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요새 대 요새 전투에서 넘어옴)

1 개요

Eighth Iserlohn Offensive
第8次イゼルローン攻防戦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4월에서 5월까지 은하제국자유행성동맹이제르론 요새를 놓고 벌인 대규모 전투. 역사상 전무후무할 우주공간 내에서 요새와 요새가 직접 포격을 주고받은 전투라 요새 대 요새 전투라고도 부른다. 본 항목은 원작소설 기준으로 서술되어 있다.

2 배경

전 우주에서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을 서로 오갈 수 있는 통로는 이제르론 회랑페잔회랑 두 곳 뿐이었다. 그 중에서 페잔 회랑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페잔 자치령이 건국되어 중립을 표방하고 있었고, 뛰어난 외교력과 정보력을 이용하여 만약 제국이 페잔을 침공하려 한다면 동맹과 손잡고 제국을 물먹이고, 동맹이 페잔을 침공하려 한다면, 제국과 손잡고 동맹을 물먹이는 방식을 취하면서 페잔 회랑은 건국 이래 그 어떤 군사력이 침입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성역' 이 되었다.

따라서 제국과 동맹은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 남은 이제르론 회랑으로 몰릴수 밖에 없었다. 은하제국은 발빠르게 움직여 이제르론 요새를 건설하여 언제든지 동맹령으로 진입할 수 있고, 제국령으로 넘어들어오는 동맹군을 방어할 최고의 거점을 손에 넣었다.[1]

이로인해 자유행성동맹은 변방 성역의 방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하려는 시도도 6차에 걸친 참패로 어떤 소득도 없이 국력을 소모하게 되었다. 그나마 '불패의 마술사' 양 웬리가 일구어낸 기적으로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이제르론 요새를 깨끗하게 장악했으나 이후 벌어진 제국령 침공작전에 의해 동맹군이 붕괴되어 다시금 제국령을 노려보기는 커녕 철저히 방어로 일관해야만 했다. [2]

반대로 동맹군은 이제르론 요새가 무너지면 이미 개발살난 전력으로 제국군을 상대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암릿처 성계 회전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군비를 소모하고 그 후폭풍을 맞아 국가 경제 전체가 붕괴될 판국에서도 이제르론 방면에 예산의 우선권을 주는 등[3] 배려를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동맹군 최고의 지장 "기적의 양"과 그의 함대가 이제르론 요새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즉, 만약 이제르론 요새가 뚫리면 자유행성동맹은 그대로 멸망한다. 요새가 버티느냐 혹은 뚫리느냐가 역사의 추를 저울질할 전략적인 관건이 된 것이다.

2.1 1월의 전초전

인류사회와 은하계를 양분한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은 서로를 정식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아 당연히 '국경'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국령 내부 지역이야 양국이 목소리만 높이지만 양 세력이 충돌하는 접경지역에서는 각자 자국령이라 주장하는 구역이 겹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제국군과 동맹군의 순찰 함대간 국지적 충돌이 발생했으며[4]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1월에 벌어진 회랑의 조우전 역시 이러한 성격에 가까웠다.

당시 자유행성동맹군 이제르론 주둔함대소속 더스티 어텐보로 소장이 지휘하는 2,200여 척으로 구성된 B 분견함대는 구역 순찰과 신병 훈련을 겸해 요새를 출격, 접경지역으로 향했다.

원래는 고참병들로 구성된 최정예 병력을 지휘했어야 하나 제국령 침공작전과 구국군사회의의 군사반란을 거치며 사실상 소멸되다시피한 자유행성동맹군의 내부 사정상, 어떤 식으로든 붕괴된 군대를 복구해야만 했고 결국 이제르론 요새의 숙련병들을 대거 후방지역으로 차출하고 빈 자리를 신병으로 채울 수 밖에 없었고 이런 탓에 어텐보로 소장은 전투의 위험이 큰 지역에서 통상 임무와 신병 훈련을 겸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5]

어텐보로 소장은 되도록 제국군과 마주치길 원하지 않았으나 불행히도 은하제국군 캠프 함대 휘하의 아이헨도르프 소장이 지휘하는 제국군 초계함대와 접촉, 교전이 발생하였고 실전 경험은 커녕 훈련조차 미숙한 신병들로 채워진 어텐보로 소장의 동맹함대는 그야말로 처참한 전투력을 보이며[6] 함대 전체가 위기에 빠졌으나 너무나도 우세하게 흘러가는 전황을 보고받은 제국군 지휘부는 혹 자신들이 함정에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휩싸여[7] 전과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고 기계적인 수준의 지휘를 계속, 아텐보로 분함대는 붕괴를 모면할 수 있었다.

다행히 보고를 받은 양 웬리는 즉시 요새에 있는 주둔함대를 이끌고 즉각 구원에 나섰으며 약 1만 척 이상의 동맹함대가 전장에 나타나자 포위되어 비극적인 최후를 맞기전에 제국군은 황급하게 전투를 포기하고 철수했으며 동맹군은 추격을 포기하고 남은 아군을 구해 요새로 돌아갔다.[8]

당시 이제르론 방면의 제국군을 지휘하던 장군은 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으로 회랑의 조우전에서 최후까지 선전했으나 결과는 어찌되었든 패퇴한 모양새가 되어 켐프 대장은 자신의 패전을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에게 사죄했으며 당시 제국재상직에 올라 내정개혁에 박차를 가하던 로엔그람 원수는 접경성역에서 벌어진 소규모 국지전에 일일히 승패를 따질 가치는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2.2 샤프트의 제안

제국 내정개혁에 집중하며 대외적인 공세를 잠시 미뤄두고있던 로엔그람 원수였으나 제국군 과학기술총감 안톤 힐머 폰 샤프트 대장이 방문한 이후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샤프트 대장은 갑작스럽게 라인하르트의 원수부를 방문, 동맹군에게 빼앗긴 이제르론 요새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요새를 건설해야한다고 주장했으나 바쁜 시간을 쪼개 샤프트를 만나고 있던 라인하르트는 요새에 지어질 동안 양 웬리와 동맹군이 그저 보고만 있겠냐[9] 샤프트의 주장을 일축하고 방을 떠나려했다.

그러자 다급해진 샤프트는 거의 즉흥적으로 '요새를 새로 건설하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요새 중 하나를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자신의 계획을 수정하여 제안하자[10] 이에 관심을 보인 라인하르트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며 자리에 앉았고 샤프트의 계획안을 들은 라인하르트는 이를 정식으로 승인하였다.

이동할 요새는 문벌대귀족 립슈타트 동맹이 패망한 이후 사실상 방치되어 있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결정이 되었으며,[11]원정대를 지휘하는 인물로 이제르론 방면 사령관 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이 작전사령관으로 지명되었고 이를 보좌할 부사령관으로는 켐프보다 서열이 낮고 나이가 어린 나이트하르트 뮐러 대장이 지명되었다. 이 인선을 놓고 제국군 내에서 조금 논란이 있었는데, 볼프강 미터마이어 상급대장이나 오스카 폰 로이엔탈 상급대장이 아닌 켐프가 지명되었다는 점이었다.

이는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상급대장이 누누이 언급하던 "2인자 무용론"이 반영된 결과였다. 소설판에서 오베르슈타인은 지휘부 인선을 요청받았을 때 당장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때 오베르슈타인 밑에서 보좌하던 안톤 페르너가 의견을 내놓았는데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이 공을 세우면 원수로 승진시켜야 하므로 자연스레 라인하르트와 동급이 되고, 2인자가 되는 부작용이 생기지만 대장급에서 적당한 인물이 공적을 세울 경우에는 상급대장으로 승진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에 권력구도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에 오베르슈타인은 대장급 인물중 연장자에 속한 켐프를 추천했고 라인하르트도 이전 켐프 휘하의 함대가 회랑의 조우전에서 패배했기에 이를 설욕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인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12]

도중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같은 초거대 질량체를 워프시키는 점이 문젯거리로 떠오르게되었다. 12개의 워프엔진이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시켜야 하는 점, 만약 .0 이하 수준의 오차라도 발생한다면 제일 최선의 결과는 아예 워프가 되지 않는 것, 제일 최악의 결과는 요새와 내부의 병사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우주의 미아가 되버리거나 대폭발을 일으켜 전원 몰살당하는 것이다. 이런 크나큰 위험 부담 탓에 당초 계획대로 할당된 공병대 숫자를 2배로 증강시키면서 심혈을 기울여 워프실험 준비에 노력한 원정 지휘부 덕에 라인하르트 입회하에 실시한 최초의 워프실험은 성공했으며, 이제르론 원정 준비에 박차를 가해지기 시작하였다.

2.3 사문회 소집

제국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워프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에서 페잔에서는 새로 자치령주 보좌관이 된 루퍼트 케셀링크 주도하에 물밑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선 제국의 망명귀족들을 부추겨서 황제를 납치하여 자유행성동맹에 은하제국 정통정부를 세우는 작업에 착수하도록 만들었고, 동맹의 판무관과 접촉하여 국채 만기에 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넌지시 양 웬리가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정부를 세울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건넸다.

당연히 판무관은 이 정보를 동맹정부에 보고하였고, 동맹정부 역시 양 웬리가 욥 트뤼니히트 정권에 비우호적인 인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국방위원장 네그로폰테의 주도하에 사문회를 조직하여 양 웬리에게 출두를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양 웬리는 알렉스 카젤느 소장을 사령관 대리로 임명하고 이제르론을 떠나 수도 하이네센에 와 있는 상황이었다. 최전선의 사령관이 임지에서 벗어나 수도에 불려와 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직속상관인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프레데리카 그린힐을 만나고 나서야 겨우 상황파악을 할 지경이었으니 이 시기 동맹군의 상황이 얼마나 막장이었는지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

3 전투의 시작

4월 10일, 정찰중이던 이제르론 수비군 소함대 16척은 근거리에서 무언가가 워프해오는 것을 감지하였다. 초기에는 제국군 초계함대라 추정되었으나 곧 거대한 전함도 한 줌 티끌로 보일만큼 약 40조톤에 달하는 엄청난 물체가 회랑 내부로 워프해 온 믿기지 않는 사실을 파악한 깁슨 대령은 이 사실을 이제르론 요새에 보고하고 즉시 함대를 요새로 철수시켰다.[13]

보고를 받은 이제르론 사령부도 경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문회로 끌려간 양 웬리 대장을 대신하여 요새 사령관 대리직을 이행한 요새 사무감 알렉스 카젤느 중장 역시 이런 말도 안되는 스케일에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동맹군 사이에서는 VS놀이 삼아 "이제르론 요새 주포 '토르해머'가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하면 누가 이길까?"란 농담거리가 있었는데 제국군이 그 농담거리를 현실에 재현시켜 준 것이다.

곰곰히 따져봐도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로 돌아오는데는 정말 빠르게 돌아온다고 해도 약 4주 정도 걸릴 것이고[14] 그 사이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요새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제국령 침공작전의 여파로 정규함대가 소멸한 자유행성동맹이 손도 못써보고 멸망해버리고 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카젤느 사령관 대리는 방어위주의 작전을 천명하고 하이네센에 급보를 알리고 원군을 요청하였다.

이제르론 요새가 돌파당하면 자유행성동맹이 끝장난다는 것은 말단 병사도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요새 사령관을 별 시덥지도 않은 이유로 수도성으로 소환시키는 정부의 멍청한 짓거리에 질려[15] 처음에는 이제르론 요새 주둔군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이런 지옥같은 상황에 열이 뻗힌 이제르론 요새 주둔군 병사들은 정부에 대한 불평과 제국군에 대한 증오와 오기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투지만큼은 넘쳐흐르는 상황이었다. 오오 독설 패밀리 오오오

켐프는 먼저 통신을 열어서 당당하게 인사를 하고,[16] 인사가 무시당해서 불쾌했는지 초장부터 화끈하게 요새주포 "가이에스하켄"을 이제르론에 꽂아주었다. 농담거리에서나 나올 법한 요새 주포가 요새를 때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은, 지금까지 함대의 동시포격에 피해도 없던 요새 외부의 유체장갑이 단번에 뚫리고 요새 내부까지 뚫고 들어와 요새 외벽의 한 구역과 배치된 동맹군 병사 약 4천여명을 그대로 소멸시켜 버림으로써 풀렸다.

단 한 방, 단 한 순간에 전례없는 엄청난 피해를 입자 사령관 대리인 카젤느 소장은 서로 주포를 마구 쏴댄다면 뭐가 남겠냐는 이유하에 부상자 구조 및 격벽 폐쇄 등 후속조치에 여념이 없었으나 "적에게도 이 공포를 알려줘야 일방적으로 맞지 않는다"라는 요새 방어지휘관 발터 폰 쇤코프 소장의 주장에 따라 토르해머 발포를 지시, 곧장 보복을 가하였다. 일단 주포 출력에서 토르해머가 우위였던 까닭에 가이에스부르크 역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며, 그 결과 쌍방 모두 요새포의 위력으로 인한 자멸을 피하기 위해 요새포의 사용을 자제하였다.

그렇다고 공격이 멎은 것은 아니었다. 제국군은 즉시 상륙부대를 투입하여 이제르론 요새에 침입하려 시도했다. 이러한 시도는 이제르론 요새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었고, 즉시 쇤코프 소장이 이끄는 로젠리터 연대가 출동했다.[17]
동맹군에게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1개 사단에 맞먹는 위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은 로젠리터의 출동에 제국군은 큰 피해를 입으며 황급히 철수해야만 했다. 한편 제국군을 격퇴시킨 쇤코프는 사령실로 돌아와 역으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상대로 상륙작전을 개시하자고 건의했으나, 이는 혹 교전 중에 사로잡힌 아군 포로가 양 제독의 부재를 실토한다면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발생한다는 카젤느의 반론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3.1 처절한 전투의 시작

이 정도 작전으로 양 웬리가 지휘하는 이제르론 요새가 무너질리는 없을 것이다, 당연히 실패를 예상한 제국군은 작전대로 두 번째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가이에스하켄을 발사하여 동맹군이 토르해머로 응전하게 만들어서 시선을 끌어놓고, 그 사이에 공병대를 배후에 투입하여 레이저 수폭을 통해 벽면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 배후에서 대기중이던 뮐러 대장의 함대가 2,000기 가량의 발키리를 투입하여 제공권을 장악하고자 하였고 장갑척탄병들을 요새 내부로 투입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올리비에 포플랭 소령이 지휘하는 스파르타니안 6개 중대가 발진하여 제국군을 상대로 분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3기를 1조로 묶어서 1기가 미끼로 발키리를 꼬시고 나머지 2기가 등짝을 덮치는 전법으로 제공권 장악을 방해하고 있었다.

한편 객원제독으로서 양 웬리의 보좌역을 맡고 있던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중장[18]이 상황 역전을 위해 함대지휘권을 잠시 본인에게 양도해주지 않겠냐고 매우 정중하게 지휘권을 요청했고 에이 답답해서 진짜, 나와 내가 지휘할거야 사령관 대리 카젤느 소장이 이를 승인하여 요새 주둔 함대 지휘권이 메르카츠 중장에게 위임되어 제국군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였다. 전 제국 상급대장 메르카츠 제독은 다행스럽게도 양 웬리 아래의 에드윈 피셔, 어텐보로, 응웬 반 티우 소장 등 분함대 지휘관들이 순순히 메르카츠 중장의 지휘를 받아들임으로써 완벽한 함대운용을 할 수 있었다.

한편 제국군의 전황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뮐러가 전황을 보고하던 시점에는 켐프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뮐러는 발키리 편대가 생각만큼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하자, 무인함을 돌입시켜 이제르론 요새의 우주항의 입구를 파괴함으로써 동맹함대를 봉쇄시키려 하였다. 하지만 그 방법은 메르카츠와 동맹군 지휘부도 예상하고 있었고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토르 헤머를 난사하여 제국 함대가 작전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사이, 동맹군 함대가 일거에 출격했다.

뮐러는 그 즉시 응전을 준비하였지만 동맹함대는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고 요새 표면을 따라서 고속으로 우회기동을 시작하였다. 이에 뮐러는 행동곡선을 예상하여 적을 정면으로 공격할 생각으로 함대를 이동시켰으나 갑자기 이제르론 요새의 대공포대가 등장했다. 동맹군의 행동을 예상하고 허를 찌르려 했지만 역으로 메르카츠에게 모두 예측당하여 제대로 낚인 뮐러는 함대를 즉시 철수하려 하였으나 동맹군이 즉각 포격을 퍼부어 발을 묶었으며, 동맹함대와 대공포 사이에 3면으로 포위당해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는 신세가 되었다.

아군과 적군이 뒤섞인 바람에 요새주포를 쏠 수 없었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보던 켐프는 휘하 두 소장 아이헨도르프와 파트리켄에게 지원군을 맡겨 파견하였으며,[19] 다행히 뮐러가 전장을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부하들을 질타한 까닭에 전면적인 붕괴는 모면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으며, 동맹군이 철수함으로써 사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켐프는 이 공세가 뮐러의 실책으로 좌절되었다고 생각하여 분통을 터뜨렸으며 상당한 질책을 가하였다.[20]

애니에서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돌진시키면서 가이에스하켄 사격을 가하게 되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질량 때문에 이제르론 요새에 조석간만현상이 발생해서 유체경면장갑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걸 이용해서 토르헤머의 특성인 부유포대 + 경면장갑을 반사면으로 이용을 역이용해서 토르헤머 발사를 막는 한편, 썰물현상으로 드러난 요새의 장갑외벽에 제국군 함대가 미사일 집중사격을 실시, 구멍을 뚫는다.

이 장면 이후는 소설과 애니메이션이 동일하며, 뮐러가 유인된 곳이 유체경면장갑 아래에 부유포대를 밀집해서 집결시킨 곳이므로 원작보다 심각한 대공사격을 받게 된다.

3.2 양 웬리와 구원군

한편 전투에서 사로잡은 동맹군 포로가 고열에 사경을 헤매면서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에 없다"는 언급을 했는데 이를 전해들은 뮐러는 뭔가 석연치 않게 생각했다. 다만 함대전이 끝난 후 사로잡은 포로들은 죄다 오늘내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몇 안 되는 포로 중에 그나마 상태 양호한 자들을 찾아가 사실을 캐물으려 했는데 "쇤코프 장군께서 양 제독이 이제르론에 없다고 말하라 명령했다"고 답변하여 뮐러를 더 혼란에 빠뜨렸다.

한동안 머리를 쥐어뜯던 뮐러는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21] 그렇다면 양 웬리는 지금쯤 소식을 듣고 요새로 돌아오고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3,000척의 군함을 동원하여 복귀하는 양 웬리를 전사시키거나 포로로 잡을 포위망을 전개했지만 켐프가 자신의 명령도 없이 부대를 재배치한 것에 대해 추궁하고, 뮐러의 설명에도 양 웬리 부재에 대한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22] 뮐러는 명령에 따른다고 답변하면서도 뭔가 아쉬운 마음에 참모진들에게 이걸 이야기하는데 대부분이 일단 사령관 명령을 듣자고 건의한다. 그래도 머뭇거리던 뮐러에게 나이와 경력이 위인 참모장 오를라우 준장이 부드럽게 "지금은 사령관의 명령을 지키는 게 우선입니다."라고 충고하자 비로소 배치되었던 3,000척 군함을 다시 원상복귀시켰다.[23]

한편 사문회에서 해방된 양 웬리는 구원 병력을 이끌고 하이네센에서 이제르론으로 귀환하고 있었으며, 동맹의 구원군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나와있던 제국군 초계부대와 접촉을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

당초 뷰코크 대장은 양 제독에게 파에타 중장이 지휘하는 동맹 정규함대 제1함대를 붙여줘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수도방위와 민간인들의 심리 문제를 제기하는 국방위원회 의원들과 군부 내부의 반발로 인해 묵살당했다. 이로 인해 뷰코크 제독이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하여 씁쓸한 소회를 드러내며 양에게 미안함을 표하기까지 했다.

사문회에서 워낙 데인 까닭에 심성이 뒤틀려있는 지라 양은 정부에서 그냥 빈손으로 보내고 싶어할거야란 식으로 빈정거리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래도 정부에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병력을 붙여줬다. 이 구원병력은 지역경비와 치안을 위해 편성된 소함대 중에서 5,500척을 따로 차출하여 편성한 혼성부대로 라이오넬 모톤 소장, 산도르 알라르콘 소장, 마리네티&자니얼 준장이 지휘를 맡고 있었다. 그나마 모톤과 알라르콘이 양이 그 능력을 인정할 정도로 유능하다는 점이 위안 아닌 위안이었다.

구원부대의 임시기함 레다 2호의 함장 제노 중령은 적에게 발각당하여 기습의 기회를 빼앗겼다는 점에 낙담하는 반응을 보였다. 구원부대 지휘관 및 참모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인데 양은 오히려 기습할 생각이 없었고 우리를 제때 발견해줘서 되려 안심하고 있던 참이라 이야기하여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양은 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부연설명을 붙였는데 바로 현재 적이 이제르론 회랑을 완벽히 장악하지 못했고, 이제르론 요새와 주둔함대가 건재했기 때문에 적장에게는 결코 쉽지않은 4지선다를 놓고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었던 것.

  1. 요새를 견제하면서 구원군을 섬멸한다.
  2. 구원군을 견제하면서 요새를 계속 공략한다.
  3. 쌍방에 대한 시차각개 격파를 감행한다.
  4. 어쩔 수 없이 상황이 불리하니 그냥 포기하고 철수한다.

양은 적장이 마지막 것을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첨언했는데 혼성함대의 참모들은 양이 농담을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것이 양의 본심임을 이해한 이제르론 일원들은 결코 웃지 않았다.

한편 동맹군 구원부대가 발견되기 하루 전날, 켐프는 제국수도 오딘에 정기보고를 어떻게 올릴 것인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결국 "아군 유리함"이란 보고를 올렸는데 이 보고를 받은 라인하르트는 그 즉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에게 출동을 명령하였다. 라인하르트는 보고서만을 읽고도 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켐프가 단순히 이제르론 요새를 날려버리려면 요새와 요새를 서로 충돌시키면 되는 아주 쉬운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성토하였다.

이 시기 양 웬리 역시 프레데리카에게 자신이 제국군을 지휘했다면 요새를 충돌시켜서 요새를 무력화시킨 다음 제국의 다른 곳에서 요새를 조달해서 이동시켜 이제르론 요새가 있던 자리에 갖다박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공략이라 설명하고 있었다.[24] 그나마 적장이 그걸 생각하고 있지 못한 점이 가장 다행이고, 전황의 불리함을 인지한 라인하르트가 구원군을 파견했을 것이므로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상황을 정리해야 됨을 강조하고 있었다. 실제 양이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 중에는 가이에스부르크를 이용하여 이제르론 요새를 사실상 봉쇄해버리고 그 사이 제국의 주력함대가 동맹령을 침입하는 상황도 가정하고 있었기에 여유를 둘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3.3 제국군의 괴멸

양 웬리의 예상대로 켐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될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꺼내든 것이 시차 각개격파였다. 우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철수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이제르론 주둔함대가 밖으로 나오게 만든 후에 맹공을 퍼붓는다. 이러면 속았다고 판단한 주둔함대는 다시 이제르론 요새로 철수를 할 것이며 그 사이 동맹군 구원부대를 격파하는 것이다.

이제르론 요새 내에서는 대놓고 동맹 구원부대를 언급하면서 철수하는 제국군의 행태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 웬리가 복귀하고 있는 것 여기 사실이므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던 회의는 쇤코프가 커피셔틀 차 회의실에 들어온 율리안에게 농담삼아 의견을 물어봄으로써 마무리됐다. 율리안은 제국군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켐프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해냈고, 모두가 그것이 가장 개연성이 높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메르카츠는 제국군에게 봉쇄당한 척 연기한 후에 즉시 출동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율리안에게 기함 동승을 지시했다.[25]

한편 양이 지휘하는 구원부대는 제국군에 비해 수적 열세였기 때문에 맞딱뜨리자마자 교전을 회피하고 오히려 후퇴를 시작했다. 양이 시간을 벌기 위해 도망간다는 사실을 간파한 켐프는 즉시 거리를 좁혀 공격하도록 지시했으나, 양 역시 이제르론 회랑을 이용한 진용으로 맞받아쳤기에 손쉽게 제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요새 내부로 후퇴했다고 생각했던 메르카츠 함대가 급거 공격을 개시하면서 제국 함대는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했다.

휘하 제독들 상당수를 모두 잃은 켐프는 함대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긴급히 철수시켰고 마침내 양은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와 합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양 웬리는 결코 전황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여전히 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절망적인 처지에 놓인 켐프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요새와 충돌시킨다는 생각을 짜내고 요새의 이동을 지시하면서 양 웬리의 계산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제국군을 격퇴시키면서 승리에 도취되었던 동맹군은 가이에스부르크가 카미카제 공격을 가하려는 낌새가 보이자 모두들 얼어버렸다. 하지만 양은 궁지에 몰려 간신히 그 방법을 거론한 켐프를 통정하면서 그에 대한 대처작전을 실행했다. 요새는 아무리 함포사격을 가해도 타격을 입힐 수 없지만 이동식 요새를 위해 부설한 워프엔진은 그정도의 장갑을 갖추지 않았다. 따라서 워프엔진에 공격을 가하되 가장 왼쪽의 워프엔진에 모든 포화를 집중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전진을 거의 멈추고 그 자리에서 You spin me right ‘round, baby 회전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게다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이제르론 요새와의 충돌을 위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던 상황이라 이런 상황에서는 회전력도 엄청날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요새에서 탈출하는 병사들을 수용하기 위해 부근에 밀집해 있던 잔존함대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충돌하면서 손상을 입혔고, 토르해머가 결정타를 날리면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융합로가 직격타를 맞으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이에 휘말린 제국군은 전투의지를 완벽하게 잃고, 잔존함대 약 4천척의 대부분이 요새와 함께 소멸되었다. 동맹군은 '양 웬리의 마술'을 부르짖으며 이 놀라운 상황에 환호하며 젊은 지휘관에게 숭앙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사령실에서 일어난 폭발로 중상을 입은 켐프는 탈출을 포기하고 그대로 소멸되어가는 요새와 운명을 함깨하기로 했으며 부사령관인 뮐러는 배 안에서 중상을 입었으나 지휘부 건재 사실을 알리면서 잔존병력과 함께 제국령으로 철수를 시작했다.

3.4 전투의 마무리

침입해온 요새는 박살났고 함대도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 마구 도망쳤으니 동맹군의 완벽한 승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깔끔한 승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양 웬리는 당초 제국의 증원부대를 경계하여 예하 부대에 무리한 추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려 했으나 붕괴중인 가이에스부르크와 패주중인 제국군이 마구 뒤섞인 혼란으로 인해 모든 함대와 통신이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알라르콘이 양의 다음 명령을 기다리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휘하 함대를 이끌고 뮐러가 이끄는 패잔병 추격에 나섰으며. 여기에 새로 들어온 신입놈들에게 전공을 빼앗길 수 없다며 응웬도 휘하 함대를 이끌고 추격에 동참하여 도합 5,000척의 함선이 이탈을 한 것이었다. 결국 양도 이들을 내버려둘 수 없었으므로 함대를 재정비한다음 구원에 나서야만 했다.

뮐러는 패잔병들을 이끌고 미터마이어 함대와 로이엔탈 함대와 접촉, 빠르게 제국 본토로 귀환했고 동맹군이 추격해온다는 정보를 접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죽은 켐프의 원한을 약간이라도 갚아주기 위해 함정을 파고 기다렸다.

너무 깊숙히 추격하면 안된다는 양 웬리의 경고가 있었지만 알라르콘과 응웬은 승리에 도취되어 제국 함선이 보이자 앞뒤 안가리고 돌격하기 시작했고 도망가는 패잔병 함대인양 위장하던 제국군 함대에 동맹군이 걸려들자 회랑 위쪽에 숨어 있던 미터마이어의 본대가 타이밍을 잡아 적의 후방을 강습하였다. 그리고 도주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던 칼 에두아르트 바이어라인 휘하의 함대 역시 반전하여 역습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무차별적으로 돌격하다 갑자기 매서운 반격타가 들어오자 당황한 동맹군은 공격이 없는 방향인 회랑 아래쪽으로 급히 이동하였으나 그 자리에는 로이엔탈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완벽하게 포위당한 동맹군 추격부대는 위, 앞, 아래에서 맹렬하게 들어오는 반격타를 맞고 전멸했으며, 응웬과 알라르콘 모두 교전 중에 기함과 함깨 사망했다.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동맹군의 추태를 보면서 이놈들이 정말 암릿처에서 싸웠던 그 양 웬리의 부하가 맞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한편 전투가 마무리될 시점 양이 거느린 대함대가 등장했다.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수적으로도 우세고 그 유명한 양과 한 번 붙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보급선 신장의 문제도 있고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양 웬리가 이제르론으로 철수하여 농성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컸기에 그대로 철수했다. 이 때 제국군은 부대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이 철수를 하는 동안 다른 그룹은 후방을 견제하도록 하는 패턴을 반복하며 아예 철저하게 주격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을 본 양은 율리안에게 저것이 바로 명장의 모습이라는 말과 함께 극찬했으며 휘하에 추격금지와 생존병력을 수습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끝으로 길었던 전투가 마무리 되었다.

3.5 결과 및 처분

제국군의 원정 병력은 소멸되었다. 가이에스부르크 이동요새는 토르 해머와 동맹군의 포격을 받고 폭발하면서 주변의 몇 남지도 않은 제국함선 대부분을 지옥으로 끌고가 생환 병력이 총 병력의 5퍼센트 남짓에 불과했고 사령관 켐프 대장은 요새와 함께 전사, 부사령관 뮐러 대장은 중상을 입었다.

4 평가

작중 묘사에서는 이 공방전에서는 주로 양 웬리를 "이 중요한 때에 사문회에 불러들인" 동맹의 병크를 주목하게 하고 있지만, 사실 제국군 쪽에도 명백한 병크가 있다.

4.1 오베르슈타인의 책임과 반론

"2인자 무용론" 때문에 최적의 인사를 배제하고 칼 구스타프 켐프를 뽑아버린 오베르슈타인의 진언과 라인하르트의 인선은 권력 안배를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실리를 완전히 저버린 판단이다.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엄청난 예산이 쓰인건 변함없는데 실패, 그것도 엄청난 대실패로 막을 내리며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었고 1만 5천척이 넘는 함선이 파괴되었으며 무엇보다 돌이킬 수 없는, 장병 약 180만명을 잃었다.

결과를 따져보자면 오베르슈타인은 이런 중요한 군사 작전을 "성공하는 자에게는 너무 큰 힘이 실린다"는 이유로 최선의 선택지를 차선의 선택지로 바꾸어버렸고 결국 엄청난 수의 장병들을 죽게 한 셈이다.[36]

다만, 켐프가 문벌귀족에 비견될 만한 폐급 지휘관은 아니고 단지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에게 맡기는것이 최선이나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켐프가 적당하다고 '진언'했을 뿐이며 결국 최종적인 결정은 라인하르트가 했다. 또한 "2인자 무용론"이라고 하지만 정작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이 지휘했다고 해서 승리했을 거란 보장은 전혀 없다. 작가 공인 라인하르트와 더불어 우주 최강의 전술 전략 지휘 능력을 가진 양 웬리인만큼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도 털렸을 가능성이 높다. 라인하르트를 영혼 밑바닥까지 탈탈 털어버린 장본인이 양 웬리라는 사실을 기억하자(...).[37]

그나마 동맹이 똑같이 양 웬리를 불러들이는 병크를 저질러서 켐프가 얼마동안 선전할 수 있었다. 제국 시점에서는 이것만으로도 "운이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만약 양 웬리가 정상적으로 병력을 지휘하고 있었다면 요새고 나발이고 양 웬리의 명성만 높여주고 끝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애초에 오베르슈타인의 책임이라고 써놓기는 했지만 진짜 책임져야할 것은 오베르슈타인이 아니라 라인하르트이다. 어쩌면 이런 부분에서 절대군주제의 모순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군주의 잘못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체제의 모순을 말이다.[38]

4.2 라인하르트의 책임

라인하르트는 일단은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했지만 결국 샤프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베르슈타인의 말도 안되는 인사[39][40]도 받아들였다. 이렇게 보면 라인하르트가 이 작전의 실패에 전혀 책임을 지지도 않고,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라인하르트가 단지 제국군의 장성 중 한 명에 불과하고 다른 제국군의 장성이 삽질을 거듭하던 과거의 일이라면 모를까, 유일한 제국 원수로서 권력자가 된 라인하르트는 계획의 입안에서 계획, 실행까지 모든 면에서 개입하였고 승인하였다. 따라서 이 공방전의 참패와 백만 단위의 제국군의 인명 손실 책임은 궁극적으로는 라인하르트 자신에게 있다.

작전 과정에서도 라인하르트의 태도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작전 도중에 '가이에스부르크를 이제르론에 부딪쳐 파괴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고까지 말할 정도면 처음부터 가이에스부르크로 이제르론을 충돌시켜 파괴하라고 명령했으면 적어도 제국군의 인명손실은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동맹측은 수백만이 몰살당했겠지만... 이제르론 요새보다 못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어떻게 이제르론 요새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위치하게 만든다는 발상이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런 간단한 방법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따로 말해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켐프도 마지막에 자살 공격을 시도했으니 이 방법을 아예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켐프가 공방전 내내 가이에스부르크를 무기보다는 영지로 취급하는 듯한 인상을 줬던 것이나, 원래 켐프가 그리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이 아니었고, 마지막에 내놓은 자살 공격 아이디어도 연이어 작전이 실패하고 전세가 기울어지자 정신적으로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발작적으로 입안했던 것이라 참모들도 모두 켐프를 미친 사람 보듯이 봤던 것을 생각해보면, 라인하르트가 처음부터 이런 간단하지만 과격한 작전을 이제르론 공격군이 써주리라 기대했다고 보기에는 인선부터 잘못되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 정도로 발상의 전환이 가능할 지휘관은 작중에서는 동맹의 양 웬리와 제국의 라인하르트 정도고, 굳이 상상력을 발휘해보자면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 정도일 것인데, 정작 실행을 맡은 것은 전술가로서는 뛰어날지 몰라도 그 이상은 아닌 켐프였으니...

또한 작전은 처음부터 "(1) 이제르론 요새'를' 박살내고 (2)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이제르론을 파괴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고 해도, 가이에스부르크를 파괴해도 좋다는 지시는 내려진 적이 없다. 이제르론과 가이에스부르크가 공멸한다면, (1)은 만족시켰으나 (2)는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최종 평가가 "결과적으로 좋았으니 됐다."는 것으로 처리될 것인지, "작전을 어기고 제멋대로 움직여서 요새를 자멸시켰다."는 혹평을 받게 될 것인지, 이 시점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상부의 감정에 따라 임의적인 평가가 횡행하는 제국군의 체계에서 이처럼 명령을 폭넓게 해석하는 자율적인 발상은 태어나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작전 시작 얼마 전에 있었던 문벌대귀족 숙청으로 라인하르트 반대파가 전멸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런 참패가 문제가 되지 않을 리가 없을 것이다. 사실 라인하르트 파가 장악한 상황이라고 해도 이런 참패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노릇이다. 사실상 라인하르트가 평소에 마음에 안 들던 샤프트를 비리로 구속시키면서 작전 실패의 모든 책임까지 덤터기로 떠넘기는 정치적 속임수를 저질렀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작전에서 라인하르트가 범한 가장 큰 오류는 명확한 전략적 구상 없이 그저 '할 수 있으니까 해 본다'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일단 이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후속작전을 통해 시행되어야 할 전략적 목표가 제시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물론 이 시점에서 이제르론 요새와 주류함대 및 양 웬리를 제압하거나 무력화 하는 데 성공할 경우 제국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게 되므로 완전히 무의미한 전투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하나의 작전이 성공하면 후속작전을 통해 전략 차원에서의 승리를 확실히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작중에서는 이에 대한 고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전술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라인하르트에게는 사실상 딱히 이겨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던 것으로밖에는 안 보인다. 상대를 압도하는 전력을 동원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상대와 비슷한 규모의 전력만을 투입하는 행위 자체가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군 지휘관이 할 짓이 아니다. 더구나, 제국령 침공작전 당시 상당히 유리한 상황에서도 양 웬리에게 농락당한 적 있는 켐프가 동등한 상황에서 양 웬리에게 승리할 것을 기대했다면... 도저히 라인하르트답다고는 할 수 없는 어리석은 판단일 것이다. 요새의 성능은 어쩔 수 없더라도 함대 규모면에서는 이제르론 주류함대를 압도할 만한 병력을 보내거나, 그게 힘들면 작전을 피하는 것이 옳은 상황이었는데도 굳이 승산도 별로 없고 의미도 별로 없는 싸움에 병력을 파견한 행태는 심심풀이 삼아서 켐프와 180만명의 장병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 없을 정도. 무엇보다도, 별 의미없는 출병으로 병력만 소모하는 행태는 라인하르트가 그토록 비웃던 구 문벌대귀족들의 전쟁놀이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포로교환 당시 라인하르트의 연설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해서 얻은 200만 장병의 지지를 이 싸움 한번으로 날려버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

이 연장선상에서, 제 8차 이제르론 공방전은 수송선단 습격전과 함께 라인하르트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일수도 있다. 군사적 기량에서는 양 웬리에게 뒤지지 않는 라인하르트지만 성격적인 문제 때문인지 종종 어처구니없는 오판을 내리는 경우가 있는 것. 양 웬리의 경우 실수로 인해 아군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례가 거의 없지만, 라인하르트의 경우 종종 부하의 잘못된 건의를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받아들였다가 엄청난 피해를 입은 뒤 부하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사례가 보인다.

힐데가르트도 그런 걸 궤뚫어보고 막으려했지만 당시 라인하르트는 키르히아이스가 죽고 난 다음에 좀 막가파가 되면서 인명을 소홀히 하던 게 극에 달했고 이젠 그에 대하여 함부로 막자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작전안이 통과되고 키르히아이스 무덤에 성묘하러 가면서 '당신이 있었더라면 이런 무모한 작전도 없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4.3 샤프트의 책임

결국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진 인물은 "라인하르트가 평소에 마음에 안 들어하던" 안톤 힐머 폰 샤프트 뿐이다. 물론 샤프트의 비리와 잘못도 크기는 하니까 그 자체로도 벌 받을 만한 일이기는 한데, 따지고보면 그거랑 작전 자체는 아무 상관도 없으므로 작전의 실패 문제는 샤프트에게 적당한 죄를 덮어쒸워서 처벌하는 것으로 유야무야 넘어간 셈이다.

"작전 실패는 내 책임이 아니고 일선 지휘관이 잘못해서…."라는 샤프트의 변명은 확실히 매우 아니꼽기는 하고 도의적으로 할 말이 아니지만, 그 논리 자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샤프트의 제안은 "거대 요새를 워프시켜서 대항한다."는 것이었는데 이것 자체는 아무튼 성공했으며 따라서 이 작전에서 그가 맡은 책임은 완수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 작전 지휘에서 켐프가 부족했다는 것은 라인하르트 자신도 작전 도중에 발언한 바 있다.

4.4 전략적 문제

사실 워프 이동이 가능하게 개조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굉장히 무서운 병기가 되기는 했다. 물론 기술적으로 불안정하고 '거함거포주의' 특유의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이 만한 규모의 요새가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전술적으로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

이걸 이제르론 요새와 맞짱뜨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 패착이다. 어떻게 보면 함대결전사상 같은 것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발상이며, 이런 발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굉장한 비용을 들인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낭비하는 꼴이 됐다.

이제르론은 근소한 차이지만 가이에스부르크 보다 더 강해서 양자가 맞붙으면 공멸하기 쉽고, 승부는 장담하가 어렵다. 그러나 가이에스부르크에게는 워프엔진이 달려 있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면 가이에스부르크를 되도록 이제르론과 맞짱뜨지 않도록 아끼면서 다른 지역에 투입하는게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비슷한 사례로 손빈의 마차경주 고사를 보자. 나의 하등마는 적의 상등마와 경주시켜 적의 상등마를 낭비시키고, 나의 상등마로 적의 중등마를, 나의 중등마로 적의 하등마를 이겨서 2승 1패의 승리를 거둔다.

여기서 가이에스부르크와 이제르론은 둘 다 상등마에 해당하고, 일반 우주함대는 전력상 그보다 떨어지는 중등마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동성까지 갖추고 있다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이길 수 있는 적을 잡는데 쓰면 족하지, 이길지 질지도 모르지만 불확실한 강적과 일부러 싸우러 보낼 필요는 없다.

특히 이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전장이 있으니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이다. 이 전쟁에서 강력한 화력을 살려서 데스스타처럼 행성 같은 거대 거점을 공략하는데 활용하거나, 막대한 물자저장능력을 살려서 중간보급기지로 운용했다면 상당히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막대한 유지비를 잡아먹을만한 대형 요새가 한큐에 사라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간의 긍정적인 면도 있을지도

4.5 영향

외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제국군은 신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무의미하게 공세에 나섬으로서 '정권 지도자가 로엔그람으로 바뀌건 말건 제국은 제국, 로엔그람 역시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의식을 자유행성동맹에게 심어주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작중에서는 자유행성동맹이 라인하르트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오히려 골덴바움 왕조의 은하제국 정통정부까지 후원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으나, 이 공방전이 있기 때문에 동맹을 선제공격 한 것은 라인하르트 쪽이 되었다. 라인하르트가 사령관으로서 동맹에게 크게 타격을 입힌 것은 제국령 침공 작전이 먼저이지만, 이 작전은 동맹의 선공이었고 방어전이었으므로 라인하르트 쪽에 정당성이 있다. 하지만 이 전투는 단지 '신무기 시험' 이외에는 별다른 명분이 없으며 그야말로 전형적인 은하제국의 일방적인 선공이다.

자유행성동맹 입장에서는 이 사건으로 라인하르트 역시 골덴바움 왕조처럼 동맹과의 공존의사가 전혀 없는 군사적 모험주의자이며, 동맹과 화해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으며 실제로 그러했다.

마지막으로 이 작전은 로이엔탈의 라인하르트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미 키르히아이스 사건때에 있었던 일로 로이엔탈에게 야심을 품게 했는데 이번 일로 그 마음이 심화가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4.6 작외 관점

아무래도 이 전투는 '분량 늘이기'를 위해 급조된 에피소드로 보이며, 이 때문에 일부러 이야기를 꼬아 놓으려는 상당히 불합리한 묘사가 많이 나타난다. 사실상 이 권을 누락한다고 해도 전체 플롯에서 큰 문제는 없고, 그 성격상 본편보다는 외전에 가까운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이 '제 8차 이제르론 공방전' 하나만으로 작품 전체의 개연성이 상당히 손실된다고 볼 수도 있다.
굳이 의의를 찾자면 율리안 민츠가 일개 당번병에서 장래성있는 전사로 레벨업했다 정도... 그리고 양 웬리의 화려한 전적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줬다.

5 게임에서의 묘사

5.1 은하영웅전설 4EX

은하영웅전설 4EX에도 이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시나리오로 시작할 경우에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제국군 함대가 배치된 상황이고, 이제르론 요새 함대는 메르카츠가 지휘하고 있다. 더불어 양은 하이네센에서 병력을 거느리고 열심히 날아오는 중.(…) AI의 한계 때문인지 양이 도착하기 전에 전쟁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함대 하나 없이 요새 주포끼리 치고받아도 이제르론이 이긴다.(…) 다만 이제르론 요새도 걸레짝으로 변해버리며, 방어력 및 대공사격능력, 조병창 등이 상당수 파괴되므로 결론은 상처뿐인 승리다.

더불어 요새 대 요새 전투 이전 시나리오에서도 볼 수 있다. 립슈타트 전역이 마무리 된 후 샤프트가 이 계획을 제안하는 이벤트가 나오는데, 누가 재상이건 대화하는 것은 원작과 똑같다. 그리고 30일 후에 이제르론 요새로 워프 쓩~ 근데 함대는 따로 보내야 된다.(…) 그래서 계획을 면밀하게 세우지 못하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만 먼저 가서 떡실신 당한 후에 함대가 도착해서 각개격파당하는 꼴이 연출된다. 그 이후 시나리오의 경우 이제르론 회랑에 파괴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모습만 남아있다. 만약 제국군이 이긴다면? 이제르론 요새는 남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파괴된다. 점거 커맨드를 사용해서 이제르론 요새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둘다 멀쩡한 상태에서 이제르론을 점령해도 자동으로 가이에스브루크는 괴멸한다 뭥미

작중에서 이제르론 요새가 입은 피해나 복구상황이 명확히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을 앞두고 이제르론 요새의 탐지능력이 떨어져서 군함을 이용한 초계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언급이 등장한다. 일단 두고두고 문제가 되는 동맹의 예산크리를 생각해보면 단기간에 복구할만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으로 본다. 실제 게임에서도 이제르론 요새의 방어력은 55,000인데 다음 시나리오에서 선택하면 30,000으로 급감해있다. 게다가 이것도 후하게 쳐준 것인데, 실제 요새 대 요새 시나리오에서 좀 밀린다 싶으면 이제르론 요새의 방어력이 10,000대 정도로 떨어져서 하이네센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5.2 반다이남코판 은하영웅전설

반다이-남코판 은하영웅전설에서 제국군이 사용하는 전술은 소설과는 판이한데, 게임 상의 제국군은 이제르론 요새의 주포를 차단하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만이 주포를 발동하는 상황을 만든다.

원리인즉,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이제르론 요새보다 두 배 가까이 무거우므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이제르론에 충분히 접근하면 이제르론 요새의 장갑을 이루는 액체 금속 장갑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인력에 이끌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향하고 있는 이제르론 요새의 요새 주포를 침수시킨다는 것. 한편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이제르론의 질량이 작은 만큼 인력이 적게 작용하고, 유체장갑의 표면 위로 구조물이 드러나있는 특성상 요새 주포를 계속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중 이제르론은 토르해머를 발사할 수 없고 부유포대만 작동한다.

이 부분은 애니메이션에서 일부 차용한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가속 전진시켜서 인력을 강화시키고, 계속 주포를 발사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이제르론의 액체금속장갑을 흡수하여 규모를 약간씩 증가시키며, 이렇게되면 표면이 요동을 치면서 부유포대로 이루어진 이제르론은 주포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차라리 애니메이션 그대로의 설정인 접근시 만유인력으로 인한 썰물현상이 더 현실적이다. 원작에서 이제르론보다 작다고 분명히 써 놓은 가이에스부르크를 왜 더 크게 만들었는지는 미스테리. 추가유체장갑 같은걸 끼얹나

IF 시나리오를 어느정도 반영하는 게임의 특성상 제국, 동맹 양 쪽 캠페인에 IF 이벤트가 있다. 제국군 캠페인에서는 켐프를 살릴 수 있다. 승리 조건을 충족시키는 시점[41]에 켐프 함대가 가이에스부르크에 입항해 있지 않으면[42] 뮐러의 설득에 응해 탈출한다. 이 경우 오딘으로 귀환하는 것을 묘사하는 부분이 좀 황당한데, 함대는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나마 사령부가 건재하니 질서있게 퇴각할 수 있었으며 뮐러가 잔존병력을 독려하는 것을 지켜보던 켐프는 "자네와 병사들의 눈빛을 보니 벌써 다음번 출전할 의지가 샘솟는군!"이라고 지껄인다. ...반성 좀 해라. 카이저의 E

동맹 측 캠페인에서는 응웬 반 티우가 함대/분함대지휘관으로 출격할 경우 원작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추격을 벌이다 전사한다. 함대 참모로 출격하거나 아예 출격하지 않을 경우 살아남아 그대로 남은 캠페인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랄콘은 스테이지 종료 후 싱글 게임용으로 등록되긴 하지만 캠페인에서는 순살등장하지 않는다.
  1. 이런 생각은 자유행성동맹의 브루스 애쉬비를 통해 요새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형 군사거점을 건설해야 한다고 최고평의회에 건의했으나 동맹의 고질적인 경제적 역량 부족 문제로 함대 전력을 강화시키는데 그쳤다.
  2. 은하제국군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들이 만들고 자신들이 관리한 이제르론 요새의 힘을 잘 알고 있어 동맹군이 거의 와해되었어도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3.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우선권이다. 건설된 지 수십 년이 지나 내부 시설 일부가 노후화되어 수리가 필요했으나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손도 못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4. 처음에는 함선 몇 척씩 시작된 충돌이 가까운 아군을 부르다보니 몇 백, 몇 천척이 모여
  5. 당연한 소리지만 새로운 부대를 만들때 신병으로만 편성할 수는 없다. 통상적으로 전투경험이 있는 고참병들을 다른 부대에서 차출해 신병들과 섞어 편성한다. 다만 이 시기에는 부대 재편성을 위해서라지만 제국군과의 최전선인 이제르론 요새에서 너무 많은 숫자의 숙련병을 빼버린 탓에 신병 숫자가 너무 많았다.
  6. 특히 모함에서 발진한 전투정 스파르타니언의 반수 이상은 전투는 커녕 그야말로 자멸에 가까운 최후를 맞이했다.
  7. 이제르론에 주둔한 동맹함대는 동맹군에서 최정예로 분류되는 양 웬리 함대이다보니 동맹군의 속사정을 모르는 제국군 지휘관들은 양 웬리의 계략이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자신들을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는 두려움을 품었다.
  8. 여담으로 당시 아텐보로 소장 함대에는 양 웬리의 양아들인 율리안 민츠 준위가 스파르타니안의 조종사로 처음으로 실전을 경험했는데, 첫 출전에 아군이 밀리는 위기의 상황에서 제국군 순양함 1척과 전투정 발키리 3기를 격추하며 일약 소년영웅으로 칭송받게되었다.
  9. 이제르론 요새가 완공되기까지 4년이 걸리고 건설 중 불어난 건축비 문제로 건설 책임자가 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
  10. 하지만 샤프트가 매우 '능숙한 정치적 역량'으로 기술 관련 보직에만 종사함에도 무려 제국군 대장까지 승진한 인물임을 볼 때, 나름의 극적 분위기를 연출시키기 위해 말도 안되는 제안을 꺼냈다가 '숨겨둔 차선책'을 꺼내기 위해 일부러 연극을 한 것으로 보인다.
  11. 당시 은하제국은 국내에 3개의 요새를 가지고 있었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가르미슈 요새, 렌텐베르크 요새로 가르미슈와 렌텐베르크는 립슈타트 내전을 거치며 요새 내외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거대한 운석에 굴을 파가며 만든 렌텐베르크나 인공구조물 몇 개를 엮어놓어 만든 가르미슈 따위를 이제르론 앞에 놓아봐야 광속 삭제될것이 분명하니 남는 것은 가이에스부르크 뿐이다.
  12. 다만, 켐프가 패배를 하더라도 로이엔탈이나 미터마이어가 패배하는 것보다 피해가 덜 할 것이라는 생각도 반영되었다.
  13. 제국군은 돌아가는 동맹 함대를 일부러 놔두었다. 돌아가서 이 엄청난 사실을 생생하게 전달하라고.
  14. 하이네센에서 이제르론 요새까지 오는데만 편도로 4주가 걸린다.
  15. 양 웬리 부재중 이제르론 요새의 지휘는 요새 사무감 알렉스 카젤느 중장이 담당해야만 했다. 나머지는 준장, 소장급의 분함대 지휘관들이라 요새 전체를 지휘할 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 양 웬리를 대신할 인물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양 웬리를 불러들인 탓에 요새 사무감이 지휘를 전담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이 된 것이다.
  16. 이때 자유행성동맹군을 반란군으로 부르려다 동맹군으로 정정했다. 로엔그람 집권 이후 바뀐 제국군의 태도를 반영하는 부분이다.
  17. 이제르론 요새에 대한 설정이 소설판과 애니매이션판이 각각 다르기에 소설판에서는 제국군은 공병대와 장갑척탄병 연대를 동원하여 이제르론 요새 외벽에 상륙하여 구멍을 뚫으려 시도했고, 애니매이션판에서는 유체장갑층이 추가되었기에 양군 모수상고속정 같은 장비를 타고 백병전을 벌이는 형태로 묘사됐다.
  18. 요새 지휘와 함대 지휘 모두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양 웬리가 자리를 비웠는데 사령관 대리로 임명된 카젤느 소장은 전문 분야가 후방, 보급 등 사무직이라 대리직을 맡았어도 방어지휘관 쇤코프의 보좌아래 요새 방어를 지휘하는 것도 벅찼다. 피셔, 어텐보로, 반 티우 등은 어디까지나 분함대 지휘관들이라 전체를 움직일 능력이 있는 사람은 메르카츠 중장밖에 없었다.
  19. 여기서 을지서적 판의 '황제가 뒈졌습니다'와 더불어 초월번역으로 볼 수도 있는 표현이 등장한다. '뮬러 새끼를 구해내라(..)' 서울문화사 판에선 '애송이 뮐러를 구하라',이타카판에서 '뮐러 자식을 구해와라' 라고 심심하게(?) 번역되었다.
  20. "경은 선전했다. 하지만 아무런 전과도 없이 선전했다는 거다. 앞으론 후방에 물러나 있도록! 알겠나!"
  21. 양 웬리가 요새에 없다는 말이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이제르론 요새에 양 웬리가 없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다 죽어가는 동맹군 상황상 최고지휘관이 최일선을 비우고 다른 곳에 가있다는 사실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러니 '양 웬리가 요새를 비웠다는 신빙성 없는 거짓'을 말하라 명령받았다는 것은 정말로 양 웬리가 요새에 없기 때문에 이를 숨기려는 것.
  22. 지금 시국에서 양 웬리가 요새가 없다는 것은 황당한 소리이며 거짓 정보로 아군 함대를 분산시키려는 양 웬리의 수작이라고 반론했다.
  23. 이 일을 두고 제국 역사가들은 미터마이어가 뮐러와 같은 처지였다면 그는 철수하지 않고 굳세게 양 웬리를 잡아서 전투를 일찍 끝내고 역사를 바꾸었을 것이라 평했다. 하지만 미터마이어는 이런 평가에 "나라도 그런 처지였다면 뮐러와 똑같이 사령관 명령을 듣고 물러섰을 것이다." 일침을 내렸다.
  24. 은하제국은 가이에스부르크를 잃어도 손해가 아니다. 제국 신민 탄압의 상징이자 만든지 오래되 여기저기 손볼 곳만 많은 돈 먹는 하마인 반면 이제르론 요새는 동맹령 진입을 막는 최후의 방벽이니 둘을 충돌시켜 둘 다 사라지면 은하제국으로써는 정말 큰 이득을 보는 것이다.
  25. 애니에서는 동맹군 이제르론 주둔함대가 연기하는 장면을 추가했는데, 출격하자마자 제국군의 사격이 쏟아지니까 유체경면장갑 아래로 다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후, 유체장갑 바로 아래에서 잠시 대기하다 재출격하는 식으로 묘사하였다.
  26. 요새와 함깨 출격한 함대는 약 1만 6천척, 제국군의 패배가 확실시 되었을 때까지만해도 약 4천 척 가량이 살아있었으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대폭발과 추가적인 공격을 맞으며 약 7백여 척만이 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7. 전투 막바지, 동맹함대의 엄청난 포격과 이제르론 요새의 토르해머를 정면으로 얻어맞으며 유체장갑이 증발되 타격을 입는 기가 막힌 능욕을 당하다 요새 중심부에 위치한 융합로까지 타격이 가해지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28. 전투중 전사했음으로 2계급 추서되어 원수가 되었어야 하나 너무나도 크게 패배하여 처벌의 의미가 포함되어 1계급 추서로 마무리 되었다.
  29. 사령관 켐프가 전사한 이상 부사령관 뮐러가 패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라인하르트는 판단하였으나 키르히아이스의 머리카락이 담겨진 펜던트를 보고 키르히아이스를 떠올리며 그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뮐러를 용서하리라고 여기고 그걸 되새기며 책임을 묻지 않았다. 애니에서는 오베르슈타인이 뮐러도 처벌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키르히아이스가 자길 부르는 환각을 본 라인하르트가 용서했다. 이걸 보고 오베르슈타인이 힐데가르트에게 그대가 직언했냐고 묻는데 그녀는 키르히아이스 제독께서 부탁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30. 계급 추서되었음은 분명하긴 한데 골덴바움 왕조처럼 2계급을 올려줬는지 아님 1계급을 올려줬는지 나오지 않는다.
  31. 본인은 자신이 페잔을 어느정도 이용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을지 모르나 현실은 페잔쪽이 일방적으로 이용하다 샤프트가 저지른 비리 내역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국 정부에 흘려 샤프트를 제거했다.
  32. 다만 양 웬리의 명령을 무시하고 응웬과 아랄콘이 각자 함대를 지휘하여 패주하는 제국함대를 추격하던 중,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의 기습작전에 의해 괴멸되었다. 응웬과 아랄콘은 전사했으며 지휘하던 함대 약 5천척도 상당수 격침되었다.
  33. 쌍방간 퍼부어대던 요새포의 여파로 유체금속층이 증발했고, 제국군의 작전에 휘말려 요새 장갑층이 대거 파괴되었으며 요새 방어포, 정찰위성 또한 큰 피해를 입었다. 다만 파괴된 가이에스부르크의 유체금속층을 회수하여 오히려 이전보다 두터워졌을 가능성도 있다.
  34. 제국군의 대병력이 침공해온 시점에서 요새 사령관 양 웬리를 사문회에 소환한 책임을 지고 사임, 다만 어디까지나 트뤼니히트의 바지사장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을 뿐이라 말이 사임이고 좌천이지 다른 자리를 배정받았다.
  35. 네그로폰티 국방위원장의 좌천 소식에 발빠르게 트뤼니히트에게 뇌물을 바치며 환심을 샀다.
  36. 후일 이제르론 혁명정부를 상대로 인질극이나 벌이며 폐하와 다른 장군들의 전쟁놀이 자존심에 수백여만 장병을 죽게했다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37. 단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은 개인의 성격과 별개로 감정적으로 자극받아 전략 전술 면에 있어서 실착을 두는 일은 거의 없는 완성도 높은 장수들이므로 켐프같은 참사를 불러일으키기 전에 수습하여 퇴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38. 물론 이 시기에는 아직 라인하르트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미 꼭두각시 황제를 즉위시켜놓고 제국의 모든 것을 통솔하는 실질적으로 황제나 다름없는 상황이니.
  39. 그러나 켐프나 뮐러를 선임한 것이 그렇게 말도 안되는 인사인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이 전투에서의 삽질로 인해 켐프가 엄청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전까지 켐프는 꽤 괜찮은 전적을 쌓은 준수한 장군이었다. 양 웬리한테 패하기는 했지만 제국군 장성 중에서 양 웬리하고 싸워서 안털려본 장군도 딱히 없으니 이걸로 켐프가 무능하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켐프가 양 웬리에게 참패한것도 아니다. 양 웬리가 추격하지 않고 후퇴한 덕분이긴 하지만 여의치 않은 전황에 켐프는 열폭하지 않고 후퇴하여 재정비한다는 정석적인 판단을 내리고 추격당할것까지 대비했다. 이것 뿐이면 동맹함대들을 바른 다른 제독들에 비해 평가절하당할수도 있겠지만 곧이어 암릿처 성역회전에서 양 웬리는 미터마이어에게 선빵날라고 비텐펠트를 작살냈으며 후퇴하는 아군의 후미에서 압도적인 제국군을 상대로 버티다가 무사히 빠져나간 것으로 라인하르트이하 제국군 장성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적장과 싸웠다가 불리해서 피해를 줄이고자 물러난게 큰 흠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40. 사실 오베르슈타인의 인사가 말도 안 되는 것은 켐프나 뮐러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별 같잖지도 않은 정치적인 이유로 일부러 전쟁에서 최선의 수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는 라인하르트의 캐릭터 성격과도 상당히 걸맞지 않는다.
  41. 보통 이제르론 주둔함대를 전멸시킬 즈음. 전투 종료 후 양 웬리의 원군이 도착해 뜬금없이 열세에 몰리는 이벤트로 넘어간다.
  42. 켐프, 뮐러 둘 다 나와있거나 뮐러가 입항해 있을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