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원월드
아직 인류 역사에 등장한 적이 없는 정치기관. 군주제가 되었든 공화제가 되었든 간에 말 그대로 '세계 전역을 단일국가로서 지배하는 중앙정부'라고 정의할 수 있다. 비슷한 말로는 지구연방, 지구연합이 있다. 그나마 비슷한 기관으로 UN이 있지만 강제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속 빈 강정 기구라는 비판을 받는다.
음모론을 신봉하는 자들(대표적으로 극단적인 '세대주의'를 신봉하는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나 민족주의자, 혹은 소규모 지역 단위 자치를 중시하는 자들에게는 만악의 근원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It's New•World•Order! 물론 이런 자들 중에서도 지역 단위 자치를 인정하되 세계통합을 추구하는 일종의 연방제 세계정부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아나키즘이나 생태주의, 그리고 공산주의, 사회주의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세계정부와 비슷하다. 개별국가를 소멸시킴으로서 국경과 군대를 없애고, 소모적 대립과 국가에 대한 비합리적인 소속감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이 쪽은 중앙집권적인 세계정부를 세운다기보다는 억압적 권력체로서의 국가를 소멸시키고 철저히 개인의 존엄과 자율, 자치에 입각한 인류적 공동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방향이 전혀 다르다.[1]
2 쟁점
2.1 실현 가능성과 문제점
SF나 판타지 세계에서는 세계 전체가 하나의 단일정부로 이루어진 경우가 매우 많이 등장하나, 사실 현실에 등장하기에는 최소한 몇 세기 또는 수십 세기 이상은 더 걸릴 통치체제이다.
일단 인류 스스로가 민족과 인종, 심지어는 단체로 끼리끼리 나누어지고 서로를 배척하는 이런 상황에서 통합 이전에 서로 앙숙으로 지내던 나라들이 단일정부하에 통합된다고 해서 서로 잘 지낼 가능성이 매우 요원하기 때문. 설령 민족별 자치를 보장한다 하더라도 독립국으로써 살아가는 경우보다는 많은 제약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지사기에 세계정부가 출범하려면 우선 민족주의부터 지구상에서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그게 아니라면 세계 단일정부를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단일정부의 중심이 되는 민족이 자기 입맛대로 피지배민족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이런 사례는 지금도 어느 정도 유사한 모델이 존재한다. 바로 2차대전 직후 독립한 미얀마 같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다민족 국가가 그것인데, 이들 국가는 다수민족의 지배 및 소수민족의 저항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대개 지배층이 안정적인 지배를 위해 다수민족을 편들고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이나 캐나다, 중국 등 다인종, 다민족 강국 사례도 있지만 뭐 이것도 관점에 따라선 그 나라의 내부적 문제사항으로 보기도 하니.
게다가 지구 전체의 안정적인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통합을 거부하는 집단이 탄압될 가능성도 큰데 이 경우 당연히 탄압받는 집단은 저항하기 마련이고 결국 지구는 난장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어보자"는 식의 분리주의적 사상은 세계정부의 성립과 원활한 유지를 위해 '불순사상, 반체제사상'으로 탄압당하게 될 여지가 많다. 분리주의 운동가들은 물론이거니와 극단적인 경우 행정구역 분리론 입장을 보인 일부 지방행정학 학자들도 잠재적인 반체제 인물로 간주되어 탄압받을 수도 있다. 세계정부 체제하에선 분리주의 사상 자체가 반란죄에 준하는 중범죄로 취급될 확률이 높으니까. 민족주의 및 문화상대주의 사상 역시 세계정부 체제에 걸림돌이 된다. 이래서야 세계정부 건립 이후의 지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대규모 폭동과 무력 독립투쟁, 그리고 테러가 빈발하여 애초에 꿈꾸었던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세계정부의 결말은 결국은 이전처럼 수많은 독립국들이 만들어지는 쪽으로 날 공산이 크다. 이런 상태에서 잡음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 혹은 인류가 정신적으로 한 차원 더 진화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겨우 한 차원 수준 높아져서 통합이 될 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체제라면 좋지만 문제는 이러한 민주주의가 이러한 통합적인 체제를 얼마나 수용할 능력이 있느냐가 문제다. 당장 이러한 체제를 갖추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만일 세계정부가 수립된다면 해당 정치체제는 다소 폭압적인 권위주의/전체주의적 체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괜히 세계정부에 관해 묘사한 작품마다 해당 정치체제를 파시즘이나 군주제로 묘사하는 게 아니다. 설령 운 좋게도 세계정부가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한다고 해도 껍데기만 자유민주주의 체제일 뿐이지 사실상 코스모폴리타니즘으로 똘똘 뭉친 엘리트 중심의 과두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많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도 세계정부 체제에 순응하는 자에게만 보장될 것이다. 반체제 분자들의 경우 세계정부와 직접 결탁한 일부 대기업으로의 취업 필터링, 신용카드 발급 제한, 공무원 공채 면접에서 탈락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핍박받는 것은 당연지사.
2.2 세계정부 성립의 조건
물론 세계정부가 인류 전체의 합의 및 제대로 된 판단에 따라 건설되고 온 인류가 형제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국가로 통합된다면 더 이상 전쟁도, 극심한 혼돈도 없는 사회가 건설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통합되어 세계정부 차원에서 원칙을 준수하여 강력한 법을 집행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지만 얼마나 여러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다. 사실 이렇게 인류 전체가 합의해서 통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다면, 그 시점의 지구는 전쟁이 진작에 사라진 세계일 가능성이 더 높다.
내적 갈등을 봉합하는 가장 큰 요인은 외적 갈등이다. 즉, 세계정부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온공국 외부의 군사적 위협이나 BETA, 젠트라디, 우주고래, ELS 외계인 정도라고밖에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 세계의 지구는 호전적인 외계인의 존재를 확인하자 이전의 '국제 강대국 협의회'보다 더 결속력이 강한 세계정부 형태인 지구 집정 연합으로 개편되었다. 많은 SF물에서 지구인은 지구인으로 대우되며, 국적이나 민족의 개념은 이미 상실되어 출신지의 의미 정도로 국한된다. 각종 나라와 민족이 아무리 폭력을 동반한 갈등을 일으킨다 해도 안드로메다 은하에 지구인이 간다면 지구인끼리는 당연히 뭉치게 된다(...)
사실 군사적인 위기에는 일반적인 군사협력으로도 충분하고, 이는 이미 NATO 등의 군사협력기구로 현실에 실현되어 있다. SF 작가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국가체제의 변환은 매우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세계통합정부라면 더더욱. 세계정부가 실현되면 지구의 경제력을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을 지속할 경제력이 더욱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최고로 이상적인 경제통합이 실현되었을 때의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통합 과정에서 제대로 망해버려 안 하느니만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확률도 크다. 화폐를 유로화 하나로 통합시켰다가 환율을 통한 경제조율을 못하게 된 유로화 사태를 생각하면 쉬운데 이는 유럽연합의 팽창 과정에서 경제력의 차이나 그에 대한 조절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정치 논리로 회원국 수를 무분별하게 늘린 탓도 없지 않다.
다시 말하자면 세계정부의 성립은 일단 현 세계의 경제보다 전반적인 부의 총량이 증가한 상태에서 경제체제의 통합과 분배를 통한 지역간의 격차를 줄이는 데서 시작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내외적으로 상당히 조율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생각해 볼 만한 일이 될 것이다. 사실 단일국가들끼리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통합이 가능하다는 것도 뻘소리에 가깝고 경제적 이해타산이 맞는 국가들끼리의 경제, 지역블록화가 먼저 일어날 것이다. 이는 현 세계 정세에도 일정 정도 반영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당장 EU의 성립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따라서 외부의 군사적인 압력, 혹은 외계인이 쳐들어왔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먼저 세계구급의 군사협력체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며, 경제적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선에선 대부분은 이 선에서 끝날 확률이 높다. 통합정부가 만들어지기 전에 인류가 지거나, 외계인을 격퇴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될 테니까. 물론 군사적인 대치가 장기화되거나 외부세력(혹은 외계인) 퇴치 이후 한숨 돌린 인류가 향후 유사사례에 대한 안전 보장의 형태로 세계정부 설립을 논의하게 될 수는 있다. 사실 EU의 성립 과정도 이런 경제 지역블록화 + 2차대전 이후 서유럽의 경제적 부흥 + 강력한 외부의 위협인 소련에 대항하기 위한 나토 위주의 군사적 결속력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례이다. 또는 외교적인 협상을 하기 위한 주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성될 수도 있다. 지금의 국제 연합(UN)은 각 나라의 외교적인 창구일 뿐, 지구 전체를 대표하기엔 부족한 현실이므로 지구 전체를 대표하는 정부가 결성되어 협상을 해야한다는 논리인데, 이런 경우에도 실질적으론 지구외 외교권의 통합만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외계인이 쳐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중앙집권형 세계정부 탄생이 어려운데, 인류가 먼저 우주로 진출하는 시대라면 세계정부가 탄생해도 세계정부가 인류를 주도할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당장 현 시대의 우주 진출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진출하는 형태이기도 하고. 또 경제적인 면에서 보자면 현재처럼 수많은 나라로 쪼개져서 사는 형태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국가간의 환율을 통한 경제조율이 가능한 측면이나 관세조절, 무역협정 등으로 상호이익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계정부가 각국의 통화에 대한 자치권을 보장하고 각국의 관세나 무역, 환율을 조정하는 조정자 위치 정도로 머물면 세계정부로도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다. 그만큼 세계정부의 구속력도 약화되겠지만 애시당초 단일화된 중앙집권형 세계정부는 그 부작용이 크다.
또 더더욱 멀리 나가봐서 인류가 우주로 나가는 시나리오를 상정할 경우 현실적으로 지구의 정부로부터 최초 정착 단계를 지나 안정화된 외행성을 직접 통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페이스 오페라도 아니고, 광년 단위로 떨어진 땅에서 보고를 받고, 지시를 결정해 전달하면 그 지구의 지시가 도착할 무렵에는 이미 문제가 해결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 행성간의 전쟁도 마찬가지로, 이쪽에서 아무리 대군을 보내봐야 상대 입장에서는 본진 행성 싸우는 만큼 보급이 끊어지지 않는 공성전이 된다... 즉 물리적인 이유로 행성, 최대 행성계 단위 이상의 정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말로 실용적인 세계정부가 등장한다면 최소한 오늘날의 국가 개념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구성원의 폭이 넓은 만큼 윤리관이나 문화 등이 크게 달라 단일된 법과 체제 자체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에 세계정부가 정말로 등장한다면 위에서 비판점으로 언급한 중앙집권적인 단일정부의 성립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며 그보다는 각국의 자치가 보장되는 느슨한 형태의 연방제 정부에 가까울 것이다. 결국 지구연방이네 사실 전세계를 위협할 외계인이나 외부세력의 존재조차도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현 시점에선 대부분은 이마저도 못하고 그저 전 지구를 하나로 묶는 상징적인 단체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그게 UN이잖아?
결론은 과학과 경제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발달되어 물리적으로 인류나 국가간 통합이 더 가시화되어야 하고, 정신적으로도 불합리한 봉건적 가치를 지양하고 세계시민주의 확대 등이 이뤄져야 그나마 가능성을 진단해볼 수 있다. 고로 최소한 몇 세기~수십 세기는 더 있어야 실현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미래기구.
3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세계정부 목록
-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 지구연방
-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 - 지구정부
- 블레이블루 - 세계 허공정보 통제기구
- 스타 트렉 - 행성연방
- 무책임함장 테일러 - 행성연합
- 스타크래프트 - 지구 집정 연합
- 신세기 에반게리온 - UN
- 원피스 - 세계정부
- 은하영웅전설 - 지구통일정부 -> 은하연방 -> 은하제국
- 취성의 가르간티아 - 인류은하동맹
-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 - GDI
- Warhammer 40,000 - 인류제국
- Supreme Commander - 통합 지구 연방
- 플래닛사이드 시리즈 - 테란 공화국[2]
- 헤일로 - 지구 통합 정부(UEG)
- 매스 이펙트 - 시스템 얼라이언스
- 스타쉽 트루퍼스 - 우주 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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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 - 사건사고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