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식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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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병분류기호
(ICD-10)
F50
진료과정신건강의학과
관련증상체중 증가, 구토, 공포
관련질병신경성 식욕부진증, 폭식증, 비만

1 개요

攝食障碍
Eating disorder

폭식 또는 거식, 음식에 대한 조절감 상실, 음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 영양결핍 상태에도 불구하고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등 주로 무리한 다이어트에 의하여 촉발되는 식사 행동상의 장애. 다이어트 장애, 식이장애라고도 하며, 크게 거식증, 폭식증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외모에 목매다는 여자아이들이 걸린다든가 마른 몸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문화[1]의 부작용이라는 등 미용적인 측면에서 평가되는 병이다. 일부에게는 운동하기 싫어하는 게으른 청소년들이 걸린다는 식의 편견도 있고, 실제로도 무리한 다이어트가 섭식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섭식장애의 심리도식은 '미용'이 아닌 '자기통제'가 키워드이다. 외부의 압력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는 상황[2]에서 생존의 기본인 섭식을 통제해서(굶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 이때 섭식통제에 성공하면 거식증이다. 배고픔에 굴복해 음식을 먹지만, 먹은 음식을 구토해서 통제에 성공하지 못한 사실을 부인하는 패턴을 반복한다면 폭식증. 단순히 많이 먹는 것뿐이라면 섭식장애가 아닌 충동장애이다. 먹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위한 강박적인 행동이 주기적으로 있어야만 폭식증(bulimia)이다. 반드시 주기적이고 의도적이어야 한다. 토하고 싶지 않은데 토한다든가,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강제로 먹은 경우, 토해도 폭식증(bulimia)은 아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한 식이요법의 일종인 정상식이 있다. 자세한 건 이쪽으로

2 종류

2.1 거식증과 폭식증의 진단 기준

미국 정신의학회 DSM-5 상 신경성 식욕부진증 (Anorexia nervosa ; 거식증) 의 진단 기준

A. 나이와 키에 비해 최소한의 정상범위 내에서 체중을 유지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기대체중의 정상 하한선 미만의 체중)
B.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살찌는 것에 대해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며
C. 다음 중 한 가지 이상
1) 체중과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식
2) 체중 및 체형이 자기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
3) 현재 저체중 상태의 심각성을 인정치 않음

미국 정신의학회 DSM-5 상 신경성 대식증 (Bulimia nervosa ; 폭식증) 의 진단 기준

A. 폭식삽화가 반복되며 (폭식 삽화 : 단위시간에 일반인의 식사보다 확실히 많은양을 섭취하며 식사 중 자제가 불가능)
B. 폭식 후 체중 증가를 막으려는 부적절한 행동이 뒤따른다
C. 위 2가지 행동이 3개월 이상, 주 1회 이상 지속되며
D. 체중이나 체형이 자기평가에 과도한 영향을 미침
E. 신경성 식욕부진증을 배제

2.2 신경성 식욕부진증

Anorexia nervosa, 거식증

체중증가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보이는 섭식장애로, 아래에서 설명할 신경성 대식증과 마찬가지로 어느 나라를 가든 10대 및 몸무게 관리에 민감한 나이대나 20대 여성 등에서 자주 발견된다. 대체적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사이이다. 외모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패션모델들이나 연예인, 발레리나치어리더들이 이 질환을 앓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볍고 마른 몸을 유지해야 하는 피겨 스케이터들에게서도 종종 찾을 수 있는데 스즈키 아키코가 대표적.

사실 거식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짝 말라서 해골처럼 된 사람이겠지만, 비만이나 고도비만 환자들 중에도 거식증이 있다. 저렇게 뚱뚱한데 웬 거식증? 이라는 대표적으로 잘못된 편견[3] 때문에, 본인이나 주변인이나 자신의 질환 자체를 "어머~ 적게 먹네? 다이어트 하나봐"로 오인하기 쉬워, 그런 행위로 인해 살이 빠지기 시작하는 상태면, 이미 치료가 힘든 수준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DSM-5 등 국내외에서 통용되는 의학적 기준상으로는 명백히 저체중인 경우에 한하여 신경성 식욕부진증 (거식증)으로 진단하고 있다. 애초에 해당 질환은 '식욕이 부진하다', '음식을 거부한다'라는 점보단 '마른 몸매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스스로' 거부한다)'는 점이 핵심인 질환으로 실제 임상양상을 고려하면 식욕부진증이라는 명칭은 잘못된 명칭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식욕이 '부진'한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스스로 식욕을 참는 것이다)

정신 분석학에서 말하는 거식증은 '무의식적으로 더 이상 자라기를 거부하는' 상태이다. 거식증에 걸리면 성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 무의식적으로 음식 섭취를 거부하고 영원히 아이로 남아 있고 싶어 한다. 이것은 사춘기부터 20대 초반에 발병하는 것도 성인이 되는 통과 의례를 앞두고 영원히 아이로 머물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음식 섭취 거부는 몸을 더 자라지 않게 하고, 영양분이 들어오는 것을 막은 채 내부의 살을 태우기 시작한다.

80~90년대에 세계적으로 활약했던 모델 김동수(패션모델)의 책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해외에서 활동하던 시절, 그녀를 포함한 모델 몇 명이 유명 디자이너의 만찬 파티에 초대받았다. 그냥 참석해서 먹고 놀고 즐기기만 해도 돈을 받는 것이다.[4] 당연히 그런 파티의 음식들도 전부 다 수준급이니 김동수는 신이 나서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같이 참여했던 모델들 중 몇 명은 식사도 깨작깨작하다가 중간에 자꾸만 화장실을 다녀왔단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창백하고 해쓱했는데, 즉 먹다가 중간중간 화장실에서 토해낸 것이다. 파티에 초대받은 이상 아예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살이 찔까봐 마음 놓고 먹지는 못하겠으니…. 또 그녀의 후배 모델들 중 한명은 하루에 오렌지 주스 한 캔과 뻥튀기 한줌씩만 먹어서 살을 급격히 뺐으나, 결국 그 후폭풍으로 몸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서 모델 일 자체를 영영 못 하게 되고 말았다고.

마른 몸을 높게 평가하는 사회 풍토상 거식증을 아름다워지는 길로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보이는데, 사람의 미를 평가하는 기준 중에 중요한 것이 '피부 상태' 인데[5] 극한으로 굶은 상태라면, 영양 부족 문제로 피부에서 기름이 나오지 않아서, 피부 상태가 말도 못하게 악화되고 노안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올 데는 다 나오고 들어갈 데는 다 들어간' 몸매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무조건 깡마른 몸매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뒀으면 하지만… 애초에 이들이 생각하는 미의 기준 자체가 심각하게 왜곡되었기 때문에[6] 말해도 못 알아먹는다. 이들이 동경하는 몸매의 기준은 '기아(飢餓) 상태' 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슬렌더' 가 아니고 '기아' 상태다.

흔히들 거식증이 늘어나는 것을 깡마른 패션모델들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이건 좀 더 신중히 판단해야 할 문제다. 애초에 디자이너나 모델들도 패션쇼나 화보에서 대중들의 반응이 안 좋으면 곧바로 그 컨셉을 버릴 수밖에 없으며, 칼 라거펠트도 똑같은 디자인의 옷이라도 마른 모델 위에 걸쳐진 옷에 소비자들이 더 열광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건강미 있는 패션모델들이 유행하던 7, 80년대에도 거식증 문제는 꽤나 심각하게 대두되었던 현상이었다. 즉 패션계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는 소리.[7]

정말 거식증에 걸리는 게 아름다워지는 조건인지는 이 사진을 보고 각자 판단하도록 하자.

옛 서양인들이 '결핵 걸리면 예뻐진다'라고 생각했던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사고방식일지도 모르겠다.[8]

찢어지게 가난했던 화가 이중섭이 말년에 거식증을 앓다 죽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 '카펜터스' 의 카렌 카펜터(1950~1983)도 거식증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유명인들 중 한 명인데, 거식증 치료 과정에서 급격하게 살이 찌는 바람에 심장에 무리가 간 것이 그대로 사망으로 이어진 것. 카펜터스 생전 모습

메디컬 드라마에서도 이따금 소재로 쓰인다. 90년대 국내 드라마 종합병원에서도 한 소녀가 살을 빼겠다고 거식증 증상을 보여 입원하는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상당히 현대적인 질병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유서가 깊은 질병이다. 유럽 중세 시대의 기록을 보면 금욕주의적인 생활에 몰두하던 여성들이 식사를 거부하면서 먹은 것을 바로 토해내거나, 성체성사에서 나누어주는 영성체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거기에다가 기운이 빠진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열정에 불타면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다닌 덕분에 체중 감소가 가속되었다. 더욱 무서운 점은 주위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성녀라고 칭송하는 가운데, 그러한 여성들은 비정상적으로 말라가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오히려 기뻐하고 종교적인 환희를 느꼈다고. 이 자식들 안되겠어.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운동해서 살빼기 싫은 게으른 자들이 동경하는 병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거식증 환자 모두가 게을러서 운동 대신 굶기를 택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되레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운동에 대한 집착이 강한 환자도 있다.[9] 거식증 환자들은 오히려 금욕적이고 부지런한 경우가 많다. 금욕의 끝이 금식으로 향했다고 보면 쉽다. 완벽주의나 결벽증과 맥락을 같이하는 병이다.

또 마른 몸매를 위해 거식증을 선망하는 프로아나(Pro-Ana)가 일반적인 거식증과 자주 혼동되어 쓰이곤 하는데, 거식증은 감정적인 요소에서 기원하는 경우도 흔하다. 업무 상의 스트레스나 주변인들과의 불화 때문에 거식증에 걸릴 수도 있다는 소리. 특히 대부분의 식사를 같이 하는 사이인 만큼 가족들과의 불화가 거식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족 치료를 중점으로 섭식장애 치료를 했더니 대부분의 환자들이 차도를 보였을 정도라고.

결국 게으름과 마른 것에 대한 동경만으로 섭식장애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게으름이라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 상당히 치명적인(그리고 대체로 부정확한) 낙인이니, 만에 하나라도 거식증 환자에게 게으름뱅이라는 낙인은 찍지 말자. 그런 낙인이 섭식장애를 오히려 유발할 수도 있다.

참고로 거식증에 다큐멘터리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06에 미국에서 제작된 'Thin'으로, 섭식장애 요양소에 입소한 여성 환자들의 일상을 아무런 과장 없이 담담하게 찍은 작품이다. 2007년에 한국의 EIDF에서도 방영된 바 있다. 여기 출연한 환자들 중 한명인 '폴리'는 결국 2008년에 자살했다고 한다.

자신 또는 주변의 누군가가 거식증이 의심되면, 일단 의사의 상담을 받자. 참고로 거식증은 가장 자살률이 높은 정신질환이다. 우울증보다도 훨씬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2.2.1 위험성

살이 빠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거식증에 걸리면 1차적으로 우울증이 생기고 대인관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오므로, 꿈에서라도 걸리길 바라지 말자. 당연하지만 거식증에 걸리게 되면 심신 양면으로 심각하게 쇠약해지며, 거식증으로 숨진 경우가 적지 않은 데서 알 수 있듯이 대단히 위험한 병이다. 소화기 뿐 아니라 영양실조에 따르는 면역력 약화로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칠 수 있다. 덤으로 거식증 환자들의 사인(死因)들 중 거식증 자체가 아니라, 이로 인한 우울증 상태에서의 자살 시도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10]

거식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 중 자살이 아닌 경우는 심장마비가 사인인 경우도 꽤 많다. 지속적인 칼로리 및 영양부족을 겪으면 우리의 몸은 점점 많은 근육들을 뽑아쓰게 되는데, 이로 인해 온몸의 장기란 장기는 영양과 근육을 빼앗기고 쪼그라들며, 결국 최후에는 심장의 근육까지 소비되기 시작한다. 생각해보라, 심장은 죽을 때까지 한시도 쉬지않고 박동을 해야하는 장기인데 근육을 빼앗기면 점점 적은 근육으로 박동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 및 부담은 늘어난다. 이때라도 많이 먹으면 되지 않냐고? 저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음식을 먹거나 살이 갑자기 찌면, 심장에 상상을 초월하는 부담이 가서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결국 정말로 많은 시간을 들여 아주 조금씩 식사량을 늘려야 한다.

거식증에 걸리면 간 기능 검사 수치가 아주 높게 측정된다. 체내의 지방이 모두 고갈되어 더는 에너지를 만들 수 없게 되니, 우리의 몸은 덩어리가 큰 간을 파괴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질이 풍부한 대뇌나 눈 주위의 지방도 타격을 받게 된다.

2.2.2 거식증으로 사망한 유명인

  • 루슬라나 코슈노바
  • 루이젤 라모스 - 우루과이 패션모델. 패션쇼 무대에서 내려온 직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 엘리아나 라모스 - 위에 나오는 루이젤의 자매인 우루과이 패션모델. 언니의 죽음 후 5개월만에 사망했다. 자매가 나란히 거식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 아나 카롤리나 헤스통 - 브라질 모델로 전 세계에 패션계의 비정상적인 깡마른 몸매 선호에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 이사벨 카로 - 베네통의 안티거식증 광고에 나온 프랑스 모델.
  • 크리스티 헨리치 - 94년 사망한 미국 기계 체조선수
  • 카렌 카펜더 - 거식증에서 "회복"되는 과정에서 심부전으로 인해 사망하였다. 1970년대 미국에서 형제와 활동한 팝 음악 듀오인 카펜터스 그룹 맴버중 한명이며 그의 형제인 리차드 카펜터는 현재까지 살아있다.
  • 마츠 토모히로 - 일본의 라이트노벨 작가[11]
  • 이중섭 - 적십자병원에서 이중섭은 거식증이 심해 식사를 거부했다. 하지만 그는 약간의 기운만 차리면 손톱으로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고, 투병 중 사망했다고.[12]

2.2.3 거식증에 걸렸거나 의혹을 받았던 유명인

2.2.4 거식증에 걸린 캐릭터

2.3 신경성 대식증

Bulimia nervosa
(폭식증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렸으나 현 질환과 별개로 binge eating disorder (폭식장애)의 진단기준이 정립됨에 따라 신경성 대식증을 폭식증으로 일컬을 시 용어 상의 혼란이 유발될 수 있다)

식욕충동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먹는 행위를 폭식이라 하며 그에 따른 체중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억제 및 제거행동이 뒤따르는 경우를 신경성 대식증으로 정의한다. 단, 저체중이 동반된 경우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폭식-제거형으로 분류하여 신경성 대식증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달리 스스로 치료를 원하는 경향이 더 강하며 빈도 또한 더 흔하여 젊은 여성의 1~3% 정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2.4 프로아나(Pro-Ana)

'찬성' 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Anorexia)' 에서 딴 Ana를 합성한 단어다. Thinspo도 동일한 뜻으로 쓰인다. 말 그대로 다이어트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거식증을 동경해서 걸리고 싶어 하는 형태로 발전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발원지는 미국영국 등의 서구권이었지만, 점점 빠르게 확산되어 동양권에도 심심찮게 이런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심지어 미국의 프로아나들은 자기들만의 팔찌를 만들어 손목에 차고 다닌다. 주로 빨간색 비즈장식에 프로아나의 상징인 잠자리 모양으로 포인트를 준다.

주로 10대에서 20대 초반 사이인 여성들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 이들은 거식증이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지를 모르고, 그저 마른 몸매를 원해서 이 병에 걸리고 싶어 한다. 실제로 프로아나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매'라면서 모델로 삼는 체형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아사 직전이라고 해도 모자랄 정도로, 마르다 못해 뼈에 가죽만 붙인 듯한 거식증 환자들의 사진이다.[14]

지식검색의 "거식증 걸리는 방법"이라는 질문을 올리는 사람들도 프로아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한때는 인터넷 검색으로 이들이 모이는 카페를 바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프로아나 카페나 사이트들이 활성화되었지만, 2008년에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들에 대한 내용을 방송한 이후로는, 대부분의 카페들이 폐쇄되거나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 하지만 아직도 멀쩡히 운영되고 있는 카페들도 있으며 검색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인데 왜 오지랖이냐?', '몸이 망가져도 내 몸 망가지는 거지 님들 몸 망가지는 거 아니니까 상관 마라' 는 식으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성향을 보이며, 심지어 일부 프로아나 카페 회원들은 살찐 사람들의 몰카를 찍어 카페 내에 올리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등의 무개념 짓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주변인들에 대한 뒷담화를 하기도 한다.

이들 사이에서 떠돈다는 이른바 프로아나 8계명이라는 것이 있는데, 하나하나가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음식에 대해 강한 거부감, 심지어는 적개심마저 드러내고 있는 구절들이다. 살고 싶지 않은 건가 하는 의문이 생길 지경.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기름진 음식은 벌 받을 각오를 하고 먹어라

2. 칼로리는 언제나 계산해야 한다
3. 몸무게, 저울이 모든 것이다
4. 살 빼는 게 사는 길, 살찌는 것은 죽음
5. 무조건 말라야 한다
6. 배고플 때는 화장실 청소를 해라
7. 역겨운 행동을 해서 입맛을 달아나게 해라
8. 혀를 면도칼로 베어서라도 먹지 마라

(2번은 나쁘지만은 않다. 실제로 다이어트 중 섭취한 칼로리를 계산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다만 저들의 기준은 하루에 세자리 수 칼로리라는 게 문제.)

이 외에도 위에 나프탈렌같은 발암물질을 올려서라도 식욕을 억제하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더불어 "그걸 먹으면 넌 뚱뚱해질테고, 뚱뚱한 너는 그 어떤 남자의 무릎에도 앉을수 없을거야!"라며 가학적인 문구를 당연시 하기도 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다이어트 플랜은 더더욱 혹독하다. 하루에 800칼로리, 다음날은 650칼로리, 또 다음날은 400칼로리, 하루는 굶은 후 다시 400칼로리 하는 식이다. [15]당연히 이런 식으로 식생활을 유지했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는다.[16] 여기에서 몸이 남아나지 않는다는건 단순한 비유나 건강의 손실이 아니라 실제 사망으로 이어진다! 800kcal 이하의 식이통제는 Very Low Calorie Diet (VLCD) 라고 불리우며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심실빈맥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6-70년대에 보고되었다. 영어 위키백과 VLCD를 참고.

여자들이 살 빼고 싶다면서 거식증 걸리고 싶다는 얘기야 쉽게 할 수 있지만, 저걸 실제로 시도한다면 이미 섭식장애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이틀 굶고 포기한다. 주변에 저런 사람이 있다면 진짜 섭식장애 환자 맞으니까, 전문의에게 데려가야 한다.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 2012년 9월 17일 방송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취재하기도 하였다.
  1. 20세기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영양의 과소비가 일어나면서 고도 비만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 때문에 사회적인 날씬함의 표준은 거꾸로 살과 뼈가 만나는 수준의 깡마른 체형으로 역주행하였다.
  2. 대표적으로 사춘기 부모와의 갈등, 울증 혹은 조증으로 인한 자제력 상실, 극심한 가난으로 인한 식량고 및 심한 스트레스나 분노 등
  3. 식욕부진, 음식 거부 증세는 체형에 관계없이 나타난다.
  4. 실제로 유명인들이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파티가 유명해지고 파티의 물도 좋아지기 때문에 이런 의뢰가 많다고 한다.
  5. 대부분 외모를 평가할 때 이목구비가 얼마나 잘났느냐가 제1의 평가 기준이 되지만, 피부가 어떤가에 따라서 인상이 확 변한다. 그리고 피부 상태가 좋다면, 실물보다 훨씬 동안으로 보이는 부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6. 성형에 중독된 사람들 중 많은 수도 타인이 어떻게 봐주느냐, 하는 건 별 관심이 없고, 자기 자신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 지에만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7. 쉽게 말하면 소비자, 즉 대중이 그런 체형을 좋게 봐주지 않는다면, 패션계 등에서도 아예 그런 체형을 기용하지도 않을 테고, 그런 체형의 모델들도 도태될 것이 아니겠는가. 의외로 대중들이 자신들의 조금 꺼림칙한 내면, 혹은 취향이나 욕망 등에 대한 책임을 돌릴 희생양을 찾는 심리들은 종종 보인다. 잔혹 사건 등이 터지면 게임, 만화, 공포영화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와 통한다. 소비자, 혹은 대중들이 점잖 빼면서 하는 말을 믿으면 망한다는 투의 금언은 영화계, 공연계, 출판계 등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얘기라고 한다.
  8. 사실 결핵 등 폐에 문제가 생기면, 얼굴이 핏기가 없이 하얘지고, 뺨과 입술만 발그레해지는 경우가 꽤 있다. 즉 미백화장과 색조화장이 저절로 되는 셈. 그래서 어릴 적 감기 잘 걸리는 여자애들이 피부가 하얀 경우가 많았던 건가? 그러나 이 상태가 오래 가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윤기를 잃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동양의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폐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색욕을 자극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폐가 망가진 상태에서 몸을 더 혹사시키는 게 되므로 제 명을 재촉하는 결과가 된다. 나이 좀 드신 분들은 한번쯤 들어보셨겠지만, 결핵 등이 불치병이던 시절, 폐병쟁이들은 색을 밝힌다는 말이 있었다.
  9. 심한 거식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오히려 운동을 못하도록 금지 및 감시를 해야 한다. 가뜩이나 체력이 없는 환자가 살찐다는 공포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는 동시에 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가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
  10. 참고로 거식증 환자의 열 명 중의 한 명 정도가 사망한다고 한다.
  11. 사망 당시 작품을 출판했던 대쉬엑스문고에서 트위터로 부고를 전할 때 구체적인 병명을 밝히지 않아서 거식증이라는 루머가 돌았던 적이 있으나, 정식으로 발표된 사인은 간암이다.
  12. 정확히 서술하자면 이중섭의 진짜 사망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이 많다. 하지만 제일 유력한 추측은 간염, 폐암으로 인한 거식증 유발이다. 생활고에 시달렸으니 거식증에 걸리고도 병이 많았던 것.
  13. 본인이 직접 신인시절 때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4. 예를 들면 키 158cm에 체중 28kg의 거식증 여성이라든가. 참고로 이 키에 어울리는 정상적인 체중은 약 50kg이다. 이는 BMI 지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158cm/28kg의 경우 BMI 지수는 11.22이다. 저체중과 정상체중 경계치가 18.5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심각하다.
  15. 외국 마이크로 블로그나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16. 성인 여성이 살아가는데 최소로 요구되는 하루 칼로리는 1800kcal~2000kcal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