반명사로 나누는 데 동의하겠지만, 정말 '고베쿠코'라 써놓은 극단적인(?) 사례도 종종 있다.
  4. 중학교 한문 교과서에서 사명대사와의 고사가 소개된 바 있는데, 이때는 당연히 한국식 정자로 加藤淸正이라고 표기되었다.
  5. 현지 명칭은 각각 엘라다, 마스르, 머저로르사그 정도로 발음된다.
  6. 현지 명칭은 각각 아메리카, 유케이, 오스트레일리아, 도이칠란트 정도로 발음된다.
  7. 영어 Croatia의 발음은 /kroʊˈeɪʃə/이고 이것을 굳이 한글로 옮기면 '크로에이셔' 정도가 되고, 크로아티아의 현지 명칭은 Hrvatska이며 이것을 굳이 한글로 옮기면 '흐르바츠카' 정도가 된다.
  8. Việt Nam은 /비엣 남/정도로 발음된다. "베트"라는 표기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의문. 일본 표기 'ベトナム(베토나무)'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9. 그런데 따지고 보면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한자 표기와 중국어에서 사용되는 한자 표기가 꼭 같아야 하는 건 아니므로, 중국어권에서 아무 한자나 갖다 붙이는 것도 딱히 이상한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로마자 언어권에서도 언어에 따라 같은 대상을 Firenze(이탈리아어)로 부르기도 하고 Florence(영어)로 부르기도 하고 Florencia(스페인어)로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Firenze는 '이탈리아어 표기'이고 Florence는 '영어 표기'이고 Florencia는 '스페인어 표기'이다. 그리고 같은 한자 문화권 안에서도 같은 대상을 지칭할 때 다른 한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같은 나라를 중국어에서는 美国라고 하고 일본어에서는 米国라고 한다. 여기서 美国는 '중국어 표기'이고 米国는 '일본어 표기'이다. 즉 같은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권이라고 해서 언어를 불문하고 언제나 똑같은 표기를 사용하지는 않으며,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한국어 표기'로는 丁裕莉(정유리), '중국어 표기'로는 郑有利가 공존할 수 있으며, 이렇게 언어에 따라 다른 표기가 사용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10. 대만에서 豊의 표준자형은 豐임
  11. 원칙적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인물은) 원음으로 표기해야 한다.
  12. 표준중국어 발음인 저우룬파가 아니라, 광동어 발음인 짜우연팟에 근거.
  13. 실제로 외국인이 일본에서 재류 카드(在留カード)를 만들 때, 이름의 한자 표기에 간체자 등은 넣을 수 없고, 반드시 일본어에서 쓰이는 이체자(정확히는 JIS 코드에 있는 글자)로 대체해야 한다(참고). 대부분은 이체자로 대체(예: 导→ 導, 曣→ 宴)하는데, 만약 이체자가 JIS 코드에 없을 경우 비슷하게 생긴 글자로 대체(예: 玏→ 功, 乒→ 兵 또는 丘)한다. 그런데 이 때문에 𡜦가 妾(…)으로 바뀔 뻔하거나, 龙(龍·竜의 간체자)이 尤로 바뀌기도 하는 모양이다(…). 𡜦→ 妾이야 그나마 이해 가능한데, 龙의 경우 분명히 대응되는 이체자가 JIS 내에 존재하는데도 尤로 대체된 이유는 알 수 없다. 담당자의 직무 태만 다만 전통적인 정체자는 일본 인명에서도 대부분 사용할 수 있으니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일본에서 외국인 등록을 한다고 한자 표기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14. 절대적이지는 않다. NHK 같은 경우 パク・クネ로 표기하고 필요에 따라 朴槿恵를 괄호로 병기하는 식.
  15. 李承燁에서 燁 자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혹 李承 火+華 같은 표기도 보인다.
  16. Búp bê는 인형이라는 베트남어 단어
  17. 베트남은 외국의 산하(山河)를 표기할 때 '江'·'山' 등을 뜻하는 부분은 자신들의 언어 'Sông'·'Núi'로 따로 표기하고 순수 이름부분만을 뒤에 붙인다. 가령 대동강은 'Sông Đại Đồng'으로 '강 대동'정도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웬만해서 '황하강'과 같이 중복해서 우리말로 표현하려는 것을 지양하고 '황허'로 표기하려는 부분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