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병

이 문서는 과거 전쟁의 병과로서의 활잡이에 관한 것입니다. 활잡이 속성에 대해서는 활잡이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1 개요

弓兵. 을 무기로 다루는 병사. 궁수(弓手)라고도 쓰며 영어아처(Archer)나 보우맨(Bowman) 등으로 쓴다.

2 현실의 궁병

고대~근세까지의 전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보병의 엄호를 받으며 멀리서 적군을 잡는 역할을 했다. 집단전에서 투사무기의 보조를 받느냐 못 받느냐의 차이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데, 쉽게 말해 반지의 제왕 원정대에 레골라스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보면 된다.그 분은 좀 심하게 먼치킨이지만... 플래시게임으로는 이걸로 한 번 체험해 보자. 중세까지 최고의 투사무기는 단연 이었다.

특히 대 보병전에 탁월한 기병이 속도가 빠르다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을 타고 있는 큼지막한 표적이라 전통적으로 궁병에게 상당히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근접전으로 들어가 버리면 궁병이고 포병이고 다 썰어 버리지만 궁수부대의 일반적인 일제사격 사거리인 100~150m를 통과하는 동안 최소한 3~4번의 일제사격을 뒤집어 써야 한다. 때문에 제아무리 정예기병대라 하더라도 장창병과 궁수부대가 유기적으로 잘 조합된 보병 방진에 어설프게/무식하게 돌격할 경우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기병으로 구성된 북방 유목민족과 맞설 일이 많았고, 아울러 산지 지형이 많아 산성이나 읍성을 중심으로 한 수성/공성이 주요 전쟁 양상이었기 때문에 활이 매우 중요시되었다. 산해경이나 삼국지 위지 동이전로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많은 기록에서는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의 뛰어난 궁병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 이르면 활쏘기는 선비의 기본 소양일 뿐 아니라 기생과 같은 아녀자들까지도 취미로 활쏘기 내기를 할 정도로 대중적으로 보급되었다. 오죽하면 일제가 조선을 병탄한 후, 조선총독부에서 내린 치안 관련 칙령 중 하나가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활을 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으니. 그래서 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뛰어난 궁수들이 많다. 명궁 항목 참조.

서구에서는, 고대엔 크레타 궁병이 유명하였고, 중세에는 영국군장궁병이 유명하였다. 궁사는 대체로 평민 계층(자영농민인 젠트리, 요먼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활이 나름대로 비싸고 이정도쯤 되는 계층이면 그럭저럭 군사 훈련을 할 여력이 되는 중류층이기 때문인 듯하다. 영국에서는 이것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활쏘기만 하라는 것을 국가 정책으로 삼기도 했으며, 이렇게 훈련한 덕인지 일반적으로 이 사람들은 팔과 상체 근육이 약간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발달되어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시대 궁병들의 유골을 발굴해서 보면 어깨뼈의 형태 자체가 일반인과 다르게 변형되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

궁병 최대의 장점은 양성 비용이 대체로 싸다는 것이다. 활의 가격은 재질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중갑과 금속무기보다는 훨씬 쌌다. 궁술 역시 백병전에서의 컴뱃 스킬(combat skill)보다는 훨씬 단시간 내에 습득이 가능했기 때문에 전사계층이 아닌 징집병들도 빠른 기간 내에 기본적인 기술(basic ability)을 익힐 수 있었다.참고 영상 일반적으로 투사무기들이 근접무기에 비해 교육기간이 짧은 편인데, 활은 투사무기 치고는 배우기 어려운 편이지만 그래도 근접무기에 비하면 매우 빠르게 배울 수 있다. 개개인의 명중률도 전쟁에서처럼 집단으로 운용할 경우 탄막을 펼치는 식으로 어느정도 보완이 된다. 일개 징집병들이 전장에서 레골라스마냥 뛰어다니고 할 필요는 없을 테니 말이다.

투석병의 경우에는 활에 비해 무기인 투석구의 제조와 투척할 돌멩이 수집은 활과 화살에 비해 그야말로 공짜나 다름없을 정도로 쉽고 싸게 준비 가능하며, 위력에 대해서도 활을 능가했지만 제대로 써먹으려면 활을 능가하는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역사적으로 일부를 제외하곤 소수의 전문가[1]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지방에서 영국이 궁수 양성을 위해 수시로 활쏘기를 장려했던 것처럼 평시에 투석을 즐겼던 지방[2]에서 전시에 동원하는 일종의 예비군 방식으로 비교적 대규모로 충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궁병에 비하면 편제상으로 휠씬 적었다.

기계식 활인 석궁병의 경우 활과 투석구를 모두 아득히 상회하는 무지막지한 위력, 그리고 현대의 총처럼 걸어놓고 나서 편하게 조준한 뒤 방아쇠를 당기면 그만이기에 무엇보다 익숙해지기 굉장히 쉽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일반 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 방법이 복잡하고, 덕분에 만드는 기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억소리나게 비싼 가격도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대규모 병력에 지급하기에는 시간[3]과 돈이 많이 드는 관계로 중세 유럽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이전이나 이후로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비중 있게 쓰인 적은 많지 않았다. 한국사에서는 신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특히 석궁을 많이 사용했고 그 품질은 당나라에서도 높게 쳐줄 정도였다.

궁병이라고 만능은 아니어서, 짧은 수련 기간을 거친 하급 병졸들의 경우에는 효율적인 사격법을 행하지 못해 전술했듯이 탄막을 형성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써먹을 법이 없었고, 이는 한국이나 영국, 유목민족들을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였다.

때문에 궁수 양성에는 많은 시간이 들기 마련인데, 여기에 비용(화살[4])도 많이 드는 탓에 질 좋은 궁수부대를 양성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잉글랜드나 조선, 터키 등에서 궁수부대를 편제하기 쉬웠던 것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활쏘기를 즐기는 문화 덕이 매우 컸다. 특히 말을 탄 상태에서 활을 쏘는 기마사격(기사, 騎射)은 굉장히 고급 기술이며, 몽골 등 북방기마민족처럼 기사 자체가 어려서부터 생활화된 민족이 아니면 대규모 기마궁수 양성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중무장 기병대가 판치던 중세 서유럽의 경우에는 영국을 제외하면 궁병은 일찍이 사장되었으며[5], 총기가 보편화된 이후로는 비유럽권 지역에서도 극소수의 전문 병력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전열보병 시대가 되면 일정 비율의 궁병, 궁기병 편제를 유지하였던 동아시아 지역이나 총기 전래가 아예 되지 않은 오지를 제외하고는 볼 수 없게 되었다.[6]

궁병이라고 해서 활만 달랑 들고 다니는 것은 아니며 아쟁쿠르 전투에서 진흙탕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프랑스 기사들에게 영국 궁사들이 근접전을 걸어 뼈와 살을 분리해놓은 경우도 있는데, 영국 궁사들 상당수가 그래도 국내에서 꽤 잘 사는 편이므로 갑옷을 잘 장만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 때문에 적국 보병이 영국 보병대를 부수고 영국 궁병대에 달려들었다가 오히려 궁병 부대에게 근접전에서 발려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에는 전문적으로 양성된 인력이 있을지언정 병과에 따른 구분이 세분화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잘 살고 그럭저럭 국가적으로 양성을 한 궁병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이며, 대부분의 궁수는 일반적으로 근접전에서 적과 맞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멀리서 적을 공격하는 역할을 맡는데다, 좋은 갑옷은 보병에게 지급하는 것도 모자랄 판이었기 때문에 궁수가 좋은 갑옷을 착용하고 있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또한 너무 무거운 갑옷은 활을 쏘는데 방해가 되므로 경장을 선호하기도 했다.[7]

일본에서는 궁수를 유미토리(弓取り)라고 한다. 직역하면 '활잡이'라는 의미지만 이 단어는 꼭 활잡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는 않았고 '무명이 뛰어난 무사'를 가리키는 일종의 관용구였다. 유미토리라는 말이 '무사'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진 이유는 헤이안 시대 말엽 겐페이합전 시기의 무사들의 주된 무기가 크기가 긴 일본식 활이었기 때문. 이 시대에는 주로 서로를 향해 말을 달리며 활을 쏘아대는 것이 주된 무사들의 대결 양상이었다. 헤이안 시대 이후에는 활을 더 이상 무사의 상징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이 말만은 남는다. 본래 '중장기병'을 뜻하다가 '귀족 무사 계급'을 뜻하게 된 영단어 Knight, 라틴어 Equites와 같은 경우.

일부 일본 전국시대 관련 서적에서 이마가와 요시모토를 칭송하는 말인 '海道一の弓取り'를 '도카이도 제일의 명궁'으로 직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역. '도카이도 제일의 무사'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

총기류의 발전에 따라 활이 사장되어 왔기 때문에 궁병들의 실전기술은 현대에 들어서는 거의 실전(失傳)되다시피 하였다. 그리고 창칼과 달리 활과 화살은 유기질로 이루어진 물건인지라 옛날의 '실전용' 궁시의 실물도 극히 드물다. 대한민국의 경우 택견과 더불어 국궁이 거의 유이한 순수전통무술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쓰이는 활(각궁)과 사법은 모두 민간용으로, 군용 궁시와 궁술은 실전되었다.

하지만 현대에도 실전궁술을 익히려는 사람이 있다. #라스 앤더슨의 영상 미디어에서 흔히 보아 온 궁병들과 달리, 화살통이 실전에서 얼마나 불편한지 알 수 있다. 물론 이 영상에 나오는 사람은 군용 궁술이라기보다는 묘기용 궁술에 가깝다. 활도 실제 역사적으로 사용되었던 군용 활보다 가볍고,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 참조.

위의 #라스 앤더슨에 대한 반박 영상도 있다. 위의 영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이러한 영상도 참조하자.

...라고는 했으나, 저 반박 영상을 본 라스 앤더슨 본인이 2015년 4월 쯤에 (위의 반박영상이 올라온 날짜는 2월.) 반박을 반박(...)하는 영상을 올렸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몪이지만, 이래선 결론이 안난다..

사실 위에 있는 라스 앤더슨의 반박 영상보다는 이 영상이 더 중립적이다. 유튜브에서 뷰가 많다고 해서 정보자체는 좋은게 아니다. 이 영상은 실제 궁을 쓰는 아마추어로서 라스 앤더슨이 왜 archer 커뮤니티에 논쟁을 지폈는지 알수 있다.

대한민국에는 세계 최초로 궁병 출신 가수가 존재한다 카더라.

3 궁병과 관련된 손가락 욕


궁병의 훈련과 양성에는 막대한 시간이 소모 됐기 때문에 서유럽 지역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포로를 풀어줄때 궁병들의 중지와 검지를 잘라버리는 관행이 있었다. 그래서 뒤집어서 V사인을 날리 는 것은 "와서 내 손가락을 잘라봐라" 라는 의미의 욕설이자 도발행동이 된다고 한다. 애니중에서 제일 현실적인 전투방식이라 카더라.

4 그 외의 참조하면 좋은 문서들

5 창작물에 나오는 궁병

요즘 트렌드는 캐논이라고 한다.[8]
2차 창작물들에서는 궁병 종족으로 엘프의 이미지가 매우 강한지라 대부분의 궁병 캐릭들이 호리호리하거나 혹은 연약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활을 당기고 그것을 유지하는데 팔근육과 등근육, 복근의 근력이 상당히 요구되는지라, 보디빌더급의 부풀린 비대한 근육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근육강화는 피할 수 없다. 위에서 이야기한 영국 국민들의 체형처럼 팔과 상체 근육이 비정상적인 형태를 이루는 게 보통. 더군다나 레인저처럼 빠른 기동과 은신을 요구하는 경우엔 다리도 강화되는지라 호리호리랑은 전혀 상관없는 형태가 되는게 필연적이다. 진짜 로빈 후드라면 에롤 플린 같은 상큼한 청년보다는 러셀 크로우 같은 덩치 큰 아저씨였을 거라는 얘기.

무쌍 시리즈에서는 여포, 오로치, 구미호, 혼다 타다카츠, 마에다 케이지, 혼돈, 히미코만큼이나 무서운 졸개들이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무장 상대하는 난이도가 줄어든 반면 이것들은 여전히 애를 먹인다. 다른 보병들은 공격해오는게 다 파악되어 대처가 가능한 반면 궁병은 원거리 공격을 해서 도대체 어디서 쏴대는지 알 수 없어 뭐 좀 해볼려고 하면 연속경직을 일으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데다 기병과는 달리 개떼로 도배까지 해놓았다. 오죽하면 진삼국무쌍을 진궁병무쌍이라 부를까...
궁병 잡으러 달려가면 도망간다.
최근 시리즈에서는 궁병한테 다가가면 궁병이 활 집어넣고 칼 빼든다.궁병의 배려 전국무쌍 시리즈에서도 등장하지만 이쪽은 시대가 시대인지라 철포대가 등장한다. 이쪽은 방어으로 막을수가 있는 궁병과 달리 가드 브레이크 공격이라서 무섭다.

드래그 온 드라군 시리즈에서도 악명을 떨치는 졸개들. 오죽하면 그냥 잡졸인데도 최악의 캐릭터 인기투표에 이놈들이 순위권에 올라왔다.

전직이라는 개념이 있는 게임의 경우 궁수가 전직해서 도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민첩성을 살리는 클래스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 듯 싶다.

5.1 목록

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단일 캐릭터는 활잡이 문서 참조.

  1. 고대에는 로도스섬 투석병과 발레아레스섬 투석병이 유명했다고 한다.
  2. 우리나라의 경우 안동과 김해의 투석병들이 유명했는데, 이들은 한국의 전통 연례행사인 석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3. 다만 석궁을 일단 지급한 뒤에 그걸로 수련하는 기간은 비교적 짧았다.
  4. 화살은 훈련에서든 실전에서든 소모/분실되기 매우 쉽다. 그리고 예나 지금(1발당 2~3만원)이나 재료/인건비가 무척 비싸다. 그렇다고 비용 아끼겠답시고 화살을 싸구려로 막 만들면 안 쓰느니만 못 할 정도로 조악한 물건이 되어 버린다. 화살은 공기역학적으로 굉장히 섬세한 물건이다.
  5. 이쪽은 개인 및 국가의 경제 능력이 점차 향상되면서 비싸지만 사용이 쉽고 위력이 강력한 석궁이 보편화되었다. 물론 영국은 제외.
  6.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활 잘 쏘는 민족들은 총도 잘 쐈다. 그리고 그만큼 총을 중시하기도 했다. 조선만 해도 임진왜란 이후 보병의 대부분이 조총으로 무장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서방으로부터 머스켓을 전래받자 매우 유용하게 써먹었다.
  7. 실제로 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면 궁병대는 민소매 갑옷을 입고 투구가 아닌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있다. 소매 있는 갑옷은 활쏘기에 방해가 되며 투구는 시야 확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8. 얘도 궁수다, 항목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