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지금 한국 정치지형도를 봤을때, 민주계열 정당은 축구에 비유하자면 0:3 상황에서 시작하는것과 마찬가지예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하는걸 감안하셔야 합니다.

- 유시민, MBC "100분 토론" 에서. (2010)

대한민국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경기와 비슷하다. 보수세력은 위쪽에, 진보세력은 아래쪽에서 뛴다. 진보세력은 죽을 힘을 다해도 골을 넣기 힘들다. 보수세력은 뻥축구를 해도 쉽게 골을 넣는다. 나는 20년 정치 인생에서 이런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진보세력이 승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 이채윤 저서, 노무현의 서재.

1 개요

대결 현장을 운동장으로 비유할 때, 운동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처음부터 한쪽으로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불평등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다는 것. 보통 정치적 대결 현장에 비유할 때가 많지만, 국가나 기업 간의 경쟁 구도, 남녀간의 젠더구도 등을 비유할 때도 종종 이 단어가 사용된다.

2 정치에서

2.1 한국의 정치 풍토

한국의 정치 환경에선 보수세력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이점을 헤게모니로써 가진다는 해석이 강하다.

각종 총선, 대선 등에서 보수 성향의 정당 및 세력이 우위를 선점하기 쉬운 풍토가 조성된다는 주장은 일찍부터 존재해왔고, 실제 선거 결과도 어느 정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제6공화국 이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중도/진보 정당이 단독 과반수/원내 제1당을 차지한 사례는 2004년 17대 총선 뿐이었으며, 이들이 대통령과 원내 과반수를 동시에 차지한 야소여대의 사례도 이때가 전부였다. 그 외의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의 정당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거나, 민주/진보 정당이 과반을 넘기거나 원내 제1당이 된 적은 있어도 단독 과반은 이루지 못했다.

특히 1990년 3당 합당이 이뤄지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은 더욱 힘을 얻기 시작하는데, 이때 탄생한 거대보수정당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이하 새누리당으로 통일)은 이후 단독으로 원내 제1당을 하지 못한 사례가 2016년 기준 오직 17대20대 총선 뿐일 정도로 막강했다. 그리고 이 17대 총선조차도 어떤 정책 싸움보단 선거 한달전 터진 2004년 탄핵 사태의 직격탄으로 이뤄낸 시민들의 분노투표가 큰 영향을 끼친 결과였으며, 이 선거에서도 당시 한나라당은 원내 121석을 차지하며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대통령 선거도 비슷한데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부터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의 득표율은 항상 40% 이상을 차지했으며,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도 2위 자리를 고수했다.

다만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창당하여 생긴 야권 분열이라는 이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계파싸움을 벌이며 참패하고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게 제1당까지 내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물론 얼마 안가 보수성향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으로 1당은 다시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야권분열이라는 엄청난 이점을 갖고도 과반은 커녕 간신히 1당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과거만큼 심하진 않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서는 아예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 자체가 무효가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의 여파가 크다고 보는 시선이 여전히 많다. 왜냐하면,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보수우위가 된 미디어 매체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사실 20대 총선에서 야권이 새누리당을 이긴 이유도 이 지역주의 구도가 어느 정도 깨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지역주의 구도가 다시 심화된다면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이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2 기울어진 운동장의 발생 요인

2.2.1 남북 분단 체제라는 특수성

한반도는 광복 직후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된 상태이며, 특히 1950년 김일성의 기습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벌어진 북한의 대남 도발, 주체사상을 통한 3대 세습의 독재 정권 수립으로 인해 시민들이 북한 정권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하는 보수 세력이 상대적으로 지지를 얻기 쉽다. 일명 '북풍'이라고 하여 북한 정권에 대한 위기 의식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한다는 개념을 뜻하는 용어가 존재할 정도니 말다했다. 근데 현실은 보수가 진짜 간첩이라카더라

또한, 북한이 지금은 주체사상 때문에 무의미해졌지만 일단은 공산주의 국가였다는 점 때문에 사회주의-공산주의에 대한 반감, 즉 반공 의식이 매우 강해졌고, 좌익 인사 및 단체를 친북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색깔론도 일어나기 쉬워서 우파세력의 힘이 강해지기 쉽다.

2.2.2 영호남 지역주의

영남호남 지역주의의 원인과 수혜 문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지역감정 문서에 나오듯이 논란이 있다. 지금의 민주당계 정당 또한 호남 지역(20대 총선 기준 전체 지역구 28개)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상술한 3당 합당으로 인해 등장한[1] 새누리당수도권(20대 총선 기준 전체 지역구 122개) 다음으로 인구가 집중된 영남 지역(전체 지역구 65개)을 기반으로 한 지역 정당으로서 호남에 기반을 둔 더불어민주당(20대 총선 기준으론 국민의당)과 심지어 그런 지역기반도 없는 기타 정당들에 비해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가 없다. 캐스팅보트의 위치인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 한, 예를 들어 총선 같은 경우는 영호남 지역에서 이미 40석에 근접하는 의석차의 불리함을 가지고 시작하는 싸움이기 때문.

그나마 진보정당에 희망의 불씨가 있다면, 2010년대 들어 부울경 지역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대경권만큼 압도적이진 않다는 점이다. 2016년 20대 총선 이후 모 여론조사에 의하면 더민주의 부울경 지지율이 무려 33%가 나와 34%가 나온 새누리당에 단 1% 차이로 추격하기도 했다. 기사. 참고로 이 정도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탄생한 뒤로 처음이다. 20대 총선 기준 PK지역 정당비례득표율에서도 실제로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합이 새누리당을 훨씬 앞서기도 했고.

또한, 20대 총선 기준 PK 지역에서 야권이 이기거나[2], 선전했던 지역구[3]가 총 40석 중 무려 24곳이나 되었다. 이는 19대 총선 때 야권이 이기거나[4] 선전했던[5] 19곳보다도 훨씬 많다.[6] 게다가 이번 총선때는 낙동강 벨트와 떨어져 있는 남부산에 속하는 연제구, 동부산에 속하는 해운대구,기장군, 그리고 창원시 마산회원구, 진주시, 울산광역시 남구 같은 의외의 장소에서 이기거나[7], 선전하는 등[8][9] 야권의 확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진보층에선 기존 민주세력의 기반인 PK벨트를 되찾아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10] 물론 생각만큼 쉽진 않다는게 문제지만.

반대로 호남 지역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예전처럼 압도적이진 않은 편이다. 실제 문재인/더민주에 대한 호남지역의 흉흉한 민심은 어느정도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핵심 관계자가 문재인 전 대표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PK인재 등용으로 인한 호남인재 차별 발언을 하기도 했고,# 호남 출신으로 원조친노라고 알려진 염동연[11]이 문재인을 디스하기도 했다.# 실제 20대 총선에서 더민주와 비슷한 성향이나 비노 성향이 강한 국민의당으로 호남 지지층이 이탈된건 2003년 이후 있어온 대북송금특검, 새천년민주당 분당사태, 호남인사차별 의혹 같은 호남홀대론이 축적되어온 점도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

다만 진중권 교수는 이렇게 종종 제기되는 친문의 호남 홀대론에 대해, 호남 정치인들이 호남인들을 볼모로 잡고 마타도어하는 전형적인 지역주의란 평을 하기도 했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그리고 이와 반대로 2016년 4월엔 광주에 출마한 더민주 양향자 후보가 호남의 반문 정서가 심하여 "문재인 영상 자르세요"라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를 중앙일보에서 하였는데, 양향자 후보가 이를 바로 반박함으로써 반문 프레임을 강요받는 호남 인사들의 반발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4월 4일자 주간현대의 김범준 기자의 기사에서는 양향자 후보가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반문재인 프레임을 이용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한 상황이 서술되어있다.# 또한 국민의당이 주장하는 친문의 호남홀대론에 대해 허구라며 정면비판하고, 참여정부 시절에 오히려 호남 세력이 많이 기용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구호남세력이 홀대받았다는 의견과 반대로 민주주의 실현욕구가 높은 호남 민주주의 세력의 움직임을 서술한 연세대 정치학과 박명림 교수의 주장도 있다.#

간혹 종편 때문에 호남의 중장년층이 보수화되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사실 호남의 반문 감정은 19~20대 총선 사이 있었던 재보선 기간 동안 선거에 이기지 못했던 (그러고도 사퇴하지 않은 문재인 대표에 대한) 울분이 어느정도 포함되어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물론 재보선이 투표율이 낮아 보수정당에 유리한 측면이 일부 있긴 하고, 총선이나 지방선거 같은 큰 선거도 아니고 재보선마다 결과가 나쁘다고 대표가 물러나면 당이 제대로 운영이 되겠냐는 주장도 있지만 그런 식이면 다른 대표들도 딱히 사퇴할 이유는 없었으니...둘 다 하지마 물론 지금도 문재인은 유력한 민주진영 대선후보이기 때문에 호남에서도 지지를 하는 사람들이 꽤 많지만, 과거 후보들의 절대적인 지지에는 못미치는게 사실이고 이런 작금의 호남 민심이반에는 문재인의 책임도 없진 않다. 근데 다 떠나서 영호남 지역주의에 기반한 기울어진 운동장 얘기하는데 문재인 얘기는 왜케 하는거냐

2.2.3 보수 우위의 신문 매체가 원인이란 주장

시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정보와 방향을 제시해주는 언론의 경우, 공중파 TV 채널은 정치 편향성이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12] 신문의 경우 정치적 방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신문들의 경우, 일명 '조중동'으로 꼽히는 보수성향의 신문사가 양적으로 영향력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이런 신문들로 인해 보수 성향을 가지기 쉬워지는 풍토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또한, 2012년 이후 이들 신문사들이 종합편성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손석희 아나운서를 보도담당사장으로 기용한 JTBC를 제외하곤 이 편향성이 좀 더 커졌다고 진보층에선 주장한다.

현재 국내 언론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사례는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보도하는 유력 언론들의 태도를 볼 수 있다. JTBC를 제외한 종편은 물론이고, 심지어 공중파에서마저 필리버스터와 관련된 보도를 자제하는 편파적인 모습과 그에 비해 폭발적이고 유동적으로 필리버스터 관련 소식이 흐르는 SNS의 대비가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그래도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그나마 이런 보수 우위의 기존 정통 매체들에 저항하는(?) 팟캐스트나 인터넷 독립 언론 같은 인터넷 활동이 부각되고 있긴 하다. 다만 여기도 편향성을 지적받고 있는게 함정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 괴물이 되었습니다 니체 1승

2.3 외국의 사례

미국을 예로 들자면, 9.11 테러에 분기탱천하여 테러와의 전쟁에 뛰어들었으나 막대한 국력낭비로 결국 세계금융위기라는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 조지 워커 부시의 위업(...) 덕에 공화당과 양당을 이루는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21세기의 세태를 기울어진 운동장의 예로 볼 수 있겠다. 다만, 미국은 어떤 고질적인 지역주의로 선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윙 스테이츠도 많은데다가 한국과 선거제도가 다르고, 또 미국은 정치성향이 다르더라도 대체로 정책의 병폐로 인해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정부는 쉽게 정권교체가 되는 편이기 때문에 한국의 기울어진 운동장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긴 하다.

하지만 대외요인 외에도 미국은 반이민정서에 호소하는 공화당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할 정도로 이민자, 특히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공화당 대신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공화당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공화당이 거뜬히 이기던 텍사스 등 여러 주들이 미래엔 스윙 스테이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장기 예측이 나오기도 하다보니 오죽하면 공화당에서도 부시 가문을 비롯해 히스패닉 또는 그 쪽과 연줄이 있는 정치인들이 힘을 얻고 있는 판국이다. 애초에 조지 워커 부시가 당선된 요인도 부시의 처제(동생 젭 부시의 아내)가 히스패닉인 멕시코계 이민자이고 부시 본인도 히스패닉에 비교적 호의적인 입장을 취한 점이 작용하였다.그런데 그런 버프를 받고도 똥을 싸지른 부시도 참.. 심지어 멕시코 국경을 벽으로 막아버리겠다고 선언해서 히스패닉계들의 대대적인 어그로를 끈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2016년 4월엔 조지 워커 부시"내가 미국 역사상 마지막 공화당 대통령으로 기록될까봐 겁난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을 정도.

그 외 러시아 정치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과 유사한 사례를 볼 수 있는데, 푸틴통합 러시아당이 없어져도 현재로선 딱히 민주화 세력, 서민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아예 없다. 통합 러시아당이 온건파로 보일 정도인 자민당도 자민당이거니와, 구 소련으로의 복귀를 부르짖는 러시아 연방 공산당, 무늬만 사민주의나 다름없이 늘 오락가락하는 정의 러시아당 등등... 야당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거시기하다. 물론, 2011년 러시아 총선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부정선거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만.(...) 망했어요

일본에서도 55년 체제로 대표되는 자민당의 장기집권 체제가 기울어진 운동장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일본은 운동장이 기울어진 정도를 넘어서, 아예 야당이 운동장을 타고 올라가야 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민주당계 정당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아무리 실패한 선거라고 해도 최소 25% 이상의 비례득표는 꾸준히 받아왔지만, 일본에서는 호헌파 최대정당인 민진당(민주당의 후신)이 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득표 20%를 겨우 돌파했다. 게다가, 이것도 2010년 참의원 선거 이후 무려 6년만의 성과였다. 안습 1990년대 중반과 2009~2012년에 민주당이 잠시 정권을 잡은 것을 제외하면 선거에서 아무리 자민당에 악재가 있더라도 원내 1당만큼은 꾸준히 차지하면서, 빵셔틀 공명당과 연립내각을 해서라도 기어코 정권을 내어주지 않았을 정도다.

스웨덴의 경우 사회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다. 우선 1932~1976년까지 무려 45년 가까운 세월을 장기집권한 바 있으며,[13] 이후에도 2천년대 중반까지 중앙당(또는 중도당), 보수당(현 온건당), 자유당이 우파연정으로 간간히 집권하기도 했지만 총 집권기간이 10년에도 못미칠 뿐더러 재집권한 사례는 1번도 없고, 보통은 40% 이상 득표하는 사민당이 바로 정권을 되찾으며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다만 2006년 선거부턴 사민당의 득표율이 예전보단 감소하면서[14] 약간의 변화가 생겨 연정을 구성한 우파연합이 정권을 잡고 사상 처음으로 재집권에도 성공하며 그나마 기지개를 폈지만, 이에 사민당도 녹색당, 좌파당과 함께 좌파연합을 만들었고, 2014년 사민당에 다시 정권을 내줬다.(...)

3 페미니즘계에서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페미니스트들 또한 기울어진 운동장 비유를 즐겨 사용한다. 이 비유는 특히 메갈리아, 워마드의 등장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논란 당시에 널리 사용되었다. 이들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남성들은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성보다 우위에 있으며, 여성에게 차별, 착취, 폭력을 가하고 있다. 이는 각종 통계가 증명한다.(기울어진 운동장 성립)#

2. 여성들의 남성혐오 발언은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과정에 나온 것이고, 남성혐오는 남성을 향한 실제적인 폭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남성혐오는 존재할 수가 없다.#
3. 이 주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고히 하려는 성차별주의자, 여성혐오자이다.#

이런 주장에는 각각 이런 비판이 존재한다. 물론 당연히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페미니스트들도 있다는건 염두해두자. 특히 2, 3번 같은 경우는 많은 여성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주장들이다.

1번의 경우, 일부 몰지각한 사람이 여성에게 성차별 발언을 하거나,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가지고 남성 전체에게 연대책임을 씌우는게 논리적으로 맞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범죄자들이 신체적으로 약한 상대를 노리기 때문이지 성차별과는 별 상관이 없다.

범죄에 취약한 것은 체구가 작은 남성, 노인,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며, 여성이라 할지라도 체구가 클 경우 범죄의 표적에서 벗어나게 된다. 더 나아가, 여성범죄자 역시 여성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확률상 여성이 약자일 확률이 높으니 성차별처럼 비춰질 개연성은 있다지만, 이건 학교에서 여자 선배가 여자 후배를 구타하는 행위도 있듯 성차별이 아니라 갑의 횡포로 봐야 된다는 것.

이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증거라며 가지고 오는 통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임금격차, 유리천장이 있다. 임금격차의 경우에는 동일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주장인데, 문제는 이런 통계들이 세부전공과 업무의 강도에 따른 임금 차이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의료계라 하더라도 가정의학과 의사가 받는 임금과 외과의사가 받는 임금이 같을 수는 없다. 외과의 업무강도와 위험성이 가정의학과의 그것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15] 비율상 고위직이 적다는 일명 유리천장의 경우도 말들은 많지만, 이것이 단순히 성차별 때문인지에 대한 어떤 명확한 학술적 증명 같은건 없기 때문에 지금도 꽤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이와 관련해 페미니스트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통계는 가져오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대표적으로 교사, 간호사 등 여초현상이 심한 직업에 대한 남녀평등과 상대적 남성차별,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이 남성인 것 등의 사실을 언급하는 페미니스트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즉, 전체로 보면 남녀 모두가 평등을 추구해야 될 울퉁불퉁한 운동장임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에게 유리한 한쪽 경사만 확대해서 운동장이 기울어져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2번의 경우, 사회 전체로 보면 남성혐오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으나, 개인이나 집단 내부에서는 얼마든지 남성혐오가 등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더 나아가, 그들 주장대로 남성혐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메갈리아, 워마드가 불특정 다수의 남성에게 폭언을 퍼부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는 이유로 평범한 남성이 폭언을 가만히 들어줘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또한, 남성혐오가 남성을 향한 실제적인 폭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실제로,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30대 여성이 70대 남성을 폭행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다.# 남성혐오 집단 워마드부동액 커피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여성이 남성을 해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인터넷 페미니스트들이 옹호했던 한남패치, 오메가패치는 비록 신체적 폭력행위는 아니었으나 여성이 일반인 남성들의 신상정보를 캐내어 유출한 사건이다. 타인의 신상을 함부로 유포하는 것도 엄연한 타인을 해치는 범죄이다.

3번의 경우, 논리적 오류 중 원천봉쇄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주장이다. 물론 위의 주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비판 역시 성차별주의자, 여성혐오자의 발언으로 취급한다.

페미니즘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비유는 잠재적 가해자론과 연동되어 쓰이는 경우가 많다.
  1. 만약 3당 합당이 없었다면 TK vs 호남+PK 구도로 갈 가능성도 높았고, 그렇다면 오히려 새누리당이 불리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식이면 충청도가 TK에 붙는 시나리오도 가능은 하다만...역사에 IF란 없으니..쩝.
  2. 울산광역시 : 북구, 동구, 부산광역시 : 부산진구 갑, 북-강서 갑, 연제구, 남구 을, 사하구 갑, 경상남도 : 창원시 성산구, 김해 갑, 김해 을 ,양산 을으로 총 11개.
  3. 울산광역시 : 남구 갑, 남구 을(각각 4%, 3% 차이, 특히 남구 을은 송철호의 득표율이 40%를 넘었다), 부산광역시 : 남구 갑(45% 이상), 중-영도구, 해운대 갑(40%), 북-강서 갑(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 49:38:11로 단일화만 하면 더민주가 가까스로 이길 수 있었다), 기장군( 41%:32%로 9% 차이), 사상구(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와 2% 차이), 경상남도 : 양산 갑, 의창구, 마산회원구(40%), 거제시(730표 차이), 진주시 갑(처음으로 30% 이상을 얻었는데,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 열린우리당이 얻은 24%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이다)으로 총 13곳.
  4. 부산광역시 : 사하구 을, 사상구, 경상남도 : 김해 을으로 3곳.
  5. 울산광역시 : 북구, 동구, 부산광역시 : 북-강서 갑, 북-강서 을(45%), 남구 을, 부산진구 을, 북-강서 을, 사하구 갑(40%), 영도구(8% 차이), 중-동구(9% 차이), 부산진구 갑(새누리당:민주통합당:무소속(보수) = 39%:35%:24%), 경상남도 : 창원시 의창구(40%), 창원시 성산구, 양산시, 김해 갑(45%), 거제시(35%:32%:31%) 16개.
  6. 게다가 19대 총선에서 선전했던 지역구들 중 무려 9곳에서 야권이 당선되었다.
  7. 연제구.
  8. 마산회원구, 울산광역시 남구, 해운대구, 기장군, 진주시 갑.
  9. 마산합포구와 서부경남 지역은 고령층이 많이 사는데다가 낙후된 지역이 많은 탓인지 청년층이 많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동부경남(마산합포구 제외)이나 부산/울산에 비해 보수세가 강하다. 특히 산청군이나 의령군 등 농촌과 통영시, 밀양시, 사천시 등 비교적 낙후된 도시들에선 새누리당의 득표율이 60%를 넘어가기도 하는데, 이는 TK 도시권의 득표율과 맞먹는다. 그렇기에 더민주가 이 서부경남의 거점도시인 진주시에서 30% 이상을 얻은 건 대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0. 물론 이 경우에도 대구와 경북은 여전히 새누리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의 의석은 호남과 비슷하다.
  11.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제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인물이자 소위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금강팀 소속으로 참여정부 개국공신. 다만 노무현 후보의 대선 당시 뒤늦게 참여한 부산팀의 문재인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2012년 18대 대선 경선에서도 김두관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줬다. 이후 19대 대선 경선을 앞두곤 금강팀이 안희정(당시 금강팀 막내였다)을 밀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12. 다만 이건 80년대 말, 90년대 중반-2000년대 한정이고, 2010년대 와서는 옛말이 된 상태다. 방송사 사장과 이사회 구성이 정부여당에게 유리하게 짜여져있기 때문이다.
  13. 1939년 12월 13일~1945년 7월 31일까진 2차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사민당, 농업당, 자유당, 보수당 여야가 포괄된 거국연립내각을 구성하기도 했다. 총리는 사민당 소속인 페르 알빈 한손.
  14. 그래봤자 30%대 득표율에 원내 1당이다.(...)
  15. 다만 동일직종, 동일강도의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임금 차이가 난다면 그건 문제긴 하다. 정규직/비정규직이 같은 업무임에도 임금 차이가 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