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 야구 관련 인물(KBO)
• SK 와이번스 소속의 야구선수를 찾으려면 김동엽(1990) 항목으로.

해태 타이거즈 역대 감독
팀 창단	→	김동엽 (1982)	→	김응용 (1983~2000)

MBC 청룡 역대 감독
백인천 (1982~1983)	→	김동엽 (1983)	→	어우홍 (1984~1985)

MBC 청룡 역대 감독
어우홍 (1984~1985)	→	김동엽 (1985~1987)	→	유백만 (1988)

金東燁
1938년 10월 26일~1997년 4월 10일

실제로 김동엽의 항의 타임은 진짜 항의보다 심판과의 노가리가 주된 내용 이었다.

제에미, 거 나 참 저 도루가 어드러케 세이프네? 턱무하지 않간?

아니 기보다 이심판, 오늘 껨 끝나고 뭐하네? 거이 노가리에 쏘주나 한잔 하자우야.
머이 어드래? 아니 기럼 노가리 말고 내 삼겹살 한번 사갔서! 거 박심판도 같이 데려 오라우.
어, 어, 기래! 기럼 거 오비(맥주)까지 한번 까자우 기래!"

1 소개

빨간 장갑의 마술사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쾌남이자 만담꾼
프로야구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았던 엔터테이너

KBO 리그의 지도자 및 야구 해설가. 1971년 건국대학교 감독을 시작으로 1987년 MBC 청룡 감독에서 물러날 때 까지 무려 13번의 모가지#s-1.1를 당한 어떻게 보면 레전드(...)급 인물이다.한국의 빌리 마틴? 별명은 위 자료사진과 같이 빨간 장갑의 마술사. 자신은 전쟁통에 38선을 넘어온 "38 따라지" 라는 의미로 등번호는 38번을 애용했다.

2 유년시절

1938년 10월 26일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소싯적에 야구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부모님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김동엽과 떨어져 있게 되어 김동엽은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는데, 할아버지가 손자를 끔찍이도 아꼈다고 한다. 힘이 장사였던 할아버지가 겨울에 직접 노루를 잡아와서는 목을 따서 받은 피를 바가지에 받아 "몸에 좋은거니 전부 마셔야 한다" 면서 뜨끈한 노루피를 억지로 먹였는데, 어린 김동엽이 겁에 질려 안먹고 버티자 할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순순히 노루피를 마시지 않으면 유혈사태를 벌이갔서!! 이놈! 어서 먹지 못하갔네?" 라고 꾸짖어서 강제로 먹였다고 한다(...). 노루 야캐요 그 외 산삼이니 녹용이니 어릴 적부터 몸에 좋다는 건 다 할아버지가 구해와서 손자에게 먹였고, 덕분에 김동엽은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젊은이와의 주먹 다짐에도 절대 밀리지 않는 강골과 완력을 갖게 되었다(...)

3 현역시절

6.25 전쟁이 터지자 김동엽은 할아버지와 헤어져 부모님을 따라 월남했다. 피난지인 부산의 토성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하여 경복고-성균관대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 잠시 야구를 그만두고 폭력 조직의 말단 대원으로 뛴 경력이 있는데, 이 당시 턱과 치아를 다쳐 죽기 전까지 치아가 안좋아 고생했다고 한다.

이후 성균관대학교에 들어가 다시 야구를 시작했고 2루수로 제법 활약을 보였다. 대학 졸업 후 한국전력에서 선수로 뛰었으나 폭행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1964년 퇴단당했다. 이유는 저녁에 동료와 외출을 나갔다가 폭력배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완력 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김동엽이 완승을 거두었으나 상대방 중 한명이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 바람에 쇠고랑을 찰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결국 어찌어찌 회사에서 무마를 시켰지만 그 대가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한편으로 김동엽이 경찰에서 풀려난 데에는 한전 코치 어우홍의 형이자 당시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였던 어인영(훗날 경남신문 편집국장 역임)이 뒤에서 손을 써준 덕도 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앞서 언급했듯 김동엽을 한전에서 쫓아내는 데 앞장선 이는 어우홍이었지만(...).

한전에서 잘린 후, 당시 한전 감독이던 김계현의 주선으로 조흥은행에 이적했지만 입단 직전에 조흥은행 광교 본사가 대형 화재로 잿더미가 되는 바람에 회사 분위기가 엉망이 되었고, 이 와중에 운동부를 운영할 여력이 없다며 야구부와 여자 농구부를 해체시켜 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바로 은퇴하고 말았다.

4 지도자 시절(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마친 후 대한야구협회 심판으로 활동하다 대한체육회 에서 개설한 코치 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1971년 창단한 건국대학교 초대 감독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에 발을 들였다. 건대 감독이 된 그해 겨울 학교 운동장에 비닐하우스 훈련장을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엄청난 스파르타 훈련을 시키며 창단 1년만에 학교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당시 에피소드로 김동엽이 학교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달라고 하자 관계자가 "이 겨울에 채소라도 키우려고 그러느냐" 고 물었고, 김동엽은 "그렇다. 건대를 건강하게 키울 야구 채소다" 캬 라고 답했다는 얘기도 있다. 덕분에 그 해 건국대는 전 해에 비해 입시원서가 3배 넘게 팔리며 학교의 인기가 상한가를 쳤다고 한다.

이후로 성무 , 실업 롯데,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의 감독을 역임하며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스파르타 식 훈련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고집불통에 직설적이고 불같은 다혈질의 성격이었던 탓에 구단 고위층과의 충돌이 잦았고 선수들과의 마찰도 적지 않아 한 팀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서두에서와 같이 13번의 해임이란 흑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평소 김동엽은 자신의 의견과 부딪히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선후배는 물론 지위고하도 안가리고 걸직한 황해도 사투리가 섞인 "제-에-미~" 로 시작하는 투박하고 직선적인 말투로 마구 따지고 대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모가지가 무사했을 리가(...)

실업야구 롯데 자이언트의 창단감독으로 취임한 1975년 12월, 부산 전지훈련에서 연세대학교와의 연습경기때 선수들이 무기력한 플레이를 보이자 이에 격분한 김동엽 감독이 서울까지 전 선수단을 구보로 복귀시킨 사건은 유명한 일화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신생팀의 홍보 효과를 노리고 사전에 김동엽이 혼자서 구상한 이벤트였다고 한다. 때마침 선수들이 연습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김동엽이 기다렸다는 듯 즉흥적인 결정인양 자연스레 준비해 둔 카드를 꺼내든 것. 이때부터 보름간 롯데 선수들은 구간 마라톤 형식으로 서울까지 뛰어야 했다. 그리고 이것이 이현세 작 '공포의 외인구단'의 지옥훈련의 모티브가 되었다. 당시 롯데 관계자가 펄쩍 뛰면서 한 겨울에 선수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냐고 반대하자, 이미 전문의의 협조 하에 안전하게 뛰게할 조언까지 받았다면서 오히려 엄청난 홍보효과가 계획대로 나타날 거라 장담했다고 한다. 실제로 롯데 야구단의 구보 복귀 이벤트는 언론의 관심을 끌면서 당시 신생팀이던 롯데 자이언트의 인지도가 순식간에 치솟았다고 한다. 물론 모기업 롯데제과 지명도 또한 껑충 이거야말로 성공한 언론플레이

이 때 생긴 에피소드로, 부산~서울간 구보 종료 당일 구단에서 선수들을 위해 불고기 회식을 마련 했는데 투수 양한철이 맥주를 원샷했다가 그 자리에서 졸도하여 병원에 실려간 일이 있었다. 장거리 구보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알콜이 들어오는 바람에 탈이 난 것인데, 그 일로 양한철은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지도자 생활 외에도 특유의 입심을 앞세워 프로야구 출범 이전 TBC, KBS 등에서 야구 해설위원 으로도 맹활약 했다.

5 지도자 시절(프로)

불과 13게임 만에 유니폼을 벗은 해태 감독 시절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해태 타이거즈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이 당시 해태의 창단 조건이 김동엽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기업들이 서울을 연고지로 달라거나 실업팀의 소속 선수들에 대한 보유권을 인정해 달라거나 하는 예는 있었지만, 특정 감독의 영입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김동엽의 사례가 유일무이 하다. 김동엽의 인지도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는 한데... 그러나 김동엽은 시즌 개막 후 13게임 만에 코칭스태프와의 불화로 인하여 해임 당했다. 사실 단순한 불화가 아니라 김동엽 감독의 과도한 알콜 사랑이 빚어낸 촌극인데... 조창수·유남호 코치 잠적사건 항목에 자세히 나와있다. 이 불화사건은 김동엽의 지도자 생활중 가장 큰 흑역사.

사실 인지도라기 보다는 광주라는 연고지적인 이유가 있었다. 1980년 4월 시작한 MBC 라디오 홈런출발의 구성작가 김광휘씨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행자이던 김동엽(당시 한양대 야구부 감독)의 입을 빌려 "지금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의 진실이 객관적으로 밝혀지길 바란다"는 독설을 내뱉는 사고를 치며 군부정권의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이 발언이 인연이 돼 김 감독이 프로야구가 출범할 때 해태 타이거즈의 초대 감독으로 영입되었다고 한다.

이후 약 1년 간 MBC의 야구 해설자로 활동하다가 이듬해 백인천이 시즌 초반 감독직에서 이탈한 MBC 청룡의 콜업을 받고 후기리그 부터감독으로 취임, 특유의 선수 장악력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MBC를 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때마침 시리즈 상대는 전해 자신을 자른 해태였고 김동엽 감독은 누구보다도 전의를 불태우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러나 하필 한국시리즈 1차전 당일인 10월 9일 아웅산 사태가 터지며 개막이 일주일 정도 연기되었고 그 사이에 보너스 지급 문제가 불거지며 선수단 분위기가 와해되는 바람에 해태에 1무 4패로 속절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그 해 후기리그 막판, 김동엽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후기 우승시 선수들에게 1인당 5백만원씩 보너스를 주겠다" 라고 발언했고 이에 고무된 선수들이 결국 우승을 실현시켰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후기리그 우승 축하연에서 모 고참급 선수가 구단 관계자 에게 보너스 지급 여부를 물었다가 무슨 소리냐며 면박만 당했고, 이에 선수들의 사기는 급전직하 하고 말았다. 당황한 김동엽은 "내가 집을 팔아서라도 주겠다" 라고 선수들을 달랬지만, 당시 해태는 우승 시 보너스로 1억원을 푼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기가 죽을대로 죽은 선수들에겐 무소용이었다. 당시 구단주이던 이웅희 MBC 사장이 벼랑 끝에 몰린 5차전 전날 밤 김동엽 감독을 찾아가 "우린 2억원을 풀겠다" 고 전하라 했지만, 이미 해태에 1무 3패로 밀리고 있던 상황인지라 버스 떠난 뒤 손 흔들기 였다(...). 결국 한국시리즈 제패에 실패한 김동엽은 준우승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또 잘렸다. 19년 후, 이 팀의 후신 팀에서 비슷한(?) 성적을 거두고 잘린 감독이 또 생겼다는 건 안 자랑

그 후 1985년 시즌 도중에 다시 MBC 감독으로 돌아온 김동엽은 슈퍼루키 김건우를 앞세워 1986년 플레이오프 진출 목전까지 다가갔지만, 시즌 최종전에서 OB 베어스가 9회말 최동원을 상대로 뽑아낸 김형석의 동점 투런포에 이어 3루타와 야수 실책으로 끝내기 득점을 올린 신경식의 활약으로 롯데를 꺾고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낚아채면서 수포로 돌아갔다.덧붙이자면 이 시즌에 KBO가 부정위 타자 문제로 시비를 걸자 제대로 엿먹인 사건도 있었다(...) 이듬해인 1987년 에는 일본인 코치 미즈타니 히사노부 에게 투수 기용권을 넘기는 등 수모를 겪고 선수들의 감독 불신임 여론에 밀려 결국 시즌 도중 유니폼을 벗고 말았다. 감독 불신임을 놓고 공식적으로 투표를 한 건 아니었고, 구단 고위층에서 몇몇 고참선수들을 비밀리에 불러 김동엽의 재신임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전부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웠다. 이런 고약한 전통은 1989년 시즌 감독이던 배성서의 퇴진시에도 재연된 바 있다... 이때부터 선수산이...

그것으로 김동엽의 감독 인생은 끝이었다.

1987년 올스타전에서 김응용 감독과. 이것이 그라운드의 마지막 모습 이었다.

6 야구계를 떠난 이후

MBC 감독을 끝으로 현장을 떠난 이후 1992년부터 SBS에서 야구 해설가로도 활동하다가, 1994년 시즌 도중 야구 선수들의 병역 문제를 건드리는 설화를 일으켜 중도 하차하였다. 정확히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군대에 가면 실력이 퇴화하니 군대에 안 가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건 현재도 그렇지만 당시로 봐도 큰 오버였다.

이후 예능 프로의 패널로 나오는 등, 인생 말년에 상당한 굴곡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로 기업체 강사, 방송계에서 리포터 등으로 활동하던 차에, 1997년 3월 해태 타이거즈의 고문으로 다시 야구계에 복귀하였지만, 시즌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둔 그해 4월 10일 혼자 기거하던 용산구 한남동의 독신자 아파트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며 마지막까지 세간에 큰 충격을 남기고 향년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죽기 몇 해 전부터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한 지경에 처하는 등 상당히 어려운 말년을 지냈다. 후배들에게도 종종 손을 벌리는 등 초라한 몰골을 비추기도 했으나 그래도 항상 호탕한 웃음을 잃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고 한다.

자신의 자서전 격인 《그래 잘라라 잘라》(...)를 저서로 남긴 바도 있다. 그래서 잘랐습니다.

7 불꽃같은 쇼맨십

이 부분만큼은 훗날 이 감독에게 빙의되었다 카더라 생전의 김동엽은 누구보다도 쇼맨십을 즐기던 야구인 이었다. 심판 시절 누구보다도 크고 요란한 판정 동작과 아웃당한 주자를 손가락으로 집어내는 듯한 제스쳐로 관중들을 포복절도 시키기도 했고, 감독이 되어서도 경기 때 직접 3루 주루코치로 나가 작전을 구사하거나 엉덩이에 타월을 집어넣고 일부러 두툼하게 만들어 실룩실룩 흔드는 등의 기행을 보였으며, 타자들이 끼는 빨간 배팅용 장갑을 끼고 심판에게 일부러 삿대질을 하는 등의 심한 항의를 하는 시늉을 했다.

심지어 경기 전 심판을 만나 "야 오늘은 한 10분 정도 나와 있을테니 준비하고 있으라우" 라고 미리 통지하는 경우도 수두룩 했다. 그러고는 경기 중 그라운드로 튀어나와 특유의 빨간 장갑을 낀 현란한 손짓으로 심판에게 다가가 눈을 부릅뜨고 삿대질을 해대며 "날씨가 왜 이리 좋아? 안 더워? 오늘 끝나고 뭐해? 한잔 할까?" 이렇게 10분씩 떠들고 내려가곤 했다고... 가끔 TV 중계가 있는 날이면 사전 통지 없이 "나랑 5분만 얘기 좀 하자" 면서 뜬금없이 그라운드로 나오는 일도 있었고, 그러면 상대 심판은 "형님, 이 선 넘어오지 말고 5분만 떠들다 가쇼" 라면서 홈 플레이트에 발로 금을 그어놓고 김동엽의 대거리를 받아주었다. 지금 같으면 경기지연 행위로 경고를 먹을 만하겠지만 이것도 어찌보면 당시 야구판의 낭만이었는듯 하다.

이렇듯 항의라고 한 것 대부분이 심판과의 노가리 였고 정해놓은 항의 시간은 칼 같이 지켜서 그랬는지, 프로 감독으로 활동하는 동안 퇴장은 단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심판들과 항의의 탈을 쓴 노가리를 즐겼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고도 목발을 짚고 나와서 항의한다. 헬멧은 왜 쓰셨누? 튀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입니다 ㄳ

3루 코치로 나왔다가 주자가 횡사하자 아예 그라운드에 엎어져 대성 통곡을 하는 눕동님의 시초격인 퍼포먼스를 보이거나(일으키려는 사람은 이광은)

1986년 5월 5일 어린이날 식전 행사에서 김용수를 데리고 나와 치어리더와 함께 아쌀하게 거시기한 춤을 추는 등등... 원더걸스의 노바디 포즈가 찰지구나 갓동님이 라이온즈 1번타자라고??

이와 같이 많은 팬들을 김동엽 특유의 쇼맨십으로 즐겁게 해주곤 했다. 한편으로 아마 롯데 감독 시절에 불 같은 성격을 못이기고 경기 도중 자신을 야유하는 관중과 삿대질을 하며 대판 싸우다 징계를 먹은 흑역사도 있다(...).

또한 방송계에서도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야구 해설은 물론《홈런출발》《김동엽과 함께》등의 라디오, TV프로 진행자를 맡기도 했고, 각종 연예프로나 드라마에도 자주 얼굴을 비춰 국민적 인지도가 꽤 높은 야구인이었다.

1995년 10월 15일 잠실 야구장 에서 열린 OB 베어스 vs 롯데 자이언츠 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직관을 온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와 이희호 여사와 함께. 9회 내내 옆에서 경기 상황을 해설해 줬다고 한다. 그리고 깨알같은 데미소다

8 에피소드

• 생전의 김동엽은 화끈한 성격과 함께 야구계의 대표적 주당인 것도 유명했다. 한번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사히(?) 운전했다는 믿을 수도 없고 믿어서도 안 되는 그리고 따라 해서도 안 되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 운전 중 신호위반으로 교통경찰에게 걸리자 차에서 내린 후 도로에서 경찰에게 다짜고짜 큰절을 하여 벙 쪄있는 경찰을 뒤로 하고 차를 몰고 유유히 사라진 적도 있다.

• 그리고 교통경찰에게 또 걸리자 차에서 내리더니 아무 말 없이 자기 차를 부수기 시작, 문짝 하나가 걸레가 될 지경이 되자 황당해 하던 경찰들이 "감독님 참으세요" 라고 말렸대나 뭐래나(...). 이 부분을 보는 위키러들은 제발 절대 따라하지 말기를 바란다. 어차피 요즘에 그랬다면 네티즌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도 남을 일이겠지만(...)

• 그래도 한번은 길거리에서 일반인들 에게 행패를 부리던 부사관급 군인 두명을 간단히 제압한 뒤 두 사람의 요대를 붙잡고 도망 못가게 한 다음 "여러분! 문민시대에 이런 군인들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하면서 확실하게 혼을 내준 훈훈한(...) 일화도 있다.

• 건국대학교 감독 시절 친분이 깊던 원로 야구인 풍규명의 주선으로, 그의 사위이자 당시 고등학교 최고의 1번 타자로 각광받던 선린상고의 이해창을 영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해창이 고등학교 선배들의 강권에 못이겨 중앙대학교로 진로를 선회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동엽은 단박에 중앙대로 쳐들어가 선배인 김진영 감독에게 "우리 선수 건들면 선배고 뭐고 없다. 이해창 당장 내놓으라"며 대놓고 한바탕 깽판을 쳤다(...). 그 기세에 질린 김진영은 김동엽에게 사과하며 이해창 영입을 철회하였다. 그렇게 이해창은 건국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 실업야구 롯데 감독이던 1977년, 실업연맹전 결승에서 라이벌 한국화장품을 꺾고 우승했을 때 김동엽이 구단의 높으신 분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높으신 분이 김동엽에게 우승축하 인사를 건내며 그 공을 치하하자 김동엽은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우승보너스 지급을 요구했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로선 상당한 금액으로 추정되는데, 높으신 분이 "그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 우리 회사 여공들이 밤 새워 껌을 만들어 팔아야 벌 수 있는 돈이다" 라고 난색을 표시했다. 응? 이에 다혈질인 김동엽은 구성진 황해도 방언으로 "제에미 그럼 여공들 데꾸와서 야구 하시등가!!!" 라고 버럭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김동엽이 그날 이후 어떻게 되었을 지는 안 봐도 블루레이 일 것이다. 그렇다. 롯데 감독에서 모가지 당했다(...).

• 해설가로 활동 중이던 어느 날, 기자들과 노가리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동엽이 이런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이보라우, 앞으로 나한테 해설자(解說者)가 아니라 해설가(解說家) 라고 해야 돼. 해설 못하는 놈들은 해설자고 해설을 잘 하는 사람은 해설가 라고 하는거야" 그래놓고 조금 쑥쓰러웠던지 다시 이런 드립을 덧붙였다. "당신(기자)들도 구분을 해야 돼. 기사 못 쓰는 사람이 기자(記者)고, 기사를 아주 잘 쓰면 기가(記家) 라고 불러야지" 이 얘기를 들은 기자들은 그저 피식피식 웃을 뿐 이었다(...).

• MBC 감독 시절, 김동엽 자신이 직접 저지른 해프닝은 아니지만 코미디 같은 일화에 엮인 적도 있다. 1985년 8월 20일 해태 타이거즈와의 잠실경기 때 2-2로 맞선 8회말 김재박이 1사 후 3루타로 출루하며 만든 찬스에서 송영운이 타석에 나왔는데, 상대 투수는 괴물신인이라 불리던 선동열이었다. 그런데 선동열이 타자 앞에 공을 패대기치며 포수 뒷쪽으로 빠지는 폭투를 저질렀고 3루의 김재박은 얼씨구나 하고 홈으로 뛰어들었는데, 타자인 송영운이 발목을 부여잡고 뒹굴며 주심에게 히트 바이 피치라고 부득부득 우기는 것이었다. 어리둥절한 주심은 하는 수 없이 송영운에게 출루를 지시했고, 기껏 홈을 밟은 김재박은 3루로 복귀... 당연하게도 폭투 또는 패스트볼이면 인플레이 상황으로 3루주자의 득점이 인정되지만, 타자가 공에 맞았다면 볼데드 상황이 되므로 3루주자는 홈을 백번 밟아봤자 득점은 될 리가 없다(...) 결국 그날 경기는 11회 연장 끝에 2-2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사단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터졌는데, 송영운이 샤워실에서 동료와 샤워를 하면서 "아까 그거 안맞은건데 쇼한거임. 나 연기 좀 짱인듯?" 이라고 실토하며 키득대던 중, 밖에서 얘기를 들은 김동엽이 벌컥 샤워실로 뛰어들어 와서는 "이 멍청한 놈, 그걸 자랑이라고 하냐!" 라고 노발대발 하며 송영운을 죽지 않을 만큼만 두들겨 팼다고 한다(...).

•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말빨과 독한 성격 등 공통분모가 많아서인지 김성근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다. 다만 얼굴만 마주치면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만담 수준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김성근이 츳코미 포지션? 둘은 1985~87년 시즌 중반까지 서울 라이벌인 OB와 MBC 감독을 맡아 한층 더 독해졌는데 1987년 5월경 전기리그 막판 상대와의 경기를 앞두고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이런 얘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북에서 온 자와 남에서 온 자의 대화

식당에서 점심으로 스테이크를 썰고 있던 김동엽 자리에 김성근이 합석하였다.

김성근 : 이기지도 못하면서 비싼 것만 드시누만.
김동엽 : 그러지 말라우야. 잘 먹어야 이길거 아니가서?
김성근 : 고기 먹어봤자 소화도 안될텐데 뭐?
김동엽 : 닥치라우, 우린 오늘부터 10연승이야.
김성근 : 10연승 좋아하시네. 오늘 내일 우리한테 다 지면 어쩌시려고?
김동엽 : 그러면 8연승이지.
김성근 : 8연승 같은 소리하지 마쇼. 모가지#s-1.1에요 모가지!
김동엽 : 모가지좀 또 떨어지면 어때. 내레 땅에 떨어진 모가지 주워서 붙이는데 선수잖네. (옆에서 밥먹고 있던 강병철을 가리키며) 얘는 모가지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리 서툴겠지만 나야 뭐 수도 없이 붙여보지 않았어? 모래가 묻으면 좀 따끔따끔 하겠지만...
김성근 : 그러다 모가지가 거꾸로 붙으면 어쩌려고 그러슈?
김동엽 : 더 좋지. 뒤까지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김성근 : 좋기도 하겠수. 그럼 MBC가 아니고 CBM 이유.
통산 13번 잘린 김동엽과 11번 잘린 김성근의 대화. 아, 성큰옹은 2011년에 한번 더 잘렸으니 12번(...)
결국 성큰옹은 2014년 고양 원더스의 해체크리로, 사실상 13번을 채웠다(...) 그리고 14번째 기록경신 임박

이 대화가 있은지 두 달 만에 김동엽은 실제로 모가지가 달아났다(...). 死神 김성근 참고로 김성근은 2016년 10월 기준으로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아직도 현장에 남아 있다. 자주 짤려도 야신은 야신이다 김동엽 감독의 사후 김성근은 그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김동엽이 애용하던 등번호 38번을 달고 있다. 참고로 저 대화에서 얘라고 불린 인물은, 야인시절을 지내고 있던 강병철 감독이었다고 한다. 식샤하다가 뜬금 불똥 튀긴 강병철

• 1986년 전기리그를 5위로 마치고 후기리그에 올인하게 된 김동엽은 선수단을 모아놓고 일장훈시를 하며 "이기는 야구는 내가 알고 있으니 너희들은 맡은 임무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분위기를 추스르고자 했는데, 이 당시 기자들에게 물야구론 이란 어록을 남겼다. "MBC는 앞으로 물야구를 하겠다. 물이란 약한 듯 보이지만 실은 굉장히 강하다. 조그마한 틈이라도 있으면 파고들어 큰 바위를 부수지 않는가" 듣기에는 굉장히 그럴 듯 했지만 MBC는 그해 후기리그 에서도 3위에 머무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김동엽의 물야구는 말 그대로 물먹었다(...).

• 1986년 시즌 종료 후 MBC는 김동엽의 감독 재신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시즌 중 코치 구타사건으로 구설수를 일으키고 헬스클럽에서 역기를 들고 운동을 하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입은 것을 자기관리 소홀로 간주하여 김동엽의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상태였는데, 때마침 삼성 감독이던 김영덕이 계약 만료가 되자 김영덕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고 김영덕도 서울팀 감독직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지라 김영덕의 영입, 동시의 김동엽의 불신임은 거의 기정사실인듯 했다. 참고로 부상기간 동안 목발을 짚고 그라운드로 절뚝대며 나와 심판에게 목발을 들이대며 항의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였다. 역시 쇼맨십의 달인(...). 그런데 김영덕이 모 언론지 기자를 다리삼아 MBC 감독자리를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 소식을 들은 MBC 구단의 높으신 분이 "기자한테 기대서 감독으로 오려는 사람은 필요없다"며 김영덕에 대한 영입의사를 철회, 대안을 상실한 MBC는 결국 김동엽의 감독직을 유지 시키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로, 김동엽의 재신임 결정 당일 구단 사무실을 찾아온 김동엽에게 프런트 직원이 장난으로 "참 안되셨습니다" 라고 위로하는 시늉을 하자, 김동엽은 고개를 떨구며 "내 그럴줄 알았다" 라고 체념하는 모습을 보였고, 더 이상 놀렸다간 곤란할것 같아서 직원은 태도를 바꿔 "농담이었고요, 사실 방금전에 스테이(stay, 재계약)로 결정났습니다" 라고 실토하자 김동엽은 잠시 눈물을 비추는 듯 하더니 표정을 바꾸어 "이번에 잘리면 열 세번째 모가지다. 하도 많이 잘려서 아무렇지도 않았어" 라고 얼버무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MBC 구단주와 점심을 같이 하는 자리에서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동엽은 "MBC가 나와 재계약 한것은 MBC를 1류 구단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1류 감독답게 뭐? MBC를 강팀으로 만들 것이다" 라면서 특유의 거들먹거리는 태도를 회복한 상태였다. 그러나 간신히 허락받은 감독직은 위의 김성근과의 에피소드와 같이 중도해임으로 마무리 되었으니(...)

• 김동엽은 평소 술자리에서 레몬 꼭지를 따서 주물러 짜낸 즙을 맥주잔에 가득 채운 소주에 섞어 만든 레몬소주를 즐겨 마셨는데, 멋모르고 같이 쭉쭉 들이키다 요단강 익스프레스 탑승 직전까지 간 이들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희생자가 연예계의 주당으로 꼽히던 탤런트 한진희. 방송을 마치고 여의도의 단골 일식집에서 한잔 기울이던 김동엽과 우연히 합석했다가 멋도 모르고 김동엽에게 술내기를 제의했는데, 김동엽은 "나는 술이 약하니 레몬소주로 하겠다" 라고 한발 빼는 척을 했고 이에 낚인 한진희는 김동엽이 만들어준 레몬소주를 받아 마시고 "이게 술이냐 주스냐" 라고 비아냥 댔지만, 결과는 한진희의 TKO패(...). 이후 며칠간 후유증으로 죽어난 한진희는 주변 사람들에게 "김동엽 저 인간이 주는 레몬소주는 절대 마시지 말 것" 이라고 신신당부 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고 한다.

• 해태 타이거즈 전성시절 타팀들에게 공포의 아이콘이었던 빨간색 상의에 검정색 하의 스타일 원정 유니폼(속칭 검빨 유니폼)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이 아이디어는 주당 김동엽답게 술병 라벨에서 따온건데, 팀 창단을 앞두고 유니폼 디자인을 본 김동엽은 "홈경기 유니폼은 괜찮은데 원정 유니폼이 영 아니다" 라고 투덜대던 중 평소 즐겨 마시던 런던 드라이진 라벨에 그려져 있는 영국 근위병의 제복을 보고 "이거다!" 하고 무릎을 쳤고, 이렇게 탄생한 해태의 원정 유니폼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정작 선수들은 햇빛과 열기를 고스란히 저장하는 유니폼 때문에 한여름 내내 죽을 맛이었다고 한다(...).여담으로 그 유니폼은 2001년 시즌 도중 해태가 KIA 타이거즈로 넘어가며 선수들은 한여름의 고역에서 벗어났고팬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2011년 7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광주경기 에서 올드 유니폼 이벤트로 다시 부활하며 올드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정작 그날 경기는 속이 꽉 찬 남자의 크고 아름다운 퐈이야쇼로(...)

• 김동엽은 생전에 농반 진반으로 "내가 죽거든 딴 것은 필요 없다. 관 속에 화투와 카드 한 모씩만 넣어달라"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술과 함께 도박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오죽하면 부친상을 당했을때 상주가 빈소는 안지키고 화투판을 들락거렸다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