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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육성철학 없으면 악몽 계속된다
두산 되고픈 LG, 이대로는 절대 불가능
1 개관
두 기사 모두 오랜기간 LG 트윈스를 담당해온 OSEN의 윤세호 야구전문기자가 쓴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육성철학의 부재이다. 프런트가 대부분 낙하산으로 들어오다보니 야구를 잘모르고, 야구를 잘모르다 보니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항상 당장의 성적에만 급급해서 무계획적으로 일을 저지르거나 아니면 구단주 눈치만 보면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다.
아래는 이러한 육성철학의 부재로 인한 세부적인 문제점들을 기술했다.
2 무능한 코치진
LG를 거쳐간 주요 타격코치가 노찬엽, 김용달, 서용빈인데 이들은 모두 거포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교타자 육성에는 일가견이 있을지언정 장타자 양성에는 일가견이 없다는 소리로 일단 본인들이 장타자의 메커니즘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가르치든 말든 할 것이다. 이는 장종훈이 교타자 양성 능력이 나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이들이 어느 정도 능력 있는 코치여서 교타자라도 양성할 깜냥이 된다면 어찌저찌 수습이 가능했지만 문제는 이들은 LG 코치진 역사상 손꼽히는 무능력자들이었다. 노찬엽과 서용빈은 윗선과 친하고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이란 이유 하나로 별다른 연수나 경력 쌓기 없이 1군에 꽂힌 사람들이었고 김용달은 무게중심을 앞에 두고 공을 맞추는데 집중하는 타격폼을 똑딱이부터 거포 유망주까지 일괄적으로 적용시키려 들고 수시로 뜯어고치는 걸로 악명이 자자했다. 그래서인지 박병호나 김상현은 이적 후에 대놓고 타격코치를 디스했다. 특히 박병호는 타코, 수코, 감독 3명이 요구하는 메커니즘이 서로 달라, 연타석 홈런을 치나 범타만 연속으로 치나 결국 자기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모 코치에게 타격폼을 자신이 가르친 대로 하지 않았다고 뺨을 맞기까지 했다. 웃긴 건 이 이야기가 나온 시기가 바로 박병호가 4경기 연속 홈런을 쳤을 때다. 잘할 때는 자기들이 가르친거고 못하면 선수 탓 이 부분은 LG트윈스를 출입하는 윤세호 기자의 기사를 통해 알려졌으며, 박병호는 해당 코치에게 사과를 받았다며 더이상 언급되지 않기를 바랬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그러면서 인내심도 부족했다. 강병철의 양아들의 경우는 새파란 신인들을 믿고 맡겨 결국 폭발시킨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LG는 성급하게 보내든지, 터질 기미가 보이는 선수를 좀 못했다고 2군으로 떨궈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전자의 대표는 이용규, 후자는 박병호로 대표된다. 이용규는 LG에서 1년밖에 못 있었는데, 이는 이대형에 비해 하드웨어가 열위에 있다는 이유로 1년만에 KIA로 보내버렸고, 박병호는 '아름다운 1주일' 이후 부진할 때 바로 내려버려 2군 본즈 특유의 악순환을 야기하고 말았다. 아름다운 1주일 → 그 이후 떨공삼 연속 → 길게 끌어가주지 않고 LG 트윈스 2군행 통보 → 존재감 표출하려고 2군 본즈 모드 → 다시 콜업 → 부담감 때문에 공갈포 모드 → 2군행 → 4번째부터 무한 도돌이표.
게다가 구단 윗선과 코드가 안맞으면 견제가 들어가는지 롯데의 공포의 타선을 만들었다는 김무관과 같은 잠실을 쓰면서도 두산의 타선을 장타력 있는 타선으로 만들었다는 신경식처럼 다른 팀에서 인정받은 유능한 코치들이 들어와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거포를 육성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백인천이 보여준 히트앤드런을 시작으로 하여 이광환과 천보성이 구현한 기동력+컨택트 기반의 '신바람 야구'를 재현해야 한다. 장타를 포기하는 대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와 안타 몰아치기로 득점을 올리는 신바람 야구는 90년대 전성기를 만들어주었고,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2013~14년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김경문 감독이 두산 시절 확립한 기동력 야구, 소위 허슬두도 이런 스타일과 매우 유사하다. 2004년 김경문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스카우트팀에 이야기한게 “형, 힘있는 애들은 힘있는 애들대로 뽑되 잠실구장이 크니까 가능한 발 빠르고 수비 잘하는 애들로 뽑아줘요. 타격은 내가 어떻게 만들 테니까”였다고. 또한 넥센의 경우 목동야구장 시절에는 일방장타 거포에 올인했지만, 고척돔으로 옮기면서는 선수기용과 신인지명에서 발이 빠른 중장거리 타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LG는 2000년대 중반 들어 이런 스타일과는 상반되는 박병호, 이성열처럼 그야말로 찍히면 넘어가지만 안되면 폭풍삼진을 먹을 위험이 높은 클래식 거포 스타일의 유망주들을 상위지명하였고, 이후 트레이드와 FA보상선수 지명에서도 서동욱, 나성용 등 큰 체격에 파워를 갖춘 일방 장타 유형의 선수들을 모았으나 당연하게도 모조리 실패하였다. 그나마 코치진이 유능하거나 아니라면 진득하게 기회라도 줬어도 나름대로 터졌을 선수들이지만 LG 트윈스는 그렇게 참을성 있거나 유능한 코치진을 가진 구단이 아니었다. 제일 처음에 언급한 프런트의 육성철학의 부재라는 건 바로 이런 측면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후 2016시즌을 거치면서 트레이드, 2차드래프트, FA보상선수 등에서 정의윤, 나성용, 최승준 등을 포기한 것을 보고, LG가 내부적으로 팀노선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즉 거포에 미련을 버리고 컨택과 기동력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2.1 잠실구장 때문인가?
30년이 넘는 KBO리그의 역사속에서도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30홈런을 넘긴 경우는 거의 없는데, LG에서는 9번 이병규가 타고투저였던 1999시즌에 30홈런을 기록한게 유일하다. 두산 베어스에서도 역시 90년대말 타고투저 시대의 타이론 우즈가 4년 연속 30홈런을 넘겼다. 1998년부터 42-34-39-34고, 그외에는 김동주(2000년:31개), 심정수(1999년:31개) 그리고 2016년 들어 약물 복용 논란이 되고 있는 타자 김재환 뿐이다. 2016년 까지 LG와 두산을 거쳐간 수많은 외국인 선수중에 우즈를 제외하면 30홈런 타자는 아무도 없다. 심정수와 김동주가 KBO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우타자인걸 감안하면 잠실야구장이 얼마나 홈런타자에게 불리한지를 알 수 있다. 덧붙이자면 잠실 팀 소속 홈런왕도 1995년 OB베어스의 김상호(25홈런)과 1998년 역시 OB베어스의 타이론 우즈(42홈런) 단 두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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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도 잠실의 피해자로 2015년의 박병호의 홈런의 궤적을 보면 얼추 보아도 대략 열 개 남짓의 타구가 잠실이었다면 홈런으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임을 알 수 있다.[1] 플라이아웃 내지는 담장을 때리는 2루타가 될 타구가 홈런이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홈런의 숫자가 늘어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타율이나 타자의 자신감 역시도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넘어가야 할 타구가 넘어가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면, 타자는 그 타구를 신경쓰게 되고 자신의 타격폼을 수정하려 하기도 한다. 이런 자신감의 부재와 무능한 코치진, 팬의 과도한 관심 등이 이어지면서 슬러거는 자신의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잠실 구장이 홈런 타자의 육성에 어느정도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투수 탈쥐가 없는 이유도 이것에서 찾을 수 있지만, 오직 잠실 구장이 넓기 때문에 탈쥐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큰 비약이 될 것이다. 당장 이용규와 이대형의 사례를 설명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0년간[2] LG의 팜에서 가장 성공한 야수인 오지환의 커리어 하이 타율은 유격수임을 감안해도 .278에 불과한데, 같은 구장을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의 경우 3할 타자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타율은 다름아닌 컨택과 꽤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쯤되면 애초에 홈런이 문제가 아니다.
앞서 설명한 홈런의 사례 또한 그렇다. 잠실 홈에서 3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이병규 1회, 김동주 1회, 심정수 1회. 김재환 1회 정도로 매우 적지만, 20홈런으로 기준을 낮추면 LG는 2016년 시즌 진행시점에서 9번이지만 두산의 경우는 무려 29번이다. 명수로 따져도 LG는 7명, 두산은 14명으로 2배차이. OB 베어스가 대전이나 동대문을 썼던 1982~1985년 사이의 타자는 없으며 순수하게 잠실을 홈으로 쓴 이후로만 따져서 29번, 14명이란 것인데 LG의 실적과는 차이가 크다. 같은 구장을 쓰면서도 두산은 20홈런급 장거리 타자를 잘만 키우는데, LG는 십수년째 거포가 말라 죽다 못해 아예 관짝으로 들어간 수준인 것을 인정해야 한다.
게다가 두산 베어스는 발야구만 하는 팀이 아니라 꾸준하게 장타력을 밀고 나가고 있으며, 잊을 만하면 한번쯤은 힘 있는 타자들의 타격 난타전을 보여준다. 2010년에도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 양의지, 이성열 등 무려 5명이 20홈런을 치면서 홈런군단의 위용을 선보인 적이 있다. 저 중 한 명이 LG산인건 함정 2016시즌 역시 이천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차례대로 멀리 나가는 타격을 하면서 김재환, 오재일, 에반스, 양의지, 박건우가 또 한 번 5인 20홈런을 달성했고, 이번엔 아예 팀 홈런 1위를 달성했다.[3] 반면에 LG는 김재박 감독 시절 잠실구장의 크기에 초점을 잡고 X-존을 설치하는 강수를 두었음에도 결국 팀의 피홈런 갯수만 늘려주는 굴욕을 당했고, X-존은 얼마 못가서 사라졌다. 결국 잠실야구장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며 그 이전에 팀의 타자 육성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된다. 애초에 거포라고 해서 무조건 홈런 아니면 뜬공 수준으로만 보는 것 부터가 아주 편협한 시선이라 할 수 있겠다. 앞에 말한 16두산은 팀 홈런도 리그 수위급이지만 팀 볼넷, 볼삼비, 컨택 역시 리그 수위급 수준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3 오너 일가의 근시안적인 운영
독버섯 된 구단주 관심,'고참'만 남고 '리더'는 없었다
그러나 위 기사는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이적생인 임훈이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는 말을 다른 선수들은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호도하고 있는데, 양석환, 이천웅, 유강남 등의 유망주는 정성훈과 박용택이 자신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 선수가 단지 임훈에게 가장 큰 도움을 받았을 뿐이지, 그렇다고 다른 고참들이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범LG계열 구씨 일가는 재계에서도 아주 유명한 극성 야빠로 소문이 나있다. 1982년 프로야구 창설 당시 럭키금성그룹 회장인 구자경은 프로야구단 창단에 미적지근한 간부를 갈군 적이 있고(...) 그의 첫째 아들인 구본무 회장은 매일 야구장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둘째 아들인 구본능 회장은 아예 학창시절 야구선수 출신인데다 셋째 아들인 구본준 ㈜LG 부회장은 지금도 사회인 야구 경기를 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 야구만 보고 사는 집안
이런 가족 배경 때문에 한때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받는 보고가 전날 LG 트윈스 성적이라는 카더라가 진지하게 돌기도 했다. 범LG계열의 구씨 일가는 1990년대 경제성이 없음에도 뚝섬돔을 추진한적도 있으며, 지금도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이 직접 KBO 총재를 맡고 있고, 매년 LG 트윈스 스프링캠프를 격려(?) 방문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지극하다. 2013년 LG 트윈스가 모처럼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 잠실야구장에 범LG 계열의 구씨 일가들이 총출동한 모습이 방송중계에 잡히기도 했다.
이렇듯 구단주의 관심이 크니 LG 트윈스는 당장의 성적에 따라서 프런트와 현장 스탭 모두 여러차례 물갈이가 이루어진다. LG그룹 내에서 수혈된 프런트들은 야구를 잘몰랐고, 야구를 알게 될때쯤이면 다시 성적 때문에 갈려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현장을 책임지는 감독도 야구관이 전혀 다른 사람들로 수시로 교체된다. 2002년 이후로 김성근->이광환->이순철->양승호(감독대행)->김재박->박종훈으로 바뀌는데 하나같이 전임자와 야구관이 다른 사람들이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성적이 안나와도 항상 잠실야구장을 꽉 메워주는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린 LG트윈스는 당장 성적을 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90년대 신바람야구의 노하우와 전통은 사라졌고, 자연스레 LG트윈스 프런트는 5년뒤, 10년뒤를 바라보면서 큰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에 급급해 하기 시작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니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는 한없이 커졌으며, 여기에 부족한 부분은 유망주들에게 차근차근 기회를 주면서 육성을 하기 보다는 구단주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형 FA를 지르는 손쉬운 길을 택하기 시작했다. 현금트레이드도 불사하면서 LG트윈스는 한동안 스토브리그에서 큰손으로 군림했다.
그마저도 야구를 모르는 프런트가 마구잡이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팀성적에 도움이 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유망주들의 출전 기회만 뺏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게 2009년말 이택근 현금 트레이드. 당시 LG가 필요했던 포지션은 수비력이 좋은 내야수나 선발투수였는데, 엉뚱하게 이미 팀내에 유망주까지 넘쳐나는 외야수를 데리고 와서 선수기용을 꼬이게 만들었다. 결국 빅파이브라고 해서 이병규, 이대형, 이진영, 박용택, 이택근을 모두 쓰기 위해서 이택근은 잘 하지도 못하고 본인도 꺼려하는 1루수로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이 빅파이브에다가 시즌 중간에 작뱅까지 등장했다. 이러면서 리그 최고의 거포유망주였던 박병호는 아예 자리가 사라졌다. 당시 박병호는 이택근 트레이드 소식을 듣자, 낙담해서 집에 전화해서 엄마 저 이제 야구 그만둬야 할까봐요라고 울먹였다고 한다. 결국 심리적 압박감에 삽질만 거듣하던 박병호는 현금트레이드로[4] 팀을 나가게 되고, 이택근도 2년동안 스탯관리에 재활만 하다가 FA로 떠난다.
4 지나친 베테랑 기용
또한 암흑기가 지속되면서 선수단은 전체적으로 큰 압박감에 시달렸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은 그래도 개인성적을 유지하면서 이겨냈지만, 유망주들은 분위기에 압도당하면서 그마저 가진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일례로 박병호는 LG시절 팀 분위기 때문에 삼진을 당하고 벤치에 올 때 고개를 못들었다라고 이야기 했을 정도.
이 과정에서 유망주들에게 가야할 기회는 더더욱 줄어들었고, 위에 언급한 박병호처럼 유망주들은 줄어든 기회에 심리적 압박감으로 삽질만 계속했다. 이러다보니 팀은 더더욱 베테랑에만 의존하고 유망주는 뒤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러면서 팀분위기는 시간이 갈 수록 신인들이 제대로 기를 펴기 힘들정도로 경직돼버렸다. 이런 모습은 2015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버렸다. 우승 하면 뭘 하겠느냐는 질문에 다른 팀 선수들은 자유롭게 대답을 하는데, LG의 7번 이병규와 우규민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선배들과 상의해봐야 한다면서 계속 어버버하다가 막판에야 간신히 유광잠바를 사비로 돌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나름 팀에서 중견급이고 다른 팀이면 주장 완장도 찰만한 짬인 선수가 어차피 웃자고 던지는 질문에 그렇게 당황할 정도면 팀분위기가 얼마나 꽉 막혀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이미 위에 언급된 2010년의 빅5 외야수 뿐만 아니라 21세기 들어서 2002년 다음으로 성적이 좋았던 2013년과 2014년에도 팀의 주축 선수는 박용택을 위시한 베테랑들이었으며, 주전자리를 거머쥔 신인급 선수는 문선재, 김용의등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들도 1년 이상 좋은 성적을 유지하지 못했다. 특히, LG 트윈스/2015년에는 성적은 구단 최초로 9위를 기록했으면서도 최악의 부진을 보내고 있는 9번 이병규가 거진 4할을 때리고 있는 서상우대신 지명타자 선발로 나오는 등 이 문제점이 가장 크게 두드러졌었다.
2016년에는 역설적으로 베테랑들이 부진하면서 개선되기 시작했다. 두 명의 이병규는 부진하자 2군에서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있으며, 2015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이진영 등도 방출되었다. 그리하여 신체적으로 절정기에 달한 90~95년생 군필 그리고 군미필 선수들 중심으로 건실하게 리빌딩이 진행되어, 적어도 야수들은 세대교체가 굉장히 잘 되었다. 대표적으로 양석환, 이천웅, 유강남, 채은성, 문선재, 안익훈등이 있으며, 당장 올해 포스트 시즌을 가지 못 해도 LG은 내일이 있는 팀이고 이들 모두 2군에서 노력해서 1군 무대에 데뷔한 선수들이다. 한편 모 구단은 유망주 팔아 가망 없는 노인네들만 줄창 사온다. 또한 손주인같이 이적생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적어도 선수들 사이에서는 "노력하면 올라갈수 있다."라는 걸 보여줬다. 게다가 당장 성적도 9월 기준 4위다.
5 양만 많은 선수자원
2016년 7월 12일 경기 중계 도중 김진욱 Sky Sports 해설위원은 LG의 리빌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LG가 많은 시간동안 리빌딩,리빌딩 해왔는데, 제 생각에 LG가 리빌딩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괜찮은 자원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말 기회가 가야할 선수에게 다 못 가고 기회가 나누어져서 가게 되는 것입니다.리빌딩은 정해진 특정 선수에게 기회가 많이 가면서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 선수가 부족할 때는 또 괜찮은 다른 선수가 생각나거든요. 넥센의 경우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특정 선수들을 꾸준히 키울 수 있는 환경이지만 LG는 선수자원이 풍부하고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특정 선수가 못하면 다른 선수들이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이게 어려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LG의 리빌딩이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좋은 말로 잘 포장해서 말을 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팀에 고만고만한, 비슷한, 중복되는 자원이 너무 많고, 그 중복되는 자원들을 돌려 쓰고 있다는 지적인데, 바꿔 말하면 팀에 필요 없는 자원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로 해석할수도 있다. 물론 선수가 많을수록, 선수층이 두터울수록 팀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정작 선수 본인에게는 괴로운 일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5년 시즌이 끝난 후 주로 LG 트윈스 2군에서 뛰던 김재학이라는 외야수는 "LG의 외야에서 주전 경쟁을 할 자신이 없다."며 구단에 스스로 방출을 요구했고, 결국 시즌 후 방출이 되었던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김재학은 그렇게 방출된 후 현역에서 은퇴를 하고 선수 생활을 접었지만, 당시 김재학으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게 LG의 외야에서 박용택과 적토마 이병규의 두 자리는 이미 확정 되어 있었고, 남은 한 자리를 가지고 이대형, 오태근, 최길성, 김용우, 정의윤 등과 박터지는 경쟁을 해야 했고, 경쟁에서 도태되어 심지어 2군에서 조차 경기 출장을 제대로 못했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교타자인 이대형과 이용규, 갭파워가 좋은 중장거리 라인드라이브 히터 정의윤(이상 외야수), 전형적인 OPS형 눈야구 타자 박경수(내야수) 같이 클래식 거포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들마저도 LG가 아닌 다른 팀에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 프런트와 현장 코칭스탭들이 선택과 집중을 전혀 못하고 혹은 안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비슷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많다면, 프런트와 현장이 협의하에 확실하게 자리 정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알아서들 크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식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LG의 야수육성에서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는게 멀티포지션이라는 미명하에 한 선수를 너무 여러 수비위치에 세운다는 것인데, 이 문제도 이런 프런트의 방치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프런트와 현장의 합의 하에 유망주들을 거포형 1루수 자원, 수비형 포수 및 키스톤 콤비 자원, 수비위주의 3루수 자원, 타격위주의 외야수 자원 등으로 구분해서 맞춤형 육성을 하고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잉여자원, 이미 유망주라고 하기 힘든 30대 선수들은 과감하게 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냥 여러 자원을 주먹구구식으로 돌리면서 모조리 끌어안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LG에서 온갖 쌍욕 지분과 수많은 경기를 실책으로 날려먹으면서도 수년동안 경험치 몰아준 덕에 지금은 LG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오지환의 사례를 보면, LG에서도 얼마든지 그렇게 선수를 키울 수 있었던 셈이다. 투수쪽에서 탈쥐효과 사례가 없는 것도 따지고 보면, 투수는 일단 안고 죽는다는 마인드로 트레이드로 잘 내놓지 않았으며, 투수는 어차피 1군 마운드에 올려놓고 던지다보면 포텐 터질 선수는 터질 수 밖에 없기 때문.
이러다보니 타격은 여러 유망주들이 돌아가면서 타석에 들어서니 경험이 부족해서 꽃피우지 못하고, 수비는 여러 포지션을 떠돌다 보니 1군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전문적인 수비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선수들이 2군에선 잘하지만, 1군에서 뛰기에는 부족한 어정쩡한 1.5군 수준에서 내/외야를 오가면서 떠돌고 있다. 일례로 김용의 선수의 수비 포지션은 군 전역 이후 무려 4년을 오락가락 한뒤에야 중견수로 정해졌다. 그 사이에 이미 유망주라고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는게 함정.
반면에 화수분으로 유명한 두산 베어스와 최근 리빌딩의 정석으로 손꼽히는 넥센 히어로즈는 선수단 관리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2군에서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서 선수를 육성하며, 넥센 히어로즈는 처음부터 신진급 선수들을 등급제로 나누어서 상위등급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두 팀 모두 공통적으로 2군에선 더이상 보여줄게 없지만 30대가 될 때까지도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는 2군에서 썩히기 보다는설사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하게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 제외, 방출 등으로 정리하고 그 자리에 신인들을 기용해서 경험을 쌓게 한다. 말 그대로 2군은 철저하게 육성에만 초점을 맞춰서 운영하는 것이다. 2016년 기준 두산 베어스 2군과 화성 히어로즈의 퓨처스리그 출전 기록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며 화성 히어로즈은 88년생 박윤, 두산 베어스 2군은 1988년생 정진호 정도가 최고참 급이다. 30대 선수들은 잠깐씩 컨디션 조절하러 내려오는 1군주전급들 제외하면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에 LG 2군에서는 40대의 큰 이병규가 리빌딩이란 명목하에 붙박이로 뛰고 있다.
김기태와 양상문이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의 유망주 육성을 보면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2군과 군대에서 경험을 쌓게 한 후 1군에 올리는 방식을 쓰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지나친 양아들 기용이나 편향적인 플래툰 기용이 문제로 지적되는 중. 다만 양아들 문제는 최소 2~3년을 기다려봐야 대박인지 쪽박인지 알 수 있으니 일단 보류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