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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항목: 생존주의
- 관련 문서 : 재난 대비 구비해야 될 물품 목록
목차
- 1 개요
- 2 구성품
- 2.1 배낭, 혹은 가방
- 2.2 72시간을 위한 식량
- 2.3 72시간을 버티기 위한 식수
- 2.4 구급약품
- 2.5 불 피울 도구
- 2.6 비상연락망
- 2.7 비상 탈출 계획
- 2.8 개인 위생
- 2.9 기후에 따른 대비
- 2.10 침낭, 담요 등의 침구
- 2.11 라디오
- 2.12 휴대전화
- 2.13 조명 용구
- 2.14 신분증
- 2.15 현금
- 2.16 나이프/공구
- 2.17 호신용품
- 2.18 응급 수리 용품
- 2.19 크고 작은 비닐 봉투
- 2.20 아동, 애완동물을 위한 식량과 준비물 등
- 2.21 의류, 신발
- 2.22 (지역에 따라) 사냥/낚시 도구
- 2.23 텐트
- 2.24 생존술 교범 한 권 정도
- 2.25 기타, 자신의 환경에 맞춘 물품
- 3 BOB을 꾸릴 때 주의점
- 4 Get-Home Bag 꾸리기
1 개요
버그아웃 백(BOB)은 보통 재해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담는 가방이다. Go bag, G.O.O.D(Get Out of Dodge) kit, 72시간 가방, 생존 배낭 등등으로 다양하게 칭하지만 내용은 같다.
명칭이야 어쨌든 전부 장기 생존이 아닌 단기간의 탈출을 위한 용품을 가방 하나에 담는 형식이며, 재해가 지나쳐 갈 시간, 혹은 구조가 도달할 시간을 고려해 최소 72시간(3일)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3일이면 대부분의 위험지역을 탈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고,[1] 외부에서 도움이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급박하게 뛰쳐나갈 상황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대피를 위한 짐을 꾸릴 때도 BOB는 최소한의 준비를 미리 갖출 수 있게 해준다.
BOB는 한번 꾸렸다고 끝인 게 아니고, 준비한 식품의 유통기한과 건전지의 수명, 장비의 오작동 유무 등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상정하는 재해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계절에 맞춰 식수나 옷가지 등의 비중을 조절하는 게 좋다. 재난상황에 바로 들고 뛰쳐나와야 하는데 점검하고 앉아있을 수는 없지않은가?
2 구성품
BOB의 구성품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충 이런 형식.
2.1 배낭, 혹은 가방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야 하고, 도중에 험지를 돌파해야 한다면 가벼운 등산용 50리터급 배낭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상황, 탈것을 타고 대피하는 상황이면 바퀴 달린 끌낭(캐리어)이 체력 보존에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 장 볼때 사용하는 소형 손수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2] 어떤 가방에 무슨 물건이 들어있는지 기억하는 것은 필수. 한국전쟁 당시 열차나 선박으로 몰려드는 피난민들에게 가방 하나만 갖고 타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흔하다. 혼란 속에서 아무거나 잡아들고 탔다가 나중에 열어보니 솜이불만 가득하다는 식의 비극은 피해야 한다. 기억할 자신이 없다면 가방 하나에 다 담는 것도 방법이다.
2.2 72시간을 위한 식량
휴대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MRE나 동결건조 비빔밥 같은 전투식량 종류가 적합하다. 특히 동결건조 비빔밥은 압도적인 휴대성을 자랑한다. 다트락스 등의 시판하는 비상식량은 의외로 칼로리가 낮고 영양균형이 안 맞지만 보존기간이 길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상식도 괜찮지만, 1~2년 장기 보존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어쨌든 상온에서 내버려둬도 유통기한 몇 달 정도는 되며 되도록 불과 조리 없이, 혹은 간단한 조리로 먹을 수 있고 무게도 되도록 가벼우면서 고칼로리인 것이 좋다.
BOB에 들어가는 식량은 장기 대비 식량과는 달리 조금 특별하고 비싼 것을 고려해도 좋은데, 어차피 대량으로 구매할 것이 아니니 약간의 편리를 위해 조금 사치해도 괜찮기 때문. 물론 백의 구성에 따라 꼭 조리 필요 없는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군용 전투식량이라 해도 동결건조식량이라면 최소한 끓인 물 정도는 필요하고,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정도의 화력만 있으면 춥고 고단한 상황에서 뜨끈한 국물로 몸을 녹일 수 있으며 그 안도감은 결코 작지 않다. 반대로 생각하면 조리 필요 없는 식량을 챙기면 조리 기구의 무게만큼 무게를 줄이고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 잘 저울질해서 선택하자.
BOB에 챙기는 조리용 화력은 작고 경량이어야 한다. 소형 경량이라면 고체연료, 알루미늄 음료수캔으로 만드는 소형 알콜 스토브라든지 하는 대체수단도 있으나, 이 분야에서 소형 등산용(백패킹용) 가스 버너를 따라올 제품이 없다. 백패킹용 경량 가스 버너는 연료 제외한 무게도 100g대로 수준으로 무척 가볍고 크기도 작은데다 의외로 연료 구하기도 편하고(슈퍼마켓마다 반드시 있는 것이 부탄 가스) 화력은 고체연료나 알콜 따위에 비견되지 않는다. 가스가 기화되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한겨울이 아닌 이상 한국에서 휴대용 조리 화력은 가스 버너가 갑(甲)이다. 그리고 겨울용 연료도 따로 있고. 단, 등산용 버너는 고정부에 나사가 달린 EPI 가스통이므로, 제일 구하기 쉽고 가격도 싼 일반 부탄통을 쓸 수 있게 어댑터도 추가로 사둘 필요가 있다. 또는, EPI통에 일반 부탄통을 연결해서 충전시키는 킷도 있다. 식기는 코펠, 반합 등을 활용하고 수저는 개인별로 준비한다. 백패킹용 휴대용 버너는 주방 냄비나 일반 코펠을 올리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망가지므로, 받침대를 급조하거나 가급적 백패킹용 코펠을 쓰는 것이 좋다.
2.3 72시간을 버티기 위한 식수
식수는 하루 3~4리터가 표준이다. 1사람이 하루에 2리터 생수 2병으로 생각하면 적당하다. 이 물을 혼자 다 마신다는게 아니라, 2리터는 식수와 조리용, 2리터는 위생용... 이런 식으로 계산한다. 마실 물만 최소한으로 챙긴다면 1인당 하루 1리터 정도인데, 평상시에는 물을 적게 마셔도 지장 없지만 걷고 달리는 심한 신체활동을 할 때는 많은 수분보충을 해야 하므로 여분이 있는게 좋다. 여기에 씻고 조리하는데 쓸 물까지 포함하면 식수 2리터 + 위생 2리터 합계 4리터로 하루 1인을 잡으면 좋다는 것이 FEMA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조언. 이 기준은 지역과 기후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한여름에는 당연히 물을 많이 쓰니까.
다만 BOB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이 물이라서 휴대용 BOB에는 절충이 필요하다. 물 1리터=1kg, 하루 4리터씩 3일이면 벌써 12kg이다. 도중에 물 보충이 가능한 상황이면 1인당 비상용 식수 하루 1리터씩만 준비하고 접어서 휴대 가능한 물주머니 등을 챙긴다. 도중 보충이 불가능하고 도움의 손길이 늦게 온다면 최대한 챙겨가자.
중간에 물을 보충할 예정이라면, 그 물이 확실히 깨끗한지 장담할 수 없으므로 되도록 정수제나 정수필터 같은 정수 수단을 추가하면 좋다. 물을 끓이거나 정수제를 넣는 것은 살균정수 효과이므로 물 자체가 겉보기에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정도에서만 쓸 수 있다. 정수 필터는 잔류물과 박테리아까지 거르기 때문에 단 하나로 대부분의 수인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가장 권할만한 장비이다.
휴대용 정수기는 가격 스펙트럼이 넓은데, 가격 = 성능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저렴한 것은 라이프 스트로우나 소이어 같은 4만원대 정도의 최소한의 성능을 갖춘 개인용부터, 카타딘 등의 50만원 가량 하는 대단한 사치품까지 있다.[3] 카타딘 같은 브랜드 제품도 이모저모 편리한 고급형이라서 비싼 값어치를 한다. 이런 고급 제품은 하나 사면 수천 리터를 정수할 수 있고 (한 사람이 매일 사용해도 5년 가까이 쓸 수 있다) 필터를 교체해가며 계속 수명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확실한 재난 상황을 고려한다면 시도해 볼만하다.
허나 가격이 좀 많이 세기 때문에, 이런 고급형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상당한 지출을 각오해야 장만할 수 있는 장기 대비품에 가까울 것이다. 휴대용 정수기는 저가의 제품이라도 수인성 질병원의 99.9%를 걸러내므로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저렴한 제품도 괜찮다. 수인성 질병은 보통 세균성 이질, 노로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일반적인데 99% 거르는 제품이면 이질은 막을 수 있고, 노로 바이러스는 물을 끓여 마시면 된다. 애매하게 95%를 거른다거나 하는 숫자 장난을 치는 저가형만 피하면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나오는 휴대용 정수기는 다들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상태라 쓸만하다.
정수기에도 성능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폐수 같은 오염수가 아니라 강물, 샘물 같은 흐르는 물을 뜰 것, 그리고 상당수 정수기가 작은 바이러스까지는 거르지 못하기 때문에 정수기로 거른 물을 한번 끓여서 확실하게 하면 대개는 문제 없다.
최종적으로 자신이 상정하는 재해에 고급스러운 물건이 필요한지, 아니면 생수병을 챙기는 것이 나은지는 스스로 판단하자.
2.4 구급약품
자신의 상비약도 피난 시기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포함해야 한다.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의료 기록이나 진단서 등도 첨부할 것.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구급가방이라고 판매하는 것은 내용물이 엄청나게 저열하기 때문에 사놔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없다. 물론 전문 약품을 약국도 아닌 일반 아웃도어샵에서 판매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크기 다른 밴드에이드로만 부피 때우는 그런 것은 살 가치가 전혀 없다. 스스로 필요한 의약품을 준비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유통기한에도 주의해서 교체할 것.
기본 도구: 일회용 수술 장갑. 의료 가위. 핀셋. 손소독제. 비누. 알콜솜과 알콜 소독약. 의료용 마스크와 앞치마. 소독약. 일회용 메스. 카데터, 비강 인두관, 구인두기도유지기 등 기도 확보 도구
상처: 밴드에이드, 상처에 대는 습윤포(거즈, 드레싱) 종류, 드레싱 위에 감을 붕대, 베인 상처를 접합하는 구조의 일회용 밴드. 극심한 절상을 접합하기 위해 수술바늘과 실, 지혈제, 또는 지혈제 효과 붕대. 화상에는 드레싱으로 대처, 화상용 냉각 겔류가 있으면 금상첨화. 골절 대비 부목과 붕대 여분. 압박 지혈대[4]
약품: 진통제[5], 아나필락시 쇼크에 대비한 주사제(젝스트 등)[6], 피부질환용 스테로이드 연고, 정로환이나 스멕타 등 지사제, 종합감기약, 해열제, 항생제,[7][8] 소금 정제,[9] 만능으로 쓸 수 있는 바셀린[10], 모기기피제, 선스크린 류의 기후에 맞춘 기능성 약품 등
그리고 자신의 질병에 따라 필수로 챙겨가야 할 의약품의 특성에 대한 기본지식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기껏 챙겨간 의약품이 보관실수로 인해 못쓰게 된다면 재난상황 특성상 그건 곧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없을 것 같은가? 40도가 넘으면 못쓰게 되어버리는 인슐린을 보관 잘못하여 상하게 만드는 당뇨병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안다면 절대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이런 경우 BOB의 최고급석에 의약품을 배치해야 할 것이다.
2.5 불 피울 도구
라이터, 성냥, 파이어스틸 등. 방풍성냥이니 파이어스틸이니 하는 기믹은 신기하고 좋아보이지만 정말 극한 상황에서나 필요한 것이고, 파이어 피스톤, 보우 드릴 같은 재래식 기법은 파이어스틸보다도 불붙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방법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두자. 상식적으로 값이 싼 1회용 라이터를 여러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무겁지 않으므로 여러개를 준비하고, 침수에 대비해서 작은 지퍼백에 넣어 밀폐해둔다. 사실 초보자가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땔감에다 성냥이나 파이어스틸 등으로 불을 일으키는 것은 꽤 어렵고, 땔감이 젖거나 축축한 날씨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불이 잘 붙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줄 고체연료나 왁스 먹인 솜, 혹은 상용품으로 나오는 틴더 류를 동봉하는 것이 좋다. 어짜피 BOB는 장기간을 상정해 만드는게 아니기 때문에 라이터 몇개면 충분하다. 정 불안하다면 파이어스타터 정도는 챙기자 라이터보다도 부피가 적으면서 반영구적인 도구의 존재는 불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도 제공해줄 수 있다.
2.6 비상연락망
가족을 포함한 비상연락망과 관할 경찰서, 소방서, 기타 재난 대비 관련 관계 부서 등의 직통 연락처. 119 등의 대표 번호는 우선 지역 상위 기관으로 가서 배분되기 때문에 긴급시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전화를 걸면 대기 시간이 생긴다. 현대인들은 연락처를 휴대전화에만 입력해놓는 일이 많은데, 휴대전화가 고장나거나 전력이 다 나가면 꼭 연락해야 하는 곳의 전화번호도 기억해내지 못하게 된다.
2.7 비상 탈출 계획
BOB에서 재난은 태풍, 침수 피해, 정전, 한파, 화재 등 현실상에서 자신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상정한다. 고로 각 상황에 따른 대피 계획도 대략적으로 나온다. 태풍이나 홍수를 피해 멀리 피난하는 경우 주요 이동경로와 각종 도로 노선 등도 파악해두고, 중간 경로와 목적지, 이동거리 등을 산출해둔다. 그에 따라 지도, 교통지도 역시 계획에 포함시킨다. 이러한 계획에는 재난시 보통 사람들이 차량을 타고 몰리는 큰 도로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도로 지도는 적어도 2년에 한번은 갱신해야 한다.
전쟁 등을 피해 가까운 대피시설로 향할 생각이라면 미리 국가재난정보센터에서 비상시설의 위치를 검색해두자. 자기집 근처에 대피시설이 있는지 알아보고 대피시설의 질과 성능을 점검해둔다. 한국의 비상시설은 아파트 지하실이나 지하 주차장 같이 명목상으로만 대피시설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잘 알아보고 좀 제대로 된 시설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연락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가족과 미리 대피 계획에 대해 약정해둘 필요가 있다. 중간 집결 지점은 어디며, 여기서 합류하거나 일정 시간 이내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각자 알아서 다음 지점까지 이동, 혹은 미리 정해둔 셸터로 이동이라는 식. 집을 떠나거나 중간 집결 지점을 떠날때는 미리 약정해놓은 신호를 표시해두어서 뒤따르는 사람들이 앞선 사람이 여기를 거쳐갔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안심을 위한 조치 역시도 필요하다. 가장이 집에 돌아왔는데 집이 텅텅 비어있으면 길에서 죽었을지도 몰라 불안해지지만, 집의 대문에 A로 이동이라고 페인트 스프레이로 써갈겨놨으면 다들 짐 꾸려서 A지점으로 잘 탈출했구나 하고 안심할 것이다. 물론 약탈자 등을 피하기 위해 저 A지점이라는 것은 직접 알려서는 안되고 준비된 약어를 사용해서 표기함이 좋겠다.
2.8 개인 위생
수건, 비누, 칫솔[11], 생리대, 손 소독제, 휴지, 키친타월, 물티슈, 콘돔, 빗[12] 외 다수.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콘돔은 원래의 목적 이외에도 의외로 쓸모가 많다. 부피도 무게도 부담이 없으니 챙겨두자.
2.9 기후에 따른 대비
비에 대비한 비옷이나 판초우의, 추위에 대비한 두터운 의류나 장갑 등. 1회용 비닐 우비는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작고 가볍고 비닐 소재로 다용도로 쓸 수 있으므로 챙기면 좋다. 폭풍 속에서 우산은 쓸모 없고 그 전에 손이 비지 않을 때가 많으므로 우산은 지양한다.
2.10 침낭, 담요 등의 침구
준비하는 재난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비싼 침낭을 BOB에 넣기 위해 살 필요까지는 없다. 집에 남는 담요부터 챙겨도 충분하다. 담요는 보온성에서는 한수 아래지만 외투처럼 두를 수도 있으므로 다용도. 침낭은 포기해도 바닥에 까는 등산용 발포 매트는 되도록 준비하는게 좋다. 부피는 좀 되지만 무게는 얼마 안나가고 보온에 크게 도움 된다. 은박 보온 담요(스페이스 블랭킷)는 작고 가볍고 싼데, 보온 효과가 우수하지만 내구성이 낮은 편이라 오래 쓰기 어렵다. BOB의 무게를 최소화하려는 경우에 고려해볼수는 있다. 값이 싸니까 하나쯤 사둬도 문제 없고, 요새는 스페이스 블랭킷의 내구도를 보강한 헤비듀티 계열도 나오고 있으니 약간 돈을 쓸 생각이라면 이쪽으로 눈 돌려 볼만하다.
굳이 침낭을 갖춰야겠다면 침낭 항목 참조. 평소에 계절마다 BOB를 점검해 시기에 맞는 침낭으로 바꿔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2.11 라디오
재난 대비 방송에 귀 기울이기 위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소형[13] 혹은 크랭크를 돌려 자가충전 가능한 제품 등이 권장된다. 재난 주관 방송은 KBS 제1라디오로 서울 기준 주파수 AM 711 KHz, FM 97.3 MHz, 단파 3930 KHz.
2.12 휴대전화
전시 등의 전국적 비상 상황에서는 전화가 폭주해서 연락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지만, 일단 가족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은 필수이니 갖춰두는 것이 낫다. 도호쿠 대지진때 전화와 문자는 먹통이었지만 카카오톡,라인등의 모바일 메신저로는 통신이 가능했다고 한다. 인터넷이 되는 상황이라면 스마트폰은 유용한 통신수단이 될 것이다.휴대폰 충전기와 예비 배터리도 잊지 말자. 집과 직장의 거리가 멀지 않다면 무전기를 대체수단으로 사용해도 나쁘지 않다.
2.13 조명 용구
손전등, 케미라이트, 양초 등. 상당수의 재해가 정전을 동반하며, 외부로 피난가야 하는 경우에는 조명이 간절할 때가 많다. 싸구려 손전등도 튼튼하고 밝기만 하다면 큰 문제는 없다. 요즘에는 5만원 이내로 100 루멘 대의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는 브랜드 손전등이 많으므로 여유 된다면 하나쯤 구해두자. 짐을 옮겨야 하는 일이 많으므로 헤드램프나 ㄱ자 손전등도 좋다. 당연히 건전지 필수. 태양전지를 활용해 충전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아웃도어용은 매우 비싸므로, 자신이 고려하는 상황에 맞는지 먼저 점검해보자. 케미라이트는 휘도가 낮지만 젖어도 문제없으며, 양초는 실내에서만 쓸 수 있고 빛이 약해서 이동 중일 경우가 많은 BOB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2.14 신분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의 합법적이고 유효한 신분증명수단. 당신이 예비역이고 재해상황이나 전쟁 등으로 소집될 가능성이 있다면 인식표를 함께 챙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예비군의 준비물품에는 인식표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다만 인식표나 학생증 등의 신분증명수단은 당연히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에 비하면 그 효력이 떨어지거나 없다. 범 세계적 재앙이 닥쳐오거나 한국이 아닌 외국의 주도 아래에 통제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여권이 가장 확실하다. 민방위도 당연히 있어야한다. 민방위가서 배우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답 나온다.
2.15 현금
재난 상황 초기에는 카드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다. 정전되면 상점에서 카드를 긁지도 못한다. 저지대 침수를 피해 높은 동네로 대피해서 운 좋게 여관방 하나 잡았는데 돈을 낼 수 없어 막상 잡아놓은 여관방이 쓸모없어지면 낭패. 비상식량을 준비해왔어도 일단 돈 주고 여분의 식량을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니, 여분을 생각해서 몇십 만원 정도 넉넉히 준비해놓으면 도움이 된다. 큰 금액은 고액권으로 준비하되, 재난 속에서 상점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 도중에 잔돈 거슬러주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 적당히 쪼갠 소액권과 동전도 충분히 마련할 것. 애초에 BOB라고 완벽한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잃어 보충해야 할 물품이 나올 수 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보충수단은 당연히 사는 것이다.
돈뭉치는 여럿으로 분산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지갑을 꺼낼 때마다 당신이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다. 강도나 도둑의 표적이 되어도 큰 돈뭉치 하나를 잃는 것보단 여럿으로 분산해둔 작은 돈뭉치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2.16 나이프/공구
급한 상황 속에서는 도구로써 칼 쓸 일이 많아진다. 폴딩 나이프건 멀티툴이건 마체테건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른다. 가급적 튼튼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망가지지 말란 법도 없으므로 예비용으로 두세개 더 갖춘다.(발리송같은 펼치는 나이프도 잘만 다루면 위급할 때 쓸모있다.) 기왕 챙기는 거 종류도 다양하면 금상첨화. 도끼, 망치, 접는 톱 같은 공구도 나이프와 같이 챙길 물건으로 고려할만 하다. 나무 장작으로 불 피울 일이 있다면 최소한 톱은 반드시 갖춰두는게 좋다.
아니면 부시크래프팅 기술을 익혀 두는 쪽이 좋다. 실제로 가격은 좀 비싼 편인데, 외국의 경우는 우리나라보다 도검소지 허가가 별로 안 까다로운 관계로 칼 하나로 거의 전부를 할수 있는 수준의 도구가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의외로 캠핑도 나이프 하나 들고 가서 장작 패기부터 불피우기 까지 모두 가능한 방식으로 연습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런 용도에 좋은 나이프를 사용할 것과 백업용 하나 정도를 더 두는 식으로 구해 두는 것도 상당히 득이 될 것이다.
2.17 호신용품
재난 상황은 강도나 도둑들이 설치기 좋은 때다. 길 막고 칼 들이대면서 돈 내놓으라는 강도는 드물어도, 짐가방에서 잠깐만 눈을 떼면 사라져있다든지 길가에 차 세워놓고 자는데 기름을 빼간다든지 하는 일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휴대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대단한 무기나 곰스프레이 같은 호신용품을 챙기가 힘들수가 있으나, 강도와 맞짱뜰 정도는 아니라도 좀도둑을 쫓아낼 정도의 호신용품은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미국처럼 총을 준비하기는 어렵겠지만, 손 놓고 당할 수는 없으므로 곰스프레이나 일반 최루 스프레이 분사기나 경적 같은 최소한의 호신용품이라도 준비하자.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줄행랑이다.
2.18 응급 수리 용품
바늘과 실 같은 재봉도구, 덕트 테이프, 파라코드, 플라스틱 케이블 타이 등. 덕트 테이프는 모든 것을 고친다. 순정 덕트 테이프가 아니라 국내에 흔한 청테이프, 누런 박스 테이프 등등도 상관없다. 우비나 비닐 봉지 등 비닐 제품을 붙이고 조립하는데 요긴하다. 바늘과 실 또한 유용한데, 가죽 정도로 두꺼운 것도 꿰멜 도구와 기술이 있다면 신발이 찢어진 것도 고쳐가며 신을 수 있다.
차량용 BOB라면 공구상자 정도는 무리 없이 적재할 수 있다.
2.19 크고 작은 비닐 봉투
작은 것은 장볼때 쓰는 그런 정도로 많이 준비하고 큰 것은 김장 비닐이나 비닐하우스용 비닐 같은 것이 좋다. 방수인데다 사물을 담을 수도 있고, 급하면 둘러써서 우비로 쓰거나 덕트 테이프를 발라 잘 연결하면 임시방편 비박 텐트/타프가 된다. 깨진 창문 막는데도 용이하다. 투명한 비닐이라면 사막에서 솔라 스틸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작은 비닐 봉투는 급할때 대소변을 담아서 잘 묶어서 모아두는 식으로 급조 화장실로도 쓸 수 있다. 라이터등 침수에 민감하거나 붕대같이 오염되지 않도록 위생상태에 신경써야하는 물건을 보관하기위해 지퍼백도 여러개 준비해놓는것이 좋다.
2.20 아동, 애완동물을 위한 식량과 준비물 등
혼자만 달아난다면 필요 없겠지만, 아이를 대동하고 있다면 (연령대에 맞는 아동물품을 포함하여)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방독면 등은 아예 애들용 사이즈나 프리사이즈를 별도로 맞춰야 한다. 대피하는 도중에 애들 달랠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것도 의외로 중요하다. 태풍에 번개에 사방팔방 난리인데 애들까지 울고불고 난리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애완동물의 경우도 마찬가지. 거주지만 멀쩡하다면 물과 사료만 놔두고 1주일 정도 자리를 비워도 되는 애완동물도 있겠지만, BOB를 들고 집을 나가야 한다면 그게 가능할 확률이 높지 않다. 데려갈 수 없는 극한상황이라면 애완동물은 포기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그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은 드물고, 가족 같은 애완동물들을 버리기는 어렵다. 준비할 수 있을 때 준비하는 게 상책.극단적일 때는 토사구팽 은 가족이라 써놨는데 이딴 쓰레기가 인간이 일단 살아야지
- 개체 수만큼 적어도 3일치의 식량과 물, 그리고 밥그릇(물그릇)과 수동 캔따개
- 함부로 주인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목줄 내지는 구속구
그 외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 (애완동물에 따라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우리나 케이스, 캐리어. 캐리어는 크면 클수록 애완동물이 편안함을 느끼고, 돌아눕거나 누울 수 있다. 작은 동물이라면 캐리어 안에 움직이는 물체가 없어야 한다. 담요나 타월같은 체온 보조 도구가 있으면 좋다. 바닥재(신문지 등), 종이타올도 챙기면 좋다.
- 플라스틱 쓰레기통이나 비닐봉투, 손질도구, 표백제
- 의약품 및 의료 기록을 담은 방수 백, 응급처치 키트와 관련 도서
- 애완동물용 장난감과 잠자리. 없으면 할 수 없지만 있으면 애완동물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 애완동물이 격리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것이라고 증명할 수 있도록, 애완동물의 현재 사진을 준비한다.
- 식사 시간, 수의사의 연락처와 같은 정보
참고로 중-대형견은 애견용 아웃도어 백팩이나 애견용 수레 등 적당한 도구만 있으면 스스로 사료와 물 정도는 짊어지거나 끌게 할 수도 있다.[14]
평소에 애완동물도 대피훈련을 시켜서 나쁠 건 없다. 막상 이동장에 넣으려고 하니까 안 들어가려고 한다던가, 목줄을 거부한다던가 하면 모든 계획은 헛것이 된다. 특히 중-대형견은 훈련 없이 데리고 다니기 어렵다.
2.21 의류, 신발
비바람이 몰아치고 연기와 그을음이 휘날리는 재난 상황 속에서 옷 한 벌로 버틸 수는 없다. 갈아입을 옷이 필요하다. 하지만 식량, 침구와 함께 의류는 부피가 가장 큰 도구에 해당한다. 세 벌만 집어넣어도 작은 가방은 꽉 차는 수가 있다. 입고 있는 한벌(외투 포함) 외에는, 가볍고 세탁이 용이한 의류(체육복 등) 한 벌 정도 챙기는 것이 제일 적절하다. 겉옷보다는 속옷과 양말을 많이 챙기는 것이 요령이다. 신발은 발이 편한 운동화, 러닝화, 트레킹화나 경등산화 종류로 신을 것. 겨울의 경우 두터운 옷 한 벌이 아닌, 가벼운 옷 여러벌을 겹쳐입는 것이 체온 조절과 여러모로 편리하다. 단 여러겹 껴 입었을때 체온조절 요령은 땀 나고 나서 옷을 벗는 것이 아니라 땀이 날 것 같을때 미리 벗어서 체온을 낮추는 형식이다.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체온 조절에 실패하기 십상임을 기억하자.
2.22 (지역에 따라) 사냥/낚시 도구
간단한 올무를 만들 수 있는 와이어나, 낚시줄과 바늘, 추 정도의 물건으로 급할때 작은 동물을 사냥해 식량 보급을 할 수 있다. 사실 사냥이 적합하지 않고, 대피하면 금방 다른 동네로 이동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별로 어울리는 내용은 아니다. 미국이라면 .22 LR탄 쓰는 소구경 총을 사냥용으로 추가시키는 편인데, 국내에서는 새총이 대충 비슷한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노리는 사냥감은 사슴이나 멧돼지 같은 큰 놈이 아니라 근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흔한 청설모, 산비둘기, 뉴트리아 따위가 주가 된다. 사냥감에 대해서는 생존주의/기타 기술 항목을 참고하자.
2.23 텐트
이동식 주택 수준으로 큰 텐트에 다양한 장비를 갖춘다면야 좋겠지만, 그런 걸 개인이 갖고 다닐 수는 없고 차량이나 수레로 운반해야 된다. 아무리 작고 가벼운 백패킹 텐트라도 BOB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므로 신중할 것.
휴대성, 내구도, 방수성, 방한성 등등 어떤 것에 중점을 두든 자신이 상정하는 상황에 맞게 준비할 것. 일단 갖고 있다면 재난 대피 상황에서 쓰기 용이하다. 하다못해 국가나 지자체에서 준비한 대피소(학교, 체육관 따위)로 이동한다 쳐도 그 안에 텐트를 치면 보온 효과와 함께 어느 정도의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 텐트의 무게가 부담스러운 경우 실타프 같은 가벼운 타프+비비쌕(또는 담요와 깔개) 조합도 방법이다. 기타 캠핑용품도 용이한 게 많다.(타프로 임시 거처를 만들 수 있다.)
일단 텐트를 마련했다면 수시로 점검하고 설치-해제 연습을 해야 한다. 원터치 텐트라도 접고 피는데 노하우와 시간이 필요하니 연습은 필수다.[15] 텐트가 망가지지 말란 법도 없으니, 응급수리하는 도구를 준비하고 사용법을 익히자.
2.24 생존술 교범 한 권 정도
평소에 읽어두고 시간 여유가 있을때 복습해둔다. 단기 재난에서는 읽을 시간이 없고 생존 기술은 평소에 몸에 익혀두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이 많다는 점이 걸리지만, 상황이 길어졌을때 학습에 도움이 되며 심리적 위안으로도 꽤 괜찮은 편이다.
2.25 기타, 자신의 환경에 맞춘 물품
5층 아파트에 산다면 활강기와 로프를 준비한다든가, 잠긴 문을 따기 위한 빠루나 소방도끼를 추가하거나, 유리를 깨기 위한 글래스 브레이커, 화재를 대비해 화재 대피용 방연 마스크를 준비하거나, 외딴 시골이라면 시티100 같은 유지비 작고 경량에 용이한 오토바이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생존에 필수적인 건 아니지만 필기구와 수첩도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소지품에 이름을 쓴다던가, 메시지를 남긴다던가, 스케쥴을 정리한다던가, 남은 물자를 계산한다던가 등.
자신의 취미, 오락, 추억 등에 관련된 물품을 챙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멘탈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앨범이라던가, 책이라던가, 악기라던가. 농담도 아니고 사치도 아니다. 일례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화 <쥐>의 주인공 블라덱 슈피겔만은 전쟁통에 일족의 사진을 전부 잃어버린 것을 애통해한다. 물론 부피와 무게가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챙기자. 가급적 작고 가벼운 것들로 고르는 것이 좋다.
3 BOB을 꾸릴 때 주의점
이런 물품 일체는 평소에 미리 꾸려두어서 재난 시에 즉시 가방만 들고 나서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불이 났는데 그때부터 가방 꾸릴 수는 없지 않는가. 생필품이라서 어쩔수 없이 물품을 흩어놔야 하는 경우, 짐을 꾸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비상시 뭐뭐 가져가야 하는가 잽싸게 꾸릴 수 있게 준비해두면 좋다. 실제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따라붙으면 금상첨화. 자세한 이유는 하술.
또한 미리 가방을 꾸려서 가방의 무게를 감 잡고 잘 절충하는 것이 좋다. 장비야 많을 수록 좋지만 무게가 무거울 수록 활동이 불편해진다. 특히 짊어지고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고. 전통적으로 등산 시에 배낭 무게는 20Kg ~ 25Kg을 넘기지 말라고 권한다. 그걸 넘기면 무거워서 체력이 빨리 고갈되게 만드므로 오히려 손해다.
하지만 차량 탈출을 하는 경우라면 BOB이 좀 무거워도 상관없고, 차량을 항상 이용하는 사람은 휴대용과는 다른 차량 내에 별도의 BOB을 꾸려두는 경우도 있다. 차가 있으면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 이 경우 차량에 맞춰 정비공구, 예비타이어, 연료통, 삼각대, 차량용 소화기, 라쳇 풀러 등을 추가할 수 있으며 운전석이나 조수석에는 지도, 차량 탈출용 도구를 놔두는 편이다. 이런 차량보관용 BOB은 차량 내 기온이 높아지는 일이 많으므로[16] 보관에 특별히 신경쓴 종류여야 한다. 상하기 쉬운 음식, 인화물질, 배터리, 고열에 무력화되는 의약품 따위를 차 안에 넣어두는 건 전혀 현명한 일이 아니다. 겨울이라면 또 모를까. 차고나 지하주차장을 쓴다면 온도 문제는 한결 덜하지만 평시나 비상상황이나 항상 그러긴 어렵다.
도시를 탈출해서 근거지를 옮기는 등, 단기적인 대피용인 BOB이 아니라 거의 완전히 근거지를 옮겨가며 장기적인 생존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면, BOB의 내용물에서 좀 더 장기적인 밥벌이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 형태로 내용물이 좀 바뀌게 된다. INCH(I'm Never Come Home) 백이라고 하는데, 기술이 되는 한 직접 재보급 가능한 단기적 소모품(대표적으로 물과 식량)의 비율은 줄이고, 이런 것을 장기적으로 자급자족하는데 도움이 되는 견고한 사냥용 덫이라든지 제대로 된 낚시도구, 셸터 건설에 도움 되는 좀 더 대형 도끼와 톱, 휴대용 정수기 등 조금 무겁더라도 튼튼한 도구와, 계절 의복 같은 멀리 내다보는 장비를 챙기게 된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이런 구성은 그런 물건의 사용이 능숙한 전문가일 것이 요구되므로, 일단 가지고 있으면 누구에게든 도움 되는 BOB보다는 좀 일반인이 지향하기는 어려운 방향이 되기 쉽다.
또 BOB란 준비만 해놓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평소에 방에서 텔레비전만 보며 걷기나 운동과는 담쌓은 사람이 BOB만 믿고 있다가는 실제 상황에서 크게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 항목에 언급된 품목들만 봐도 배낭의 무게가 어떨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수준이며 이동거리는 재난상황에따라 다르지만 두세자리수의 km단위를 이동해야 할지도 모른다. 가는 길 지도를 확보했고 거리를 안다고 쳐도 실제로 가보지 않았다면 여러 변수에 막혀버리고 말 것이다. 비상시설이 어디 있는지 알긴 아는데 한번도 안가봤다? 지도에만 의존해서 갈 수 있겠지 한다면 정말 오산이다. 지하철 두세정거장 거리를 걷는게 상상도 안되는 사람이 몇십km를 짐을 짊어지고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일이다. 감이 안온다면 한강에서 서울시 최북단 노원역까지의 거리가 약 20km정도라는 점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평소에 운동겸 BOB를 짊어지고 미리 확보해둔 대피시설이나 비상시설로 이동하는 연습을 해두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재난상황에서는 본인의 체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길이나 체력만을 위해서 이걸 하는게 아니다. 가는 길에 물건을 보충할 수 있는 곳이나 숙박이 가능한 장소,긴급히 쉘터로 활용 가능할 만한 장소 등등 살아남는데 필요한 정보들은 지도가 세세히 알려주는게 아니다.
4 Get-Home Bag 꾸리기
BOB의 일종인 Get-home bag(GHB)은 외출 시에, 예를 들어 직장에 출근한 상태 같은 경우에 재난을 접해서 집으로 안전하게 귀환하기 위한 가방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차량에 BOB을 싣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20kg 풀 장비를 갖춘 BOB을 회사 나갈 때마다 갖고 갈 수는 없는 노릇. GHB은 BOB이 손에 닿지 않는 상황에서 평상시 휴대하는, BOB을 간소화하여 휴대성을 높인 형태를 목표로 한다. 어차피 집에만 도착하면 식량, 식수와 각종 장비는 보충할 수 있다.
도호쿠 대지진 때 정전이 발생해서 직접적인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에서도 전철이 중단되어서 집까지 걸어가고, 노숙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람이 많이 나왔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GHB이다.
GHB은 필연적으로 직장 등의 멀지 않은 외출 지역에서 집으로 걸어서 귀환하는데 필요한 최소 장비만을 담게 된다. 고로 BOB과는 달리 GHB은 외출시에 항상 휴대하기 때문에 무게와 부피가 작아야 한다. 대충 이런 식이다.
- 가방: 3일치 풀 장비를 담기 위해 배낭을 주로 사용하는 BOB과는 달리 GHB은 일상적인 휴대를 상정하므로 다른 사람이 봐도 이상해보이지 않는 일상적인 형태를 지닌 가방이어야 한다. 더불어 아무리 커도 사이드백이나 손가방 정도의 부피로 최소화해서 휴대성을 높여야 한다.
- 의류: 당연히 평소 입고 있는 옷 한 벌로 끝. 오래 걸어야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소 입는 옷과 신발은 되도록 편하고 운동성이 좋은 것을 택하자. 땀내면서 오래 걸을 테니 손수건, 버프 등을 추가하면 좋다.
- 식량: 보통 사람이 집까지 도달하는데 며칠이나 걸리지는 않으므로 3일치가 아닌 1일치만을 준비해도 충분하다. 세 끼니를 풀로 꽉 채울 필요조차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안 먹어도 3주 정도는 버틴다. 하지만 집까지 힘 없이 터덜터덜 걷는 것보다는 뭐라도 먹으면서 힘을 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테니 에너지바, 초콜릿 바, 견과류, 건포도, 양갱 같은 행동식을 몇 개 준비한다.
- 식수: 식량보다 더 급한 것이 식수다. 밤새 걸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서 목이 타기 쉽다. 500ml 생수 한 병이면 적당. 더 많으면 좋지만 평소 소지하기에는 부담되는 무게와 부피이므로 적당히 타협하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싶다면 아쿠아탭스 등의 정수제 몇 알이나 면으로 된 촘촘한 손수건, 반다나 또는 라이프 스트로우 등 정수 수단을 따로 준비해도 좋다.
- 피난처: 노숙할 때를 대비해서 은박 보온 담요(스페이스 블랭킷) 하나만 준비한다. 이걸로 보온도 되고, 부피와 무게도 극도로 최소화할 수 있고, 비가 올 때 우비 대용으로 둘러쓸 수도 있다.
- 안전: 호신을 위한 호신용품(페퍼 스프레이, 경적, 삼단봉) 등.
- 의료: 대단한 의료용품을 챙길 수는 없다. 출혈을 막을 수 있는 거즈와 붕대(둘을 합쳐놓은 이스라엘식 붕대면 더 좋다), 알콜 스왑, 진통제 정도. 어차피 이걸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상은 거창한 의료설비가 필요하며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 나이프: 크고 튼튼한 나이프가 아니라 휴대성을 고려한 폴딩 나이프, 스위스 아미 나이프나 멀티툴이 좋다. 나이프는 자르고 끊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각종 상황에서 사람의 손톱을 대신하는 물건이므로 위기 상황에서 여러모로 요긴하다.
- 조명: 늦은 시간까지 걸어야 할 경우도 있고, 정전 시 주변을 밝혀야 할 수도 있으므로 소형 손전등이 있으면 유리하다. AA 배터리 하나, AAA 두세개 정도 들어가는 소형 EDC용 LED 손전등이나 헤드램프를 택하자.
- 불: 도심에서까지 불장난 할 일은 드물겠지만 불 피우는 수단은 기본 중의 기본이므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챙기자. 라이터나 성냥, 파이어스틸 정도. 라이터와 성냥은 방수가 되도록 지퍼백에 넣어둔다. 성냥은 얄팍하고 휴대성 좋은 종이성냥을 추천. 파이어스틸은 솔직히 사용도 불편하고 GHB이 상정하는 시간을 벗어나는 극한 아이템이지만, 굳이 챙기고 싶다면 엑소텍 나노 스트라이커 같은 소형 모델을 택한다. 참고로 의료품의 알콜 스왑은 불씨를 키우기 위한 부싯깃으로도 유용하다. 알콜 스왑은 약국에 가서 소독용 솜 100개들이를 달라고 하면 몇 천원대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 지도와 나침반: 의외로 보통 도시민은 직장과 집 사이의 길은 곧 대중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복잡한 도심지에서 집까지 걸어가라면 길을 잃는 일이 분명히 있다. 지도상에서 대조하여 방향을 잡을 지형지물이 확실하다면 나침반까지는 필요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시계줄에 끼우는 그런 소형 나침반이 있으면 좋긴 하다. 지형지물을 잘 안다면 생략해도 무방하고, 스마트폰 지도[17] 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파이어스타터에 소형 나침반이 겸용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나침반 어플도 당연히 있다. 무엇보다 평소에 한 번씩 걸어다녀 보아 길을 외워두기만 해도 좋다.
- 그 외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휴대용 휴지나 물티슈, 화재 대비용 방연 마스크, 파라코드, 덕트 테이프, 예비 현금 등.
- ↑ 평균적으로 사람은 시간당 4~5km를 걷는다. 하루 열시간만 걸어도 40~50km, 지고있는 BOB도 있고 휴식시간을 상정하고라도 3일이면 120~150km정도의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감이 안잡히는 위키러를 위해 서울시청 직선거리 기준 120km면 세종시, 150km면 논산시에 해당한다
- ↑ 단 캐리어를 사용할 시 소음은 감수해야 한다.
- ↑ 물론 이러한 메이커 제품들도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있다. 정화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정화 방식과 정화량의 차이인데 수동으로 펌프질해서 정화해야하는 제품의 경우는 당연하게 그 값이 싸다. 가격이 부담되는 생존주의자들은 이쪽을 노리기도 한다. 그 펌프질이라는게 온몸에 땀빼가며 하는 펌프질이 아닌 한손으로도 가볍게 가능한 펌프질이라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생존주의자들은 이 쪽을 노려보자. 정수능력은 전부 99.9%로 같다. 단 장기적인 조난상황을 상정한다면 고가의 제품이 더 낫다. 정수량이 몇배에서 십수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 ↑ 사실 총칼에 맞은 응급상황에서는 지혈대만 제대로 사용하고 구급 후송하면 상당수를 살릴 수 있다.
- ↑ 가장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추천. 소염효과를 더한 진통제로는 이부프로펜이 좋다. 아스피린은 심혈관치료제로 주로 쓰이므로 현재로서는 진통제라기보단 특수 상황에 대비한 약품.
- ↑ 해당 의약품은 매우 고가이므로 유의. 보험적용시에도 4만원에 육박하며 유효기간도 10개월로 매우 짧다
- ↑ 진통제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병원에 갈 수 없을때 작은 상처가 염증이 돼서 크게 위험할 수 있다.
- ↑ 처방전 없이 항생제 구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축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 꼼수가 없지는 않은데, 어항에 사용하는 물고기 항생제가 인간용 항생제와 같은 성분을 사용한다. 페니실린 같은 것은 구하기 쉽다. 애완동물용 중에도 인체에 무해한 것이 있으나, 안 맞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또한 증세에 따른 처방 성분과 분량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고로 미리 공부를 좀 해두어야 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약품을 구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만 한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마데카솔, 후시딘 등 상처가 곪지 않게 피부에 바르는 외용항생제 종류는 처방전 필요 없다.
- ↑ 콜레라 따위에 의한 설사, 심한 더위로 땀을 흘리는 등 탈수 상황에서 전해질 균형을 위해서 필요하다.
- ↑ 젖은 발을 닦고 말리는데 쓰거나, 피부 상처에 연고로 쓰거나, 불쏘시개에 묻혀 불 피우는데 쓰는 등 용도는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 ↑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치약은 치아건강에 부가적인 역할만 할뿐이다. 칫솔이 가장 중요하다.
- ↑ 머리를 감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미용도구가 아니다. 때, 이물질, 벌레 따위를 제거하는 중요한 위생도구다.
- ↑ 아날로그 다이얼 방식의 라디오를 권장한다. 액정 화면이 달린 것은 건전지만 더 소모하기 때문이다. 비상 상황에서 효도용 라디오, MP3 플레이어는 전기먹는 하마일 뿐이다.
- ↑ 물론 그걸 꺼내주는 건 주인의 역할이다.
- ↑ 사실 원터치 텐트는 접으면 커다란 원반이 튀어나오는 그 부피 때문에 들고 다니기는 의외로 어렵고 귀찮다(...).
- ↑ 땡볕에 내버려둔 차 안에 들어가보면 느낄 수 있다. 35도에서 4시간 동안 방치된 차량의 실내온도는 70에서 80도 넘게 오른다. 라이터나 콜라캔 따위가 폭발하는 꼴을 볼 수 있다. 트렁크 온도도 50도까지 치솟는다.
- ↑ 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