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tpole Movie
1 의미
텐트를 받춰주는 기둥이라는 뜻을 영화계에 대입한 말인데 물론 캠핑 용어는 아니고 각 영화 스튜디오(텐트)에서 내놓는 지지대 역할을 해줄 대작 영화(기둥)를 뜻한다. 각 영화 투자, 배급사에서 개봉하는 작품 중 흥행 성공을 보장해줄 수 있는 간판 작품들로서 흥행에 실패한 영화의 손실까지 막아줄 수 있는 영화를 말하기도 한다.
2010년대 이후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 업계로 전파된 업계 용어이며 언론에서는 영화 개봉 라인업 등을 설명할 때 간간히 이 용어를 써서 기사화를 하기도 한다. 원래는 제작비가 많은 블록버스터로 용어가 유래됐지만 대중들의 시선을 끌도록 유명 영화감독, 배우를 기용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무장한 영화들도 있고 종류는 다양하다. 배급사는 많은 자본을 들여 영화에 투자하고 성수기에 개봉일을 잡아 단시간에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여 흥행수입을 최대한 많이 이끌어 낸다. 성공하면 최소 본전에 초대박까지 갈 수 있지만 실패하면 그야말로 쪽박을 맞아 영화 스튜디오로서는 한 해의 농사가 걸린, 그야말로 각 스튜디오의 명운이 걸린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슬리퍼 히트작(Sleeper hit) 이라는 용어도 있다. 텐트폴 무비와는 반대로 흥행이 전혀 기대되지 않던 영화가 예상외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말한다.[1]
2 예시
전세계 영화시장이 다 비슷하지만 각 스튜디오들마다 지지대 역할을 해 줄 텐트폴 영화는 하나씩 있다. 이 영화들의 흥행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체로 여름과 겨울시즌에 주로 개봉시킨다. 서구권은 여름방학이 한국보다 길고, 겨울방학이 다소 짧은지라 여름 시즌이 좀 더 길다. 자세히 후술하겠지만 디즈니의 경우 캐리비안의 해적을 거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관련 작품과 스타워즈 시리즈, 픽사 애니메이션 등을 텐트폴로 내놓는 경우가 대표적. 아예 2020년까지 개봉할 라인업을 발표하기도 한다.
2.1 한국
한국의 경우도 2000년대 초반 부터 CJ E&M과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영화사는 한 해 개봉할 영화의 라인업을 짜놓고 이를 여름 성수기와 겨울 성수기에 각각 배치하여 큰 성과를 거뒀다. 2000년대 중반부터 CJ 계열 자회사인 CJ E&M와 옛 오리온 산하였던 쇼박스의 양강 구도가 계속되다가 최근에는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등도 가세한 상황. 다만 CJ E&M의 경우 막강한 자금력으로 블록버스터에 대대적으로 투자하여 성공한 영화들도 있지만 대실패한 영화도 적지 않다. 그 과정은 후술.
명절 정도가 성수기였던 예전에 비해 영화 시장이 커진 2000년대 이후에는 대작 영화의 경우 7월말 8월초. 즉 7말8초와 12월 중순에 개봉을 해왔다. 각급 학교에서는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휴가철이 8월 초로 집중되어 극장을 찾는 인원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겨울도 마찬가지로 기말고사가 끝나 겨울방학이 시작되어 최대 대목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와 신정이 끼어있기 때문.
한국의 경우는 텐트폴 무비를 개봉시키는 데 있어 논란 또한 존재하는데 영화사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관객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는 최적의 배급 시기를 고려해 개봉일을 결정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이 투자, 배급한 화제작이 개봉하는 주에는 다른 영화들이 모두 몸을 사려 개봉을 당기거나 늦추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 이러한 제작비가 많이 드는 영화들을 개봉하여 본전 이상을 뽑기 위해 각 영화사들끼리 출혈 경쟁이 심해졌는데 CJ나 롯데는 자사가 배급한 영화들을 같은 계열의 멀티플렉스인 CGV, 롯데시네마에 대거 걸어놓는가 하면 쇼박스가 오리온 산하에 있을 때는 같은 계열 극장인 메가박스를 통하여 스크린을 싹쓸이한 사례가 있어 영화 시장 전체에 이익도 주지만 관객들의 작품 선택에 지장을 주거나 흔히 말하는 '작은 영화'들의 피해 또한 상당하여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지금도 유효한 담론이다.
2003년과 2004년 연말연시에 강우석이 운영하는 '시네마 서비스'에서 나온 영화 《실미도》와 쇼박스에서 배급한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가 약 한 달 시차를 두고 개봉하면서 본격적으로 각 배급사들끼리 대작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듬해인 2005년 강우석 감독은 설날 연휴에 《공공의 적2》를, 쇼박스는 실화를 다룬 영화인 《말아톤》을 각각 개봉시켰다. 다만 《공공의 적2》의 경우 레전드급 평을 듣는 전작에 비해 평가가 영 좋지 않았다. 《말아톤》의 경우 영화사의 기대작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의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져 5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다. 여름방학인 7월 말, CJ측에서는 《친절한 금자씨》를 내놨고 경쟁사인 쇼박스는 그 다음주인 8월 초 《웰컴 투 동막골》 카드를 꺼내 들었다. [2] 정작 CJ의 진정한 텐트폴 영화는 이 해 겨울 개봉한 《태풍》이었다. 《친구》를 만든 곽경택 연출, 장동건 주연의 대작이었던 지라 개봉일이 되기 훨씬 전부터 수많은 언플을 하며 홍보전에 나섰다. 무슨 자신감인지 천만 관객 드립을 쳤지만 개봉 첫 주말 흥행기록을 깼을 정도로 처음에는 잘 나갔으나 정작 400만 관객에 그쳐 조용히 접었다. 《태풍》에 투자했으나 사실상 실패한 CJ는 이 때부터 대작 실패 징크스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담으로 정작 겨울 시즌에는 이러한 대작들이 아닌 생각지도 못한 영화가 대 성공을 거뒀다.
2006년 설날, CJ가 투자, 배급한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의 속편 《투사부일체》를 주력 작품으로 내세워 주연배우들을 TV 예능 홍보로 돌린 결과 600만 관객을 기록하여 역대 한국 코미디 영화 1위, CJ 배급영화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7월 말 쇼박스는 미리 준비해놓던 봉준호 감독, 송강호 주연의 블록버스터 《괴물》을 내놓아 1300만 관객을 돌파하여 자사가 배급한 《태극기 휘날리며》의 한국 흥행 기록을 압도적으로 깼다. 반면 약 2주 전 강우석 감독과 CJ가 손잡고 개봉한 《한반도》는 국뽕 영화라는 오명 속 《괴물》의 흥행에 밀려 조용히 접었다.[3] CJ 징크스2 다만 CJ는 추석 연휴에 최동훈이 연출한 《타짜》를 주력작으로 내세워 웰메이드 오락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역대 18금 흥행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7년 CJ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가 7월 말 한 주 먼저 개봉했고 이에 맞불을 놓을 쇼박스의 영화는 심형래의 그 유명한 괴작 《디 워》가 8월 초에 개봉하여 흥행 경쟁을 벌였는데 《디 워》가 약 840만명, 《화려한 휴가》가 약 750만명을 동원하여 《디 워》가 흥행 경쟁에서 다소 앞섰으나 심형래에다가 디빠들의 한바탕 어그로가 어우러져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 홍보비 등을 들인 결과여서 여름 시즌에 다루기에는 꽤 무거운 주제인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린 《화려한 휴가》가 엄청 선방한 셈이 되었다.
2008년 CJ는 애초에 엄청난 흥행 기대작으로 점쳐진 김지운 감독,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주연의 블록버스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7월 중순에 일찌감치 내놓고 기선을 잡는데 성공하였다.[4] 쇼박스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님은 먼 곳에》를,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내세웠으나 크게 흥하진 못했다..오히려 한국영화가 아닌 외화가 크게 주목받았는데 유니버설 픽쳐스가 내놓은 미이라 3는 전편의 인기에 힘입어 400만 관객을 기록했고 특히 당시 최고의 화제작이자 워너브라더스의 강력한 카드인 다크나이트가 개봉해 4주 연속 1위[5]를 차지해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2009년 여름 시즌, 롯데는 맷돼지의 습격을 다룬 《차우》, CJ의 주요 작품 《해운대》를 7월 중순에, 한 주 뒤 쇼박스는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의 실화를 각색한 영화 《국가대표》를 내세웠다. 다 알다시피 《해운대》는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스타일로 제작되어 커다란 스케일을 자랑하는 영화인데다 하지원, 설경구, 박중훈, 엄정화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질과는 관계없이 CJ 특유의 스크린 독점의 결과를 곁들여 자사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고 《미녀는 괴로워》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 《국가대표》 또한 입소문을 타고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12월 CJ는 최동훈의 신작 《전우치》를 간판으로 내세워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소재나 캐스팅도 나쁘지 않고 관객들 평가도 괜찮아 《아바타》와 경쟁했으나 꽤 흥행에 성공했다.
2010년 CJ에서 원빈의 《아저씨》를 내세워 워너브라더스의 《인셉션》과 쇼박스가 내세운 김지운 감독, 최민식, 이병헌의 《악마를 보았다》 등을 제쳤다. 인셉션은 15세 영화였지만 나머지 두 영화는 19금 영화였다는게 특징. 참고로 《아저씨》와 《인셉션》의 관객수 차이는 약 40만명 정도였다.
2.2 미국
어원은 여기서 나왔지만 언론에서는 잘 다뤄지지는 않아 대중적으로 쓰이지 않는 대신 마케팅 같은 영화 관련 용어로만 쓰이는 듯 하다.
마블 코믹스 계열 블록버스터들의 경우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같은 주력 영화들은 매년 5월 첫째 주말에 개봉한다. 한국에서 개봉하면 매년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는 4월 말로 잡는데 해외국가는 각국 영화시장의 사정으로 미국보다 1~2주 빨리 개봉시키다보니 그렇게 된 것. 배급사와 관계없이 2007년 스파이더맨 3를 시작으로 쭈욱 5월 초 그 시기에만 신작을 내놨고 현재 계획으로는 2020년까지 잡혀있다.
- ↑ 하지만 두 용어가 반대되는 말도 아니고 대응되는 단어 또한 아니다. 《타이타닉》의 경우 슬리퍼 히트작의 전형처럼 시간이 갈수록 극장 수입이 늘어났지만 배급사인 20세기 폭스와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당시 역대 최다 제작비와 홍보비를 들여 만든 대작이다.
- ↑ 동막골이 약 800만 관객을, 금자씨는 350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애초에 비교가 어려운게 금자씨는 18금인데다 대형 블록버스터가 아니었다. 배급권이 있던 CJ에서는 박찬욱 연출에 이영애 주연인 이 화제작을 성수기에 개봉시키기로 결정한 후 개봉 전부터 많은 광고비 등을 들여가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그 예로 자사 빵 브랜드인 뚜레쥬르의 상표를 주인공인 금자가 제빵을 배우는 장면을 영화 속에 PPL로 내보내자 경쟁사인 쇼박스는
이에 질수 없었는지《웰컴 투 동막골》의 한 장면을 자사 제과 브랜드인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로 편집하여 방송, 맞불을 놓았다. - ↑ 여담으로 '한반도'의 3주차 관객수가 약 310만명이었는데 '괴물'이 불과 6일만에 깼다. 당시 한국영화 사상 가장 빠른 흥행속도였다.
- ↑ 다만 제작비가 200억이나 드는 바람에 많은 수익을 거두진 못했다.
- ↑ 베이징 올림픽 기간이라 신작들이 맥을 못춘것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