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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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下座 (どげざ)

일본어. 땅 위에 바싹 엎드려 하며 사죄하는 행동. 맹호락지세라 불리며, 상대방을 위협할 때도 사용된다. 국내에서 비슷한 뉘앙스를 가진 단어로는 석고대죄가 있다. 자리를 깔고 엎드려 죄를 받기를 기다린다는 뜻.[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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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의 평범함을 동경하는 니트 알바생

1 설명

간단히 말하면 일본식 절. 일단 이라는 범주 안에 포함되지만, 도게자는 좀 더 사죄하는 상황에 특화되어 있다. 한국에서의 절이 보다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의 절은 무언가 저지르고 사죄하는 상황에 한해서 사용된다. 꽤 불편해 보이는 동작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팔을 쭉 펴고 절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면 한 번 아래 참고 영상과 설명을 보고 따라해보자.

그 역사는 삼국지 위서 왜인전에서까지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2] 굉장히 오래된 풍습. 근세까지만 해도 서민들이 귀족 앞에 서면 당연히 이 자세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으로 사민평등이 어느 정도 공고해진 이후, 인사로써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2 현대

현대의 도게자는 정말 수습 못 할 사고를 쳤다거나 매우 곤란한 부탁을 할 때 (예를 들자면 "딸을 저에게 주십시오!!"라든가…) 취하는 행동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뭔가(?) 저질렀다 하더라도 도게자는 단순한 사과가 아닌 행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굴욕이기에 웬만해서는 보기 힘들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당사자에게 직접 찾아가서 개인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높으신 분들은 잘 하지 않고, 하더라도 보통 그 아랫 사람들이 대신한다. 미나마타병 사건 때 피해자 단체가 해당 회사의 사장에게 이걸 요구했다가 "그건 좀 심한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 수십 명의 목숨보다 중요한 가해자의 명예

다만 기업들이 사죄를 위해서 '공개적으로 도게자를 하는 행위'가 늘어나면서 도게자 풍습이 널리 퍼져나가서, 극단적인 사죄 행각이긴 하지만 상당히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면 도게자를 하는 것도 반쯤 상식으로 굳어진 경향이 있다.

창작물에 나온 가장 극단적인 도게자라면 역시 도박묵시록 카이지에 나온 달군 철판 위의 사죄가 있다. 번역이 저렇게 되어서 그렇지 원래 명칭은 야키도게자(焼き土下座, 철판구이 사죄)로 좀 더 직관적이다.

이외에도 이지메를 할 때 피해자에게 사람들 앞에서 이걸 시킨다든가 하는 식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혹시라도 따라하지 말자. 실제로 타인에게 도게자를 강요해서 사법처리된 사람도 있다니 주의 #

여담으로 이 도게자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전직 일본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일제 강점기 자체에 사죄드린다며 한국 정부에 도게자를 한 일이 있었다! 정확히는 유관순 열사가 썼던 방에 헌화하고 나오는 길에 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하토야마 유키오 문서 참조.

3 참고 영상

올바른 도게자 방법을 설명해주는 영상. 출연자는 라멘즈. 물론 믿으면 곤란하다.

위의 영상을 동방프로젝트 버전으로 패러디한 영상.[3]

1. 무언가 저지릅니다.
2. 눈으로 면목이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간절한 눈매가 포인트입니다.
3. 단숨에 다섯 걸음 물러납니다.
4. 바지의 무릎 위 15cm 쪽을 잡고 고관절의 바로 아래까지 들어 올립니다.
5. 주로 쓰는 다리쪽 무릎부터 바닥에 붙입니다.
6. 손을 바닥에 붙입니다. 이때 손은 팔(八)자가 되는 게 이상적입니다.

2부터 6까지는 상대의 눈을 보면서 하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7. 머리를 바닥 위 1센티 정도까지 한 번에 내립니다. 이때는 머리가 흐트러진 편이 효과적입니다.
8. 이 자세 그대로 잠시 경직. 저지른 정도에 맞춰 시간을 조정합시다.
9. 상대가 "이제 머리를 들어"라고 해도, 두 번 사양 합니다. 그냥 일어나버리면 도게자의 무게가 나타나질 않습니다.
10. 상대가 당신을 일으켜주면 충분히 용서를 했다는 증거입니다. 일부러 엉거주춤하게 일어납시다.
11. 이때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그렁거리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사실 반성하지 않고 있는 걸 들키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12.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가 나오면 도게자가 성공한 겁니다.
13. 하지만 여기서 방심은 금물입니다.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가 훼이크라면 상대가 당신의 태도를 확인하기 위해 되돌아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면목 없는 표정을 당분간 유지합시다.
14. 상대가 완전히 간 것을 확인합니다.
15. 무릎을 두 번 텁니다.
16. 상대를 향한 모욕을 담아서 침을 뱉어줍니다. 이때 가래를 뱉어선 안됩니다. 의미가 달라집니다.

여기까지가 도게자입니다. 확실히 뱉어줍시다.

믿으면 곤란하다지만 굉장히 적절해 보인다.

4 대중문화 속의 도게자 관련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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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일본 창작물에선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에다 강도를 더 높여서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일본에서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일본에 가 본 적도 없고 일본 문화도 모르는 생판 외국인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인마냥 도게자를 하는(...) 모습도 상당히 자주 보인다.

5 여담

  • 넷상에서 도는 한국 결혼식 사진을 보고 '신랑은 무슨 잘못을 해서 신부 부모님에게 도게자까지 하냐?'라고 물어보는 일본 네티즌도 있다고 한다. 절하는 행위에 대한 양국의 관점차를 볼 수 있는 대목. 일본에서 장인어른한테 절(도게자) 하는 건 도저히 성사가 안 될 것 같은 혼인을 간청할 때, 염치불고하고 간청하겠다는 의미로 올리는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결혼식이 성사되고 나서 모두가 백년해로하는 행복한 결혼식을 축복해주는 장면에서 감사의 의미로 장인어른한테 절(큰절)을 올리는 것. 재미있게도 절하는 행위에 담긴 의미가 정반대이다.
  • 만화 센고쿠의 등장인물 혼간지 켄뇨[8] 이 행위에 대해 "도게자는 돈 안든데이!(土下座は無料や!)"[9]라는 실리주의적 대사를 남겼다. 같은 작품의 외전 <오케하자마 전기>에 등장하는 오다 노부나가는 "나의 도게자는 죽어가는 자, 내가 죽일 자에게 할 뿐(我の土下座は死にゆく者か、我が殺す者にのみ)"이라는 무시무시한 대사를 남겼다. 실제로 작중의 노부나가는 외전에서는 오다 노부토모와 오다 노부미츠, 그리고 오케하자마 전투에서 전사한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수급에 도게자를 했다.
  • 요즘 넷상에서 사용하는 말 중 이 행동과 비슷한(?) 말로는 데꿀멍 정도가 있다.
  • 타무라 유카리의 경우 프로그램 연장을 위해 사용하였다. 콘서트 앙코르나 공개 라디오에서 쓸 때마다 효과를 보는데 왕국민을 비롯해 사회자나 스탭까지 종종 말려들기도 한다.
  • 은혼 애니판의 제작진들과 성우들은 고위 관계자가 양복을 입고 출근하면 '아 어딘가에 사과하러 가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항목 참고.
  • 일본 정치인들이 각종 망언과 역사왜곡이 혈안이 된 와중에 93대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유키오가 2015년 8월 12일 대한민국 서대문 형무소를 찾아 일본의 잔혹한 행위에 사죄하고 도게자를 했다.
  1. 석고대죄는 죄를 지은 사람이 계층적으로 아래에 있다는 뜻이 강하고 현대엔 무릎꿇기에 밀려 쓰이지 않는다
  2. 대인을 보면 공경하는 바가 단지 손을 잡고서는 꿇어 절하는 것뿐이다.(見大人所敬, 但搏手以當跪拜.)
  3. 도게자를 시행하는 해당 캐릭터는 작중 도게자로 유명하다(...) 아래 캐릭터 목록 참조. 각주를 보다시피, 정확히는 그냥 무릎만 꿇었을 뿐인데 어느새 도게자로 인식되어버렸다(...)
  4. 정확히 말하면 나중에 눈치채기는 했는데 이미 늦었다.
  5. 근데 쥬시마츠는 그냥 별명으로만 놀렸으며 TO☆TTI!! 토도마츠가 다른 형제들을 처박아 넣은 사이 쥬시마츠만 유일하게 화장실에 가두지 않았다. 그리고 쥬시마츠는 커피 얼룩을 닦아내는 선행을 한다.
  6. 사실 도게자도 뭣도 아니고 그냥 무릎 꿇은 것뿐이다. 하지만 그 '무릎 꿇은 자세'조차 당시 팬덤 내에서 세계관 최강자로 통했던 이 캐릭터의 입지를 고려하면 대단히 파격적인 전개였기 때문에 도게자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진짜 도게자를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
  7. 현장 근처에서 피투성이인 채로 나타났는데 의심 안 하는 게 더 이상하지만...
  8. 물론 실존인물이기도 하나 실제로도 이랬다는 증거는 없기에 만화 인물로 설명한다.
  9. 노부나가를 완전히 포위해놨는데 아사쿠라와 아자이는 공가(公家)를 대동한 자리에서 노부나가로부터 교토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과 큰절을 받고 부대를 철수했다. 이에 빡쳐서 내뱉은 대사. 정발판 번역은 "절 한다꼬 돈 나가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