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존여비

(남성우월주의자에서 넘어옴)
남성과 여성의 관계도 자연적으로 우월한 자와 열등한 자의 관계, 즉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중.

1 설명

男尊女卑.
성은 귀하고 성은 천하다는 단어이다.

남성의 권리나 지위 등을 여성보다 우위에 두고, 여성을 업신여기는 관행 및 인식. 반대 경우는 여존남비이다.

남녀불평등 현상은 수렵 및 채집 사회 이외의 거의 모든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조선유교적 이념이 널리 퍼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남존여비라는 말로 용어화되고 관행이 될 정도로 사회적으로 또는 이념적ㆍ도덕적으로 강조되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남존여비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류층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남존여비가 더 심하며 하류층의 여성들은 비교적 자유로웠다.

남존여비나 여존남비 사상을 좋거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본다면 성차별론자겠지만, 남존여비나 여존남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대부분은 그와 반대로 현재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사회문제로 인식한다. 이는 당연한 것이, 문제를 인식하지 않고 고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인식되지 않은 문제점이 고쳐지더라도, 그것은 해당 문제와 얽혀있던 다른 문제가 풀리며 도미노처럼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로 온갖 사회악이나 흑역사를 은폐하는 수법의 기초는,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또한 사실을 적시하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일단 어느 나라를 가건 잠재적으로는 여전히 존재한다. 서양권 선진국들은 덜하지만 동양권 나라는 아직도 심한 편이다. 물론 아직도 문명발달이 덜 된 나라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한국에서는 자막에 여자는 무조건 남자에게 존댓말을 한다든가[1], 그리고 여자는 직설적으로 거절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한국 한정으로 여자어가 만들어진다던가, 일본에서는 여자어같은 은어는 없지만 여자의 거친 말투 사용 자체를 한국에서보다 훨씬 안 좋게 본다.[2] 전자는 약간씩 바뀌는 추세라고는 하는데, 후자들은 아직도 멀었다.

무척추동물과는 달리 포유동물이나 영장류동물에서는 이게 흔한 편이라고 한다. 사자라던가, 물소라던가...

2 발생하는 원인

어느 나라를 가던 잠재적으로는 여전히 이 남존여비 현상이 존재하는데, 어째서 존재하는지 그 과정과 기원을 짧게 요약해서 말하자면 남자가 힘[3]이 세기 때문이다.

자세히 설명해보자면 사회다운 사회가 제대로 성립하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서 사회를 만들어간다. 문제는 현대사회와는 달리, 원시사회 시절에는 남성의 근력이나 근육량 등이 훨씬 더 중요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당연히 근육량이 많은 남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창을 쓰던 을 쓰든, 돌팔매질을 하든 근력이 강하다는 것은 사냥을 할 때 훨씬 유리하다. 농경사회에서도 소등을 통해서 밭을 갈지 않는 이상, 근력이 강한 남성이 밭을 갈거나 하는 '힘든 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현대 시점에서 생각해볼 때 힘 쓰는 일이 반드시 더 힘든 일이라는 의견에는 동의 안 할 사람이 많겠지만, 근력을 많이 소진하면 칼로리 필요량이 많다는 말이 된다. 칼로리가 썩어나서 제발 식단에서 칼로리가 적어졌으면 싶을 정도의 현대사회랑 달리, 당장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먹을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던 시절에 칼로리 소진이 많은 '힘 쓰는 일'이 힘든 일이라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근데 이러한 '힘든 일'을 남성이 하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덜 힘든 일 혹은 '남성도 할 수는 있지만 남성은 힘 쓰는 일을 해야 하므로 그동안 여성이 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되는 시스템에선 아무래도 남존여비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좀 직설적인 표현을 하게 된다면 은연중에 남성은 "내가 힘든일을 다했는데, 내가 권리는 다 가져야지." 하는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 하다못해 여성을 배려하는 남성이라도 "내가 책임을 많이 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식량이 가장 중요하던 시절에도 칼로리 소모량이 높은 일을 수행한 남자가 보다 많은 권리, 즉 보다 많은 양의 식량을 먹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다고도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에 여성은 "남자가 힘든 일을 다 하는데, 더 많이 먹는 게 당연하지" 하고 생각하게 되며, 나아가서는 "남자가 힘든 일을 다했는데 저 정도 권리를 가져야지" 하는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 이러면 여성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발언권 같은 부분들도 은연중에 약해지게 된다. 단순한 한 가족 내에서만 이러한 문제가 일어난다면 큰 일이 아니지만 한 가족에서 스케일이 마을로 올라가고, 그 스케일이 도시로, 나라로 가는 등 큰 스케일로 오랫동안 지속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처음엔 딱히 남존여비라고 표현할 만큼의 큰 차이는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서서히 남자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당연해진다면 가령 귀중한 교육의 기회가 생겨도 그 기회는 힘든 일을 다 하고 중요한 결정을 다 내린, 남자에 그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사회의 지도층은 남성이 되기 십상이다. 설령 지도층에 있는 남성이 딱히 남성우월론자가 아니더라도 남성이 계속해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사회라고 생각되면 어드밴티지는 남성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수백 년에서 길게는 수천 년간 진행되면 남존여비 사상은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된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남존여비가 덜하냐 더하냐의 차이는 생기게 되지만[4], 덜하든 더하든 은연중에 남존여비가 남아있는 곳이 대부분인 이유는 이런 현상에 기인한다.

당장 현대에서도 맞벌이를 하지 않는 집안을 보자. 남자만 돈 버는 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은연중에 남자의 발언권이 세지기 십상인 것이다. 물론 개념 있는 남편이라면 그 상황에서도 부인을 잘 대해주는 게 맞다. 하지만 문제는 결혼을 했다면 돈을 쌓아두고 사는 게 아닌 이상 가족 중 누군가는 돈을 벌어와야 한다. 반면 가사는 결국 반드시 해야 하는 일(돈을 버는 일)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보게 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전업주부가 돈을 버는 직장일보다 덜 힘든 일이라고 주장을 한다면 페미니스트와 많은 사람들에게 빈축을 사기 십상이지만, 사실 그래도 대놓고 말하는 사람만 적을 뿐이지 은연중에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이 남아 있다.

남존여비의 잔재가 많이 스며들어 버린 한국에서 남성 전업주부를 보는 시각이 유달리 안 좋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가장인 남자가 중요한 일을, 힘든 일을 도맡아서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할 남성이 상대적으로 '덜 힘든 일'인 집안일을 하다니' 라는 시각인 것. 정말 집안일이 돈 버는 일과 동등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런 시선을 보낼 이유가 없다.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집안일은 말 그대로 끝이 없다. 생각보다 쉽지도 않다.

거기다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그리고 아마 어지간해선 사라지기 힘든 남존여비의 마지막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부분은 바로 '남자가 여자를 지켜야지'라는 관점이다. 이 관점은 남성이 근력이 세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전투원으로서 남성이 효율적인 만큼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동시에 '남성이 근력이 세므로 여차저차한 과정을 거쳐서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 라는 개념면에선 같다. 그리고 그 부분이 결국 권리로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남성만 군대에 강제로 징병되는 부분이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며, 넓게 보면 목숨이 위험할 때 가급적이면 노약자나 여성, 어린아이 등을 보호하게 되는 불문율이나 심지어 약자를 배려하는 부분이나 '레이디 퍼스트' 등의 개념들도 그런 것.

반대로 여성만이 아이를 낳을 수 있고[5], 추운 극지방이나 식량이 없는 극한 상황에서는 지방이 많은 사람이 생존할 가능성이 큰데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지방이 많기 때문에 소수의 몇몇 상황에서는 여성의 신체가 유리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제한적으로 존재하는 여존남비의 사회도 아마 이런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의해서 종합적으로 사회에서 '보다 많은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바람에 여존남비의 사회가 성립된 것이라고 볼수 있겠다.

엄밀한 의미에서 남존여비 현상을 완전하게 사라지게 하기 위해선, 먼저 위에서 언급된 것과 같은 '남자라는 이유로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는 경우'가 사회에서 드물어져야 한다.[6] 다만 현재의 한국 사회의 상황으로 볼 때, 일단 남성 전업주부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나 남자만 징병되는 군대 문제 등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 등을 감안한다면, 완전히 사라질 날은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한 마디로 이 사상을 고쳐야 한다는 것은 그저 장식일 뿐.

그러나 이 '역할 책임론'이 완전한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원시부족 사회를 들여다 보면, 여성들이 노동의 90%이상을 담당하며, 밭도 갈고 농사도 짓는 등 육체적 소모가 심한 일을 도맡아 하는 반면, 남성들은 하루종일 빈둥거리는 부족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남성은 전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쉬어야 한다.' 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부족간 전쟁이란 거의 없다. 진짜 부족 간 전쟁이 벌어지면 요즘에는 아예 총을 들고 내전의 형태로 일어나기 때문에 저렇게 태평하게 못 있는다. 그럼에도 일을 압도적으로 많이 하는 여성이 그곳에서 '여존남비'가 되지는 않는다.

인류 사회에 남존여비가 일반화 된 것에 대해 좀더 노골적인 가능성을 들자면, 남성이 여성보다 생물학적으로 쉽게 분노하고 공격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들판에 늑대와 토끼가 있을 때, 토끼가 늑대의 밥이 되지, 늑대가 토끼의 밥이 되지는 않는다.

법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상정했을 때,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힘과 폭력'이다. 남성은 타고난 힘과 공격성으로 여성을 물리적으로 억압하고, 소유권, 발언권 등 유무형의 자원을 더 많이 가져가고, 남존여비 사상을 통하여 그것을 도덕과 질서라는 헤게모니로 고착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남성이 생물학적으로 분노와 공격성향이 강하다는 건 사실이다. 남성호르몬이라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은 많이 분비될수록 경쟁심리를 부추기며, 공격성향을 일으킨다.

물론 여성에게도 공격성향은 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선제공격, 혹은 약자에 대한 공격'보다는 '자식을 비롯한 자신의 것이 공격받았다고 느껴질 때', '모성애와 같은 보호심리', '피해의식' 또는 '복수심'에 의해 분노와 공격성향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남성의 공격 성향은 자신이 우위에 서고픈 소유욕, 정복욕에 기인하는 비중이 여성보다 높다.

극단적인 예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낮고 폭력 성향을 주체 못하는 대표적인 존재인 연쇄살인마들의 경우,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물론 이는 신체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강한것도 감안해야 하지만. 여성 연쇄살인마의 경우 '몬스터'와 같은 영화화가 될 정도로 연쇄살인마가 되는 경우가 드물다.

물론 어쩌면 이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지나친 편견일 수도 있으며, 상술한 성향들은 생물학적 특징이 아니라, 전근대사회에서 고착된 남존여비 헤게모니가 역투사되어 교육을 통해 발현되는 것일 수도 있다. 쉽게 말해, 남성은 강해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여성은 남성을 따르고 복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남성은 보다 공격적 성향을 띠게 되고, 여성은 많이 참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런 압박에서 아직 자유로운 어린 남아나 여아들을 보면, 활달하며 공격성향을 띠는 여자아이가 있는 반면, (이런 아이들에게 '여자답게 굴라'며 치마를 들고 쫓아다니는 부모 모습이 인상적이다.) 순종적이고 얌전한 남자아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생리학적으로 남성이 더 폭력적이어서 남존여비를 고착화 시킨 것일까, 아니면 남존여비 때문에 남성이 더 폭력성향을 띄는 것일까. 결론은 알 수 없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와 유사하다....

3 각국의 남존여비

3.1 한국

'남자로 태어나 남의 여자 한번 모르고 사는 것도 병신은 병신이지?'

'남자가 잘나면 몇 여잔들 못 거느릴까'
'여자는 그저 한 남자 만나 평생 사는 게 최고'
'팔자 조졌네. (강간당한 미혼 여성을 상대로 본인 뿐 아니라 가족까지 그렇게 생각함)'

-박경리 토지 1부 중 발췌 (경상도 사투리표준어로 대체 )-


다들 대작이라 숭앙하는 문학작품이 이런 남존여비적 묘사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고 박경리 작가님은 시대상을 반영한 것 뿐이지만. 무서운 건 이런 말들 중 일부는 심지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사람들이 내뱉던 말이며 지금도 내뱉고 있는 말이라는 것..;;;;

참고로 밑에 있는 전통사회에서의 남존여비 사상은 거의 귀족층, 양반층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전통문화가 다 그렇다. 평민이나 노비 계층은 생각보다는 남녀 간에 평등했으며 양반층보다 여러 모로 개방적이었다.

한국사회의 남존여비가 심각해진것은 조선 중기- 후기에 들어서다. 오히려 고대 및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이것만으로 남존여비가 전혀 없다는 일반화는 어렵지만) 데릴사위, 즉 사위의 처가살이가 흔한 관습이었다. 한 예로 무려 조선 중기 인물인 율곡 이이는 어머니 신사임당의 집인 외가에서 자랐다. 또한 처첩제가 일반화 된 것도 조선시대 중후반 들어서이다. 고려 조에는 처첩제를 제안한 박유라는 관료가 길에서 여성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카더라.

고려조선 초기만 해도 딸은 상속에서 차별대우를 전혀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부모의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딸 역시 이름을 갖는 등, 조선 후기의 철저한 남존여비 관습과는 다른 양태를 보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조선후기에 비해 나았다는 것일 뿐, 고려와 조선초기도 엄연히 남존여비 사상은 있어 여자는 관직진출이 불가능했다. 다만 이 시대에는 집안일과 집밖일을 철저한 '분업'으로 이해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조선 후기로 갈수록 남성의 권력 독점과 여성의 의무 증가가 심해진 것.

그러나 조선 중기 이후의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남성에 비하여 지극히 열등하였는데, “여성은 알게 할 것이 없고 다만 좇게 할 것”이라는 유교적 이데올로기가 그 근본이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속담이 있는데, 이것은 곧 여자가 집안에서 좌지우지하여 언권(言權)을 발휘하면 그 집이 망한다는 의미로, 당연히 해야 할 말도 못하도록 아내의 입을 봉하는 데에 흔하게 사용되던 구실이었다. 비단 유교만 저런 건 아니고, 전세계가 마찬가지였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변천이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학자들 간에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견해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친족 및 상속 분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에서 부계친족제도가 강화되고 남존여비 사상이 깊게 뿌리를 내린 것은 임진왜란 이후인 17세기 중반 이후이며, 일반민 사이에까지 이러한 관념이 보급되는 것은 18~19세기까지 이르는 장기간의 변화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단순한 '성리학 이념의 정치적 강화에 따른 종법제도의 확립의 여파'으로 설명하던 이전의 이론을 넘어, 양란 등의 전쟁으로 인한 가정의 파괴와 성 관념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조처, 혼인 이후 거처의 변화[7]에 따른 여권의 하락, 양반 지주의 토지 확대 정체에 따른 장자상속제로의 이행의 여파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하는 견해가 등장하고 있다.

3.2 중국

전족이라는 괴이한 할례를 여성에게만 실시했다. 전족은 여자 어린이에게 질긴 천으로 발을 괴상한 방법으로 묶어서 발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할례의 일종으로 전족을 하게 되면 성인 여성이 되어도 발 사이즈는 어렸을 때의 사이즈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때문에 진짜 극단적인 경우는 키 180cm에 발사이즈 150mm인 사례도 있었다.

남존여비라 할 수 있을지 애매한 사례가 하나 있다. 춘추전국시대 4공자 중 한명인 평원군의 일화인데, 평원군의 옆집에는 절름발이가 살았는데 어느 날 평원군의 애첩이 그 절름발이를 비웃었다. 문제는 그 절름발이가 평원군에게 찾아와서 자신을 비웃은 애첩을 참수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점으로, 태형이 아니라 참수다. 만약 이 애첩이 평원군의 애첩이 아니라 평원군의 남자 식객이거나 평원군의 의붓아들일 경우에도 그 절름발이가 참수를 요구했을련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이 전족이라는 것은 귀족 여인들에게만 행하던 것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여자 노비에게는 전족을 시키지 않았다.

3.3 일본

사회에 큰 변화가 없다보니 전근대부터 이어져 온 남존여비가 많이 남아있다.

3.3.1 황실에서

일본 황실의 경우 남존여비가 무척 심한데, 메이지 덴노 시절에 만들어진 황실전범의 규정에 따라 남성만이 황위를 계승할 수 있다. 황태자 부부의 무남독녀 도시노미야 아이코 공주를 염두에 둔 여성 덴노 허용 논의도 한때 활발했으나, 2006년 차남 후미히토 친왕이 늦둥이 아들 히사히토 친왕을 낳으면서 잠잠해져 버렸다. 그 후, 아들을 낳은 차남 일가가 각광을 받고, 아들이 없는 황태자 일가는 홀대를 받았다.

또한 일본 황실공주들은 평민과 결혼하면 황족의 신분을 잃고 남편의 신분을 따라 평민이 된다. 그러나 왕자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아키히토 덴노의 딸 노리노미야 사야코 공주는 2005년 평민 구로다 요시키(黑田慶樹)와 결혼한 후 남편을 따라 평민이 되었으나, 그녀의 큰오빠 나루히토 황태자와 작은오빠 후미히토 친왕은 평민과 결혼해서도 여전히 황족의 신분이다.

이 외에도 공식 석상에서 아내는 남편과 나란히 걷지 못하고 3걸음 뒤에서 따라가야 하며,[8] 마사코 황태자비의 경우 약혼 발표 기자회견 당시 신랑 나루히토 황태자보다 고작 19초 길게 말했다고 이상하게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조차 묘하게 비난거리가 되었으며, 불임의 원인은 나루히토 황태자 쪽에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나 마사코 황태자비 혼자서만 비난과 압박을 받기도 했다.

또한 후미히토 친왕의 아내 키코 비가 1990년 결혼식 당시 신랑의 머리를 다듬어주는 모습의 사진이 찍혔는데, 이를 두고 감히 남편의 머리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형님 마사코 황태자비만큼은 아니지만 키코 비도 결혼 후 딸만 둘을 낳았다는 이유로 압박을 받았다고 하며, 결국 40세의 나이에 어렵게[9] 늦둥이 아들 히사히토 친왕을 임신하고 출산해야 했다.

3.3.2 일반에서

가정이나 언어생활에서 가부장적인 경향(의 잔재)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 主人, 즉 '주인'이고 목욕하는 순서를 (손님)→아버지아들어머니에 맞추는 것 등이 있다. 물론 현대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짱구가 대표적인 예시

3.4 러시아

중세 러시아에서는 여성에 대한 대우가 열악해서 심각한 성차별을 당했는데, 이는 동로마 제국에서 유래된, 여자를 어리석고 열등하며 도덕 관념이 없는 존재로 보는 여성관의 영향이 컸다. 여성의 결혼은 전적으로 아버지, 시아버지, 남편에게 달린 일이었고, 결혼 전에 신부의 아버지가 신부를 채찍으로 때린 뒤 그 채찍을 남편이 될 남성에게 건네주는 관습이 있었다. 남편이 아내를 때리거나, 혹은 재혼하기 위하여 강제로 이혼하게 한 뒤 아내를 수도원으로 보내어 사회와 격리시키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런 관념은 20세기 초반까지도 이어져내려오다가 소련시절에 와서는 공산주의의 영향으로 일정부분 타파되었다.

이상하게도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일수록 사회적으로 활발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16~17세기의 러시아 상류층 여성은 태어나고, 성장할 때부터 외부와 격리된 생활을 해야 했지만 낮은 계급의 사람들은 여성을 경제 활동에서 격리시킬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하층민 여성은 비교적 자유롭게 남자와 부대끼곤 했다.

참고 : 중세 러시아 여성인권 잔혹사

3.5 중동

히잡은 여성들만 착용하고 특히 일부 극렬 이슬람주의 국가에서는 여성들은 마치 닌자마냥 차도르, 니캅, 부르카로 온몸을 가리고 다녀야 한다. 참고로 그 지역은 지역이 지역이니만큼 엄청나게 덥다. 아무리 더워도 여자는 몸을 다 가리는 옷을 입어야만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르는 고역이 장난이 아니다.

3.6 아프리카

여성에게만 하는 여성할례라는 행위를 한다. 이 행동은 매우 미개한 짓거리로 그냥 생식기를 못쓰게 만들 뿐이다. 종류에 따라 다양하며 음핵만 제거하는 그나마 순화된(...) 방법부터 음부를 완전히 봉쇄시켜 버리는 등, 남자의 거세에 해당되는 야만적인 방법까지 매우 다양하다. 가장 극단적인 남존여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4 현대의 남존여비

현대에는 상당히 많은 국가에서 남존여비 사상이 사라지다시피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인권에 대한 관심과 여성 운동이 발달하면서 대놓고 남존여비라고 할 만한 제도나 문화는 거의 다 없어졌다. 공산권 국가였던 나라들은 공산주의 자체가 인민의 평등을 추구하기 때문에 남존여비 사상은 완전히 쓸어버리고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남존여비가 드물며 여성의 사회 참여도 높다.

한국의 경우 90년대까지는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남존여비가 없지 않았다. 당장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만 순결교육이 시행되었고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인식, 여성의 교육 및 경제참여 등에서 확실히 미비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이러한 인식이 확 바뀌어 호주제가 폐지되는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남존여비는 사라졌고, 여성의 교육과 경제활동이 당연시되면서 대놓고 여성이 열등하다는 소리는 쏙 들어갔다.

5 대중매체에서는

다시 말하겠지만 남자와 남캐는 다르다! 그런지라 대중매체에서는 아무래도 다루기 힘든 소재이다 보니 찾아보기 힘들지만 순수문학이나 드라마 쪽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 중 하나이다.

남성향 오덕 매체의 경우 아무래도 소비층 입장에서 애정이 가게 되는 미소녀 캐릭터들이 비참하게 당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소재를 다루는 작품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여존남비로까지 가는 경우도 꽤 많다. 이는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인데, 그렇다고 사회상 내지 기본 관념까지 여존남비로 가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단순히 여성이 남성보다 강하다거나 사회적 지위가 더 높게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여성상위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페이트인피니트 스트라토스 같은 유명 작품만 보더라도 여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즉 작중 극적 장치를 위해 무늬만 여존남비로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

5.1 대표적인 작품 목록

  • 사극 전반. 역사적 특성상 고증을 따진다면 남존여비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10]
  • '야, 너 내 깔해라'(…) 같은 병맛 대사로 대표되는 뽕빨적 성향이 있는 여성향음? 역하렘 작품들 중 거의 대부분의 비율로 남존여비적인 작품이 등장한다. 정말로. 아마 여성들의 머릿속에 리드하는 남성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이 뿌리깊게 박혀 있기 때문인 듯.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하다.
  • 팀 포트리스 2에서 종종 나오는 도발 대사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들이다. 애초에 클래스들이 전부 남자다
  • Analogue: A Hate Story는 게임이 다루고 있는 주제 자체가 남존여비다. 여성 레즈비언 제작자가 남존여비를 까는 내용. 제작기록에서 '이런 상상을 해서 표현하는 작업이 끔찍하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작정하고 남존여비 사상을 극단적 절대악으로 그린 것이 확실하다. 단, 그 모델이 된 조선사회의 남녀차별 정도의 실상은… 위와 해당 항목 참조.
  • 실낙원의 사립 유토피아 학원은 남존여비가 만연한 학교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은 남자의 노예나 소유물 취급을 당한다.
  • 징기스칸 시리즈는 과거 모티브로 남존여비를 지향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여성은 장수로 나올 수도 없는 건 물론이고 왕위에 오를 수도, 작성을 할 수도, 심지어는 나오지도 않는다. 오르도 신세만이 유일한 길이다.
  • DayZ(ArmA)에서는 여캐기본복 외에는 그 어떤 옷들도 입을 수 없다. 위장복이고 길리슈트고 못 입는다.

6 참고

  1. 대개의 창작물에선 아무래도 극중에서 남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요즘에는 직장인 관계면 그냥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는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어서 그런 번역으로 가는 경향이 있지만, 부부관계에서는 아직까지도 무조건 이런 식으로 번역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아무리 남편이 아내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현대에 그런 것 가지고 아내에게 존댓말을 강요하는 꼴마초 남편이 있던가? 차라리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닭살남편이 더 많을 것이다 일단 국어생활규범에 따르면 부부는 서로에게 존댓말을 써야 한다.
  2. 일본어/여성어, 보쿠 소녀 참조. 요즘은 남성어/여성어 구분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한다.
  3. 육체적, 물리적인 힘을 말한다.
  4. 가령 조선의 유교교육으로 인해서 남존여비가 심화된 부분이 그러하다.
  5. 남성이 있어야 여성이 임신을 가능하긴 하지만, 한 번의 성행위로 끝나는 남성과는 달리 임신을 한 뒤 아이를 낳기 전까지 10개월간 고생해야 하는 것은 여성이다. 임산부의 경우엔 '여성은 (남성이 못하는) 힘든 일을 하고 있으므로 다른 권리들이 뒤따라온다.'는 남녀만 뒤집혔지 거의 똑같은 논리가 적용되는 임산부는,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권리를 얻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임산부를 위한 각종 사회적인 배려와 당연시 여겨지는 남편과 주변인들의 헌신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여기에 뱃속에 있는 아기의 생명문제와 여성과 뱃속의 아기를 둘다 포함한 '약자보호'를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영향도 그 배려안에 들어가있다.
  6. 다만 완전히 없어질 필요는 없다. 당장 현대사회에서도 정말 유능한 여성이 아내라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남성이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는 경우가 보다 일반적이라는 점이다.
  7. 대체로 남성의 집에 함께 사는 경우가 늘어나, 여성의 활동 범위가 축소되었다.
  8. 심지어 공주가 평민 신랑과 결혼식을 올릴 때도 그렇다. 구로다 사야코 항목 참조.
  9. 일본 황실 최고령 출산 및 최초의 제왕절개.
  10. 의외 일 수 있으나, 주인공에게 정략결혼으로 해야 할 여자가 있으면 악녀 취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여주인공과 같이 도망치는 것이 이상적이나, 주인공을 옳바르게 하기 위해 정략결혼하는 여인을 악역로 만드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아니면 본처가 희생하거나 그런 점에서 남존여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