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조정래)

소설이 이만큼의 경지에 도달하는데는 해방 이후 거진 반 세기의 시간이 필요했다. - 시인 고은[1]

GTA 벌교

1 소개

조정래의 대하소설. 1983년 9월부터 월간지 현대문학에 연재되기 시작해 1986년 제1부 3권, 1987년 제2부 2권, 1988년 제3부 2권, 1989년 제4부 3권이 한길사에서 출간되었고 이후 해냄에서 다시 한번 발간되었다. 원고지 15700매 분량(A4지 1570매)이다. '태백산맥'이란 제목은 바로 한민족을 상징하는 것이다.

광복 후부터 6.25 전쟁이 휴전으로 끝맺음하기까지, 전라남도 벌교군이 아니라[2] 보성군 벌교읍을 주된 무대로 하여[3] 한국 근현대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소설이다. 등장인물 거의 전부가 이곳 벌교 출신이며 대부분의 사건이 여기에서 벌어진다.

원래 설정은 14연대 반란사건에서 5.18 혹은 92년 대선...까지였다고 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국전쟁 직후로 결말을 맺었다. [4]

1945년 8월부터 1953년 8월까지와, 그 다음의 세월이 시대적 특성으로 보아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앞의 8년이 '민족자주독립국가 수립 노력의 시대'라면, 그 뒤의 세월은 '민족통일 추진의 시대'인 것이다. 이렇듯 특성이 다른 시대를 한 작품으로 엮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무리였다. ─ 태백산맥 8권, 작가의 말

주인공이 좌익이라는 점[5] 외에 온갖 빨치산 활동이 극히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등 군사정권 당시 터부시되던 점들을 집중 조명해 작가에게 코렁탕을 먹인 작품. 용두사미라 하여 까이고 있기도 하다. 이건 개인적 취향에 따른 문제이나, 마무리를 후다닥한 감은 있다. 이는 당초 계획이 좀 더 길었으나(가장 밑의 '하대치' 부분 참조), 결국 작가 개인이 겪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창작력의 문제 때문에 '빨치산' 이야기로 소설의 주제가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소설을 통해 말할 수 있는 범위가 한계를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대단한 히트를 기록해서 1천 3백만 부 이상이 팔리고[6] 200쇄 이상 인쇄, 470만 세트가 팔린 20세기 후반 최고의 베스트셀러이다.[7]출처

1980년대 한국 문학, 아니 20세기 최후, 최고의 대하소설로 불린다. 작가인 조정래는 3부작으로 아리랑, 한강도 썼으나 최대 히트작품은 태백산맥.[8] 서남 방언이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며 표준어를 쓰는 등장인물은 거의 없어 읽기 어렵다는 사람들도 많으나, 한번 적응해 읽으면 그야말로 스케일에 압도되어 밤을 새고 읽게 되는 작품. 괜히 한국 근현대사가 다시 없을 드라마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배경이 되는 벌교에는 정종해 군수(재임 : 2006~2014)가 지은 태백산맥 문학관이 있다.

여담으로 책이 제법 야하다. 온갖 섹드립과 정사장면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묘사되니 어느정도 적절한 나이대에 보는 것이 좋다. 애초에 책 자체가 어렵고 긴데다 사상적 편향이 심해서 나이먹어서 볼 수 밖에 없을걸 뭐 토지에 비하면 짧다

2 등장인물

창작 등장인물만 250명이 넘는 관계로 비중이 비교적 크다고 판단되는 캐릭터만 선정한다. 영화는 주요 등장인물과 연기한 배우명을 함께 기재한다.

  • 염상진 : 남조선로동당 보성군당 위원장이자 좌익이다. 지독한 고생 끝에 두 아들을 키워낸 아버지의 소망대로 교사가 되었으나 일제에 충성하는 교사는 되지 않겠다고 그만두어 아버지를 넘어가게 만든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적색농민운동을 주도했을 정도로 공산주의 사회 건설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1953년 휴전 협정 후 일어난 대규모 빨치산 토벌로 더이상 활동하지 못하게 되자 대원들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결함으로써 사상의 기백을 지킨다. 극단적인 소련 빠돌이로 소련이야말로 조선을 구원해줄 것이란 사상을 견지하여 김범우에게 비판을 듣기도 한다. 김범우가 일본군에 징병되자 배신자라고 그를 맹렬하게 규탄하나 김범우가 OSS에 들어가서 독립운동에 투신한 것을 알자 찾아와서 사과하고 대단한 애국을 했다고 칭찬하며 좌익에 투신할 것을 권유하지만 김범우는 따르지 않는다. 김범우의 형이자 독립군 김범준의 추종자이기도 하다. 그의 남은 처자식들은 경찰에게 엄청난 고초를 당한다. 그의 아내도 성깔이 장난 아니라서 말도 안되는 추궁을 해대는 백남식을 물어뜯으며 버틴다. 근데 이건 여자라고 좀 봐준거지 남자가 이랬으면 그냥 맞아죽었다(...). 영화에서는 배우 김명곤이 연기했는데, 냉철한 캐릭터를 보여주었으나 주인공을 맡은 안성기와 함께 연기력이 딱딱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어쩌면 벌교 사람이 보성군을 관할하는 단체의 위원장이 된 것은 벌교가 원래 속하던 고을(낙안군)도 없어져버리고 보성군 지역사회와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변방 취급이나 당하면서 사실상 다른 지역인 거나 마찬가지로 살아가는 벌교읍민의 고충과 염원을 담은 것일지도 모른다
  • 김범우 : 염상진과 김범우 중 어느 쪽이 주인공이냐는 이 소설의 영원한 논쟁거리다. 이 작품의 김범우는 사실상 작가의 말을 대변하는 오너캐의 모습을 보여주고[9] 극의 중심 흐름은 염상진을 중심으로 돌아가므로 여기선 염상진을 최초로 놓겠다. 이하는 가나다 순이다. OSS 출신이며 6.25 전쟁 중엔 처녀들을 겁탈하려는 미군을 제압하곤 유창한 영어가 수상하단 이유로 체포되되었다가 정체가 밝혀지면서 강제로 통역병으로 징병된다. 김범우의 캐릭터는 실제 인물 박순동을 모델로 했다. 작가 조정래의 친척뻘되는 아저씨, 다만 이 사람은 OSS 훈련 후 조용히 살았다. 한국 추리협회 회장인 이가형 선생과 군대 동기. 정확하게는 학병으로 미얀마 전선에 있을 때 탈영을 모의했는데 이가형 선생이 몸이 아픈 바람에 놔두고 탈영했다 이가형 선생은 고참들에게 죽도록 혼나고 간신히 미얀마에서 생환했다. 박순동과 이가형의 회고록은 모두 70년대 출간된 바 있다. 영화판에선 안성기가 연기했으나 그동안 보여준 연기력을 생각하면 기대 이하라는 평을 받았다.
  • 김범준 : 김범우의 형, 김범우보다 상당히 나이 차가 나는지 김범우가 어릴 때부터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며 해방 후에는 인민군 장교가 되어 귀환한다. 염상진이 어릴 때부터 그를 몹시도 흠모해왔다. 그리고 인민재판에 회부된 이후로 완전히 삶의 기력을 잃은 아버지 김사용을 찾아뵌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빨치산이 되지만 부상을 당해 운신도 못하고 업혀다니며 거의 폐인에 가까운 신세가 된다. 그리고 후반부에 사망한다.
  • 김사용 : 김범준, 김범우 형제의 아버지이자 벌교의 후덕한 지주로 소작농에게도 친절하여 사람들의 인심을 사서 인민재판에도 끌려갔어도 살 수 있었다. 일제 시대에는 아들 김범준에게 독립 자금을 건네주었고 그 일로 인해 일경에게 끌려가서 고초를 겪었다. 독립운동 때문에 고생하는 아들을 생각해서 아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는 것을 안 이후로는 불도 잘 때지 않고 밥도 대충 먹을 정도로 아들을 사랑한다. 염상진도 마치 자신의 아들인 것처럼 크게 아꼈지만 염상진이 빨치산 두목이 되어 나타나고 인민재판에 회부되어 빨치산들이 저지르는 학살을 목격한 후 그를 외면하고 염상진도 그 일 때문에 몹시 가슴 아파한다. 1860~70년대 생으로 해방될 때[10] 이미 80이 넘은 상태였고 6.25 전쟁 중에 사망한다.
  • 소화(태백산맥) : 벌교의 무당으로 벌교의 모든 사내가 탐할 정도의 대단한 미인이다. 정하섭과는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였고 결국 빨치산이 되어 귀향한 정하섭을 숨겨주면서 육체관계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 두번이나 그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한번은 정하섭에게 빨치산 자금[11]을 건네주는 것이 들키는 통에 염상구에게 고문을 당하다가 유산한다. 염상구는 늘 소화를 탐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무당이란 이유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고 정하섭이 그녀를 임신시켰단 사실에 경악한다. 어쨌거나 염상구는 무당인 그녀를 탐하는 동시에 두려워했고 그녀를 유산시켰단 죄책감에 정씨네에게서 쌀 열가마를 뜯어서 준다. 그후 소화는 인공 치하에서 여맹에서 활동하다가 부역죄로 5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간다. 그녀의 생부는 사실 정하섭의 할아버지인 정참봉으로 정참봉이 비오는 날 소화의 어머니의 집에서 비를 피하다가 급하게 밥을 얻어먹고 체해서 그것을 풀기 위해 안마를 받던 중에 정을 통하여 소화가 태어나게 된다. 소화가 정하섭과 정을 통하고 있단 말을 하자 반신불수인 소화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목숨을 잃고 만다. 영화에서는 배우 오정해가 연기했다. 정하섭을 연기한 신현준과 함께 기대 이하의 연기력을 선보여 대차게 까이고 출연분량이 상당히 편집당하기는 했으나, 극 중 후반부에 김범우와 만나는 장면에서 다시 나오긴 한다.[12]
  • 손승호 : 교사 출신으로 빨치산으로 싸우다가 항복하기 위해 하산하던 중 세수를 하다가 저격을 당해 목숨을 잃는다.
  • 심재모 : M1 덕후인 벌교 계엄사령관으로 부임한 수원 출신의 육군 중위. 원래는 상경대에서 공부를 하던 대학생이었으나 징용에 끌려가 남방전선에 투입되었고, 위안부와의 경험으로 인해 여성을 혐오하는 성향이 있다. 강직하고 융통성이 조금 없지만 꽤나 곧고 바른 심성의 청년으로 작중 심재모의 도움을 받은 벌교 주민들이나 이런저런 등장인물이 많지만 윗사람에게는 다소 눈엣가시 취급인지라 충분히 능력있고 실전경험이 풍부한 지휘관임에도 불구하고 군 내부에서는 이리저리 겉도는 신세다. 그나마 긍정적인 투로 서술되는 몇 안되는 (굳이 분류하자면) 반공 및 우익측 인물 중 하나. 이 사람이 용공행위라는 누명을 쓰고 좌천, 후임 사령관으로 대구 출신의 백남식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벌교와 보성 일대는 꽤나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심재모는 후에 국민방위군 쪽에 분류되어 엄청난 참상을 보고 치를 떨게 된다.
  • 안창민 : 안경 쓴 조용한 인물로 아무도 그가 빨갱이인줄 감도 잡지 못했고 빨치산이 마을을 점령했을 때 완장 찬 그를 보고 온 벌교가 경악한다. 벌교를 국군이 탈환한 후에도 빨치산 투쟁을 계속했고 6.25 이후에 잠시 금의환향했다가 다시 지리산에서 투쟁한다. 나중에 당의 결정에 따라 이지숙과 결혼하여 계획적으로 투항했다가 거짓 전향이란 것이 들켜 사이좋게 감옥에 간다.
  • 염상구 : 염상진의 동생. 벌교 일대를 장악한 깡패조직의 두목. 외서댁을 강간하고 상류층으로의 진입을 위해 이런저런 악행을 저지르나 상류층 진입에 성공한 뒤에는 빨갱이라고 대놓고 욕만 해대던 형의 시신을 거두는 모습을 보인다. 작가인 조정래 본인은 염상구를 주인공으로 본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 김갑수씨가 영화판의 염상구를 맡아 굉장한 열연을 보여주었다. 명대사로는 "염상진이 그놈이 경찰이었으면 내가 빨갱이가 되었을 거요!" 근데 포악하기 그지없으면서 결혼하곤 나선 어찌 공처가가 된다(...). 이 역할로 1994년 청룡상 남우조연상을, 이듬해 백상 예술대상대종상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 외서댁 : 남편인 강동식이 빨치산 활동을 하는 통에 고생하다가 염상구에게 강간을 당하고 결국 아이까지 낳게 된 여인.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한 강동식이 염상구에게 피의 보복을 하러 갔다가 염상구에게 중상을 입히는 데는 성공하지만 도리어 반격을 당해 죽자 6.25 이후 산에 들어가 빨치산 활동을 하게 된다. 거유 캐릭터 염상구가 그 집에 들락거리는 통에 빨치산들만 나타났다 하면 그 가족들이 끌려가 드잡이를 당하는 와중에도 경찰들이 와서댁만은 건드리지 않아 다른 가족들이 그녀를 매우 수상하고 불순하게 여겨 고초를 많이 겪는다. 이후 매우 매서운 빨치산이 된다. 대꼴산맥
  • 이지숙 : 염상진과 같은 타입의 투철한 신념을 가진 공산주의자이자 안창민과 같은 타입인 지식인 출신이다. 원래 자신의 사상을 숨겼으나 여순 사건이 터지자 안창민이 찬 붉은 완장이 멋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커밍아웃한다. 빨치산 활동에 적극 찬동은 해도 가담을 한 것은 아니라서 처벌은 받지 않았으나 벌교 내부의 대표적인 좌익 리더로 남는다. 이후 빨치산을 돕다 소화랑 잡혀 고초를 겪기도 한다. 소화를 여맹에 끌어들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리산에 들어가서 빨치산으로 투쟁하던 중 안창민과 결혼하여 투항하나 거짓 투항인게 들통나서 사이좋게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끌려간다. 이 때 동료 빨치산들이 슬퍼하지만 누군가가 감옥 속에서라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상을 전파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달랜다. 원래는 하대치가 맡을 뻔했던 비전향 장기수의 역할을 맡은 셈으로, 이지숙과 안창민 커플은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하며 고초를 겪을 것이나 역사대로라면 이인모 노인처럼 수십년 수감 후 풀려나게 될 것이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진정한 조국 해방이 이루어진다고 거의 광란의 상태로 좋아 날뛰는데 이 발언이 너무 노골적이라 리그베다 위키 시절에는 그 발언의 전문을 인용하여 소설의 정치적 편향성의 예시라고 까는 대목도 있었으나 토론 결과 어디까지나 개인의 심리 묘사지 작가의 주장은 아닌 걸로 결론이 지어져 삭제되었다.[13] 얘가 주인공이었으면 얄짤없이 종북산맥
  • 정하섭 : 태백산맥의 첫대목은 정하섭이 소화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술도가집 정현동 사장의 아들로 사실 무당딸 소화는 소화의 어머니와 자신의 할아버지 정 참봉 사이에서 태어난 친가쪽 고모에 해당된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소화를 사랑하여 맺어져 아들인 민승을 잉태하게 하나[14] 거제도 수용소에 갇혀 김범우를 돕게 된다. 영화판에서는 신현준이 연기했으나, 개봉 당시 우익단체의 반발과 더불어 기대이하의 연기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초반과 후반에만 잠시 등장할 정도로 출연분량의 90%이 통편집되는 비극을 겪었다. '젊은 배우들이 연기력이 좋지 않다'고 하여 반면교사로 삼아 일간지에 실린 케이스이기도 하다.[15][16]
  • 조원제 : 소설 중반에서부터 등장하는 소년 빨치산. 중학교 재학 중에 입산하게 된다. 이 인물의 실제 모티브는 역시 광주서중 재학 중에 빨치산 활동을 하다 하산한 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좌파 경제학자로 활동한 박현채.
  • 하대치 : 원래 천한 하씨 가문의 출신으로 그의 할아버지는 동학에 가담했다가 지주들 손에 처참하게 죽는다. 이후 염상진의 오른팔로 활동한다. 그의 아버지는 하대치의 손에 죽은 우익 인사[17]들의 아들들에게 매를 맞다 넘어져 주춧돌에 머리를 부딪혀 죽는다. 부친의 죽음에 격노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염상구에게 겁탈당한 것을 알고 뛰쳐나간 강동식과는 달리 가만 있으라는 염상진의 명령에 따른다. 태백산맥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다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데, 그 구상에서의 결말은 하대치가 미전향 장기수로 수감되어 있다가 5.18의 소식을 듣는 것이었다고 한다. 5.18은 결국 조정래의 세번째 대하소설 한강에서 다뤄진다. 어쨌거나 태백산맥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인물. 염상진과 더불어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키인데도 불구하고 정력이 장난이 아니라서 주막 주모를 꼬셔서 그곳에서 기거하며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태백산맥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데 죽은 염상진의 무덤 앞에서 통곡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을 맹세한다.

3 비판점

걸작으로 평가받는 소설이지만 작가 개인의 성향에 따라 편향적인 서술과 사실 왜곡 문제점 역시 강하게 지적되온 소설이기도 하다. 김영삼 정권 때인 1994년에 국가보안법에 저촉[18][19]되었던 소설이기도 하며, 대표적인 청소년, 대학생 추천도서이기는 하지만 막상 개인의 성향에 따라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는 것을 안좋게 보는 교사들도 많다. 그래도 판타지나 라노벨처럼 책을 뺏아가지는 않고 한소리 하는 정도

주로 제기되는 비판점에 대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3.1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은 없다

작중에서 우익으로 묘사된 인물 중 긍정적으로 묘사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의견이 있다. 사실 태백산맥에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김범우는 김구 계열의 우익 민족주의자인데 작가의 오너캐가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벌교지구 계엄사령관 심재모도 비중있게 다뤄지는 인물임과 동시에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우익 인물이다. 경찰관 중에서도 그럭저럭 긍정적인 인물들이 나온다. 후임 벌교경찰서장어?[20] 권병제는 유지들에게 끌려다니기는 해도 비교적 개념인이고, 권서장 밑의 국민보도연맹원 학살명령 자체를 씹어버린 이근술 지서장 같은 인물도 있다.

하지만 심재모는 반짝하고 사라지는 인물이고 권병제는 올바른 생각을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 때문에 소극적인 행동을 보인다. 결국 몇 안되는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 중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이념을 어필할 수 있었던 인물은 김범우 뿐이다. 그나마도 김범우도 그렇게 우익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소련을 경계하고 민족주의 의식이 강하며 결국 마지막에 남한을 선택했을 뿐이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좌익에 비해 우익에서 태백산맥을 '빨갱이 소설'이라고 격렬히 비난한 이유 중 가장 큰 것도 좌익에 대한 긍정적 묘사는 넘치되 우익에 대한 긍정적 묘사가 없다는 점이었다. 긍정적인 묘사를 넘어 우익들은 정치적으로 극단적 수구적인 인물만 나오는 것을 넘어 양반과 기생이 맺어진단 이유로 춘향전마다도 불온한 소설이라고 비난하고 여자와 술과 돈에 미친 부도덕한 인간쓰레기들이 넘치니... 거기에 피해자 입장인 탈북한 '삼팔 따라지' 신세의 이북 출신 교사 선우진이나 그의 선배 송지운마저도 이미 우익의 이름으로 돌아서서 학생들을 고문하거나 하는 인물로 묘사된다.[21]

어쨌거나 우익 인사들은 무언가 부족하거나 나쁜 놈이 대부분인 반면 좌익 인사는 대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하니...단, 6권 이후부터 보면 공산단원들도 나쁘게 묘사된다. 특히나 조원제랑 싸웠던 간부라든가 하는 이른바 전형적인 이북 출신 당원들의 묘사를 보면 그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책상물림이나 엘리트 관료들에 국한된 문제지, 남한 출신 빨치산들이나 일선에서 싸우는 인민군 중에는 나쁜 놈이 없다.

3.2 빨치산, 인민군에 대한 미화와 사실 왜곡

6.25 전쟁 당시 공산군의 활동에 대해 너무 빨리 후퇴해서 남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는 식으로만 서술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3부를 보면 그걸 뛰어넘는다. 작중에 묘사된 인민군은 그 사이에도 농지를 분배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친농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유일한 병크인 닭이나 텃밭의 작물까지 세수에 포함시키고 콩과 옥수수, 벼 이삭까지 다 세는 것이 비판을 받자 즉각 여론 수렴을 통해 시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쯤되면 인민군이 아니라 어느 가상의 나라에서 온 천군인듯.

북한군이나 중공군이 저지른 대민피해나 학살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국군과 미군의 범죄만 강조해서 묘사한다. 이 소설에서 공산군 또는 공산당에게 살해된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한 친일 경력자, 민족 반역자로 간주된다. 소설 초반에 하대치의 가족들을 비롯, 빨치산의 가족들은 빨치산에게 살해당한 사람들의 가족들이 몰려와서 린치를 가하는데 그 와중에 하대치의 아버지가 살해되는 등 난리가 난다. 그런데 이 일은 애꿎은 가족들에 대한 무자비한 테러로 간주하는데 나중에 인민군이 들어오자 사람들이 몰려가 경찰이나 청년단 가족들을 모조리 끌어내어 도륙하는 장면은 묘사가 거의 없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치운다.

인민재판에 대한 장면도 몇 장면 나오는데 스탈린까지도 비판한 인민재판을 사악한 제국주의자 및 자본주의자들에 대한 정의의 심판으로 묘사해놨다. 당시 증언들을 종합하면 광기의 극치이지만 여기서는 소작농의 딸들을 범하는 등 죽을 짓을 한 놈만 죽인다. 그리고 김범우의 아버지 김사용은 후덕하고 독립군 아들을 둔 지주로 무죄방면되는데 실제로도 주민들이 탄원할 정도로 후덕했으면 목숨만은 건졌지만[22] 빨치산들이고 인민군들이고 그의 집은 물론 온 동네에서 쌀 한톨 안 가져갔다는 것은 아무리봐도 미화다. 권정생 선생의 몽실 언니만 봐도 인민군들은 그냥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집까지 들이닥쳐 소고 쌀이고 다 쓸어갔다.

실제로 한국전쟁 시 남한 측의 상병크인 보도연맹 학살사건국민방위군 사건은 상세히 묘사되고 한국군에 의한 학살 사건도 한다리씩 끼는데, 북한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의 묘사가 거의 없다.

빨치산은 일단 입성하면 동네가 모두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모범적인 집단으로 묘사하며, 심지어 토벌군에 의해 축출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게릴라전을 벌이다가 나중에 지주집들을 털어서 주민들에게 추석 아니고설 선물(태백산맥 4권 "쑥떡뿐인 설" 참조)로 주는 의적의 행동까지 보인다(...). 입산 역시 친일파의 횡포에 못 이긴 주민들의 자발적인 것으로 그려지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는 빨치산에 의한 주민살해도 빈번했고 주민들을 강제로 산 위로 끌고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백선엽의 회고록을 보아도 빨치산에 언급이 있는데, 저자 본인이 태백산맥 중에서도 등장하는 토벌군인 '백선엽 야전군 사령부'의 사령관이라는 것, 근본적으로 토벌대의 시각으로 쓰인 글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빨치산의 행태에 저런 막연한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 말기가 되어 사정이 절박해지면 절박해질 수록 인력과 식량, 의복 등을 차용증만 달랑 써주고 약탈해 토벌군 사령부로 빨치산에 대한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졌다고. 정말로 소설에 묘사된 것처럼 자신들이 죽을지언정 주민들에 절대 해를 끼치지 않는 모범적인 집단이었다면 저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송곳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도 한겨레 신문에서 연재한 만화 대한민국 원주민을 통해 한밤중에 쳐들어와서 총을 들이대며 약탈을 하는 빨치산에 대해 부모님들의 회고를 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사실이 같은 사실을 묘사해도 누구의 짓이냐에 따라 작가가 알아서 미화를 해주거나 박살을 내버린다. 후반부에 가면 빨치산들이 노인 멱살을 잡고 담배를 강탈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의 결론은 "모두가 담배를 끊어 안전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시켰다"라는 훈훈한 결말로 끝난다(...). 앞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빨치산에게 가족 잃은 사람이 빨치산 가족 죽이면 천인공노할 짓이고 경찰에게 가족 잃은 사람이 경찰 가족들을 죽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묘사 자체를 좀 감정 실어 해놔서 그렇지 빨치산에게 가족을 잃은 청년들의 테러는 단순한 분풀이로 밤중에 쳐들어와 매만 때리고 가다가 하대치의 아버지가 달려들자 엉겁결에 밀쳤다가 머리를 부딪혀 죽인 거지 일부러 죽인 것도 아니었다. 근데 경찰 가족들을 죽이는 묘사는 구렁이 담타듯 넘어가듯이 대충 지나갔는데 그걸 자세히 분석하면 농기구로 무장하고 쳐들어가서 애, 어른 가리지 않고 오체분시를 해버렸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앞의 사건은 극악한 일이고 뒤의 사건은 쯥 안됐네 수준. 이는 아래 항목을 참고하자.

월남민에 대해서는 이들이 북한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핵협박으로 억지로 남한에 끌려온, 본의 아니게 미국 체제 선전에 이용된 희생양들이라고 주장한다(...).

3.3 현지 사정과 동떨어져 있다

스프링필드 사람들이 자기들만 보면 심슨 가족 이야기를 한다고 화를 내듯이, 벌교 역시 태백산맥 타령을 하는 관광객들을 끔찍히 싫어했다고 한다. 작중의 등장인물 및 사건의 대부분이 작가 조정래의 창작인데 찾아와서는 작품 속 모습들을 찾는다고.[23] 게다가 과거에는 "태백산맥 때문에 벌교가 빨갱이 고장으로 인식된다"는 불만도 컸다고 한다. 뭐 소설이 유명하면 어디서나 고생하기 마련(...). 게다가 작품의 배경이 60년 전이기도 하고. 실지로 김범우의 모델이 된 박순동의 경우는 중도 우익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미얀마 전선에서 탈영후 OSS 대원으로 훈련받은건 같으나 이후에는 교편을 잡고 조용히 살아간 인물이다. 나중에 박순동이 실제 김범우의 행적을 밟은 것으로 오해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3.4 빨치산교과서 역할을 한다

과거 문민정부 시절 태백산맥이 이적표현물 논쟁으로 치열했을 때 운동권 대학생들이 태백산맥을 읽고 빨치산 투쟁의 교재로 삼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다만 실제 산으로 들어가려고 읽은 건 아니고, 사상교육의 교재로 써서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이점에 대해선 좀 억지로 갖다 붙인 비판이다라는 의견이 있다.[24]

3.5 반일혈통주의, 극단적으로 배타적인 민족주의

일본인이나 일본의 피가 섞은 사람은 무조건 악. 이건 그야말로 병크다.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는 이영훈 교수도 이 점을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민족주의 국가=외세의 침략에 망해도 끝끝내 재기하는 무한한 잠재성을 갖춘 국가, 다민족국가=한번 망하면 끝인 나약해 빠진 나라, 국민을 잇는 공통적 분모가 없으니 곧 망할 거임 ㅋ(...)라는 묘사를 김범우의 입을 빌려서 하는데 자기 민족이 최고인줄 알던 나치 독일일본 제국이 어떻게 됐더라?[25][26] 그리고 걔네들을 박살낸 게 다민족국가인 미국과 소련이라는 건 굳이 안 짚어도 된다 일제 민족주의와 태백산맥의 민족주의가 다른 게 무엇인가, 거의 나의 투쟁 2편 수준이다

3.5.1 특정 사실, 세력(여순사건, 미군정과 미군)에 대한 선택적인 왜곡

조정래 스스로“작가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진실이며 독자들은 그것을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인터뷰를 해 놓고 정작 태백산맥 전체에 걸쳐 작가의 취향에 맞추어 왜곡이 가해져 있다(...). 대개는 좌익에 유리하고 우익에 불리한 쪽으로.

이를테면 소설 초반부에 제14연대 반란사건(여순사건)이 언급되는데 여기서 작가는 미군이 전차폭격기, 무차별 함포사격으로 여수시내를 공격(...)했다고 적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거 없었다. 이 당시 진압작전의 주체는 국군이었고 군사고문단 외의 미군 전투부대는 육해공 통틀어 단 한 개도 동원되지 않았다. 폭격이나 함포사격은 커녕 그나마 국군이 동원할 수 있었던 전력이란 보잘 것 없는 L-5 연락기나 함상에서의 소총사격 정도였다. 이 당시 여기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폭격기나 군함이 어떻게 무차별 폭격, 포격을 가할 수 있었겠는가?

진압이 된 이후에도 '백두산 호랑이' 김종원[27]을 비롯한 토벌군이 여순시민의 목을 '닛뽄도'로 쳐서 가마니에 넣은 다음 함부러 굴려 모래투성이가 된 그 목들을 동네마다 보여주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했는데 목을 베는 참수형이 있었던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순회 전시(...) 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인양 간주되어 나무위키의 일부 항목에도 버젓이 실린 곳이 있다. 거의 나치 독일군일본군 수준으로 묘사된다. 다만 김종원이란 인간이 개새끼인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또 죄없는 학생들을 부역죄로 해안가에 몰고가서 묶은 다음 기관총을 갈겨 수천명 단위로 죽였다는 묘사가 초반부에 있고 화순 탄광에서 '미군정의 악랄한 수탈'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미군이 탱크를 몰고 와서 주민들을 닥치는대로 깔아뭉개고 대학살을 벌인다는 묘사까지 있다. 그건 조정래가 옹호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천안문에서 벌인 일이다

미군에 대한 묘사도 인종차별주의자 수준이다.[28] 등장하는 미군들은 거의 다 천하의 개쌍놈으로 묘사되는데, 여자만 보면 환장해서 겁탈하려 들고 동양인들을 학살하며 쾌감을 느끼며[29] 빨치산이 있는 듯하면 그냥 폭격을 퍼부어 모조리 파괴하고 갈아엎는 부류들로 나온다. 그리고 미군이 군기가 빠진 부대로 묘사하겠답시고 미군 이등병이 한국군 장군에게 마구 개기는 장면도 나온다. 그리고 야만적인 한국군 장군이 똥군기를 부렸단 이유로 징계를 받는 장면도 넣는다. 이 편협적이고 인종주의적인 묘사는 둘째치고 미군이 개입하지 않은 일조차 미군이 파괴해서 그렇다! 라고 묘사해놓은 반면 은밀히 진행된 인천상륙작전은 상륙 몇주 전부터 군함과 비행기들이 몰려와서 인천을 피바다로 만들었다면서 무슨 홀로코스트라도 벌어진 것처럼 묘사한다. 작가의 말 전체가 인민군이 적화통일을 했어야 했는데! 라는 뉘앙스다. 그리고 미군을 무슨 산전수전 겪은 악랄한 용병단처럼 묘사했는데 2차 대전을 겪은 산전수전 겪은 군대인 것까진 맞지만 전쟁터 파견되면서 여자의 '조이는 맛'(...)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건 대체 무슨 묘사란 말인가. 거기에 2차 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지 미국이 '초강대국' 나치와 일본을 동시에 쓰러뜨린 무시무시한 나라라는 얘기를 하는데 일단 미국의 위엄 넘치는 쇼미더머니와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술, 지휘관, 장비로 싸웠던 것은 맞지만 애초에 독일군의 대부분을 소진시킨 소련 얘기는 나오지도 않고 일본군의 수없는 병크가 묘사되지 않는 것도 덤이다. 그래놓고 인종차별자 소린 듣기 싫어서 그랬는지 영국인들은 개념인으로 등장하며 미국을 마구 욕하며 작가의 생각을 대변한다. 그냥 미국을 욕하고 싶었던 것이다

작중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일부 종북 진영과 김씨 조선 왕조에서 주장하는 미국이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남침을 유도했는 것 내지 북침을 사주했다는 뉘앙스가 조금 난다. 전쟁 터지면 제일 좋아할 놈들은 미국놈들이다! 일본과 나치와 싸워 전 세계를 전쟁의 업화에 빠뜨린(엥?!) 미국 군대가 우리나라에 온다! 이거 큰일이다! 라고 절규하는 김범우의 모습이 대표적.주객전도가 보이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특히 7권 3부 분단과 전쟁 161페이지에서 162페이지에 걸쳐서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아주 가관이다.

"...항구 도시 인천은 갈가리 찢기고 불타면서 죽어가고 있었다...(중략)....이학송 일행은 야산 마루에서 무자비한 폭격에 찢기고 터지고 불타면서 죽어가는 도시의 처참한 몸부림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중략)...인천시민은 한 사람도 살아남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중략)...저건 민간인들마저 적으로 취급해 버리는 초토화작전이었다...(중략)...인천은 위로는 불바다가 아래로는 피바다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마디로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인천에 사는 사람이면 북한군과 시민을 가리지 않고 폭탄으로 모조리 죽인 다음에 신나게 전진하는 작전이었다고 마구 비판을 해놨는데 인천상륙작전은 초토화 작전이 아니라 지상군을 상륙시켜 경인가도와 각 주요 시설을 장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작전이었다. 해당 항목 참조.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기초적인 사실 관계조차 왜곡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장인 163페이지에선 낙동강 전선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데 따지자면 악역에 가까운 현오봉이 미군 폭격기가 조선인민군을 폭격하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곧바로 다른 인물이 "사람 죽는게 그리 좋냐? 그리고 저 폭탄에 누가 죽냐? 니 동포가 죽는다 이 새끼야" 하면서 비판한다. 그런데 전쟁 일으켜서 폭격 부른게 그 잘나신 '동포'들 아니신가? 그리고 애당초 이 장면에서 전제로 깔린 것이 미군은 물량작전을 지향하여 전투마다 수십대의 B-29를 띄워 초토화를 시켰다는 것인데 폭탄 값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지나? 백선엽 회고록만 봐도 미국 의회에서 폭탄 값 아끼라고 장성들을 무수히 질타했고 알레이 버크 제독은 함포 사격량 제한을 놓고 허구한 날 미국 의회와 으르렁거렸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은 B-29 폭격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낙동강에서 그다지 자주 폭격하진 않았다. 공중 지원 자체는 꼭 있었으나 조정래가 묘사한 초토화 폭격은 잘 없던 일이다. 하지만 침략자인 북한이 좋은 놈으로 나오는 현실에 그런게 중요한가? 또한 미군의 참전에는 민족간 분쟁에 외세를 끌어들였다고 게거품을 물면서 중공군이 참전하자 역시 정의로운 전쟁에 정의로운 중공군이 도우러 왔다고 아주 좋아 죽는다(...).

전시작전권에 대한 말도 한마디 나오는데 최소한 6.25 때 한국군이 대책없이 무너져 내리던 상황에서 전작권을 동시행사한 것은 미군이 발을 빼지 못하게 하려는 고육책에 가까운 일이었다. 실제로 중공군이 개입하자 한국군은 대책없이 무너져 내려 리지웨이 장군이 "한국인들 유전자에 중국인을 경외하는 습성이라도 각인된게 아닌가 모르겠다."라는 인종적인 욕설을 퍼부을 정도였고 미군이 빠져도 미군 장비만 있으면 전쟁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치던 이승만은 "한국 군대도 군대냐"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야말로 개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조정래는 이런 고려는 하나도 없이 전작권을 준 이승만과 받은 맥아더를 희대의 미친놈이라고 어느 영국인의 입을 빌려서 까고 있다.

대단한 오류까진 아니지만 애치슨 라인이 발표된 직후 우익 인사들이 쪼그만 타이완도 넣어놓고 왜 우리나라를 넣지 않았는가?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론 대만도 애치슨 라인에서 제외됐다.

3.6 소련을 위시로 한 동구권에 대한 대책없는 미화

다 필요없고 즉시 소련군을 철수시킨 소군정은 착하고 고문단을 남긴 미군정은 속이 시커먼 개xx들이다라는 김범우와 염상진의 지랄 대화로 다 설명된다. 그리고 미국은 인종주의와 타산주의에 쩔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정머리없는 정책을 펼치며 솔직히 모든 나라의 정책의 기본골자는 이거 아닌가? 그것을 물려받은 일개 병사 개개인까지 나쁜 놈이다! 라고 강도높게 미국 정부를 증오에 가깝게 비판하며 염상진은 소련이야말로 우리 민족을 구원할 희망이다! 라고까지 한다. 물론 김범우가 소련이나 미국이나 똑같은 놈들이다라고 반박하는 장면이 자세하게 나오긴 하지만 문제는 소련이 한국에서 저지른 만행인 신의주 반공 의거는 나오지도 않고 소련군이 벌인 각종 범죄행각도 '병사들이 못배워먹은 탓이지 소련 정부는 책임 없음'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소련에서 헌병대를 통해 단속한 터라 그 뒤론 문제없었다고 한다. 미국을 묘사하는 논조와 너무 다르다고 느끼면 그것은 눈의 착각이다!

박헌영에 대한 최후에 대해서도 김범준의 말을 통해 과 김일성을 위해서 스스로 희생의 길을 걸은 것으로 그린다. 사실 박헌영은 패전 책임을 쓰고 정치싸움에 밀려서 간첩의 누명을 쓰고 처형된 게 정설. 이런 문구 때문에 우익에게는 박헌영 예수을 미화했다고, 주사파에게는 박헌영 간첩설을 부정했다고 비판받는다.

3.7 벌교의 진실?

한편 2006년 이 소설이 그리고 있는 잘못된 사실에 대해 세명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 대학생 4명이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래 지도교수가 던져준 과제에서 시작되었지만, 학생들이 생존자들을 인터뷰할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고 한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지난 6㎜ 캠코더 하나만 달랑 챙겨서 다큐멘터리를 찍었다고 한다. #

저자 조정래 씨는 인터뷰에서 “작가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진실이며 독자들은 그것을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학생 4명은 발품을 팔아 이를 검증했는데 검증 무대는 소설 1부의 주요 무대가 된 벌교읍과 율어면 등으로 한정했다. 이들이 취재한 생존자 10여 명의 인터뷰에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증언이 여럿 담겨 있다.

아래는 이하 다큐멘터리 내용의 일부.

소설에서 주인공인 염상진 일행이 군경 진압군에 밀려 사흘 만에 벌교를 포기하고 율어면을 점령하는 대목. 빨치산들은 이 지역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하고 율어면을 '해방구'로 선포해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주민 임태희(83)씨는 1949년 율어면 인근 자모마을에서 빨치산들에 의해 이루어진 참극을 증언한다. "밤중에 젊은 사람들이 총을 메고 와서 주민들 모으라고 소리를 쳐. 그래 가지고 우리 집 마당에다가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끼리 줄을 세웠다 이 말이여. 그래 놓고 뒤에서 빵빵 쏴 버려. 그날 열다섯 명이 죽었어. 내 동생은 거기서 즉사했고, 내 처는 다음날 죽었어요."
소설에서 주민들이 친일파 출신 우익들의 횡포를 못 이겨 자발적으로 입산해 빨치산이 된다는 내용도 생존자들의 증언과는 차이가 있다. "(약탈한) 식량을 주민들한테 지게에다 지고 산속까지 져다 달라고 해. 거기까지 가서 다행히 살아 나온 사람도 있고, 거기까지 끌고 가서 좌익들이 죽여버린 사람들도 있고..."(김영돈·85)

다큐멘터리에는 영문도 모른 채 좌익과 우익 양쪽으로부터 번갈아 수난을 당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조정래 씨는 이에 대해 “마음대로 해석하라고 해라. 해석은 독자 마음 아닌가”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으며 옹호자들은 "역사전공도 아닌 아마추어 대학생 네명이 찍은 다큐멘터리를 언론에서 띄우고 있다. 화제가 된 게 아니라 화제가 되게 한거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할 것. 일단 제대로 된 지식을 원한다면 조정래 소설이든 아마추어 UCC든 볼 게 아니라 현대사 연구자들의 서적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어쨌건 다큐멘터리를 만든 대학생은“생존자들의 증언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많았다”며, 일부 주민들은 반란군들의 약탈과 함께 산으로 끌려갔으며 사살당하거나 반란군에 합세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소설 속에서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입산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3.8 검찰의 이적성 조사

상기된 논란들로 인해 한 때 우익 단체의 고발로 검찰에서 국가보안법에 의거하여 약 10년간 태백산맥의 이적성 여부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되었다.

3.9 실제 사건과 연관성 여부

한국전쟁이나 국민방위군 사건 같은 굵직 굵직한 한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사 속에서 작가가 창작으로 만들어낸 인물들을 바탕으로 허구의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지, 절대 논픽션 소설이 아니다.

작가 후기에서 등장인물들은 독자들이 모델이 누구라고 추측하기는 했지만, 실제모델은 없다고 하였다. 작가의 개별적인 다른 인터뷰에 의하면 주인공인 김범우가 OSS 출신의 박순동, 더블 주인공인 염상진은 보성출신 비전향장기수 김용규라고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작가의 주장이지 막상 당사자들의 행적이나 가족관계들은 완전한 창작이다. 즉 벌교에 악질 우익과 천사표 좌익만 살았던 게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해서 개개의 동네사람들은 그런 사람과 그런 사건이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어느정도 직책이 있던 사람들은 당시 실존 인물과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이다. 예를 들어 빨치산 간부들의 경우 자료가 풍부하기 때문에 아주 쉽게 당시 해당 직책의 실존 인물을 알 수 있는데 결코 벌교 사람도 아니고 비슷한 에피소드도 없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책의 초입부분에 해당하는 여순 사건 당시 반란군 14연대가 순천에 진입할 때 반란군은 벌교를 피바다로 만들어 놓았는데, 책에서는 진정한 인민 해방을 하는 환희의 순간처럼 그려놓았다. 이 정도는 작가의 성향상 인민 해방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고 쳐도 실제 일어났던 일들과는 전혀 다르다. 여순 사건 당시 벌교에서는 대동청년단 장백수 단장 이하 간부급 6명이 반란군에 의해 소화다리 위에서 총살되었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가장 중요한 조연인 염상구가 청년단 단장인데 여기에서는 물론 안죽고 소설 끝날 때까지 활발히 활동한다.

작품 후반에는 거의 빨치산에만 초점이 맞쳐져서 빨치산 활동만 나온다. 그런데 이 부분은 매우 리얼하다. 빨치산에 대한 간단한 조직구성 묘사나 실제 있었던 빨치산 씨름대회, 심지어 남로당 계열과 북로당 계열의 갈등 같은 부분은 빨치산 활동했던 사람 아니면 알 수 없는 장면이다. 물론 작가의 성향상 양쪽의 갈등은 금방 봉합되어 서로 "하하호호~ 내가 잘못했어요~"하며 금방 봉합되기는 하지만...

작품의 출간시기만 해도 빨치산 문학이 범람하기 직전이라 이에 관한 책이 전혀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어떻게 이정도로 사실에 부합하는 작품이 나온 것일까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그 해답은 알고보면 간단한데, 소설 남부군의 작가 이태는 작품을 출판하기 위해 이런 저런 출판사를 기웃거리다가 작가 이병주에게 원고를 돌려 받지 못해 좀 고생한 적이 있었다. 결국 이병주가 그의 소설 지리산에서 남부군을 표절하여 상호간에 소송분쟁까지 겪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태가 출판사에 원고를 제출하였을 때, 이것이 소설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작가 조정래의 손에까지 들어갔다. 이때 이 남부군을 읽으면서 조정래가 빨치산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다. 다만 이태의 <남부군>에 있는 공산주의의 허구성과 빨치산의 내부 모순 비판은 싹 걷어내고, 빨치산을 철저히 미화하며 영웅적인 견지에서 재창작해낸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빨치산 문학 제1호라는 소설 <남부군> 이전에 <태백산맥>이라는 또다른 빨치산 문학이 나올 수 있었다.

또한 태백산맥은 소설 <지리산>과는 달리 표절 시비가 없지만 <남부군>의 영향을 굉장히 강하게 받은 것은 사실이다. <남부군>의 경우 작가가 군경의 52년 2월 제1차 대토벌 작전시 체포되었기 때문에 그 뒷에 일어났던 큰 사건들이 전혀 안나온다. 그리고 사실상 빨치산은 끝났다고 써 놓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뒤에도 2년가량 빨치산은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이 기간 동안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인 전남도당 빨치산을 포함하여 전남북, 경상남도 빨치산이 남부군의 이현상 아래로 제5지구당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는 조직 개편이 있었고, 북한에서 남로당 숙청을 단행함에 따라 제5지구당이 해체되고 이현상이 군경에게 사살되는 일대의 사건도 일어났다. 또한 53년 말에 정말로 빨치산이 뿌리뽑히는 군경의 제2차 대토벌 작전이 진행되었다. 소설 <남부군>에서는 전혀 안다뤄지는 부분.

소설 태백산맥은 군경의 제2차 대토벌 작전으로 빨치산이 궤멸되면서 끝나게 되는데, 정보 부족인지 실제 역사와는 본격적으로 따로 놀며 퀄리티가 급속히 떨어진다. 또한 실제 빨치산 역사대로라면 이 시기에 이현상 아래 제5지구당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소설 <태백산맥>의 김범준 등 전남도당 빨치산의 최고 지도부는 여기서 활동했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전남도당 위원장 박영발은 제5지구당 상임위원장으로 가게 되고, 부위원장이자 총사 사령관 김선우가 전남도당 위원장이자 제5지구당 조직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게 되는데, 소설 <태백산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전혀 없다. 이러한 큰 변화는 소설 <남부군>에 없는 일이라 실제 빨치산 역사를 작가가 몰랐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즉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실제 역사와 따로놀기 시작한다. 좀더 자세한 것은 빨치산(조선인민유격대) 참고.

여담으로 소설 <남부군>의 영향을 받은 두 작품인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과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제목이 묘하게 서로 반대로 되어 있다.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태백산맥>에서는 태백산맥이 전혀 안나오는 것은 물론 근처에도 안간다. 작가 후기에 보면 태백산맥의 민족의 등뼈로, 끈겨진 등뼈를 다시 잊는다는 심정으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벌교에서 가까운 것은 지리산이며, 소설상 빨치산들의 주활동 무대 역시 지리산이다. 우습게도 소설 <지리산>에서 주 활동 무대는 지리산이 아니라 태백산맥이다. 이태가 출판사에 원고를 냈을 때 표기되었던 제목이 <지리산맥 눈나리다>이다. 억측일 수도 있으나 이 원고를 입수한 이병주는 내용 표절은 물론이고 지리산을 그대로 제목으로 썼고, 그에 반해 조정래는 자신의 소설 배경이 지리산과 더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엉뚱하게 <태백산맥>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물론 지리산이 벌교에 있는 것도 아니지만. 차라리 호남정맥이라고 하지. 요건 진짜로 벌교에 있다

4 에피소드

서남 방언의 고증이야 나무랄 데 없지만 문제는 강원도 방언이랍시고 어설픈 충청도 방언을 쓰는 병크를 저질렀다. 심재모가 강원도 지역의 빨치산 토벌을 위해 투입되는데 주민들이 빨치산들? 별로 나쁜 사람들도 아니더만 얌전히 밥달라길래 주면 그걸로 끝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랬던가? 주민들이 "~~래유"라는 어미형만 쓴다.

작가 조정래는 자기 아들은 물론 아들을 장가보낸 후, 며느리에게도 태백산맥의 필사를 시켰다고 한다.

"이 책 인세로 니 자식에 손자대까지 놀고 먹을 수 있을 텐데, 이 정도 고생은 해야 할 것 아니냐?"

그렇다고 100% 돈 때문은 아니고(...) 창작의 고통을 반에 반이라도 느껴보라는 취지. 손자가 자라면 손자에게도 필사를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필사본들은 태백산맥 문학관에 전시되어 있다.

전설적인 섹드립이 있다. 다름아닌 벌교 관광의 필수요소로 꼽히는 꼬막(...)인데[30], 염상구의 "쫄깃쫄깃한 것이 꼭 겨울 꼬막 맛" 외서댁의 남편 강동식의 "옴죽옴죽하는 것"은 아주 전설적이다(...).

5 영화화

태백산맥(영화) 항목으로.

6 만화화

90년대 초반에 아이큐 점프에서 진짜 사나이를 연재했던 만화가 박산하가 소설을 10권짜리 만화로 그렸다.

위키백과에서는 "소설과는 달리 전라도 사투리 대사가 전혀 없는 등 원작의 매력을 전혀 살려내지 못해서 독자들에게 외면받았다"라고 나왔다. 하지만 소설에 비해 대거 순화되었을 뿐이지, 만화에서도 사투리가 엄청 나온다. 본 항목에도 있지만 소설 태백산맥은 전라도 사투리가 많아 읽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것만 극복하면 날밤새서 읽는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그 사투리를 순화해서 만화화한 것이다. 이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만화는 그야말로 술술 읽힌다.

게다가 소설은 완전히 19금이라 수많은 강간과 고문이 처절하리 만큼 자세히 묘사되어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그에 비해 만화는 이런 부분을 강간과 고문이 있었다는 정도로 가볍게 처리한다. 이 때문에 이러한 19금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화가 공공 도서관에는 아동용 코너에 꽃혀 있다. 그런데 소설상 강간과 고문은 죄다 우익 진영이 행한 것이고, 좌익들은 피해자나 천사들만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 바람에 이러한 강간과 고문을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만화책을 읽은 사람은 "어라? 그다지 빨갱이 소설은 아닌데?"라고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만화가인 박산하의 성향으로 볼 수 있다. 소설에서 나오는 우익진영의 만행은 쬐끔은 순화되어 있고, 낮간지러운 일방적인 공산주의 찬양은 왕창 생략되어 있다. 그에 반해 만화책 출판사의 성향은 박산화와 정 반대로 보이는데, 각 책의 권말에 실제 있었던 역사라며 토지 재분배 등 몇몇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철저히 좌파적 시각에서 기술되어 있고, 교묘히 북한에 대해 찬양하고 있다. 만화책을 읽던 독자는 비교적 중립을 잡아주는 본문의 만화를 보다가, 대한민국까에 북한 찬양 일색인 출판사의 권말 설명을 보면 혼란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권말에 나와 있는 보도연맹 사건이나 국민방위군 사건은 어떤 측면에서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정리하자면 태백산맥의 단점인 가독성을 떨어뜨릴 정도의 지독한 전라도 사투리가 현대 전라도 사람이 쓰는 수준의 가벼운 사투리 수준으로 순화되었고, 공산주의 찬양 역시 삭제되어 있어 상당히 읽을만한 책이 되었다. 물론 태백산맥을 찬양하는 주사파 입장에서는 피꺼솟할 만한 일이지만, 순수하게 작품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물론 전라도 사투리와 공산주의 찬양 역시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에 이를 훼손한 만화책에 대해 얼마든지 비난할 수 있다. 즉 독자의 호불호가 갈리는 선택. 두가지 서로 다른 버전의 작품이라고 할 만큼의 차이가 있다.

태백산맥 자체가 인물들이 워낙 많아 헷갈리고 어려운 책인데, 한국판 대망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기 전의 입문서 격으로도 좋다.[31] 다만 순진한 마음에 만화책만 읽고 대충 이와 비슷하겠지? 하고 태백산맥을 읽으면 찐한 강간과 고문이 난무하고, 여기에 더해 시종일관 열렬한 공산주의 찬양으로 가득 차 있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여담으로, 책 초반에서 중반 때까지는 그림체가 같게 나오나, 끝쪽으로 갈수록 다르게 그려진다. 거칠게 그어진 연필 선으로만 그려진다든가... 대략 4종류의 그림체가 나오고 그 중 2개가 거칠어보이는 연필 선 그림인데 그 2개의 화풍이 각각 다르다. 하나는 단신에 표정묘사가 서툴러보이고, 다른 하나는 장신에 준수한 표정묘사 정도랄까? 대표적 예로, 전자에서는 토벌군 대위 양효석이 두턱 아재로 나오는데 후자(바로 다음권)에서는 식스팩 훈남으로 그려진다(...).

다만 작가 조정래는 이 책에 대해 그다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지 추천사도 써 주었다. 자신도 학생때 만화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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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인 고은은 성향상 은근히 빨치산 문학을 좋아한다. 대표적인 빨치산 문학인 <실록:정순덕>의 추천사에다가 “정순덕 선생의 결연한 삶을 통해 우리는 실로 많은 것을 배우는 바 있다. 그녀가 이룩해 낸 지난날의 역사체험을 조국통일의 질적 변화에 반영시키고 싶은 것이다. 나는 진지하게 권유한다. 이 책을 읽으라고! 한번 읽지 말고 세 번 읽으라고!”라고 써놓았다.
  2. 근데 태백산맥에는 진짜로 벌교군이라는 드립이 나온다. 보성군 벌교읍이 아니라 벌교군 보성읍이 돼야 한다고...
  3. 이게 사전 지식이 없이 보면 매우 헷갈리는데, 벌교읍 문서를 봐도 나오겠지만 일제 시대 이전에는 보성과 벌교는 서로 다른 행정구역이었다. 생활권 자체가 워낙 달라 무려 1955년까지 보성경찰서와 벌교경찰서로 서로 분리되어 있었다. 소설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이 보성경찰서와 벌교경찰서가 교차하면서 나와 독자들은 매우 혼란스럽다.
  4. 이후 제 3공화국을 주 시대 배경으로 하여 한강(소설) 이 집필되었다
  5. 염상진이 남로당의 중요 요인으로 나온다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지역당인 보성군당 간부일 뿐 남로당 전체적으로 보면 미미한 존재다.
  6. 이는 조정래 대하시리즈 전부를 합친 판매량이고 태백산맥만으로 따지면 700만부가 팔렸다.
  7. 판매량 1위는 이문열이문열 삼국지로, 139쇄가 인쇄되었다.
  8. 아리랑의 경우는 작가 나름의 의도는 있었던 모양이지만 결말이 조루라는 평이 많다. 한강의 경우 작가가 이 3부작을 평생 써서 지친 것인지 짜증스러울 정도로 성의없는 문장이 종종 눈에 띄는 데다, 개발독재에 대하여 옹호하는 부분이 눈에 띄면서 전통적 독자층의 불평을 사게 되었다. 특히 박태준포항제철에 대한 찬사는 심각한 수준. 그래도 5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라는 배경의 시간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볼 만하다.
  9. 이 때문에 80년대 중후반 일부 운동권들은 이 소설을 배격하기도 했다.
  10. 40년 이조인이란 표현이 있다.
  11. 정하섭의 부모인 술도가 정씨의 아내가 아들을 위해 남편 몰래 돈을 건네주었고 결국 남편이 덤터기 써서 보도연맹에까지 강제로 가입된다.
  12. 오정해는 데뷔작 서편제부터 시작하여 임권택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에만 출연했다. 이 영화 이후 '축제'에서도 술집작부로 출연한다.
  13. 과거 로그에서 확인 가능.
  14. 그 전에도 아이가 하나 있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염상구가 소화를 고문하다가 유산하고 만다. 이 때문에 염상구는 소화에게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평소때 소화를 탐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무당이란 이유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던 터라 정하섭이 그놈이! 하고 괘씸해하면서도 부러워한다. 그래놓고 염상구는 정하섭의 어머니에게 당신 무당 며느리 보게 되겠수? 하면서 운을 띄었고 경악한 정하섭의 어머니는 염상구에게 이미 떨어진 애를 낙태시켜 달라며 쌀 서른 섬을 주고 염상구는 이 일부를 소화에게 떼어주고 나중에 외서댁에게도 준다.
  15.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정말 연기력이 좋지 않은게 아니라 선배배우들 속에서 연기력이 아쉬웠다는 평이 많다. 편집된 진짜 이유는 정하섭과 소화라는 캐릭터가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캐릭터였다는게 주요 의견. 같이 출연한 안성기, 김명곤도 기대 이하의 연기력이었다는 비판을 받은 판국에 당시 신인배우였던 신현준도 이러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오정해와 더불어 데뷔작에서 인상적인 연기력을 선보여 기대치가 올라간게 원인으로 보여진다.
  16. 이 작품이 태흥영화사 소속배우로써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이후 휴지기를 가지다가 드라마 바람의 아들, 영화은행나무 침대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다.
  17. 그 중 하나가 군인이 되어 금의환향하는 양효석이다.
  18. 판결에 따르면 노동자와 학생이 읽을 경우만 저촉이라고 한다.
  19. 이 시기에는 남북한의 전쟁위기와 김일성 사후 박홍 신부의 주사파 발언으로 신공안정국이 형성되던 시기였다.
  20. 현재 벌교읍은 보성경찰서 벌교파출소 관할이다.
  21. 다만 월북자 출신으로 이루어진 서북청년단을 비롯해서 공산당에 의해 모든 것을 잃은 월북자들이 반공의 기치 아래 여러 병크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다.
  22. 그나마 이런 경우도 정말로 개념있는 인민군에게 걸린 운좋은 케이스다. 대인배 중의 대인배 손양원 목사는 평생을 한센인들을 돌봤고 자신의 아들 둘을 죽인 원수를 양자로 삼을 정도의 의인이었지만 목사라는 이유로 인민군들에게 총살당했다.
  23. 물론 지금은 태백산맥의 유명세를 이용해 벌교읍내를 관광지로 만들었다(...). 벌교읍내 곳곳에 태백산맥 관련 안내판을 부착하였고, 태백산맥 문학관도 있다.
  24. 때문에 태백산맥 금서 논란 당시 판결은 "시민이 교양의 일환으로 읽는 것은 무방하나 노동자나 학생이 읽으면 처벌하겠다"는 아주 기묘한 것이었다. 노동자학생은 시민 아니오?
  25. 두 나라의 국민들 모두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들이란 낙인이 찍혔다. 여기에 소련같은 경우, 독일을 아예 재기불능으로 만들어 버리려했다. 일본이라고 사정이 나을 건 없었다. 8.15 광복 항목에서 해방 당시 한국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의 반응을 짤막하게 소개한 것이 있다. '조선을 떠나며'라는 책에 해방 당시 일본인의 상황을 묘사한 것이 있는데 당시 조선거주 일본인들은 자신의 모국은 물론, 귀환해서도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
  26. 하지만 조정래 작가의 다른 저서들을 보면 민족주의 뿐만 아니라 다민족에 대한 차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도 있다. 파시즘 정도의 민족주의는 아닌 듯.
  27. 나중에 경찰총장이 되어 홍순칠 대장의 독도수비대를 지원해주었다.
  28. 미국적인 소품조차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덤. 부산임시수도에서 거창 양민 학살사건을 비판한 한 국회의원을 연좌제로 고문할 때 고문하는 사람들(물론 한국인)이 실제 실존하는 브랜드의 미제 담배를 피고 있다. 고문 간수들이 고문을 잠깐 쉬고 담배 피우면서 하는 말이 "양담배는 역시 쌀렘이 최고지.", "팔말은 돼지같아서 좀 싫다. 독하고."
  29. 조정래는 미군이 한국인을 못죽여 안달난 것처럼 썼지만 2010년 경 미국 학자 존 톨랜드의 저서를 보면 오히려 교전 중에 한국인 민간인들을 저격한 부대가 거의 초상집 분위기가 되어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얘기까지 있다.
  30. 사실 당시에는 고막이 표준어였으나귀에 있는 그 고막이냐 이 작품이 매우 유명해진 이후로 꼬막이 고막을 대체해버렸다.
  31. 32권짜리 소설 대망 역시 오히려 13권짜리 만화책 버전이 추천할 만 하다. 소설에는 수백명의 등장인물을 계속해서 별명이나 관직명, 이름, 성, 통칭 등으로 바꿔가며 불러 매우 헷갈리게 써 놓았다. 그러나 만화책에는 풀네임으로 나와 이러한 난잡함을 제거하여 읽기가 매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