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은행나무의 모습.
은행나무 | ||||
Ginkgo | 이명 : 행자목 | |||
Ginkgo biloba Linnaeus 1771 | ||||
분류 | ||||
계 | 식물계 | |||
문 | 은행나무문(Ginkgophyta) | |||
강 | 은행나무강(Ginkgoopsida) | |||
목 | 은행나무목(Ginkgoales) | |||
과 | 은행나무과(Ginkgoaceae) | |||
속 | 은행나무속(Ginkgo) | |||
종 | 은행나무 |
1 개요
'Ginkgo' 철자가 이상한데, 이는 銀杏의 일본어 음독 발음인 'Ginkyō(ギンキョウ)'를 잘못 표기한 걸 린네가 그대로 인용해서 이대로 학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실제로 G와 Y는 일부 글꼴에서, 특히 필기체로 써놓으면 매우 비슷하게 보인다. 그런데 사실 銀杏은 일본어로는 '이초(いちょう)' 혹은 '긴난(ぎんなん)'이라고 읽는다. 다만, 일부 일본어 IME에는 '긴쿄'도 등록은 되어있다.
2 특징
전 세계에 1문 1강 1목 1과 1속 1종만이 존재하는 식물로, 동아시아 원산의 (일단 겉보기 형태상으로는) 낙엽교목으로 자웅이주다. 지질학상 고생대 말기부터 자랐고 7속 수십종이 있었다고 추측되고 있으나 현재에는 동아시아에 1종만이 남아 있다. 그러니까 이 한 종(Ginkgo biloba) 빼고 문이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이다. 문은 계 바로 아래 단위로, 이게 얼마나 큰 단위냐면 척삭동물문의 경우 멍게부터 인간까지 포함된다. 이를테면 숲 속에 들어갔는데 눈에 보이는 대형 동물들이 모두 한 종류인 상황을 떠올려보자. 그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때문에 은행나무문 은행나무강 은행나무목 은행나무과 은행나무속 은행나무라는 위엄쩌는 분류를 자랑한다.
신생대 홍적세까지는 한반도에서도 자생했다. 현재 야생에서 존재하는 개체는 없으며, 자연적으로 멸종된 종이라고 오랫동안 알려져 왔으나 중국의 절강성 일대에서 소수의 서식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 일대에서 수도승이 은행을 심어 가꾸었다는 기록이 있다거나 자생한 것 치고는 유전자풀이 지나치게 좁은 등 여러모로 미심쩍은 정황이 있어 이것이 과연 정말 자생종인지의 여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사정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칭해지는 식물 종(種)이다.
은행나무는 침엽수도 낙엽수도 아닌 독자적인 계통군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형태의 식물로 분류된다. 침엽수는 별도로 구과식물문(Pinophyta)이라는 계통군으로 분류되는데, 예전에는 은행나무를 구과식물문의 하위로 분류했으나 현재는 독자적인 은행나무문(Ginkgophyta)라는 독자적인 계통군으로 분류하는 게 정설이다. 마찬가지로 겉씨식물인 소철 역시 소철문(Cycadophyta)이라는 독자적인 문(Division)을 형성하여 대부분의 침엽수(Pinophyta)와는 구분된다.
생약으로는 종자 및 잎을 사용하며, 은행 또는 은행엽이라 한다. 종자는 진해, 거담, 활열작용을 하며, 잎 또는 잎의 추출액은 혈전용해제, 말초순환기 장애 치료, 기억력 회복, 고혈압 예방 등에 사용한다. 옛날에 TV 광고에 나온 약 중에서도 은행나무 추출물이라는 것을 강조하던 약품이 있었을 정도.
생명력이 강해서 가지와 뿌리를 제거하고 줄기만 남은 상태의 은행나무조차도 몇 년간 잎이 돋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역사가 긴 사찰에 있는 은행나무 고목 중에는 무슨무슨 고승이 꽂아두고 간 지팡이에서 잎이 돋아 자라났다던가 하는 식의 유래가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공해에 비교적 강하고, 세계적으로 유일종으로 분류되는데다가 은행나무의 천적조차도 죽어버렸기 때문에 다른 나무들에 비하여 도시공해에 강하고 탄소 흡수율이 높으며 병충해의 피해가 적다는 장점 덕분에 가로수로 자주 쓰인다. 종자가 달리지 않도록 주로 수나무만 심는것이 원칙이지만 구분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암나무도 종종 섞여 들어가서 종자가 맺혀 떨어진다. 종자를 밟으면 터지면서 상당히 심한 악취가 나니 조심하자. 대략 악취가 어떤가 하면 발냄새, 구토물 냄새, 설사냄새 등이 난다고 표현한다.(...) 나무가 똥을 싼다 체질에 따라서 알러지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자웅이주이기 때문에 암나무와 수나무를 잘 구분해서 심으면 열매가 생기지 않지만, 실제 생장이 얼마 되지 않은 묘목의 경우에는 전문가조차 성별 구분이 힘들고, 제대로 구별하려고 하면 나무가 약 15년 정도 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식 비용이 더 나가기 때문에 그냥 묘목단계에서 구분후 이식시켜 가로수로 심어놓다 보니 암나무가 섞여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2011년 산림청이 은행나무 성 감별 DNA 분석법을 개발해서 이제는 1년생 묘목단계에서 구분이 가능하지만, 어느정도 커야 가로수로 이식이 가능한 만큼 기존의 암나무 가로수가 완전히 대체되는데는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래도 문제가 있는게 나이가 40살정도를 넘어가면 은행나무는 자연적으로 성전환을 해서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또 수나무만 있으면 꽃가루 양이 너무 많아져 꽃가루 알레르기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일부 지방에서 가을에 은행 종자를 주워가는 일반인들에게 제재를 가하려고 하여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땅에 떨어진 은행 종자를 줍는 것은 제재하지 않으나, 나무에 달려있는 것을 털어가는 경우에는 법적으로 공공기물 파손죄에 해당한다. 오오 은행강도 오오 이것도 다 옛말이고 현재에 들어서 매연과 중금속의 존재가 민간에도 널리 알려지게 되어 줍는 사람이 줄어들어서 [1] 그나마 주워감에 의해 적었던 악취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중금속이니 공해니 해도 주워 가는 시민들 후각 보호에 이바지 해주시는 고마운 사람들이 간혹 있는 모양.
3 종자
3.1 성상
주황색의 핵과처럼 보이는 살구를 닮은 종자다. 은행(銀杏)의 살구나무 행(杏)자도 여기서 가져온 것이다. 열매처럼 보이나 은행나무는 겉씨식물이기 때문에 실제 열매는 아니다. 씨앗 일부분이 변형된 것이다. 우리가 아는 은행 종자 냄새는 과육처럼 보이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여기에는 알러지를 유발하는 성분이 있어 잘못 만지면 옻이 오른 듯 마냥 고생할 수 있다. 이 안에는 황색의 단단한 종자의 껍질이 있다. 이를 깨뜨려 보면 안에 갈색의 속껍질이 있다. 기름에 볶거나 그냥 볶아도 이 껍질은 쉽게 제거된다. 그 안에는 우리가 주로 먹는 종자가 나온다. 떡잎이 주가 되는 종자가 아니라 배젖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종자이고 불투명한 황색을 띈다. 이를 잘라보면 안에 흰색의 배가 보인다.
3.2 요리와 독성
은행의 과육처럼 보이는 냄새나는 부분은 인간이 먹지 못하는 부분이다. 과거 공룡 같은 녀석들을 위한 부분이었지만 인간에게는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므로 제거한다. 맨손으로 만지면 알러지 반응이 있기 때문에 그냥 제거하기는 어렵고 물을 부은 다음 썩혀서 제거하거나 구멍이 뚫린 바구니에 은행 종자를 넣고 주물러 제거한다. 위 두가지 모두 집안에서 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방법인데, 일단 어느 방법이든 냄새가 집에 배이고 수도세가 얼마나 들지 모른다. 이게 깨끗하게 제거하긴 어려워서 냄새가 나는데 이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차례 반복해야 한다. 물 1톤 정도 쓰는 것은 손 쉬운 일일 수 있다. 그래서 보통 냇가나 하천에서 하는데 이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불분명하다.
딱딱한 유백색 껍데기를 깨면 나오는 종자는 구우면 쫄깃쫄깃하고 쌉쌀하면서 고소하여 맛있지만, 과식하면 (코)피를 쏟으며 졸도하는 때가 있으니 주의. 조금 독성이 있어서 날로 먹으면 곤란하다. 구워 먹어도 독성은 거의 줄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독을 청산염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MPN(4-methoxypyridoxine)'이라는 물질. 1985년에 알려졌다.
보통 이를 직접 따먹거나 껍질이 있는 채로 구입했을 경우 먹기가 다소 불편한데, 이럴 때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종자의 수분이 기화하면서 껍질 내 압력이 높아져 폭☆8하게 된다. 은행 크기가 작다 보니 밤이나 계란처럼 위험한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용기 선택이 애매한데, 아무리 알이 작아도 폭발은 폭발이어서 잘못하면 그릇에 금이 갈 수도 있다. 플라스틱 용기 혹은 먹고 난 우유팩 안에 넣고 돌리면 된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퍽퍽 소리가 잦아들 경우 꺼내면 된다. 우유팩을 열어 보면우유팩이 먼저 녹던데... 은행알이 먹기 좋게 되어 있을 것이며 소금을 곁들여 먹으면 더 좋다.
다만, 껍질이 좀 많이 단단한 은행 열매는 팝콘마냥 껍질이 터지면서 내용물이 흩날리는 결과가 니온다. 전자레인지에 은행을 조리하기 전, 작은 망치 등으로 살짝 두들겨서 껍질에 금을 내놓으면 퍽퍽 터지는 강도도 줄고 내용물도 깔끔하게 익으니 이쪽을 추천한다. 펜치의 둥그런 빈 공간에 가로로 세워서 넣어서 한번 집어주면 은행이 살짝 벌어지는데, 그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터지지도 않고 깔끔하게 된다. 아래 이미지 참고.
파일:펜치로은행까기1.jpg # 출처 파일:펜치로은행까기2.jpg # 출처
은행 2~30알 기준으로 1분 정도 돌리면 다 익는다.
만약 은행을 까는 기계를 가지고 있거나, 깐 은행을 구입했을 경우에는 식용유를 두르고 볶아 먹으면 된다. 열기가 남아 있을 때 속껍질을 제거해야 편하다. 버터에 볶아 먹어도 별미이다. 식용유일 경우에는 소금을 곁들여 먹고, 버터일 경우에는 조금만 쳐도 된다. 집에서 사용하는 버터 대부분은 이미 소금이 들어가있는 가염 버터이기 때문에.
참고로 율무차와 함께 정력(…)에 나쁘다는 소리가 있는데, 이는 거짓말이다. 혈액 순환을 좋게 하는데 정력에 안 좋을 리가… 치사량은 체질과 체중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수치를 정하기 힘들지만 대략 하루에 15~574개 정도. 편차가 너무 심한데? 그리고 574개를 먹을 수가 있을까? 주로 어린이들에게 중독 증상이 많으니 어린애들은 안 먹어야 좋다. 아동은 5개 내외, 성인의 경우 하루 20개 정도는 상관 없다는 것이 중론.
한의사들에 의하면 기름에 볶아 먹으면 비극성 성분이 녹아나와 독성이 없다고 한다. 성인 기준으로 하루 30알, 아침/저녁 10알씩 먹으면 괜찮다나? 의견만 분분할 뿐 진실은 저 멀리... 또한, 큰 수술을 앞둔 환자가 먹어서는 안되는 식품이기도 하다. 은행 종자에 포함된 혈전 분해 성분이 혈액 응고 작용을 저해한다. 바로 이 때문에 징코민, 기넥신과 같이 혈액순환 개선제로 나오는 약들은 은행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다. 혈액순환이 걱정되신다면 은행 열매를 먹읍시다 그렇기 때문에 큰 수술을 앞둔 사람은 최소한 3일 전에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마늘과 인삼도 마찬가지.
도로가 은행은 중금속이 많다고 먹지 말라고 하지만 재조사해보니 농도가 낮다는 기사가 나왔다. 주워가서 먹어도 상관이 없을 듯 하다. #흡착된 중금속은 잎으로 배출되는듯 하다. 도로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고 은행 과육을 제거할 때 주변에 민폐가 가지 않도록 하자.
4 목재
성장이 느려 대형의 목재를 구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으나 재질이 무르고 나뭇결과 나이테 무늬가 촘촘하고 아름다워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주로 고급 가구의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약한 변형에 대해 수복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바둑판 재질로는 비자나무 다음으로 고급 소재로 취급된다. 상판을 은행나무로 만든 책상은 연필로 눌러써도 들어갈 만큼 무르나 그대로 두면 일주일 정도면 원래대로 수복될 정도로 복원력이 뛰어나다.
5 은행잎
5.1 성상
부채꼴 모양의 잎이며 그물맥이 아니다. 나란히맥이라고 보기도 모호한데, 나란하지가 않다. 부채살을 닮은 듯한 무늬가 있으며 가을에는 노랗게 물든다. 원시적인 식물이라 잎이 나는 곳에서 종자가 같이 난다. 단풍나무와 함께 가을에 물드는 나무의 대표격. 부채꼴 모양의 노란 이 잎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단풍을 설명할 때마다 나올만큼 익숙하다. 반면에 동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서양인들에게는 가장 이국적인 나무 중 하나. 빨간색이 화려하고 눈에 띄기 때문에 외관으로 따지면 단풍을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은행나무는 병충해가 거의 없고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로수로는 은행나무가 더 많이 심어진다. 은행 단풍의 진정한 매력은 잎이 달려 있을 때가 아니라 잎이 떨어져서 쌓여 있을 때이다. 은행잎은 방부 성분이 들어가 있어서 이걸 즐길 수 있는 시간도 길고 밝은 노란색의 길바닥은 단풍나무 이상으로 아름답다. 특히, 이런 곳에 서양 사람을 데리고 오면 호평이 자자할 것이다. 외국에는 은행나무가 아주 이국적인 나무이고 상당히 드물다.
그리고 곧 냄새에 질색을 하겠지
6 약효와 독성
은행나무 잎에도 약효가 있어서 추출해 약으로 파는데, 'Ginkgo flavone glycosides'라고 부른다. 독일의 Schwabe 사에서 최초로 이 성분을 분리해냈고 성분 이름은 Ginkgo leaf extract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이 성분이 24%정도로 함유되어 있고 통틀어서 GBE라고 부르는데 이 성분의 분획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있다.
복용하는 주된 이유가 뇌혈류와 기억력 개선, 말초혈관의 혈액순환 개선이다. 손발이 차거나 저린 수족냉증에 좋다. 사 먹는게 아깝다고 은행나무 잎을 직접 달여먹다 졸도한 일도 있다고 한다. 꽤 독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약으로 먹을 것.
중국 농가에서는 은행나무 달인 물을 농약으로도 쓰며 은행잎을 망에 가득 넣고, 정화조에 담가두면 모기 유충(장구벌레)이 죽는다고 한다. 위기탈출 넘버원 참고.
은행잎은 불에 잘 타지 않고, 살균 방부 성분이 있어 잘 썩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멍청하게 불쏘시개로 은행잎을 쓰지 말자 그래서 은행나무잎 화석은 식물 화석 중 많은 편이다. 또한, 책갈피로 은행잎을 꽂아두는 것은 관상용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책이 상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찬가지 이유로 은행나무도 잘 썩지 않는다.
7 뿌리깊은 나무
양평군의 용문산 기슭에 있는 용문사에는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수령은 1100~1500여 년으로 추정된다. 마의태자가 길을 떠나다가 심었다거나,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이 자라났다는 전설이 있으며, 구한 말에 일본군이 의병을 소탕하기 위해 용문산에 불을 질렀는데 이 나무만은 불타지 않았다는 전설도 있다. 높이는 한동안 67m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건 잘못된 결과이며, 실제 높이는 42m, 밑둥의 둘레가 15m가 넘는 정도이다. 조선 세종 때 당상관(정3품)의 직위를 받았다. 왜 정3품은행이 아닌지… 사실 500~600년 정도 된 은행나무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 당신의 동네가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 간단한 울타리나 팻말이 달린 은행나무 하나 쯤은 있을지 모르니 잘 찾아보자.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167호이다. 높이 34.5m, 둘레 16.9m로 상대적으로 키는 작으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지가 사방으로 둥글고 풍성하게 뻗어 있다. 수령은 800~1000년으로 추정되며 이 나무도 스님이 꽂은 지팡이가 자랐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안동에는 천연기념물 175호로 지정된 용계 은행나무가 있다. 수명은 700년 정도이며, 임하댐을 지을 때 수몰될 뻔했지만 1994년에 토대를 북돋워 15m를 수직 상승(!)시켜 보존하였는데 이 때 당시 돈으로 20억원이 들었다. 나라에 일이 있을 때마다 운다고 하며 수그루 없이 암그루만으로 은행을 여는 괴이한 나무. 동물로 치면 암컷이 혼자만의 힘으로 임신한다는 것. 주변에 은행나무가 있느냐 하면, 없다. 자기 혼자 은행 열매를 생산한다. 몰라 뭐야 그거 무서워 2세 나무도 많다고 한다. (참조)
충청북도 영동군에 위치한 영국사에도 천연기념물 223호로 지정된 영국사 은행나무가 있다. 수령은 천 년 정도로 추정되며, 특이하게도 서쪽에 있는 가지는 길게 뻗어 땅에 닿은 곳에 뿌리가 나 독립된 개체가 되어 있다.
대구광역시의 범어역에도 수령이 6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 쪽으로 옮겨심은 것이라고.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산 미 공군 기지에는 74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 기지 내에서는 꽤 유명하고, 심지어 51임무지원전대의 구내식당 이름은 이 나무 때문에 Gingko Tree가 되었다.
중국에는 무려 1400년이나 된 은행나무도 있다. 산시성 시안의 관음사라는 절에 있는데, 당 태종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8 쇠퇴한 이유
은행나무는 IUCN 적색 목록에서 멸종 위기종(EN, Endangered)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 등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나무가 멸종 위기종이라는 게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야생에서 인간의 도움없이 번식하고 자생하고 있는 은행나무 군락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이 지정의 이유다. 중국의 절강성과 진포산 일대에서 소수의 서식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서 IUCN 적색 목록의 야생 절멸종(EW, Extinct in the Wild)에는 속해있지 않다. 다만 절강성 지역은 오래전부터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이라 야생 개체인지는 불분명하다.
비슷한 처지의 나무로는 메타세쿼이아가 있다. 원래는 화석으로만 볼 수있어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야생종이 동아시아 일부에서만 발견된 멸종위기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다운 가로수로 흔하게 보이는 나무.
은행나무가 쇠퇴한 이유는 기후 변화와 매개동물의 멸종. 중생대까지만 해도 은행나무의 씨앗을 퍼뜨리던 매개동물[2]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러한 매개동물이 멸종하면서 많은 종 수를 보유하고 극지방을 제외한 북반구 전역과 남반구 일부에서 서식하던 은행나무는 유럽에서는 170만 ~ 270만년 전, 북아메리카에서는 700만 ~ 1000만년 전에 사라져 동아시아 일부로 서식 범위가 축소되었고 많던 종도 1종(Ginkgo종)으로 줄어들었다.
동아시아 일대 인류에 의해서 명맥을 유지하던 은행나무는 지난 100여년 사이 인류에 의해서 다시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인류가 멸종하면 은행나무도 멸종할 것이다. 그 때문에 인류가 멸종하면 함께 멸종할 생물종 1순위로 뽑히기도 한다.
9 기타
사찰 등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많아서인지 어쩐지 한국에서는 원귀나 죽은 영혼이 잘 깃드는 나무로 여겨져서 전설이나 옛날 이야기에 잘 등장한다. 과거 한국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중요 소재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단적비연수'에도 나온다.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의 등장 인물 중 하나인 토도 시마코가 무척 좋아하는 것. 교내에 떨어진 은행나무 종자를 주워가기도 한다. 반면에 오가사와라 사치코는 싫어한다. 사치코는 은행 말고도 싫어하는 것들이 많지만.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기록, 정확하게는 은행나무 아래에 단을 올리고 그곳에서 제자를 가르쳤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에서 유래한 단어가 바로 행단(杏壇)이다.) 때문에 동아시아에서는 학문 혹은 학교의 상징으로 여겨져 향교나 문묘에 심었다. 성균관의 후신인 성균관대학교에서 학교 마크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며 킹고 킹고 에스카카 킹고라는 응원구호도 있다. 여기서 킹고는 Gingko의 변형철자, 에스카카는 SKK(성균관의 이니셜)를 뜻한다. 에스카카는 발음하기 쉽게 에스카라로 변형하기도 한다. 도쿄대학과 오사카대학, 베이징 대학의 상징이기도 하며 굳이 향교나 문묘가 아니더라도 선비가 살던 고택이나 별서 등에서 은행나무를 심어두었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마을 입구에 심어둔 경우도 있다. 덕분에 가을이면 학교에 냄새가 진동을 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연인 마리아네 폰 빌레머에게 은행잎이 딸린 편지를 보낸 적 있다. (#)
서울특별시와 대구광역시 북구, 도쿄도의 상징나무이기도 하다. 특히 북구는 상징나무 답게 많이 심는데, 문제는 이게 암그루라서 가을에 도로를 똥냄새 판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뻑킹! 2013년 부터 종자가 맺히지 않는 수그루로 교체 중.
양평군의 상징이기도 하며, 군의 심볼도 은행잎 모양이고 마스코트인 행복이도 은행잎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그 이유는 양평 용문산 용문사 대웅전 앞에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에 생존하고 있는 은행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약 1,100~1,500살로 추정된다.
노원구의 구목 역시 은행나무이다. 그리고 공해에 강하다는 장점도 있어서 가로수로 정말 많이 심었다. 계획도시인 노원구의 특성상 가을이면 반듯반듯 사통팔달하게 뚫린 길거리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고, 바닥에도 노란색 융단처럼 은행잎이 깔려있는 모습은 나름 장관이다. 은행나무 가로수길도 구 곳곳에 있으니... 가을이면 은행잎 융단을 밟고 은행나무 아치 아래를 거닐며 가을의 정취와 똥냄새를 실컷 즐겨보자. 냄새는 맡다 보면 적응되어 안 느껴지겠지만, 밟혀 으깨진 은행 열매가 신발바닥에 들러붙지 않도록 주의할 것. 지하철이나 버스 등 밀폐된 공간에서는 엄청난 눈총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인구 밀도가 높은 구의 특성상 (노인분들을 중심으로)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는 사람이 조금 있긴 하지만, 그정도로 처리될 양이 아니다.(...)
씨앗이 생각보다 발아가 잘 되어서 학교 숲에 보면 어린 은행나무를 볼 수도 있다. 캐서 적당한 곳에 심어보자. 그리고 가을에 똥내를 느껴보자
잔가지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분재하기 어려운 나무다. 하지만 분재를 하면 다른 나무에서 보기 어려운 기풍을 느낄 수도 있는 데다가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관리가 쉽다.
명탐정 코난 만화책 40권, 애니메이션 421화, 422화에 나오는 바로는 아가사 히로시의 첫사랑과 관련되어 있는 소재. 아가사의 첫사랑이었던 여자가 만든 후사에 브랜드 마크가 바로 은행잎이고, 이 에피소드에 중요하게 다뤄진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똥나무의 주인공인 똥나무가 바로 이 은행나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