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가인지도란?
국가가 세계의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진 정도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외국 사람들이 그 나라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냐, 그 나라의 실정을 얼마나 알고있냐는 것이다.
2 지역별 차이
가끔가다 미국인들한테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아시나요?'같은 설문을 한 뒤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은 듣보잡 국가' 같은 드립으로 결론을 맺는 기사가 있는데, 이런 짤방도 있는 것처럼 원래 미국인들은 미국 밖 세상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이것은 비단 미국인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인들,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 사람에게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거나 자신의 일상생활에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하고, 국가인지도 역시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그나마 자신들의 생활에 비교적 관련이 높고, 정보의 입수가 손쉬운 이웃나라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그 외의 외국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며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무슬림이 많이 사는 나라이며 태국이나 호주 사람들에게는 존재감이 어마어마한 지역강국이지만, 다른 지역, 예를 들면 유럽 사람들이나 한국인들에게는 어디쯤 붙어있는 지도 가물가물한 사람이 많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신자 숫자 이야기까지 아는 사람이면 그 쪽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그걸로 밥 먹고 살아야 하는 무역 혹은 외교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사람 정도일 것이다. 아니면 위키질을 좀 열심히 한 사람이거나
그러므로 특정 국가의 국민들 사이의 인지도는 전 세계적인 국가인지도에 대한 그리 좋은 척도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그런 것 치고도 한국이 국력에 비해 국가 인지도가 낮은 편인건 맞지만.
3 국가인지도의 요소
보통 이런식으로 인지도를 높인다.
- 군사력, 문화, 경제력 등이 부강한 강대국 :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에 국토면적이 상당히 넓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국가인데도 인도네시아보다 면적과 인구 규모가 훨씬 적은 태국이나 베트남 보다 인지도가 낮다. 인도네시아는 무인도를 제외해도 대략 1,000개쯤 되는 많은 섬으로 구성된 국가라서 그렇기도 한다지만, 섬 하나의 면적과 인구 규모도 웬만한 나라를 뛰어넘는 크고 아름다운 섬도 많은 것으로 보아 아래에서 서술하는 이유가 적어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무역 규모, 군사력등 각종 국력지표에서 10위권 내외를 넘나드는 주요 강국중 하나임에도 주변국들 때문에 묻히는 대한민국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 독립된 국가로서의 역사 : 위에서 대표적으로 국가인지도가 높은 국가로 거론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태국등은 근대 이후 한번도 외세의 식민지로 전락된 적 없이 현재까지 독립국으로 지속되어온 나라들이다. 반면 영토, 인구, 국력에 비해 국가인지도가 낮다고 평가받는 나라들은 대부분 근대 이후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2차대전 이후에 가서야 독립한 국가들이다.[1] 사실 인지도라는게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차츰차츰 쌓아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근, 현대에) 독립국으로서의 역사가 짧은 나라들은 국력에 비해 국제적인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장기간의 전쟁과 내전을 겪은 나라 : 아프가니스탄(탈레반), 베트남(베트남 전쟁) 소말리아(소말리아 내전), 르완다(르완다 내전), 이라크(이라크 전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 내전) 등. 심지어 팔레스타인은 정식 국가가 아닌데도 이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시리아는 시리아 내전에서의 화학 무기 사용 의혹 등이 뉴스에 나오고 있지만 위 나라들에 비하면 묻히고 있다. 그런데 시리아도 콩고 민주 공화국, 차드, 예멘,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등과 같이 상황이 더 심한데도 묻히는 나라들에 비하면 양반이다(...).
- 다른 나라에 대중문화나 문학으로 널리 알려진 경우 : 루마니아가 인지도가 높은 이유는 브람 스토커가 쓴 <드라큘라>가 인기몰이를 했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때문일지도, 그것도 아니면 김일성이나 아돌프 히틀러급의 독재자인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때문일지도하지만 정작 루마니아 당국은 지나치게 흡혈귀 이미지만 튀는 점을 썩 달가워하지만은 않는 듯. 스위스 같은 경우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때문에 인지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서는 여전히 '그들만의 인지도'로 비춰질 수 있다.
- 다른 나라에 크게 알려진 인물이나 단체가 있는 경우 : 스웨덴이 알프레드 노벨 덕택에 노벨상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경우. 오스트리아는 요제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프란츠 슈베르트 등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의 활동으로 음악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은 축구팀으로 인지도가 높은 나라이며,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는 스타 축구 선수 디디에 드록바 덕에 알려졌다. 자메이카도 최근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와 밥 말리가 언론을 타면서 국가인지도가 상승했다. 바베이도스의 리한나나 아이슬란드의 비요크, 그리고 강남스타일로 뜬 싸이도 역시 이 예가 될 수 있겠다. 다만 대중문화나 스포츠 스타 활동의 경우 활동 기간이 길지 않으면서 뒤따르는 스타가 배출되지 않는 경우 계속적으로 인지도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점이 문제. 또한 다른 나라에서 세운 업적이므로 되려 그 나라 사람으로 유명해지는 경우도 있다. 짐 캐리가 캐나다 사람임에도 미국 영화배우로 생각되며 아돌프 히틀러가 오스트리아 출신임에도 독일인처럼 알려지고 루트비히 판 베토벤과 요하네스 브람스는 독일 출신인데도 오스트리아인처럼 알려지고 체 게바라가 아르헨티나 사람임에도 쿠바의 혁명가로 알려진 것, 이오시프 스탈린이 조지아 출신임에도 러시아인으로 알려진 것이 그 예.
- 해당국의 세계적인 교역 상품 : 요구르트로 유명한 불가리아, 낙농제품으로 유명한 덴마크, 석유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 쇠고기로 유명한 호주,
그리고 미녀로 유명한 베네수엘라와 우크라이나등이 있다. 이런 경우는 일상적으로 '~산(産) ○○○'같은 문구를 접하니 싫어도 알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커피 마니아들은 원산지에 매우 민감하기도 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남미 국가들을 줄줄 꿰는 경지를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교역품 분야에선 인삼 외에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전자제품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일본 제품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고 한다.
- 세계구급 병크로 유명한 나라 : 사담 후세인 시절의 이라크, 로버트 무가베의 짐바브웨, 폴 포트의 캄보디아, 그리고 북괴, 기타 국가 막장 테크를 달리는 나라들이 총체적 막장으로 인지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특출난 게 아무것도 없어도 국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바로 알아본다. 2013년도 실패국가지수 순위를 보면 최상위[2]는 거의 이런 나라들이다.
- 대규모 국제 행사의 개최국 : 올림픽, FIFA 월드컵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의 개최국은 세계적인 인지도의 상승을 얻는다. 일단 세계적인 국제행사 개최를 통해 전세계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 자체가 크게 상승하는데다가 이런 국제행사를 개최 할 수 있는 경제력과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도 과시할 수 있기 때문. 올림픽 개최가 발전하는 개발도상국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인지도 상승이 도쿄올림픽에 힘입었으며 한국의 경우도 1988년 올림픽을 통해 인지도를 개선하면서 2002년 월드컵과 1988년 올림픽이 한국의 긍정적인 연상 이미지중 하나일 정도. 중국의 경우 이미 인지도는 충분히 높은 나라이지만 2008년 올림픽 개최를 통해 낙후된 국가 이미지에서 발전하는 강국의 이미지 개선을 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행사는 일시적인 것이어서 뒤따르는 조치가 없으면 금방 잊혀지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기는 어렵기도 하다.
- 세계적으로 가난한 나라 : 에티오피아나 방글라데시 같은 경우는
그 나라 국민들에겐 안습이겠지만빈국으로서의 인지도가 높다. 또한 짐바브웨의 경우는 크고 아름다운 인플레이션으로서 인지도가 높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게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들인지는 몰라도 이름만은 잘 안다. 지금도 60년대까지의 보릿고개를 거론하는 어르신들이 애먼 비교 대상으로 삼는게 저 나라들. 앞에 나온 실패국가지수 순위를 보면 인지도가 가장 바닥을 기는 태평양 섬나라들은 의외로 좀 어중간하다. 한국도 인지도는 낮은 편인데 정작 파탄국가 순위도 낮다. 사실 여기서 순위가 낮은 나라 가운데 몇몇 강대국 빼면 관심 밖인 것은 어디나 똑같다. 실패국가 최하위인 핀란드의 경우 평소 국제 사회에 관심 없는 사람이면 어디 붙어 있는가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벨기에 등도 마찬가지.
- 관광지로 유명한 나라 : 스위스나 태국이 대표적인 경우. 오랜 역사 덕에 볼만한 랜드마크가 많은 나라도 대체로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피지나 몰디브같은 일부 작은 섬나라의 경우는 나라 규모에 비해 특히 인지도가 높다.
4 대한민국의 경우
대한민국 사회지도층은 물론 국민들도 국가 인지도에는 별 관심이 없다. 사실 관심을 갖는 게 더 불편한 것이 한국 정도의 국력이라면 배려받는 건 고사하고 전세계적으로 기여도를 높일 것만 요구받기 십상이라 차라리 존재감이 적은 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SNS등지에서는 한국이 실제로 가진 국력에 비해 그에 걸맞는 인지도가 따라주지 않는 사실을 불평하는 의견이 간혹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런 데 신경쓰지 않는데, 개발도상국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고 외부 투자를 유치할 필요가 있지만, 선진국은 반대로 자신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게 더 유리해서다. 개도국은 자선과 지원의 손길을 받지만 선진국은 밑도 끝도 없이 몰려드는 불법이민의 물결에 시달리게 되며, 이걸 또 거절하기도 쉽지 않음을 고려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 물론 미국처럼 국력만 막강할 뿐 아니라 지구 8학군이라 할 만큼 엄청나게 수준 높은 국가라면 고급 인재도 많이 들어오고 일반 인재는 임의로 차단해도 국제사회에서 뭐라 할 나라 하나도 없으니 상관없겠지만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다.
중국이나 일본의 국가 인지도를 보면 이들 나라가 하루아침에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장구한 이민의 역사로 인해 중국 식당이 없는 나라가 없다. 심지어 북한의 제한구역이라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협박을 받아도, 이라크나 소말리아같은 나라에는 비록 현지인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 식당은 꼭 있으며 그 밖에 아프리카나 중남미 빈민가에도 중국 식당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화교의 본토 사랑 역시 중국의 인지도 향상에 기여했다.
일본은 막대한 투자로 자기들 이미지를 세계에 알려 깊게 남겼다. 아프리카의 고속도로,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 인도의 화장터, 이탈리아의 문화재 복원 등의 일들을 일본업체가 담당하면서 거기에 영어와 현지어로 자국을 홍보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일본 이미지를 알리면서 노력한 거다.
덧붙여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은 인지도가 크다. 동아시아인을 보면 안녕하세요가 먼저 나오는 터키의 몇몇 지역에선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아오다 보니 관심이 생겨 한국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며, 터키 어느 게스트하우스는 된장찌개를 터키 현지인이 끓여주기도 해 은근히 유명하다고 한다.
오덕후의 영역에서는 한국의 인지도가 의외로 꽤 높은 편이다. 동아시아 밖에서는 일반인보다 오덕들 사이에서의 한국인지도가 훨씬 높다. 2000년대 이후 양덕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오덕들 특히 겜덕들 사이에서는 최강의 게임실력과 다양한 온라인 게임수출로 악명 명성이 익히 알려져 있다. 이 계열에서는 오히려 한국을 모르는 사람을 더 찾기 힘들다.스타크래프트에서는 이미 절대적인 존재감을 어필하며 관련 짤방들도 많이 있다. 그 외 한류의 영향으로 주로 아시아와 남미 역시 한류의 부상지이다. 여기서도 오덕을 중심으로 먼저 인지도 상승이 이루어지고 그 뒤에 일반인들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는 현재 한류가 과거의 일부 마니아 계층에서의 인기를 벗어나 일본 망가의 사례와 유사하게 서브컬쳐의 한 영역으로써 자리잡아 발전해 나가고 있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한국 대기업들의 약진 역시 인지도 상승의 원인 중 하나. 삼성이 어느나라 기업인지 묻는 야후 질문. 디자이너 얀코 츠벳코프가 만든 '고정관념지도'는 무식한 미국인을 까려고 만든 것이긴 하다만 여기서 한국은 삼성그룹이다. 이런 기사도 있다.
한국의 국가인지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윗동네이다. 문제는 불맛을 보여주겠다느니 핵개발이니 전쟁 도발이니 하면서 노이즈 마케팅 악명을 떨치고 있고 일반인 중 남한과 북한을 혼동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설문 조사에서 북한의 이미지 조사에서 일부 응답자들이 'K-Pop, 싸이, 강남스타일, 여성 대통령'이 튀어 나오는 등 헷갈려 하는 현상이 있다. 이는 언론인이나 전문가도 마찬가지여서 러시아 언론이 혼동하거나 인도가 북한에서 첨단 전자제품을 수입했다고 UN에 보고(...)하거나 스페인 통관 심사관이 남북한을 혼동하는 등의 사례도 많다.
또한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커서 인지도가 희석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과 이웃하여 비슷한 상황인 캐나다 언론도 한국 소개 기사에서 언급하는 부분. 그러나 전술했듯이 일본 서브컬쳐에 심취한 오덕들 중 한국 대중문화에 빠지는 사람들도 많으며, 일본 등 주변국 서브컬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꼭 나쁘기만한 건 아닐 수 있겠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 재팬 엑스포를 들 수 있다.
또한 특정 국가에서는 한국의 이미지가 열혈 기독교 선교국인 경우도 많다. 중국인은 해외로 가면 식당을 차리지만 한국인은 무조건 교회를 차린다는 우스개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아프간 피랍 사태 같은 병크도 여기에 한몫하기도 했다.
한국의 국가 인지도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은 국가마다 차이가 크다는 것. 우선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대체로 인지도가 높다. 이 두 나라가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 상대적으로 접촉이 잦은 러시아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사회지도층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인지도는 적은 편이며, 유럽이나 기타 제3세계 국가들도 마찬가지.
사실 우리도 외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건 동일하다. 캐나다의 수도를 오타와가 아니라 밴쿠버로 알고 있거나, 호주의 계절이 한국과 정반대라는 사실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많다. 왜 그리스는 새벽에 축구해요?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
하지만 이 의견과 다르게 한국이 국가인지도에 관심이 많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두 유 노. 드립들